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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마毒魔 [email protected]오수정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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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환생. #

    1.환생.

    간질거리는 기분에 눈을 떴다.

    “아! 노, 녹두야! 드디어 눈을 떴구나!”

    “······.”

    몸이 무겁고, 기분이 몽롱하다. 주변의 축축하고 눅눅한 느낌은 썩 좋은 것이 아니었다. 때문에.

    덥석!

    “커, 커헉-”

    “···누구야.”

    나는 기분이 나빴다.

    “나, 나야··· 케엑- 켁- 오, 오굴··· 만석이···.”

    단번에 손을 뻗어 녀석의 목을 움켜잡았다. 누워있는 상태에서 갑작스레 기술이 들어가니 녀석은 아무 대응도 못하고 약점을 내어주고 말았다. 이제, 여기서 조금만 더 힘을 주면 녀석의 목이 분질러지겠지.

    그런데···.

    “뭐?”

    “콜록- 콜록- 야, 야 이 미친 새끼야! 갑자기 왜 그래! 죽을까 봐 걱정해준 게 누군데!”

    이상한 점에 녀석의 목에서 손을 떼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금 작아진 내 손을 바라보았다. 그래, 이상했다.

    ‘작고··· 앙상해졌어?’

    마치 보잘것없는 어린아이와 같은 손이다. 덕분에 나는 저절로 얼굴을 우그러뜨렸다.

    “거울.”

    “뭐?”

    “거울!”

    “이, 이런 곳에 그런 비싼 물건이 있을 리 없잖아! 녹두야, 너 괜찮아? 아파서 머리가 이상해 진 거야?”

    지금의 내 상태를 보기 위해 눈앞에 보이는 녀석에게 거울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아니, 거절보다는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이 분명했다.

    보라, 땟국이 줄줄 흐르는 얼굴에 앙상한 외형은 피죽도 못 얻어먹은 녀석처럼 보였다. 게다가 넝마를 두르고 있는 꼴은 가관 그 자체.

    그런 녀석이 어떻게 거울을 가지고 있겠는가.

    게다가.

    스윽-

    “여긴··· 어디냐.”

    “야아···.”

    “어디냐고.”

    “무, 무섭게 왜 그러냐. 산서! 광산! 동굴! 기억 안 나?”

    “산서··· 광산? 동굴?”

    “그래, 광산. 여기는 네가 그동안 누워있던 동굴이고.”

    광물을 캐내는··· 그 광산 말인가?

    촤악-!

    “빨리빨리 서둘러라!”

    “끄응- 예이!”

    “이러다 날 밤새우겠다. 이 자식들아!”

    깡- 깡!

    “읏샤!”

    “끙차!”

    깡- 깡!

    주변을 보니 여러 곳 동굴이 보이고 이리저리 뭔가를 나르고 곡괭이를 가지고 여러 번 벽을 내리찍는 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또 그런 그들을 다그치며 채찍을 내리긋는 험상궂은 덩치들도 보이고.

    “너랑 나랑 광산 노예로 팔린 지 벌써 한 달이다. 한 달. 굴장에게 얻어터지고 머리를 다쳐서 정신이 나갔냐?”

    “······.”

    자신을 만석이라 소개한 요 꼬맹이 녀석이 나에게 그리 말했다. 자신들은 노예상에게 팔려 광석 노예가 되었고, 내가 굴장이라는 녀석에게 무슨 이유로 얻어맞아 사경을 헤맸다고 말이다.

    기분이 묘했다.

    내가 얻어맞아? 게다가 광산 노예? 묘한 상황에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어어? 정말 머리가 어떻게 되었나 봐. 지금 웃음이 나와?”

    “······.”

    하지만 이 황당한 이야기는 아무래도 사실 같았다. 몸속을 관조해보니, 한 줌의 내공도 느껴지지 않았고 세상도 낮아 보였으니까.

    녀석의 말대로 난 광산 노예이자 보잘것없는 어린아이 녹두이다. 그러나.

    ‘천무광.’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이름은 다른 것이었다.

    독왕(毒王) 천무광.

    독공으로 강호를 주름잡던 초절정의 무인.

    정, 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이 활보하며 독에 대해 무서움을 세상에 확실히 보여준 사내.

    말학에 작은 깨달음을 얻고 산으로 들어가 새로운 독공에 매진하다···.

    ‘죽었던가.’

    자연사.

    차분히 생각하니 그랬다. 나름 새로운 무공을 창안하고··· 독신(毒神)의 경지로 갈 수 있는 길을 조금이나마 보았음에도 나이라는 한계에 좌절하여 몸부림쳤다. 그러다 이내 현실을 받아들이고 얌전한 노년을 보냈고 자연에 이치에 맞게 세상을 등졌다.

