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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시스터 1-367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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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 빛과 어둠

    "세상은 빛과 어둠으로 양분되어 있다고 하잖아? 단순히 밝고 어둡고만을 따지는게 아니라... 음... 천사는 빛이고 악마는 어둠. 선한것은 빛이고 악한것은 어둠. 낮은 빛이고 밤은 어둠이라고 하는 사란들도 있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빛에 사람들에겐 빛으로 받아 들여진다면 이질적인건 어둠으로 받아들여지고 말야. 뭐. 나도 이런 이분법적인 구별을 부정하지는 않아. 싫어하지도 않고."

    "우리가 세상 사람들에게 이질적으로 받아들여 지는 존재들인 만큼 어둠인데도 말인가?"

    "응. 어둠인게 나쁜건 아니잖아."

    "세상 사람들은 나쁘게 보고 있어. 네 스스로 말했잖아. 악은 어둠이라고."

    "아. 그렇네. 흠... 난 우리가 악하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데... 나는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어. 죽은 채로 살아가는 거도 나쁘진 않다고. 목이 잘려나가거나 불타 죽지만 않는다면 영생을 얻을 수 있잖아. 또... 항상 먹고 잘 곳을 걱정 해야 했는데 그럴 필요도 없어. 또..."

    "장점만 말하는군. 네가 보기엔 죽은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행복해 보이더나? 괜히 망자들이 산 사람들에게 악으로 불리고 타락했다는 오명을 쓰는게 아니야."

    "그거야 지금까지 우리들이 해온 짓들이 있으니 그렇지. 사람이 사람을 뜯어 먹는걸 누가 좋게 봐주겠어?"

    "너라고 안그런건 아니잖나."

    "... 나..난 그래도 분별 없이 그러지는 않아... 어쨋든 죽은 채로 살아가는건 나쁘지 않아."

    "그런가. 흐음... 그 말을 네 동생에게도 똑같이 해 줄수 있어?"

    "어.... 어? 못하지! 내 동생은 태양과도 같다고! 결코 망자가 되어서는 안돼! 이 어둡고 음침한 사란들하고 섞일 수 없는 순수하고 깨끗한 아이라고. 음... 내가 동생이 쉴 동안 밤을 밝혀줄 달이라면 동생은 언제나 낮에 빛나는 태양같은거야."

    "네가 달이라... 스스로 악에 대비되었네. 동생은 선에 대비 되었고. 마음에 들진 않는데."

    "... 동생이 빛으로 남을 수만 있다면... 난 어둠에 속하기를 거부하지 않을거야. 그게 아무리 비열하고 부정한 방법이라도 말야."

    "글쌔. 네가 원하는데로 될련지."

    "될거야. 될 수 밖에 없어... 되게 하겠어."

    데어난산

    “영주님. 꼭 이 길로 지나가시고 싶으십니까?”

    작은 집무실 안에 중후하고 나지막한 중년의 목소리가 울렸다. 푸른색바탕에 가슴에 수정의 인장이 새겨지고 붉은 옷감으로 수를 놓은 소서러 정복을 입고 있는 소서러가 책상에 놓인 지도를 가리키며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영주는 개의치 않는 듯, 아니 분명 문제가 있다는건 알고 있지만 아무문제 없다는 걸 보이려 는 듯 무시했다. 영주의 차가운 반응에 소서러는 한숨을 내쉬려다 참고는 그대로 고개를 숙이고 집무실에서 나갔다.

    영주-사리나 폰디아 타르베아는 소서러가 두고 간 지도를 들었다. 타르베스와 주변 영지에 대한 정보가 간략하게 있는 것으로 목적지로 정해진 산과 그곳으로 갈 길에 검은실로 표시가 되어 있었다.

    “베룬 있어?”

    문이 사람 하나 지나갈 정도로 열리더니 단정히 정리된 하녀복을 입은 여자가 들어왔다. 두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부른 사람에게 다가왔다.

    “대화는 끝내셨습니까, 주인님?”

    “응. 걱정이 많네. 역시 내가 고집피우는 걸까?”

    여주인의 걱정 섞인 말에 베룬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무슨 대답을 하든 여주인의 마음에 와닿지 않을 것이다.

    사리나가 지도를 내려놓자 베룬은 사리나의 빈 컵에 천천히 홍차를 따라주었다. 사리나는 고개를 끄덕여 고마움을 표하고는 가볍게 향을 맡고는 차를 홀짝 마셨다. 차에 대해 아무런 평가를 하지 않아 베룬은 내심 실망하면서도 평소와 달리 아무 말도 안하는 여주인의 심기가 많이 불편 하다는걸 알아 내색하지 않았다.

    “주인님. 주제 넘는건 알지만 왜 그러시는건지 알아도 되겠습니까?”

