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아르]붉은 여왕red queen - 11

163일전 | 178읽음

주는 여인이었다.



"........빌어먹을..."



자세히 관찰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우수를 띈 깊은 눈동자와 둥근 어깨선은 분명 그녀의 것이었다.


엘그란, 바로 휴란의 약혼녀이자 얼마 전 까진 나의 연인이었던 그녀. 예상 못했던 일은 아니었다. 그녀 역시 귀족이니


이런 대규모 연회에 초대받았겠지, 게다가.......이곳은 휴란도 올 테니 말이다.



속으로 맹렬히 끓어오르는 분노를 삼키며 옆에 놓인 샴페인을 들이켰다. 달콤한 알코올이 목을 타고 넘어가며 뱃속이


화끈해졌다. 그녀가 어찌되건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다. 그녀의 일이라면 휴란이 알아서 할 테지.


난 그녀가 있는 쪽을 외면한 채 휴란을 주시했다. 아직도 사람들 사이에서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는 그는 이따금 고개를


들었다. 주변을 자연스럽게 훑는 그의 시선이 엘그란이 있는 구석으로 가서 와 닿는 것이 보였다. 아주 짧은 순간 휴란의


미간이 살짝 조이더니 다시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갔다. 자세히 관찰하지 않았으면 전혀 눈치도 채지 못할 만큼 짤막한


변화였다. 그건 마치........무시하는 태도와 같았다.



내 왼편에서 뭐라 다투는 여자와 남자들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술잔을 힘껏 말아 쥐며 심호흡을 했다. 잠시동안


잊고 있었다고는 하나, 그녀의 영상은 너무나도 생생히 심연 밑바닥에 자리잡고 있었다.


나를 향해 웃는 모습과 다정스레 목을 감싸던 손의 감촉, 입술의 향기. 그리고 마지막에 날 배신한 그 가련한 모습까지도.



생각이 움직이기 전에 몸이 저절로 움직이고 있었다. 내 쿵쾅거리는 심장소리와 복잡한 선율을 띈 음악 중에 어느 것이


내 귀에 더 크게 와 닿았는지는 모른다.



"이......이거 놔줘요."


"어, 왜 이러시나? 같이 좋은 시간 보내자는 건데, 앙탈할 필요 없어."


"나중에 모른 척 하지 않을 테니 그만 좀 빼라고."



제법 옷을 차려입은 남자 하나는 엘그란의 손을 붙들고 테라스 쪽으로 끌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 놈은 은근히 그녀의


허리와 어깨에 손을 가져다대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가리고 있었다.


난 달려오는 기세 그대로 주먹을 쥐고 엘그란을 뒤에서 끌어안으려던 녀석의 어깨를 뒤로 당겼다.



"뭐......뭐야?"



명백히 당황한 남자의 눈동자가 내 시선과 마주치자 난 입가에 미소를 보여주었다.



"죽.어.버.려"



뻑-하는 둔탁한 소음과 비명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바닥에 나뒹군 녀석을 지긋이 밟아주며, 아직 멍하니 엘그란의


손을 잡고 있는 남은 녀석에게로 다가가 예의바르게 말해주었다.



"그 손 떼지 않으면 몸 한 군데가 성하지 않을 겁니다, 귀족 나으리."


"너............넌 뭐냐?!"


"그런 건 상관할 바는 아니고, 경고는 했습니다."



노기를 미소로 대신하는 버릇 같은 건 휴란에게서 배운 거다. 그게 상대방을 더 무섭게 한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난 엘그란을 붙들고 있는 사내의 팔을 움켜쥐고 사납게 뒤로 틀었다.



"으아아아악!!"


"......슬레온.."



울먹이는 목소리로 작게 속삭이는 그녀의 목소리는 듣지 않으려 했다. 대신 팔이 뒤로 꺾인 채 바둥거리는 녀석의 엉덩이를


구둣발로 힘껏 차버렸다. 그는 멋진 비명소리를 내며 날아가 벽에 머리를 박고는 기절해버렸다.



"이 자식, 이게 무슨 짓이냐? 내가 누군지 알고 그러는 거냐?"



맨 처음 내 주먹에 의해 쓰러진 놈이 몸을 부들부들 떨며 일어났다. 제 딴에는 위엄 있게 보이려고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었지만, 코피가 터져 노려보는 모습은 그다지 감명 깊지 않았다.


