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어]닭뼈의 왕자님 - 10

190일전 | 285읽음

를 꾹 누르자 송지언은 움찔, 몸을 떨었고 엉덩이에 힘이 들어가며 사내의 것을 조였다. 사내는 흐읏, 하고 달아오른 호흡을 내뱉었다. 사내의 분노 역시, 송지언의 고통처럼 쾌감에 떠밀려 달아난 듯 했다. 사내는 손을 내리고 송지언의 엉덩이를 받쳐 그를 온전히 제 몸에 안았다. 송지언의 매끈한 피부를 탄력 있는 근육으로 조이며 그는 나무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삽입한 채로 걷기 시작했다. 미약한 흔들림과 걸음걸이가 만들어내는 박자가 접합을 온전치 못하게 했다. 송지언은 사내의 어깨를 끌어안고 끙끙거렸다. 그의 내부에 있는 육봉이 진동하는 느낌에 애가 타서 죽을 맛이었다. 산을 타고 걷는 사내의 움직임은 규칙적이지 못했고, 덕분에 송지언은 느끼는 부위를 스치거나 이따금 부딪치는 성기에 환장할 것 같았다. 송지언이 사내의 어깨를 깨물며 구멍에 힘을 주자 사내가 우뚝 멈춰 섰다. 사내는 송지언의 엉덩이를 꾹 쥐었지만 움직여 주진 않았다.



송지언은 크게 헐떡였다. 흐린 시야에 사내의 등 뒤로 펼쳐진 어둔 숲이 보였다. 그 어둠이 송지언의 한 조각 남은 최후의 이성마저 빨아들이는 듯 했다. 깊은 숲 속, 사방에서는 비와 풀 냄새가 났고 이따금 바람이 스치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어둠이 그들을 완벽하게 가리고 있었다. 이곳엔 사내와 그, 단둘 뿐. 누가 그들을 볼 것이고 누가 그들을 뭐라겠는가? 고통과 피로에 지친 몸은 쾌감을 제어하지 못했다. 송지언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송지언은 울먹이며 허리를 움직였다. 그러자 사내가 송지언의 엉덩이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중얼거렸다.



“도망친 주제에… 도망친 주제에…”



사내의 비난이 송지언을 찢어놓았다. 송지언은 속에서 치받혀 오르는 슬픔과도 비슷한 울분을 참지 못했다. 그는 커다란 울음을 터트렸다.



“으…… 으허어어어엉!”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울었다.



“으허어어엉!”



사내는 송지언을 끌어안고 나무에 기댔다. 송지언의 어깨를 삼킬 듯 깨물고 엉덩이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송지언의 엉덩이 사이로 그가 그토록 원했던, 혹은 원하지 않았던 육봉이 빠르고 격렬하게, 거칠고 뜨겁게 드나들기 시작했다.



“흐으으윽, 아! 으허엉, 흐읏, 흐아아.”



송지언은 울음인지 신음인지 모를 소리를 뱉어냈다. 입에서는 눈물이 줄줄 흘렀고 코에서는 콧물이 흘렀고 입에서는 침이 흘렀다. 철벅철벅, 살 부딪치는 소리가 고요한 숲속에서 요란한 가운데 사내는 혀를 내밀어 끊임없이 그런 송지언의 얼굴을 핥아주었다.



“울지 마라.”



돌에 찍히고 사내에게 맞은 것 때문에 혀가 지나가는 곳이 쓰리고 아팠다. 사내는 정성스럽게 송지언이 느끼는 부위를 어루만져주고 뒤를 치달아 한껏 쾌감을 안겨주었다. 뒤통수를 강타하는 싸한 절정에, 송지언은 그만 정신을 놓쳤다.






송지언은 다시 아팠다. 숲을 구르고 비를 맞고 물에 빠지고 맞기까지 했으니, 멀쩡한 게 이상할 것이다. 사내에게 맞은 얼굴은 썩은 호박처럼 부풀어 올랐고, 무리한 발목도 부어올라 욱신거리는 통증을 호소했다. 구르면서 돌에 찍힌 옆구리와 허벅지에는 심상찮을 정도로 시퍼런 멍이 들어 차마 건드리기가 두려울 지경이었다. 끊임없이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하여 송지언은 며칠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사내는 그런 송지언을 정성스레 간호했다. 산에서 약초를 따다가 삶아 다진 고기와 함께 주물러 먹기 좋게 완자를 만들어 주었다. 송지언이 고깃국이 물려 먹지 못하자 마와 비슷한 나무뿌리를 캐 와서 그것으로 죽을 만들어 주었고, 이따금은 달달한 산열매를 따다가 가져다주기도 했다. 사내의 그런 지극정성에 송지언의 몸은 나았지만 마음은 낫지 못했다.



