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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연戀] 트라우마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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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뜨면 눈을 뜨고 일어난다. 일어나면 보이는건 익숙한 얼굴, 11년이라는 시간을 친구로 지낸 익숙하디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포근한 베갯머리에 머리를 푹 파묻고 자고 있는 저 녀석은 어딜봐도, 남자다. 그렇다고 내가 여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피곤한듯 감긴 속눈썹이 길다. 쌕쌕소리내며 잠들어있는 시원이는 아주 잘 잔다. 녀석의 벗은 등짝에 깔린 내 팔이 저리다.

    "일어나."

    "....더... 좀만 더..."

    "....이시원."

    발딱. 다시 한번 녀석의 이름을 불러주니 아주 재깍재깍 일어난다. 부스스한 머리칼, 다른 사람들이 보면 잘생겼다고 발악할만한 꽤나 남자답고 귀여운 얼굴인데, 나는 별 감흥이 없다. 하긴 남자가 남자한테 감흥이 있다는것 자체가 우습다.

    팔을 툭툭 털자 녀석이 곧 약간 졸린 눈으로 능청스럽게 웃으며 내 팔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하암.. 저려?"

    "응."

    많이. 아주.

    내가 그렇게 무표정하게 대답하며 몸을 일으키자 시원이녀석은 머쓱하게 뒷머릴 긁적였다.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낯설지 않은 녀석들이 들이닥쳤다.

    ".. 이 병신들, 또냐?"

    "뭐가."

    "윤교현, 이시원 너네 진짜 미쳤냐?"

    "너야말로 졸려 죽겠는데 죽고싶냐. 골울려."

    뭐가.라고 가볍게 말해주며 나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속옷을 입을까 고민했지만 아무래도 영 씻지 않고 입자니 찝찝하고 귀찮다.

    "교현양, 이시원 서방님도 데려가서 좀 씻기지?"

    "내가 왜."

    "교현아~"

    징글징글한 소꿉친구, 이시원이 냉큼 달려들어 내 목을 감쌌다. 허리가 욱씬 아파왔지만 나는 매정할정도로 강하게 이시원의 손을 쳐내며 샤워기를 틀었다. 이시원이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하는게 상책이다 그건. 음.. 그리고 오늘도 여과없이 김승혁이 들으란듯이 외친다.

    "야, 대체 너네 이해할수가 없다니까. 게이도 아니면서 허구헌날 뒹구냐 뒹굴긴?"

    "내비둬라, 내비둬, 징그러운자식들. 불알친구라고 그럴때부터 알아봤어."

    "이시원, 마실거 있냐?"

    "병신, 니가 왠일로 그런걸 다 물어보냐?"

    김승혁, 김현승, 강진, 이시원. 차례대로 지껄이는 녀석들을 무시하며 나는 찬 물에 몸을 씻었다. 끈적하게 말라붙은 타액이라던가, 그런게 영 불쾌했다. 깽깽- 깡통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냄비라도 떨어트렸나? 나는 시원이와 잤다. 성관계를 맺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것은 아마도 나와 이시원이 둘다 남자라는 것이겠지?

    "이시원, 아까 임윤주한테 오질라게 전화왔다고. 너 대체 뭐하는 애냐면서, 너 왜 그 계집애 전화 안받아서 날 이렇게 피곤하게하냐?"

    "....귀찮아서."

    "니 여자친구잖냐, 미친놈."

    하지만 우린 게이가 아니다. 내가 게이가 아니고, 이시원도 게이가 아니니 확실하게 게이가 아닌셈이다. 나는 대충 씻기자 샤워기를 잠그고 수건으로 대충 허리아래를 두른 후에 밖으로 나갔다. 나갔더니.. 난장판이다.

    "뭐하는거야 늬들?"

    숨겨놓은 건 어떻게 찾았는지 맥주를 시트에 다 엎질러버리고, 거기다 한술 더떠서 냉장고에서 사다둔 우유를 병째 들이키고

    있는데, 아주 질질 흘리고 난리가 아니다. 나는 이 한심한놈들을 어쩌면 좋을까, 깊게 숨을 토했다.

    "김현승 더러워."

    "....컥..."

    내 말에 김현승이 사레들린 사람처럼 컥컥거렸다. 미리 말해두지만 저 녀석은 굉장히 뻔뻔하다. 그 증거로 입술에 한 피어싱으로 흰 우유가 줄줄새고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닦지 않는다. 죽일놈.

    "야, 난 왠지 윤교현 저 새끼가 말하면 진짠거같더라...."

    "......"

    진짜야 새끼야.

