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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중독(中毒)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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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지영공주V

    연재: Planet l 20대 창작방

    제목: 중독 [中毒]

    편수: 62편

    이멜: [email protected]

    ==========================

    중독 [1회]

    학교 뒷 골목,

    여자애들 다섯명이 골목에 서있었다.

    그리고, 두명의 여자아이들이 다섯명 안에 머리도 안보인채 서 있는게

    잔뜩 주눅이 든 모습이다.

    "눈 안까냐?"

    한 여자아이가 벽에 붙은 여자아이의 얼굴을 때렸다.

    "쫙"

    소리와 함께 여자애 얼굴이 벽으로 밀쳐지며 금세 붉게 달아 올랐다.

    그리고, 여기 저기 나 있는 교복에 발자국 들이 얼마나 맞았는지 가늠하게 해준다.

    "대충해."

    다섯명의 아이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다른 맞은편 벽면에 한 여자 아이가 벽에

    기대 담배를 피며 말하고 있다.

    "이거 끌때까지 끝내라.짜증난다"

    여자아이들은 그 말에도 뭐라 말도 못하고 속이 안풀렸는지 빙 둘러싸서 발로

    밟고 있다.

    "셋 셀때까지 발때. 하나.. 둘.."

    둘 밖에 안 셋는데도, 여자아이들은 씩씩대며 발을 땐다.

    그러자, 벽에 기대 있던 여자아이가 천천히 기대고 있던 벽에서 일어나 담배를

    땅에 던지더니, 여자아이들 쪽으로 다가가며 말한다.

    "가자."

    흔히 말하는 짱인 모양이다.

    그말 한마디에 발로 밟았던 두명의 여자아이들은 쳐다도 보지 않고 여자아이들

    은 앞서간 여자아이를 따라 선다.

    **************

    "현주야. 그냥 갈거야?"

    현주는 눈썹을 올리고, 수연이를 바라 보았다.

    "오늘 경서오빠가 너 데리고 오라 그랬단 말야. 술 사준다고... 가자."

    따라 다니는 남자가 한 둘도 아니고, 양아치 같은 넘들을 일일히 상대하기도

    귀찮아 현주는 짜증난다는 듯 다시 쪼그려 앉았다.

    "너 아직도 경서 자식 만나냐?"

    "어? 아... 아니, 저기....그게."

    " 그 자식 나쁜넘이라고 말했냐? 안했냐? 진짜 짜증나게 군다. 너... 한번 말

    하면 좀 들어야 할거 아냐? 어?"

    갑자기 험악해 지는 말투에 수연이는 슬금 슬금 눈치를 봤다.

    그러나 서있는 다른 친구들도 현주의 눈치를 보기는 매한가지다.

    "앉아봐. 목 아프다."

    그말에 수연은 현주와 같은 포즈로 쪼그려 앉았다.

    사람많은 대로변에서 쪼그려 앉은 두 아이가 이상해 사람들이 쳐다 보지만,

    아이들은 현주의 눈치를 보느라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내가 저번에 얘기한거 뭐 들었어? 그 넘이 재영이 그 꼴 만든거 알아? 몰라?

    넌 경서자식 말을 믿냐? 재영이 말을 믿냐?"

    "하지만 현주야. 경서오빠...말로.."

    "하! 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다 생각 했는지, 현주는 벌떡 일어나 옷을 툭툭 털었다.

    "가고 싶으면 너희들 끼리 가라. 가서 경서자식한테 확실히 말해. 내가 노는건

    좋은데, 니들 건드리면 죽여 버린다고 했다고. 알았지?"

    아이들의 대답도 듣지 않고, 현주는 뒤도 안 돌아 보고 걸음을 옮겼다.

    "바보 같이...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지"

    말이 통하지 않으면 끌려 갈 필요 없다.

    그냥 당해보면 아는 거지.

    현주는 터벅 터벅 집으로 가면서 사람들의 시선도 신경쓰이지 않는지 앞만

    보고 걸었다.

    "김 현주!"

    "............."

    설마 아니겠지 했지만 쿵쾅 거리는 심장은 벌써 알고 뛰기 시작했다.

    오지 말라고, 다신 보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왜 온거야.

    현주는 뒤돌아 보지 않았다.

    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사람들을 헤치고 걷기 시작했다.

    "거기 서!"

    금방 잡힐 거라는 걸 현주도 알았다.

    이건 그냥 덧 없는 오기나...

    그냥 보여 주기 위한 행동인지도 모르지만,

    이제 정확히 알고 있는 건 강 율과 자신은 더이상 엮일 수 없는 관계 라는 것이다.

    잡혔다.

    율이 현주의 팔을 잡은 순간 현주는 확 돌려져 율의 눈을 보아야 했다.

