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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여, 날 키워 삐약 1-126 完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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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제여, 날 키워 삐약 1화

    0장. 날 죽인 개새끼는 남편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 삶이 다른 사람과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한 건 아마 세 살 무렵이었을 것이다. 기억 속의 부모님은 언제나 바빴고, 그걸 미안해하셨던 것 같다. 그래도 바쁜 시간을 쪼개어 놀이동산을 데려가기도 했다는 걸 들어보면 말이다.

    그날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의 일이지만 하나는 확실히 기억이 난다. 차가 전복될 만큼 큰 사고가 났다는 것을.

    그날 아빠 엄마는 하늘나라로 떠났다. 그리고 나도 그 일로 한 달을 깨어나지 못할 정도로 크게 다쳤었다.

    뒷자리에 타고 있던 엄마가 사고 나던 순간 나를 보호했고, 그 덕에 나는 살 수 있었다고 했다. 일어나 보니 내 옆엔 아빠도 엄마도 아무도 없었다. 이 이야기도 그나마 할머니가 해 줘서 기억하는 거지 아니었으면 어떻게 살아났는지도 기억 못 했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다시 살아났다고 한다.

    그날 이후 세상에 홀로 남은 어린 나를 키워 준 건 할머니였다. 간혹 구박도 하긴 했지만 할머니는 좋은 분이셨다.

    남에게 피해 주지 말고 살라는 말 대신 괴롭히는 사람이 있으면 아득바득 이겨 먹어야 한다고 가르치셨고, 자기 권리는 자기가 챙겨야 한다며 부당한 대우를 참지 말라고 했다. 호된 말도 많이 하고 핀잔도 많았지만 툴툴거리면서도 아껴주시는 게 소위 말하는 츤데레 같은 분이셨다.

    내가 스무 살이 되었을 때, 할머니는 부모님 앞으로 나왔던 보험금이 든 통장을 건네주셨다.

    네 것이라고. 이거 가지고 잘 살라고. 남에게 당하고 살지 말라고.

    17년의 세월 동안 고스란히 잠들어 있던 그 돈에 나는 할머니를 부여잡고 울었다. 이제 대학 졸업하고 취업하면 호강시켜 드리겠다고 큰소리도 쳤다.

    하지만 할머니는 내가 스무 살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내게 남은 건 감당할 수 없을 외로움과 부모님이 남겨 주신 보험금과 집뿐이었다. 그나마 가난하진 않았기에 어린 나이였지만 부족한 거 없이 살아갈 수 있었다. 대학만은 가라는 할머니 말대로 대학은 갔던 나는 그곳에서 혼자만의 대학생활을 즐겼다. 아웃사이더였지. 상처를 치료해 줄 사람 어디 없나.

    그렇게 외톨이로 지내던 나를 이해해 주고 보듬어 준 건 그때의 남자친구뿐이었다.

    스물세 살의 나와 서른다섯 살의 남자친구.

    뭐가 그리 외로웠던 건지, 나는 남자친구와 사귄 지 고작 6개월 만에 결혼했다. 그 남자가 똥통인지도 모르고.

    나름대로 이유는 있었다. 나이가 많으니 잘 챙겨 줄 것 같기도 했고, 혈혈단신인 세상에 가족이란 울타리가 생길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내 편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 편이 되어 주겠다 말하는 그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신혼집 얻을 돈이 없어 돌아가신 부모님이 내게 남겨 주신 집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하고, 그가 직장도 없는 백수였기 때문에 우리 부부의 생활비와 내 대학 등록금은 모조리 보험금으로 충당해야 했을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제일 끔찍한 건 부모 없는 자식이라고 날 구박하던 시어머니였다.

    엄마 없이 자란 탓에 처음에는 최선을 다해 보려 했다. 하지만 내가 잘하려고 하면 할수록 시어머니는 점점 더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심지어 결혼 후 처음 맞게 된 생신 때는 한상 가득 차려 드린 음식상을 한 술 뜨지도 않고 엎어 버리기도 했다. 자기가 조개 알러지가 있는데 소고기미역국이 아닌 조개가 들어간 미역국을 끓여 드렸다는 이유였다. 평소에는 조개류를 그렇게 잘 드시던 분이.

    거기에 제일 끔찍한 건 자기 아들은 크게 될 사람인데 날 만나서 망했다는 그 소리였다.

