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흔이한]선생님 사랑해요 1,2부 - 7

162일전 | 63읽음

등을 태워주었다. 백문이 불여일견.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직접 볼지어다. 두 눈알 제대로 박혀 있으면.



“엄, 엄마야!”



나로는 곧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손가락을 입에 물고서. 눈이 찢어질 듯 동그래져선. 화살 꽂힌 참새처럼.



<하 나로 + 조 락 >



하 나로는 뒤로 꼴딱 넘어가 해골을 깰 뻔 했다. 두가가 잡아 줬기에 망정이지.


아 저 울상 짓는 것 좀 봐. 어쩜 저렇게 가여운 참새처럼 이를 딱딱 거리며.






딩동댕동.



예비 종은 울리고. 조 검사가 등장하기 직전, 조 락이 뒷문에 등장했다.


언제나 떫은 표정으로. 바람처럼. 조 락은 뒷문 바로 앞 자신의 자리에 언놈이 앉아있는 걸 확인하곤 가만히 서 있었다.


뭔 말도 없이. 그 바로 뒤에서. 어서 안 일어나고 뭐하냐고. 눈으로만.



“자, 자 리 바꿨어. 선생님이 바꾸랬대. 오, 오늘부터. 히이......”



우유집 아들 밀키가 뽀얀 얼굴에 어색한 미소를 짓는게 보였다.


살려달라고. 지 잘못이 결코 아니라고. 하루에 한 마디도 하지 않곤 하는 조 락에게.



“................”



조 락은 가만히 서 있었다. 일체 뭔 말도 없이. 스윽. 고개를 든다.


휘이. 교실을 훑어본다. 그 떫은 무표정에 딱 고렇게 써 있다. <나 갈 곳은 이제 어디인가> 하고. 어인지 고독하게.



“니, 니 자린 저기야. 저기.........하 나딱딱딱 이를 부딪치며 웅크리고 앉아있는 지 자리를.


내 옆 분단을. 애들은 조 락이 행여 행패를 부릴까봐 박쥐처럼 어깨를 서로 맞대고 소곤거리고 있다.


기대에 차서. 그런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도, 그냥, 그렇게 생겼으니까. 조 락이.


깡패라니까. 특히 마음이가 맨 앞에서 킬킬킬. 사색이 된 하 나로를 보고 웃었다. 무척 환희에 차서.



뚜벅뚜벅.



조 락은 성큼성큼 걸어서 나로의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하나로는 화들짝 놀라서 앞가슴을 부여잡고 책상만 보고 있다. 이를 딱딱 떨며.



‘나로야.’



툭.



내 발아래로 볼펜이 떨어졌다. 나는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서 내 짝을 쳐다봤고.



“미안.”



부반장이 새침하게 사과를 한다. 안경 너머로 눈을 내리 깔고.



“여기.”



볼펜을 주워줬다. 향이 나는 색깔 볼펜을.



“고마워.”



단답형으로 대답을 하곤 고개를 돌린다. 평소보다 좀 쌀쌀하다. 불만이 있는 것인가.


뭐 능히 그럴 만 하지만서도. 나는 부반장의 옆모습을 보고 입을 열었다.



“조 검사에게 부탁을 해보지. 내가 목숨을 걸고.”


"뭘?“



부반장이 고개를 돌린다. 볼펜을 노트에 대고서.



“네가 불편하면. 여기가. 뒷자리니까. 아무래도 너의 학업에.”



게다가 나는 꼴통이고, 너는 수석 입학생이고.



“싫은데.”


잉?



그래. 라고 흔쾌히 대답할 줄 알았더니, 싫다고 내말을 툭 짜른다.


내 기억하기론 분명 이 누나는(별명) 대개 앞자리를 선호했었거늘.


나는 부반장이 고개를 숙이고 책을 들여다 보는 걸 보았다. 대답이 좀 의외라서. 좀 신기해서.


