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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년]다녀오겠습니다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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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번뇌 패밀리-

    "다녀왔습니다."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선 순간 평소보다 공기가 더 많이 흐트러져 있음을 발견했다. 그와 더불어 부엌에서 들려오는 도마질 소리의 이 경쾌함은....누군가 반가운 손님이 방문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누구 왔어요?"

    "음, 큰형이랑 둘째가 왔지 뭐니?"

    그래서 이렇게 야단법석이었던가? 현관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구두를 정리할 때까지도 나의 형제란 분들은 코빼기도 안 비치신다. 거 참.....여기 현재 주인은 독립한 형들이 아니라 바로 난데, 이 귀염둥이 막내 태균이가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엄연한 외부인인 사람들이 나와보지도 않는다 이거지? 아서라 그 사람들이 그럴 잔정이나 있는 사람들이었었나.

    "히유~ 하긴 그 사람들이 그런 거 신경 쓸 사람들이나 됐으면...."

    나는 반가운 손님이라는 지칭을 취소하고 한숨을 쉬며 건넛방 문을 살그머니 열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불을 둘둘 말고 잠들어 있는 낯선 남자(?)의 맨다리가 이불 틈으로 보였다.

    '우리 식구들은 어떻게 된 게 누구 하나 식사 준비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엄마가 투덜거리며 식탁을 차리시는 동안 잠들어 있는 둘째형을 맞아가며 깨우고,('형 일어나 엄마가 밥 먹으래.' '너나 처먹어')망부석처럼 앉아 있는 첫째 형을 데리고 왔다. 오랜만에 전체 가족 중 절반이 넘는 숫자가(과반수라고 하는 거지) 식탁을 채웠기에 엄마는 꽤나 감격하신 모양이다.

    "그나저나 결혼은 어떡할 거니? 사귀는 아가씨는 있고?"

    "네 나이도 이제 꽤 됐고, 이만하면 어느 정도 자리도 잡았지 않니?"

    드라마에 나올 전형적인 대사가 어머니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걸 나는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있다. 하긴 대학원이다 뭐다 형 나이도 이제 꺾어 70.....33.......이면 어머니도 슬슬 초조해지실 때가 됐지. 나야 뭐 쌈빡한 20대니까 아직 저런 걱정은 할 필요도 없지만. 그런데 어쩌자고 형은 저 나이가 되도록 장가를 못 갔지? 당사자인 형을 제외한 제 3자들이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하며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때에도 형은 무덤덤한 얼굴로 국만 떠먹고 있었다.

    "그러니까, 내 말은..."

    가엾게도 형의 무반응에 얘길 꺼낸 어머니만 무안스럽게 말끝을 흐리고 계셨다. 이거....이거...

    "형 얘기 하고 있잖아."

    따닥. 둘째형이 신경질적으로 식탁바닥을 두드리자 그제야 큰형은 주위를 돌아본다.

    "응?"

    "얘기 못 들었어? 엄마가 물었잖아. 언제 결혼할 거냐고?!"

    "....응?"

    "........"

    아무래도....또 딴 생각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질문의 초점을 놓친 첫째 형은 그리 작지 않은 편인 눈을 껌뻑이더니 한참 후에야 대답했다.

    "....지금은 좀 바빠서...."

    "......."

    또 또....딴 생각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군... 형이 대답을 생각하기까지의 그 잠깐 동안의 침묵에 그야말로 숨이 막혀 질식할 뻔했다. 고갤 돌려 옆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둘째형이 미친 듯이 눈을 부라리며 이를 득득 갈고 있었다. 아마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을 거다. '이 미련퉁이. 사오정~감히 내 말을 무시해!!!' 그럼 뭐하나 첫째 형은 신경도 안 쓰고 밥만 잘먹는 걸. 둘째형과 첫째형이 언제부터 저렇게 사이가 좋지 않은지(뭐 일방적인 것이긴 하지만) 확실치는 않으나 대략 10~ 15년 전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하려고 했는데....확실한 계기가 있었단다. 셋째 김하균 형이 근거가 있다고 말하는군. 그의 입에서 나온 사건의 전모란 이러하다.