    참나, 서른다섯 살에 백수면 말 다했지. 하긴 콩깍지 쓰여서 무일푼에 잘난 것 없는 남자와 결혼한 나도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땐 상관없었다. 행복했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그 생각이 송두리째 뒤집히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일이 생긴 건 결혼하고 첫 번째 결혼기념일이었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 딱히 직업도 없이 항상 집에만 있던 내게 남편은 웬일로 산행을 가자고 졸라 댔다. 갑갑하기도 했고, 그래도 날 생각해 준다고 생각해서 흔쾌히 따라 나섰다.

    산 초입에 도착할 때까지 나는 당연히 둘이 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곳에는 그의 후배라는 여자도 있었다. 수수하게 꾸미고 다니던 나와는 다르게 화려하기 그지없는 여자였다. 무엇보다 만나자마자 풍겨 오는 싸구려 향수 냄새에 들떠 있던 기분이 축 처져 버렸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남편은 내내 자상했으니까.

    하지만 이건 처음부터 의도된 거였다. 산 정상에 다 도착할 때쯤 남편은 오랜만에 같이 사진을 찍자며 절벽 끝으로 날 데려갔었다. 그리고 그 여자가 우리를 향해 하나, 둘, 셋을 외치던 그 순간, 나는 말도 안 되게…… 남편에 의해 절벽에서 떨어졌다.

    실수로 떨어진 게 아니다. 망할 개새끼가 날 밀쳤다. 그리고 슬로비디오처럼 내 앞의 풍경이 천천히 변해 갔다. 떨어지던 순간 보인 건 씩 웃고 있는 남편과 그의 옆으로 달려와 좋다고 팔짱을 끼는 그 여자였다.

    “야, 이. 십. 장. 생. 아.”라는 말을 다 하기도 전에 강한 바람이 내 온몸을 지나쳤고 이내 무언가와 닿았다. 아프다는 느낌이 들기도 전에 나는 눈을 감았다. 풍덩, 하는 커다란 소리와 함께 점점 정신이 아득해졌다.

    ***

    “얘야.”

    “……왜요.”

    “아직도 화가 난 것이야?”

    “느에~ 느에.”

    “그건 또 어디서 배운 말버릇인 게야. 그리 나쁜 말은 쓰지 말라 하지 않았니.”

    나, 누구랑 이야기하고 있는 거지? 태어나 처음 듣는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도대체 무슨 기억이지? 아니, 이런 기억은 아예 머릿속에 없는데. 다른 사람들이 나누고 있는 대화인가 싶었지만, 분명히 들려오는 목소리는 내 목소리다. 그런데 앞이 보이질 않는다.

    “내 아무리 네게 실수를 했다지만 이리 나오면 내가 마음이 아프잖니. 미안하구나. 아가야.”

    “아가 아니고……. 아 이름도 기억 안 나잖아요! 이씨……. 너무해 진짜! 미안하다면 다냐구요! 내 인생! 내 삶은! 신이면 다냐구!”

    “그러니 내가…….”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만 들려온다. 뭐야. 나 설마 죽기라도 한 거야?

    죽은 건지 산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다른 것 한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내가 지금 있는 이곳은 물속이다.

    그래, 난 물에 빠졌구나. 다행히 살았나 보다. 그런데 숨이 막힌다.

    ‘켁! 나 죽는 거야?!’

    처음엔 물속인데도 굉장히 편안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숨이 막혀 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나는 지상으로 올라가기 위해 열심히 온몸을 움직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누군가 일부러 숨을 틔어 주기라도 한 듯 호흡이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따뜻한 품이 느껴졌다. 여기 병원인 건가? 막 호흡기도 입에 단 건가? 정말 다행이다.

    그렇게 죽었으면 너무 억울했을 뻔했잖아. 망할 사지를 잘라서 잘근잘근 장을 담가도 시원찮을 놈들 같으니라고는. 감히 나를 죽여? 아냐. 예쁜 말을 쓰자 예쁜 말.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느낌이 이상하다. 뭔가……. 팔이 굉장히 짧다. 얼굴을 만지고 싶은데 아무리 해도 팔이 올라오질 않는다. 거기에 입이 뭔가……. 뾰족한 듯한 착각이 든다.

    결국 궁금함을 이기지 못한 나는 천천히 눈을 떠 보았다.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찬란한 햇빛이 내려쬐었다. 물에 빠진 게 맞는 듯 온몸이 축축하다. 으슬으슬 떨리기 시작해 온다. 그리고 내가 추워하고 있던 그때, 무언가 날 감싸 주듯 포근해졌다. 마치 찜질방 속에라도 들어온 듯한 따스함이었다. 그제야 흐릿한 시야에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삐삐.”

