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어]닭뼈의 왕자님 - 1

128일전 | 739읽음



닭 뼈의 왕자님





루어스는 작고 말랐다. 툭 치면 그대로 부러질 것같이 가는 팔다리에 뼈밖에 남지 않은 몸뚱이였기에 식당의 주인이며 오가는 사람들은 그를 닭 뼈라고 불렀다. 식당의 주 요리가 닭구이인 탓도 있었을 것이다. 도시에서 제법 큰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제퍼든은 10년 전 어린 소년을 동전 다섯 개와 남은 음식 한주머니에 샀다. 여덟 살짜리, 그 나이대의 활기라곤 찾아 볼 수 없이 피폐한, 말도 제대로 못하는 고아를 끌고 다니며 구걸을 시키던 노인은 닭 한 마리 값어치에 아이를 팔았다. 처음에는 그래도 제법 귀엽다 해줄 수 있었던 외모는 점차 살이 빠지고 비썩 말라 정말로 닭 뼈처럼 볼품없이 변해갔다. 잡일에 마구 부려먹어진 지 벌써 10년 째였지만 그는 상처투성이의 손에 제 몸값조차 쥐질 못했다.



식당은 항상 붐볐다. 유명한 상로에 걸쳐져 있는 도시에는 드나드는 사람들도 많았다. 도시 사람들도 이따금 들르긴 했지만 주로 상인과 그들이 부리는 짐꾼, 용병 등이 식당을 찾아왔다. 널찍한 1층짜리 식당은 음식 냄새와 술 냄새로 가득 차있었다.



"닭 뼈! 창가 두 번째 테이블!"



주방에서 갓 만들어진 요리와 나무잔 가득한 술이 쉴 새 없이 내어졌다. 나이는 열여덟 성인이나 몸집은 훨씬 작은 루어스는 비틀거리며 무거운 쟁반을 날랐다. 그래도 식당인지라 음식 찌꺼기만으로도 배 곪을 일은 없었지만 워낙 혹사당해온 탓에 얼핏 보기에도 허약한 몸이었다. 하루 종일 온갖 일에 부려질 뿐만 아니라 손님이 많을 적에는 며칠간 눈 한 번 못 붙인 적도 더러 있었다. 그럼에도 주어지는 것이라곤 버려지는 음식과 창고 구석의 잠자리뿐이었다. 고작 그만큼의 주어짐에도 루어스는 만족해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녔는지 까맣게 몰랐기 때문이었다. 노인에게 끌려 다녔을 때부터 굶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한줄 알란 소리를 들어온 탓도 있다.



"닭 뼈! 입구 왼쪽 테이블!"



둥근 쟁반에 커다란 나무잔 다섯이 얹혀 나왔다. 식당이긴 하지만 술집 못지않게 술의 소비량이 많다. 술에 취하면 자연히 거친 행동들이 많이 나왔기에 술의 소비량이 많다. 술에 취하면 자연히 거친 행동들이 많이 나왔기에 잔은 대부분 나무로 된 것이었다. 루어스는 제 몸무게의 삼분의 일은 넘직한 쟁반을 힘겹게 들고 입구 쪽으로 향했다. 세 명의 남자가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미 얼큰하게 취한 그들이 내려놓아지는 술잔을 보고 돌연 벌컥 화를 냈다.



"뭐야! 왜 다섯 잔이야!"



"어, 어…."



루어스는 글도 모르고 말도 어눌했다. 당황해 말을 잇지 못하는 그의 모습에 무시당했다고 생각한 용병이 다짜고짜 주먹을 내질렀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얼굴을 정통으로 맞은 루어스가 바닥을 뒹굴었다. 부러진 코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나왔다. 입술도 찢어졌다.



"이 빌어 처먹을 새끼가! 감히 내 말을 무시해! 분명 여섯 잔을 가져오라 했는데 다섯 잔? 오라, 네놈이 처먹었구나!"



재빨리 살려달라고 빌기라도 했으면 이쯤에서 끝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얼굴이 너무 아파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귀에는 윙윙 먹먹한 소리만이 맴돌 뿐이었다. 루어스는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끙끙거렸다. 그 비썩 마른 몸에 거친 발길질이 가해졌다.



"억! 컥!"



"도둑 새끼! 귀가 먹었냐!"