송지언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한 발짝도 않고 움집 속에 틀어박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젠 사내와의 관계에서 주어지는 쾌감을 부정할 수 없었고, 때로는 자신 역시 그것을 원한다는 것을 인정했다. 허나 그런 것과는 별개로 그런 스스로를 탓하지 않을 순 없었다. 도주에 실패한 송지언은, 이젠 도리어 이 산을 나가는 것이 두려웠다. 산 중에서는 사내에게 무슨 짓을 당하든, 사내와 무엇을 하든 비난하고 책망할 사람은 자신밖에 없지만 바깥은 다르다. 자신은 이제 정상적인 삶에서 굴러 떨어져 버린 것이다. 산속에서의 일을 숨기고 아무렇지 않은 척 돌아간다고 해도, 송지언은 이제 자신이 정상적인 사람의 모양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사내와 붙어먹으며 쾌락에 뒹굴었으니, 틀림없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자신도 저 사내처럼, 짐승처럼 보일 것이다.



하도 송지언이 꼼짝을 않자, 사내는 걱정스러운 듯 송지언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아직도 많이 아프냐?”



그는 송지언의 덮고 있는 털가죽을 들치고 낫느라 누렇게 변한 멍과 부기가 가라앉은 얼굴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자신의 이마와 송지언의 이마를 동시에 짚고, 고개를 갸웃한다.



“열은 다 내렸는데. 왜 이렇게 아픈 사람 마냥 꼼짝을 않는게냐.”



송지언은 대답하지 않고 사내의 손에서 이마를 떼었다. 그리고 몸을 돌리고 누웠다. 사내는 송지언의 뒤에서 한참을 안절부절 했다. 그러다 그를 번쩍 들어 어깨에 들쳐 멨다. 송지언은 놀라서 소리쳤다.



“앗! 뭐, 뭐하는 거요!”



“이리 처박혀 있으면 나을 병도 안 낫겠다. 햇빛을 쏘이고 바람을 맞으면 훨씬 좋아질게야.”



“필요 없소! 이거 놓으시오! 날 가만 내버려두란 말이오!”



사내는 송지언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들으며 그를 업고는 산속으로 들어갔다. 사내의 어깨를 주먹으로 때리며 내려놓으라고 외치던 송지언은 자신의 행동이 별 의미가 없음을 깨닫고 피로함을 느꼈다. 그는 그냥 팔을 내리고 사내의 등에 어깨를 기댔다. 그러자 사내가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려 뱃속이 뒤틀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송지언은 멍하니 사내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며 숲을 바라보았다.



숲은 매우 울창했다. 높고 깊은 숲 바닥에는 햇볕이 잘 들지 않아 이끼가 잔뜩 끼어 있었다. 갓 자라난 어린 나무들이 그런 이끼를 뚫고 돋아나 무성한 잎사귀 사이로 스미는 한 줌의 햇살에 한껏 몸을 피고 있었다. 새 한 마리가 삐삐삐 울자, 화답이라도 하듯 여기저기서 삐삐삐 하는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바삭바삭, 수풀을 헤치고 걷는 사내는 온전히 이 숲에 녹아 있었다. 그는 느긋하게 걸었고, 지나치는 나무 하나와 바윗돌 하나까지도 모르는 것이 없는 듯 했다. 자신의 토지를 돌아보는 주인의 걸음걸이다. 이 산을 전부 제 것으로 하고 있는 맹수다웠다. 거기에서 느껴지는 것은 평화로움과 안전함이었다.



평소와는 달리 사내는 꽤 오랫동안 걸었다. 등에 업혀 있는 송지언도 피곤함을 느낄 때쯤, 사내는 산꼭대기 부근의 분지에 다다랐다.



마치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너른 분지에 키 작은 풀들이 흰 꽃을 피우고 있었고, 손에 닿을 듯 구름이 가까이 흘렀다. 발아래 겹겹의 병풍 같은 산들이 아스라했다. 산뜻한 바람이 불어 송지언과 사내의 머리칼을 흩트렸다.



사내는 꽃밭에 송지언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송지언의 곁에 주저앉아 벌렁 드러누웠다. 팔로 뒤통수를 괸 그는, 햇살이 눈부신 듯 눈을 가늘게 뜨고 그늘진 송지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꽃 수풀 속에 앉은 송지언의 검은 머리칼 위로 햇살이 데굴데굴 굴렀다.



“꽃 중의 꽃이다.”



사내가 킬킬거리며 중얼거린 적나라한 칭찬에 송지언은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 저런 칭찬을 듣고 기뻐할만한 여인네도 아니고, 자신을 이런 처지에 빠트린 자가 하는 소리니 마치 우롱하는 말처럼 들렸다. 송지언이 고개를 돌리자 칭찬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사내는 송지언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으며 말했다.