    우리 집안 남자들은 어째서인지 하나씩 '미치거나' '미쳐본' 경험이 있다. 사춘기 소년들이 뭔가 이유 없는 야릇한 충동에 빠져 무언가를 갈구하고 미친 듯이 뭔가에 빠져드는 것처럼 우리 형제들에게도 한번씩 그러한 경험들이 있다. 첫째형이야 자타가 공인하는 공부벌레고, 셋째형은 연합고사 전국 4위로 고등학교를 입학했으나 종교에 미쳐 졸업할 당시에는 뒤에서 4위를 했단다. 그리고 둘째 형 김남균....이 자는 대학시절 운동에, 그 당시 젊은이들이 그러하듯 운동에 투신했다. 그런데 그 '투신'이란 게 좀 과했나보다. 남들은 잡혀가도 잘들 풀려나는데 이 자는 어째 몇 번 전경들과 대면한 이후 바로 지명수배자가 되더니만 6개월간의 그리 짧지 않은 도주기간을 거쳐 집 앞에서 검거되고 말았다. 실로 화려한 전적의 소유자라 할 수 있다.

    본론은 이제부턴데 지금이야 능글능글 하지만 둘째형도 당시엔 운동권 사람들이 그러하듯 강단지고 정의로웠다고 한다.(별로 믿기진 않지만...셋째형의 입을 빌리자면 그랬다니 별로 할 말은 없다.)미제의 시궁창 국물인 커피와 미제국주의의 똥물인 콜라 먹기를 거부한 것은 물론이요. 빨간 글씨로 '미국놈 물러가라. 천인공노할 역적 xx 정권 물러나라~' 등 원색적인 구호를 들고 투쟁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전경들과의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형이 수배자의 몸이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투덜대며 밥알을 씹고 있는 지금의 형을 보면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그런 형은 오랜 도주기간 동안 몸도 많이 상하고 마음도 약해져 어쩔 수 없이 집으로 숨어들었다. 오랫동안 머리를 자르지 못한 더벅머리며 깡마른 얼굴이며, 안색은 초췌하여 한 눈에 봐도 딱 수배자 같은 모양을 감추고 돌아온 집에는 그리도 보고싶던 어머니는 안 계시고 평소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큰형만이 가부좌를 틀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

    -엄마는?-

    -....-

    큰 형은 대답이 없었다. 둘째 형은 소태를 씹은 듯 입안이 씁쓰레져설랑 항상 그렇듯 자신이 먼저 결론을 내렸다. '이 사람...나같은 인간이랑은 말도 하기 싫다. 이건가?' 씁쓸하게 웃으며 그는 입을 열었다.

    -그래, 뭐야 형도 내가 잘못했다 이거지? 부모는 허리 빠져라 일해서 대학 보내 노니까 배가 불러서 운동이나 하고 있다고 생각 할테지...큭큭....그래 형 같은 에고이스트가 뭘 알겠어? 큭큭...-

    -........-

    -하지만 형 이건 알아둬야 해. 세상은 형 같은 사람들만으로 돌아가지 않아. 물론 나 같은 사람들만으로 돌아가지 않아. 인정해. 부정하지 않겠어. 형의 존재도 나의 존재도.....형이 뭐라고 해도.....-

    꽤나 멋진 말들이 오갔던 것 같은데. 나는 그 자리에 없었던 바. 내 유치한 말솜씨로 이런 식으로 재구성함을 용서해달라. 여하튼 둘째형은 스스로의 말에 도취되어(이것도 어떤 한가지에 미친 사람들의 특징이다.)발작적인 웃음을 터트렸고 그 웃음소리에 놀란 옆집 사람의 신고로 달려온 경찰들의 손에 의해 잡혀갔다. 둘째형은 진실을 받아들일 생각이 아직까지 없나보다. 둘째형은 아직까지 첫째형이 자신을 '밀고'(....)한 걸로 생각한다. 그리 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가족이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둘째형은 운동에 염증을 느끼고 바로 물신주의자로 변신했다.

    그 일 이후 아직까지도 첫째형에게 앙심을 품고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지만 내가 보기엔 그건 둘째형의 터무니없는 오해고, 단지 한번 자기 생각에 빠지면 아무 것도 보지 못하는 큰형은 둘째형이 잡혀가는 그 순간에도 그 '공부'란 걸 하고있었다고 생각된다. 여하튼 평소엔 잘 오지도 않는 두 사람이 동시에 온 바람에 우리 집은 바야흐로 폭풍 전야, 아니 엑스포 과학 공원 입체 영상실에서 본 트위스터다.... 나는 둘째형이 그 뭐 같은 성질로 밥상을 엎지 않게끔 탁자의 양끝을 지그시 잡고 있는 중이다.

    "형 밥 먹자."

    "너나 처먹어"

    빠직 귀여운 동생이 밥 먹으라고 말했기로서니.............결정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이 인간의 이야기로 하기로

    part 1. fatal voice

    "당신 정말 제대로 안 할거야?"

