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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만레벨업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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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혼자만 레벨업

    0. 프롤로그

    [일일 퀘스트가 도착하였습니다.]

    젊은 여성의 명료한 목소리.

    절대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꿈을 꾸는 것도 아니다.

    목소리는 분명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허공에는 퀘스트 정보창까지 떠 있다.

    '설마... 오늘도?'

    기도하는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정보창을 열어 보았다.

    띠링.

    [일일 퀘스트 : 강자가 되기 위한 준비]

    팔굽혀 펴기 100회 : 미완료 (0/100)

    윗몸 일으키기 100회 : 미완료 (0/100)

    스쿼트 100회 : 미완료 (0/100)

    달리기 10km : 미완료 (0/10)

    ※주의: 일일 퀘스트 미완료 시 그에 상응하는 페널티가 주어집니다.

    내용을 확인하자마자 반사적으로 욕이 튀어나왔다.

    "아오... 이게 벌써 며칠째냐고!"

    1. E급 헌터

    E급 헌터 성진우.

    진우가 뭘 하든 간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수식어였다.

    진우의 능력치는 거의 일반인과 마찬가지.

    남들보다 조금 튼튼하고 회복이 약간 빠른 걸 빼면 일반인과 별로 다를 게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항상 부상을 달고 살았다.

    죽다 살아난 것도 여러 번이었다.

    물론 진우라고 좋아서 헌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일은 위험하지, 늘 무시당하지, 심지어 벌이까지 시원치 않다.

    만약 헌터협회에 소속된 헌터에게 지급되는 의료비 보조금이 없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헌터증을 반납하고 일반인으로서의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겨우 20대 중반에 특별한 재주도 없는 진우가 매달 수백씩 들어가는 어머니의 병원비를 감당할 방법은 헌터가 되는 것뿐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할까?

    그래서 그날도 진우는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수 없이 협회 주관의 레이드에 참가했다.

    ***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헌터들은 대개 서로를 잘 안다.

    게이트가 열리면 그 지역의 헌터들이 총집합하기 때문이다.

    먼저 온 헌터들은 협회 직원이 건네는 따뜻한 커피를 홀짝이며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어이, 김 씨. 여기야. 여기."

    "오, 박 씨가 웬일이야? 이제 헌터짓은 그만둔다며?"

    "그게... 마누라가 덜컥 둘째를 임신해 버려서."

    "하하하핫. 그래. 헌터들이 한몫 잡기엔 레이드만 한 게 없지."

    김 씨가 호쾌하게 웃음을 터트리자 박 씨도 머쓱하게 따라 웃다가 물었다.

    "그런데 요즘은 협회 호출이 뜸하네? 게이트가 생기는 횟수가 좀 줄었나?"

    "에이, 무슨. 요샌 협회보다 길드들이 더 열심이라 그렇지. 큰돈이 움직이다 보니 길드들이 아주 눈에 불을 켜고 덤빈다더만."

    "그럼 이번 레이드는 협회에서 진행하는 거니 안전하다고 봐도 될런가?"

    슬슬 걱정되는지 박 씨가 주위의 눈치를 살폈다.

    길드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소리는 큰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고, 큰돈이 되지 않는 게이트는 보통 공략 난이도가 현저히 낮았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100퍼센트는 없는 법.

    박 씨뿐만 아니라 다른 헌터들도 불안한 눈빛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글쎄..."

    남은 커피를 마저 들이켜며 대답을 피하던 김 씨가 멀리서 다가오는 누군가를 발견하고는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어, 저기 온다. 성 씨! 성 씨!"

    다른 헌터들도 그를 보고 기쁜 낯빛을 띠었다.

    "안녕하세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성진우였다.

    진우는 반갑게 맞이해주는 김 씨에게 가볍게 목례하고 그대로 지나쳐갔다.

    김 씨는 진우가 지나간 것을 확인하고는 흐흐 웃으며 호언장담했다.

    "진우 왔네. 그럼 여긴 안전해."

    눈이 동그래진 박 씨가 김 씨에게 붙어 섰다.

    "뭐야? 성진우라는 헌터가 그렇게 강해?"

    "아, 박 씨는 잘 모르겠구나. 박 씨 떠나고 얼마 안 돼서 오기 시작한 헌터야. 여기 헌터들치고 성진우 모르는 사람 없지."

    "그렇게 세다고? 그런데 왜 협회 소속으로 일한대? 대형 길드나 프리랜서 안 하고."

