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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파츠 - 수천년은 이른 물건 1-80_아낙필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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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장했던 표정이 약간 풀렸다.

    "좋아, 그럼 이제 수도로 돌아가도록 하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가야지. 나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천막을 나섰다.

    나오자 마자 내가 찾아간 것은 병사들이었다. 레티아 경의 충고를 받아들여서 병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그들 입장에서는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아카데미의 뭐시기 학생을 구조하기 위해서 며칠을 고생한 거니까. 그들은 한숨을 쉬면서 어딘가에 기대서 나름대로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내가 인사를 하자, 그들이 나를 바라봤다.

    "아, 그 구조받은 필튼 아카데미의 학생 분이시군요."

    수비대는 나에게 존대를 하고 있었다. 필튼 아카데미의 학생이라고 하는 건 사실 상 귀족이니까. 나도 당연히 그런 부류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뭐, 그냥 그렇게 오해하도록 두는 편이 나을 것 같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아니었으면 저는 거기에서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내 말에 병사 하나가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

    "뭘 그런 말씀을, 우리는 명령을 받아 수행한 것뿐입니다."

    잠깐, 명령? 뭔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필튼 아카데미가 수비대에게 지시를 내릴 권한은 없다. 필튼 아카데미는 어디까지나 사회 기관이지, 군사 조직이 아니다. 즉, 군 병력에게는 어디까지나 거절하기 힘든 부탁을 할 수 있을 뿐이다. 나는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명령이라고 하시면...?"

    내 말에 병사들 중 하나가 나를 보며 말했다.

    "와일드팽 기사단에서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뭐, 레티아 경께서 아카데미의 초빙교수님으로 계신 거야 소문이 쫙 퍼졌으니. 그게 그거 아니겠습니까?"

    그게 그거가 절대로 아니지.

    즉, 이건 필튼 아카데미에서 보낸 병사들이 아니라는 거다. 그럼 필튼 아카데미에서는 도대체 뭘 한 거야? 필튼 아카데미에서 레티아 경을 통해서 와일드 팽에게 부탁하고, 와일드 팽 기사단이 그 요청을 받아들여서 이 지역의 수비대에게 명령을 내렸나?

    하, 그럴리가 있냐. 뭐하러 일을 그렇게 빙빙 돌려서 처리해? 어차피 필튼 아카데미에서 이 지역의 수비대에게 요청했으면 이들 입장에서는 그 요청을 거절할 수가 없었을 텐데. 제국의 머리 좋다는 사람들은 다 모여있는 필튼 아카데미에서 그렇게 비효율적으로 일처리를 할 리가 없다.

    결론이 하나로 점점 향하고 있었다. 필튼 아카데미에서는 나를 구하려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이 일은 저도 반드시 잊지 않고 기억해두겠습니다."

    내 말에 병사 하나가 헤, 하는 소리를 냈다.

    "필튼 아카데미의 학생 분이시니까. 나중에 분명히 중한 일을 하시겠죠. 그런 분이 기억해 주신다고 하면야 저희야 지금까지의 고생이 좀 보답받는 것 같습니다."

    나는 그 말에 어색하게 웃었다. 그야, 내가 그냥 평민이 아니고 성적도 우수했다면 당연히 그렇겠지만. 지금까지의 나를 미루어 보면 한 자리를 꿰차기는 커녕 다음 해 즈음에는 낙제하고 집에 돌아갈 확률이 더 높았다.

    어디까지나 높았다는거다. 내 팔에 채워져 있는 팔찌 덕분에, 나는 어쩌면 그렇게 인생을 끝내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어색한 웃음을 지우고 당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 말씀을 들으셨습니다. 아카데미의 학생으로서, 한 말의 책임과 무게는 알고 있습니다."

    내 말에 그들이 웃음을 지었다. 어쨌든 아카데미 학생이 잊지 않는다고 하는 말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나쁘지 않은 이야기였으니까. 대충 그렇게 감사 인사와 함께 확인하고 싶었던 점을 확인한 나는 레티아 경이 외치는 소리륻 들었다.

    "나는 이대로 학생을 데리고 필튼 아카데미로 직행한다. 수비대는 현 시간부로 복귀하도록!"

    00006 착각입니다. 착각인가...? =========================

    제임스 그레인필드를 찾아 레티아가 수도로 데리고 온 당일. 레티아는 곧바로 집에도 돌아가지 않고 곧바로 기사단 건물로 향했다.

