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어]닭뼈의 왕자님 - 9

193일전 | 249읽음

젖은 낙엽이 걸음의 진행을 방해했다. 열 걸음에 한번은 넘어지다시피 하며 송지언은 걸었다. 당장 주저앉고 싶었다. 너무 힘들어서 지금 이 순간 비를 피할 지붕과 몸을 덥혀줄 뜨거운 물만 있다면 평생을 짐승처럼 살아도 상관없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떠나온 움집마저 그리워지려 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여기서 멈추면, 더 이상은 자신을 온전히 지킬 수 없다는 예감 때문일까. 그의 분투는 실로 초인적이었다.



억겁의 시간이라도 흐른 듯 했다.



하늘이 그의 노력을 가상케 여겼는지, 송지언은 점차 잦아드는 빗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바람은 여전히 거셌지만 그것도 점점 수그러드는 기분이었다. 태풍이 지나가는 모양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두터운 구름이 날뛰는 바람에 찢기에 어지러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빗소리에 가려있던 큰 물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낙엽과 빗물에 주르르 미끄러지다시피 해 엉덩이로 비탈을 내려가 큰 나무를 붙잡고 멈춰선 송지언은, 탁류가 거세게 흐르고 있는 계곡을 보았다. 송지언은 이것이 사내의 산과 구미호가 산다는 산- 그 길이 있는 산을 가로지르는 골짝의 계곡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얼핏 보기에도 계곡은 도저히 건널 수 없을 만큼 물이 불어나 있었다. 송지언은 포기하지 않고 건널 수 있을 만한 곳을 찾아 계곡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계곡이 가파르고 깊어 몇 번이나 비탈을 오르내려야 했지만, 폭이 좁은 곳의 물은 너무 거셌고, 그나마 물의 흐름이 약한 곳은 폭이 너무 넓었다.



다친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몸에 소름이 오싹오싹 끼쳐왔다. 거의 나은 발목조차 시큰시큰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지만 도망가겠다는 열망이 그런 고통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어느 샌가 주변이 어둑해지는 것에 송지언은 하루해가 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더불어 종일 정신없이 산을 헤매고 구르고 다치고 한 탓에 자신의 체력이 바닥났음을 깨달았다. 송지언은 울고 싶은 기분을 느꼈다. 이리 헤맸는데 저편으로 건너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단 말인가. 해가 지면 꼼짝없이 발이 메인다. 산 중에서 밤을 새는 정도의 고초야, 사내에게서 도망갈 수만 있다면 아무 상관없었지만 사내의 영역인 이 쪽 산에서는 싫었다. 이 산에 있는 한 그는 여전히 사내의 손아귀 안에 있는 것이다. 송지언은 절망적인 상황과 무력한 자신에 좌절하여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발바닥에 난 상처와 멍, 그리고 박힌 가시 때문에 딛는 걸음걸음이 고통스러웠다. 송지언은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몇 번이나 생각했다.



완전한 어둠이 내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기 일보직전이었다. 송지언은, 하늘이 그를 가엾게 여겨 내려준 동아줄을 보았다.



계곡위에 나무가 쓰러져 있었다. 송지언은 허겁지겁 그곳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하늘이 내려준 동아줄은 썩어 있었다. 이 태풍에 쓰러진 것이 아니라 썩어서 오래전에 쓰러진 모양이었다. 속은 텅 비어있었고 온통 버섯과 이끼가 나무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나마도 계곡 저편에 닿은 것은 힘없는 잔가지들뿐이다. 더군다나 거친 탁류 속에 반쯤은 잠겨있어, 뒤에서 맹수가 쫓아온다 하더라도 몸을 내던질 수 없을 정도로 안전해보이지 않았다. 나무는 당장이라도 거센 물살에 산산조각 나 버릴 것 같았다. 사방까지 어둡고, 물의 깊이가 얼마가 되는지도 모르니 자칫하면……



송지언은 망설였다.



허나, 송지언은 오래도록 망설일 수 없었다.



처음에는 정말, 짐승인가 했다. 저쪽 계곡 위의 높은 바윗돌에서 두 개의 안광이 번쩍번쩍 했을 때는 비 때문에 배고픈 짐승이 나타난 것인가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짐승보다 더 무서운 것이었다.



사내였다.



“너!”



너…! 너…! 너…!



사내의 목소리가 천둥 같은 물소리를 뚫고 쩌렁쩌렁 메아리를 울렸다. 송지언은 무서워서 머리털이 쭈삣 서고 등골이 오싹한 것을 느꼈다. 오금이 저리며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시커먼 그림자로 보이는 사내가 비호처럼 몸을 날려 숲으로 뛰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자신을 잡으러 오는 것이다!