    독왕이라는 엄청난 별호를 지닌 무인치고는 허무한 죽음.

    그리고.

    ‘어째선지 어린아이의 몸으로 깨어났다.’

    “녹두야. 너 괜찮아? 응? 괜찮은 거지?”

    “······.”

    아무래도 나는 환생을 한 모양이다.

    녹두라는 어린아이로.

    “내가 몇 살이지?”

    “뭐? 나, 나야 정확히는 모르지. 그냥 노예로 팔려 와서 광산 친구가 되고 허물없이 지낸 게 다인걸. 비슷한 또래로 보이니 나와 같지 않을까?”

    “넌 몇 살인데?”

    “올해 여섯··· 이던가? 암튼 너도나도 고아라서 나이 같은 것은 필요 없다며.”

    “내가?”

    “정말 기억 안 나?”

    “기억 안 나.”

    “허··· 이게 정말 머리를 맞고 이상해졌구나?”

    만석이라는 이놈이 퍽 충격을 받았는지 입을 쩍 벌릴 무렵···.

    캉!

    “어이, 녀석이 깨어났어?”

    “구, 굴장!”

    “빌어먹을 새끼, 그거 한 대 맞았다고 사흘을 쳐 자냐? 어이가 없어서 원.”

    “······.”

    두 사람이 앉아 있던 굴 안으로 누군가가 들어왔다. 비슷한 처지의 옷 수준이었지만, 나름 건장한 체격에 살모사 같은 눈을 가지고 있는 사내였는데 야비하게 비틀린 입술은 처음 보는 사람도 저절로 얼굴을 찌푸리게 할게 했다.

    저 녀석이 굴장? 그렇다는 것은 날 때렸다는 인간? 게다가··· 사흘을 자?

    “뭐야··· 눈 안 깔아? 아프다고 봐주었더니 어디서 눈을 부라려?”

    “······.”

    곡괭이를 지팡이 삼아 비딱하게 자세를 잡고 으르렁거리는 녀석. 보아하니 이 주변에서 힘깨나 쓰는 놈이 분명했다. 약관은 이미 넘은 지 오래고, 체격이나 기도를 보아하니 시정잡배 수준이다.

    이런 녀석에게 내가 맞아서 사흘을 누워있었다? 나야말로 어이가 없군.

    “오, 오해십니다! 지금 녀석이 머리를 다쳐서 제 장신이 아니거든요. 이 멍청이가 자기가 누군지도 모른다니깐요!”

    “뭐? 그게 정말이야?”

    “아이고- 그렇다니까요.”

    “······.”

    “쯧, 병신이 병신 됐구만. 킥킥. 뭐··· 됐다. 어이 만석이.”

    “네!”

    “알아서 잘 챙기고 일 시켜라. 알았냐?”

    “물론이요. 네, 네!”

    으름장을 놓곤 그대로 휘청휘청 가버리는 녀석. 그리고 그런 그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며 굽실거리는 만석.

    “···좆같은 새끼. 같은 처지에 힘깨나 있다고 으스대긴.”

    “······.”

    “후, 녹두야. 너 지금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기억이 안 날지도 모르겠지만. 너 굴장에게 맞고 사흘을 누워있었어. 피떡이 된 것을 간신히 살려냈다고. 그러니까 다음부턴 그런 눈으로 굴장을 보지 마. 더러워도 참는 거야. 알았어?”

    아무래도 굴장. 녀석은 우리와 비슷한 처지인데 그중에서도 상위의 계급을 지닌 인물 같았다. 그러나 내가 그런 녀석에게 굽힐까? 덤덤하게 앉아있는 내 모습에 만석은 한숨을 푹 쉬며 스스로 머리를 짚었다.

    그나저나.

    “내가 왜 맞은 거지?”

    그게 궁금했다. 물론 나는 환생을 했고 기억이 없는 과거의 인물이었지만, 아까 지나간 아무것도 아닌 녀석에게 농락을 당했다는 것이 기분 나빴다.

    나 천무광.

    받은 만큼 돌려줘야 직성이 풀리는 사내였으니까.

    # 2.긍정적으로. #

    2.긍정적으로.

    광산.

    그곳은 나라에서 운영하는 장소였다. 아무리 거부(巨富)가 발견했다 해도 광산만큼은 황제에게 채굴권을 넘겨야만 할 정도로 귀중한 곳이었으니까.

    철, 구리 등.

    그 광물로 중원의 철제무기, 각종 기구나 부품 등 온갖 것을 만드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 광산에서.

    광물을 캐기 위해, 군의 인솔 하 많은 인력이 동원되어 노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 중 대표적인 노동력 중 하나가.

