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엘디아룬 - 8

190일전 | 93읽음

공주가 또 있던가? 기억을 더듬던 그들은 마침내 한참 전에 들었던 여동생에 대한 소문을 떠올릴 수 있었다. 최고로


못생긴 아기라고 해서 얼마간 궁금했었던 적도 있지만, 곧 태양궁으로 옮겨가서 그 애에 대한 것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바노의 말은 좀


거짓말 같았다. 게다가 실제로 그 애를 본 사람도 아주 적었고. 태양궁이 아무나 들락날락 할 수 있는 곳이던가? 하긴 그래서 이상한 공주라고 불리는 거지만.('신비한'이란


뜻의 '파레네'에는 '이상한'이란 뜻도 있다.)



"... 걔, 인간이 아니지?"



제데브의 말에 바노는 고개를 끄덕이려다 멈췄다. 이건 왕실 모독이 될 수도 있었으니까.



"아, 아니... 사람 맞는데..."


"그런데... 또 거짓말하는 거 아냐? 전에도 그랬잖아. 오래된 부엌에 하루린가 뭔가 하는 요정이 산다고 해놓곤... 우리가 밤을 새웠는데도 그게 나와야 말이지."



레데이브의 말에 제데브의 표정이 당장 험악해졌다.



"맞아! 그때 얼마나 혼난 줄 알아? 엄마 잔소리를 세 시간 내내 들었단 말야. 대체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이래 가지고 나중에 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카르트 좀 본받아라."


"왕자답게 굴어."


"... 이젠 다 외운다니까."



바노는 몰래 웃다 말고 헛기침을 했다. 쌍둥이의 눈꼬리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아, 아무튼... 제 말은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태양궁에 몰래 들어가서 확인해 본다거나 하는 짓은 절, 대, 하지 마세요. 아셨죠?"


"물론!"


"그럴 거야!"



바노의 얼굴에 대번에 울상이 되었다.



"제발... 태양궁이란 말입니다, 태양궁이요! 그런 데 몰래 숨어들다가 무슨 벌을 받을지..."


"애들 장난 가지고 뭘 그래."


"우린 왕자잖아."



'아아, 내가 어쩌다 그런 말을 해 가지고...'



바노는 속으로 연신 탄식하고 있었다. 쌍둥이는 벌써 장난칠 장치 따윈 까맣게 잊어버린 채 태양궁 잠입 계획을 짜고 있었다.



'내가 왜... 처음 당했을 때 예니엘스님께 고하지 않았을까...'



쌍둥이의 장난에 당하고도 그렇게 하지 않은 사람은 바노가 처음이었다.(그리고 마지막이었다.) 그것을 신기하게 여기고 바노를 찾아온 쌍둥이에게 그는 '애들 장난에 화를


낼 수야 있습니까.'라고 대답했고, 그 후로 쌍둥이는 종종 장난을 들킬 때마다 그의 방에 숨어들더니 급기야 오늘에 와선 그의 방을 자기네 방으로 아는지 공공연히 여기서


장난 계획을 짜고 도구를 만들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렇지만... 애들한텐 뭐든지 받아줄 사람이 한 사람 정도는 필요하니까.'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 번 웃고는 방을 나섰다. 제데브가 그것을 발견하고 외쳤다.



"야, 잠깐! 이거 들고 가야지!"


"아, 맞다!"



"... 수면제 말씀이십니까."


"그래."



궁정 병동의 조그만 약사실에서 위협적인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작은 체구의 젊은 약사는 제데브를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지만 그는 거만한 자세로 그렇게 대답했다.


그렇게 할 자신이 없는 레데이브는 반쯤 경탄의 시선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그걸 만들기 위해 제가 빼돌려야 하는 약초 분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고 계신 겁니까."


"그딴 걸 왜 알아야 되는데?"


"카아아악!!! 곤란하단 말입니다, 자꾸 이러시면!"



사내는 진갈색 머리칼을 쥐어뜯으며 외쳤다. 하얀 로브의 소맷자락이 춤추듯 움직였고 그에 따라 길게 기른 머리칼도 허공에 이리저리 떠올랐다. 이런 격렬한 반응에도


레데이브는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고 제데브는 아예 코웃음을 쳤다.



"테닌. 웃기는 짓 그만하고 언제까지 되는지나 말해."


"전하! 정말 이러실 겁니까! 이 테닌, 궁정 약사로 있으면서 지난 10년 간 약초를 빼돌리긴 또 처음이란 말입니다! 이 정직한 약사를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으시다니요!"