    히죽히죽 웃던 김 씨가 눈을 흘겼다.

    "저 사람 별명이 먼 줄 알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뜸 들이지 말고 얼른 말해 보우."

    "인류 최약병기."

    "...최약병기? 최종병기가 아니고?"

    "이 사람아. 그건 S급인 최종인 헌터 별명이고. 저 사람은 최약병기. 아마 대한민국 헌터 중 제일 약할걸."

    "뭐?"

    박 씨는 눈살을 찌푸렸다.

    성진우란 헌터가 그렇게 약하다면 왜 다들 그를 반겼단 말인가?

    유사시엔 자신의 등 뒤를 맡겨야 할 사람인데.

    다른 헌터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다.

    박 씨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 김 씨가 웃으며 박 씨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 찔렀다.

    "에이! 그러니까 성진우가 오는 레이드는 난이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거지. 그 사람한테는 협회가 절대 힘든 일을 맡기지 않거든. 그랬다가 누구 죽는 꼴 보려고?"

    그제야 박 씨의 얼굴도 밝아졌다.

    "그, 그래?"

    오랜만의 레이드라 마누라가 옆에서 걱정을 많이 했었다.

    실은 자신도 불안해하던 차였다.

    그런데 김 씨 이야길 들으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김 씨는 말을 이었다.

    "저 양반 E급 게이트에서도 다쳐가지고 일주일을 입원했다는 소문이 있어."

    "헌터가 E급 게이트에서 다쳤다고?"

    "그렇다니까. 설마 E급 게이트에서 다칠 사람이 나올 거라고 아무도 예상을 못해서 치유 헌터도 안 데려갔다나 봐."

    "그래서 병원 신세를 일주일이나? 푸하하하핫!"

    박 씨가 너무 크게 웃자 김 씨가 눈치를 줬다.

    "에끼, 이 사람아. 성 씨 들을라."

    "아이고, 그걸 생각 못했네."

    박 씨는 진우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낄낄거렸다.

    다행히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이쪽 이야기를 들은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건 오판이었다.

    '다 들려요, 이 아저씨들아.'

    진우는 그들의 눈빛을 애써 모른척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럴 때는 유난히 밝은 자신의 귀가 원망스러웠다.

    아직 레이드가 시작되기는 이른 시간.

    '너무 일찍 도착했나?'

    시간 때울 거리를 찾던 진우는 커피를 나눠 주는 협회 직원을 발견하고 그리로 다가갔다.

    "커피 한잔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 성진우 헌터님... 이거 죄송해서 어쩌죠? 커피가 방금 다 떨어져버렸는데."

    "..."

    겨울바람이 코끝을 따갑게 스치고 지나갔다.

    진우는 검지로 코끝을 훔쳤다.

    하필 자신의 차례에서 동난 커피마저 서러운 날이었다.

    ***

    "진우 씨는 왜 헌터 일을 고집하는 거예요?"

    "죄송합니다."

    진우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진우 앞에서 치료 마법을 시전하고 있는 미녀, 이주희는 뾰로통한 얼굴로 불만을 표시했다.

    "진우 씨한테 사과받으려고 하는 말이 아니에요. 진우 씨가 걱정돼서 그렇죠. 매번 이런 식으로 싸우다간 언젠가 진짜 위험해질 거라고요."

    진우는 주희 어깨너머로 싸우고 있는 동료 헌터들을 바라보았다.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면 던전이 나온다.

    이번 던전의 랭크는 D급 정도.

    십수 명의 헌터들이 별로 힘도 들이지 않고 던전 안의 괴물들을 처리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E급 헌터인 진우에게는 그마저도 벅찼다.

    보통 부상당한 헌터의 처치는 후방에서 대기하는 치유 헌터들의 몫.

    레이드마다 부상당하는 진우는 치유 헌터들 사이에서도 유명인이었다.

    주희가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헌터 일을 그만두지 못할 이유라도 있는 거예요?"

    진우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을 남에게 밝히기는 싫었다.

    "헌터 일은 취미로 하는 겁니다. 이거라도 안 하면 아마 심심해서 죽을 걸요."

    그러자 주희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취미 생활 두 번 하다간 저승에서 레이드하고 있겠네요."

    방심하고 있던 진우는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덕분에 주희의 잔소리가 이어졌다.

    "아아! 웃지 마요, 웃지 마! 상처 벌어진다고요!"