요 황금 같은 수업 시간 전에, 나는 일년에 딱 네 번 큰 맘 먹고 들여다 볼 저 교과서를 들여다보는 부반장이 다른 생명체 같아서.



‘목이 좀 가는 걸. 솜털이 있고.’



내가 멀뚱히 그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보니까 부반장이 고개를 좀 돌린다.


의식적으로. 갑자기 잔기침을 하며. 좌측으로. 나는 우측이고. 고 목 근처가 살짝 붉어진 건 모를 노릇이다.


왜 그러냐고 물어봐야 하나. 어데 아프냐고. 아 모르겠다. 저길 보자. 저기 방금 비상사태 터졌으니까.



나는 목이 삐끗했어도 고개를 돌려 안 쳐다 볼 수가 없었다. 심지어 집중력 최강인 부반장 까지도.


아니 반 전체가 귀를 뾰족하게 세울 정도로.



“야.”



다름 아닌 조 락이 입을 열었으니까. 조례를 알리는 종이 띵띵. 울리고 나자. 딱 옆을 보고.



“으, 응?!”



나로는 화들짝 놀랐다. 숨도 할딱거리며. 너무나 겁에 질려서. 이도 딱딱.



“너 몇 살이야?”



조 락은 떫은 표정으로 툭 던진다. 질문을. 무슨 쌈 걸듯이.



“나? 나....열, 열일곱 살 인데에?.....흑.”


“확실해?”


“응?......아, 아닌가? 흑....”



나로는 기절 직전이었다. 무척 떨면서. 울상이 되어서.


조 락을 굉장히 무서워했거든. 토끼가 늑대를 무서워하듯이. 무슨 본능으로.


조 락은 고양이처럼 나로를 물끄러미 주시하며 툭 입을 연다. 나름대로는 진지하게. 좀 의심스럽다는 듯이.



“열일곱 맞아?”


“으....으응..... 아, 아님 열여섯 인가? 히잉....”


“근데 왜 이렇게 작어? 초딩 같은 데?”


“아, 아니.......”


“.......?.......”


“으아앙-”



나로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너무 부끄럽고 화가 났기에.


숨도 막히고. 조 락을 때릴 수도 없고. 내가 초딩이라고 놀리면 발칵 화를 내고 박치기를 해오는데,


이번엔 상대가 내가 아니니까. 다름 아닌 조 락이니까. 무선 깡패니까.



마음이와 리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잽싸게 뒤를 돌아보았다. 생쥐처럼 킬킬거리며.


초딩이래 초딩. 크하하. 오메 난 유치원생인줄 알았는데. 히히. 안쓰러운 표정의 두가도 물론.


중간 줄의 반장은 참다 참다 못해 푸하하핫 웃음을 터뜨렸고 부반장이 조용하라고 애들에게 핀잔을 주었다.


유치하다며. 홀짝거리는 나로를 옆에서 물끄러미 보기만 하던 조 락은 갑자기 본연의 떫은 표정을 짓고.


한숨 한번 뱉고. 그리고 나는.



‘울지마 나로.’



내가 텔레파시를 보냈다. 나로는 기막힌 타이밍으로 나를 돌아보고. 코가 빨개서.


울상이 되어서. 자길 좀 구해달라고. 그러자 조 락도 날 툭 쏘아보곤 휙 고개를 돌린다. 역시 떫은 표정으로.



‘나로 울지마. 넌 초딩 아니야.’



나는 나로의 눈을 쳐다보았다. 고개를 슬쩍 까닥거리고. 아무도 모르게, 나로만 알게.


울지 말라고. 넌 절대 초딩이 아니라고. 넌 참새새끼라고. 아님 토끼새끼나, 귀여운 나로라고.


두가가 손수건을 가지고 오자 코를 홀짝이고 푸는 나로를 쳐다보며 떠오르는 게 있었기에. 그 옛날 우리 어렸을 적에.