    다들 표정이 굳어진다. 어떻게 하면 저 김현승새끼의 아구창을 조금이라도 더 고통스럽게, 효율적으로 쥐어뜯어놓을까 하는 고민이 대부분이 아닐까 싶다. 내가 성큼성큼 다가가자 움찔하는 김현승녀석. 음, 저렇게 보면 약간 귀엽긴 하다만.. 나는 비죽 실소가 터져나오는걸 느끼며 쏟아진 맥주캔을 바라보았다. 시트가 오줌이라도 지린마냥 노랗게 젖어있었다. 이 새끼들을 죽여 말아?

    "...야야, 교현아, 그런표정하지마라. 미안하다. 이 형님이 수전증이 있잖냐."

    "알면 닥치고 술부터 끊지?"

    진심어린 내 충고에 화들짝 놀라는 김현승과 김승혁. 아주 지들 잘못을 모르는건 아닌지 움찔움찔하며 이시원을 바라본다. 이시원은 "뭐 병신들아" 하고 신랄한 비판을 날려주셨고, 그들은 결국 나를 향해 똥지린 강아지같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나는 결국 못이긴척 말했다. 이 새끼들이 말한다고 들을 새끼도 아니고, 매로 고쳐졌으면 애시당초 고쳤을거다.

    "됐어. 오늘 형 와서, 빨아야 돼."

    "...오오, 교관께서 오셔? 아아, 어젯밤에 격렬했나보지?"

    닥쳐 제발. 이 먹은거라고는 나이밖에 없는 단백질덩어리들아.

    나는 눈으로 그렇게 말하며 비죽 한쪽 입꼬릴 끌어올렸다.

    "관이형한 앞에서 그렇게 말해보지?"

    "......."

    교관, 윤교관. 나와는 6살 차이나시는 형님으로 현재 서울 모 병원의 성형외과 의사직을 맡고계신 분이다. 하지만 직업에 속지 말아라. 그는 과거.... ...음, 아니지 지금 설명해봐야 어차피 나중에 또 해야하지 않겠나. 나중에 봐라. 나중에.

    어쨌든 김현승은 그렇게 꼬릴말고 깨갱거렸고, 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직도 침대에서 널브러진 이시원을 향해 말했다.

    "이시원."

    "엉?"

    "나가."

    내 말에 귀찮다는 듯 이불속을 파고들며 무언의 시위를 하던 이시원이 결국 내가 이불을 확 걷어체자 못견딘척 기어나왔다. 나는 그 녀석이 나오자마자 시트를 걷어내어 드럼세탁기에 쑤셔넣듯 밀어넣고, 침대 근처에 널브러진 콘돔과 러브젤을 쓸어 쓰레기통에 밀어넣었다. 김승혁이 중얼거렸다.

    "...나, 진짜 윤교현 네놈의 철면피엔 질린다. 질려. 이시원이야 원래 막장인 녀석이지만, 넌 대체 왜 그러냐?"

    "뭘?"

    "야, 솔직히 이시원은 여자친구 있는데도 이짓거리 하니 미친놈이라고 치더라도, 너 정도면 충분히 누님들도 만혁의 말을 들은건지 화장실에 들어갔던 이시원이 화장실안에서 버럭 소리쳤다.

    "내가 뭘 이새끼들이!"

    "니가 뭘 잘했냐! 임윤주한테 다 꼰질러봐 이거?!"

    ".....아, 승혁아, 미안하다. 형이랑 밥먹으러가자."

    이시원 바로 꼬리내릴거면서, 큰소리는. 나는 피식 웃으며 조용히 나를 바라보던 강진을 바라보았다. 말수 더럽게 없는 놈이다. 솔직히 나도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라지만, 저 정도면 주둥아리 병신이라고 해도 믿겠다. 내 시선을 의식한건지 강진이 살짝 고개를 까딱하며 물었다.

    "왜?"

    ".......아니."

    *

    아침 7시 학교에 등교하기 위해 가방을 챙겨 나왔다. 지금 그 망나니들이 술판을 치고 있는게 내 자취방인게 걸리긴 했지만, 녀석들도 내가 더럽게 어질러진것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아니 적당히 하고 뻗겠지.

    토요일 4교시밖에 하지 않는다고 세월아 네월아 아프다는 구라아닌 생구라까지 까면서 남에집에서 술쳐마시려는 그 간악한 저의가 뭐냐? 라고 묻는다면 그 새끼들은 오히려 지내가 승질낼게 분명했다. 네 놈이 그러고도 친구냐~부터 시작해서 인생 헛살았다까지. 그나마 괜한 놈이랑 시비붙어 싸우다 피떡돼서 내 방을 어지르는게 아니니 만족해야지 뭐. 형이 오는 날이기때문에 조금 껄끄럽긴 하지만, 그 녀석들도 우리 형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몸소 알고있기에 서툰짓은 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은근히 한산한 학교 운동장을 돌아보았다. 이 시간에 학교에 오는건 조금 이른가 싶긴 하지만, 이런 시간에 공부하는게 가장 잘된다. 애초부터 이시원녀석들이야 인생 막장의 놀자판이고, 뭣하면 부모님 재산, 가업 물려받아 허허웃으며 살 생각들밖에 없는 녀석들이니.. 쯧. 나는 문득 교실 앞에 다다라 문을 열기위해 손을 뻗다가 팔뚝에 벌겋게 자리남은 모기물린듯한 붉은 자국을 발견하고 인상을 찡그렸다.