“이리 멋진 경치도 네가 있으니 널 위한 것인 것만 같다. 무엇을 가져와도 너보다 예쁘진 않겠구나.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내다. 이처럼 어여쁜 짝을 만났으니 세상천지 부러울 게 아무것도 없구나.”



계속되는 말에 송지언은 사내의 손을 뿌리쳤다.



“그만하시오.”



“왜 그러느냐?”



“그런 말로 나를 홀릴 작정이라면 소용없다는 말이오! 그런 알량한 칭찬에 속아 넘어갈 줄 알았소! 천만에! 무슨 말인들 해보시오, 내가 기뻐하나!”



사내가 손을 뻗어 송지언의 머리채를 잡고 확 끌어당겼다. 송지언은 사내의 가슴팍 위로 엎어졌다. 사내는 비웃음 비슷한 것을 입가에 걸치고 말했다.



“너 기쁘라고 하는 말이 아니다. 그저 사실을 말한 것뿐이다.”



송지언은 입술을 깨물었다.



“내 생각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말이구려.”



“어찌되었든 네가 내 짝이란 것이 중요하지.”



송지언은 사내의 가슴을 밀쳤다. 사내는 순순히 송지언을 놓아주었다. 송지언은 무릎을 세우고 고개를 묻고는 이를 세워 입술을 질근질근 씹었다. 가슴 속에서 뭉친 억울함과 분함의 감정이 크기를 불려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눈앞에 보이는 어떤 멋진 풍경도 보고 싶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주어지는 좋고 예쁜 것들은 그의 마음에 오히려 고통이 되었다. 좋은 것은 사내 품에서 별 수 없이 느끼게 되는 쾌감 하나로도 지나치게 족했다.



그런 송지언의 귀에 풀쑥 사내가 중얼거리는 말이 들렸다.



“그런데 궁금하다.”



바람이 한차례 불자, 쏴, 하고 풀잎이 파도를 쳤다.



“너는 웃을 줄 모르는 게냐?”



송지언은 팔꿈치를 붙잡은 손아귀에 힘을 꽉 줬다. 그는 억눌린 목소리로 대꾸했다.



“나를 웃지 못하게 만든 것은 바로 당신이오.”






움집으로 내려오는 사내의 분위기는 살벌했다. 송지언이 한 말에 화가 난 것 같았다. 하지만 송지언은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이 뭘 느끼든 뭘 어찌 생각하든 상관없다고 우기는 사내를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송지언은 알고 있었다. 사내가 실은 자신을 신경 쓰고 있음을. 그것이 송지언의 마음을 더 심란하게 만들었다. 송지언은 사내에게 분노 외의 다른 것을 느끼려드는 자신을 질책했다. 그는 사내가 자신에게 주었던 모욕과 수치를 곱씹으며 분노를 부채질하려 했다. 허나 그것이 사내가 의도한 바가 아니라는 것 역시 알고 있었다. 송지언은 어쩌다 사내가 이런 산속에 짐승처럼 살게 되었는지 궁금해 하며 그것을 동정하려 드는 자신의 일부분을 부정했다.



그날 밤 사내는 송지언에게 등을 돌리고 잤다. 쉽사리 잠들지 못하는지 내내 혼자 화를 삭이며 씨근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송지언 역시 그 소리에 잠들지 못했다. 그는 눈을 감고 애써 멀리 들리는 소쩍새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찾아들었다.



너무 더워서 이젠 더 이상 움집에서 잠들 수가 없었다. 사내는 짚더미를 끌어내고 그곳에 얇은 가죽을 깔아 바깥에 잠자리를 만들었다. 잎사귀가 주렁주렁 달린 나뭇가지를 여러 개 꺾어와 움집의 지붕에 엮어 그늘을 만들었고, 수시로 못을 왔다갔다하며 뜰에 물을 뿌렸다. 송지언은 못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한낮이면 거의 매일같이 못으로 내려가 사내에게 안기고 몸을 씻었다. 더워서 물속이 아니고서는 붙어있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땀을 식히기도 좋았기 때문이다.



송지언은 못의 바위에 다리를 벌린 채 앉아 있었다. 고개를 쳐드니 우거진 나무 사이로 한낮의 뜨거운 햇살이 와르르 쏟아지고 있었다. 그 햇살들이 송지언의 몸에 빛나는 얼룩을 만들었다. 거의 벌거벗고 지내다시피 하다 보니 송지언의 몸은 예전과 비할 데 없이 그을려 있었다. 하늘을 바라보던 송지언은 문득 인상을 찌푸리며 허리를 뒤틀었다. 그의 다리사이에서 송지언의 성기를 가지고 놀던 사내가 송지언이 한눈을 팔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의 고환을 잡아당겼던 것이다. 허나 송지언이 다시 아래를 내려다보자 혀를 둥글게 모아 음경을 쭉 빨아 당기며 주머니를 조물 거려 준다. 송지언은 몸을 지탱한 팔에 힘을 주면서 어깨를 움츠렸다.