그건 폭풍우가 몰아치던 밤이었다. 나로가 똑 떨어지던 날은. 자이언트 블루 위에서.


날개가 부러진 참새새끼처럼. 거센 비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자이언트 블루도 울어대던 그 날.


우리네 부모, 조부모님이 일찌감치 출타를 하고 집을 비웠던 그 날.



우리 다섯은 갑작스레 먹장구름이 낀 늦 오후에 숨바꼭질을 했었다. 나는 나로를 나무위에 숨겨주었고.


나로는 항상 먼저 잡혔으니까. 애가 좀 순하고 약질 못해서 숨바꼭질을 해도 꼭 술래 옆 돌 뒤에 숨으니까.


다 보이는데. 혼자만 안 보이는 줄 알고 좋아서. 볼이 빨갛게 달아올라서. 그날은 마음이가 술래를 했고,


나는 나로를 마음이랑 멀리 떨어진 자이언트 블루의 나뭇가지 사이에 숨겨주었다.



“꼼짝 말고 있어 나로야. 내가 올 때까지.”


“응. 헤헤.”


“떨어지면 아파. 꼼짝 마. 내가 내려 줄거야.”


“응! 나 보여? 안보여?”


“안보여. 다람쥐 같이. 아주 감쪽같아.”



내 나이 여덟 살. 흙 파먹고 시시덕거리던 시절. 우리는 숨바꼭질을 시작했고,


나는 그날 마음이를 놀려주려 등 뒤로 다가가다가 나로를 까맣게 잊어버렸다. 우리 넷 모두.


써니랑 맞부딪혔거든. 마을 어귀에서.



“어이 땅그지들? 오늘은 흙 안 퍼먹고 뭘 하시나아?”



써니 패거리가 스케이트보드를 옆구리에 끼고 등장했다. 제대로 탈 줄도 모르면서. 어디서 줏어 본건 있어가지고.



“가자. 얼간이들은 무시.”



내가 지나치려고 하자, 써니는 독이 올랐다. 지 아빠 머릿기름을 훔쳐 발라 대갈통이 반짝반짝 빛나선.



“이봐 복서 나으리! 너희 아빤 KO를 당했다던데? 챔피언이 말이지! 그게 주먹이 아니고 솜방망이지 뭐야. 아하핫!”


“너 맞 좀 볼래? 이 촌뜨기야!”



마음이가 표독스럽게 소리쳤다. 돌멩이를 들고. 10살짜리 써니에게. 키가 무척 큰대도.



“요 생쥐 같은 녀석아! 요 놈은 지네 할아버지 믿고 꼭 설친단 말야! 시골 파출소장 따위가! 에잇 둘 다 엿이나 먹어라! 하핫.”



보안관 존 웨인의 당찬 손자 마음이가 몸을 날렸다. 고민할 것도 없이. 물론 우리 모두.



“덤벼라 양아치야! 기집애야! 머저리들아!”


“덤벼 땅꼬마들아!”



우당탕탕탕. 우당탕탕. 먹장구름 아래서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팔다리를 물어뜯고,


대갈통을 꽉 깨물고 꼬집고 쥐어뜯고 일대 난투극. 공처럼 뭉친 사내아이 9명이서 이리 데굴데굴.


우당탕탕. 저리 데굴데굴 우당탕탕.



우르르르르- 쾅. 쾅.


쏴아아아아-------!



그때 천둥이 두꺼운 하늘을 후려쳤고, 벼락이 반짝거렸다.


우린 생쥐처럼 쫄딱 젖었고. 그러면서도 또 물어뜯고 치고 박고. 퇴근 중이 던 존 웨인이 발견해 우릴 모두 떼어 놓을 때 까지.



“요놈들! 꼼짝 마라 모조리 감빵에 쳐 넣어줄 테니! 어랍쇼? 우 리, 모두 가,


한 마음 나 대로 요놈! 얼씨구? 니 놈은 뭐야? 다 큰 놈이 애들을 후려패고 다녀? 당장 따라와 요놈들! 콩밥을 먹여주마!”