구경꾼은 많았지만 도와주는 사람은 하나 없었다. 칼을 찬 주정뱅이다. 맨손의 남자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것이라면 이미 식당의 다른 하인들이 내쫓았을 것이다. 하지만 무장한 용병에 맞고 있는 자는 닭 한마리 값에 산 잡일꾼이다.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구해줄 필요가 없었다. 바닥이 피투성이가 되고도 한참을 더 발길질을 가하던 용병이 겨우 분이 풀린 듯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그는 물론이고 동료 용병들도 아무 일 없었다는 태도였다. 식당의 하인들 중 한 명이 기절한 루어스를 구석으로 끌어다 놓았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가 좀 더 튼튼했더라면 모를까, 비실비실 허약해 별 쓸모도 없었다. 게다가 이젠 너무 커버렸다. 공식적으로 노예제는 없었기에 혹여라도 이제껏 일 한 대가를 치르라 하면 곤란해진다. 어린애라면 돌봐준다는 명목이라도 있지만 열여덟이면 독립이 가능한 성인이다. 슬슬 쫓아낼 생각이었기에 마침 잘되었다 싶기도 했다.



"으으으…."



미약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지만 아무도 루어스를 신경 쓰지 않았다. 퉁퉁 부운 얼굴에 팔다리가 죄다 부러졌다.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상 혼자서는 움직이기도 힘든 불구가 될 것이다. 식당 주인은 장부를 넘기며 밤이 깊으면 적당히 내다버리라 해야겠다고 중얼거렸다. 그때 로브를 입은 중년 남자가 식당 주인에게로 다가가 나직이 말했다.



"이보시게."



"예, 손님."



"저 소년 말이야. 버릴 거라면 팔지 않겠나."



식당 주인의 목소리도 남자 못지않게 낮아졌다.



"사람을 사고파는 것은 불법입니다만."



"저대로 주면 어차피 죽어. 동전 서른 개 주지."



식당 주인은 길게 생각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동전 서른 개도 벌고 시체 치우는 수고도 덜었다. 그는 조금이나마 루어스를 기특하게 생각했다.



"아이고, 세상에 이렇게나 친절하신 분이 또 계실까. 오갈 데 없는 고아 놈을 치료까지 해주신다니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식당 주인이 일부러 소리 높여 말했다. 로브의 남자는 사람 좋은 웃음을 흘리며 동행한 젊은 남자에게 루어스를 데리고 오라 손짓했다. 동전 서른 개가 슬쩍 넘겨졌다. 만족스러운 거래였다.






* * *






고리온 학파는 마법과 의술의 융합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초창기 때부터 인간을 비롯한 온갖 생물들로 실험을 해 온 덕에 어지간한 명의보다 고리온 학자의 솜씨가 더욱 뛰어났다. 허나 노예제가 폐지되며 인체실험이 불법화되자 그들은 동물실험만을 하는 진보파와 인체실험을 고집하는 보수파로 나뉘어졌다. 전자는 학문의 발전은 더디어졌을망정 여전히 환영받았지만 후자는 어둠속으로 숨어들 수밖에 없었다. 보수파들은 인적 없는 곳으로 숨어들어 불법적으로 실험용 노예 아닌 노예를 사들였다. 공식적으로는 노예제가 사라졌다고 해도 여전히 돈만 있으면 인간도 살 수 있는 세상이었다.



거의 죽어가고 있는 마른 몸이 바닥에 던져졌다. 아직 호칭 없는 수습 학자인 세온이 스승의 로브를 받아 들며 물었다.



"실험체입니까?"



동전 서른 개에 루어스를 사들인 학자, 다이온이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쓰고 버릴 거니 숨 줄만 붙여 놔라."



뼈밖에 안 남은 루어스는 실험용으로 영 쓸모가 없었다. 동전 서른 개의 값어치야 충분하고도 남겠지만 비싼 시약과 주문을 쓰기에는 아까웠다. 저런 비썩 마른 몸으로서야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기도 전에 못 견디고 죽어버릴 게 뻔하다. 그러니 굳이 힘들여 치료해 줄 필요도 없었다.



"예, 알겠습니다."



다이온은 그대로 제 실험실로 내려갔다. 옷걸이에 로브를 걸어 둔 세온의 시선이 정신을 잃은 채 끙끙대는 루어스에게로 향했다. 피투성이에 구겨진 작은 몸뚱이가 그냥 내버려 두면 반나절도 못 버틸 것처럼 보였다. 스승은 숨만 붙여 놓으라고 했지만…



"어디보자… 그래도 내상은 생각보다 심하지 않네."



고된 노동에 단련된 덕인지 겉보기에 비해 속은 생각이상으로 튼튼했다. 그래봐야 보통 사내보다는 못했지만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 같은 모양새 치고는 괜찮았다. 이 정도면 수습 학자라 해도 치료하기 어렵지 않을 듯했다. 부러진 뼈를 맞춰 붙여주고 수혈을 조금 해준 뒤 간단한 치료마법 한 번이면 끝. 견적을 내어 본 세온은 루어스를 자신에게 주어진 임시 실험실, 골방에 가까운 곳으로 옮겼다.