“으응.”



비음을 흘리자 푹, 하고 사내가 음모에다 콧김을 내뿜었다. 촉촉이 젖은 음모에 사내는 코끝을 비비며 송지언의 남근을 꿀떡꿀떡 목안으로 빨아들였다. 그렇게 하면 송지언은 도저히 참아낼 재간이 없었다. 송지언은 활짝 벌린 다리에 힘을 주며 발가락을 한껏 오므렸다.



“으으응-! 읏!”



빨려나오는 마지막 정액 한 방울까지 깨끗이 목구멍으로 삼킨다. 사내는 절정의 여운 그 마지막까지 남김없이 희롱했다. 눈가가 발갛게 변한 송지언이 혀를 내밀고 할딱거리자, 사내가 남근을 쪽 빨아 당겨 놓고는 고개를 들어 물 밖으로 나와 송지언의 혀끝을 건드렸다. 혀끝으로 벌어진 송지언의 혀끝을 튕기고 핥으며 장난을 치더니 목덜미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확인하듯 두껍고 긴 검지를 송지언의 말랑한 입안에 밀어 넣었다. 그는 검지로 송지언의 혀를 누르고 혀뿌리를 긁고 입천장을 간질이며 송지언을 응시했다. 사내와 눈을 마주치는 것이 부담스러운 송지언은 눈을 내리깔았지만, 사내가 다른 손으로 그의 귀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날 봐라.”



송지언은 힐끔 눈을 들었다가 다시 시선을 피했지만, 사내가 송지언의 귀를 꼬집었다. 송지언은 어쩔 수 없이 사내를 바라보았다. 아주 미미한 미소를 입에 띈 사내는 여전히 송지언의 입 안에 손가락을 넣어 혀를 주물럭거리고 있었다. 손가락이 두 개로 늘었다. 그것으로 혀를 꼬집고 잡아당기다 입 안의 부드러운 점막을 살살 긁었다.



“축축하고 말랑거리는 것이 야하다.”



손가락을 뺀 사내는 그것을 송지언의 유두로 가져갔다. 젖은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만지작거리다가 송지언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짓누르며 둥글렸다. 송지언의 눈동자가 흐려지자, 사내가 송지언에게 입술을 겹쳤다.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번갈아 빨던 입이 송지언의 입을 크게 덮었고, 두툼한 혀가 송지언의 입안으로 밀려들어왔다. 그의 손가락이 누볐던 곳을 혀가 한 번 더 확인한다. 송지언의 것이 틀림없는 신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영역을 확인하듯 구석구석 안가는 곳이 없다. 긴 혀가 송지언의 목구멍 속으로 쑥 들어갔다가 빠져나오며 얌전한 송지언의 혀를 끌어냈다. 그리고 자신의 입안으로 가져가 빨아댄다. 송지언의 혀에서 나온 침이 꼴딱꼴딱 소리를 내며 사내의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그 와중 사내는 송지언의 눈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농염하고 달콤한 입맞춤과는 달리 송지언을 살피듯 주의 깊은 눈동자였다. 송지언은 입천장을 사르르 훑는 사내의 능란한 혀 때문인지, 아니면 최면이라도 거는 듯 검은 눈동자 때문인지 허리가 녹진한 것을 느꼈다. 사내의 혀가 입안을 한번 훑을 때마다 몸에서 힘이 쭉쭉 빠져나갔다. 사내가 입술을 떼자 침을 모조리 삼킨 사내와는 달리 송지언의 입안에 고여 있던 침은 그대로 아래에 주르륵 흘러내렸다. 사내는 송지언의 젖은 입가를 훔쳐 다시 유두를 문질렀다. 두 손으로 동시에 유두를 둥글리며 송지언에게서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유두를 튕겨 올릴 때마다 떨리는 송지언의 입술과, 이따금씩 옆구리를 쓸어줄 때 토해져 나오는 한숨, 그리고 점점 더 축축하게 젖어 들어가는 눈동자와 유혹하듯 끝이 빠져나온 분홍색 혀 같은 것들을 샅샅이 관찰했다. 그 시선이 하도 집요하여, 송지언은 이제는 흐려져 버린 부끄러움을 새삼 느꼈다. 시선을 피하지 못하게 하는 사내의 행동 때문이었다.



송지언은 낮게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뭘 그리 보는 거요.”



“널 본다.”



송지언은 한숨을 쉬며 또 물었다.



“내가 그리 예쁘오.”



사내가 싱긋 웃었다.



“예쁘다.”



그리고는 부족하다는 듯 덧붙였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어여쁘다.”



사내가 바위위에 앉은 송지언을 아래로 끌어내렸다. 발을 내딛기가 애매하여 송지언은 사내의 허리에 다리를 감았다. 그리고 물속에서 천천히 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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