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노스]2.복숭아는 맛있다 - 1

127일전 | 848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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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 첫 출근



#01 : 첫 출근







“무태 씨, 아, 안돼요.”




승안은 단호한 표정으로 자신의 허리를 에로틱하게 감아오는 무태의 팔을 풀어내었다. 팔이 풀어지자 목덜미에 닿아 있던 숨결도 멀어졌다. 세면대 앞의 커다란 거울로 무태의 표정을 살펴보니 여간 실망한 표정이 아니었다. 무태의 눈빛에 어렸던 정념의 불꽃은 피워보지도 못하고 사그라졌다. 미안한 마음이 드는 승안이었지만 오늘만큼은 결코 이 단호함을 무너뜨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오늘, 첫 출근이라서.”


“알아.”




승안은 같은 이야길 몇 번째 반복하는지 모른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첫 출근이라는 단어를 말이다. 그런데 무태는 아침부터 계속 승안의 곁에 들러붙어서는 떨어질 줄을 몰랐다. 그러한 행동이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행동이기는 했지만 오늘이 바로 ‘그’, ‘첫 출근’ 날이기에 승안은 매우 곤란했다.




“...무태 씨...”




승안의 간곡함이 어린 표정에 결국 무태는 승안에게서 완전히 손을 털어내고 한 보 밖으로 물러섰다. 더 이상은 근접하지 않겠다고 더 이상은 괴롭히지 않겠다고, 그렇게 두 손을 머리 근처까지 올린 후 무태는 욕실을 빠져나갔다. 다행이다 싶은 마음에 서둘러 출근 준비를 서두르는 승안이었지만 묘하게 섭섭함이 제 가슴 한 쪽을 간질이는 것은 애써 모른 척 했다.



승안이 샤워를 마치고 침실로 돌아오니 무태는 아침이 준비되었다는 짧은 말을 마치고 침실을 나갔다. 승안은 머리를 털던 타월을 한 쪽에 던져두고 바로 무태를 따라 식당으로 향했다.



무태의 수행비서인 최 실장이 준비한 아침상은 간단하지만 노련했다. 무태와 승안의 식성을 고려하여 요리사가 준비해둔 음식들을 아침에 먹어도 부담 없는 것들로만 알맞게 데워 적당한 상차림을 해두었다.




“부회장님, LED 사업부 오기남 부사장과 아홉 시 면담은 어쩌시겠습니까?”


“예정대로 진행하지.”


“그럼, 식사 후 뵙겠습니다.”




승안의 연애 초기와 달라진 점이라면 이젠 아침식사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최 실장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연애 초기엔 승안의 머리카락 하나 보일까 꽁꽁 감추었던 무태도 동거가 안정기에 접어들자 점차 최 실장에게 승안을 노출시키는 시간을 늘여갔다. 최 실장은 중요한 스케줄 하나를 확인하자 바로 식당을 떠나 빌라 주차장으로 내려갔고 무태와 승안은 아침식사를 시작했다.




“무태 씨, 오늘 늦으세요?”


“아니, 일찍 올 거야.”




최근 일이 바빠서 이른 퇴근을 한 적 없는 무태가 기다렸다는 듯이 일찍 오겠다는 대답을 들려주자 승안은 뒷말을 기다리는 듯이 무태를 바라보았다. 무태는 예의 무표정하던 얼굴에 빙긋이 미소를 그려내며 승안이 기다리는 답변을 들려주었다.




“아침에 못 한 거, 저녁엔 하게 해줄 거 아냐. 그거 하려면 일찍 와야지. 내가 별 수 있어?”




무태는 거절 아닌 거절을 한 승안이 마음 쓰고 있을 ‘그거’에 대한 결론을 선수 치듯이 내뱉고는 짓궂게 웃었다. 언제나 이처럼 승안의 말에는 져주는 무태이면서도 결코 손해 보지 않는 무태였다. 정말이지 무태다운 행동에 승안은 웃음을 삼키며 살짝 고갤 끄덕였다. 그리고 덧붙여 “밤은 깊고 기니까.”라는 무태로 인해 승안은 못 말리겠다는 듯이 소리 내어 웃고 말았다. 사장에서 부회장이 되더니만 모든 면에서 더욱 업그레이드 된 무태였다.




“네, 그렇게 해요... 그러니까 오늘은 일찍 오세요.”




