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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니스트] 힐러 외전3 푸른 수염의 고백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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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카니스트] 힐러 외전

    <푸른수염의 고백>

    중독은 크게 물질 중독과 행위 중독 두 가지로 구분한다. 물질 중독은 알콜이나 카페인, 니코틴, 마약 등이 해당하고, 행위 중독은 활동범위를 모두 포함해서 물질 중독보다 중독임을 인식하기 어렵다.

    그러나 행위 중독 역시 한 가지 일을 반복적으로 하며, 약물 중독과 마찬가지로 삶을 작파하고 죽음에 이르게 할 만큼 파괴적이다. 아무리 그만두려 해도 자력으로는 중단하지 못하는 노예상태가 된다.

    그렇다면 중독 증세를 어떻게 판단하는가?

    대개 중독됐는지 안 됐는지를 인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전문가가 중독이라 해도 본인은 부정하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아래 문항에 체크하여 본인의 중독 상태를 알아보자.

    1. 몸이 피곤하고 건강을 해쳐도 계속한다.

    2.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멈추지 못한다. 자신은 현재 그럴 만한 상황이므로 해도 된다고 변명한다.

    3. 가족이나 주변의 관계를 망가뜨리면서도 멈추지 않는다.

    4. 그것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5. 그것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불안, 초조해서 어쩔 줄 모른다. 그것을 위해 목숨 걸고 뛰어들 의향도 있다.

    6. 잠시 의지로 끊는 듯 하지만, 곧 다시 행하고 더욱 빠져든다.

    7. 남 몰래 한다. 그것 때문에 혼자 있기를 바란다.

    위의 문항에서 4가지 이상 걸리는 사람은 중독 증세가 있거나 이미 중독에 시달리는 사람이다.

    중독 초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감히 절연하는 것이다. 그 단계를 넘어서면 이미 늦다. 주변인과 전문 기관에 도움을 청하거나 종교의 힘을 빌어서라도 끊어보도록 노력해보자.

    “흠……”

    차이석은 만년필로 잡지에 끄적였다.

    자신은 2번을 제외하고 자그마치 6개 항목에 해당했다. 이 현상에 죄책감을 느끼진 않기 때문이다.

    아침 회의를 마친 뒤 점심시간을 40분 남겨둔 이 시간이 가장 지루해서, 그 시간을 때우려고 하던 참에 잡지가 눈에 띄어 읽었다.

    차이석은 사무실 소파 쪽을 응시했다. 사무실 소파에는 한성재가 함께 점심을 하러 가려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사로 파격 승진된 그는 아비를 대신해 열의를 태우는 중이었다.

    차이석은 물었다.

    “문 이사가 태령 미디어에서 왔다고 했나?”

    “서울대를 졸업하자마자 스탠포드로 넘어가 학위를 땄고, 차 회장님과는 거기서 친분을 쌓았다더군.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스카웃되고 초고속 승진한 걸 보면.”

    차이석은 야금야금 자신의 세력을 요직에 앉히는 중이었다. 늙은이의 뿌리를 뽑아내는 건 한도 끝도 없었다.

    차이석은 인터폰을 누르며 말했다.

    “문 이사한테 칵테일 드레스 한 벌 보내. 잘 어울리길 바란다는 카드도 빠트리지 말고.”

    [예, 대표님.]

    차이석은 다시금 인터폰에 대고 말했다.

    “아니, 내가 직접 줄 거니까 사오기만 해.”

    [알겠습니다.]

    여비서의 목소리가 물러나자 한성재는 책상을 탁 짚으며 말했다.

    “문 이사님 처를 공략하겠다 작전도 좋다만 이왕이면 문 이사한테도 인심 좀 쓰지 그래? 40 먹은 남자가 좋아할 만한 걸로.”

    차이석은 사인한 서류를 밀며 답했다.

    “드레스는 문 이사 거야.”

    한성재는 눈살을 구겼다. 드레스는 문 이사의 승진 축하 인사인 동시에, 그의 치부를 쥐고 있다는 경고이기도 했다.

