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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즈키- 크랭크 인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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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도로 내리 깔린 깊은 눈, 진한 에스프레소를 들어 올리는 섬세한 손가락.

    던져진 질문에 무심한 듯 드라이하게 대꾸하는 지적인 목소리.

    아무렇지 않게 꼬고 있던 다리를 바꾸는 동작. 심지어 그저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는 행동까지.

    뭐하나 버릴 것도 뺄 것도 없는 완벽한 피조물에 스타리쉬의 박기자는

    아까부터 연신 한숨 같은 감탄을 집어 삼키며 30분 내내 돌아가던 녹음기의 전원을 껐다.

    그러자 마자 지루한 수업시간을 막 벗어난 학생처럼 호리낭창한 몸이 느릿하게 쭉 사지를 편다.

    “피곤할 텐데 수고 하셨어요.”

    스스로 듣기에도 상냥함이 꿀처럼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지만,

    돌아오는 건 두 번도 아닌 딱 한 번의 까딱! 이 다다.

    기실 평소라면 이런 싸가지 없는 태도에 ‘넌 받은 인사 돌려 줄 줄도 모르니?’ 비아냥 한번 쏟아냈겠지만,

    상대가 상대인지라 그저 개인용 디카를 들이밀고 싶단 격렬한 충동만 치솟는다.

    그를 가까스로 억누르며 박기자는 마악 반쯤 남은 커피 잔을 내려두는 상대를 향해 다급히 입을 열었다.

    “저기…유재희씨.”

    “……?”

    “이건 오프더 레코드가 되겠지만… 질문 하나만 해도 될까요?”

    “……….”

    “저번 주 스타랭킹 이미지 쇼에서 강아연씨가 이상형으로 유재희씨를 꼽았는데요, 저… 기분이 어떠세요?”

    찬밥 더운밥 쉰밥 때로는 남의 밥까지 가리지 않고

    가십거리와 이야기 거리를 하이에나처럼 찾아다니는 것이 연예부 기자의 철칙이요 사명이라지만

    앞서 포석을 깔았듯 이 질문은 분명 오프더 레코드다.

    행여 사전 인터뷰 질문에서 벗어나는 기사가 지면을 장식하기라도 하는 날엔,

    특히 그것이 스캔들로 연결이라도 되는 순간엔

    소문도 무시무시한 일명 유재희 ‘드림팀’이 득달같이 사무실로 핀 뽑힌 수류탄을 투척할 건 불 보듯 자명하고

    덧붙여 유재희 보도 자료는 앞으로 영영 작별이라고 봐야 하는 게 옳다.

    허나 그런 위험한(?) 사실을 잘도 알고 있으면서, 더욱이 기사에도 써먹을 수 없는 내용이라는 것도 숙지하고 있으면서.

    그러함에도 이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까닭은 불타오르는 기자의 혼…따위는 개뿔!

    단지 들끓는 팬심이라는 걸 부정 할 수가 없다.

    막말로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자신 역시 기자 이전에 가슴 자궁 다 뜨끈뜨끈한 여자 아니냐 이거다.

    결국 푸싯푸싯 피어오르는 초조함을 잘근잘근 곱씹으며 박기자는 개인적 사념이 그득 담긴 눈으로 재희를 응시했다.

    그렇게 몇 초. 뇌가 들어있긴 하니? 라고 묻고 싶은 작은 머리를 살며시 한쪽으로 기울인 유재희.

    이내 똑 딴 꽃잎 같은 입술을 열어 은밀한 유혹을 벌이듯 달싹 달싹 말소리를 뱉어낸다.

    “강아연이… 누구죠?”

    ============================== Crank In 01 ====================================

    대한민국 국민 근 5천만.

    그중에 연예인이 되고 싶어 불철주야 밤낮으로 뼈를 깎고 얼굴을 깎고!

    심지어 마음 자존심까지 깎아대는 사람은 수 없이 많다.

    적절한 오디션을 통해 발돋움의 기회를 노리는 이.

    열심히 데모 테이프를 만들어 기획사 마다 찔러 넣는 이.

    어떻게든 튀어보려 방송 관계된 곳엔 무조건 달려가는 이.

    더해 연예인이 될 수만 있다면 내 기워 입던 팬티마저도 남김없이 다 털어줄 수 있을 거라는 열혈 의지자까지.

    열거 하자면 끝도 없고 한도 없고 입만 아프다.

    허나 괜히 연예인을 하늘에 뜬 ‘별’ 에 비유해 ‘star'라 칭하겠는가?

    별이란 말 그대로 저 먼 곳에 떠 반짝 일뿐, 쉬이 만질 수도 가질 수도

    더욱이 스스로가 그놈의 별이 될 수도 없는 게 일반적이다.