슬쩍 얼굴을 붉혀가며 답하는 승안의 모습에 무태는 밥이 배로 맛있게 느껴졌다. 사실 밥보다 복숭아가 훨씬 더 맛있지만, 그 말은 애써 목구멍 안으로 잘 갈무리 해두었다.



식사를 마치고 미리 봐두어야 할 자료가 있다며 무태가 먼저 출근길에 나섰다.


승안은 무태를 배웅하고는 간단한 뒷정리 후, 자신의 출근 준비를 서둘렀다. 시간은 여유로웠지만 첫 출근이라는 설렘과 긴장이 행동을 서두르게 만들었다. 양치 후, 송 여사가 선물한 슈트로 갈아입은 승안은 전신 거울 앞에서 여러 번 옷차림을 살폈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명품 슈트. 그 덕인지는 모르겠지만 심하게 어려보이지 않는 자신의 외모를 만족스러운 얼굴로 보면서 주먹을 들어 올려 조용히 파이팅을 외쳤다.




“복승안, 잘 해보자. 어머니께 폐 끼치지 않게 잘 해보자.”




승안은 현관에서 구두를 신으면서 주문 같은 말을 다시 한 번 힘껏 외치고는 집을 나섰다.









승안과 무태가 사는 빌라 주차장에는 승안의 기사인 최수원이 승안을 기다리고 있었다. 승안이 주차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그는 바로 운전석에서 내려 뒷좌석의 문을 열고 대기했다. 승안은 근접거리로 다가서자 미소를 지었고 그는 아침 인사를 건네었다.




“안녕하세요, 도련님.”


“네, 수원 씨도요.”




무태가 승안의 기사로 점찍어 준 이는 수행비서 최 실장의 친척이었다.


원래 무태의 큰아버지인 선수일 회장 밑에서 일했던 청년이었는데 그쪽 일이 맞지 않았기에 고민하던 차, 무태가 믿을만한 사람을 구한다는 이야기에 이쪽으로 오게 된 드문 케이스였다.


최수원은 충성심이 높고 넉살이 좋은 성격이었다. 선무당 기질을 발휘한 무태의 선택으로 승안의 기사가 된 그는 한 눈에 복승안이라는 사람이 마음에 들었다. 외모로 보면 자신보다 어려 보였지만 나이를 따져보니 자신보다 네 살이나 위인 고운 남자를 처음부터 성심을 다해 대했다. 그것은 선씨 가문의 가신(家臣)이라고 불러도 좋을 최씨 일가의 특징이기도 했다.



무태가 승안을 위해 내준 아우디 A8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운전 솜씨가 좋은 최수원은 능숙하게 선우 아트센터로 차를 몰았다. 승안은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자신은 소위 낙하산으로 입사한 상태라 더 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누구보다 신중한 첫 출근길이었다.




“수원 씨, 아트센터로 들어가지 말고 근처 사거리의 카페 앞에 세워주세요.”


“도련님, 그럼 십 분 정도 걸어가셔야 합니다.”


“네,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해주세요.”




최수원은 승안의 의도를 어렴풋이 느꼈다. 아트센터로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이 차량의 존재를 가능한 보이지 않겠다는 것을 말이다. 아트센터에서 가까운 지하철역 입구와 버스 정류장보다 먼 곳에서 내려 걸어가겠다는 것은 그런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았다.




“...도련님, 부회장님께서 아시게 되면...”


“괜찮아요. 내가 잘 말해둘 테니까.”




최수원은 무태가 이 사실을 알면 어찌 나올지 알고 있기에 나온 염려 가득한 말이었다.


승안은 뒷일은 자신이 책임지겠다며 자신의 기사를 안심시켰다. 최수원이 모시는 건 승안이지만 어찌 선우 그룹의 황태자 선무태의 심기를 건드리겠느냔 말이다. 게다가 자신의 월급을 내주는 것도 무태이니 말이다. 무태가 최수원을 고용하며 중요시 한 사항은 ‘승안이 어딜 가든 반드시 동행하여 무슨 일이 있어도 시야에서 승안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물론 승안이 아트센터에서 일하는 시간은 예외였다.




“그럼, 사거리 카페 앞에서 내리시되 저는 천천히 도련님 뒤를 따르겠습니다.”




승안은 그것마저 안 된다고 할 수 없기에 고갤 끄덕였다.



광화문 부근에서 승안의 차량이 멈추었다.