더구나 내가 짙은 미소를 띄우자 녀석의 몸이 움찔하는 것이 보였다.



"반항하는 여자나 희롱하시는 분이 어떤 근사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지 궁금하군요. 이 개.자.식.아."



마지막 말은 그만 들을 수 있게 아주 낮은 목소리로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순식간에 얼굴이 벌개진 채 그 녀석은


쩌렁하게 외쳤다.



"난 프란체스카 가문의 남작인 캄......."



아쉽지만 그의 말은 더 이상 이어질 수가 없었다. 오른손이 나도 모르게 허공에서 깔끔한 호선을 긋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빨이 부러지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왔다.



"발정한 망아지 같은 자식아. 네가 무슨 가문의 누구인지는 알 바 없지만 이 여자를 건드리는 건 용서할 수 없어. 이


여자는.."



이 여자는 내 것이 아니다.



"...........린덴마이어 가문의 약혼녀다."



단숨에 흥분했던 피가 제자리를 찾고 있었다. 내 등뒤에서 낮게 흐느끼는 음성에 다시 심장이 차갑게 굳어버린다.


사방은 조용했다. 방금 전까지 넓은 연회장을 그득 채우던 음악과 소음 소리가 무색할 만큼.


내가 일으킨 꽤나 큰 소란에 귀족들은 물론이고 악사들까지 이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리고 그 속에


차가운 눈을 한 휴란이 무섭게 날 지켜보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슬레온."



다시 한 번 확인하듯 부르는 엘그란의 목소리에 등줄기가 싸늘하게 식는 것이 느껴졌다. 난 속으로 몇 마디 말을 읊조리며


잰걸음으로 연회장 밖을 향해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슬레온!"



그녀의 날카로운 외침이 내 심장을 쥐어뜯는다. 비탄에 찬 음성이 날 찾아내기 전에 숨어버릴 수밖에 없다, 어둠 속에 깊이.








16.



미친 듯 뛰고 있다고 생각했다.


연회장 밖을 나서자마자 붙기 시작한 속도가 바윗돌이 산비탈을 구르는 것처럼 내 힘으로는 통제할 수 없었다. 내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을 밀치고 환한 샹들리에 불빛이 닿지 않는 곳으로 내 몸은 치닫고 있었다. 넝쿨의 잎새가 날카롭게 뺨을


스치고 지나간다. 팔에 나뭇가지가 걸려 소매가 비명소리를 내며 찢긴다. 순간 몸이 앞으로 쏠리며 다리가 제자리에 멈춰


섰다.



"헉헉......"



고급스럽기 짝이 없는 옷감이 너덜거리며 팔에 매달려 있었다. 그 모양이 꼭 나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떼어내야하는데


떼어지지 않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고급스런 옷자락. 반쪽 짜리 귀족인 주제에 린덴마이어의 이름을 미련스럽게 쫓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휴란과 엘그란 사이에 난 무슨 쓸모없는 이름으로 매달려 있는 걸까.


바보같이 그 순간 든 감정은 질투였다. 누구에 대한?


난 눈을 감고 어깻죽지에 달린 옷을 송두리째 찢어냈다.


이렇게 눈 깜짝할 새에 떨어져 나갈 것을 애써 붙들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휴란 아니면 나 자신?



"아아...이거 재미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기척도 없이 등뒤로 다가오는 목소리에 오싹하는 소름이 돋았다. 나도 뒷골목에서 꽤나 싸움을 해봤기 때문에 당하지


않으려면 먼저 상대방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상대방의 기척을 파악하는 것은 그야말로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감정이 격해져 있어 주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는 하나, 순식간에 허가 찔린 기분이 든 나는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뒤를 돌았다.



바로 지척에서 빙글거리는 웃음을 머금고 내 어깨를 짚은 것은 안센 오크문튼 후작이었다.



"하아....쫓아오는데 힘들었습니다. 그러다가 길을 잃으면 어떡하시려고 무작정 달리시는 겁니까?"



그는 어린아이처럼 푸욱하는 한숨을 내쉬며 눈꼬리를 접어 내렸다. 구릿빛이 감도는 진한 감색의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뒤로


넘긴 그는 다정하게 내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묘하게 어깨가 근질거렸다.



".....실례를......했습니다, 후작님. 추태를 보여드렸군요."



