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 - 1

167일전 | 124읽음

제 1장 디멘터의 공격을 받은 두들리




올 여름 들어 가장 무더웠던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프리벳가에 있는 커다랗고 네모난 집들은 나른한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평소에는 반짝반짝 윤이 나던 자동차들도 뽀얗게 먼지를 뒤집어쓴 채, 차고 안에 처박혀 있었다. 한때는 에메랄드빛으로 파릇파릇하던 잔디밭도 누렇게 타들어 갔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인해 잔디밭에 물을 주는 것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세차와 잔디 깍기 같은 일상적인 일을 못하게 되자 프리벳가의 주민들은 더위를 피해 그늘진 집 안으로 숨어들었다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날씨였지만 혹시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라도 불러들일까 싶어 집집마다 창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지금 집 밖에 나와 있는 사람은 오직 단 한명 4번지 집 앞의 화단에 벌렁 드러누워 있는 십대 소년뿐이었다.


검은 머리에 빼빼 마르고 안경을 쓴 그 소년은 갑자기 훌쩍 커 버린 아이들이 대개 그렇듯이, 수척하고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가 입은 청바지는 군데군데 찢어지고 지저분했으며 티셔츠는 축 늘어지고 색이 바랬다. 신고 있는 운동화는 밑창이 거의 떨어져 나갔다. 해리 포터의 그런 모습을 보고 호감을 갖는 이웃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추레하고 꾀죄죄한 것도 법적으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오늘 저녁엔 커다란 수국 뒤에 몸을 숨기고 있었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들도 그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다만 버논 이모부나 페투니아 이모가 거실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밑에 있는 화단을 곧장 내려다봐야 그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해리는 아쉬운 대로 이곳에 숨기로 한 것은 썩 괜찮은 발상이었다고 생각했다. 물론 딱딱하고 뜨거운 땅 위에 누워 있는 것이 편안할 리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그를 무섭게 노려보거나 뉴스를 들을 수 없을 정도로 큰 소리로 이를 갈거나 심술궂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없었다. 그가 거실에 앉아서 이모, 이모부와 함께 텔레비전을 보려고 할 때면 번번이 그런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바로 그때 그의 생각이 활짝 열린 창문을 통해 날아 들어가기라도 한 것처럼 갑자리 해리의 이모부인 버논 더즐리가 입을 열었다.


"그 녀석이 더 이상 얼쩡거리지 않으니 좋군 그런데 어디간 거지?"


"모르죠" 페투니아 이모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어쨌든 집안에는 없어요"


버논 이모부가 가소로운 듯이 빈정거렸다.


"뉴스를 보고 싶다고? 도대체 그 녀석 꿍꿍이가 뭔지 궁금하단 말이야. 보통 사내아이들이 누가 뉴스 따위에 관심을 가지지? 우리 두들리만 해도 요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도통 모르잖아. 아마 지금 수상이 누군지도 모를걸?


게다가 그 마법사 무리에 대한 소식이 우리 뉴스에 나올 리도 없을텐데....."



"버논,쉬잇!"페투니아 이모가 주의를 주었다. "창문이 열려 있어요!"


"아참... 그렇지 미안하오"


더즐리 부부는 곧 입을 다물어 버렸다. 해리는 아침 식사용 시리얼인'프룻 앤 브랜'의 광고 소리를 들으며 근처 위스테리아가에서부터 느릿느릿 걸어오고 있는 피그 할머니를 지켜 보았다. 고양이를 무척 좋아하고 살짝 정신이 나간 이 할머니는 혼자 인상을 찌푸리며 연신 뭔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해리는 수국 뒤에 숨어 있길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부터 피그 할머니는 길에서 마주칠 때마다 자꾸 그에게 차나 한잔 마시러 오라고 했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모습이 모퉁이를 돌아 막 사라지려고 할 때 버논 이모부의 목소리가 다시 창문을 통해


들려왔다.


"두들리는 차를 마시러 나갔나?"


"폴키스네 집에 갔어요."


페투니아 이모는 예뻐서 어쩔 줄 모르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두들리는 정말이지 친구들도 많아요. 어쩜 그렇게 인기가 좋은지...."