송지언은 썩은 나무위로 기어 올라갔다. 가까워지는 커다란 물소리와, 어둠 속에서 허옇게 일어나는 물거품이 무서웠지만 그보다는 사내가 더 무서웠다. 이 물살이 부수는 것은 자신의 몸이겠지만, 저 사내는 자신의 몸과 마음, 정신까지 모조리 부술 테니까.



물살에 송지언의 무게가 더해지자 썩은 나무가 흔들흔들 하는 것이 느껴졌다. 송지언은 자신이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두려움과 공포, 절박함에 괴상한 신음이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허나 송지언은 그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고막을 부술 듯 위협적인 물소리와, 북을 치듯 쾅쾅 울리는 심장소리 때문에 귀머거리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뒷덜미가 오싹오싹 당기는 느낌에 뒤를 돌아보았다가 송지언은 기겁을 했다.



“히이잇!”



썩은 나무 저편에 사내가 서 있었다. 벌거벗은 상체에 진흙과 머리카락이 엉망으로 엉켜 달라붙어 있었다. 어두워 자세한 것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미친 듯 송지언을 찾아 달려왔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송지언은 허둥거리다가 그만 몸의 균형을 잃고 아래로 미끄러지고 말았다.



“으아악!”



송지언은 손을 뻗어 나무를 붙잡으려 했지만 물에 젖고 이끼가 낀 썩은 나무는 미끄러웠다. 송지언은 간신히 썩은 나무에 엉겨 붙은 풀줄기를 붙잡을 수 있었다. 어렵사리 바닥에 발이 닿았지만 거세게 흐르는 물과 울퉁불퉁하고 미끄러운 바윗돌 때문에 제대로 설 수 없었다. 입으로 물거품이 쏟아져 들어왔다.



“우읍! 푸컥!”



송지언은 어렵사리 풀줄기를 끌어 나무를 붙잡을 수 있었다. 허나 도저히 몸을 다시 위로 끌어올릴 수는 없었다.



송지언은 자신이 붙잡은 나무가 물살 때문이 아닌 이유로 흔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 일정한 흔들림에서 송지언은 무게를 느꼈다. 사내가 나무 위를 걸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윽고, 나무에 매달린 송지언에게 그림자가 드리웠다. 사내의 긴 발가락이 나무를 단단히 움켜쥐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발은 진흙과 생채기로 얼룩져 있었다. 순간 송지언은 딛고 서 있던 조금 높은 바윗돌을 놓쳤고, 물살에 떠밀려 몸이 떠올라 균형을 잃고 금방이라도 떠나려갈 모양이 되어버렸다. 입으로 마구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송지언은 사내의 기색을 살필 여력도 없었다. 당장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허나 진짜 겁에 질린 것은 사내가 크게 발을 굴렀을 때였다.



송지언은 뿌지직, 하고 나무가 부서지는 소리를 들은 듯 했다. 비명을 칠 수 있었다면 비명을 쳤을 테고, 욕설을 퍼부을 수 있었다면 욕설을 퍼부었을 것이다. 송지언은 사내가 자신을 잡으러 왔다고만 생각했지, 사내가 자신을 죽이려 하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허나 그는 얼마든지 그럴 수 있을 터였다.



송지언은 그 상황에서, 그 위급한 상황에서 자신이 사내에게 아무 쓸모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냥을 할 줄도 모르고, 음식을 할 줄도 모른다. 숲에 대해서는 무엇도 모르며, 사내가 원하는 아이도 낳아줄 수 없다. 그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육신의 쾌감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내가 도망친 자신을 구제해줄 이유가 있던가?



송지언은 사내가 다시 한 번 발을 구르자, 저도 모르게 무언가를 외치려고 입을 벌리며 발버둥 쳤다가 코와 입으로 물을 왈칵 들이키고 말았다. 이러다 진짜 죽을 것 같았다.



그때 사내가 쪼그리고 앉았다. 그제야 송지언은 물살과 공포에 흔들리는 시야로 사내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무시무시하리라고 생각했던 사내의 얼굴은 의외로 침착했다. 하지만 침울해보였다.



사내가 물었다.



“죽을 테냐?”



송지언은 또렷하게 들리는 사내의 목소리를 기이하게 생각했다.



“차라리 죽을 테냐?”



사내가 다시 물었을 때야 그 의문을 일단 젖혀두고 그 말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사내는 죽을 거냐고 물었다. 도망치면 죽는다고 틀림없이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도망쳤다. 사내는 죽는 것보다 자신과 함께 있는 게 싫으냐고 묻는 것이다. 눈앞에서 이런 탁류로 뛰어들 만큼 싫으냐고.