"겉보기엔 다 죽어가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멀쩡히 살려내면 스승님도 조금쯤은 칭찬해주시겠지?"



실험용 산사람을 구하기가 예전보다 힘든 시절이다. 그러니 허약한 몸뚱이라 해도 조금이라도 더 쓸모 있게 되면 그의 스승도 기뻐할 것이다. 세온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축 늘어진 작은 몸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곧장 눈을 뜨기가 무서웠다. 정신이 들고, 온 몸이 욱신욱신 아팠으나 루어스는 웅크린 그대로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또다시 발길질이 날아들지 않을까 무서웠다. 지금은 잠잠하지만 괜히 움직였다간 다시금 매타작을 당할지도 모른다.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란 그저 꼼짝 않고 웅크리는 것뿐이었다. 누군가가 일을 시키기 전까지는 얌전히 있어야만 한다. 가끔 이렇게 무서운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식당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만 한다면 아무 문제없는 평화로운 날들이 지속되었으니까. 식당 밖에 세계를 아예 모르는 루어스로서는 고되게 부려 먹히지만 굶지는 않는 하루하루가 평범하고 행복한 나날이었다.



"야, 너. 뼈다귀!"



젊은 , 조금은 어린 목소리에 루어스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낯선 방이다. 책과 알 수 없는 도구들이 가득했다. 당황하는 그를 세온이 발끝으로 툭툭 쳤다.



"일어나봐."



루어스는 비틀거리면서도 일어나 섰다. 부러졌던 다리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긴 했지만 움직이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멀쩡하게 서는 그의 모습에 세온이 싱긋 웃었다.



"완벽해! 몸 멀쩡하고 병도 없었고, 이 정도면 한 달쯤 잘만 먹이면 충분히 쓸 만하겠는걸."



살 한 점 없이 가죽과 뼈만 남은 허약한 외양에 비해 별 이상은 없었다. 영양보충만 좀 하면 막 쓰고 버릴 것에서 그럭저럭 쓸 만한 것으로 변할 듯했다. 칭찬을 들을 기대에 찬 세온이 멍청하게 서 있는 루어스를 향해 손짓했다.



"따라와라."



산 속 동굴과 그 지하에 마련 된 고리운 보수파 연구원은 총 3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지상은 천연동굴처럼 꾸며놓은 입구에 불과했고 1층이 숙식시설, 2층이 연구실, 가장 아래 3층이 실험 대상들을 가두어두고 본격적인 실험을 행하는 곳이었다.



현재는 공식적인 노예가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실험에 쓰일 것을 모른다 하더라도 반항적인 인간들이 많았다. 게다가 실험에 대한 것을 알고 나면 대부분이 광란을 일으키곤 했다. 하지만 이 놈은 쥐새끼 하나 죽일 힘도 없어 보이니까. 설사 반항을 한다더라도 쉽게 제압할 자신이 있었기에 세온은 느긋이 걸음을 옮겼다.



"이것 참, 그새 또 어느 분이 어질러놓고 가신거야?"



1층 중앙에는 넓은 공동이 있었다. 밖으로 나가는 것도 2, 3층으로 내려가는 것도 이곳을 통해야만 했기에 오가는 사람이 가장 많은 곳이었다. 한데 그 바닥이 온통 피투성이였다. 살점이나 내장 조각으로 보이는 것도 눈에 띄었다. 세온은 혀를 쯧쯧 찼다.



"누가 또 도망치려 했나? 실험 부작용인가? 젠장, 또 청소해야겠네."



암적으로 숨어들기 전에는 수습 학자라 해도 직접 걸레를 들 필요는 없었다. 하인이 더러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잘못 걸렸다간 재판도 없이 사형에 처해질 처지다. 평범하게 고용인을 구할 수는 없었기에 잡일들은 수습 학자들이 도맡고 있었다. 세온이 길게 한숨을 내쉬는데 얌전히 그의 뒤에 서 있던 루어스가 돌연 움직였다.



"너-!"



눈치 채고 도망치려는 건가! 버럭 소리치려던 세온은 뼈마디가 도드라진 손이 쥐는 걸레에 입을 다물었다. 루어스는 습관적으로 한쪽에 놓여있던 걸레와 물통을 들고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바닥에 뿌려진 것을 보자 본능적인 두려움이 일긴 했지만, 청소해야 한다는 말에 몸이 절로 움직인 것이다. 지난 10년 간 매일같이 해왔던 일이다. 능숙하게 청소를 하는 모습에 뒤통수를 긁적이던 세온이 말을 걸어왔다.