    '이 새끼가...'

    보이는데에다간 피차 하지 말자고 했던게 누군데? 얼마나 물어뜯어댔는지 시뻘겋게 멍이들어있었다. 이걸 임윤주한테 보여줘 말아? 계속해서 임윤주가 나와 하는 말인데, 임윤주는 이시원이 재작년부터 죽자사자-본인말로는 당근과 채찍이란다- 쫓아다녀 쟁취해낸 우리 제강고의 꽃이란다. 내가 보기엔 그년이 그년이고, 이년이 저년같은데, 꽃이라니 꽃인가보지.

    "어? 교현아 왔냐?"

    "아."

    "오늘 왜 이렇게 늦었어?"

    이 계집애야. 니가 빨리온거야. 그리고 넌 여기 왜있는거야? 여긴 니네반도 아니잖아.

    "..그리 늦진 않았는데.."

    "아니야, 내가 10분이나 기다렸단말이야."

    "....왜 왔어? 임윤주."

    흠, 확실히 허리잘록해, 가슴커, 다리길어, 저 빠글빠글 파마머리만 아니면 좋게 봐줄수도 있을것 같은데... 이시원의 책상에 걸터앉아 다리를 까딱이는 임윤주를 바라보며 나는 조용히 물었다. 왜 왔냐고 물어도 뻔하겠지만 뭐.

    "이시원, 어딨어? 왜 같이 안와? 김현승이랑, 강진새끼도 없네?"

    ...이시원 취향 정말 이해 안간단말이야. 몸매나 얼굴빼면 저런 입더러운 계집애가 뭐가 좋다고. 차라리 내 앞자리에 앉는 조용한.. 아, 그 이름이 뭐더라? 세진이? 아무튼 걔가 더 청순하고 예쁘겠다.

    "내 자취방에."

    "뭐?"

    "....귀 막혔냐?"

    나는 책을 펴며 다소 짜증스럽게 말했다. 아예 골빈년도 아닌데, 이시원한테 맛이 가가지고는, 저렇게 꼭 내 속을 긁는다. 나 공부좀 하게 내버려둬. 내가 대학 못가면 니가 책임질거냐?

    "야,야, 오늘 학교 안오는거야? 이시원? 걔 대체 어제 뭐한거야? 왜 연락 안받았대? 너 걔랑 같이 있었지? 진짜 걔 가끔 왜 그러냐?"

    휴. 나는 한숨을 쉬었다. 내가 이시원이라도 니 문자 씹고싶겠다. 제발 조용히해. 좀. 공부하는거 안보이냐고.

    "임윤주."

    "아, 그러니까... 응?"

    "시끄러워."

    내가 조용히 말하자 임윤주는 입을 씨부렁거리며 휙 몸을 돌려 나간다. 여기저기서 예쁘다고 떠받들어주니, 깐에 자존심은 있어가지고.... 그 자존심 제발 부탁이니 이시원 앞에서 마구 세워주지 않을래.

    "...나도 니 자취 가도돼?"

    동의를 구하는거냐? 아니면 통보하는거냐. 나가기 전에 가볍게 말해주고 떠나는 임윤주. 진짜 저 계집앤 자존심도 없다니까. 난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지 말래도 수업째고 갈게 뻔하다. 지 말로는 지는 모델로 장래가 확정되었다느니 어쩐다느니.. 나참. 하여간 골때리는 애다.

    *

    학교가 끝날즈음 되니 아침부터 술판을 거나하게 벌인 녀석들이 학교 앞에 꾸물꾸물 몰려왔다. 저 멍청한 것들이 술냄새 풀풀 풍기며 교문앞에 서있으면 어쩌자는거야? 우라질것들. 터덜터덜 피곤한 수업을 끝내고 나오니 배가 고프다. 이시원 옆에는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임윤주가 찰싹 달라붙어 있었고, 뜻밖에도 강진녀석과 김현승녀석의 얼굴이 부어올라있었다. 서로 치고박고 싸우기라도 한건가.

    "얼굴이 왜 그래?"

    "...."

    "큭큭, 보면 모르겠냐."