    기사단의 단장실. 못해도 스무 명은 앉을 수 있는 긴 테이블에 딱 한 사람이 앉아있었다. 그의 등 뒤로 펼쳐져 있는 두 개의 깃발 중 오른쪽에 있는 것은 제국을 상징하는 거대한 독수리. 왼쪽에 펼쳐져 있는 것은 와일드팽 기사단의 상징인 교차한 어금니였다.

    "단장. 내가 말한 그 녀석, 최소한 선견에는 닿았어. 진짜라니까?"

    선견, 상대가 공격하기 전에 어디로 공격이 올 지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고, 먼저 움직이는 일종의 경지. 선견에 닿은 사람과 싸움을 하게 되면 최소한 그 상대방도 선견을 할 줄 알아야 제대로 된 싸움이 가능해진다. 나는 상대가 하는 공격이 어디로 올 지 모르는데, 상대는 알고 있어서야 싸움이 아니라 일방적인 구타가 될 뿐이니까.

    "레티아. 우리 다른 건 몰라도 칼질에 관해서는 장난치지 말자."

    앉아있는 청년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레티아를 바라봤다.

    "그 녀석 필튼 아카데미 1학년이라고 했지? 아, 이제 2학년 되나? 어쨌든, 그럼 기껏해야 17살이야. 근데 선견을 한다고?"

    허허허, 하는 웃음 소리. 그리고 레티아가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단장이 먼저 말하는게 빨랐다.

    "트롤이 동화책 읽는 소리하네. 와일드팽 기사단 안에서 스물 되기 전에 선견까지 닿은 녀석은 한 명도 없었어. 내가 알기로는 스무살에 선견에 닿은 유일한 기사가 지금 내 앞에 서서 17살짜리 꼬꼬마가 선견을 할 줄 안다고 주장하는 레티아, 너고. 나는 니가 스무살에 선견에 닿았을 때 말이지, 이야, 저 여자는 사람 새끼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단 말이다."

    기사단장의 말에 레티아가 답답해 돌아버리겠다는 표정으로 그를 응시했다.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그 녀석을 그 더럽게 커다란 삼림지대에서 돌아오자마자 씻지도 못하고 꾀죄죄한 몰골로 말하고 있는 거잖아!"

    단장은 그 말에 슥 레티아를 둘러보고는 픽 웃으며 말했다.

    "거 아무리 그래도 여자인데. 어지간하면 좀 씻고 다녀라. 에비, 지지. 더럽게."

    그 말에 레티아의 표정이 대번에 험악하게 변했다.

    "지금 그게 중요해?"

    레티아의 열 받은 것 같은 목소리에 단장이 느긋한 어투로 자기 손톱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말했다.

    "그래서, 선견은 확실하다? 그 이상은?"

    그 말에 레티아가 잠깐 고민하다가 중얼거렸다.

    "솔직히, 단순하게 손을 휘둘렀던 뒤에 잠깐이었지만."

    레티아는 그렇게 말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단장을 바라봤다.

    "그 녀석과 심투를 한 것 같아. 물론, 중간에 갑자기 뚝 끊어지기는 했지만."

    선견이 가능한 검사 둘이서, 실제로는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서로의 움직임을 선견을 통해 감지하며 마음 속으로 싸우는 경지. 단순히 본능적으로 선견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완전히 이해하고 체득한 검사만이 가능한 행위다.

    그 말에 기사단장이 손톱을 구경하던 걸 그만두고 말했다.

    "아, 좆까지 좀 마라. 선견도 들어주기 힘든 개소리라고 생각하는 내 입장 좀 생각하고 말해! 와일드팽 기사단 부단장 겸 필튼 아카데미 특별초빙교수 레티아 경이 열일곱 살짜리 아카데미에서 이제 막 칼질 배우는 꼬꼬마랑 심투를 했다고?"

    그 말에 레티아가 대답했다.

    "내가 좆이 어딨다고 까?! 그리고 내가 했다고 말한게 아니라 한 것 같았다고 했잖아!"

    그리도 잠깐 다시 침묵. 그리고 나서 레티아가 중얼거렸다.

    "중간에 끊어져 버려서 이건 나도 확신이 없어. 하지만 분명히 심투 하는 감각이었어."

    단장이 그 말에 간단하게 대답했다.

    "그럼 어쩌면 심투로 가는 중일 수도 있겠네. 그런거 있잖아. 감이 잡힐랑 말랑, 뭔가 느껴질랑 말랑하는 그 오묘하게 애매한 그지같은 상태. 뭐라고 해야 하지, 요실금 걸려서 시원하게 소변이 안나오고 뭔가 찔끔거리는 느낌?"

    그 말에 레티아가 하, 하는 소리를 냈다.

    "요실금 걸린 느낌을 단장은 어떻게 알아? 그리고 무슨 놈의 비유가 그렇게 더러워?"