두말할 나위 없이 싫었다. 이것은 송지언이 선택한 것도 아니고, 원한 것도 아니다. 하늘이 자신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이런 상황에 빠트렸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 송지언은 자신이 살기 위해- 생존 욕구 때문에 사내에게서 달아났음을 자각했다. 사내 곁에 있느니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생각했었지만, 그것이 허세였음을 깨달았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다. 살아만 있으면 다시 자신을 되돌릴 기회가 올지 모르지만, 죽으면 그 기회조차도 끝이다.



돌아가야 한다. 사내에게서 도망쳐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살아야 했다.



송지언은 고개를 저었다. 저었다고 생각했다. 허나 거센 탁류와 물살 속에 잠겨 버둥거리고 있으니 의사표시를 제대로 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사내가 아예 두 발을 띄워 크게 굴렀을 땐, 자신이 고개를 끄덕인 게 아닌가 의심해야 했다.



와지직!



약속된 소음을 내며 썩은 나무가 부서졌다. 송지언은 물속으로 빠졌다. 거센 물거품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물살이 그의 온 몸을 때렸다. 물이 사정없이 송지언의 코와 입, 위장과 폐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는 속수무책으로 흘러갔다. 그런 송지언의 긴 머리채를, 사내의 억센 손이 휘감았다.






“케엑! 콜록콜록! 크업, 콜록콜록!”



물 밖으로 건져진 송지언은 시체처럼 늘어져 있다가, 배를 때리는 사내


의 손에 벌떡 일어나 물을 마구 토해냈다. 물과 침이 코를 따갑게 만들었고 고통에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송지언은 한참을 헐떡거리며 기침하다가, 자신의 머리채를 확 잡아당기는 사내의 손에 딸려가 자빠졌다. 머리가죽이 일어나는 느낌에 송지언은 비명을 질렀다.



“으악!”



나동그라진 송지언을 거꾸로 내려다보며 사내가 스산한 목소리로 물었다. 사내의 검은 눈에 불똥이 튀는 듯 했다.



“도망가지 않는댔잖아.”



송지언은 입술만 뻐끔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때, 사내의 돌덩이 같은 손이 송지언의 얼굴을 후려쳤다. 귀에서 퍽하는 소리가 나면서 왼쪽 뺨을 땅이 연거푸 때렸다.



“악!”



미처 아픔을 자각할 새도 없이 머리채를 잡혀 다시 끌려갔다. 머리채를 잡고 사내는 그것을 흔들며 송지언을 다그쳤다.



“도망가지 않는다 했지 않아!”



“그, 그만……”



“말했을 텐데, 도망가면 앞으로 네가 하는 말은 전부 거짓으로 생각하겠다고. 계속하라는 거겠지?”



철썩! 철썩! 사내의 손이 송지언의 뺨을 번갈아가며 때렸다. 젖은 살에 손바닥이 짝짝 닿았다. 곧 코피가 터졌지만 사내는 송지언의 뺨을 때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터진 코피가 온통 튀어 송지언의 얼굴은 피범벅이 되었다. 찢어진 관자놀이에서도 피가 흘러 송지언은 뺨을 맞은 것뿐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몰골이 되었다.



그제야 사내는 손을 멈췄다. 사내는 끊어져라 송지언의 머리채를 붙잡고 있었다. 고작 뺨을 때리는 것으로는 분이 풀리지 않는 것이 확실했지만 그가 맘먹고 때렸다간 송지언의 목숨이 남아나지 않을 것임도 자명했다. 사내는 씨근덕거리며 송지언의 머리채를 놓아주었다. 송지언은 실 끊어진 인형처럼 바닥에 쓰러졌다. 사내는 우와악 고함을 치며 주먹으로 곁에 선 애꿎은 나무를 후려갈겼다. 쿵! 쿵! 나무가 부르르 흔들리며 빗방울과 나뭇잎을 후둑후둑 떨어트렸다. 멀리서 보면 그 나무 주변만 지진이라도 일어난 줄 알 법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며 쓰러진 송지언은 손가락 하나 까닥할 힘도 없었다. 그래서 사내가 다시 자신에게 손을 뻗었을 때 또 맞을지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했다. 나무를 때린 사내의 손등이 시뻘겋게 벗겨진 것이 보였다.



사내는 송지언이 걸치고 있는 바지와 저고리 조각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그것을 계곡으로 던져버리고 송지언의 다리를 벌렸다. 짐승처럼 콧등이 일그러진 사내의 얼굴이 시야를 메웠다. 아무런 전희도 없이 사내는 송지언의 내부에 몸을 들이밀었다. 송지언은 눈을 크게 뜨고 입을 크게 벌렸다.



