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__무협][게임소설]마존전설 - 1

127일전 | 99읽음

진마전설



마존전설 1



번호 : 365 글쓴이 : 귀폭


조회 : 8 스크랩 : 0 날짜 : 2006.02.15 13:12




프롤로그







"으으윽, 이건 정말 말도 안돼!! 어떻게 내가...?"



수한은 뒤에서 쫓아오는 수많은 유저들에 질려, 쫓기는 와중에도 한탄조로 소리쳤다. 그의


생각에는 현재 그에게 닥친 이 상황은 정말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중상모략이었다. 어떻


게 유저인 자신이 몹이 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현실은 냉정한 법. 살기 등등한 표정의


수많은 유저들이 그를 뒤쫓고 있었다.



"저기닷!! 쫓아랏!!"


휙휙


우왁



수한의 옆구리를 스쳐 지나간 십여 개의 비수들. 수한은 기겁을 하며, 비명 아닌 비명을 질


러야 했다. 만약 한치만 더 오른쪽으로 갔다면...


비록 게임상의 일이라 하나, 자신의 내장 색깔을 확인할 뻔한 수한은 식은땀을 흘리며, 더욱


달리는 속도를 높였다. 하지만 수한은 방금 전 그 서늘한 체험을 재차 음미하기도 전에, 다


시 한번 암기의 비가 온몸으로 느껴야 했다.



"으아악 난 몹이 아니라고!!"



왜 유저인 내가 보스급 몹이냐고!!!




1장 로그인







"휴~ 다 끝났다."



수한은 주위를 둘러보며, 만족에 찬 미소를 지었다. 그 존재자체를 지운 듯이 투명한 유리


창, 태양 빛을 연상시키는 가구의 광, 그리고 파리가 스케이트를 탈 것 같은 방바닥. 더 이


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무려 여섯 시간에 걸친 청소는 그가 봐도 충분히 잘된 상태였


다. 역시 청소는 청소로봇인 클린 2012에게 맡기기보다 직접 손으로 해야 제대로 되는 법이


다. 이제 그 마녀만 오면...


++


띵동


"헤~ 역시 양반은 아니라니깐."



수한은 급히 현관문을 향해 몸을 날렸다. 평상시라면 절대 하지 않을 행동, 평상시에는 어떻


게든 그녀의 등장을 저지하려 노력할 수한이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이라도 빨리 마녀, 아니


자신의 누나를 만나려는 수한이였다.



"헤헤 어서 와~"


"...네가 웬일이냐?"



수한의 두 살 많은 누나, 수영의 퉁명스런 말에도 수한은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그저 두 눈


을 반짝이며, 뭔가 기대한다는 눈치를 팍팍 보낼 뿐...



하지만 수영이 그런 동생의 마음을 알아차릴 만큼 눈치가 빨랐다면, 이 두 남매의 사이는


지금보다 훨씬 좋았을 것이다. 즉 수영은 자기 일 이외에는 아무런 관심도, 눈치도 없는 극


악의 둔치인 것이다. 때문에 수한이 원하는 '무언인가'는 아직 그녀의 머리에 세이브 처리되


지 않은 상태.



수한의 애절한 눈빛을 그대로 무시한 수영은 거실에 있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이내 수한을 향해 발가락을 까닥였다.



"야! 꿀물이나 타와!"


"응? 아...알았어."



수영의 혀 꼬부라지는 말에 수한은 그제야 그의 누나가 술에 떡이 된 것을 알아차렸다. 술


냄새가 진동을 하다 못해, 술로 목욕을 한 듯한 몰골. 아직 환한 대낮임에도, 어떻게 된 일


인지 벌써부터 술에 절여 있는 모습이었다.



수한은 순간 누나가 다니는 회사의 정체가 의심쩍어졌다. 어찌 된 게 밤낮의 주기를 수시로


바꾸고, 출퇴근도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거기다 심하면 한 달에 한번 집에 들어올 때도 있었


다. 물론 그렇다고 누나 성깔에 물장사를 할 리는 없는데...



그러나 그런 수한의 생각은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다. 지금은 그것에 연연할 때가 아닌 탓


이다. 비록 술 냄새 때문에 미간이 찌푸려지지만, 아쉬운 쪽은 그였고, 때문에 황급히 꿀물


을 타, 수영에게 갖다바치는 수한이다.



"꿀꺽 꿀꺽 캬~~ 야! 불!"