    깡!

    "······."

    지금의 나와 같은 광산 노예였다. 가난에 찌들어 자신들의 부모에게 팔린 어린아이부터 여러 이유로 떠밀려온 성인들까지.

    하지만 나는 원래 광산 노예가 아니었다.

    나는.

    내 정체는.

    그러니까 내 이름은···.

    “녹두야!”

    “깡!”

    “녹두야아!”

    까-앙.

    “···뭐야?”

    묵직한 곡괭이로 지정된 구역을 내리찍던 찰나, 녀석이 찾아와 내 이름을 불렀다. 녹두. 그래··· 과거 ‘독왕 천무광’이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새로 생긴 내 이름을.

    “저, 점심이래.”

    “벌써?”

    “응.”

    “씁··· 시간 한번 빠르군.”

    뚱- 하게 말을 뱉으니, 녀석. 만석이 자신의 머리칼을 긁적이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괜찮은 거야?”

    “몸 상태를 말하는 거냐?”

    “으, 응.”

    “이 몸이 그 상태로 며칠 누워있을 사내로 보여? 웃기는 소리.”

    턱-

    한쪽에 곡괭이를 눕힌다. 적당히 손과 더럽혀진 옷을 툭툭 털고 만석에게 다가가자, 그 녀석은 괜히 쭈뼛하고 걸음을 뒤로 놀려버린다. 마치 겁을 먹은 쥐새끼처럼.

    “뭐야 그 시선은?”

    “역시 이상해. 내가 알던 녹두는···.”

    “네가 알던 녹두는. 뭐?”

    “언제나 힘이 없고··· 주눅 들어··· 가끔 말도 더듬거리고···.”

    “한 마디로 찌질했군.”

    “그래! 바로 그거. 찌-”

    “······.”

    “아, 아니. 지금의 네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아오,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자리에서 일어난 지 사흘이 지난 시점이다.

    나의 친구라는 만석은 지금의 몸. 그러니까 원래의 녹두와 나 천무 광과의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중이었다. 왜냐?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다르니까. 그것을 떠나더라도 완전히 다른 영혼이었으니까.

    “기억을 잃었다고 했잖아. 바보냐?”

    “바, 바보 아니거든!”

    “숫자도 제대로 못 세던데? 어떻게 하나 다음에 넷이 나와?”

    “그, 그건 제대로 못 배워- 아니··· 그 전에 넌 어떻게 갑자기 똑똑해 진 건데.”

    “기억을 잃었다가 똑똑해졌나 보지.”

    기억을 잃었다.

    그래 그거면 된다. 그거면 모든 것이 설명되지. 아니, 애초에 거지 몰골 광산 노예 애송이에게 누가 신경이나 쓸까? 이곳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저 많은 노예 중 하나··· 그뿐이었다.

    “끄응···. 그, 그럴 수도 있나? 성격도 바뀐 것 같고··· 으으 아으 모르겠다. 진짜.”

    이가 잔뜩 있는 자신의 머리칼을 사정없이 긁어대는 녀석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고개를 젓곤 자리에서 벗어났다. 뭐, 이내 만석이 녀석이 아차! 하며 내 뒤를 졸졸 따라왔지만.

    “야! 같이 가.”

    “그래서 천천히 걷잖아.”

    “아, 아무튼 네가 너무 바뀌어서 적응이 안 된다고. 뭐랄까··· 조금 무섭기도 하고.”

    그럴 만도 하다. 나는 독왕이었으니까. 독으로 중원 무림을 벌벌 떨게 한 절대 고수 중 한 명이었으니까. 모든 것을 잃은 몸일지라도 범상치 않은 기운은 남아있으리라. 그리고 그것이 만석이에게 영향을 준 것이고.

    나는···.

    ‘다시금 되찾는다.’

    다시금 되찾을 것이다. 과거의 힘. 능력. 모든 것을.

    ‘아니. 생각해보면 오히려 잘된 일이야. 새로운 무공을 창안했음에도 나이 때문에 막혀 좌절했던 과거에서 벗어난 거잖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니 그랬다.

    나의 새로운 무공 ‘만독지왕신공(萬毒之王神功)’. 그것은 어린 나이 때부터 갈고 닦아야 제대로 된 묘리를 얻을 수 있는 무공이었다.

    늦은 나이, 늙은 몸으로 습득을 한다고 해도 높은 경지에 오르는 기엔 한계가 있었고.

    덕분에 나는 말학에 얻은 만독지왕신공이 너무나 아까웠었다. 좀만 더 젊었더라면.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강해질 수 있을 텐데···.

    강해지고 싶다. 누구보다 강해지고 싶어.

