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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새와 왕자와 마법사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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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의 마스터 세레닌도 그러했지만, 두 번째 마스터인 세르피나 페렌츠 역시 민간에 널리 이름을 알린 것에 비해 사실상 남아 있는 기록이 거의 없다. 둘 모두 오늘날에 와서는 거의 전설로만 취급되어 마법학계에서도 정말 그들이 이룩해낸 경지가 언령과 그 위에 달하는 의지마법의 수준이 맞는가에 대하여 논란이 분분하다. 새로운 시대와 왕조를 열어낸 그들이 역사에 남긴 족적은 거대하지만 마법학의 발달에 끼친 영역은 미미하였고, 사실 인간의 몸으로 그러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증거가 되었으며 마법이 어디까지 자연의 힘을 뒤집을 수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한 거대한 업적물 몇 가지의 이름를 나열하는 것으로 우리 책에서 다룰 내용은 끝난다. 두 위대한 마스터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그들이 무엇을 연구하고 무엇을 이룩했는가를 배우기보다는 그들 자신을 연구대상으로 삼는 몇 편의 논문을 읽는 것이 더 도움될 것이다.

    그러나 마스터 세르피나에 대해서는 약간은 언급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녀가 실질적으로 마법학 발달에 공헌한 바는 전혀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이지만, 위대한 마법사 위저드 알렉스 카말의 스승으로서 그를 통하여 후대에 끼친 영향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초학자라 해도 반드시 처음에 입문서로 읽게 마련인 《마법과 마법학》,《정신과 물상의 새로운 이해》,《마법윤리》의 세 가지 책을 통해 알렉스 카말의 이름을 벌써 수 차례 들어보았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한 개 장에 걸쳐서 세르피나 페렌츠가 알렉스 카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중심으로 그녀의 마법에 대해 보게 될 것이다. 만약 알렉스 카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장을 뛰어넘고 다음 장부터 여섯 개 장에 걸쳐 서술된 알렉스 카말 부분을 읽고 돌아오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장과 다음의 여섯 개 장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한 부분만을 읽고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이해하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한 번은 그냥 마음 편히 읽어 넘기기를 권한다.

    보충적으로는 중부 역사학 길드 발행 《중부왕조사》의 중기 밀로드 왕조편 중 루카드 밀로드 챕터, 밀로드 왕실학회 편찬《투쟁과 수호의 역사》과 오펜하임의 저서 《마법의 마스터:세레닌과 세르피나》를 보는 것도 좋다. 앞의 두 가지는 세르피나 페렌츠의 기록이 아니라 루카드 밀로드를 중심으로 서술된 것이나 그녀에 대해서 생애 전반에 걸쳐 루카드 밀로드를 위해 활동했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기록이 남은 것이 없으므로 현재 발간된 도서 중에 사실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있는 책이다. 오펜하임의 저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쓰인 교양서이므로 읽기 편하고 세르피나 페렌츠에 대해 가장 많은 텍스트를 모아 기록했다는 장점이 있으나 사실의 진위 구별이 전혀 되어 있지 않다.

    그밖에도 밀로드 해방전쟁에 대한 많은 역사논문과 책에서 세르피나 페렌츠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으나, 그 대부분의 것이 마법사가 아니라 역사가가 쓴 것이므로 우리가 공부하고자 하는 마법학 분야와는 상관이 없는 내용들이 많다. 알렉스 카말에 대해서라면, 시중에 그에 대해 수많은 연구서와 전기가 나와 있으므로 그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 읽으면 되겠다. 나는 작년부터 대학에서 교양 마법학을 배우게 된 내 딸에게 사무엘슨의 《가장 위대한 마법사의 삶과 사랑》이라는 책을 권해 주었고, 교양으로서 통사를 읽고자 하는 모든 일반 독자들에게도 권하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본 챕터로 들어가 마법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세르피나 페렌츠에 대해 간단히 알고 가도록 하자.

    잘 알려져 있듯이 성황력 2630년부터 2635년에 걸쳐서 있었던 반 아파네이야 전쟁에서 그녀는 밀로드 국왕 루카드 밀로드의 전투 마법사로 처음 역사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2634년 당시에 그녀 스스로 밝힌 연령이 24세. 연령을 역산하면 출생연도는 2610년생이 된다. 마법사 길드에 등록한 것은 성황력 2627년 충강 지부였으며, 스승은 드래곤이라고만 기록되어 있다. 당시의 마력 클래스는 이미 위저드에 이르고 있었다. 훗날 로이어드 케슬린은 회고록에서 2630년 6월에 있었던 루카드 밀로드와 세르피나 페렌츠가 처음 만난 때를 성황과 마스터 세레닌의 만남에 비유하여 무척 낭만적으로 추억하고 있다. 그때부터 세르피나 페렌츠는 루카드 밀로드의 마법사로서 그의 무사수행길에 동반하였다.