    한성재는 눈을 게슴츠레 떴다.

    “대체 그런 정보는 어디서 캐오는 거냐? 너 보면 진짜 불가사의한 거 아냐? 혹시…… 내 약점도 캐고 다니는 건 아니겠지?”

    차이석은 옷걸이에 매달린 재킷을 들어 팔을 꿰었다.

    “그럴 리가. 너한테 만은 그런 짓을 할 수야 없지.”

    “하! 뚫린 입이라고……”

    한성재는 코끝으로 웃었다.

    둘은 함께 방을 나서며 약속 장소로 향했다.

    차이석은 태령 사옥에서 경영진들과 점심을 함께 하고, 남은 업무를 처리한 다음 칼같이 퇴근했다. 러시아워에 걸리지 않으려고 서둘렀는데 결국 정체된 도로에 묶였다.

    멀리서 가게 하나가 눈에 띄었다. 팬시점 쇼윈도에는 고양이 모양의 슬리퍼와 방석 등이 가게 앞에 진열돼 있었다.

    차이석은 핸들을 돌리며 차를 갓길에 세웠다.

    볼펜 끝이 축축하고 붉은 공간으로 들어갔다. 보통 사람보다 하얗고 창백함에 가까운 손이 뒤이어 볼펜을 감싸쥐었다.

    가지런한 치아가 동그란 볼펜 끝을 깨물었다. 고양이가 난해한 문제를 만났을 때 나오는 습관이었다.

    자존심 쎈 고양이는 어떻게든 혼자 해결하려고 궁리한다. 제일 뒷장에 있는 답안지는 차이석이 이미 찢어버려서 훔쳐볼 상황은 아니었다. 빨간 입술에 흠뻑 빨렸던 볼펜이 이번엔 백색 종이 위를 노닐었다.

    차이석은 집에 돌아온 뒤, 서재에서 고양이와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차이석은 고양이의 귓불과 목덜미에서 어깨까지 떨어지는 실루엣을 감상했다.

    키는 늘씬한 편이나 거세당한 탓인지 전체적인 골격은 가느다란 편이다. 체모 없는 피부가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데 일조했다.

    타고난 옅은 빛깔의 눈동자는 서로 다른 종의 장점만 혼합시킨, 희귀 품종의 고양잇과 같았다. 술에 취하면 쌍꺼풀 없이 큰 눈으로 올려다보며 착착 감겼던 녀석이었다.

    얼마 전 차이석이 선물했던 고양이 가면은 드레스 룸 구석에 처박혀 있다. 하루 날 잡아서 고양이한테 술을 진탕 먹인 다음에 가면을 씌운다면 어떨까?

    동공까지 내주었던 녀석이 고작 가면 쓰는 것에만은 물러나지 않았다. 술기운을 빌려 일을 진행하려 했으나 고양이는 취임식 이후 술 냄새조차 맡기를 꺼렸다.

    핏기 없는 살결에 꼭 어울리는 검은 색 가면과 장갑, 타이즈만 착용한 뒤 자신 앞에서 배를 보이면 아랫도리가 흘러내릴 만큼 황홀할 것이다. 거기에 덤으로 저 엉덩이에 꼬리를 끼우고 흔들며 물방울처럼 울어만 준다면 태령을 내놔도 아까울 것 없다.

    상상하기 시작하니 일이 손에 안 잡혔다.

    차라리 녀석을 휴대폰 고리로 만들면 어떨까. 동그란 머리통에 구멍을 뚫고 금색 체인을 연결한 다음, 고양이 가면과 꼬리를 착용한 모습으로 자신의 휴대폰에 매달려 대롱거린다면……

    아랫배로 열기가 뭉쳤다.

    새끼 고양이가 일어나 서재 책상 위에 있는 종이 뭉치를 가져왔다.