쏴아아아아---!



존 웨인이 써니에게 꿀밤을 먹였고 나는 고 틈을 노려 써니의 엉덩이를 한대 더 깠다.


곧 우리는 쏘시지처럼 줄줄이 엮여서 파출소로 끌려갔다.


뼛속까지 홈빡 젖고 머리칼엔 진흙 범벅이 되어서. 서로 코피를 줄줄 흘리면서 눈은 알록달록 밤탱이가 되어서.



그래 그때까지 나는 나로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그 밤에, 자이언트 블루에 앉아 달달 떨던 나로를.



우르르르르- 쾅. 쾅.



쏴아아아아-----------!



“나로야-!!”



다시 한번 벼락이 쳤을 때. 반짝. 아, 나로! 나는 달려갔다.


미친 듯이. 비바람을 뚫고. 존 웨인의 고함을 뒤로 하고 파출소를 뛰쳐나와 무턱대고 어둠을 뚫고.



“나로야-!!”



아 나로야. 나로. 내 토끼 같은 나로. 이를 딱딱 떨면서도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는 나로.


그 나무 위에서. 유령처럼, 핏기 잃은 종이 인형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하얗게 질려서.


나뭇가지를 붙들어 안고. 그 광폭한 폭풍우속에서. 지독히 젖어서. 홈빡 젖어서.


울다 지쳐 더는 울지도 못하고. 무서워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날개 부러진 참새새끼처럼 파랗게 질려서, 온몸이 얼어붙어서.



“나로야--! 이리 내려와! 나로야--!”



나로는 그때 나를 알아보지도 못했다. 나뭇가지만 부여잡고 내려오지도 못하고.


캄캄한 하늘. 지구를 쪼갤 듯한 우뢰. 비바람에 시달려 음산하게 울어대는 자이언트 블루.


내가 목이 쉬도록 폭풍우 속에서 나로를 불렀을 때, 나로는 정신이 들어선 깜짝 놀라 요동을 쳤다.



“나로야----!!”



하 나로는 바보였다. 17세의, 자이언트 블루에서 낙하한 참새새끼.


툭. 총 맞은 참새새끼처럼 툭. 나로는 낙하했다. 진흙 바닥에 머리통을 박고.


나뭇 가지에 스친 하얀 양팔엔 빨간 피를 뚝뚝 흘리며. 내가 전력을 다해 손바닥을 까며 나무를 기어 올라가고 있을 바로 그 때.



그것이 내 탓 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나로는 그로부터 한 주일간 고열에 시달리고 무척 아팠으니까.


그때부터 나로는 애가 좀 더 순하고 좀 더 바보가 되었다. 정말 순진 곰팅이처럼. 정말 토끼처럼.



바보 하 나로. 하지만 울지 마라 나로. 내가 있으니까. 항상. 니 옆에.


조 결 말고, 조 락 말고, 내가 니 옆에.








5.





조 락은 바람이었다. 17세의, 고독한.





“나로야 어서 들어가자. 조 선생님 곧 오실거야.”


“......싫어. 히잉.”


“요 쥐새끼! 궁뎅이를 차 줄 테다! 어서 들어가”


“싫, 싫어! 으아앙-”



나로는 발버둥을 쳤다. 안 들어가겠다고.


교실 문짝에 이를 박은 생쥐처럼 매달려서 필사적으로. 우리는 그래도 처음엔 좋은 말로 설득하려 했다.


아침부터 내 등짝에 붙어서 칭얼거리는 나로를. 들어가자 나로 사탕 사줄게. 싫어싫어싫어.


한숨을 쉬고 눈물을 글썽이며 스쿠터에서 내려오질 않는 나로를. 들어가자 나로 토끼 잡아다 줄께. 싫어싫어싫어.