    루카드 밀로드는 2631년 상반기부터 32년 사이에 있었던 반 아파네이야 전선 예프넨 해방전쟁 당시에 밀로드 패잔군과 용병단으로 구성된 예프넨 외인부대의 대장을 맡고 있었고, 자연히 세르피나 페렌츠는 그 밑에서 전투 마법사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그녀의 길드 기록은 전혀 갱신되지 않았으며, 첫 번째 참전에서 광역 정화 마법을 단지 시동어 두 마디로 행함으로써 자신이 마스터 세레닌 이래 최초로 탄생한 마법의 마스터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이후로 예프넨 외인부대와 세르피나 페렌츠가 예프넨 해방전쟁에서 큰 변수가 되었던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성황력 2635년, 루카드 밀로드는 세르피나 페렌츠만을 동반하여 아파네이야와 직접 만났다. 잘 알다시피 그 회담은 바로 싸움으로 이어져, 반 아파네이야 전쟁의 종막을 찍는 최종결전이 되었고 명성 높은 소드 마스터였던 루카드 밀로드와 세르피나 페렌츠가 데빌 슬레이어의 칭호를 얻어 후대에까지 검왕이라 칭송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때에 그녀는 큰 충격을 받아 1년 이상 가사 상태에 빠졌는데, 희망이 거의 없다고 여겨졌음에도 불구하고 루카드 밀로드는 그녀를 공신의 첫 번째 자리에 놓고 밀로드 왕궁의 심부에 두어 직접 보살폈다.

    케슬린 회고록에 따르면, 그녀의 신체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을 사람들이 깨달은 것은 적어도 10여 년은 흐른 뒤였다고 한다. 세르피나 페렌츠의 신체는 전혀 나이를 먹지 않는 듯이 보였다. 케슬린을 비롯하여 가까운 친구 몇이 몹시 조심스럽게 그 이야기를 꺼냈을 때에 루카드 밀로드는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듯했고, 마법사 길드에서 그녀의 신체 변화에 대해 검증하고 싶다고 요청했을 때에 일언지하에 거절해 버렸다. 그러나 연령이 상승함에 따라 그녀는 노화가 멈추었음을 감출 수가 없게 되었다. 그녀는 루카드 밀로드를 통하여 자신이 아파네이야의 저주를 받아 신체의 시간이 멈추었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당대 마법사 길드는 그녀의 신체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 연구하고 싶어했으나 데빌 슬레이어 두 사람의 분노를 뚫고 세르피나 페렌츠의 신체에 일어난 일을 연구할 수는 없었다. 그녀 자신이 스스로의 몸에 일어난 일을 발표하려 들지 않았으므로, 오늘날까지도 대체 아파네이야가 그녀에게 건 저주가 어떤 것인지 알아낼 방법은 없다. 알렉스 카말 역시 스승의 저주에 대하여 구체적인 언급 없이 시공간 마법의 일종이었다는 한두 마디 이야기만 할 뿐이다.

    루카드 밀로드가 향년 72세로 숨을 거둘 때에, 그녀는 여전히 이십대 초반인 채로 50년의 세월에 걸쳐 섬겨온 주군에게 그의 왕국을 지키겠다고 맹세했다. 그리고 3백 년 동안 그 약속을 지켰다.

    전반의 백여 년 동안 그녀는 밀로드의 전투 마법사였고, 아파네이야의 지배 기간 동안 혼란해졌던 국경이 정립되어 전투 마법사가 필요 없게 되자 중반의 백여 년 동안 루카드 밀로드가 그녀를 위해 짓게 했던 현자의 탑에서 지내면서 왕손을 교육했고, 후반의 백여 년 동안은 시외의 별저로 나와 한적하게 지내다가 말년에 이르러 첫 제자이자 마지막 제자가 된 알렉스 카말을 거두어 알렉스 카말 자신이 회고하듯이 어린 나이부터 철저하게 밀로드의 마법사로서 길러냈다.