해리는 코웃음이 나오는 걸 참을 수가 없었다. 자기 아들인 두들리에 대해서라면 더즐리 부부는 놀라운 정도로 맹목적이었다. 그래서 여름방학 내내, 매일 밤마다 매번 다른 친구네 집에 차를 마시러 간다는 두들리의 어설픈 거짓말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해리는 두들 리가 차를 마시러 가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두들리와 그 패거리들은 저녁마다 공원을 떼지어 돌아다니며 으슥한 모퉁이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지나가는 자동차와 아이들을 향해 돌을 던지곤 했다. 해리는 저녁에 리틀 위닝 근처를 산책하다가 종종 그들의 모습을 보았다 거리를 헤매고 돌아다니며 신문을 찾아 길가 쓰레기통을 뒤적거리는 것이 방학 동안 해리의 주요 일과였던 것이다.


일곱 시를 뉴스의 시작을 알리는 음악 소리가 들려오자 해리는 뱃속이 울렁거렸다 어쩌면 오늘 밤이 한 달 동안이나 초조하게 기다려 온 바로 그날인지도 모른다.


"화물 관리 스페인 노동자들의 파업이 이 주째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된 엄청난 숫자의 휴가철 행락객들이 공항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저런 녀석들은 평생 낮잠이나 자라고 해."


뉴스 아나운서의 말이 끝나자 버논 이모부가 한마디 내뱉었다. 하지만 이모부가 뭐라고 하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창 밖의 화단에 누워 있던 해리는 오그라들었던 위장이 펴지는 것 같았다. 만약 무슨 일이 있었다면 틀림없이 첫 번째로 뉴스에 보도되었을 것이다. 오도가도 못하게 된 휴가철 행락객보다는 죽음이나 파괴 쪽이 훨씬 더 중요한 뉴스거리였을 테니까 말이다.


해리는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눈부시게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올여름은 늘 똑같은 하루가 되풀이 되었다. 긴장과 기대, 일시적인 안도, 또 다시 아침이 되면 찾아오는 긴장감, 그리고 언제나 점점 커지는 의문, 왜 아직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해리는 계속해서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어쩌면 머글들은 알아채지 못하는 어떤 작은 실마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원인 모를 실종이라든가 이상한 사건들 같은... 하지만 화물 관리 노동자들의 파업 소식 다음에는 남동부 지방의 가뭄 소식이 이어졌다. ('옆집 사람이 이 뉴스를 꼭 들었어야 하는데!' 버논 이모부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자는 새벽 세 시에 몰래 스프링클러를 돌린단 말이야!') 그 다음에는 헬리콥터 한대가 서리의 한 평야에 거의 추락할 뻔했다는 소식과 유명한 여배우가 역시 유명 인사인 남편과 헤어졌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우리가 뭐 이런 지저분한 일에 관심 있는 줄 아는 모양이지?' 페투니아 이모가 콧방귀를 뀌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구할 수 있는 잡지란 잡지는 다 뒤져서 그에 관한 기사를 샅샅이 읽은 뒤였다)


해리는 불타는 듯한 저녁 하늘에 그만 눈을 감아 버렸다. 그때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지막 뉴스입니다. 잉꼬 번지가 올여름을 시원하게 지내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반슬리의 파이브 페더즈에 살고 있는 번지는 수상 스키를 배우고 있습니다! 좀더 자세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메리 도킨스가 현장에 나갔습니다."


해리는 다시 눈을 떴다. 수상 스키를 타는 잉꼬 소식까지 나왔다면 이젠 더 이상 들을 가치도 없었다. 해리는 조심스럽게 앞으로 몸을 일으킨 다음 엎드린 채 무릎과 팔꿈치로 창문 밑을 기어서 지나갈 자세를 취했다. 무리가 약 5센티미터쯤 전진했을 때, 몇 가지 일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연달아 벌어졌다. 탕 하고 한 발의 총소리 같은 요란한 소음이 나른한 정적을 깨고 울려 퍼지더니 줄무늬 고양이 한 마리가 세워 놓은 자동차 밑에서 달려 나와 순식간에 사라졌다. 뒤이어 더즐리 부부의 거실에서 그릇 깨지는 소리와 날카롭고 거친 욕설이 터져 나왔다. 해리는 마치 이 소리가 줄곧 기다렸던 신호라도 되는 것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칼집에서 칼을 뽑듯이 청바지 허리춤에서 나무로 된 가는 요술지팡이를 쑥 뽑아 들었다. 하지만 해리가 미처 몸을 다 일으키기도 전에 열려 있던 창문에 쾅 하고 정수리를 부딪히고 말았다.


