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과실]라스넬 - 5

163일전 | 360읽음

. 그러자 손부터 시작, 가슴으로 붉은 불꽃이 퍼져나갔다.




‘ 생각보다 뜨겁잖아!’




나는 간신히 머릿속에 아까 보았던 투박한 단검의 형태를 떠올렸다.




‘ 끝난 건가.’




처음엔 태워진 곳 외에는 따로 화상 입은 데가 없다. 만족해하며 손에 들린 단검을 보자 신기하게 정말 내가 생각했던 평범한 단검 모양이다. 기분 좋아진 나는 단검을 조심스럽게 허리춤에 매었다.




“ 제 방 구경시켜 드릴게요.”




그러나 검에서 웅- 하고 진동이 전해진다. ‘그래! 내 친히 구경해 주마’ 라는 말이 들려오는 듯하다. 거대한 철문을 열리는 것을 보며 방이 좀 지저분하다고 나는 솔직하게 덧붙였다.








저벅저벅.



지저분해진 옷을 갈아입은 뒤, 또다시 훼이른을 따라가는 중이다. 물론 어디로 가는지 아마추어처럼(?) 묻지 않았다. 일단 방향으로 봐선 내가 있던 별관으로 돌아가는 건 아닌 게 확실하고. 갈수록 화려한 내부와 고급스런 옷을 입은 시종들을 볼 때 어렴풋이 높은 이에게 가는 게 아닐까 생각은 들지만.



무기고에서 나온 나를 훼이른은 아주 반가워하며 내가 어디 다치지는 않았는지 살폈다. 그러다 거뭇하게 타들어간 옷자락을 보고 의아해하는 눈치였지만 나는 모른 척 고개를 돌렸다. 기사들은 내가 매달고 나온 평범한(?) 단검을 보며 ‘그럼 그렇지’라는 약간 경멸조의 눈빛을 내비쳤다. 나야 그들이 내 의도대로 생각해준 게 고마워 씨익- 웃어줬지만. 그러자 민망했던지 기사들은 붉어진 얼굴로 허둥지둥 고개를 돌렸다.



문을 열면 또 문이, 그 문을 열면 또 문이 있는 이상한 구조를 지나쳐 드디어 훼이른은 어떤 문 앞에서 발을 멈췄다. 기학적인 무늬가 새겨진 흑갈색의 나무문은 보기에는 엄숙, 정숙, 진중 뭐 이런 기운을 팍팍 내보내고 있었다.



....어쩐지 불길한데. 설마 여긴..




“ 가주님. 둘째 도련님이 오셨습니다.”



“ 들어와라.”




으아! 이렇게 빨리 보스급(?)이 등장하다니! 보통 마지막 스테이지에서나 만나야 하는 것을!! 같이 들어가자는 의미를 듬뿍 담아 애절하게 훼이른을 보았지만 그는 전혀 느끼지 못한 듯, 따뜻한 눈길로 들어가 보라는 손짓을 했을 뿐이다. 실망감으로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소리 없이 열리는 문을 바라보았다.




방안으로 들어가자 의외로 담백해 보이는(물론 상대적으로) 방안 구조가 눈에 들어왔다. 하얀 벽과 천장을 보며 청소하기 힘들겠다고 생각하는데 정 중앙에 홀로 서 있는 장신의 남자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 ...그래. 성인식을 끝냈다고.”



“ ......네.”



“ 그게 네가 선택한 검인가 보구나.”



“ ........”



“ 그 검을 내가 좀 보고 싶은데.”



“ ........”



“ 거절의 표시냐?”



“ ...아니, 그게..”




사실 아까부터 패닉 상태였다. 그에게서 뻗어 나오는 무형의 기운들이 방 안에 들어선 순간부터 나를 쿡쿡 찔러대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지하에서 느꼈던 요상한 기운이 이 방 곳곳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역시 보스답게 유령도 무더기로 가지고 있구나!...라는 태평한 생각을 하기 힘들 정도로 이 방안은 매우 불편했다. 시간이 갈수록 그의 질문을 신경도 쓰지 못할 만큼 어지러운 상태였다. 방안에 가득 찬 이상한 기운들에 정신이 거의 혼미해질 때, 허리춤에 매달린 단검에서 강렬한 진동이 전해졌다.