    그녀는 그 3백여 년 동안 오로지 밀로드 왕실을 위하여 마법과 지혜를 행사했을 뿐이고, 한 편의 저술도, 한 번의 토론도 하지 않고 자신의 마법학에 대해 기록조차 하지 않았다.』

    마법학사(魔法學史) 통사 5권

    4장. 두 번째 마스터

    Ⅰ.서론 중 발췌

    1부. Amnesia

    프롤로그.

    그녀가 스승이 손수 깎아 준 나무 지팡이를 들고, 조그만 배낭을 매고 고요하고 적막한 스승의 둥지 밖으로 첫 걸음을 내디딘 그날 아침에, 다정한 라쉬카가 말했다.

    “너는 너무 둔해. 오감이 완전히 깨어나 인간의 것이라고 믿기 어려우리만치 예민한데-그것도 뭐, 너를 인간이라고 한다면,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지나치게 둔해. 내가 마법도, 정령도 모르는 인간 어린애였을 때에도 너보다는 육감이 발달해 있었어.

    네 둔감함은 감각이 둔한 것이 아니라 그것에 반응하는 마음이 둔하다는 이야기야. 여태까지 지나치게 안전하고 고요하고 자극이 없는 곳에서, 다른 사람도 아니라 저 니플로드가 키웠으니 어쩔 수 없는 건가. 세르, 내 충고를 잘 들어라.

    넌 깨닫지를 못할 뿐이지, 네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거야. 미래를 예지할 수 있는 것이 오직 창조주와 같은 권능을 가진 로드뿐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나와 같은 드래곤에게는 인간보다 많은 것이 보이고 그것은 종종 예지력처럼 보일 때도 있어. 마법의 마스터인 너 역시 그럴 거야.

    그러니까, 예감이나 직감이 다가오면 반드시 그것을 믿어라.

    깨어나지 못한 의식을 건너서라도 다가올 정도의 강렬한 예감이나 육감은 바ˆf시 옳을 거야. 그게 네 목숨을 구하고, 앞으로 만나게 될 네 소중한 사람들을 구해줄 거다.”

    그리고 그는 세르피나의 이마에 더없이 다정하게 키스하면서 “행복해라.”라고 축복해 주었다. 그가 오빠로서 키스해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때에게도 세르피나에게는 예감이 들었다. 아아, 두 번 다시 라쉬카를 만날 수 없을 것이다. 그가 영생에 가까운 삶을 사는 드래곤이라도, 그 미래의 시간이 세르피나의 시간과 겹칠 일은 다시는 없다. 그것을 생각하면 무척 슬펐지만, 그래도 그녀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는 열망에 가득 차 있었다.

    지금, 그때보다 더 강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내일의 싸움은 승리할 것이다. 그녀가 반드시 승리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죽는다.

    방식도, 이유도, 내일 어느 순간에 죽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반드시 죽는다. 문득 머릿속에 던져진 명제는 예감이나 예지라기보다는 단순한 사실명제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당연한 것처럼 라쉬카의 말을 떠올렸다. 살고 싶다면 예감의 명령을 들어라. 하지만 그녀는 조금도 그것에 대해서 고려하지 않았다. 그녀가 달아나면, 이제까지 해온 일이 무의미해진다. 루카드가 패자가 된다. 그녀는 당연한 것처럼 자신의 죽음보다 루카드의 승리를 생각했고, 수련을 오래 쌓은 정신은 내일의 죽음에 대한 공포에 잠식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혀 동요하지 않거나 마음에 걸리는 점이 없을 수는 없었다. 그리운 사람들에게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는 마지막 편지를 쓰면서 세르피나는 한 사람씩 소중한 사람과 소중한 기억들을 떠올렸다. 스승님은 눈썹을 약간 치켜들고 말 것이다. 그녀는 스승님이 슬퍼하거나 노하는 것을 본 기억이 없었다. 대신 라쉬카가 둔해터진 바보 계집애라고 두 배로 화를 내고 두 배로 슬퍼해 주리라. 미궁의 하늘에는 로드의 눈물이 흐를 것이고, 리셀리온은 슬퍼하면서도 그녀의 뜻을 이해해줄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은 들어도 후회는 없었다. 그녀는 집을 떠나 세상으로 나오면서 바랐던 모든 것을 이루었다. 친구를 사귀었고, 지팡이를 걸 왕을 만났고, 소원하던 모험을 했고, 세상을 보았고, 온갖 즐겁고 나쁜 일을 배웠다.

