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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노히바] I want to bite you, Honey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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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디노히바] I Want to bite you, Honey!

    ㅡ☆는 히바리 시점, ★는 디노 시점, ◆는 작가 시점입니다.

    ㅡ원작 어레인지 주의해 주세요.

    ㅡ앞 부분과 뒷 부분의 필력 차이가 상당합니다;ㅂ;

    ㅡwritten by. 바나나새

    1. Meet Something.

    늦은 오후. 집에 가기 위해 짐을 챙기던 히바리에게 츠나가 다소 어이없는 질문을 해왔다.

    ㅡ히바리 씨, 뱀파이어의 존재를 믿으세요?

    라니. 판타지 소설이라도 읽고 왔냐고 되묻고 싶을 정도로 어이없는 질문에 히바리는 잠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고민해야 했다. 뱀파이어라는 건 피를 먹고 사는 괴물. 그런 괴물이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당연한 것을 질문해오는 츠나를 잠시 어이없는 눈으로 바라봤다가 챙기던 가방을 내려다보며 말을 뱉었다.

    “뱀파이어라니,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

    “헤에ㅡ… 왜요?”

    “왜라니? 당연한 거 아닌가? 흡혈귀라는 종족이 실제로 존재했다면 인간은 이미 멸종하고도 남았어.”

    “확실히 그렇겠네요.”

    “갑자기 그건 왜 묻지?”

    “그냥요.”

    싱겁긴ㅡ. 히바리가 짐을 마저 챙겼다. 옆에 있던 츠나는 무언가 답을 얻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것을 본 히바리는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도 시간이었지만 줄곧 생글생글 웃음 짓고 있는 저 초식동물에게서 어서 벗어나고 싶었다. 지퍼까지 완벽하게 잠군 가방을 어깨에 걸치고 응접실을 벗어나려는 걸음을 재촉했지만 팔을 잡아 버린 츠나 때문에 멈춰야 했다.

    “아직 용건이 남은 건가?”

    “저랑 같이 가요, 히바리 씨!”

    “무리 짓는 건 질색이야.”

    “에이, 두 명 정도는 괜찮잖아요.”

    츠나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고서 재빨리 그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가려는 것을, 잡은 팔에 힘을 주며 또다시 멈추게 하자 히바리는 슬슬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집에도 못 가게 무슨 짓인지. 히바리에게 있어서 방금 츠나의 행동은 정말이지 민폐가 아닐 수 없었다.

    “싫어.”

    “혼자 가면 심심하단 말이에요ㅡ그리고 제가 히바리 씨 기다려줬잖아요, 네?”

    “하아…….”

    “어? 허락하는 거죠? 와!”

    말문이 막혀 별다른 부정의 말을 담지 않으니 잠시나마 울상이던 츠나의 얼굴에 다시금 헤실헤실 웃음이 피어올랐다. 자신의 팔을 붙잡고 앞뒤로 흔드는 츠나가 내심 귀여워 보였던 히바리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에ㅡ? 지금 웃었다! 맞죠?”

    “내가 언제.”

    “에이…, 웃으셨잖아요ㅡ이렇-게.”

    “……혼자 가라.”

    우연찮게 그 표정을 본 츠나가 히바리의 얕은 웃음을 흉내 냈다. 그에 당황해서 얼굴에 피가 몰리는 느낌을 받은 히바리가 몸을 돌리고 응접실 문까지 단숨에 걸어갔다.

    “에엣? 같이 가요, 히바리 씨!”

    “필요 없어, 너 같은 초식동물.”

    “히익ㅡ… 이젠 그런 소리 안 할 테니까 같이 가면 안 돼요?”

    “…그럼 조용히 따라 와.”

    “네ㅡ”

    앞서나가는 히바리의 행동에 놀라 곧바로 쫓아간 츠나의 눈앞에서 톤파가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그것을 간신히 피한 츠나가 히바리에게 매달려 연신 애교를 떨었다. 또다시 그 겉모습에 넘어가 버린 히바리가 허락의 말을 내뱉자 기분 좋다는 듯 웃음을 흘린다. 그리고 같이 하교하는 길, 처음 몇 발자국은 뒤에서 걸어오던 츠나가 이내 빠른 걸음으로 히바리와의 거리를 좁혔다.

    “……? 뭐하는 짓이지?”

    “손이 허전해서요. 괜찮죠?”