    응? 삐삐? 난 분명히 ‘따뜻해’라고 말했는데 이상한 소리가 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금 입을 벌렸다.

    “삐이삐이!”

    세상에나. 나는 분명 ‘이건 무슨 소리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입에선 자꾸만 다른 단어가 나온다.

    “뺙?”

    뭐지? 이 신박한 말은. 뺙이라니. 하하. 아무래도 구강구조가 잘못된 게 분명하다.

    그래, 지금 오랜만에 일어나서 말을 제대로 못 하는 것일지도 몰라. 나는 우선 상황 파악을 하기 위해 비틀거리는 다리를 몸을 이리 저리 움직여 봤다. 이 괴상망측한 느낌은 뭐지. 발가락이 줄어든 듯한 착각도 들고.

    “구구구?”

    ……이 상황은 도대체 뭐죠? 날 감싸고 있는 따뜻한 느낌에서는 구구구라는 말이 나오고, 내 입에서는 삐약이란 말만 나온다. 이거 무슨 상황일까. 파악이 되질 않는다.

    분명 나는 갈아 먹어도 시원찮을 남편에게 배신을 당했다.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니. 심지어 낭떠러지에서 날 떨어뜨렸다. 엄청나게 둔탁한 느낌과 함께 정신이 아득해진 게 마지막인데……. 그런데 깨어나 보니 내 입에선 삐약이라든지 뺙이라는 소리만 나오고 날 감싼 것에서는 구구구라는 소리가 난다. 하하.

    “구구?”

    그래, 그건 다 꿈이고 난 내 방 침대에 누워 있는 게 분명하다. 창가에 비둘기가 와 있는 게 분명하다. 일어나면 죄다 내쫓아야지. 나는 다시금 눈을 감았다.

    하지만, 잠이 오질 않아!! 심지어 비둘기의 구구거리는 울음소리는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삐이이이!”

    짜증난 김에 확 소리를 지르니 역시나 삐이거린다. 결국 나는 떠지지 않는 눈을 애써 뜨며 앞을 쳐다봤다. 흐릿한 시야에 보인 건 내 앞을 왔다 갔다 하는 무언가였다. 누군가가 비눗물을 눈에 문지른 듯 앞이 뿌옇기만 하다.

    아른거리는 형체에게 누구냐고 묻고 싶었지만, 내 앞에 있는 물체는 알아듣지 못할 말만 해 댄다. 구국구구가 뭐냐고!

    결국 한참이 지나 앞이 선명해지기 시작하자 내 눈앞에 보인 건 회색빛의 비둘기였다. 그것도 나보다 훨씬 큰 비둘기다. 우와, 왕 비둘기인가. 우와. 대박. 이건 해외토픽감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해외토픽감은 나라는 걸 깨달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앞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몸을 이리저리 바라봤다. 그러자 보인 건 새하얀 솜털이 나 있는 새였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가며 손을 들어올리고 다리를 들어올리고 했지만, 그때마다 확연하게 보였다. 내가 새라는 걸.

    응? 새……. 새……. 새라고? 새…….새에?!

    거기에 그냥 새도 아니고, 막 태어난 새인 듯 내 온몸은 물에 홀딱 젖어 있다.

    설마 나……. 새가 된 거야?!

    하하, 다른 사람들은 다시 태어나면 부자도 되고 어느 나라 공주도 된다던데. 저는……. 새인가요?! 아니 새로 다시 태어난 건가요?! 나, 다시 돌아갈래!!

    황제여, 날 키워 삐약 2화

    1장. 어이, 신 양반. 내가 새라니요?!

    “삐이이익!”

    놓아라. 이 새끼들아. 아니 이 망할 놈들아!

    하지만 내가 하는 말을 인간들이 알아들을 리가 없다. 지금도 ‘저 미친 새가 뭐라 지껄이는 거야’라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헝헝. 내가 여기서 이런 취급당할 새가 아니란 말이다.

    나는 인간이다. 아니 인간이었다. 한국에서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살았고, 남편에게 배신당해 죽긴 했지만 인간이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다. 난 다시 태어났고, 다시 태어난 몸이 다른 것도 아니고 하필 새다. 그것도 흔하디흔한 비둘기네 외동딸.