    “흐응... 주제 넘는건 아는데 묻는거구나.”

    사리나는 맥없는 미소를 짓더니 찻잔을 내려두고 책상에 기대 앉았지만 얘기하려고 하는 것 같진 않았다. 그저 잛게, “곧 알게 될거야”란 말만 하고는 근심가득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사리나의 심기가 불편한 만큼 분위기가 차가웠기에 분위기를 전환 시킬 겸 사리나는 주제를 바꿔서 말했다.

    “여행 준비는 다 했어?”

    “일주일 동안 입으실 옷과 찻잔들, 미용도구, 가면서 드실 다과까지 여행길에 불편하지 않게 준비했습니다.”

    “책은?”

    “선백작님께서 가져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

    너무 책만 보는게 아니냐며 핀잔을 주던 선백작-사리나의 아버지가 결국 하녀에게 책을 가져가지 못하게 한 모양이었다. 베룬도 여행까지 가서 책을 읽을 필요가 있겠냐며 책을 챙기지 말란 선백작의 명령을 따르려 했다. 사리나는 아쉬워하면서도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사리나는 그저 작게 중얼 거릴 뿐이었다.

    “좋은 여행이 되기를....”

    별다른 말이 아니지만 간절한 염원이 담긴 말에 베룬도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꼭 그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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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렌 경. 무슨 걱정 있으십니까.”

    “글쌔... 없진 않지.”

    이렌시스는 평소 입에 대지 않는 술을 마시며 한숨을 내쉬었다. 손을 휘저으며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소서러가 대낮부터 술 마시고 있는 걸 보면 병사들이 좋지 않게 봅니다. 영주님 휴가에 따라 가는거니 일하면서도 쉬는거지 않습니까. 좋은 때에 울적해 보이십니다.”

    “병사들 시선이 뭐가 중요하나.”

    이렌시스는 퉁명스레 대꾸했다. 그의 태도에 기분이 상한 말을 건 사람-가베르는 이렌시스가 빨리 다른데로 가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는 저택에 남아서 일이나 하는데 누구는 놀러가면서 죽어가는 것 마냥 그러고 있는데에 짜증이 났다.

    “또 술 마시고 길거리서 자지 말고 일찍 들어가시지요.”

    “내가 알아서 할거야. 신경꺼.”

    이렌시스는 술을 끝까지 들이키고는 잔을 세게 내려놨다. 쾅소리에 깜짝 놀라면서도 가베르는 아무렇지 않은 척 서류더미에 눈을 돌려버렸다. 이렌시스는 그대로 저택 밖으로 나가버렸고 그제서야 눈치를 보던 하녀들이 빗자루와 마대걸레를 들고 청소하기 시작했다.

    “쯧... 맘에 안드는 녀석. 근데 저러는걸 본적은 없는데... 무슨 일이 있나?”

    가베르는 혀를 차면서도 이렌시스가 평소에 보이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데 이상함을 느꼈다. 다음 날 군주의 여행길을 수행해야 하는데도 술을 마시는 것도 이상했고 평소에 자신의 처신을 항상 조심하는 이렌시스가 남의 시선을 무시하는 말 따위 하는 것도 이상했다. 가베르는 서류더미를 내려두고 의뢰를 청구 하기 위해 사람을 찾으러 저택에서 나갔다.

    다음날. 가베르가 영주의 저택에 출근 했을 때 고용인들이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군주의 여름휴가 겸 여행에 필요한 가방과 짐들을 앞에 세워둔 마차에 실고 여행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가베르는 고용인들에게 방해가 안되게 조심히 저택 1층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로 들어갔다. 여름이라 한창 농번기인 마당에 영지의 주인이 자리를 비우는 만큼 자신에게 내려 온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군주의 휴가에 도리어 더 바빠진 것이다.

    서류더미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데 소란스럽게 돌아다니는 소리는 줄어들고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서로 좋다며 떠들어대는 소리라 자세하게 들리지는 않았지만 어린 하녀들이 여주인을 수행하면서 자신들도 여행을 떠나게 됐으니 무엇을 하며 놀까 하는 그런 대화였다. 점점 꺅꺅거리며 웃고 떠드는 통에 시끄러워서 집중 할 수 없는 가베르는 양피지 두 개를 들고 집무실에서 나섰다.

    “시끄럽다. 들뜬건 좋지만 너흰 놀러 가는게 아냐.”

    “흥. 안다고요. 좀 들뜨는게 어때서.”

    하녀 하나가 퉁명스레 대답했다. 시건방진 태도였지만 가베르는 계속 봐왔던 것이고 사사로운 태도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하녀들은 3명이었고 제각기 작은 가방을 들고 있었다. 하녀들의 얼굴을 둘러가며 본 가베르가 말했다.

