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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군주 1-250완@오늘도요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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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판의 군주

    =======================================

    1화.

    신세계

    제1장. 거듭남의 링

    그 아이는 싸움의 천재였다.

    배우지 않아도 어디를, 어떻게 치면 될지, 때려야 할지, 밀쳐야 할지, 넘어뜨릴지, 아니면 꺾거나 머리채를 잡는 게 좋을지 본능적으로 알았다. 아직 어려 덜 자란 키와 약한 근력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천재였으니까.

    나이 다섯 살에 놀이터에서 여덟 살 형과 싸워 이겼고 초등학교 2학년 때는 4학년 세 명과 싸워 이겼다.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걱정했다. 큰 형들과 싸우다가 크게 다칠까 염려했다.

    오판이었다.

    6학년 때, 아이는 피시방에서 돈을 뜯으려고 하던 열여섯 살 중학생 다섯 명과 싸웠다. 아이는 눈가가 찢어져서 피를 많이 흘렸다. 하지만 진짜 크게 다친 쪽은 중학생들이었다. 그중 한 명은 실명했고 또 한 명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이었기에 아이는 살인을 저질렀지만 형사 처분을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이의 엄마는 겁에 질렸다.

    열세 살짜리가…… 만으로는 이제 갓 열두 살이 된 아이가 자기보다 훨씬 큰 중학생들을 때려 죽였다. 그것도 힘으로 죽인 게 아니었다. 조사 결과 피해자는 업어치기에 의해 뇌진탕으로 사망했다고 판명되었다. 하지만 가해자였던 아이는 유도를 배운 적도 없었다.

    그제야 엄마는 아이의 싸움 솜씨가 비범한 정도가 아님을 깨달았다. 이 아이가 성장을 하면 얼마나 위험할까? 또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닐까? 평생 범죄자로 살게 되는 게 아닐까?

    엄마는 울며 아이에게 애원했다.

    절대.

    다시는 절대, 그 누구도 때리지 말라고.

    누가 때리거든 그냥 맞으라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그냥 당하라고. 사람을 죽인 죗값이라고 생각하라고.

    너는 흉기라고.

    그리고 엄마는 아이를 모든 신체적 활동과 떨어뜨려 놓았다. 아이의 집에서는 스포츠 경기 하나도 볼 수 없게 되었다.

    아빠가 없어 엄마가 세상의 전부였던 아이는 엄마의 요구를 충실하게 받아들였다.

    자존심이 매우 강하고 운동을 아주 좋아했던 아이는 그 이후로 절대 자신을 내세우지 않았다. 체육 시간에는 몸이 아프다 거짓말을 하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래도 아이는 키가 쑥쑥 자랐고 적당히 근육이 붙었다.

    * * *

    최혁은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 친구가 많은 것도 아니었다. 181센티미터의 키에 몸에는 적당히 근육도 있었지만, 운동을 하지는 않았다.

    자존심을 내세우는 일도 없었다. 그는 주로 멍하니 혼자 앉아 창밖을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틱장애처럼 고개를 흔들곤 했다. 바보 같아 보였다.

    시비가 붙으면 어설프게 웃으며 ‘미안.’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일진들에게 좋은 밥이 되었다.

    최혁은 2학년 1학기에 전학을 왔다. 그의 건장한 체격을 보고 시비가 좀 붙겠구나, 긴장했던 일진들은 그가 실은 별 볼 일 없음을 깨닫고 빚이라도 받아 내듯이 그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최혁의 반에는 일진이 세 명 있었다.

    “에에, 혀기!”

    깝새 이민기.

    싸움은 못하는 게 잘 깝죽거린다고 강민호는 그를 깝새라고 불렸다. 키는 170센티미터. 말랐다. 이 녀석은 최혁을 만나면 항상 주먹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최혁이 크기가 있어서 때리는 감촉이 좋다고 했다.

    퍽!

    “억!”

    명치를 맞은 최혁의 고개가 수그러들자 민기는 그대로 헤드록을 걸었다. 주먹으로 그의 정수리를 때리면서, ‘혀기. 아침밥은 뭐 먹었어?’ 하고 다정하게 인사했다.

    “오늘 못 먹었어. 하하.”

    최혁은 매일 이런 상황을 겪고도, 매번 이렇게 어설프게 웃었다.

    “그나저나 우리 혀기 들어오면서 민지 흘깃거리던데 민지 따먹고 싶지? 따먹게 해 줄까?”

    정민지.