나로는 고 눈꺼풀이 무척 빨개져서 반항을 했다. 심장이 콩콩 뛰어서 들어가기 무섭다며. 조 락 때문에.



“아우 쥐새끼야! 골치야! 어서 들어 가아! 조 검사 온단 말야!”


“싫어! 싫어! 안 들어 갈거야! 나 무섭단 말야! 흑!”



주차장에서 교실까지 강제 연행되어온 나로. 그러나 교실문을 열자 문짝에 이를 박은 생쥐처럼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나로야. 괜찮아.........그 애는 나쁜 애가 아니야.”


“싫어! 날 때릴 거야! 어제두 날 노려봤단 말야! 괴물이야! 흑.”



두가와 나는 띵띵띵. 해골이 울려 입을 벌렸지만(얘가 대체 만화를 얼마나 본거야) 빌리와 팻 가렛은 액티브했다.



“팻 가렛! 요놈의 다릴 잡아당겨!”


“좋았어 빌리!”


“싫어어어어! 으흐흑.”



그래도 나로는 끄덕 없었다. 바보라서 아무리 달래도 알아먹질 못하고 괴력으로 매달려 있었다.


난장판의 뒤에 서 있던 나는 나로에게 말했다. 꾹 참고 있다가 마침내 할 수 없이. 나로의 해골에 대고 말이지.



“나로.”


“싫어! 저리가아!”


“조 락이다. 니 뒤에.”


“우아앗-”


“오메!!”


“꾸에엑!”



쿵. 돌멩이 맞은 참새처럼 나로는 문짝에서 떨어졌다.


바닥에 납작 눌렸고. 쿵.쿵. 나로의 다리를 양쪽에서 잡아당기던 마음이와 리도 함께 고꾸라졌다. 뒤로 발랑.



“안녕.”


“안녕.......락아.”


“.......갈군다.


입술은 꾹 다물고. 나로는 두가의 다리 뒤에 숨어서 몹시 부들부들 떨었다. 큼지막한 눈알은 겁에 질려 쏟을 지경이 되서.



휘잉.


아. 아침 찬바람이 한번 부네. 침묵은 장중히 흐르고.



휭-


아. 문이 열리네. 조 락은 교실 안으로 사라진다. 눈썹이 구겨져서.



“으, 으아.......”


“하 나로 너 말야........너 오늘 진짜 꾸에엑! 될 거야! 히히히.”


“어, 어떡해애! 으흑흑.”



마음이와 리는 기쁘게 합창했다. 기절 직전인 나로에게.





조 락은 heaven's gat빠마 머리의 우리들 틈에서,


조 락은 그저 묵묵히 입을 다물고 앞 놈 대갈통만 쏘아보았다. 떫은 표정으로. 딱 지금처럼.



“나 대로.”



나는 옆을 보았다. 부반장이 연필 꼭대기로 내 팔을 찔렀으니까.



“이거.”


잉?



불쑥 내밀어 지는 노트. 알록달록한 글씨들. 나는 점화조짐을 보이는 조 락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이게 뭐냐고.



“영어 단어 시험. 오늘 5교시.”



아뿔싸. 그랬지. 시험이 있었다. 악랄한 조 결의.



“외우라고. 몸으로 때우지 말고.”


“이거 상당히 고마운걸.”


“뭐 별로.”


“누나.”



띵. 내게 지우개를 던지는 부반장. 나는 전문가의 솜씨가 녹아있는 단어장을 들여다 보다 몸을 좀 숙였다.


좌측으로. 샴푸냄새가 나는 부반장의 귀에 대고 고개를 숙여, 낮은 목소리로.



“이봐.”


“....왜?”


“조 락에 대해서 말해줘. 아는 건 뭐든.”


“없는데.”



부반장은 머리를 좀 돌렸다. 고개는 숙이고. 좌측으로. 그래서 나는 이번엔 부반장의 뒷통수에 대고 지껄였다.


가지런한 머리칼에 코를 흥흥거리며. 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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