꿀물을 마시니, 이번에는 담배 생각이 난 모양이다. 어느새 그녀의 입에 물려진 담배, 그리


고 당당히 불을 요구하는 수영. 이에 수한의 미간에 혈관 마크가 잠시 나타났다 사라졌지


만... 지금은 굽혀야 할 때였다.



딸깍


"헤헤 여기."


"후우웁 후우~~"


쿨럭쿨럭



수영이 힘껏 빨아들인 담배연기는 그대로 수한의 얼굴을 덮쳤다. 그것을 미처 피하지 못한


수한은 그대로 담배연기를 마셔야 했고, 그 결과 연신 기침을 터트린다. 한참을 기침한 뒤,


수영을 노려보는 수한. 하지만 정작 수영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을 따름이


다.



"헤~ 군대까지 다녀온 놈이 담배는 안 배우고 뭐 한 거냐?"


"쿨럭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런 백해무익한 마물(魔物)을 내가 왜 배워? 그러니 누나도


이제 담배 끓으라구!!"


"웃기네. 샌님같은 헛소리는 그만 치우고... 오늘 따라 왜 이러는 지나 말해봐. 네가 이런 행


동을 하는 걸 볼 때 뭔가 원하는 것이 있는 것 같으니깐."


"...설마 기억 안 나는 거야?"


"응? 뭐가?"


뿌득



수한의 입에서 그의 치아 건강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치는 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콧평수는


점점 확장을 거듭했고, 그의 눈에도 서서히 불길이 치솟는다. 그런 살벌한 기색에서 위기를


느껴서 일까? 수영은 술이 확 깨는 것을 느끼며, 이내 수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기억해


냈다.



"아아, 맞다. 그거 말이구나?"


"그래, 그거. 'NEW WORLD'캡슐룸말이야."



그렇다. 수한이 지난 한 달간 수영에게 이렇게 비굴하게 굴었던 이유가 무엇이던가? 오직


'NEW WORLD'라는 가상현실게임을 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리고 그 결실을 맺는 날이


바로 오늘이다.



'딱 한 달동안 노예같이 일하라고? 뭐, 좋아. 어차피 백수가 그런 것을 마련할 방법은 없으


니깐...' 이란 말로 시작된 노예생활. 이제 그 한 달이 지났으니, 수영쪽에서 약속을 이행할


차례인 것이다.



"아아 걱정 마. 걱정... 내일이면 짠하고 배달될 테니깐 말이야. 흐흐흐 그런데... 설마 네 노


동력이 한 달에 삼백만원이나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겠지?"



수영의 난데없는 말에, 이번에는 수한이 찔끔 놀랐다. 솔직히 그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한달


에 삼백만원이나 버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허약하기 그지없는 몸에, 특별한 재주


도 없는 그가 무한경쟁사회에서 번듯한 직장을 구할 리 없는 것이다. 특히 지금 같은 불경


기에는 더 할 나위 없다. 때문에 취직자리도 못 구하고 빌빌거린 지 벌써 일년이나 되지 않


은가?



그나마 수한이 가진 거라고는 곱상한 얼굴뿐인데, 그거로는 물장사(?)나 할 수 있을까, 무엇


을 할 수 있겠는가? 거기다 동안(童顔)에 아담한 체구를 이용한 원조교제라든가, 기타 므훗


한(?) 짓을 꿈꾸기에는 그의 자존심이 용납 못했다.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한 달간의 노예


생활이었다.



어차피 그의 주인(?)이 누나이니, 므훗한(?) 짓을 할 리 없었고, 그저 밥하고 청소하는 정도


가 전부였다. 물론 그 기간중에 집을 방문한 누나의 친구가 그의 몸을 더듬거릴 때는 조금


괴로웠지만... 어쨌든 그 생활도 이제 끝난 것이다. 그런데... 그의 누나가 뭔가 불길한 말을


꺼내려 한다? 순간 수한의 두 눈에는 눈물이 글썽거렸고, 볼을 빨갛게 상기되었다. 결정적으


로 겁에 질린 듯, 바르르 떨리는 수한의 목소리.



"...그래서 약속을 어길 셈이야?"



그런 그를 보며 수영은 입을 헤 벌렸다. 자연 그녀의 입에 물려 있던 담배는 소파에 떨어져,


구멍을 송송 뚫어놓는다. 잠시 이상야릇한 침묵이 지난 뒤, 뭔가 수상한 말을 중얼거리는 수


영.



