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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파츠 - 수천년은 이른 물건 1-80_아낙필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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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001 프롤로그 - 어디로 가야 하오 =========================

    살려주세요.

    머릿속을 헤집어서 필사적으로 뭔가 말을 꺼내보려고 해도 기껏 나오는 말은 이게 전부였다. 물론, 들어줄 사람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이곳은 빽빽한 삼림 한가운데였다.

    손에는 칼 한 자루. 먹을 거와 마실 건 처음부터 없었다.

    "내가 처음부터 이 시험은 글러 처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쎄한 느낌이 온몸을 타고 돌았다니까?"

    기운이 다 빠져서 입 밖으로 감히 고함을 지르기도 지친다.

    "아카데미의 높은 분이라는 새끼가 기껏 시험이라고 생각해낸 게...!"

    사람을 이런 삭막하기 짝이 없는 삼림 한 가운데다가 버려두고 알아서 벗어나라는 거였냐? 나는 손에 쥐고 있는 지도를 눈이 뚫어져라 바라봤다. 이걸로는 답도 없다. 이걸로는 답도 없다고!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데 씨발놈의 지도가 무슨 소용이야. 어디에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나도 이거 보고 집을 찾아갈 거 아니야."

    눈앞이 갑자기 찡, 하고 흔들렸다. 맙소사, 마침내 몸조차 맛이 가기 시작하는구나.

    "망할 놈의 독도법 시험이 사람을 죽이네."

    소리를 안 지르려고 해도 안 지를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소리를 지른 대가는 무서웠다. 안 그래도 빼짝 말라있던 목구녕이 소리칠 기력이 있으면 그걸로 마실 물이라도 찾아보라는 듯이 더 말라버린다.

    주머니를 뒤져보면 보이는 것은 텅 빈 수통. 더는 아무도 없는 허공에다가 말을 걸어봤자 답도 안 나올 것 같고. 나는 검집을 지팡이 삼아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다른 녀석들은 이걸 어떻게 통과한 거야. 애초에 지도대로라고 하면 이미 이 거지같은 삼림은 한참 전에 벗어난 다음, 돌아가서 발 닦고 자고 있어야 한다고. 나는 저물어가는 해를 보면서 눈을 질끈 감았다.

    또 밤이다. 이놈의 숲속은 뭐가 어떻게 되어먹은건지 해가 지나 싶으면 바로 어둠이 찾아온다. 어차피 방금 전까지도 하늘 높이 쭉쭉 뻗은 나무들 때문에 해도 잘 비치지 않았지만. 해가 잘 안 비치는 거랑 해가 없는 거는 문제의 근본부터가 굉장히 틀리니까.

    "결국."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암흑으로 변해가는 숲속.

    "모르겠다. 이렇게 되어버린 구차한 인생. 차라리 한 마리 굶주린 늑대의 식사거리가 된다면 그것도 그거대로 나쁘지 않겠지. 내 한 몸 뜯어먹혀 동물의 하루 양식이 될 수 있다면 그 또한 기쁨이리."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 입에서 군내와 단내가 거의 액체라도 되는 것 처럼 진하고 독하게 흘러내린 지경이다. 입은 너무 말라서 이제는 침 한 방울이 제대로 흘러나오지 않는다.

    돌아다니면서 흘린 땀은, 당연하다는 듯이 어두워진 숲 속에서 휑 하고 불어재끼는 찬바람에 식어가기 시작한다.

    "배고프고 목마르고 추워."

    그지가 따로 없네 젠장. 아주 그지도 상그지가 따로 없어! 슬슬 몸이 한계가 오는 것 같다. 가만히 앉아있는데도 근육이 전격 마법이라도 맞은 것 처럼 움찔움찔 경련한다. 이전에 마법학부의 정신이 약간 이상한 상또라이 녀석이 애들 모아놓고 '이거 봐, 신기하지?' 라면서 죽은 개구리 다리에다가 전격 마법 걸며 키들거리던게 생각난다.

    내가 지금 딱 그 꼴이다. 그때 그 개구리를 보면서 내가 가져야 했던 감정은 불쌍함이 아니었어야 했다. 지금 나는 그 개구리가 부러울 지경이니까.

    걘 최소한 죽은 시체였잖아. 그러니까 괴롭지는 않았겠지. 그에 비해 나는 아직 숨이 붙어있어서 지금 괴롭기가 하늘을 뚫고 치솟을 기세다.