갑자기 정신이 맑아진다. 진동은 내 몸을 보호하듯 나를 괴롭히던 기운들을 튕겨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한결 편안한 기분으로 내가 고개를 들었을 때 가주와 눈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그의 피 같은 붉은 눈에 흠칫 놀라긴 했지만 불의 전신인 인페르노를 경험한 나에게는 새 발의 피(?)였다. 그렇게 한참 서로를 노려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가 무뚝뚝한 입가를 비틀려 웃음을 지었다.




“ 그래. 이만하면 된 거 같군.”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방안은 언제 그랬냔 듯이 화창한 봄바람이 돌아나간다. 방 안 곳곳에서 느껴졌던 귀신의 기운도 완전히 사라졌다.




‘ 뭐...뭐야! 이거.’




내내 굳어있던 표정을 풀며 의아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도무지 내 아비라 추정되는 그가 뭘 하고 있는지 헷갈렸던 것이다.




“ 많이 건강해진 거 같구나.”



“ ......네.”



“ 별궁에선 잘 지내고 있고?”



“ .....네.”




뭐 어디 아픈 곳 없이 잘 뛰어다니고 먹는 거 보면...건강하고 잘 지내는 거 맞지. 대충 건성으로 대답하며 그를 쳐다보았다. 귀를 살짝 덮는 태양빛의 커트 머리는 그가 순수 적통임을 당당히 밝혔고, 아들을 둘 가진 40대의 나이라 보기 힘든(사기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다니!), 완벽한 이목구비는 감탄을 자아냈다.



그러나 대체로 이 저택에서 만난 사람들, 기사나 시종이나 너나 할 거 없이(물론 그 사총사는 예외) 빈틈없는 딱딱한 표정의 원조는 바로 그임에 틀림없었다. 정제되어 있으면서도 잘 벼려진 그의 기운에 나는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이 내내 불편했다. 차가움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을 피하기 위해 의미 없이 고개를 돌리다가 나는 한쪽 벽에서 숨을 멈추고 말았다. 갑자기 하얗게 질린 내 얼굴에 의아한 듯 그는 내가 보는 방향으로 얼굴을 돌리고는 약간 놀랐다는 음성으로 말했다.





“ ......저게 느껴지느냐.”



“ 배...뱀이다아앗!!”




그렇다! 거기에는 회색빛깔의 엄청나게 큰 뱀이 내 쪽을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적어도 내 생각엔). 크기도 공포 영화에서 봤던 아나콘다보다 더 큰데다 파충류 특유의 노란 눈이 번뜩였고 가끔 날름날름 나오는 붉은 혀는 나를 공포로 몰아넣기 충분했다.




‘....왜...왜.....아마존이나 정글에나 있을 법한 뱀이...여기에...’




나는 덜덜 떨며 뒤로 물러섰다.




“ .....뱀이라고? 흠. 넌 저게 뱀으로 보이는 거냐?”




...그럼 저게 뱀으로 보이지 뭐로 보인단 말인가요! 그 뱀과 최대한 거리를 벌리며 경황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뱀 가까이 다가섰다.



...물릴까? 구...구해야 하나? ....으아앗..! 뱀의 표피를 만..지잖아?!



순간 어리둥절해져서 그 광경을 보는데 뱀이 내 쪽을 보며 노란 눈을 가늘게 뜬다. 그 모습에 간이 오그라들 정도로 무서웠지만 왠지 뱀은 이런 내 모습을 즐겁다는 듯이 쉬식- 거리며 혀를 낼름 낼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뱀의 머리 부분을 쓰다듬던 가주가 나를 보며 물었다.




“ 이게 무엇인지 아느냐?”




돌연변이 뱀이 아닐까요? 유전자 조작 파충류라든가...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은 독사...... 공황 상태에서 횡설수설 답변을 생각하는데 그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뱀을 쥐었다.




‘ 엥? 뱀을 쥐다니...? 어라?’




어느새 그가 들고 있는 것은 회색빛의 장검이었다. 인페르노보다 투박하지만 길고 두터운 검신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압적인 기세를 느낄 수 있었다. 마치 그 검 주위로 회오리가 치고 있는 듯한 기운에 나는 조금 감탄하면서 주위를 둘러봤다. 왕 뱀은 어디가고...갑자기 웬 검이...



...설마 저 뱀도 인페르노와 비슷한 과(?)인 것은...?


...가..가주가 저렇게 들고 있다면 혹시...




“ 폭풍...검?”



“ 그래. 이게 바로 가문의 상징. 폭풍검이다.”