    "왜 이렇게 사람 힘들게 굴어. 김 현주!"

    "오지 말랬잖아. 보기 싫다는데 왜이래? 짜증나. 알아?"

    현주는 고통으로 흔들리는 율의 눈을 보며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느끼면서도,

    앙칼지게 소리 쳤다.

    "싫어! 싫다는데 왜이래. 자꾸 뒤돌아 보지 말고 오빠 인생 가! 알겠어?"

    현주는 율의 팔을 빼기 위해 힘을 주었지만 율의 힘을 현주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벅찼다.

    "아파. 손놔!"

    "못놔. 얘기 좀 하자. 너 너무 일방적이잖아. 진정해. 진정하고 내말 좀 들어."

    어쩌자고 이러는 걸까?

    이미 끝난 일인데...

    그러나, 며칠세 살이 빠져 보이는 율이 안쓰러워 현주는 못 이기는 척 율이

    이끄는 데로 따라 갔다.

    "차는 안탈래. 여기 가까운데 놀이터 있어. 그리로 가."

    현주는 차에 타지 않으려고 차 지붕에 손을 얹고 말했다.

    율은 그런 현주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놀이터 같은데서 짧게 할 얘기 아닌거 알잖아. 빨리 타."

    현주는 차에 타고 싶지 않았다.

    저 차에서 좋았던 기억들이 너무 많았다.

    "길게 할 얘기도 없고 지금 이러는 것도 싫어. 그래. 오빠한테 놀이터 같은 곳이 어울린다

    생각하지 않겠지. 이 손 놓고 그만 나 나줘."

    율은 그런 현주의 손을 여전히 놓지 않고 말했다.

    "10년이야. 우리가 만나고 사랑한게, 10년이라고! 내가 널 지켜 본게 10년이란 말

    이야. 그런데, 그런데.... 10년이란 세월이 한순간에 정리가 된다고 생각해? 넌 그

    렇게 쉬워?"

    10년이다.

    현주도 잘 알고 있었다.

    그 시간동안 자신도 줄 곧 이 남자 만을 보고 , 이 남자만 사랑했다.

    그러나, 난 뒤돌아 보지 않는다.

    아무리 사랑하고 아무리 마음 아파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였다.

    "김 현주! 빨리 타."

    억지로 차에 밀어 넣어 질때야 현주는 자신이 차에 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

    했다.

    - 이러면 안돼. 이렇게 질질 끌려 다니면 안돼.

    현주는 마음을 다 잡고, 율이 옆으로 앉으려고 차를 돌아 올때, 재빨리 차문을 열

    고 도망 쳤다.

    "김 현주!"

    율의 부르는 소리에도 현주는 뛰고 또 뛰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중독 [2회]

    "아빠는?"

    예전의 그 곱던 엄마는 어디가고, 이제 10년은 더 늙어 버린 엄마에게 현주는

    방으로 들어서며 물었다.

    "몰라. 엄마한테 묻지마. 어디가서 죽던지 말던지, 그래. 이렇게 사느니.. 다

    같이 죽는게 낮지."

    현주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엄마를 쳐다 보지 않고, 아직 짐도 다 풀지 못해

    비좁은 방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정말 좁구나.. 8평 되나..

    "현주야.. 엄마 이렇게 못 산다."

    끙끙 거리며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엄마..

    현주는 한심하기도 하고, 안되어 보이기도 해서 쪼그려 앉은 다리를 세워

    얼굴을 묻었다.

    - 강 사장, 그 사람이 그럴 줄 몰랐어. 믿었던 친구가 어떻게 그럴 줄 알았

    겠어.

    현주는 며칠 전 이사하기 전날의 부모님의 대화를 생각했다.

    - 여보, 돈에 관해선 아무도 믿지 말라고 내가 그랬잖아요?

    - 믿고 산게 20년이야. 형님 동생 한게, 20년이라고! 내가 강 사장을 안 믿

    으면 누굴 믿겠어?

    현주 부모의 대화는 대충 이랬다.

    강 사장인 율의 아버지가 자기도 끌려 갔다간 큰일이 나겠기에, 도와주지

    않고 자신의 회사를 위해 우정을 버린 것이다.

    현주는 강 사장 아저씨를 이해 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아버지가 빚에

    쫏겨 다니는 걸 그냥 지켜보는 것은 너무 한다 생각했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은 예전이나 있었던 말이다.

    지금은 부자도 망하는건 순식간이다.

    "엄마. 배고파."

    그래도, 멍해서 천장만 바라보고, 현실을 외면하는 엄마를 힐끗 보며, 현주는

    다시 고개를 묻어 버렸다.

    *******************

    "현주야!"

    영연이가 부르며 뛰어왔다.