    그뿐이면 좋았을 텐데, 하루하루 커져 가던 내 몸은 어느새 범상치 않은 크기가 되어 있었다. 그래, 흔하진 않고 아주……. 조금 독특한 새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결국 신기하다는 이유로 새 섬에 있는 수많은 아기 새들, 특히 독특한 새들과 함께 알 수 없는 인간들에게 끌려가게 된 것이다.

    “삐삐!”

    입에서 나오는 건 여전히 삐삐뿐이지만 이마저도 안 하면 난 정말 미쳐 버릴 것만 같다. 결국 귀여운 내 행동이 맘에 들지 않은 건지 제일 험상궂게 생긴 남자가 뒤를 돌아 내게로 다가왔다.

    “당장 입을 묶도록. 시끄러워 죽겠군.”

    “그게 단장……. 시도는 해 봤으나 가까이 오면 저 짧은 다리로 열심히 발차기를 해서 말이죠.”

    “맞아요. 생각보다 엄청 강…… 강합니다.”

    이미 내게 두어 번 맞은 기사들은 굉장히 짜증난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뭣 하러 까불어.

    “삐익!”

    그보다 다른 새들은 금색 철창 안에서 편하게 이동하는데, 나는 크다는 이유로 밧줄에 묶인 채 열심히 걸어가고 있다. 이거 조금 불합리한 거 아니오. 그 수레에 끝자리에 내가 앉을 곳 하나 정도는 있는 듯한데. 흥. 그래, 내가 조금 코끼리만 하게 크긴 하지만 이런 푸대접이라니.

    “꽤액꽤!”

    “뺘뺘뺘.”

    “쫑쫑!”

    삐익거리는 소리를 내자마자 나와 함께 잡힌 수많은 새들이 특유의 울음소리를 토해 냈다. 다들 고향을 떠나는 게 서러운지 목청이 크기도 하다.

    “어허. 큰 새. 조용하도록.”

    아니 저들한테는 아무 말도 안 하고, 나한테만 난리야 난리는. 엉엉. 내가 덩치가 크다고 해서 마음도 엄청 넓고 착할 거라 생각하지 말라고. 나도 엄청 상처받는데.

    “자, 어서 타도록.”

    잠시만요. 이것은 배가 아닙니까. 삐까뻔쩍한 갑옷을 입은 기사들은 나를 그곳으로 밀어 넣으려고 하고 있다. 딱 보니 지금 바로 침몰한다 해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허름한 모양새다. 이건 절대 안 돼. 내 본능이 타지 말라 하고 있어.

    “삐이!”

    “어서 타라고!”

    싫다고. 놓아라. 이놈들아! 나를 어디다 팔아먹으려는 것이냐. 엉엉. 하지만 내가 누구던가. 덩치만 크고 힘은 약한 새가 아니던가. 결국 장정 열 명이 날 묶고 있는 밧줄을 끌자 내 몸은 질질 끌리기 시작했고, 어느새 나는 배 한편에 자리 잡고 앉을 수밖에 없었다.

    “우웨.”

    나는 그들 손에 이끌려 배에 올라탄 후부터 멀미에 시달리고 있다. 우웩. 아니 무슨 새인데 이렇게 속이 울렁울렁거려.

    허름한 배가 출발하자마자 난 멀미를 시작했고, 내 주변으로는 신기한 원숭이를 보는 듯 기사들이 몰려들었다. 아니 뭐, 그리 봅니까. 우웩.

    “새도 멀미를 한답니까?”

    “……저거 아무래도 새가 아닌 거 같다.”

    “그렇죠. 단장.”

    “역시 와이번의 새끼……?”

    다 들립니다. 웩. 아우, 왜 이리 속이 울렁울렁거리는지 죽을 맛이다. 세상이 빙빙 돌아. 빙글빙글.

    “혹시 안에 사람이 있는 거 아닐까요?”

    “역시 그런 거 같다. 벗겨 봐야 하나.”

    이 싸람들이 정말. 안에 사람이 있다니. 난 순수하게 새라고. 하지만 대답할 가치도 힘도 없다.

    “삐잉……. 우웩.”

    결국 나는 도착할 때까지 배의 난간에 매달려서 속에 있는 걸 모두 배출해 내는 수밖에는 없었다. 다행히 먼 거리는 아니었던 것 같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육지와 가까워진 배가 서서히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올라탈 때는 억지로 탔지만 내릴 때는 무엇보다 빠르게. 나는 신이 나서 배에서 내렸다. 아직 속이 울렁거리고 다리가 후들 후들 흔들리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내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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