    막말로 저 옛날 고리짝쩍 신화만 살펴봐도 하늘에 별자리로 자리 매김 한건

    신에게 유달리 사랑받던 타고난 운 빨의 소유자일 뿐.

    일개 양 치던 목동이 착하게 살아 하늘의 별자리가 됐다는 소린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는게

    더럽고 치사한 현실이다.

    게다가 거기서 더 콕 집어 넘어가자면 같은 스타라도 그 가격과 가치는 천차만‘별’

    땅바닥에서 부터 쏘아 올려져 잠시 반짝이다 소임을 다하는 인공위성부터

    하루에도 수없이 사라지는 이름 없는 별.

    어디 떠있었니? 모르는 별 까지. 말 그대로 별의 별 별이 다 있다.

    허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인터뷰를 마치고 가게를 벗어나는 유재희라는 존재는 별 중에서도 태양계를 이루는 주요 핵심.

    현재 대한민국은 그를 중심으로 돈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연예학회에 열심히 오르락내리락 하는 단골 화두다.

    덕택에 일개 연예인 나가는 길을 끝까지 배웅하는 박기자를 비롯해,

    어느새 재희를 알아본 일반 시민들 사이에 어머어머와 꺄아악! 소리가 리듬과 박자를 맞춘다.

    그를 빤히 알면서도 재희는 무심하게 시선 한번 돌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유재희가 선글라스를 끼는 건 모나리자에게 눈썹을 그려주는 것과 매한가지인

    가치적 손실이란 항간의 주장을 무시하듯 포켓에 꽂아뒀던 선글라스까지 착용했다.

    그저 인사라도 한번 해주면, 아니 하다못해 손이라도 한번 흔들어 주면 좋으련만

    말 그대로 팬 관리 한번 뭣 같이 하는 꼴이다.

    그러나 가니메데스를 납치하는 제우스처럼 단숨에 재희를 집어 삼킨 육중한 벤은

    오만한 엔진음을 내며 재빨리 도로로 접어 들 뿐 인정사정 봐줄 생각이 없는 게 분명하다.

    어느새 단숨에 뒤로 휙휙 도시 풍경이 넘어간다.

    그 모습을 즐기듯 잠시 재희는 한숨을 내쉬었다.

    포스로 치면 벤에 앉아있는 게 아니라 몇십 억짜리 롤스로이스에 앉아 샴페인 잔이라도 들었어야 할 풍경이다.

    하지만 이내 기다란 손가락으로 선글라스를 벗어낸 쿨한 얼굴이 행한 것은…

    “진짜야? 진짜 강아연이 내가 이상형이라고 한 거 맞아?! 으흐흐! 아 미쳐!!! 우왓!”

    “…….”

    거듭된 확인과 흥분된 목소리.

    덕분에 지적이고 쿨한, 나아가 시크하고 드라이한 얼굴과 표정은 단숨에 사라지고

    마치 시간을 물처럼 영위하던 분위기도 0.1초 만에 산화됐다.

    그 어린애 같은 들뜸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어금니를 꽉 깨물며

    ‘아시아의 자랑’ ‘걸어 다니는 화보’ 유재희의 매니져 화정은

    철썩!!! 몸이 생명인 배우의 등짝을 사정없이 후려 갈겼다.

    “아씨! 왜! 왜 때려?!”

    “너어… 설마 박기자 앞에서도 이랬어? 강아연♡ 강아연♡ 아흥아흥 강아연! 이랬어?!”

    “아흥 아흥은 누가 아흐응….”

    “했어?! 안 했어?!”

    흰자가 훨씬 더 많이 보이는 화정의 눈에 재희는 단박에 쀼루퉁 입술을 내밀었다.

    말을 막은 게 못 마땅하다는 무언의 시위요 나름의 반항이다.

    허나 그럴수록 더 철없어 보이는 재희의 얼굴에 골이 지끈거리는 화정.

    결국 가슴을 텅텅 두드리는 화정 옆에서 왕코디 주영이 슬쩍 말을 끼어 넣는다.

    “설마 그랬을 리가요. 재희도 눈치가 있는데. 안 그래?”

    “으읏. 따라 갈걸!”

    “그럼 이미지 망친다며? 매니져가 졸졸 따라 붙어야만 인터뷰할 수 있는 배우는 매력 없다고 누나가…”

    “아! 대답이나 해! 강아영, 아흥 너무 좋아. 했어 안 했어?!”

    “안했어! 안했다고 뭐!”

    “그럼 어떻게 했어?”

    끝까지 의심을 지우지 못하는 화정을 보며 재희가 어느새 입술을 쑥 집어넣고 세실세실 웃는다.

    저 얼굴에 속으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찌잉. 모성애를 자극하는 귀여운 웃음에

    화정은 다시 일부러 매섭게 눈을 치떴다.