    레티아의 말에 단장이 대답했다.

    "그냥 그렇지 않을까 하는거지. 어쨌든, 열일곱에 최소 선견이고, 어쩌면 이미 심투가 되는 경지거나, 조만간 심투까지 가능할 정도의 인재라. 그런데 이미 너와 해놓은 약속이 있어서 와일드 팽 기사단이 녀석의 최우선 지망 순위라고?"

    단장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레티아를 바라봤다. 그녀의 표정은 분명히 밝았다.

    "너, 그 녀석 어떻게 구워삶아놓은 거야?"

    그 말에 레티아가 항, 하는 소리를 내고는 자신의 가슴을 주먹으로 팍 쳤다.

    "선빵 필승! 녀석의 재능이 꽃피기 전에, 이 천재 기사가 미래의 천재를 알아보고. 딱 미리 족쇄를 채워놨지."

    단장은 그러셔? 하는 소리와 함께 턱을 괸 채로 말했다.

    "아는대로 그 녀석에 대해서 말해봐."

    이어지는 레티아의 이야기를 듣던 단장이 손을 확확 저으며 이야기를 멈췄다.

    "잠깐, 그 녀석 평민이라고? 어디 높으신 곳에 사는 귀족이 맛있는 것만 먹이고 이쁜 것만 보게하고 좋은 옷만 입게 하며 애지중지 검사로 키운 도련님이 아니라?"

    그 말에 레티나가 대답했다.

    "어, 그런데?"

    그 말에 단장이 이마를 한 대 탁 치고는 레티나를 바라보다가 짜증을 섞어 그녀에게 말했다.

    "너 거기 가기 전에 기사단 회의에서 내가 전파 했잖아! 제국 공포령으로, 기사단에서 들일 수 있는 인재는 귀족에 한정한다!"

    그 말에 레티아가 어... 어? 하는 소리를 내고는 단장이 내민 종이를 멍하니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니, 이게 뭔 개소리야. 귀족이 말 타고 달리면 상대가 쏜 화살이 '아, 귀족의 성스로운 몸뚱아리에 박힐 수는 없는 노릇이지!' 하면서 피해가? 뭔 계급 타령이야?! 머릿속에 뭘 넣고 다니면 이런 개똥같은 지시를 내리는 거야."

    그리고 레티나는 자신의 앞에 내밀어진 종이를 확 옆으로 치우면서 말했다.

    "그래서 단장, 이 녀석 평민이니까 버리자는 거야?"

    레티아의 말에 단장이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정신줄 놨냐? 다른 어중한간 영재도 아니고 거의 백프로 칼질에는 도가 튼 천재를 그딴 허섭스레기 같은 이유로 버릴수는 없지."

    레티아가 그 말에 그렇지? 하는 소리를 내고는 눈을 빛냈다. 눈이 잘 닦은 사과처럼 반짝반짝 윤이 난다.

    "빨리 해결책을 말해봐. 머리 하나는 단장이 기똥차게 굴리잖아."

    그 말에 단장이 잠깐 있다가 대답했다.

    "필튼 아카데미에서 작위가 없는 평민이 숨마 쿰 라우데를 받아 졸업하면 공식적으로 준남작의 지위를 가지게 되지."

    그 말에 눈을 빛내며 기대에 차 있던 레티아가 그 밝은 표정 그대로 굳었다.

    "숨마 쿰 라우데? 그거 말하는 거지, 졸업생 중 성적 상위 5%?"

    그 말에 단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레티아의 잘 닦은 사과처럼 반질거리던 희망에 찬 눈동자가 그대로 시퍼렇게 곰팡이가 팍팍 슬어버린 말린 청어 쪼가리처럼 변했다.

    "장난해? 그게 우리 기사단에서 제일 머리 좋기로 유명한 댁 입에서 나올 만한 해답이야?"

    레티아의 말에 단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상사한데 댁이라는 단어 선택은 굉장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냐? 어쨌건, 나는 그거 말고는 해답을 모르겠다. 그 녀석 성적은 어떠냐?"

    그 말에 레티아가 대답했다.

    "최악이지! 숨마 쿰 라우데가 아니라 쿰 라우데도 그 녀석 성적으로는 꿈이나 다름 없다고!"

    레티아의 반응에 단장이 한숨을 쉬었다.

    "그 정도냐. 뭐 하나 특출나게 잘 하는 과목도 없어?"

    그 말에 레티아가 으음... 하는 소리를 내다가 아하하 하는 소리를 냈다.

    "그건 잘 모르겠는데."