    고양이의 행동 반경은 단조로웠다. 모든 행위가 정해진 영역 안에서만 소요된다. 고양이의 동선을 눈으로 쫓는 것 말고는 어떤 행위도 의미가 없었고, 할 필요도 없었다.

    고양이는 제 자리에서 한 바퀴 돌고 허리를 조금 숙여 꼬리 밑동을 보였다. 그리고 기지개를 쭈욱 펴더니 차이석의 무릎 언저리에 발라당 누웠다. 이내 젖꼭지가 보일락 말락 할 때까지 셔츠를 걷어올리고는 배를 보였다.

    새끼 고양이는 야릇하게 눈을 깜빡이며 입술을 벌렸다.

    “냐앙.”

    차이석은 정수리를 찍힌 사람처럼 굳어 있었다. 야바는 한 번 더 입술을 벌렸다.

    “아옹. 냐앙!”

    어서 하지 않고 뭐해? 내가 배를 만져도 좋다고 허락하잖아!

    울음 소리는 작은 방울 소리 같다. 차이석은 눈앞이 아득해지는 게 뭔지 실감했다.

    잠시 신경을 교란시키는 환각에 담겼다가 나왔을 때 고양이는 여전히 엎드린 채 영어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차이석은 가까스로 꺼지려는 사고를 점화하고 노트북 화면을 주시했다. 그러나 신경은 옆에 있는 새끼 고양이에게 온통 곤두세웠다.

    녀석은 난해한 문제와 신경전을 벌이다가 제 성질에 못 이겨 벌떡 일어났다. 자신의 동태를 살피다가 문제집을 들고 무릎걸음으로 다가왔다.

    녀석은 교재 어딘가를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렀다.

    “……이, 거 모르, 겠어…”

    미성과 금속음이 절묘하게 배합된 음성이었다. 야바는 목소리를 되찾았지만, 아직 완벽하게 예전의 톤으로 돌아오진 않았다.

    말할 때 힘든 건지 육성과 메모장을 번갈아 사용한다. 날이 갈수록 매끄러운 보이톤으로 자리잡는 중이지만, 고양이가 자신의 손바닥이나 등에 손가락 글씨를 쓰는 일이 줄어서 못내 아쉬웠다.

    차이석은 진심으로 야바의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길 원했다.

    차이석은 아무것도 안 들리는 척, 노트북에만 시선을 뒀다. 이렇게 버티다 보면 고양이가 자신의 팔에 꾹꾹이를 하기 때문이다.

    어김없이 고양기가 앞발로 자신의 팔을 꾹꾹 눌렀다. 혀 아래에 침이 고였다. 옷감 너머로 느껴지는 고양이 젤리를 자근자근 씹어먹고 싶었다.

    이번에 야바는 차이석의 팔을 흔들었다.

    “이, 석아.”

    고양이의 혓바닥 위에 굴려지는 이름은 미치게 색정적이었다.

    차이석은 그제야 노트북에서 시선을 거뒀다. 그리고 무심한 표정으로 물었다.

    “뭐라고 했지?”

    “이, 거… 모르, 겠어.”

    고양이는 손가락 끝으로 문제를 가리켰다. 분홍빛 손톱이 인쇄된 활자를 비볐다. 차이석은 녀석의 손가락에 깔린 수학 문제에도 질투하는 병신 같은 자신이 꽤 마음에 들었다.

    툭툭, 차이석은 허벅지를 두드렸다. 그게 신호였다. 고양이는 싫은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차이석은 제 입술을 쥐어뜯는 고양이의 앞발을 떼어냈다. 제지당하자 녀석의 미간에 짜증이 파였다.

    꿈쩍 않는 녀석의 팔을 당겨 허벅지에 강제로 앉혔다. 약간의 실랑이 끝에 녀석의 엉덩이가 허벅지에 밀착됐다. 고양이는 전기의자에 앉은 낯빛이었다.