그 요란한 소리를 듣자, 페투니아 이모는 더욱 큰 비명을 질렀다


해리는 머리가 둘로 쪼개지는 것처럼 아팠다. 하지만 눈물을 줄줄 흘리며 비틀거리는 와중에도 이 요란한 소리의 원인을 찾기 위해 거리를 살펴보려고 애를 썼다. 해리가 휘청거리는 몸을 똑바로 일으키려고 할 때 열린 창문 밖으로 커다란 보라색 손 두 개가 불쑥 튀어나오더니 해리의 목을 꽉 조였다.


"당장 그 막대기를 치우지 못해!"버논 이모부가 그의 귀에 대고 악을 썼다.


"지금 당장! 누가 보기전에!"


"날 놔 줘요!"


해리가 입을 딱 벌리고 헉헉거렸다. 잠깐 동안 그들은 버둥거리며 몸 싸움을 벌였다 해리는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꽉 움켜쥔 채 왼손으로는 소시지 같은 이모부의 손가락을 떼어 내려고 애를 썼다. 바로 그때 창문에 부딪힌 머리 꼭대기가 유난히 날카롭게 쑤시더니 버논 이모부가 전기에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손을 놓아 버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해리에게 흘러나와 그를 꼼짝 못하게 만든 것 같았다.


해리는 숨을 헐떡이며 수국 덤불 위로 픽 쓰러졌다. 하지만 곧바로 다시 일어나서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토록 요란한 소리를 낼 만한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이웃집 사람들 여러 명이 창문 너머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해리는 황급히 지팡이를 바지 속에 쑤셔 넣고 태연한 표정을 지으려고 애를 썼다


"멋진 저녁이죠!"


버논 이모부가 맞은편 7번지에 사는 부인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녀는 망사커튼 뒤에서 열심히 밖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었다.


"방금 자동차 엔진이 역화하는 소리 들으셨죠? 페투니아와 저도 그 소리에 기겁을 했답니다.!"


버논 이모부는 호기심에 가득 찬 이웃 사람들이 창문에서 모습을 감출 때까지 정신병자 같은 무시무시한 미소를 계속 짓고 있었다. 잠시 후에 그 미소는 분노에 찬 찡그림으로 변했다 버논 이모부는 손짓으로 해리를 불렀다.


해리는 버논 이모부가 언제 다시 손을 뻗어 목을 조를지 몰라 조심하면서 몇 발짝 가까이 다가갔다.


"도대체 무슨 속셈으로 이런 짓을 하는 거냐?"


버논 이모부가 분노에 차 떨리는 쉰 목소리로 물었다.


"제가 무슨 짓을 했다는 거죠?"


해리가 차갑게 대답했다. 그리고 여전히 그 요란한 소리를 낸 사람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연신 이쪽저쪽을 살펴보았다.


"딱총 쏘는 요란한 소리를 냈잖아 바로 우리 집 밖에서..."


"그 소리는 제가 낸 게 아니에요."해리는 당당하게 말했다.


푸르죽죽하고 넓적한 버논 이모부의 얼굴 옆으로 말처럼 길쭉하고 뽀족한 페투니아 이모의 얼굴이 불쑥 나타났다. "그럼 왜 우리 집 창문 밑에 숨어 있었던 거지?"


"맞아 바로 그거야. 페투니아! 도대체 우리 집 창문 밑에서 뭘 하고 있었던 거냐?"


"뉴스를 듣고 있었어요."


해리가 체념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모와 이모부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뉴스를 듣고 있었다고! 또 말이냐?"


"뉴스는 날마다 다르잖아요."해리가 말했다


"이 녀석아 날 속일 생각하지마라! 네 녀석의 진짜 속셈이 뭔지 반드시 알아내고 말 테다. 그러니 두 번 다시 뉴스를 듣는다는 따위의 헛소리는 하지 마라!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 너희 무리들...."


"말조심해요 여보!"


페투니아 이모가 숨가쁘게 외쳤다. 버논 이모부는 해리의 귀에만 겨우 들릴 정도로 목소리를 낮추었다.


"너희 무리들이 우리 뉴스에 나올 리가 없다는 걸 말이다!"


"물론 이모부야 그렇게밖에 모르시죠" 해리가 대답했다.