    “샤이라에 이나, 그리고...”

    “오마스에요.”

    가장 어린 하녀가 부끄러운지, 아니면 무서운건지 고개를 푹 숙이며 눈치 보듯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재무관님은 왜 안가시나요?”

    어린 오마스의 물음에 샤이라는 놀리면서 같이 물었다.

    “그러게 말이에요. 어쩌다 안가게 됐데요? 이런 기회는 흔치 않다구요?”

    “영주님이 자리를 비웠는데 내가 어떻게 가겠냐. 누군가는 남아서 업무를 봐야지.”

    “헤... 불쌍하네. 불쌍해. 우린 덕분에 놀러가요. 우리 없으니까 저택 잘 지키고 있으세요. 대신 더 놀다 올테니 말예요.”

    샤이라는 놀리듯 과장되게 웃었다. 여주인의 여행에 따라간다고 하니 기쁨을 주체를 못하는 듯 했다. 앞에 서있는 하녀 3명이 모두 그랬다. 자기들끼리 떠들더니 위층에서 사리나가 부르자 샤이라가 말했다.

    “이만 일하러 갈게요.”

    가베르는 끄덕였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다보니 친해지기가 쉽지 않아 대화가 짧았다. 할 말만 하는 정도였다. 세 명의 하녀들은 2층으로 올라가면서도 재잘거렸다. 마침 보고 할 일도 있고 문안인사라도 할 겸 가베르도 2층의 영주의 집무실로 향했다. 하녀 둘은 방 밖에서 기다리고 샤이라만 들어가 있었다. 가베르는 집무실 문에 노크하자 바로 들어오란 답이 돌아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사리나는 책을 보고 있었고 그 뒤에서 베룬과 샤이라가 사리나를 화장시키고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고 있었다. 베룬은 가베르를 보자 인사를 하고, 사리나는 책갈피를 꽂았다.

    “가베르? 무슨 일이 있나요?”

    “오늘 아침보고와 여행길 문안 인사드리려 왔습니다.”

    가베르는 두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가베르의 말에 사리나는 웃으며 답했다.

    “고마워요. 이번에 같이 가지 못해서 아쉽네요.”

    “아닙니다. 영주님께서 일을 많이 정리해두셔서 도리어 마음이 편합니다.”

    베룬이 의자를 가져와 앉으라고 권하자 가베르는 작게 고개를 끄덕여 고맙다고 하고하고 앉았다. 사리나가 말을 이었다.

    “다행이네요 저만 놀러 가는건데 가베르한테 미안했었거든요.”

    “그런 생각은 안하셔도 됩니다. 이번에 얼마나 동행하시는 겁니까?”

    “음... 여기 있는 하녀들 4명하고 소서리는 이렌시스경과 이람베리아경, 그리고 호위로 기병 8명이 따라가요.”

    사리나까지 15명이었다. 가베르는 고개를 갸웃했다.

    “호위가 적지 않나요? 아무리 국내 여행이지만 위험합니다.”

    “이렌시스경이 있잖아요. 걱정 안하셔도 되요.”

    사리나는 문제없다는 듯 말했지만 가베르는 걱정이 되었다. 이렌시스는 분명 능력 있는 소서러이지만 도적들이 기습을 가하거나 함정을 파두면 위험했다. 호위는 많으면 많을수록 나쁠게 없었다. 그럼에도 사리나는 여유롭게 말했다.

    “우리 집안과 영지가 누구한테 원한 산 것도 없고 지금까지 자투르 별장까지 가는데 그런적은 없었잖아요. 전 조용히 갔다 오고 싶어요.”

    “지금까지 호위는 50명을 넘었습니다. 겁이 나서 공격하지 못한 것이지요. 그런데 10명 남짓한 수로는 어떨지 모릅니다.”

    “쉘딘 국내는 안전하잖아요.”

    가베르는 사리나의 말에 역시 군주의 나이가 어리다 싶었다. 영지 밖으로 많이 나가보질 못한 탓에 영지 밖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는 듯 했다. 사리나는 너무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더 말해봐야 들을 것 같지 않았다. 사리나는 걱정스레 말했다.

    “혹시라도 아버지께 말씀 올려서 호위를 늘리려하지 말아요. 조용히 가고 싶으니까요. 혹시라도 그러면 원망할거에요.”

    “원망할 것까진 아니지 않나요. 호위가 많다고 무슨 문제라도 있는건가요?”

    “아뇨. 그럴리가요. 정말 조용히 가고 싶을 뿐이라고요.”

    사리나의 변명에 가베르는 너무 고집을 부리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조언을 그냥 넘겨듣는 사람이 아닌데 이번만은 고집스레 거부하고 있었다.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우선 수긍했다.