    "김 PD 왜 그래? 내가 보기엔 좋기만 하구먼."

    "좋긴 뭐가 좋아요? 교육용 프로그램에 성우가 도대체 그게 뭐야, 얘들 잡아먹을 일 있어, 뭐 때문에 그렇게 느끼해야 하는 건데? 내가 그랬잖아. 이 프로엔 남자 성우보다 여자 성우가 훨 낫다고. 그 있잖아. 딩동댕 유치원 끝나고 하는 거. 응, 그래 그래. 다시 여는 우리 교육. 그 프로 진행하는 그 여자 성우, 이름이 뭐라더라, 허.....허 뭔데... 여하튼 그 여자가 하면 되잖아? 어쩌자고 경험도 없는 라디오 쪽 사람을 데려와 가지고."

    "그러니까 내가 보기엔 전혀 이상이 없고...."

    "없긴 뭐가 없어요? 아까도 큐 사인 들어가기 전에 실수하지 않았습니까?"

    "그거야 그리 중요한 문제도 아니고."

    "중요한 게 아니면요? 이건 방송입니다. 그 유치찬란한 라디오 광고랑은 틀리단 말입니다. 지금 애들 방송이라 맘대로 찍어도 된다고 생각하시는가본데..."

    결국은 원론적인 데서 트집을 잡는군.....기껏해야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PD와 그보다 열 살은 더 먹어 보이지만 위치는 비슷하거나 더 낮을 남자와의 실랑이로 싸움이 변질되자 그 때까지 면전에서 그 애송이 PD에게 깨지고 있던 성우 범진영은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여하튼 라디오 쪽보다 방송 쪽이 사이코도 많고 성질 더러운 인간들도 많다는 통설을 확인할 수 있는 날이었다. 별 가당치도 않은 일 가지고 꼬투리를 잡고 일일이 이래라 저래라 말도 많고.

    까탈스러운 것도 그 이유가 합당하면 이해가 간다. 이거야 원 도대체 말이 되는 걸 가지고 흠을 잡아야지....잠시 숨을 고른 그는 앞 머리칼 사이로 조금 전 자신을 작살내려고 마음먹은 듯 조목조목 공격을 가해오던 남자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베이지 색 면바지에 잘 다려진 물빛 셔츠, 대충 걸쳐 신은 듯한 운동화, 평균보다 조금 작은 눈. 얇은 입술들이 너무나도 도시적인 마스크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

    진영은 조그맣게 이를 갈았다.

    그 남자의 목소리는 정말이지 짜증이 났다. 도대체 그 목소릴 가지고 어떻게 성우를 해서 밥 벌어먹고 사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양은을 쇠 젓가락으로 긁어대는 소리 정도는 아니었지만 여하튼 남자의 목소리를 듣는 내내 남균의 등뒤로는 소름이 오싹 끼쳤다. 짜증이 날 정도였다. 그렇다고 해서 꼭 어딘가 틀렸다는 건 아니다. 처음 방송 쪽 일을 맡은 사람치고는 실수도 적었고, 무엇보다 '성우들은 얼굴을 보면 목소리에 대한 이미지가 깨진다'는 고정관념을 깰 만큼 깔끔한 마스크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뭔가 부족했다. 아니.....뭔가가 넘쳐서 신경을 긁어대고 있었다. 좋다고 말하는 주위 사람들이 이상할 정도였다.

    저렇게......저렇게 사람의 신경을 긁어대는 목소리를 가지고 어떻게 교육용 방송의 내레이터로 사용할 수 있단 말인가. 남균은 절래 고갤 흔들었다. 남들은 하나도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번만 끝나고 다음 번엔 절대 함께 일하지 않으면 되는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못 참을 것도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범진영이란 남자의 목소리도 그리 못들을 정도는 아니었다. 남균은 슬금슬금 돋는 소름을 무시하고 녹음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하아......음......하아....."

    "......."

    "남균씨?"

    "........"

    아앗! 둔중한 통증에 반사적으로 허리를 말았다. 자신을 담고 있던 여자가 괄약근을 수축시키면서 질이 단번에 페니스를 압박했던 것이다. '아얏~!' 이.......여자 정말 큰 일 낼 여자네.

    "도대체 무슨 생각하는 거야?!"