    진우가 끅끅거리다 물었다.

    "아니,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어요?"

    "어디서 배우긴요. 조오기- 김 씨 아저씨한테서죠."

    "아이고, 하여튼 저 아저씨 진짜..."

    웃고 떠드는 사이 치료가 끝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한발 늦었다.

    레이드는 어느덧 정리되는 분위기였다.

    진우의 표정이 굳어졌다.

    '오늘 내가 잡은 마수는 겨우 한 마리.'

    그것도 E급 하나.

    진우는 손에 쥔 E급 마정석 하나를 만지작거렸다.

    E급 마수에서 나오는 최하급 마정석은 10만 원도 하지 않는다. 목숨을 건 대가치고는 아주 형편없는 보수였다.

    'C급 마수에게서 나오는 마정석만 해도 천만 원이 넘는다던데...'

    그러나 겨우 E급 헌터에 불과한 진우에게 C급 마수는 너무 까마득한 상대였다.

    그때, 누군가가 외쳤다.

    "어? 여기 입구가 하나 더 있는데?"

    근처의 헌터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어, 그러네?"

    "진짜 입구가 하나 더 있네?"

    최초 발견자의 말처럼 던전 안에 또 다른 던전의 입구가 숨겨져 있었다.

    "이중 던전이라... 이런 게 실제로 있긴 있구먼."

    10년 차 헌터인 송 씨가 던전의 입구를 들여다보며 신기해했다.

    동굴 안쪽은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았다.

    송 씨는 자신의 장기인 불꽃 마법을 시전해 안으로 던져 보았다.

    불꽃이 휙 날아가며 안을 비추었다.

    통로는 끝없이 뻗어 있었다.

    이내 추진력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진 불꽃이 조금 타닥거리다 곧 꺼졌다.

    동굴은 다시 어둠에 잠겼다.

    "흠... 다들 잠깐만 나 좀 보세."

    실질적 리더인 송 씨가 헌터들을 전부 불러 모았다.

    마침 치료가 끝난 진우와 주희도 그리로 모였다.

    송 씨는 헌터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다들 잘 알다시피 모든 게이트는 던전의 보스를 잡지 않으면 닫히질 않어. 여길 다 정리했는데도 게이트가 멀쩡한 걸 보니 보스는 저 안에 있는 모양이구먼."

    송 씨는 숨겨진 던전 입구를 가리켰다.

    헌터들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견이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송 씨는 말을 이었다.

    "원래 이런 경우에는 협회에 보고하고 결정을 기다려야 하지만... 그랬다가 다른 헌터들에게 보스를 뺏기면 우리 수입이 현저히 줄어드는 수가 있어."

    헌터들의 표정이 구겨졌다.

    특히 부인의 임신 때문에 목돈이 필요했던 박 씨의 얼굴은 더욱더 굳어졌다.

    '요즘 산후 조리에 드는 돈만 해도 얼만데...'

    목숨 걸고 레이드에 나선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끼리 보스를 처치하고 나갔으면 하는데... 다른 사람들 생각은 어떤감?"

    헌터들은 생각에 잠겼다.

    "..."

    "..."

    물론 쉽사리 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던전은 난이도가 매우 낮았다.

    그러다 보니 던전 안에 숨겨져 있던 다른 던전도 난이도가 그리 높을 것 같지는 않았다.

    "흠흠."

    송 씨가 헛기침을 했다.

    "모두 17명이니까 투표로 결정하자고. 결정되면 딴소리하지 말기로 하고. 어떤감?"

    송 씨의 제안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가."

    송 씨가 손을 들었다.

    그러자 눈치를 보던 사람들이 차례차례 손을 들었다.

    "저도요."

    "저도 갑니다에 한 표."

    박 씨가 가장 먼저 손을 들었고, 김 씨나 다른 헌터들도 손을 들어 올렸다.

    당연히 반대표도 많았다.

    "가지 말죠."

    "일단 협회의 결정을 기다려 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가자와 말자가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투표는 돌고 돌아 마지막 남은 두 사람 진우와 주희 차례까지 왔다.

    "죄송해요..."

    주희는 송 씨에게 고개를 꾸벅이고는 안 간다에 한 표를 더했다.

    이로써 가자와 말자는 8대 8.

    동점이 되었다.

    송 씨는 결정을 망설이는 진우에게 딱 잘라 물었다.

    "성 씨는?"