    친한 척 팔짱을 끼는 영연을 보고 현주는 자신의 팔을 빼냈다.

    "붙지마."

    당황해 하는 영연이를 현주는 무심하게 쳐다 보다, 짜증나는지 가방을 고쳐

    매고, 먼저 걸음을 걸어 영연을 뒤로 했다.

    "언제 부터 친했다고...."

    가식이다.

    가식적인 것은 정말 싫다.

    속으로 싫으면서도, 좋은 척 팔짱끼고, 욕하고 싶으면서도 웃고 있는 모습은

    가식이다.

    그래도 현주는 그 몇명 중에 5명은 그렇지 않다 생각했다.

    아빠 회사 망했다. 한마디에도, 동요 없이 그냥 안되었다 말하던 친구들이다.

    동정은 싫어하고, 자존심 센것을 아는 아이들이라, 현주의 마음을 헤아린

    것이다.

    학교에 도착해 옥상으로 올라가며, 현주는 너무 일찍 왔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일찍부터 잠을 청해버리고, 밥도 안먹은 터라 새벽에 눈이 떠지는 건

    어쩌지 못했다.

    현주는 옥상문 앞에서 담배를 꺼내다가, 문안으로 들리는 자신의 이름에 동작

    을 멈췄다.

    "현주는 다 좋은데, 자기 멋데로만 할려고 그래."

    "그래. 그래도 현주가 쳐다보면 말도 못 하겠어. 여자애가 어쩜 그리 눈이 매

    서운지..."

    수연이와 정애다.

    그래.

    너희들도 내가 못마땅 했구나.

    현주는 허탈한 웃음을 짓다가, 그 자리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리고 벽에 기대 다음 말이 나오길 기다렸다.

    "자기 아버지 부도 맞았으니, 이제 콧대 좀 내려도 되지 않아?"

    하하, 원주 너도 있었니?

    "한번 너가 그렇게 말해 보지? 현주 앞에선 아무말도 못하면서 말야."

    "야. 괜히 그런 말 했다가, 미영이 언니 귀에라도 들어가봐... 미영언니

    가 현주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 나잖아."

    고작 날 따라 다니고, 친구한 이유가 그거 였구나....

    현주는 타들어 가는 담배를 깊이 마시며, 눈을 감아 버렸다.

    이제 내 주위엔 아무도 없는 건가?

    더이상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현주는 담배를 끄고 다시 계단을 내려 왔다.

    이제 학교에 올 의미도 없어진 것이다.

    지금껏 헛 살았구나. 김 현주.....

    현주는 교실에 들어가 책상에 엎드려 버렸다.

    그리고, 아이들이 하나 둘 들어오고, 점심을 먹고, 끝날때까지도 현주는 일

    어나지 않았다.

    "현주야......"

    "야, 건드리지마."

    17번 김 미정, 18번 박 세미 목소리다.

    "어디 아픈 걸지도 모르잖아... 현주야, 일어나 집에 가야지."

    현주는 그말에 눈을 뜨고, 고개를 들었다.

    누워있는 동안 처음으로 깨워준, 미정이를 보며 현주는 말했다.

    "고맙다."

    미정이와 세미가 놀라 하는 표정에 현주는 그냥 일어나 가방을 들었다.

    그나마, 졸업도 얼마 안남았으니 다행인건가?

    어차피 오래 끌었다면 졸업도 못할 형편이다.

    지금은 그렇게 애지중지 하던 무남독녀 외동딸이 아닌 그냥 짐덩어리에

    불과 할테니..

    터벅 터벅 교문을 나서면서 현주는 교문 앞에 떡대들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안 좋은 예감은 언제나 적중이다.

    "니가 김 현주냐?"

    현주가 짧게 고개를 끄덕이자 마자, 남자들이 현주의 팔 하나씩 붙잡았다.

    "왜이래?"

    싸늘한 현주의 말에 팔을 잡지 않은 한 남자가 코웃음을 쳤다.

    "돈을 2억이나 말아먹고 잠적을 해? 너네 아빠 어딨냐?"

    현주의 턱을 잡고, 그 남자가 물었다.

    "나도 몰라. 이거놔."

    이거 웃긴다는 듯 남자가 픽 미소를 짓더니 남자들에게 말했다.

    "데려가."

    "놔. 이거놔!"

    그러나 현주는 나중엔 발이 들린채 검은중형차에 억지로 태워져 버렸고,

    아까 데려가라 말한 남자가 앞좌석에 타며 말하는 소리를 그냥 듣고 있어야 했다.

    "아빠가 없으니, 자식이라도 빚을 갚아야지. 안그래? 우리 사장님 애고 어

    른이고, 봐주는 사람 아니다. 얌전히 그냥 있어. 맞기 싫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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