    이시원은 임윤주랑 붙어먹느라 정신도 없고, 강진은 워낙에 얌전한 녀석이라 말 안할테니 패스, 나불거리는건 김현승이랑 김승혁뿐인데, 김현승은 어디서 거나하게 터진 얼굴로 무언의 항의를 하고있으니, 아무래도 김승혁밖에 말해줄 사람이 없겠군...

    "얻어터졌지뭐."

    "싸운게아니라?"

    "싸워? 야야, 말이 돼는 소릴 해라. 강진이 저 저능아랑 싸우겠냐고."

    "야 너 진짜 한번 뒈져볼래."

    이시원이 임윤주의 볼에 뺨을 부비던 입술을 때며 낮게 큭큭웃었다. 김승혁이 자지러지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누구겠냐. 저기 교관님이시지."

    "어? 형이 벌써 왔어?"

    빵ㅡ 빵ㅡ

    내가 그 말을 하기 무섭게 학교 담의 코너 너머에서 빵빵거리는 차 경적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곧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윤주 계집애가 칭얼거린다.

    "야, 네 오빠 정말 장난 아니더라."

    "현아. "

    ..아아. 나는 코너 너머로 천천히 드러나는 체어맨W, 그 차를 보자마자 상황을 이해해버렸다. 형이 왜 이렇게 일찍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자취방 먼저 들렸다가 방에서 술판을 벌이고 있는 저 녀석들을 보고 손좀 봐준거겠지. 어째서 이시원녀석이나, 김승혁녀석은 멀쩡한지 모르겠지만..

    "아. 관이형."

    다시 말하지만 교관. 윤교관 그는 이름을 그대로 부르는걸 매우 싫어한다. 본인 말로는 가슴쓰린 어린시절의 놀림때문이라고 장난스럽게 말하곤 하는데, 난 그것에 상관없이 어렸을적부터 관이형이라고 불렀기때문에, 그리 의식적으로 그러는건 냈냐. 현아."

    "이 녀석들은 왜 데려왔어?"

    번쩍번쩍 광이나는 차를 내 앞에 딱 세우고 창문을 드르르 내렸다. 하교하던 학생들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워낙에 그런것에 무감각한 난 그냥 그들을 무시하고 허릴 숙여 형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죽여주는구만."

    김현승은 새삼스럽게 체어맨을 바라보더니 입맛을 다셨다. 그 모습에 관이형이 피식 웃는다. 흠, 다른 여자애들이 보면 꽤나 좋아할거다. 우리 관이형은 성형외과 의사의 이름이 무색치 않게, 성형이나 한듯한 반듯반듯한 얼굴을 가졌으니까말이다. 물론 자연산이다.

    "아아. 저것들이 건방지게 주인없는 방에서 술이나 마시고 앉아있길래, 손좀 봐주고 학교보내려했지. 그런데 오늘 토요일이라 4교시밖에 안한다며."

    "...형님, 그래서 안와도 된다고 했잖습니까."

    "시끄러워, 너희 앞으로 한번만 더 걸려봐라. "

    "...하하."

    "그리고 이시원, 너는 연장자 위에서 너무 노골적이다? 애정행각은 자제하지그래?"

    ".....킥킥, 야, 윤주야 들었냐? 떨어져라. 형님이 거슬리신단다. 형님, 형님도 이제 슬슬 짝을 찾으셔야죠. 언제까지 짝잃은 외기러기마냥 그렇게 사실겁니까."

    임윤주 계집애가 삑삑거린다. 진짜 성가시단말이야. 내 째림이 보이지도 않는지 아주 앙탈부리느라 정신이 없다.

    "얌마들아, 난 여자의 정체를 너무 잘 알아버렸단말이지. "

    연갈색으로 염색한 머리칼을 흔들며 형이 픽픽 웃었다. 하긴 허구헌날 뜯어고치러 오는 여자들 맞는게 성형외과 의산데, 지겹기도 하겠다.

    "흠.. 하긴 그렇군."

    이시원이 약간 동의한다는 투로 고개를 끄덕이며 슬쩍 임윤주를 바라보았다. 저 계집애는 내가 알기론 예전에 쌈질하다 코가 내려 앉아서 수술했다는데, 또 모르지 예뻐지려고 해놓고 구라치는지도. 어쨌든 쓸데없는 일은 생략하고, 지금 다들 불만어린 표정으로 학교 정문앞을 지키고 있는 중이었다. 술냄새가 풍기니 하교하는 학생들이 일부 슬슬 피하는 것도 보이고, 나참, 난장판이로군 정말. 내가 잠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는지 형이 잠시 진지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간단히 몇마디 하고 전화를 끊은 후에 이젠 정말 타라는 듯이 손짓했다.

    "난 간다."

    "오냐."

    나는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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