승안은 가방을 들고 빠르게 거리로 나섰다. 눈짓으로 최수원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승안이 기운찬 새내기의 발걸음으로 아트센터를 향해 걸음을 내딛자 그 뒤를 번쩍이는 아우디가 슬금슬금 따라왔다. 승안은 모른척하며 아트센터로 들어섰다.









선우 아트센터는 크게 음악당과 미술관, 부속건물인 선우홀로 이뤄졌다. 선우홀은 레스토랑과 카페, 아트 숍, 다양한 사무실이 자리했고 승안이 일할 곳이 바로 선우홀이었다.



승안은 미리 조사해 둔 홍보2팀의 사무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곳에 들어서면 홍보2팀의 유소해 팀장이 승안을 맞이할 것이라고 송 여사가 귀띔을 주었다.


홍보2팀이라는 팻말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노크 후,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깔깔거리는 여자의 큰 웃음소리가 승안의 귀를 파고들었다. 승안은 유소해 팀장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조심스럽게 사무실에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승안이 말을 건네자 커피가 담긴 머그컵을 들고 수다 삼매경에 빠졌던 세 명의 직원들이 모두 승안을 향해 고갤 돌렸다. 여자 둘, 남자 하나. 승안은 얼결에 허릴 굽혀 인사를 건넸다.




“어라? 오늘부터 새로 온다던 그 신입?”


“그런 모양이네. 맞죠, 신입?”




여자 둘이 승안에게 확신에 찬 어조로 물었다. 승안은 “네, 맞습니다.”라고 수긍하고는 그들이 모여 있는 원형 테이블로 빠르게 다가섰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유 팀장은 이 자리에 없는 것 같았다. 세 사람이 비슷한 또래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을 보면 분명했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일하게 된 복승안이라고 합니다.”




승안은 제대로 자신을 소개하며 다시 한 번 허리 숙여 예의바르게 인사했다. 그 모습에 세 사람은 빙긋이 웃으며 자신들을 소개했다. 먼저는 빨간 안경테의 안경을 낀 여자가 입을 열었다.




“난 임유화 대리입니다. 반가워요.”




임유화 대리는 동그란 얼굴에 미소가 퍼지니 푸근한 인상으로 말 걸기 좋은 얼굴이 되었다. 승안은 그녀를 따라 웃으며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난 한국화라고 해요. 나 꺾어진 아홉인데 그쪽은 몇 살?”


“스물여덟입니다.”


“오-, 역시 내 아래였어. 동생 삼아야지.”




한국화는 승안보다도 키가 컸고 여성에게 칭찬이라고 하기 어려운 ‘기골이 장대하다’라는 설명이 어울리는 외형이었다. 얼굴에도 성숙미가 흘러 어딜 봐도 승안의 위로 보였다. 승안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 바로 반말로 말을 걸어오는 한국화가 이상하게 싫지 않았다. 한국화에게도 승안은 미소를 지으며 여전히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런 승안의 어깰 두드려 주는 한국화는 정말로 누나 같았다.




“내 이름은 한 번 들으면 못 잊는다. 난 사진기... 만나서 반갑다. 복... 뭐였지, 이름이?”




키가 크고 패셔너블한 남자가 마지막으로 인사를 건네며 다시 한 번 승안의 이름을 되물었다. 승안은 자신의 이름 못지않게 특이한 이름이라는 생각에 옅게 웃으며 제 이름을 확인시켰다. 복승안입니다.




“뭐? 복숭아?”




그럼 그렇지 싶었다. 제 이름으로 이런 장난 한번 치지 않는 무리는 없었다. 승안은 익숙한 일에 화를 내기는커녕 웃음기 어린 얼굴로 그건 별명이라고 짚어주고는 다시금 제 이름을 정확하게 알려주었다. 복승안입니다.




“이야... 좋은 이름이네. 복숭아.”




사진기의 말에 여자 둘은 깔깔대며 웃었다. 여긴 이름이 흔해서는 버틸 수 없는 곳이라며.




“우리 이름... 특이하지 않아요? 예술, 미술과 관련된 이름이라서 다들 우리 이름 소개하면 배 잡고 웃는데...”




임유화 대리의 말에 승안은 그들의 이름을 속으로 곱씹었다. 유화에 한국화에 사진기라... 특이하다 못해 미술관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운명적인 이름이다 싶었다.