    단장이 그 말에 어버버버 하는 소리를 내면서 그녀를 보다가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레티아 경, 그 정도로 재능이 있는 아카데미의 학생이었다면 성적 정도는 미리미리 조사를 해두는 게 어땠을까 싶습니다만."

    단장의 말에 레티아가 아까 했던 뻥을 버리고 진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그치만, 그 녀석 최근까지 별 다른 특징이 없었단 말이야. 심지어 내가 하는 검술 수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편이 아니었어. 오히려 굳이 따지자면, 노력은 남들보다 몇 배는 하지만 성적은 낮은... 열등생? 솔직하게 말하면 동정을 했던거지, 재능을 눈여겨 보고 있던 건 아니었으니까. 인상 깊었던 거라고 하면..."

    레티아는 그렇게 말을 끌면서 잠깐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아, 그러고 보니 다른 학생들의 텃세가 장난이 아니었는데 뭐 하나 내세울 것도 없으면서 끝까지 당당하게 쏴붙이던데. 결과적으로는 텃세만 더 심하게 만들었지만, 그 기개와 자존심만큼은 인정했었지. 어차피 필튼 아카데미 안에서는 신분의 고하 없이 모두 학생의 신분이라는 점을 잘 활용한다고 해야 하나."

    그 말에 단장이 잠깐 관자놀이를 두들기다가 대답했다.

    "일단 이야기만 들어보면 그 녀석, 대기만성형이었나보네. 쌓은 노력이 마침내 재능의 형태로 넘치기 시작한 케이스려나."

    레티아가 그 말에 응응,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봤어."

    단장은 턱을 몇 번 쓰다듬다가 대답했다.

    "어쨌든, 제국의 높으신 분들이 내린 이번 지시에는 우리가 안 맞춰서 따라갈 수 없어.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지시는 여러가지로 사태가 비비 꼬여진 상황이라서. 우리가 무턱대고 꺼져! 난 이 녀석 우리 기사단에 기사로 받을거다! 라고 외치기가 힘든 상황이야."

    그 말에 레티아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

    "미안하지만, 그 꼬인 상황이 도대체 얼마나 심각하게 비비 꼬이면 국방의 의무에까지 실력이 아니라 신분이 달라붙는 건지 나는 전혀 이해 못하겠는데."

    그 말에 단장이 대답했다.

    "그런 일이 좀 있다고 들었어. 일종의 권력 암투 같은 거지."

    그 말에 레티아가 한숨을 쉬었다.

    "또 그거야? 그 녀석들은 어차피 집에 가면 삼대는 문제 없이 지금처럼 처먹으며 놀 수 있는 부와 권력을 가졌는데 왜 맨날 남의 것을 빼앗으려고 치고받는거야."

    그 말에 단장이 대답했다.

    "그게 소금물 같은 거라서, 먹을수록 목마르거든."

    그 말에 레티아가 대답했다.

    "그럼 그 소금물 작작 좀 먹으면 되잖아."

    단장이 그 말에 대답했다.

    "그 분들 사정이야 그 분들의 사정이고. 일단 중요한 건 우리 눈 앞에서 막 피어나려고 하는 검의 꽃이야. 그걸 그냥 길바닥에 버려서 개나 소나 짓밟게 둘 수는 없지. 그 뿐 아니라."

    단장은 갑자기 표정을 진지하게 바꾸고 나서 레티아를 바라봤다.

    "딱히 그 제한 조건이 아니더라도 나는 최소한 그 녀석을 기사로 받아들이는 조건에 마그나 쿰 라우데는 걸었을 거야."

    레티아의 표정이 애매해 졌다. 마그나 쿰 라우데는 성적 상위 15%다. 5% 안에 들어가는 것 보다야 쉽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하게 높은 장벽이다. 그 녀석은 평민이니까. 제대로 된 가정교사 하나 없이, 교육 한 번 제대로 안 받은 평민은 필튼 아카데미에서 졸업 성적 상위 30%를 의미하는 쿰 라우데조차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어째서? 그렇게 재능이 있는데. 성적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 없잖아."

    레티아의 말에 단장이 대답했다.

    "제 아무리 흙이 좋아도 굽는 가마의 온도가 낮으면 기껏해야 만들어지는 건 토기야. 좋은 흙은 당연히 도기가 될 자격이 있지. 그러기 위해서는 엄청난 고열과 좋은 유약이 필요하고."

    단장은 말을 하고 나서 미소를 띄운채로 말을 이었다.

    "그런 재능이 있는 녀석이라면 그냥 기사가 아니라. 아주 대단한 기사가 되어야지. 칼질 뿐 아니라 용병술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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