    "...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어차피 새벽이 되면 이슬이라도 조금 맺힐 거고, 그 전에 내가 갈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목구녕 속에 물방울 몇 개라도 집어넣을 수 있을거다. 하지만, 그렇게 버텨서 의미가 있을까. 학교에서 나를 찾으려고 들었다면 벌써 한참 전에 나는 발견되어서 뭐 모포 같은 거라도 둘러싸고 냉수라도 마시면서 마차로 운송되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끝날 줄 알았으면 그냥 고향 땅에서 농사나 지을 걸 그랬어."

    무슨 부귀영화를 누려보겠다고 짐 싸서 고향을 떠나 필튼 아카데미 같은 곳을 향한 걸까. 어차피 거기에서 공부하는 녀석들 중에 95%는 나 같은 땅 파서 먹고 사는 농민이 아니라 그냥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알아서 금쪼가리를 입 안으로 밀어넣어주는 높으신 나으리들의 자제분들인데.

    꾀꼬리들 사이에 낀 까마귀 같은 기분이었다. 태어날 때 부터 몸뚱아리에다가 마대포 대신 비단을 둘러메고 나와, 걸음마를 시작할 때 부터 기사 출신 가정교사에게 검을 배운 잘나가는 귀공자들 사이에서 뭔가를 성과를 내보려고 들다니.

    "그래도 어떻게든 자존심 하나 가지고 버텨서 기사 나부랭이의 쫄이라도 한 번 해보겠다고 개긴게 다 무쓸모구나."

    사실 나는 그렇게까지는 재능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물론, 우리 마을에서 나는 영재에 속하는 편이었다.

    그게 무서운 거다. 그게. 우리 마을에서 영민하다고 말해졌던 나는 필튼 아카데미에 들어가자 머리 속에 뇌 대신에 돌덩이가 하나 들어가있는 머저리였다. 아카데미에서 최고로 대가리가 빠가사리였다고 해야 하나. 성적도 낮고, 그렇다고 검을 휘두르는 걸 남보다 잘하지도 못하고, 마법은 애초에 내 몸에 재능이 없으니 꿈도 못꾸고.

    "...?"

    그렇게 한탄을 하면서 이제 곧 무덤도 없고 알아주는 사람도 없이 죽어 싸늘하게 식어갈 이 몸뚱아리에 남은 짧은 시간 동안 한탄을 풀던 나의 시선에 뭔가 이상한게 보이기 시작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빛이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푸른 빛이었다.

    "횃불이나 모닥불이 아닌데."

    푸른 빛을 흘리는 횃불은 여태동안 살아가면서 본 기억이 없고, 앞으로 살면서도 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그것 만으로 몸이 '아 좀! 이제 쉬는 줄 알았는데 또 뭐가 문제야?!' 라고 외치는 것 처럼 우그득 뚜그득 거리는 소리와 함께 쫄깃한 근육통이 찾아온다.

    "어차피 뒤질 몸이라면 궁금한 거라도 좀 알아보고 나서 뒤져야 속이 후련하겠다."

    비틀거리면서 검집에 몸을 기대로 천천히 빛을 흘리는 곳으로 나는 걸음을 옮겼다.

    "... 이건."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눈 앞에 보이는 무언가를 살펴봤다. 마차 서너개는 합쳐놓은 것 같은 크기의 금속 덩이었다. 원래는 달걀과 비슷한 타원형이었던 모양이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박살나서 지금은 깨진 달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나로서는 원래 용도와 목적을 알 수는 없었다. 알 수 있는 것은 하나였다. 이 금속 달걀이 이 꼴이 된 건 오래전이었다는 것.

    온갖 이끼와 잡초 같은 것들이 무성했으니까. 신기한 것은, 그 정도로 이끼와 잡초가 자라나려면 이 금속덩이는 꽤 오랜 시간 동안 비바람을 맞았다는 건데, 조금 낡은 것은 보여도 녹이 슨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빛은 그 깨진 금속 달걀의 근처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 에라이 씨발."

    나는 그 빛이 흘러나오는 곳에 도착하고 나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렸다. 거기에는 골수까지 다 빠져서 속이 비고, 비바람에 시달려 깨져가는 인골이 널브러져 있었다. 기껏 빛이 흘러나오는 곳에 찾아가서 발견한게 해골이냐.

    "내 인생 같구만."

    뭐라도 신기한게 있을 줄 알고 수도의 아카데미 기어들어가서 결국 이 오만타지 숲속에서 시체가 될 예정인 내 꼴이랑 똑같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해골을 바라봤다. 근데, 이 빛은 해골의 어디에서 나오고 있는거지.

    "... 아."

    그렇게 중얼거린 나는 흙에 절반 정도 파묻혀 있던 팔찌 하나를 찾아냈다. 이게 빛의 근원이었다. 뭐지.