    히바리와 나란히 걷던 츠나가 슬금슬금 눈치를 보더니 순식간에 히바리의 손을 잡아 깍지를 꼈다. 움찔하며 몸을 굳힌 그를 느끼곤 살포시 웃는다. 익숙하지 않은 스킨십에 어쩔 줄 몰라 하는 히바리가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의 츠나가 자연스럽게 손에 힘을 줘 꽉 잡았다. 단단히 감겨 오는 손가락들 때문에 히바리는 또 한 번 흠칫.

    “쿡쿡……. 그렇게 당황하실 건 없잖아요.”

    “…….”

    “그게 아니면 부끄러운 건가? 히바리 씨, 연애 안 해봤죠.”

    “…알 거 없지 않나.”

    “진짜 귀엽다니까…, 그럼 키스도 안 해봤겠네? 제가 가르쳐 줄까요?”

    “……뭐?”

    웃어대며 하는 츠나의 도발에 약간 울컥했던 히바리의 얼굴에 어이없음이 스쳤다. 키스를 가르쳐 준다고? 지금 여기, 이 길거리에서?

    “안 될 건 없잖아요.”

    “농담하지 말고 빨리 집에나 가.”

    “전 진심인데요?”

    순간 츠나의 눈빛에 잠시 욕정이 드러났다가 사라졌다. 시답잖게 넘기려 했다가 점점 자신을 밀치며 벽에 기대게 하는 츠나의 행동에 히바리는 어째서인지 선뜻 톤파를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거역할 수 없는 분위기가 츠나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거기다, 슬쩍 말아 올린 츠나의 입 꼬리가 위협적으로 보일 정도라면, 말 다 했다. 평소 귀엽게만 보던 후배에게 이런 일을 당하게 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히바리는 주위의 사람들이 흘끗흘끗 쳐다보는 것도 알지 못한 채 벙 쩌 있었다.

    “잠… 깐. 우린 남자고…”

    “그냥 가르쳐 주는 것뿐이니까 괜찮아요.”

    사뭇 당당하게 말하는 츠나의 말투는 히바리로 하여금 말문이 막히게 했다. 어떻게 이 상황을 빠져나갈까, 하며 열심히 굴러가는 그의 뇌가 야속하리만치 오랫동안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일부러 숨기고 있는 것처럼 답답함만을 자아낼 뿐 머리에는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윽….”

    계속 뒤로 밀리던 히바리의 등에 딱딱한 것이 마찰되어 닫힌 입술 사이로 신음이 새어 나갔다. 어떻게 해야 하지. 이렇게 한가하게 벽에 부딪혔다고 신음소리나 낼 정도로 내 상황은 좋지 않은데.

    약간의 키 차이로 인해 히바리는 츠나를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알게 모르게 주눅이 들어 버린 탓에 여유를 부리고 있는 것은 츠나 쪽이었다. 자신의 등에서 느껴지는 콘크리트 마냥 딱딱하게 굳어서 불안한 눈빛을 하고 있는 히바리는 오히려 츠나보다 작아 보일 정도였다. 잡고 있는 팔에서 경직된 히바리가 느껴졌는지 또 한 번 웃은 츠나가 히바리를 마주 봤다. 그 몇 초도 되지 않는 시간이 어찌나 긴지, 손 끝 부터 타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어디서 꿀리지는 않게 가르쳐 드릴 테니까 그렇게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돼요.”

    ……지금 내가 굳은 게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츠나요시.

    츠나의 말에 순간 맥이 탁 풀려 버린 히바리가 무의식적으로 몸에 주고 있던 힘을 뺐다. 자신이 의도했던 대로 안정적이게 벽에 기대 있는 히바리를 만족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던 츠나가 고개를 치켜들고 히바리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점점 가까워지는 츠나의 얼굴, 특히 입술에 다시 긴장감을 찾은 히바리가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려 했지만 팔을 잡고 있던 츠나가 그 손을 양 볼로 옮겨 붙잡은 탓에 그것마저도 기각 당했다. 별 수 없이 다가오는 츠나를 눈 뜨고 바라보고 있자니 정말 미칠 노릇.

    “…?”

    “……쳇.”

    결국 두려움에 눈까지 꼭 감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느껴지지 않는 입술의 감촉 때문에 감은 눈을 떠보니 츠나가 아쉽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얼굴 가득 물음표를 띄우고 있는 히바리에게서 손을 떼 내 한 손으로 난감하게 얼굴을 긁는다.

    “급한 일이 생겼네요. 키스는 다음에 알려 줄게요. 먼저 가세요, 히바리 씨.”

    “다음에도 필요 없어.”

    츠나가 뒤로 물러나 생긴 틈 사이로 간신히 빠져나온 히바리가 싸늘하게 한마디 하고 자신의 집 쪽으로 발을 돌렸다. 아까의 느릿한 속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른 발걸음이 히바리가 얼마나 당황했었는지를 보여줬다.