    꽤나 화가 난 모양이다. 남균의 다리 위에 올라 타 있는 여자가 붉게 상기된 얼굴과 앙칼진 목소리로 묻는다. 하긴 한창 진행 중에 멍하니 반쯤 졸고 있었으니....그러고 보니 꽤 오랫동안 사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남균은 뭔가 변명을 하려다 피식 웃으며 여자를 쓰러뜨렸다. 목덜미와 어깻죽지, 가슴 굴곡 사이의 습한 기운이 느껴졌다. 호텔에 들어온 이후로 지금까지 줄곧 안고 있었으니 남균과 여자 둘 다 땀투성이었다. 하지만 남균이 사정을 한 것은 딱 한 번. 안기는 오래 안고 있었지만 섹스다운 섹스를 한 것은 고작 한 번에 지나지 않았다.

    남균이 동작을 빨리 하면서 여자의 숨소리도 다시 높아졌다. 올랐다가 낮아졌다가 하는 목소리가 피아노의 메트로놈을 연상시켰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진자의 움직임.....너무나 당연하고, 너무나 단순한 음의 영역, 그래서 자극하기보다는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음의 반복.....하지만 이 목소리에 땀을 흘리고 침을 삼켰던 적이 있지 않았던가.........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날카롭고 앙칼지기만 한 것이 아니라.....자신이 원하는 건 좀 더 부드럽고, 그러면서도 거친..... 비단 같지만 그 굴곡에선 사포와도 같은 꺾임이 느껴지는....

    "김남균!"

    번쩍! 눈이 뜨였다.

    "아, 앗!"

    멍한 그의 눈에 벌겋게 달아오른 여자가 보였다. 씩씩 거품을 물고 있는.....아.....내가 또 딴 생각을 한 건가? 퍽!

    "욱.....!"

    여자는 모델처럼 긴 다리에 남균은 바로 나가떨어졌다.

    "넌 그거 하면서도 드라마 찍는 건 줄 알아?! 아니.....내가 말을 말아야지"

    "나...난희야....."

    무의식적으로 내민 남균의 손을 내치고 여자는 알몸으로 당당히 걸어나와 옷을 걸쳤다. 방금 전 정사의 흔적을 비웃기라도 하듯 여자는 얼음처럼 냉정한 얼굴로 매무새를 다듬고는 방문을 열었다.

    "난희야!"

    비명처럼 여자의 이름을 부르고......그리고 여자는 그림처럼 방안을 빠져나갈 줄 알았다. 하지만 여자는 호명에 멈칫했다. 여자가 고개를 돌렸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목이 휘어지고 얼음처럼 차가운 눈이 침대 위에 멍하니 앉아 있는 남균을 응시했다.

    "도대체가....."

    ".......?"

    "서툴면 열심이나 해야지."

    "........??"

    "테크닉도 엉망인 게 힘이라도 따라주면 내가 말을 안 해. 그런 주제에"

    "......유난희!"

    침대 시트에 발이 엉켜 지체하고 있는 틈에 난희는 재빨리 문을 닫고 엘리베이터로 도망쳐 버렸다.

    뭐.......뭐.......서툴면 열심이나 하라고?! 너.....넌 여자라고 말 함부로 하는데 그런 말이 남자한테 얼마나 상처가 되는 줄 알아? 나라고 그 생각 안 한 줄 아냐고. 그렇게 태어난 걸 어쩌란 말야.....크흑.....아, 아니지....뭐 테크닉도 엉망인 게 힘이라도 따라주면? 이 기지배야 뚫린 건 입이고 뱉으면 다 말이냐이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것인데. 고갤 드는 난희의 눈에 가운 차림의 한 남자가 날아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무슨 남자가 저 모양이야?"

    보통 여자가 귀에 쓴 말하면 말로는 화를 내도 저렇게 사생결단 나게 쫓아오는 거 아니지 않아?

    슈우웅~

    기가 막혀 하는 난희의 눈앞으로 남균은 무시무시한 기세로 쇄도하고 있었다. 한꺼번에 몇 개단씩 뛰어내려오는 저 모습은 고삐 풀린 망아지요, 미쳐 날뛰는 망나니였다. 난희는 두렵기보다 힘이 빠지는 걸 느꼈다.

    저 남자...본래의 목적은 잊고 추격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모양이군...한심해라....

    "뭐야? 당신이 쫓아오면 내가 도망칠 줄 알아?"

    목에 핏발을 세우고 반격하는 난희의 눈앞에 그러나 반격을 받아줄 남균이란 작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어라......뭐야 어디 간 거야?"

    방금 전까지 기세 등등하게 달려오던 인간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서.....설마 이 자가 등뒤에? 고갤 돌려보았지만 남균의 행적은 어디에도 없었다.....증발? 한참 눈을 비비고 초점을 바로 했을 때야 비로소 난희는 남균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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