더즐리 부부는 두 눈을 부릅뜨고 몇 분 동안 해리를 노려보았다. 잠시 후에 페투니아 이모가 입을 열었다.


"이 못된 꼬마 거짓말쟁이야 그 많은 부엉이들이.." 이모의 목소리가 너무나 작아졌기 때문에 해리는 입 모양을 보고 다음 말을 알아들어야만 했다."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면 도대체 뭘 한단 말이냐?"


"아하!" 버논 이모부가 의기양양하게 속삭였다. "이 녀석아 당장 여기서 꺼져!"네가 그 성가신 새를 통해 모든 소식을 전해 듣는다는 걸 우리가 모를 줄 알았더냐!"


해리는 한동안 망설였다 이번에는 진실을 털어놓기가 좀 어려웠다. 비록 이모와 이모부는 이 사실을 인정하는 해리의 마을이 얼마나 괴로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을 테지만 말이다.


"요즘은 부엉이들이... 저에게 소식을 전해 주지 않고 있어요" 해리가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난 그 말 안 믿는다."


페투니아 이모가 즉시 쏘아붙였다


"나도 마찬가지야."


버논 이모부가 단호하게 말했다.


"네 녀석이 뭔가 웃기는 일을 꾸미고 있다는 걸 우린 알고 있다."


페투니아 이모가 말했다.


"우린 바보가 아니야."


"그거야말로 제가 처음 듣는 새로운 소식이로군요."


해리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더즐리 부부가 다시 불러 세우기 전에 획 돌아서서 화단을 넘어갔다. 그리고 정원을 둘러싼 야트막한 담을 넘어서 성큼성큼 거리로 걸어 나갔다.


해리는 자신이 곤란한 처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잠시 후면 이모와 이모부의 얼굴을 다시 보지 않으면 안될 텐데 그러면 무례하게 군 것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무 상관 없었다.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들이 그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다. 그 탕 하는 소리는 분명 누군가 순간이동을 하면서 낸 것이라고 해리는 확신했다 집요정 도비가 허공 속으로 사라질 때 내던 소리와 똑같았던 것이다. 도비가 여기 프리벳가에 왔을까? 혹시 도비가 바로 지금 내 뒤를 따라오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자 해리는 재빨리 몸을 홱 돌려서 프리뱃가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거리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도비가 눈에 보이지 않게 되는 마법을 알고 있을 리는 없었다.


해리는 자신이 어디를 걷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채 무작정 걸어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거리를 너무나 자주 돌아다녔기 때문에 그의 발걸음은 저절로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로 움직였다. 몇 발짝 걸을 때마다 해리는 반드시 뒤를 돌아보았다. 그가 페투니아 이모의 시들어 가는 수국 속에 누워 있을 때 마법의 힘을 가진 누군가가 근처에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왜 그에게 말을 걸지 않았을까? 왜 그와 접촉을 시도하지 않고 아직까지 모습을 감추고 있는 걸까? 그 순간 좌절감이 밀려들면서 모든 확신이 사라져 버렸다.


어쩌면 그것은 마법을 사용할 때 나는 소리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속한 마법사 세계로부터 아주 작은 신호라도 받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한 나머지,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는 일상적인 소리에 과민 반응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웃집에서 뭔가가 깨지면서 난 소리가 아니었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해리는 힘이 빠지면서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자신을 괴롭히는 이 감정을 무엇인지 미쳐 깨닫기도 전에 여름 내내 그를 괴롭혀 오던 절망감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내일 아침이 되면 그는 <예언자일보>를 배달해 주는 부엉이에게 수고비를 주기 위해서 다섯 시에 맞추어 놓은 자명종소리를 들으며 눈을 뜰 것이다. 하지만 신문을 계속 받아 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요즘 들어 해리는 신문의 1면만 슬쩍 훑어보고 옆으로 내던져 버리곤 했다. 신문을 만드는 이 멍청이들이 마침내 볼드모트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당연히 1면에 머리기사로 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해리의 관심은 오직 그것밖에 없었다. 혹시 운이 좋다면 부엉이들이 그의 가장 친한 친구들인 론과 헤르미온느의 편지를 가지고 올지도 모른다. 비록 그 편지를 통해서 뭔가 새로운 소식을 듣게 될 거라는 기대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지만 말이다.


"물론 우리는 '그 일'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할 수 없어... 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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