"야, 너."



"ㅇ…예, 예……."



"지금 닦고 있는 게 뭔지는 아는 거냐?"



"무, 뭐…뭔, 데, 데, 요…."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작고 더듬대는 목소리였다. 세온의 눈이 가늘어졌다. 겉 상태만 안 좋은 듯 보이더니 머릿속도 영 제구실을 못하는 모양이다.



"뼈다귀, 너 바보냐?"



루어스는 그저 고개만 주억였다. 반항이라는 것은 꿈조차 꿔 본적 없는 그였기에 무슨 말을 하든지 간에 옳다는 반응 외엔 할 줄을 몰랐다.



"예, 예에……."



"뭐야 이거. 진짜 바보 아냐."



세온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열심히 걸레질을 하는 루어스를 내려다보았다. 바보긴 한데 쓸 만은 했다. 멍청해서 제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지도 못하는데 잡일에는 능숙하다면, 하인도 없는 이곳에서 부려먹기 딱 좋지 않겠는가.



'혹시 모르니까 한동안 감시는 해야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세온의 입가에는 미소가 맺혀 있었다. 잘하면 지긋지긋한 잡일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다른 동기들도 기뻐하겠지. 그는 참을 수 없는 웃음을 히죽히죽 흘리며 점차 깨끗해져가는 바닥을 만족스레 바라보았다.






* * *






약간의 조사와 시험으로 세상물정이라곤 조금도 모르는 바보라는 것이 확인 된 루어스는 연구원의 잡일꾼으로 일하게 되었다. 언제 그들의 마음이 바뀌어 실험재료로 쓰일지 몰랐지만, 지금 당장의 형편은 꽤 좋게 바뀌었다. 이곳의 일도 적은 것은 아니었지만 식당에서 부려질 때와는 비교할 바가 못 되었다. 심지어 루어스는 자신을 때린 용병에게 고마움마저 느꼈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잘 몰랐지만 그가 때려준 덕분에 이런 천국 같은 곳에 오게 되었으니까.



루어스는 이곳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닭 뼈, 이 책상 닦아."



학자 중 한 명이 실수로 엎지른 차를 가리키며 루어스를 불렀다. 이곳에서도 루어스는 그냥 닭 뼈로 불렸다. 그를 데려 온 학자가 식당에서 닭 뼈라 불린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루어스는 자신의 이름을 기억은 하고 있었지만 말할 줄은 몰랐다. 말이 어눌한 탓도 있었지만 아주 어렸을 적 말고는 이름을 불린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실상 그 어릴 적 기억도 이름 외에는 거의 없어, 제 이름보다는 닭 뼈라는 호칭이 더 익숙했다.



대답도 없이 시킨 일만 열심히 하는 루어스를 지어의 학자, 악페온이 유심히 살펴보았다. 최근 그는 한 가지 실험을 하고 있었다. 언어와 관련 된 실험이었는데 마땅한 실험대상을 찾기가 힘들어 반쯤 멈추어 둔 상태였다.



'어느 정도 컸음에도 말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인간이 필요하단 말이야.'



실험용 인간을 구하기 힘든 요즈음 조건 맞는 대상을 찾기가 힘들었다. 어린애를 데려다 말을 가르치지 않고 키울까도 싶었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 때문에 말이 어눌한 루어스가 눈에 들어왔다. 더듬거릴 뿐, 말을 할 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평범한 실험체들보다는 나을 것이다. 실상 아는 단어도 몇 없는 듯했다. 악페온은 조금 남은 차를 깨끗이 들이키곤 루어스에게 손짓했다.



"잠시 따라오거라."



얌전히 그의 뒤를 따라가던 루어스는 2층으로 내려가는 문을 보곤 머뭇거렸다. 절대 2층과 3층으론 내려가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저… 저, 저어……."



"괜찮으니까 따라 와."



혼이 날까봐 무서웠다. 하지만 명령을 어길 수도 없었기에 루어스는 벌벌 떨면서도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 악페온은 남의 눈에 뛸세라 그를 곧장 자신의 연구실로 데려갔다. 부지런한 잡일꾼인 루어스는 꽤 호평이었다. 몸을 크게 상하게 하는 실험은 아니었지만, 부작용이 없으리라 장담은 못한다. 그러니 괜히 들켰다간 불만을 내뱉거나 아예 막아서는 자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문을 꼭 걸어 잠그고는 루어스에게 앉으라 손짓했다. 루어스는 몸을 웅크리며 바닥에 앉았다.



"아니, 거기 말고. 그쪽 의자에 앉아."



"하, 하지…만… 어……."



의자는 자신이 앉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태어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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