    차이석은 야바를 뒤에서 감싸안으며 책을 펼쳤다. 녀석이 눈치 못 챌 만큼 슬쩍 하얀 목덜미에 입술을 붙였다. 고양이의 뺨 주변에서 고유의 체취가 풍기며 질척한 망상을 동하게 했다.

    “모르는 부분이 어디라고?”

    “하아… 으……”

    “어딘지 정확하게 짚어야지.”

    차이석은 야바의 입에 손가락을 넣고 침을 묻혀 책장을 넘겼다. 고양이 혀는 여느 품종과는 달리 혀 표면이 매끄럽고 타액도 풍부해서 만지는 감촉이 그만이었다.

    차이석은 허리를 찍어올렸다. 아래를 잘게 떨어주자, 녀석이 속살을 흠뻑 조였다. 고양이의 상체가 앞으로 늘어졌다.

    “어딜, 말하는지 모르겠는, 데. 하아… 손으로, 짚어봐.”

    재차 묻는 차이석의 목소리도 쉬어 있었다.

    고양이는 손을 뻗어 간신히 교재 어딘가를 짚었다. 점액이 묻은 손가락이 활자를 더듬었다. 차이석은 고양이 머리에서 아름다운 아치형 목덜미까지 유연한 실루엣을 손가락으로 음미했다.

    “그게, 뭐 어쨌다는 거지?”

    고양이는 허리를 떨며 말했다.

    “…가, 르쳐줘……”

    “가르쳐주세요, 선생님.”

    차이석은 야바의 혀를 긁었다.

    “가, 르쳐… 줘.”

    차이석은 한 어절씩 단호히 찍어 말했다.

    “가.르.쳐.주.세.요, 선.생.님.”

    차이석이 허리를 추어올리며 잘게 회전운동을 했다. 고양이의 상체가 무너지며 구멍을 힘껏 조였다.

    질퍽한 압력에 차이석은 지독한 사정감을 억누르려고 고양이의 옷을 씹었다. 사랑스러운 동물은 힘겹게 고개 돌려 마노 섞인 눈동자로 차갑게 쳐다보았다.

    모두 고양이가 자초한 일이다. 이렇게 매혹시키니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은가.

    “…가, 르쳐…… 주, 세요.”

    발가락에서 목덜미까지 고양이의 피부가 붉게 달아올랐다. 녀석은 차이석의 채근에 마지막 단어를 매듭지었다.

    “선, 생님.”

    차이석은 하마터면 그대로 쌀 뻔 했다.

    인내심의 한계에 달한 건 오히려 이쪽이었다. 만약 그게 현실이었더라면 분명히 그러했을 것이다. 폭주하는 망상은 자력으로 컨트롤하는 선을 넘어섰다.

    차이석은 다시 러그 위에 엎드려 문제지에 몰두하고 있는 야바를 외눈으로 훔쳐보았다. 머리에서 목덜미와 유연한 등을 따라 꼬리 끝까지 시선으로 쓸어내렸다.

    눈길을 느낀 고양이가 올려다보았다. 자신의 표정이 어쨌는지는 모르나 고양이는 굳은 얼굴로 일어나 손을 뻗었다. 보드라운 고양이 젤리가 차이석의 이마를 꾹꾹 눌렀다.

    “머리, 아파?”

    눈꼬리가 찢어져 성질 나빠 보이지만 마냥 발톱만 세웠다면 이렇게 애끓지도 않았다.

    차이석은 녀석을 잡아당겨 무턱대고 입술부터 찾았다. 고양이는 어찌할 겨를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다가 곧이어 방울 같은 울음소리를 들려주었다.

    차이석은 연신 앞으로 쓰러지는 녀석의 상체를 옥죄고 아찔한 곳으로 자신을 밀어넣었다. 야바의 셔츠를 씹으며 허리를 쳐올렸다.

    하루에 몇 번을 해도, 녀석은 매번 다른 패턴으로 유혹해왔다. 마약 한 알 없이도 수렁 같은 환각에 빠진다. 이렇게 단기간 동안 완벽하게 자신을 충족시켰던 쾌락은 없었다.