뭔가 범상치 않다 싶었는데. 저게 그 유명하다는 폭풍검일 줄이야. 이제야 가주의 방에 꽈리를 틀었던 왕뱀의 정체가 파악되자 나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 폭풍검의 본신이 뱀이라니.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근데 폭풍검은 사람 모양으로는 변할 수 없는 건가? 일단 심신 안정에는 인페르노가 훨씬 낫....’



“ 헉!”



“ 왜 그러지?”




..그렇게 기척 없이 다가와 있으니까 그렇죠! 놀랐잖아요! 손을 뻗으면 바로 닿을 거리에 그가 와 있음에 나는 당황하여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내 몸을 얽어매려는 듯이 쏘아보는 적빛 눈동자에 꼼짝달싹 할 수 없었다. 그는 내게서 무언가를 찾으려는 듯이 내 눈을 집요하게 들여다보았다.




“ ....뭔가 변했군.”



“ ....!!”




뭐...뭐야? 정말...무슨 일이 벌어진 지 아는 걸까? 가슴이 미친 듯이 콩닥콩닥 거렸다.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려 했지만 잘 되지 않는다. ...역시 이 몸의 아버지란 말이지! 그의 손이 서서히 내 얼굴로 다가옴에도 몸이 얼어붙은 거처럼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데 갑자기 허리춤에서 강렬한 진동이 전해졌다.



순식간에 내 몸을 옭아맨 구속이 사라졌음을 느끼며 얼른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그가 피식 입 꼬리를 올렸다. 그의 눈은 내 허리춤에 매달린 단검을 향해 있었다.




“ 무척이나 경계하는군.”




설마..내 단검이 무엇인지 아는 걸까? 내 표정을 읽었는지 그는 어느새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와 입을 열었다.




“ 화염검 인페르노. 설마 내 대에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단호히 대답하는 그를 보며 나는 사실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어떻게 그걸 알았는지, 정말 검이 인간으로 변할 수 있는지, 왜 내가 선택됐는지, 이 선택을 무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등등.



하지만 그랬다간 그의 의심을 다시 살 거 같아서 억지로 참고 있는데 그가 멋들어진 원목 의자에 앉더니 내게도 앉으라는 손짓을 한다. 약간 고민하다 어쩌겠냐는 생각에 그의 앞쪽에 앉았다.




“ 란위.”




느닷없이 무슨 소린가 싶어 그를 쳐다보는데 방문이 열리고 웬 남자가 들어온다. 예고 없는 등장인물에 깜짝 놀라 쳐다보는데 그는 나를 보며 빙긋 웃더니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 ...와....”




무슨 남자가 저렇게 헉- 소리 나게 예쁘게 생겼지?! 키만 크지 않았다면(180정도 되어 보인다) 여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소리 내어 감탄하고는 무례함도 잊고 그의 얼굴을 자세히 쳐다보았다. 허리까지 오는, 살짝 웨이브 진 갈색머리와 섬세하게 조각된 얼굴. 따듯함이 묻어나올 듯한 녹색 눈동자에 왠지 가슴이 뭉클해지는 기분을 받아버렸다.



마치...저쪽 세계의 그리운 누군가를 생각나게 하는.



란위라 불린 이는 가주를 향해 살짝 몸을 숙였다.




“ 마실 것을 가져와라.”




가주의 말이 떨어지자 알았다는 듯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발소리 없이 빠져나간다. 그의 가벼우면서도 귀품 있는 발걸음에 정말 시종일까 생각하는데 그가 나를 보며 다시 친근한 미소를 보낸다. 나도 보답하고자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 우유로 갖다....줘..”




...흐앗! 하마터면 ‘...주세요.’ 라고 할 뻔 했다. 서둘러 말꼬리를 끊고는 불안하게 그를 올려보는데 더 환한 미소를 내게 돌려준다. 그 아름다운 미소에 그가 문을 나갈 때까지 눈을 돌리지 못했다.




“ 란위가 마음에 드는가 보군.”




앗. 이 사람도 있었지! 나는 얼른 민망한 기분에 그쪽으로 돌려 앉았다. 그는 필히 벌개졌을 내 얼굴을 쳐다보면서 별 표정변화 없이 말을 이었다.




“ 란위는 내 ‘파예’니 줄 수는 없지만....필요하다면 빌려주지.”




....파예? 그건 또 뭐지? 또다시 부딪힌 문화장벽에 나는 끙끙-거리는 신음성을 숨기며 대충 무난히 괜찮다고 거절했다. 사람이 좋으면 좋은 거지 굳이 빌리는 건 또 뭐야. 그는 거절하는 나를 잠깐 흥미로운 눈빛을 보았다가 그 특유의 무표정으로 담담히 물었다.