    사내로 태어났다면, 무인이라면··· 당연한 생각 아닐까?

    그러니.

    ‘···계획은 시작되었다.’

    나는 녹두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다시금 강호로 나가 과거에 못 이룬 천하제일인 이 될 것이다. 그것이 내 새로운 생의 꿈.

    뚝-

    “그나저나.”

    “응?”

    “그것은 찾았어? 일하면서 확인하라고 했었잖아. 왜 소식이 없어.”

    갑작스레 멈춰선 나의 모습에 흠칫한 만석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입술을 오물거렸다. 그리고 그 모습에, 나는 날 선 눈빛을 보이며 몸을 돌렸다.

    “찾기야··· 했지. 그런데 그걸로 뭘 하려고?”

    “뭘 하든 상관 마. 다친다.”

    “치- 뭐냐. 이 넓은 광산에서 찾으려고 노력한 사람에게···.”

    녀석에게 말한 ‘그것’이란.

    “광산에 판 굴을 지탱하기 위해 군에서 목제를 이곳으로 가져왔는데. 거기에 이름 모를 버섯들이 잔뜩 자랐더라. 설마 산속도 아닌 이런 곳에서 버섯을 보게 될 줄은 몰랐어. 근데, 옆에서 나르던 장 씨 아저씨가 그러던데 보기만 하고 만지지도 말고 먹지도 말래. 모르는 버섯 중엔 독도 있다던데?”

    “그렇군··· 조심해야겠네.”

    바로 버섯.

    그중에서도 독버섯이었다.

    내가 자리를 털고 가장 먼저 찾은 것이 바로 독이었는데. 이유는 당연 독공을 익히기 위해서였다.

    독공.

    그것은 일반적인 무림의 무인들이 익히는 무공과는 차별성이 컸다. 독을 만지고, 먹고, 바르고··· 평범한 사람이라면 절대 하지 않는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는 자학적인 무공이니까.

    물론 독을 바른 암기를 사용하는 독공도 존재하지만.

    ‘나는 달라.’

    사실 그것은 독공 중에서도 하수에 속하는 것이었다. 독공이라면··· 독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라면.

    ‘온몸이 무기가 되어야만 한다.’

    자신만의 몸을 만들어야만 한다.

    그것이 독인이 되기 위한 첫 번째 길.

    ‘게다가 중원에 있는 독 중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것중 하나가 바로 버섯.’

    독약을 들이켜는 방법도 있었지만. 나는 자유도, 돈도 없었으니까. 게다가 만독지왕신공을 빠르게 익히기 위해선 자연 독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선택지였다.

    벅벅-

    “기억이 안 나니까 제대로 설명을 해줄게. 우리가 자고 일어나는 곳은 오굴. 일굴, 이굴- 이런 식으로 나뉜 곳인데 우리는 맨 끝 동굴인 오굴에서 생활해.”

    “다섯 번째 굴. 이번엔 수를 틀리지 않았네.”

    “시, 시끄러워. 아무튼. 그 오굴의 대장인 굴장이 표차.”

    점심식사.

    ···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허여멀건 죽 한 바가지를 배식으로 얻어온 우리 두 사람이었지만, 이것만 하더라도 감지덕지라는 표정으로 작은 손을 사용해 퍽퍽 퍼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기억을 잃었다니 만석 나름대로 불쌍한 마음이 생겼던 모양이지? 아니면 이 광산에서 똑바로 살라는 뜻이던가.

    스윽-

    “저기 보이지? 다른 굴장들하고 같이 식사하는 모습.”

    “저 다섯 말이지?”

    제각각의 생김새를 가진 사내들. 그들은 다른 노예들과 다르게 번지르르하게 생긴 것이 눈에 확 튀었다. 대부분이 험상궂은 얼굴들이었는데, 오굴의 장인 표차는 험상궂은 것보다는 얍삽하게 생긴 인물이었다.

    그리고 나는 저런 인물에게 맞아 사흘 동안 사경을 헤맸다지?

    “분명, 그저 심심해서 나를 때렸다고 했던가?”

    “쉿- 그건 잊어 녹두야. 아무리 화가 난다 해도 여기선 꾹 참고 지내야 해. 안 그러면 지난번처럼 너만 다쳐.”

    “그런데, 어째서 저 녀석들은 우리와 때깔부터 다른 거냐? 어디서 씻기라도 하는 거야?”

    만석이는 죽이 묻은 입술을 지저분한 소매로 스윽 닦은 다음 내게 말했다.

    “다르지. 우리와는 달라 저들은.”

    “그게 무슨 소리야?”

    다르다라. 과연 무엇이 다른 걸까?

    물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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