자신과 승안의 이름으로 한껏 웃은 한국화는 승안에게 커피를 마시겠냐고 물었다. 승안이 가볍게 고갤 끄덕이자 첫 날이니 서비스를 하겠다며 한국화가 직접 내린 커피를 머그컵에 담아 승안에게 내밀었다.




“근데, 복승안 씨도 낙하산?”




대놓고 낙하산이냐는 사진기의 말에 승안은 뭐라고 답을 해야 하나 조금 멈칫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내 고갤 끄덕였다.




“부끄럽지만 그렇습니다.”




승안의 대답에 사진기는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냐며 오히려 별 일 아니라는 식으로 웃었다.




“여기 최근에 왔다 간 사람들은 다 낙하산이었어. 그러니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게다가 낙하산이라고 특별취급 해주는 곳도 아니고. 그리고 소문 못 들었지? 우리 홍보2팀은 말이야...”


“야, 사진기. 그걸 벌써부터 말해주면 어떡해?! 우리 귀여운 신입이 하루 만에 도망가면 어쩌려고.”




사진기에게 눈을 흘긴 한국화의 제지에 임유화 대리는 승안을 바라보며 애매하게 웃었다. 승안은 낙하산이라는 말이 나온 김에 묻고 싶은 것이 있었으나 분위기를 보아서는 더 말해줄 것 같지는 않아서 일찌감치 포기했다. 대신 자신이 낙하산이라고 하여도 특별히 그들이 신경 쓰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오히려 안심했다. 게다가 흔히 낙하산일 경우 ‘어느 라인이냐’며 집요하게 캐물을 법도 한데 그런 분위기도 전혀 없는 이곳이 마음에 들기도 했다.



범상치 않은 인사를 나누며 시계를 돌아보니 어느덧 아홉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우리 대빵, 오늘 대표님 사무실 다녀온다고 했으니... 곧 오시겠다. 얼른 자리에 앉자.”




임유화 대리의 말에 모두는 서둘러 머그컵을 들고 제 자리로 갔다.


승안은 임유화 대리의 지시로 비어있는 사진기의 옆자리에 앉았다. 전임자가 무슨 일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책상은 깨끗했고, 노트북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자리였다. 승안은 각자의 자리에 앉자마자 좀 전과는 다르게 빠른 속도로 업무를 시작하는 직원들을 바라보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머그컵만 만지작거렸다.


그때, 사무실 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승안을 제외한 세 사람이 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었다. 승안은 드디어 유소해 팀장을 대면했다는 사실에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일하게 된 복승안입니다.”




직원들의 인사에 시선도 마주치지 않고 고개만 까닥였던 유소해 팀장은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에 고갤 돌렸다. 수술한 그녀의 쌍꺼풀이 잠시 일그러졌다.



중키에 세련된 복장을 한 삼십대 중반의 유소해는 한 눈에 봐도 까다로운 성격이 드러나는 외형의 소유자였다. 블랙과 화이트로 이뤄진 의상은 빈틈없는 성격을 대변하는 듯 흠잡을 부분이 없을 정도로 깔끔했고, 붉은 립스틱을 꼼꼼하게 바른 입술이 돋보이는 완벽한 화장과 흐트러짐 없는 헤어스타일은 지적이면서도 차가웠다. 그런 그녀가 승안을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훑었다. 예상치 못한 시선에 승안의 등줄기에 긴장감이 흘렀고 승안은 손가락조차 움직이지 못한 채 가만히 서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던 때가 언제였냐 싶게 홍보2팀 사무실은 고요했다.



그 적막감 가운데, 유소해 팀장은 승안의 고양이 같은 두 눈을 응시하며 드디어 입을 열었다.




“누가 오늘부터 일하게 해준다고 그래요?”










============================ 작품 후기 ============================


*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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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 첫 출근


바짝 얼어붙은 사무실에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만 들렸다.


유소해 팀장은 당당한 걸음으로 자신의 책상 뒤쪽에 자리한 서가로 걸어가 화집을 꺼내기 시작했다. 손에 잡히는 대로 꺼내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은 완벽하게 선별된 화집들이었다. 그녀는 두툼한 화집들을 자신의 책상 위로 높이 쌓은 후 승안을 불렀다. 승안은 빠른 걸음으로 유소해 팀장의 자리로 다가섰다. 그녀는 승안에게 화집들을 들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라고 지시했다. 승안이 무거운 열권의 화집을 낑낑대며 자신의 책상 위에 올려두자 노트북을 켜던 유소해 팀장이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가져간 화집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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