    “알겠습니다. 별 일 없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뭔가 숨기는게 있으신거 아닙니까?”

    “숨기는거요?”

    순간 사리나의 표정이 흑 빛으로 변했다. 거짓말을 잘 할 줄 모르는 여자라서 당황해 하는게 바로 드러났다. 사리나는 손을 저으며 부정했다. 하지만 이미 가베르의 눈엔 그녀가 당황하는걸 모두 새겨졌다.

    “숨기는게 있을 리가 있나요.”

    “흠... 그런가요...”

    우선 속아 넘어가기로 했다. 추궁해봐야 답하지도 않을테고 여행길에 부담을 줄 필요는 없었다. 집요하게 물어볼 필요 없이 숨기는게 뭔지 사리나의 마차에 사람을 붙여 알아보게 하면 알 일이다. 사리나는 눈치를 보더니 가베르가 의심을 거두는 것처럼 보이자 헛기침을 하고는 자세를 고쳐 잡았다. 가베르는 호위문제로 이렌시스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리나는 똑같이 별 반응 보이지 않았다. 할 말을 마치고 가베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시나요?”

    사리나가 묻자 가베르는 업무를 보러간다고 말했다.

    “영주님의 여행에 하녀들까지 집을 비우게 됐으니 저도 저택에서 잠시 나가야되지 않겠습니까. 정리할 거 하고 돌아가 보겠습니다.”

    “그런가요. 수고가 많아요.”

    가베르는 고개를 숙이고 나가려 했다. 베룬이 먼저 그보다 앞서 문으로 다가간 뒤 문을 열어줬다. 그가 나가고나서 베룬이 문을 닫으려는데 가베르는 베룬에게 잠시 나와 보라고 일렀다. 베룬은 의문을 가지면서도 사리나에게 잠시 나갔다오겠다고 하고선 그를 따라 1층으로 내려갔다. 가베르는 주변에 베룬 말고는 아무도 없자 조용히 말했다.

    “이번에 여행 갔다오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한테 다 말해야 돼. 글로 써주면 좋겠지만 글 쓸줄 모르지?”

    “모릅니다.”

    베룬은 읽고 쓸 줄 알았지만 아는걸 티내 봐야 좋을게 없어 모른다고 말했다. 이상한걸 시킨다며 내키지 않는 듯 했다.

    “그럼 말로라도 해. 영주님이 불편하시지 않게 옆에 꼭 붙어 다니고. 일거수일투족 모두 다 말해야돼.”

    “그 정도까지 할 필요 있습니까?. 주인님의 사생활에 간섭 하시는겁니까?”

    “해주면 보답하지. 나쁜게 아니잖나.”

    가베르는 엄지와 검지를 붙여 동전모양을 만들어냈다. 뇌물이긴 해도 모름지기 고용인을 써먹는데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베룬은 그의 손가락을 보더니 잠깐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난 영주님의 재무관이니까 알아야 되는거야.”

    베룬은 알겠다며 2층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여행에 따라가지 않더라고 내적인 일까지 알수 있게 되었다. 물론 베룬이 잘 알려주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이렌시스는 군주와 하녀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저택 앞 나무에 기대고 있었다. 가베르의 말대로 숙취에 시달리며 머리를 나무에 박고선 빌빌거리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는 8명의 기병과 한 소서리스가 웬일이냐며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여행길에 오르는 사람들이지만 호위라는 임무를 가진 만큼 무장을 갖추고 있었다. 이렌시스가 숙취로 고생하는 동안 소서리스-로잘리나 세르 이람베리아는 분주히 호위기병들의 배치를 정해주고 군주가 탈 마차를 정비하고 마부에게 조심해야할 것을 일러주고 있었다. 곧 저택에서 사리나와 4명의 하녀가 나왔고 그제서야 이렌시스는 정신을 차리고서 사리나를 맞이했다. 사리나는 이렌시스에게 인사하고서 그의 에스코트를 받아 마차에 올랐고 하녀들은 사리나가 탄 마차 뒤에 있는 곳에 탑승했다. 기병들도 말에 올랐고 이렌시스는 머리를 부여잡고서 로자리에게 최종적으로 물었다.

    “편성은 해놨지?”

    “그럼요. 기병 네명이 앞, 네명이 뒤, 이렌 경하고 제가 양쪽에서 가는걸로요.”

    이렌시스는 끄덕였지만 그의 관심은 로자리의 말이 아니라 다른데 있었다.

    “저랑 이렌 경, 기병들은 말을 타고... 이렌 경?”

    “응? 응.”

    로자리가 말을 끊고 부르자 이렌시스는 정신을 차린 듯 다시 집중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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