    "막 마법도구 같은 건가."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히죽 웃었다. 이게 무슨 소용이야. 뭐 텔레포트 같은 거라도 해줄 수 있는 물건이라면 모를까. 하지만 그런 귀한 물건이 이런 곳에 버려져 있을 거라는 기대 자체를 하는게 머저리다.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한 번 팔에 차보기로 했다.

    "약간 큰 것 같은..."

    손목 근처에서 헐렁거리던 팔찌가 갑자기 내 팔목에 꼭 맞게 조여졌다.

    그리고 이내 화끈거리는 고통이 내 팔목을 타고 올라왔다. 어차피 온 몸에 아픈 곳 투성이기는 했지만. 그런 근육통이 아니다. 이건 뭔가가 내 팔을 찌르는 것 같은 고통이었다. 분명했다. 지금 이 팔찌가 뭔가를 통해서 내 팔을 찔렀다!

    "저 해골이 죽은 이유가 이거 때문이야!?"

    단순히 찌른 것도 아니었다. 고통이 순식간에 팔 전체로 타고 올라왔다. 그리고, 이내 온 몸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으... 아..."

    눈 앞이 번쩍번쩍 흔들리며 뇌 속까지 타고 들어오는 말도 안 되는 수준의 고통. 핏줄을 타고 뜨겁게 달군 쇳가루가 돌아다니는 것 같다!

    그리고, 갑자기 고통이 싹 사라졌다. 나는 허억, 허억, 하는 거친 숨을 내쉬면서 몸을 부르르 떨고는 팔찌를 빨리 풀기 위해서 손을 그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손으로 그 팔찌를 잡으려는 순간 눈 앞에 갑자기 뭔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신경 동기화 성공. 소유자 사용 언어 체계 분석 성공. 신체 스캐닝 진행 중... 종료. 분석 결과 : 심각한 탈수 증상, 혈액 내 영양소 감소 확인. 신체 근육 전반에 걸친 중증의 찰리 홀스(격한 운동으로 인한 근육통)가 확인되었습니다. 충분한 수분 보급 및 영양보충, 휴식이 강권됩니다.]

    나도 알아. 나는 눈 앞에 갑자기 떠오른 정체 불명의 단어들을 바라봤다. 이게 갑자기 왜?

    [수분 보급 및 영양보층, 휴식이 강권됩니다.]

    나는 그 말에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중얼거렸다.

    "아니 씨, 먹을게 있으면 나도 먹고, 마실게 있으면 나도 먹어. 근데 지금 가진거라고는 검 하나에 활 하나가 전부고 그걸 휘두르거나 당길 힘도 다 떨어졌는데 어쩌라는거냐."

    잠시 뒤에 다시 글자가 떠올랐다.

    [분석된 사용자의 언어를 통해 문제 상황 인식, 내부 디바이스에 기록된 영상 중에 문제 상황을 해결을 위한 타개점 모색중. 분석 종료. 해결방안 A로 안내합니다.]

    떠오르던 단어들이 신기루처럼 스르륵 사라지고는 갑자기 녹색의 선으로 그려진 네모난 상자가 눈 앞에 떠올랐다.

    [패치형 식사대용품, 영상 기록을 통해 난파된 탐험선 모듈 K-20d5에 선재된 것을 확인. 본래 선적분 5년치, 이전 사용자의 영상기록을 미루어 보았을 때 대부분은 손상되었을 것으로 판단됨. 계산중... 최대 5개월, 최소 15일치는 사용 분은 보존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

    식사 대용품이라. 뭐 건량 같은 건가? 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쨌든, 이게 난파된 탐험선이라고? 나는 주변을 둘러보고는 쓰게 웃었다. 장난으로라도 숲을 돌아다니는 배 같은 건 상상하기 힘든데. 배는 바다를 돌아다니는 거잖아.

    [예상 위치로 안내중, 사용자는 녹색의 유도선을 따라 보행을 권함.]

    떠오르는 문자가 사라짐과 동시에 바닥에 녹색의 선이 그려졌다.

    "에고 아티펙트 같은 건가."

    한 천년 단위의 전 역사에 존재하던 대마법사들은 이런 것도 만들었다고 하던데. 어차피 이걸 따라도 죽고 따르지 않아도 죽는다면 따라가보지 않는게 병신이겠지. 나는 바닥에 그려진 녹색으로 빛나는 선을 따라 움직였다.

    향한 곳은 그 커다란 금속제 달걀 내부였다. 정확히는, 이 무언가가 말하는 것에 따르면 배였다. 하긴, 배라고 하면 건량 정도는 담고 다니게 되어있으니까. 잘 찾아보면 먹을 수 있는 건 찾겠지. 하지만 지금 제일 급한건 먹을게 아니라 마실거다.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물인데."