바노가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애원을 했다면, 이 테닌이란 남자는 정말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면서 절규한다. 놋쇠 안경 너머로 엉망으로 일그러진


하얀 얼굴을 보는 것은 쌍둥이들에겐 정말이지 재미난 일이었다. 이 작고 정직한(그의 말마따나) 궁정 약사의 발작이란 예상외로 웃겨서, 가끔 미안한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런 생각 따윈 금방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 안 돼요?"


"... 레데이브님."


"... 정말로 안 돼요?"



레데이브는 참으로 가련한 얼굴을 하고 그렇게 묻지만, 제데브는 그 뒤에서 어디서 배운 것인지 주먹으로 뽀드득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다. 테닌은 훌쩍거리며 대답했다.



"됩니다. 이틀 뒤에 점심 먹고 가지러 오세요."


"얏호! 역시 테닌이라니까. 테닌 약은 정말 끝내주는 거 알고 있지?"


"그래! 테닌 수면제는 아무도 못 당해!"



꼬마들의 속보이는, 그래도 반은 진심인 그 칭찬에 테닌은 눈물 자국이 그대로인 얼굴로 씩 웃었다. 하지만 제데브의 말에 그는 도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 정말 테닌은 단순해."


"아앗...! 너무하십니다, 정말!"



태양궁의 복도는 언제나처럼 먼지 한 톨 없이 청결했다. 대리석 바닥은 그 위로 지나가는 사람이 비칠 만큼 잘 닦여져 맨들맨들했다. 대회랑에서 멀지 않은 복도의 어느


모퉁이 바닥 위에도 그 위에 서 있는 금발 꼬마들의 모습을 그대로 비추고 있었다.



짐작했듯, 이들은 결국 태양궁 잠입을 시도한 쌍둥이 왕자들이었다. 항상 그랬듯 레데이브는 빨간 옷을, 제데브는 파란 옷을 입고 있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예니엘스를 빼곤 누가 누군지 알 수 있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물론, 가끔은 예니엘스도 헷갈렸다.



"... 제데브."



고개를 빼꼼 내밀고 복도 저 편을 살피던 레데이브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뭐야?"


"... 삼촌인데."


"엥? 삼촌?"



제데브는 황급히 고개를 내밀어 보고 벽에 기대어 이마를 짚었다.



"돌아왔다더니, 보직이 여기인 거야? 정말 도움이 안 돼요, 도움이..."


"삼촌이 여기 경비서는 거야?"


"보면 몰라. 미치겠네. 아씨! 제대로 되는 일이 없어..."


"... 돌아갈까?"


"쪼다. 그럴 려면 안 오고 말지! 계획을 조금 수정한다."



제데브는 레데이브의 귀에 대고 뭔가를 속삭였다.



"알겠지? 그럼, 준비됐냐?"


"응."



레데이브는 비장한 얼굴로 품에서 주머니 하나를 꺼내 들었다. 제데브는 조그만 쥘부채를 꺼내 들고 한 번 부쳐 보았다.



"자, 간다!"



"... 레데이브? 제데브!"


"삼촌!"



쌍둥이는 환한 얼굴로 삼촌을 향해 달려갔다. 그는 깜짝 놀란 것 같았지만 곧 반가운 얼굴이 되어 팔을 벌렸다. 옆에서 서 있던 기사도 처음엔 경계 태세를 취했다가


쌍둥이의 정체를 알자 도로 경비 자세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쌍둥이는 달려오다 말고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멈춰 섰다. 삼촌은 의아한 얼굴이 되어 한 걸음 다가왔다.



"왜 그러..."


"미안해, 삼촌."



레데이브는 고개를 꾸벅 숙이면서 주머니를 허공에 던졌다. 제데브가 부채를 고쳐 잡고 크게 팔을 휘둘렀다.



"바람!"



순간 부채 끝에서 거센 바람이 일어나 주머니 속의 내용물이 복도 전체로 날려갔다. 하얀 가루는 안개처럼 기사들에게 뿌려졌다. 그들은 워낙에 무방비 상태로 당해서


어찌해 볼 겨를도 없이 엉겁결에 기침 몇 번을 하고 말았다. 그걸로 끝이었다. 테닌의 강력 수면제는 충분히 효과적이어서, 몇 초 후에 그들은 바닥에 커다란 소리를 내며


쓰러지고 말았다. 누군가 방안에서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방 전체에 걸린 소음 방지 주문이 충분히 그 역할을 한 모양이었다.