“ 그래. 가주가 되고 싶은 거냐?”




너무 일상적인 어투에 그가 던지는 물음의 깊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어벙하게 그를 바라봤다.




“ 설마 화염검을 가진 자가 가주 자리에 욕심이 없다는 건 아니겠지?”



“ .....가주의 검은 폭풍검이 아닌가요?”




웬 느닷없는 화염검 타령인가 싶어 그를 쳐다보니 그도 눈을 맞췄다. 어쩐지 인페르노를 조금 닮아보여 처음보단 확실히 덜 무섭다. 그래도 부담스러워 고개를 돌리니 그가 ‘책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더니 확실히 공부가 부족하군.’ 이라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왠지 나를 무식하다고 평가내린 듯 하지만...뭐 사실이니.



...으음. 그래도 왠지 기분이 조금 상하긴 하는군! 이래봬도 꽤 공부 잘 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말이지.




“ 초대 보르크 가문의 가주는 젊은 시절 기연으로 화염검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그가 검을 휘두르면 그 어떤 무기도 병기도 대적하지 못하고 녹아버렸다고 하지. 신의 육체마저 상처 입힐 수 있다고 전해지는 그 홍염의 불길은 제대로 사용만 하면 대륙마저 가를 수 있는 파괴력이 있다고 한다. 그런 검의 소유주와 훗날 3대 무가의 수장이 될 세 명의 젊은이들, 그리고 청년 황제 갈로프가 힘을 합쳐 야만족과 마물의 서식지를 궤멸시키고 이 쉐버린 제국을 세웠다.”




보통 건국 관련 설화는 부풀려지기 마련이겠지만...그래도 대륙을 가를 수 있다니. 나는 새삼 허리춤에 매달린 소박한 내 단검을 쳐다보았다. 내 감탄의 눈길을 어찌 알았는지 검이 자랑하듯 미세하게 울었다.




“ 건국 공신으로서 제국의 사방을 지키는 4대 무가가 세워지고 초대 가주가 사용했던 무기들은 그 무가의 상징이 되었다. 너도 들어봤겠지만 보르크 가문의 화염검 인페르노, 체이안 가문의 적창 플레이스, 칸 가문의 쌍검 이반 시미터, 마지막으로 에브게니 가문의 마법검 플람베르그가 바로 그것이지.”



“ 근데...어떻게 지금은 폭풍검이 상징이 된 건가요?”




아무리 봐도 저 완벽해 보이는 스토리에 폭풍검이 끼어들기는 좀. ...가만 보면 폭풍검 보다 인페르노가 훨씬 보르크 가문과 잘 어울린다. 생각해봐라. 불타오르는 화염검을 들고 붉은 머릿결을 흩날리며 전장에 서 있는 보르크 가주를. 완벽하게 이미지가 맞아 떨어지는데?




“ 그건 바로 화염검, 인페르노 때문이지.”




엥? 무슨 말인지 몰라 그를 쳐다보자 그는 묵묵히 내 검에 다시 눈을 한 번 주고는 입을 열었다.




“ 인페르노는 다른 무기와 다르게 주인 선정이 무척이나 까다롭다. 맘에 들지 않으면 몇 백년간 그저 투박한 검 모양으로 남아있지. 마스터 경지에 오른 자가 아니라면 웬만해선 그의 기운을 감지도 못하고 지나치게 되고.”




역시...한 성격이 하는 거 맞구나. 난 또 자아를 가진 무기라면 다 이런 줄 알았지. 초대 가주도 알아주는 깐깐한 검이라 결론내리며 새치름하게 인페르노를 내려 보는데 웅- 하고 검이 심하게 진동한다. ‘네 이놈!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라는 호통이 들리는 듯해서 나는 얼른 고개를 들었다.




“ 따라서 초대 가주는 인페르노 외에 다른 상징을 찾아야 했다. 온순하면서도 인페르노에 못지않게 강한 검을. ...하지만 실제적으로 그런 무기를 찾기란 쉽지 않았지. 그러던 끝에 그는 50대가 되어야 겨우 이 폭풍검을 얻을 수 있었다.”



“ 어떤 방법으로..?”




뭔가 대충 넘어가는 스토리에 질문을 던지자 갑자기 그가 나를 타오르는 눈으로 본다. 뭐..뭐야! 냉정한 표정에 어울리지 않는 불타는 눈빛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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