    그리고 사랑도 했다.

    마음에 남는 것은 그것 하나뿐이었다. 언젠가 잠든 루카드의 입술에서 키스를 훔쳐낸 것으로 만족하고 두 번 다시 마음에 두지 않을 작정이었는데, 내일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고백조차 해보지 못한 그 작은 짝사랑이 마음에 걸려서, 안타깝고, 애가 타고, 그립고, 숨이 막혔다. 그는 이사벨라의 것이다. 세르피나로서는 친구의 영역을 넘어설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일은 죽는다. 그렇다면 말하는 것쯤은 죄가 되지 않을 것이다.

    거짓말하는 것에는 서투르지만 여태까지 필사적으로 숨겨왔다. 루카드는 틀림없이 크게 놀라고 당황하겠지만, 내일이면 이미 그녀는 없다. 거절의 답을 하루만 늦춰달라고 부탁하면 듣지 않아도 된다. 그는 예정대로 위대한 왕이 되어, 이사벨라와 결혼하고 예쁜 아이들을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세르피나와 함께 만든 왕국을 통치할 것이다. 그 미래의 어느날 쯤에는, 그녀가 자기를 사랑했었다는 것을 씁쓰레하지만 즐거운 추억으로 삼아 아내에게 실은 나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농담조로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말하는 것만이라면 죄가 아니다. 빼앗으려는 것이 아니다. 단지 말하고 싶은 것뿐이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사랑했다는 그 말조차 해보지 못하고 죽는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았다.

    이사벨라의 것일 키스를 딱 한 번만 더 훔치자. 루카드는 다정하니까, 동정으로 가볍게 키스하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허락해줄 것이다.

    그녀가 굳게 마음먹고 자리에서 일어섰을 때였다. 나무로 된 덧창이 벌컥 열리고 루카드가 훌쩍 안으로 뛰어넘어 들어왔다.

    “루크!”

    “뭐야? 얼굴이 빨간데? 나한테 반했어?”

    짓궂은 목소리로 말하며 루카드가 장난스러운 웃음을 들이대었다. 세르피나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화끈화끈 얼굴에서 화기가 가시지를 않는다. 말도 하기 전에 들킨 걸까. 설마 아닐 것이다. 지금은 그냥 놀랐을 뿐이다. 방금 고백하려고 만나야겠다 생각했던 사람이 갑자기 들이닥쳤는데 놀라지 않는 게 이상하다.

    “조, 좀 놀라서. 어떻게 된 거야? 여기 3층인데 어떻게.......”

    “저기로 왔어.”

    루카드가 창밖에 보이는 나무를 가리켜 보였다. 그 나무는 확실히 끝가지가 세르피나의 방과 같은 높이까지 자라 있었지만, 절대로 타고 오를 만큼 강한 가지도 아니고 뛰어넘을 거리도 아니었다.

    “위험하게!”

    “할 수 없었어. 로냐의 가드가 워낙 단단해서 계단을 뚫을 수가 있어야지.”

    “로냐가 왜?”

    “너를 내 마수에서 지켜야겠다던데. 그래서 비열한 마왕님답게 우회해서 올라올 길을 찾았더니, 저기밖에 없더라고.”

    그가 으쓱하며 경쾌하게 말했다. 세르피나는 푸훗 웃고 말았다. 벌써 5년이 흘러 소년티가 빠지고 당당한 한 사람의 왕이 되었어도 이 남자는 변한 곳이 없다. 위험한 장난을 좋아하고, 지기 싫어하고, 청개구리처럼 남이 하지 말라는 일은 무엇이든 해버려야 직성이 풀린다. 이사벨라는 철이 없다고 걱정하고 로냐는 사악한 어린애라고 평가했지만 세르피나는 그의 그런 부분이 좋았다. 함께가 아니었다면 알지 못했을 여러 감정을 배웠고, 그가 이어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 혼자였다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길의 여행에 불과했을 것이, 그가 이끌면 그것은 생활이 되고 체험이 되고 인생이 되었다. 그는 결코 가보지 못할 곳에 그녀를 데려가 주고, 희망을 품었을 뿐이지 구체적인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던 마음 속에 지표가 되었다. 때때로는 어거지로 끌려갔지만, 그가 손을 잡아 끌어주면 후회도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나의 왕, 내 첫 번째 친구.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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