"... 됐다."



레데이브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커다란 하얀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바보, 되긴 뭐가 돼? 빨리 옮겨 놔야지, 안 그럼 다들 이상하게 알 거야."



제데브의 말에 그들은 끙끙거리며 무거운 기사들을 근처의 청소도구가 든 방에 처박아 놓았다. 쌍둥이는 작은 체구에도 무척이나 힘이 셌지만 갑옷에 칼까지 찬 기사의


무게가 어디 그만해야지. 칼과 투구와 분리할 수 있는 건 뭐든 따로 옮겼지만 그 일을 두 번이나 하고 나니 제아무리 그들이라도 숨이 차고 땀이 흐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럼 지금..."


"자, 잠깐만. 좀 쉬고..."



제데브는 막 문을 열려는 레데이브의 팔을 잡아당겼다. 잠시 주저앉아 숨을 고른 후, 쌍둥이는 드디어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문을 열었다.



"어...?"



***



음, 드디어 한 편을 적당한 길이에서 자르는 데 성공했습니다. 분량이 딱 되더군요.^^ 쌍둥이는 정말 악질적인 악동으로 만들 예정이었지만... 아쉽게도 제 경험은 그걸 허락하지 않더군요. 언제 장난을 쳐본 적이 있어야...ㅡㅡ;; 별 수 없이 빨간 머리 앤의 데이비나 앤서니, 메리 포핀스의 존 등을 참고할 수밖에. 블라이톤의 마로리 타워즈 학교 시리즈에도 장난이 몇 개 나오지만... 전 악동 소질이 없나 봅니다. 말썽꾸러기 소질은 더더욱... 아무튼, 결혼을 해서 애를 키워 봐야 진정한 말썽이 뭔지 알 것 같아요. 우리 집엔 떼쟁이나 고집쟁이, 울보는 있지만 악동은 없어서... 아, 깐돌이는 있습니다.^^;; 누구냐고 물으신다면, 귀여운 고종사촌들이라 해 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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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6장-쌍둥이 6장-쌍둥이 소리 없이 살짝 문을 열고 방안을 들여다보던 제데브는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자 가슴이 철렁했다. 문 정면의 소파에 앉아 이쪽을 쳐다보는


적갈색 머리칼의 여자아이였다. 커다란 빨간 리본 두 개가 양쪽에서 머리칼을 묶고 있고, 나폴레옹 1세 시대에 유행하던 엠파이어 스타일과 비슷한 하얀 드레스의 가슴


밑에도 폭 넓은 빨간 리본이 둘려 있다. 목에는 루비가 알알이 꿰어진 목걸이, 팔에는 황금 팔찌, 발에 신은 하얀 신에도 홍옥이 달려 있는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자아이는 굳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처음 봤을 때 표정 그대로 그를 쳐다볼 뿐이었다. 제데브의 머릿속에 전에 필로나의 방에서 본 적이 있는 사람 만한 인형 이


떠올랐다. 아마 저것도 그런 것인 모양이었다.



'... 뭐야, 사람 놀라게. 저런 곳에 앉혀 두다니, 정말 싫은 취미다.'



제데브는 레데이브에게 대충 방안 상황을 설명한 후 방안으로 들어갔다. 레데이브가 문을 닫았다. 인형은 여전히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


정말 여긴 인형뿐인 모양이다.



"뭐야, 아무도 없잖아."


"쳇, 기껏 인형이나 보려고 여기 온 게 아니라고."


"... 난 인형이라고 한 적 없어."



맑고도 침착한 목소리였다. 레데이브는 입을 딱 벌리고 외쳤다.



"앗, 인형이 말을 한다!"



제데브는 인상을 쓰고 그의 뒤통수를 냅다 갈겼다.



"멍청아, 사람이잖아!"



인형-여자아이는 웃음을 참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너흰 누구야?"



레데이브가 뭐라고 말하려는 것을 제데브가 제지했다. 그는 거만한 자세로 팔짱을 끼고서 왼발을 탕 굴렀다.



"그건 알 필요 없어! 우린 신비의 공주를 찾고 있는데, 혹시 어딨는지 알아?"



이 위협에도 아이는 별로 겁먹은 것 같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하고 물었다.



"여기 사는 사람이야?"


"그래!"



레데이브는 안 나오는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선 바노의 말처럼 권위가 필요한 것이다.



"큼큼. 너 말야, 우리가 누군지 모르는 모양인데 거짓말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우린 대빵 무시무시한 사람들이고, 말만 하면 너 정도는 당장 감옥에 집어넣을 수도 있어!"