    차이석은 과외 선생 역할을 마친 뒤 고양이에게 먹이를 먹였다. 그리고 차이석은 고양이를 먹었다.

    지쳐 쓰러진 녀석에게 그루밍을 해준 다음 털 손질과 발톱 정리를 해주었다. 고양이 눈에 들어간 속눈썹을 혀로 핥아 꺼내주고, 다른 곳을 좀 더 핥은 뒤 욕실에 들어갔다.

    이렇게 몸을 움직이는 건 자신인데, 정작 성가셔하는 건 고양이였다.

    그러나 고양이가 애교 없다는 건 전혀 모르는 소리.

    녀석은 간혹 꾸는 악몽 때문에 새벽녘에 잠투정을 할 때가 있다. 비몽사몽 간에 칭얼거리는 녀석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면 곧잘 편히 잠든다.

    가끔 일부러 무시하면 녀석은 잠이 덜 깬 눈으로 제 머리를 차이석의 손바닥에 들이밀며 부비적거린다. 그러다 품으로 파고들어 깊이 잠들곤 했다.

    거실 불을 모두 끄자 비상등이 들어왔다. 집은 아늑한 조명으로 수면 준비를 마쳤다. 이로써 하루 일과를 마감한다.

    고양이는 저녁까지 곁에서 남은 숙제를 하다가 지쳐 잠들었다. 차이석은 뻐근한 목을 앞뒤로 스트레칭한 뒤 침실로 향했다.

    침실로 가는 길에 걸음을 멈췄다. 순이가 침실 문 앞에 버티고 있었다.

    잊고 있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을 말이다.

    순이는 목을 세운 채 침실 문고리에 머리를 감아 열려고 시도했다. 저 문고리를 잡아 뜯고 도어락을 장착해야겠다. 녀석이 아무리 보통 뱀보다 뛰어나다지만 비밀번호를 누르진 못할 테니.

    기척을 느낀 순이가 공격적으로 머리를 세웠다. 얼마 전 공수해준 암놈을 거부한 뒤 녀석은 더욱 고양이에게 집착했다.

    우선 저 혓바닥부터 뽑아내면 방향 감각을 상실할 것이다. 차이석은 녀석의 목을 비틀어 주둥이를 벌어지게 했다.

    성체가 된 녀석은 이제 완력이나 크기가 만만치 않았다. 순이의 이빨이 그의 살갗에 박혔다.

    차이석은 혀를 찼다. 뱀 이빨 자국이 그득한 목덜미를 벽면 거울에 비쳤다. 목덜미는 물론 팔뚝에서 손바닥까지 길게 찢겼다. 독사였다면 시체가 됐어도 남았을 것이다.

    피를 닦은 거즈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주부습진에 좋은 로션을 손마디 구석구석에 펴발랐다.

    차이석은 잠열이 남은 눈으로 고양이를 내려다보았다. 고양이는 바깥의 전쟁에는 아랑곳없이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다.

    꼬물거리는 새끼 고양이가 누워 있는 침대로 기어들어갔다. 말아 쥔 고양이 앞발에 손가락 하나를 쑥 밀어넣었다. 부드러운 젤리가 손가락을 살며시 조였다.

    차이석은 극세사 같은 녀석의 머리카락을 씹었다. 남은 손으로 고양이가 입은 바지를 벗겼다.

    차이석은 미간을 구기며 짙게 한숨 쉬었다. 자신의 요구를 무시하고 녀석은 이렇게 번번이 속옷을 입었다.

    차이석의 얼굴이 백합과 잘 어울리는 허벅지를 따라 내려가 엉덩이 언저리에서 멈췄다. 머리가 어찔할 만큼 자극적인 향을 풍기는 식물의 곡선을……

    야바의 팬티 중앙을 젖히자 아담한 고환이 드러났다.

    입에 품었다. 보드라운 질감이 혀에 감겼다.

    “으……”

    녀석이 가랑이를 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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