    키는 170센티미터. 늘씬한 키에 청순한 외모로 인기가 많았다. 그리고 유일하게 최혁에게 말을 거는 여학생이었다. 전교 1등이고 반장에, 최혁을 괴롭히는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던 유일한 학생이기도 했다. 물론 이제 와서는 그녀도 단념했지만.

    “하하, 아니야. 그런 거.”

    “뭐가 아닌데? 응? 뭐가 아니야아? 어? 너 이거 자지 선 거 아냐?”

    이민기는 최혁의 아랫배를 주먹으로 때렸다. 딱히 최혁과 친한 친구는 없었기에, 같은 반 학생들은 보고도 모른 체할 뿐이었다. 최혁은 아침 조회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헤드록을 잡힌 채 구부정한 자세로 키가 훨씬 작은 이민기에게 질질 끌려다녔다.

    이후, 1교시가 끝나면 이짱 강민호가 최혁을 불렀다.

    “야, 그거.”

    강민호.

    키는 190센티미터. 뼈대가 굵고 근육이 발달했다. 학교 짱 최준성 다음으로 싸움을 잘했다. 그는 오늘 제출할 수학 숙제를 최혁에게 요구한 참이었다.

    “어, 여기. 하하.”

    최혁은 또 어색하게 웃으며 숙제를 꺼내 주었다.

    “이번엔 풀이 과정 제대로 썼어?”

    저번에 답지를 보고 베낀 걸 줬다가 강민호가 수학 선생님에게 혼난 적이 있었다. 그날 강민호는 최혁을 불러 가슴을 딱 세 대만 때렸다.

    “어, 직접 풀었어. 하하.”

    “수고했다.”

    강민호는 그 말 한마디만 하고는 돌아섰다. 그가 직접적으로 최혁을 때리는 일은 별로 없었다.

    2교시가 끝나면 학생들은 벌써 배가 고팠다.

    “길수! 낄수야! 어디 있니? 낄쑤. 이 씨팔 새끼 여기 있네?”

    따악!

    선생님이 나가자 저 뒷자리에서부터 길수를 부르며 걸어와서는 그의 뒤통수를 때리는 녀석. 배현성이었다. 키 175센티미터. 축구를 좋아하고 날렵한 체형이었다. 욕 잘하고 욱하는 성질이 있는 놈이었다.

    머리를 맞은 아이, 양길수는 최혁보다도 서열이 아래였다. 키 162센티미터에 까맣고 말랐다. 손을 자주 떨었다.

    “씹쌔야, 피자빵 사 줘.”

    현성이가 입을 떼면, 민기가 ‘나도 하나.’ 하고 따라붙었다. 돈을 주는 날도 가끔 있었지만, ‘사 줘.’라고 말하는 걸 보니 오늘은 평소처럼 안 주는 날이었다.

    2교시 쉬는 시간엔 아무도 최혁을 건드리지 않았다. 그래서 최혁은 늘 그렇듯이 멍하니 창밖을 바라봤다.

    그는 머릿속으로 이민기를 그리며 그가 주먹을 휘두르던 순간을 떠올렸다. 의외로 분노의 감정은 아니었다.

    ‘걔는 왜 주먹질이 항상 그따위지?’

    순수한 의문이었다.

    이민기의 주먹에는 무게가 충분히 실리지 않았다. 디딤 발이 엉성하기 때문이었다. 주먹을 뻗을 때 어깨가 충분히 돌아가지도 않았다. 허리는 말할 것도 없고, 또 쓸데없이 크게 휘두르는 주제에 타점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에너지가 낭비됐다. 손목도 흔들렸다.

    솔직히 명치를 맞아도 별로 아프지 않았다. 늘 그랬듯이 아픈 체했을 뿐.

    ‘그나마, 강민호 걔 주먹이 괜찮기는 한데…… 글쎄…….’

    사실 강민호의 주먹도 마음에 차지 않았다. 최혁의 머릿속에는 주먹을 뻗는 최적의 경로가 그려졌다. 그의 교복 속에서, 벗어도 잘 드러나지 않는 잔근육이 꿈틀거렸다. 따로 운동하지 않아도, 짧은 상상만으로도 저절로 발달한 근육.

    ‘아니…… 아니, 안 돼.’

    최혁은 고개를 천천히 흔들었다.

    ‘또 이런 생각을…….’

    최혁은 생각을 비우기 위해 창밖을 바라봤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파란 하늘에 시선을 고정했다.

    하지만 그래도 결국 떠오르는 생각은 똑같았다.

    ‘정말 생각한 대로 뻗으면 제대로 된 주먹이 나올까?’

    ‘만약 싸운다면 내가 진짜 이길까?’