어느 정도 이성을 되찾은 나는 상대방에게 예의는 표시했다. 언뜻 그의 등뒤를 보니 제법 멀리 연회장 불빛이 아른거렸다.


그리고 내 주변은 온통 낮은 관목으로 이곳은 정원인 듯 싶었다. 그럼 이 사람이 여기까지 날 뒤쫓아 왔다는 건가? 내가


눈빛으로 작은 의문을 표하자 후작은 아-하는 낮은 감탄사를 토하며 대꾸했다.



"아까의 무용담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곤란에 빠진 레이디를 구하기 위해 귀족들을 혼내주다-그야말로 기사도에 나올


법한 이야기가 아닙니까?"


".........설마 그 감상을 들려주기 위해 절 따라 나오신 겁니까?"


"하하...로맨틱하지 않습니까?"


"..............."



그 대답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등을 돌리는 걸로 대신했다. 후작은 웃음소리를 멈추고 내 어깨를 다시 되돌려놓았다.


이제 보니 그의 체격도 만만치는 않아서 바싹 붙어선 키가 나에 육박할 정도였다. 그의 눈가엔 아직도 웃음기가 진득하게


묻어 나왔다.



"사실 진지하게 묻고 싶은 것도 있고.....한 가지 충고도 드릴 것이 있어서 따라왔습니다."


"무슨?"



어쩐지 친근하게 웃음을 띄고 있는 이 남자를 보면 경계심이 풀린다. 귀족이라는 선입견이 없어서일까? 그는 내 등허리를


감싸 쥐듯 날 연회장 쪽으로 당기며 말했다.



"자자...이런 곳에서 말하긴 곤란하니 이쪽으로 갑시다. 술이라도 한 잔 곁들여야 좋지 않겠소?"



그제야 난 멍청하게도 아무 것도 없는, 그것도 남의 집 정원으로 내달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말았다.(대체 어디로 갈


생각이었지? 응?)






연회장의 떠들썩함과는 분리된, 연회장 4층에 마련된 작은 방에 이르러 난 까마득한 한숨을 내쉬었다. 휴란과 엘그란, 그


어느 쪽도 만나고 싶지 않다는 내 소망을 읽기라도 한 듯 안센은 비밀계단으로 안내해서 아늑한 방으로 안내해 준 것이다.


그러나 사실 말이 아늑하다는 거지 방 절반을 차지하는 거대한 침대와 야릇한 모양으로 방을 장식하는 나체의 조각들은


이 방의 용도를 능히 짐작하게 만들었다. 이른바 '밀회의 장소'라는 거지.



내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았다. 그 동안 후작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선반 위에 놓인 술병을 집어


잔에 따랐다. 정장을 갖춰 입은 그의 모습은 평복을 입었을 때와는 달리 위엄이랄까 그런 것이 느껴졌다. 휴란의 경우,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특별한 외모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빛나는 반면, 안센이라는 남자는 오히려 평범한 외모지만


기백이 남다르다.


그는 나에게 술잔을 넘겨주며 가볍게 물어왔다.



"린덴마이어 공작과는 꽤나 사이좋은 형제지간인가 보군요."


"사이좋은? 그럴 리가 없죠."



투명한 액체가 찰랑거리는 잔을 입가에 대며 무심코 씹는 듯한 어조로 대꾸한 나는 순간 커다란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고 말았다.


그 말은 스스로 그와 내가 형제임을 밝히는 말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전에도 느꼈던 것이지만 이 남자는 가끔 묘하게


예리한 구석이 있다. 난 애써 잔에 담긴 술을 단숨에 목으로 들이붓고는 그의 눈치를 살폈다. 설마하니 그걸 알아보기


위해 날 이곳으로 불러들인 건가? 후작은 빙긋 웃으며 술잔을 빙빙 돌렸다.



"저도 알아볼 만큼 알아봤습니다, 슬레온. 아니 휴란의 이복동생이라고 해둘까요?"


"..........그래서요?"



내가 린덴마이어의 사생아라는 상처에는 이미 새삼스러울 것이 없을 정도로 단단한 딱지가 앉아 있었다.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날 내려다보는 후작을 향해 난 피식 웃음을 삼켰다.



"무슨 의도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 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린덴마이어의 흠집이 되진 않을 겁니다. 이미 마크엔 공작은


무덤으로 사라졌으니까요."