    “그냥 할 걸 그랬나…, 아깝네.”

    “아까운 소리 하고 있네. 인간은 건드리지 말라고 했잖아.”

    “무는 것도 아닌데 뭘 그래, 리본. 네가 다 망쳤잖아.”

    멀어져가는 히바리를 보며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는 츠나의 옆에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렸다. 얼핏 보기엔 츠나가 아무것도 없는 데에 얘기를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츠나가 이름을 부른 시점부터 무언가 흐릿하게 모습을 찾아갔다.

    “정신 차려. 내가 볼 땐 너, 분명히 키스로 안 끝났어.”

    중절모를 깊게 눌러 쓴 리본이 완전하게 몸을 드러냈다. 바로 옆에서 없던 이가 튀어나왔는데도 아무렇지 않은 듯 츠나는 팔짱을 끼고 있었다.

    “빨리 가기나 해. 늦게 찾으면 늦게 찾을수록 동맹인 우리 손해니까. 뭐, 어차피 이름뿐인 동맹이지만.”

    “말조심 해.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그래?”

    “여기에 뱀파이어가 있겠어?”

    리본의 핀잔에도 담담한 츠나가 서서히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이어 안개화를 하며 리본도 츠나와 함께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

    히바리가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주위가 어둑해져 있었다. 학교와 제법 먼 집 때문에 조금이라도 늦게 출발하면 이렇게 해가 진 뒤에서야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 무거운 가방을 탁자에 내려놓고 집을 한 번 빙ㅡ둘러봤다. 아침에 나갔을 때와 별반 다를 것 없이 정리된 침구와 탁자에 놓여 있는 물 컵이 눈에 들어왔다. 혼자 살기에는 넓은 편인 이 투 룸은 학교 측에서 제공해준 것이었다.

    이미 대학까지의 학업을 마친 히바리는 18살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다시 중학교를 다니는 이유는 모교에 대한 애착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중학교에 입학해 ‘이리에 쇼이치’라는 선생님을 만나 공부라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도 몰랐던 두뇌의 명석함 덕에 이렇게까지 일찍 학업을 마쳤지만, 다시 찾아간 중학교에 그 선생님은 없었다. 허탈한 기분에 돌아가려는 히바리의 발목을 잡은 것이 츠나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츠나의 아버지. ‘풍기 위원회’라는 곳의 위원장을 맡아달라는 그의 부탁을 잠시 고민하다 받아들였다. 어차피 좋아하던 학교인데다 ‘집을 제공해주겠다’는 학교 측의 조건도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위원장직에 있게 된 것이 벌써 3개월 째였다. 학교에서의 일 뿐만이 아니라 나미모리 구역 내의 모든 일에 관여하는 것은 히바리만의 권한이었다. 가령 금품 갈취, 일명 ‘삥’을 뜯는 것이 발견되면 그 자리에서 바로 히바리에게 물어 죽임을 당했다.

    멍하니 예전의 일을 회상하다 문득 시계를 보니 6시 25분. 슬슬 양아치 무리들이 모일 시간이었다. 무료하게 물을 마시고 있던 히바리가 몸을 일으켰다. 이어 집 문을 잠그고 골목을 돌아다녔다. 골목들이 어찌나 많은지 일일이 찾아다니기도 번거로웠지만 원체 그런 것들ㅡ담배를 피거나 삥을 뜯는 등의 양아치 짓ㅡ을 싫어하는 성격인지라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헉, 허억…… 큭…….”

    천천히 나미모리 일대를 순찰하던 도중, 음산한 골목 안쪽에서 뭔가 고통스러워하는 듯한 신음소리가 들렸다. 정확한 위치가 감지되지 않아 주위를 둘러봤지만 눈에 잡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소리가 났던 것 같은 골목으로 한 발 한 발 들어갔음에도 빛이 비추지 않는 곳이라 그저 칠흑 같은 어둠만이 그곳에 있을 뿐이었다. 다시 뒤로 걸으며 어느 정도 가로등의 불빛이 닿는 곳으로 나왔다.

    “……?!”

    “흐…… 크윽…….”

    아무리 기다려도 아까의 그 소리가 들리지 않기에 뭐지, 하고 있는데 어둑어둑해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뭔가 서서히 드러나다가 히바리의 어깨에 묵직하게 쓰러졌다. 그 반동으로 인해 뒤로 살짝 밀린 히바리가 어리둥절해 있으니 바로 귀 옆에서 아까의 신음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뭐야, 당신, …어디서 이런 거지?”

    “하아… 윽, 으…….”