    2화

    진우의 판단에 모든 것이 달렸다.

    진우는 손 안에 쥐고 있는 E급 마정석을 만지작거리다 옆을 돌아보았다.

    주희가 진우에게 고개를 저었다.

    아마도 불안한 모양이었다.

    사실 불안하긴 진우도 마찬가지였다.

    평소라면 절대 위험을 무릅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럴 만한 실력도, 그럴만한 배짱도 없었다.

    하지만 진우에게는 곧 대학에 들어가야 하는 여동생이 있었다.

    '모아 둔 돈이 없어...'

    진우의 나이는 스물넷.

    공부해야 할 나이에 돈이 없어서 대학을 포기했다.

    동생에게까지 그런 아픔을 대물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은 한 푼이 아쉬운 상황.

    목돈이 필요한 건 박 씨만이 아니었다.

    진우는 손을 번쩍 들었다.

    "저도 갑니다."

    그러자 옆에서 작은 한숨 소리가 새어 나왔다.

    2. 이중 던전

    통로는 끝없이 이어졌다.

    선두에게 송 씨를 비롯해 강한 헌터들이 앞장섰다.

    맨 앞에서 걷고 있는 송 씨는 손바닥 위에 소환한 작은 불꽃으로 길을 밝혔다.

    옆에서 김 씨가 물었다.

    "너무 깊게 들어가는 거 아닙니까? 슬슬 빠져나갈 시간도 고려해야지요."

    "우리가 얼마나 걸었는감?"

    김 씨가 손목에 찬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대략... 40분 정도 걸었네요."

    "보스를 잡고 나서 1시간 후에 게이트가 완전히 닫히니까 아직 20분 정도는 여유가 있구먼."

    "20분 안에도 보스가 안 보이면 철수하도록 하죠."

    "그래야겄지."

    송 씨는 잠자코 고개를 끄덕이더니 엄지로 자신의 등 너머를 가리켰다.

    "김 씨, 앞쪽은 어두우니까 내 뒤로 와서 서."

    김 씨는 송 씨의 불꽃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가 품 안에서 휴대폰을 꺼내 라이트를 켰다.

    그러자 앞이 아주 훤해졌다.

    "..."

    송 씨는 자신의 불꽃과 휴대폰 라이트를 번갈아 보다 말없이 주머니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

    일행의 후미에는 심한 부상을 입었던 진우와 전투 스킬이 따로 없는 주희가 섰다.

    진우가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저기... 미안합니다."

    "뭐가요?"

    "억지로 끌고 와서요."

    "전 괜찮으니까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진우는 슬쩍 주희의 표정을 살폈다.

    전혀 괜찮지 않은 얼굴이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진우가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다시 물었다.

    "진짜 괜찮아요?"

    그러자 주희가 이쪽을 휙 돌아보았다.

    "당연히 안 괜찮죠. 지금 제정신이에요? 아까 진우 씨가 찔렸던 곳이 조금만 더 위쪽이었으면 심장에 구멍이 났을 거예요. 손목이랑 허벅지에 입은 상처는 또 어떻고요? 그걸 겨우 겨우 치료해 드렸더니 이번엔 또 다른 던전을 간다고요? 어떤 곳인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찌나 말이 빠른지 듣다 보니 정신이 다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틀린 말은 없었다.

    주희가 협회에서 보기 드문 B랭크의 뛰어난 치유계 헌터였기에 망정이지, 잘못했으면 헌터 일은커녕 당분간 일상생활도 제대로 하기 힘들 뻔했다.

    '그러고보니 매번 주희 씨한테 신세를 지네.'

    주희는 귀하고 귀하다는 치유계 헌터다.

    그것도 B급의 인재다.

    협회에서는 당연히 게이트가 생길 때마다 그녀에게 헌터들의 치료를 부탁했고, 진우는 레이드에 참가할 때마다 거의 한 번도 예외 없이 그녀 앞에 앉아야 했다.

    "아프시죠? 조금만 참으세요."

    "낯이 익은데... 혹시 저번에 그?"

    "또 다치셨어요?"

    "우리 꽤 자주 보는 거 같네요."

    "진우 씨라고 하셨죠? 저기 그... 괜찮으신 거예요?"

    "혹시 헌터 일이 적성에 안 맞으시는 게..."

    "...또 오셨네요."

    "팔 내밀어요, 아니, 거긴 집에서 반창고 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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