비명은 차마 소리가 되어 바깥으로 튀어나오지 못했다. 몸이 찢어지는 고통으로 내부를 맴돌 뿐이었다. 사내도 고통스러운지 짧은 신음을 내뱉었다. 그는 성기를 도로 빼고 송지언을 억지로 일으켰다. 그가 주먹을 내질렀던 나무에 기대세우고 다리를 들어 올려 나무에 붙이게 만들었다. 매미처럼 나무에 달라붙은 송지언은 다시 머리를 들이미는 귀두에 으스러져라 나무를 붙잡았다. 뻑뻑해서 도무지 안으로 들어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사내는 송지언의 엉덩이를 세게 때렸다.



“힘 빼라!”



사내의 윽박지름과 후려친 엉덩이의 아픔에 송지언이 놀라는 새, 사내는 송지언을 꿰뚫었다. 송지언은 나무껍질에 손톱을 세워 그것을 미친 듯 긁어댔다. 처음 했을 때만큼이나 아팠다. 한동안 사내가 주는 애무와 쾌감에 길들여져 있었던 만큼, 상기된 고었다. 큰 손이 송지언의 둥근 이마와 눈을 한번에 가렸다. 그래서 그가 자해를 할 수 없도록 했다. 허나 송지언은 이마에 아픔을 느끼는 쪽이 나았다. 뒤가 찢어지는 고통보다는 차라리 다른 고통을 느껴서 그것을 잊고 싶었기 때문이다. 송지언은 사내의 손바닥에 이마를 묻고 끅끅 눈물을 흘렸다. 사내는 다른 손으로 송지언의 허리를 붙잡고 천천히 빼냈다. 하지만 다시 들이칠 땐 인정사정이 없었다.



“----!”



또다시 소리가 되지 못한 비명이 송지언의 목을 막았다. 한데 끔찍한 고통 저 끄트머리에서는 희미한 쾌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다시 사내가 짓쳐들었을 때는 확실히 그것을 자각할 수 있었다.



송지언은 기가 막혔다. 이렇게 아픈데,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어째서-? 송지언이 느끼고 있다는 것을 사내도 알아차렸다. 사내의 난폭하던 허리짓이 뭉근하게 변했다. 그는 성기를 송지언의 내부에서 휘돌리며, 그의 귓전에서 잔인하게 속삭였다.



“이런 몸을 하고 어딜 가겠다는 거냐.”



사내의 성기가 천천히 빠져나가자 허리가 바르르 떨렸다. 사내의 성기가 다시 거세게 들어오자 기쁜 듯 엉덩이가 조이며 내부가 수축했다. 꾹꾹 느끼는 곳을 짓누르자 척추가 찌르르 저렸다. 송지언은 어깨를 웅크리고 사내의 손바닥에 얼굴을 비볐다. 미칠 것 같았다. 통증과 피로에 누더기가 된 몸인데도 불구하고, 쾌감만은 너무도 선연하다. 아니, 그 모든 것을 쾌감이 잊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송지언은 자괴와 기쁨이 섞인 신음을 흘렸다.



“으웃……”



“내가 길들인 몸이니 다른 자는 아무도 만족시켜 줄 수 없을 거다. 헌데 날 떠나서 어찌 살겠다는 거냐?”



“……흐으……”



“너는 도망치지 못한다. 너는 전부 내 것이다.”



사내는 송지언을 돌려 세우고 그의 두 다리를 전부 번쩍 들었다. 벌려 올린 다리를 자신의 허리에 감게 하고 아랫도리를 바싹 붙여 나무와 자신 사이에 송지언을 끼웠다. 사내가 깊숙이 안으로 들어왔다. 사내에게 체중을 싣지 않으면 나무껍질에 등이 홀랑 까질 판이었기에 송지언은 사내의 어깨에 매달렸다. 사내는 삽입한 채로 두터운 혀에 침을 듬뿍 머금어 내밀었다. 그리고 피와 흙, 눈물로 범벅이 된 더러운 송지언의 얼굴을 깨끗하게 핥았다. 관자놀이의 상처에 입술을 대고 그것을 쭉쭉 빨고는, 귓바퀴 속까지 깨끗이 청소하고 송지언의 겨드랑이에 끼운 양 손의 엄지를 내밀어 송지언의 유두를 둥글렸다. 송지언의 좁은 가슴은 사내의 두 손에 전부 잡혔고, 그 손안에서 송지언은 심지가 돋아 오른 유두의 아릿함에 입을 벌리고 할딱거렸다. 죽을 만치 피로하여 온 몸에 열이 올라 정신이 몽롱했다. 사내가 손톱으로 송지언의 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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