"크윽 내 동생이 설마 천연 '수' 체질일 줄은... 어찌 된 게 보면, 볼수록..."



수영의 알 수 없는 말에 수한은 순간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보니 자칭 '유~명한


소설가'라는 누나의 친구(얼마전 수한의 몸을 더듬던 여자)도 그를 보고 비슷한 말을 했던


적이 있었다. '공'이 어떻고, '수'가 어떻고... 그 누나가 쓴다는 소설이 아마 금단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던가?



흠칫



수한은 알 수 없는 한기를 느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1장 로그인







"헤헤 수고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이게 제 일인걸요. 그럼..."



수한보다 머리통 하나는 큰 남자 공손히 허리를 굽히고, 현관을 빠져나갔다. 요즘같은 불경


기에는 고객에게 굽실거리는 것이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러나 그렇게나마 일자리를 가진 것


이 너무나 부러운 수한이었다. 동시에 자신의 처지를 새삼 상기할 수 있었다. 능력 없는 백


수, 누나집에 얹혀 사는 인생.



휴~



수한은 긴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늘어뜨렸다. 나이 이십대 중반에 아직도 뚜렷이 하는 일없


이 누나에게 기대며 살다니... 그런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 싫은 수한이지만, 역시 현실은 어


쩔 수 없는 일이다. 그의 별 볼일 없는 학력이나 인맥, 그리고 능력으로는 취직은 너무나 힘


든 일이었다. 때문에 약간 무모하다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 일을 벌리려는 것이다.



게임, 특히 가상현실게임에는 거의 문외한인 수한이 누나에게 설설 기면서까지 'NEW


WORLD'에 접속하려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나마 도박이나 복권보다 높은 확률로 대박


을 맞을 수 있는 것이 'NEW WORLD'같은 가상현실게임상의 일인 탓이다.



요즘같은 때에 게임내 아이템을 현물거래하는 것이 불법이니, 뭐니 하는 것은 원시인 취급


받기 딱 좋은 행동이다. 아니, 이미 하나의 문화로까지 정착한 것이 아이템 현물거래다. 그


리고 그에 걸맞게 각 게임회사에서조차 그런 현물거래를 음성화하기 보다, 자회사에서 양성


화해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상황에 자주 거론되는 대박의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 아


이템 현물로 인한 부 축척뿐.



자연 수한으로써는 그런 가상현실게임에 관심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즉 게임상의 고렙아이


템으로 현물거래라도 해, 자신의 생계를 책임진다. 그것이 수한의 계획인 것이다. 물론 생초


짜에 지나지 않는 그가 그런 일을 해내기에는 약간, 아니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가현 게임이 'NEW WORLD'이니, 그만큼 현물거래는 쉽겠지만, 그만


큼 고렙들이 많은 것은 불문가지. 그런 상황에서 거의 게임초짜나 다름없는 그가 초고렙이


되어, 아이템을 획득, 현물 거래를 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하지만 수한은 그런 무모한 일을 해야 할 만큼 나름대로 절박한 심정이었다. 그가 언제까지


나 누나의 신세를 질 수 있을 리가 없다. 누나인 수영도 언젠가는 결혼할 터이고(과연 그게


가능할지 수한은 가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그때가 되면, 누나가 허락한다고 해도 수한 스


스로가 견딜 수 없어 이 집을 나설 것이다. 때문에 적어도 누나의 결혼 전에 스스로 자립할


만한 여건을 만들려는 것이 수한의 최대 목표였다.



"아자! 난 할 수 있다!"



계속 침체되는 분위기에 억지로 기합을 넣는 수한. 그리고 그렇게 억지로나마 정신을 차린


수한은 방금 전 자기 방안에 설치된 캡슐룸을 향해 걸어갔다.



흐흐흐



수한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면전에 있는 캡슐룸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마치 애인의 손을


조물락거리듯, 정성스런 손길. 그렇다. 비록 성깔은 더러웠지만, 그의 누나는 분명히 약속을


지킨 것이다. 물론 그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말이다.