    그는 그러다가 다시 화들짝 놀라서 고개를 흔들었다. 죄책감 속에서 필사적으로 생각을 비웠다.

    ‘미친놈아. 미쳤나? 넌 살인자야. 싸우긴 뭘 싸워. 평생 속죄해야지.’

    겉으로 보면 그저 멍청하게 창밖을 보는 최혁이었지만, 그의 내면은 치열했다.

    ‘……그래도…… 궁금해…….’

    턱을 괴고 앉은 최혁의 날개 근육이 꿈틀, 움직였다.

    ‘……다들 너무 약해 보이잖아.’

    창밖을 바라보며 최혁은 또다시 고개를 흔들었다.

    반장 정민지는 그런 최혁을 안타깝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쟤는 저렇게 머리만 안 흔들어도 표적이 안 됐을 텐데…….’

    그러고는 다시 노트로 시선을 돌렸다.

    ‘짜증 나게…….’

    * * *

    평소와 다를 바 없었던 3교시 수학 시간.

    갑자기 모든 것이 변했다.

    처음에 최혁은 옆에 학생이 자기를 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도 밀린 것이었다. 교실 중앙에 공간이 일그러졌고 학생들이 책걸상째로 거칠게 밀려나 벽에 부딪혔다.

    비명 소리, 부서지는 소리, 고함 소리가 어우러지다가 문득 조용해졌다.

    그리고 중앙에 교실 절반을 차지하는 부피의 링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복싱 링과 흡사했는데, 반투명한 막에 둘러싸인 채 허리 높이쯤에 떠 있었다.

    링이 완전히 나타나자 사라졌던 소리가 되돌아왔다.

    “아파…….”

    밀쳐지면서 호되게 부딪힌 여학생들이 끙끙거렸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아 쉽게 부상당하는 학생이 많았다. 그런 와중에도 다들 핸드폰을 찾았다.

    “아…… 액정 나갔잖아!”

    누군가가 짜증을 냈다. 뒤따라 다른 학생들이 동조했다.

    “어? 나도.”

    “나도!”

    핸드폰 액정에는 지지직거리는 노이즈만 떠올랐다. 게다가 교실 문이 열리지 않았다.

    “진짜 안 열려!”

    깝새, 그러니까 이민기가 용을 썼지만 미닫이문은 요지부동, 흔들리지도 않았다.

    “비켜.”

    강민호의 외침에 이민기가 화들짝 놀라 물러섰다. 그가 물러섬과 동시에, 강민호가 달려오며 문을 발로 걷어찼다. 민기가 제때 피하지 않았으면 문 대신 걷어차였을 타이밍이었다.

    강민호는 무릎을 가슴까지 들었다가 앞으로 내질렀다. 190센티미터의 키에서 뿜어 나오는 힘이 제대로 실려 있었다.

    하지만.

    콱!

    소리는 시원하지 않았다. 미닫이문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최혁은 깜짝 놀랐다. 물리 법칙에 어긋난 모습에 굉장한 위화감이 들었다.

    강민호는 걷어찬 다리가 아픈지 살짝 다리를 절었다. 곧바로 아무렇지 않다는 듯 똑바로 섰지만 인상을 찌푸린 채였다.

    “조용! 조용! 침착해라. 강민호, 자리에 앉아.”

    사십 대에 풍채가 다부지고 권위적인 수학 선생님이 아이들을 통제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지금의 혼란 속에선 쉽지 않은 일이었다.

    “선생님! 링 앞에 뭐가 쓰여 있어요!”

    칠판 쪽에서 한 학생이 소리치자 학생들은 우르르 교실 앞으로 몰려갔다. 교실 중앙은 링이 차지하고 있었고, 그 주위로 서른 명 정도의 학생들이 몰려가니 비좁고 혼란스러웠다.

    아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을 밀치고 간 다음에야 최혁은 천천히 교실 앞으로 갔다. 링을 둘러싼 반투명한 막에 글자가 쓰여 있었다. 다행히 최혁보다 큰 아이가 별로 없어서 뒤에서도 글씨를 읽는 데 지장이 없었다.

    [거듭남의 링]

    1. 링에 오르면 카르마가 분배된다.

    2. 먼저 오른 자는 싸울 자를 지목할 수 있다. 지목당한 자는 <대신하는 자>가 나오지 않는 이상, 링 위에 서게 된다.

    3. 링 위에서 한 명 이상을 살해한 자만이 이곳에서 나갈 수 있다.

    4. 최대 다섯 명까지 살해할 수 있다.