    자신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것을 떼어내려 허리 즈음에 손을 두르니 질척한 액체가 손에 묻었다. 손을 들어 확인할 필요도 없이, 그것이 피라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이렇게까지 많은 양의 피를 흘리고도 멀쩡히 살아 있는 그것은 꽤 고통스러운지 말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할 수 없군.”

    이대로 있다가는 눈앞에서 시체를 보게 될 거라는 생각에 히바리가 힘겹게 그것을 들어 올렸다. 약 180cm 정도 되어 보이는 장신을 들고 옮기자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금세 그 고운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드문드문 놓여 있는 가로등의 불빛에 비추어져 흘긋 본 그것의 머리색은 금이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머리를 염색하지 않고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금발인데다 빛을 받아 빛나는 것이 어찌나 예쁜지. 마음 같아서는 가만히 멈춰 서서 그 부드러워 보이는 머릿결을 감상하고 싶었지만 계속 느껴지는 혈 향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다행히 집에서 멀지 않은 골목이어서 빠른 시간 내에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크…, 으…….”

    아직도 신음을 뱉어내는 그것은 이상하게도 아까보다 피가 덜 나는 것 같았다. 기분 탓이겠지, 하며 히바리가 피가 굳어 피부에 붙어 버린 옷을 살살 뜯어냈다. 따가운지 그것은 한껏 미간을 찡그렸지만 아름다운 금발 때문인지 오히려 멋있어 보였다.

    히바리는 평소 잘 쓰지 않았던 붕대 따위를 들고 와 난생 처음으로 남을 치료했다. 어떻게 하는지를 몰라 과산화수소수를 너무 많이 부어 버려 그것의 미간이 더 좁혀졌다. 어째서 자신이 처음 보는 이의 상처를, 왜 치료해 주는지도 모르는 채 히바리는 끙끙대며 붕대까지 감았다.

    하얀 붕대에 스멀스멀 핏자국이 올라왔지만 다시 풀고 감아주기엔 히바리의 몸이 그렇게 체력을 비축해두고 있지 않았다. 처음 해보는 일에 계속 몸에 힘을 주며 머리를 굴린 데다 여러 모로 스트레스 받는 일ㅡ이를테면 아까 츠나와의 그ㅡ이 있었던지라 그냥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졌다.

    그래, 이렇게 허무하게 시간을 보낼 바에야 차라리 일찍 잠이나 자자. 힘없이 늘어진 몸을 추슬러 일어나 앉아 그것을 돌아봤다. 다친 주제에 잘도 자는군. 아니, 자는 게 아닌가? 벽에 기대 눈을 감고 숨을 고르게 내쉬는 건 딱 자는 모양새인데 말이지.

    앉아 있는 것을 살짝 넘어뜨려 싱글 사이즈의 침대에 그것을 눕혀 놓으니 안 그래도 좁은 침대가 더 좁아보였다. 똑바로 뉘어 놓은 그것을 다시 움직여 옆으로 눕게 한 뒤 조금 남은 자리로 꼬물꼬물 들어가 이불을 덮었다.

    그래도 치료해 준 보람이 있게 그 비릿했던 혈 향은 사라지고 어쩐지 시원하면서 보드라운 그것의 체향이 코끝을 맴돌았다.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향을 더 느끼고파 그것의 품에 더 파고들었다. 아아, 씻어야 되는데ㅡ라는 귀찮은 생각을 저만치 밀어 버리고 인간의 체온보다 훨씬 낮은 듯한 그것의 몸을 꽉 끌어안았다.

    ***

    디노는 떠지지 않으려는 눈에 힘을 줬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어찌됐건 꽤 오랫동안 자신을 간질이는 숨결의 주인을 찾아야 했다. 이 간지러움에 위화감이 들었다. 어쩌면 주책스러운 원로 하나가 씨를 번식하라며 여성 뱀파이어 하나를 방에 밀어 넣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누군가와 함께 자기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 텐데. 누군지는 몰라도 찾으면 기꺼이 반 토막을 내겠다는 생각을 하며 품 안에 들어와 있던 것을 살펴보다 이내 눈을 크게 떴다. 남자? 아니, 그 전에, 이렇게 몸이 뜨거운 것을 보면 인간인 건가? 그제야 주위를 둘러보고 이곳이 내 방이 아닌 것을 깨달았다. 어째서 내가 이곳에, 라는 의문은 배에 감겨 있는 붕대로 인해 어제의 일이 생각나며 풀렸다.

    어제 저녁, 후식으로 들어온 홍차를 한 모금 마신 직후에 자객이 침입했다.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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