    뭘 계산하고 저러는 게 아니라 천성이 저런 거니 더 골치다.

    “모른다고 딱 잡아뗐지. 연예계에 그런 애도 있었어? 이런 얼굴로!

    그런데 진짜 강아영이 날 이상형이라고 한거야? 난 누나가 농담 하는 줄 알았지.”

    “내가 미쳤니? 날 더워 죽겠는데 농담이나 하고 앉았게?”

    “미리 말 안 해줬으면 나 뜨악! 하고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을 거야.”

    암만. 암만. 하고 박자를 맞추듯 고개를 끄덕이다

    재희는 다시 뿅 하고 떠오른 동글동글한 신인 여배우의 얼굴에 헤죽 입술을 밀어 올렸다.

    강아영. 요즘 방영되는 퓨전 사극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는 신인 여배우.

    재희 역시 그녀를 안다. 방송을 봐서 아는 건 아니지만, 자주 먹는 아이스크림 광고를 그녀가 했다.

    덕분에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아영의 얼굴에 눈이 익은 것이다.

    “그런데 박기자님이 강아영에 대해 물을 거 어떻게 미리 알았어?”

    신기하다는 듯 가슴을 앞으로 내밀며 순진하게 묻는 재희에 퉁! 화정은 콧방귀를 날렸다.

    “이 바닥 물 하루 이틀 먹어?”

    맨날 먹어도 난 모르겠던데. 게다가 방송국 정수기 영 별로야.

    정수가 되는지도 안 되는지도 모르겠고.

    게다가 이미지 관리 어쩌고 맨날 에비앙 물통만 주지만, 나도 안다 뭐.

    저번에 보니까 누나 거기다가 수돗물 넣고 있었잖아. 쳇.

    할 말이 무척 많아졌지만, 왜 그렇게 쳐다봐? 하고 눈썹을 올리는 화정에 재희는 착실하게 꾹 입술을 닫았다.

    머릿속에 있는 말을 그대로 뱉었다간 필히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부분을 속속들이 꼬집힐 게 뻔하다.

    이러면서 매번 몸 관리 잘하라고 하긴. 내 몸에 멍드는 거 태반은 누나가 패고 꼬집는 건데.

    “그런데 이 다음은 어디로 가? 여의도? 아니면 일산인가?”

    “집.”

    무심한 듯 시크하게-는 사실 화정에게 더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질문에 군더더기 하나 없이 딱 떨어지게 말하는 화정 탓에

    잠시 재희는 ‘집’이라는 단어가 확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덕택에 또르륵 머리를 기울이며 입술을 달싹이자,

    “어디… 집? 무슨 집?”

    “너 나 모르게 딴 집 만들어뒀니? 집이 집이지 무슨 집이긴?”

    단박에 맹꽁이 소리 그만하라는 눈빛이 돌아온다.

    “어? 나 오늘 스케줄 더 없어?”

    “없어. 그리고 삼 주간 너 오프야.”

    “…!!!”

    소리 없는 기쁨이 재희의 영롱한 눈 안쪽에 섬광처럼 스친다.

    더해 신의 계시를 받은 사람처럼 활짝 손까지 펼치며 벤의 천장을 감격스런 눈으로 훑기까지 한다.

    그 모습이 귀여워 저도 모르게 룸 밀러로 재희를 훔쳐보던 정만은 날카로운 화정의 눈빛에

    퍼뜩 핸들을 다시 움켜잡고 필요에도 없는 차선변경을 했다.

    허나 정만이 그러거나 말거나 연거푸 벤 천장을 향해 립키스를 날리던 재희의 정신은

    오로지 ‘삼주 오프’ 라는 말에 꽂혀있다.

    “웬일이야! 누나? 드디어 개과천선이라도 한거야? 설마 뻥은 아니지?”

    누나는 개과(科)긴 하지만 개과천선할 타입은 아니잖아.

    앙큼한 재희의 속 질문을 눈치 챘으면서도 화정은 통 크게 재희의 건방짐을 무시하는 아량을 베풀었다.

    “걱정하지 마. 농담 아니니까.”

    “피스! 사랑과 평화가 내 집에 있나니. 나 진짜 햄볶아!”

    만세를 부르며 들썩 들썩 엉덩이질까지 하는 재희가 이내 찰싹 썬팅된 창문에 달라붙어 바깥을 바라보기 까지 한다.

    삼주의 예상 못한 휴가가 평범한 도시 풍경마저 아름다워 보이게 만드는 힘을 발휘한 것이다. 물론

    “천국이야. 천국.”

    희열에 차 중얼대는 재희 저의 말에

    “하긴. 천국도 저 세상은 저 세상이지.”

    화정이 음습하게 중얼댄 건 듣지 못한 채 말이다.

    “사기꾼!”