    [사용자가 제기한 문제는 선인식된 사안. 해당 장소에서 확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됨.]

    가면 물도 있을 수 있다는 거지? 순순히 그 금속의 달걀로 들어간 나는 지시된 장소로 이동했다.

    "세상에."

    거의 다 박살난 내부를 보며 나는 경탄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부서진 겉 모습과는 내부가 완전히 달랐다. 안에 존재하는 온갖 금속제 부품들은 과연 이게 사람이 만들어낸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정교해보였다. 뭔지 알 수 없는 수많은 도구들 속에서 나는 그 녹색 선의 안내를 따라갔다.

    잠시 뒤에 시야가 잠깐 변한다 싶더니. 이내 군데 군데에 녹색으로 테두리가 처진 물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것도 이 팔찌가 하는 건가?

    [시신경에 분석된 정보 반영. 가용한 물품에 녹색 하이라이트.]

    나는 녹색으로 테두리가 되어있는 약간 구겨진 박스 하나를 손에 쥐고 뜯어보았다.

    "이건 음식이 아니잖아."

    [판단, 사용자는 패치형 식사대용품 A형의 사용법을 모르는 상태. 안내 영상 시신경에 반영.]

    안에는 뭔지 모를 네모난 종이 같은게 잔뜩 들어있었다. 내 중얼거림에 곧바로 내 눈 앞에 다시 그림이 떠올랐다. 인간 형상을 한 무언가가 이 안의 내용물을 뜯어서, 팔뚝에 붙이는 영상이 보였다.

    [가용한 패치형 식사대용품 A형. 사용자의 신체에 부착하는 것으로 향후 성인 기준 하루치 영양소 및 열량 공급.]

    이걸 뜯어서 붙이면 그걸로 된다고? 이게 식량이라고?

    "도대체 뭐야 이거."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일단 내 눈에 보였단 안내 영상을 따라서 조심스럽게 그 종이의 한 면을 뜯어내고, 끈적거리는 면을 팔뚝에 붙였다.

    [다음 문제상황, 수분 보급 타개점 모색중. 모색 완료. 사용자는 녹색의 유도선을 따라 이동을 권장.]

    다시 바닥에 그려지는 녹색의 선. 그리고 그것을 따라가자 유리로 만들어진게 아닌가 싶은 병안에 물이 담겨 있었다. 대부분의 용기가 박살나 있었지만. 그 중에서 몇 개는 어떻게든 형체를 유지하고 있었다. 내가 급하게 아무거나 하나 집어들자 곧바로 눈 앞에 문제가 떠올랐다.

    [해당 용기는 파손됨. 내용물의 오염을 감지. 식음은 권장되지 않음.]

    나는 그 말에 행동을 멈추었다. 과연, 물이 담긴 유리병은 찌그러져 있었다. 사실, 유리가 찌그러진다는게 가능한 지도 모르겠지만. 어차피 그런 거로 치면 팔뚝에 붙이는 걸로 식사를 대체 가능한 뭔가가 있다는 것도 불가능하잖아.

    게다가 이 팔찌가 지시하는 것들은 철저하게 나를 위한 것이었다.

    다른 물통 몇 개를 더 파악하고 나서, 눈 앞에 안전함. 이라는 글자가 뜬 것을 확인하고 나는 내용물을 들이켰다.

    "살아있구나!"

    나는 한 통을 싹 비우고 나서 바닥에 그 물통을 던지고는 외쳤다. 시야가 번쩍 트이는 느낌이다! 이 느낌은 마치 태어나서 처음으로 술을 마셨을 때의 그 기분과 똑같아! 물 좀 마셨다고 갑자기 좆같던 삶이 이렇게까지 아름다워보이다니!

    [제기된 수분 부족과 영양보충에 대한 안건 해결됨. 남은 안건, 상당한 수준의 근육통. 충분한 영양과 수분의 보충이 확인됨. 사용자의 신체 회복을 가속할 수 있는 환경. 가속 실시. 신체를 정상적인 수준까지 복구하는데 필요한 시간 산정. 산정 완료. 추가적으로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고 휴식할 시 25시간이 소요됨.]

    보이는 문자 대로라고 하면, 나는 완전히 회복되기 위해서는 여기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쉬어야 한다.

    당연히 지금 그럴 상황이라면 나도 그냥 어디 한 군데에 널브러져서 눈을 감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지만.

    "이 숲을 벗어나는게 우선이야."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의존하고 있던 지도를 펼쳐보았다. 분명히 아카데미에서 말할 때는 벗어나는데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지? 내 독도법 성적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멀쩡하게 있는 지도 못 보고 길을 잘못들 수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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