    5. 다른 선택지는 없다. 죽여라. 그래야 죽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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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살해? 죽이라고?”

    여학생 한 명이 경악했다.

    “씨팔, 이거 진짜냐? 대박. 씨발, 대박. 특종이다, 씨발.”

    배현성이 큰 목소리로 떠들어 댔다.

    “조용조용! 상황이 파악될 때까지 가만히 있어라!”

    수학 선생은 계속 상황 통제를 바랐지만.

    “핸드폰이 맛이 갔는데 어떻게 상황을 파악해요!”

    곧 여학생들의 항변에 부딪혔다. 여학생들에게 약한 수학은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했다. 다들 혼란스러워할 뿐 상황 파악을 똑바로 하는 인간이 없었다.

    최혁은 구석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언뜻 보면 겁먹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쓰여 있는 게 정말이라면 어떻게 하지?’

    벌써 아이들이 창문도 확인을 해 봤다. 열리지 않았다. 깨지지도 않았다. 미동도 없었다.

    ‘이대로 여기서 나가지 못하면 굶어 죽는 건가? 아니, 굶어 죽기 전에 똥오줌은 어떻게 처리하지?’

    심각한 일이었다.

    “조용! 배현성, 이 새끼야! 자리에 안 앉아?”

    수학 선생은 마침내 마음을 정했는지 직접 애들의 팔을 잡아끌어서라도 자리에 앉히기 시작했다. 여학생이어도 봐주지 않았다. 배현성 등 몇몇 아이들이 불만스런 기색을 보였지만 아직까진 선생에게 시비를 걸 정도로 개념을 놓지는 않았다. 워낙 수학 선생의 덩치가 좋기도 했고.

    수학 선생의 지시로 아이들이 여기저기 주저앉아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수학 선생은 일단 기다려 보기로 마음을 먹은 것 같았다. 계속 노이즈가 일렁이는 핸드폰을 열어 보면서.

    ‘그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 것 같은데.’

    최혁의 심장은 점점 크게 뛰고 있었다.

    ‘과연 기다린다고 해결이 될까? 저 링에 쓰여 있는 말대로 누군가를 살해해야만 나갈 수 있다면?’

    최혁은 쿵쿵 뛰는 심장을 애써 억눌렀다.

    ‘누군가를 죽여서라도 살아야 할까?’

    최혁은 그날 하염없이 울던 어머니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 후로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었다. 누군가를 때린다는 생각만 들어도 반사적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지경이었다. 이미 신념이나 결심이 아닌 버릇으로 굳어져 버린 마음이었다.

    고민하던 최혁은 한 가지는 결심할 수 있었다.

    ‘만약…… 모두가 여기서 굶어 죽기로 작정을 한다면, 나도 여기서 죽자.’

    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최혁은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기를 피했던 것인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의 심장은 자꾸 흉험하게 두근거렸다. 손도 떨렸다. 그러나 그건 공포나 긴장보다는…….

    ‘아냐…….’

    최혁은 강박적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절대 가만히 있을 리 없는 인간들이 서서히 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진짜 이거 들어가지나?”

    이민기가 링을 감싼 반투명한 막을 손으로 꾹꾹 눌러 보며 말했다. 반투명한 막은 손으로 누르면 고무공처럼 눌렸다.

    “씨팔, 저기 쓰인 대로 될 게 틀림없다니까? 여기서 누구 하나는 죽여야 나가는 거라니까?”

    배현성이 강민호에게 동의를 구했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민기! 그거 건드리지 말라고!”

    수학 선생이 이민기에게 소리를 질렀다. 이민기는 수학 선생을 흘깃 보았다.

    “이게 뭔지는 알아봐야죠. 그리고 저 화장실 가야 한단 말이에요.”

    그러고는 투명한 막을 세게 밀었다.

    쑤욱.

    특정 지점까지는 눌려 들어가던 막이 어느 순간 이민기를 안으로 들여보냈다. 이민기가 들어서자, 반투명하던 막은 투명하게 맑아졌다.

    “이민기!!”

    수학이 소리룰 지르며 벌떡 일어났지만 이민기는 벌써 링 위에 올라가 있었다. 꼭 무대 위에 선 것 같았다. 그는 반 친구들을 여유롭게 둘러보더니 까불대며 춤을 췄다.

    수학은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졌지만, 껄끄러운 링에 차마 올라가지는 못했다. 그저 소리만 지를 뿐이었다.

    “너 당장 나와!”

    이민기는 안 들린다는 듯이 춤을 춰 댔다.

    “킥킥, 저 또라이 새끼.”

    배현성이 낄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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