길이 2미터에 폭 1미터, 그리고 온갖 기계장치로 도배된 장방형의 그 물체는 바로 가상현실


게임을 실행하는 데, 그 무엇보다도 필수 요소인 게임 캡슐룸이었다. 그것도 현재 최고의 인


기를 구가하는 (주)F.C.(Fantasy Contriver)사의 'NEW WORLD'전용 캘슐룸! 그 시가가 무


려 300백만원에 달하는데도, 그 수량이 부족해 웃돈까지 주고서야 간신히 구할 수 있다는


물건. 수한같은 백수에게는 꿈에서나 볼 수 있는 천외천의 기물인 것이다.



그런 물건을 한 달간 약간 고생한 것만으로 구했으니, 이 어찌 기쁘지 않을쏘냐? 거기다 누


나가 서비스라며, 1년간 계정을 끊어준다고 했으니... 수한의 현재 심정은 가히 말도 못할 정


도로 폭주상태다. 하지만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으니...



"이왕이면 새것이 좋은데..."



그렇다. 수한의 앞에 있는 캡슐룸은 어디까지 배타시절 때 돌아다니던 초기용 버전인 것이


다. 현재 시중에서 Ver 1.25가 돌아다니는 판국에 Ver 1.00이라니... 하지만 지금의 수한에게


는 이것이라도 감지덕지 할 따름이다. 비록 때가 많이 타서 조금 더럽기는 하지만, 걸레질만


열심히 한다면 문제없어 보인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다. 이수한의 눈에는 마치 금도금이라


도 한 듯 번쩍번쩍 빛나는 캡슐룸이었다.



"흐흐흐 이제 접속만 하면 되는 건가?"



이수한은 재차 음흉한 미소를 지은 뒤, 조심스럽게 캡슐룸에 누웠다. 약간의 저항감을 느끼


며 그 푹신한 시트에 누우니, 마치 세상을 다 얻은 듯 하다. 그러나 그렇게 혼자만의 세상에


빠지려던 수한은 이내 제 정신을 차렸다. 지금은 그런 감촉이나 느낄 때가 아니었다. 지난


한달간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고, 동시에 게임지존을 향하는, 아니 대박을


노리는 그의 첫 걸음인 것이다.



수한은 내부의 헤드셋을 머리에 쓰고, 캡슐룸을 가동시켰다. 그런 수한의 눈앞에 거대한 게


시판이 떴다. 접속이전에 주의 사항 및, 공지 사항, 그리고 계약준칙들. 그러나 이미 퍼질 대


로 퍼진, 뻔한 내용에 신경쓸 사람이 있을 리 없다. 수한 역시 그런 자잘한 것을 무시하고,


이내 접속을 외쳤다.



"접속."



-홍체인식이 있겠습니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몇 초간의 로딩시간이 지나는 동안 수한의 가슴을 격렬히 뛰기 시작했고, 귓가에 생경한 접


속음이 들릴 때는 거의 폭발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지나친 심장박동도 싱크로율이 올


라감에 따라 점점 잦아들었고, 이내 정상을 되찾았다. 게임에 접속하는 동안, 그의 육체가


최적상태가 유지될 시스템이 구현되는 탓이다. 그리고 잠시 뒤...



띠링.


-접속하셨습니다. 계정을 불러주십시오. 만약 계정이 없으시면...



머리에 울리는 기계음. 그러나 그 음성이 채 끝나기도 전에 수한은 소리쳤다.



"생성."


-계정을 만들겠습니다. 새 아이디를 불러주십시오.


"은둔자."


-이미 존재하는 아이디입니다.


"두번째 은둔자."


-이미...


"세번째 은둔자."


-이미...


"hermit."


-이미 존재하는 아이디입니다.


"이런 썩을... 벌써 다 선점한 건가? 은둔자는 나만을 위한 표현인데..."



수한은 자신의 생각을 도무지 들어주지 않는 세상에 절로 욕설이 치밀었다. 하지만...



-'이런 썩을'로 새 아이디를 생성하시겠습니까?


재차 그의 뇌리에 울리는 기계음에 금세 꼬리를 말아야 했다.


"커컥, 아니. 절대 아니야."


-계정을 만들겠습니다. 아이디를 불러주십시오.


"으윽..."



수한은 침음성을 토하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은둔자, 이 얼마나 멋진 표현인가? 마치 수한


같이 게임폐인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듯한 단어였다. 그런데 이 멋진 단어를


아이디로 선택할 수 없다니... 결국 왠지 모를 오기에 수한은 계속 강행하기로 마음먹었다.


네 번째 은둔자부터 시작되는 은둔자의 물결들...



"은둔자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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