실망스럽게도 아이는 싱긋 웃을 뿐이었다.



"여기서 사는 그냥 공주라면 알아. 그런데 왜?"


"그건 알 거 없어! 아무튼, 신비의 공주든 그냥 공주든 어딨어?"



제데브가 위협적으로 발을 탕탕 굴렀다. 아이는 다시 미소짓더니 조용히 말했다.



"여기 있잖아."



쌍둥이들은 주위를 휘 둘러보다 서로 마주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외쳤다.



"그럼 네가 공주야?"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들은 한 목소리로 외쳤다.



"말도 안 돼!"


"뭐가?"


"걔는 너처럼 크지 않다고! 세 살이란 말야!"


"아니, 조금 있으면 네 살이 되지만, 어쨌든!"



바락바락 우기는 그들이 재미있어서인지 그녀는 거의 소리내어 웃을 뻔했다.



"나도 조금 있으면 네 살인데."



그 말에 쌍둥이는 다시 한 번 아이를 살펴보다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래도 넌 아냐! 우리 엄마가 걘 무지 못생겼다고 했어!"


"못난이 공주야!"



그 말에 아이의 얼굴이 싸늘해졌다.



"그러니까, 여기 사는 공주는 나밖에 없어! 그리고 사람을 바로 앞에 두고 못생겼다고 하다니, 나한테 이런 모욕을 줄 수 있는 거야?"



쌍둥이는 그녀의 호통(?)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이어진 폭소.



"푸하하하! 너, 되게 웃긴다! 목욕이라니! 목욕을 줘?"


"파하하핫! 말하는 게 그게 뭐냐?"



아이-네르의 얼굴이 빨개졌다. 스스로도 발음이 시원찮다는 걸 인정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맞대놓고 말하는 걸 보면 이 놈의 꼬마들에겐 '배려'란 게 전무한 듯 했다.



'으이그, 조막 만한 것들을 팰 수도 없고...'



자신이 그들보다 더 작다는 것을 잊고 있는 네르였다. 그러다 레데이브가 웃음을 멈췄다.



"야, 쟤 진짜 인형인가 봐!"



그 뚱딴지같은 소리에 제데브가 인상을 팍 썼지만 레데이브는 막무가내였다.



"난 알고 있어! 너 사실은 마법사가 만든 인형인 거지? 그러니까 그런 이상한 말을 쓰는 거야!"


"바보 같은 소리 그만해!"



제데브가 진절머리가 난단 표정으로 네르에게 성큼성큼 걸어왔다. 갑자기 제데브가 그녀의 팔을 확 잡아당기는 바람에 드레스에 걸려 넘어질 뻔했지만 제데브는


아랑곳 않고 외쳤다.



"얘가 어딜 봐서 인형이냐? 따뜻하고, 숨도 쉬고 있잖아! 만져보란 말야!"



레데이브는 미심쩍은 표정으로 네르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어이가 없어 그들이 잡아끄는 대로 보고만 있었다.



'저 녀석, 어딘가 좀 모자란 거 아냐?'



"어, 진짜네..."


"이걸 그냥... 너 진짜 맞아 볼래?"


"앗, 잠깐만! 나이트 라투도 인형이었지만 살아있는 사람 같았잖아! 기억 안 나?"



나이트 라투는 이야기책에 나오는 인형 기사다. 라투의 모험담은 그 나이의 꼬마 남자애들이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네르가 그걸 알 리가 없다.



처음엔 곧 한 대 쥐어박을 기세이던 제데브도 긴가 민가 하는 얼굴이 되었다.



"그건 그래... 따뜻하고, 숨도 쉬었다고 했지. 근데 눈물은 못 흘렸잖아."


"응, 그래서 공주가 잡혀갔을 때 눈에서 피를 흘렸댔어."


"그럼 진짜 인형인가?"



쌍둥이가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동시에 쳐다보는 바람에 네르는 속에서 천불이 나는 걸 참고 있었다.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을 눈앞에서 인형으로 만들어버리다니!



"난 사람이야!"


"라투도 그렇게 믿었어. 그치만 진짜는 인형이었다고!"



레데이브가 확신에 찬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그 동안 뭔가 생각에 잠겨 있던 제데브가 갑자기 네르의 눈을 향해 손을 뻗쳤다. 꼭 찌르기라도 할 것 같아 그녀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나다 드레스를 밟고 넘어졌다.



"뭐, 뭐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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