    옆으로 긴 느른한 눈매가 옴팡지게 치떠진다.

    “폭군!”

    립밤을 바르지 않았음에도 충분히 촉촉한 입술 역시 잔뜩 뒤틀려있다. 더해…

    “마녀!”

    분노와 원망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잔뜩 말아 쥐고 있는 우아한 손가락은

    당장 화정의 멱살을 잡아 쥐어도 이상할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재.희.의 그 모든 반응을 단지 흥! 하는 콧방귀 하나로 날려버린 화정은

    발치 아래에 굴러다니는 2kg짜리 덤벨을 재희쪽으로 돌돌 굴렸을 뿐 눈썹 하나 까딱치 않는다.

    거기에 당연히 억장이 무너지는 건 재희 제 쪽이고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것도 재희 저다.

    3주간의 오프. 그 소리를 들었을 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저 극악무도한 여자가 뭘 꾸미고 있다 경계를 했어야 했는데!

    사탕 손에 쥔 세 살배기 어린애 마냥 헤벌쭉 했던 저가 천하의 등신이고 다시없을 팔푼이다.

    하지만 암만 그렇다 해도 믿었던 도끼에 발등도 아닌 목이 따였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씨이. 씨!”

    “어허? 인상 못 펴? 미간 사이에 주름지면 보톡스로도 사태 수습 불가야.

    매사 표정 관리에 힘쓰라고 했어? 안 했어?”

    “지금 미간 주름이 문제야!?”

    “그럼 뭐가 문젠데?”

    정말 모르겠다는 듯 유리 글라스 가득 망고쥬스를 따르며 묻는 화정에 발끈! 재희는 발꿈치 뒤로 잔뜩 힘을 실었다.

    “이럴 바엔 오프라는 말은 뭣 하러 해?!”

    “오프는 오프잖아? 니가 촬영을 나가 인터뷰를 해. 뭐가 불만이야?”

    “허?”

    “내 말이 틀려? 틀렸으면 어디 반박 해봐.”

    그래 틀리진 않다. 틀린 구석은 눈꼽만큼도 없다.

    하지만 기실 사람 말이 ‘아’ 다르고 ‘어’다른 거라고.

    너른 거실을 꽉 차지하고 있는 러닝머신과 운동기구, 아울러 벽 한쪽에 잘도 쓰여 있는 식단표와

    하루 스케줄은 질끈 눈을 감고 싶을 만큼 혹독하다 못해 비참할 수준이다.

    말이야 바른 말로 일 없는 오프라면 내 원하는 시간에 자고 먹고 놀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러! 물러! 휴가 반납이야! 이건 감금이라고 감금! 누나 저 스케줄 표 제대로 보긴 본 거야?”

    “봤지 그럼. 내가 친히 직접 검토 한건데.”

    “허, 허허허?!”

    “대체 뭐가 불만이라 쫑알쫑알이야? 게다가 감그음? 이렇게 우아한 감금 봤어? 봤니?”

    “봤어!”

    “봤다고? 진짜 봤어? 어디서 봤어? 어디서?”

    지지 않고 눈을 치뜨며 또각 앞으로 다가서는 화정에 저도 모르게 양 손을 가슴 앞으로 교차하며 재희는 꿀꺽 침을 삼켰다.

    오랜 시간 길들여진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는 이런 순간일수록 잘 드러나지만

    암만 그렇다 해도 이 상황에 무조건 백기 흔들고 밑으로 기어 들어갔다간 남은 3주.

    지옥 불을 헤엄칠게 뻔하다!

    내 절대 그렇게는 못 살지! 암 못 살고말고!

    “대관령!”

    “뭐?”

    “대관령 목장에서 봤다고!”

    뜬금없는 재희의 지명에 화정은 툭 머리를 기울였다.

    대관령? 대관령 목장이라고? 이번에 대관령에 별장을 산 연예인이 있었던가?

    아니, 그런 소문은 못 들었는데??

    눈치 빠른 화정답지 않은 머뭇거림. 거기에 답답하다는 듯 재희가 텅텅 가슴을 두드린다.

    그리곤 흡사 독이 오른 방울뱀처럼 쉿쉿 숨소리까지 뿜어내며 눈을 가늘게 좁혔다.

    “소 말야! 소!”

    “소??”

    “저번에 촬영 나갔던 목장 소도 일등급 마늘과 일등급 녹차만 먹고 산다더라!

    사육사가 아주 공을 들인다고 모차르트니 바흐니 그런 음악만 틀어주고,

    아침에 깨워서 내보냈다가 정해진 시간에 도로 들여놓고 재우고! 그거랑 지금 나랑 뭐가 달라?!”

    “…….”

    하아, 하아아. 얘는 어쩜.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제 몸값을 알고나 있는 건지,

    한낱 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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