"아니아니......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안센은 애석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술잔을 선반 위에 내려놓고 천천히 나를 향해 걸어왔다. 각종 운동으로 잘 단련되었음을


보여주는 거친 손마디가 순간 내 얼굴 앞으로 다가왔다.



"?"


"이런 이야기라면 어떻겠습니까? 같은 피를 나눈 친 혈육끼리, 더구나 이미 장난칠 나이가 지난 남자들끼리의 위험한


관계라면 말입니다."


"........!"



낮게 또박또박 힘을 주어 발음하는 목소리는 바로 내 귓전을 타고 들었다. 얼굴 앞으로 다가왔던 손은 내 머리채를 휘어


감으며 목덜미로 파고 들었다. 순간 머리가 힘껏 뒤로 꺾이며 차가운 손가락이 내 옷섶을 풀어헤치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화끈한 것이 목에 축축하게 감겨왔다.



"이런 죄악의 표식을 목에 감추고 모른 척 할 생각인 겁니까, 슬레온?"



그는 조소하듯 킬킬거리는 웃음소리를 내며 혀로 목에 난 상처를 문질렀다. 섬뜩한 예감이, 위험한 덫에 스스로 발을


내딛었다는 신호가, 내 손에서 떨어져 깨지는 술잔의 날카로운 파성(破聲)처럼 뒤늦게 내 머릿속을 일깨웠다.








17.



"그게....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요."




단순히 떠보기 위해서 하는 말일 수도 있다.


눈치챌 리 없다. 휴란이 그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들킬 리가 없다. 아니야, 아닐 거야. 뻐근하게 목이 뒤로


당겨진 불편한 자세로 난 애써 태연한 표정을 유지했다.



답답하고 기분 나쁜 공기다. 어느 한 군데 환기구도 없는 방안에서 파릇하게 타 들어가는 초가 까만 그을음만 토해내고


있었다. 손이 미끄러지며 떨어진 술잔이 내 발아래서 지근거리며 밟힌다. 안센은 비스듬히 몸을 기울여 내 몸을 위에 긴


그림자를 만들었다. 진한 녹색의 눈동자는 이글거리는 열기를 지니고 있었다. 마치 사냥감을 바라보는 듯 꿰뚫어보는


시선이 피부를 뜨끔하게 쓸어 내린다. 그는 아직 아물지 않은 목의 흉터에서 자신의 입술을 떼고 가까이 몸을 기울였다.



"그렇게 경계어린 눈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유서 깊은 귀족 가문에서 이상한 소문 한 두 가지 정도야 늘 나돌아다니는


거 아니겠습니까? 더구나 린덴마이어의 휴란공은 항상 사교계의 화젯거리였으니 '묘한 소문'이 나돈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거기에 그 이복동생이란 남자란 그를 전혀 닮지 않은 천민 출신이라니....그야말로....."


"그야말로?"



날카롭게 그의 말을 받아쳤다. 안센은 연극배우처럼 과장된 표정으로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있어서는 안될 금기를 범할 지도 모른다는 거죠. 한 피를 나눈 형제지간이 몸뚱이를 부딪힌다는 건 금수조차 안 하는


짓거리 아닙니까."



위장으로 스며드는 술이 독약처럼 몸을 갈가리 갈라놓는 듯 하다. 내 싸늘한 눈빛을 받는 건 의뭉스러운 웃음.


미소 속에 칼이 들어있다고 하던가.


한순간이었지만 멋지게 속아넘어갔군. 서글서글해 보이는 인상이 교활해 보이는 인상으로 변하는 건 순식간이었다. 지금이


본 모습이겠지.


린덴마이어에 잠시 몸을 맡기면서 허술해진 나를 탓해야 할까, 아니면 그 정도로 날 완벽하게 물 먹여 버린 안센이란


남자에 대해 칭찬을 해야할까? 상대방이 먼저 본모습을 들어낸 이상 나 역시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겠지.



"그렇습니까?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로군요. 그러나 그것이 하고 싶은 말씀이라면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내 머리카락을 잡은 상대의 손을 냉정하게 뿌리치며 일어섰다. 그러나 곧바로 억센 손아귀의 힘에 의해 몸이 비틀려


세워졌다.



"개자식, 무슨.....!!"



억눌린 분노를 분출할 사이도 없이 그대로 상대방의 혀가 벌려진 입안으로 침입했다. 한 순간 들이마셔지는 숨을 게걸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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