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른구름]붉은장미꽃처럼 - 8

128일전 | 38읽음

자리가 없으면 빼앗아서라도 만들어."



"............"



"보내주마. 그러니 불러. 있는 힘을 다해 소리를 질러서 권지헌을 불러."



"............."



유하는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며 서강우를 힘겹게 바라보았다.



바닥과 겹친 몸이 파르르 떨리며 유하의 입술은 차가운 미소만을 담고 있었다.



"......안...들렸냐.."



......



"..나..진짜 많이 불렀..는데......이 세상이 떠나갈 정도로...크게 소리를 질렀는데.."




"...!!!"



서강우는 눈을 크게 떴다.



유하는 다시 작게 미소를 지으며 떨리는 손에 힘을 주어 겨우겨우 몸을 일으켰다.



"..안.....들렸나..보네.......젠장.."




"........."



서강우는 순간 마른침을 삼켰다.



유하는...다시 일어서고 있었다.



"...얼른...대기해 놓은 놈들이나 불러........다.........상대해 줄..테니......"




철커덕---



유하의 말이 끝나자마자 체육관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울렸다.



아마도 권지헌과 여자가 나가는 소리..



..이유하는...꿈쩍도 하지 않는다..




"............."



서강우는 잠시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천천히 들고 있던 휴대폰을 열어 상대방에게 낮은 목소리로 명령을 내린다.



"...권지헌..보내주고 이쪽으로 모두 와라."




"......."



유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놈들을 상대하기는 커녕 이렇게 서 있는 것이..어느정도까지 가능할지 몰랐다.



이런 곳에서 죽게 되는 건...조금......조금 많이 억울하지만....



..그렇지만...



....그래도.......이..순간에도 후회하지 않아..




"..이유하."



장정들이 하나둘씩 창고로 들어와 빈 공간을 매꾸었고...약간의 시간이 흐르자 서강우가 유하의 이름을 불렀다.



유하는 대답없이 고개를 끄덕거렸고 서강우의 말이 그 뒤를 따랐다.




"넌 이제부터...새 조직을 세우는 나를 도와라."




......



.................



"..!!!!!!!!!"



유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을 느꼈다.



뭐.....??!!



"..내 옆에서 오른팔 격이 되어 새 조직이 일어나는 걸 네 두눈으로 확인해라."



"미쳤군. 서강우."



유하는 서강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 말꼬리를 자르며 대답했다.



있을수 없는 일이었으며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자신이..서강우를 돕는다고? 서강우 밑에서 싸우라고?



".....영지고를 살려주지."



......!!!!!



유하는 눈을 크게 떴다.



자리에 앉은 서강우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며 유하와 시선을 맞춰왔다.




"...근래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 쳐부시는 대신..영지고, 권지헌은 건들지 않겠다."



"..........."



"..더구나.....네가 권지헌을 위해 내 미끼를 물었다는 것도..세어나가지 않도록 하지."



"..................."



"....네가 거절하는 순간 영지고는 곧 쑥대밭이 되어버릴거다. 손실이 크다 하더라도 인원의 모두를 보내서 말이다. 결과는....잘 알겠지."



".................."



"너는 호모라는 가엾은 훈장을 달게 될거고 권지헌도 다 알게 된다. 그리고 영지고는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할거다."



"...........서..강우.."



"물론, .....네가 그토록 사랑하는 권지헌도 말이지."



"........................."



........



유하는 커진 눈으로 서강우를 바라본채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서강우의 입이 천천히 열어지고.........




"..나는..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건 무슨 짓을 해서든 얻는다. 그게 나의 방식이다."




그의 낮은 목소리가 다시 한번 창고안에 울렸다..























쏴아아아아아아----------





밖은 언제부터인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유하는 그렇게 비가 내리는 길거리 한복판을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넋이 나간듯..유하는 약한 시선으로 주위의 건물들을 바라보았다..



[영지고, 권지헌은 건들지 않겠다.]



"........"



비겁한..자식..


..권..지헌이 걸린 일이라면.....안...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나쁜 자식...



유하는 고개를 숙이며 작게 중얼거렸다.



"..지..헌.....아..."



아주 희미하게 말을 하는..숙여있는 유하의 얼굴로 핏물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었다.



지헌아....



내가..널 불렀는데...그토록 애타게 불렀는데..지금도.....지금도!..계속해서 너만 부르고 있는데....



..안..들려..?



내 울음소리가...너에게까지 들리기엔 너무 작아..?



내게는..!....목이 터져버릴 것처럼 처절한 일인데...! 내게는..!!!..


..............




털썩!!..



유하는 간신히 걸치고 있던 자신의 가방을 바닥으로 내던졌다.



찌이이이익--- 타다다닥!!



그리고 불안한 듯 가방을 열어 탈탈 털어내고 그 속에서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



익숙한 전화번호를 눌러대는 유하의 손은 계속해서 떨렸고..떨어지는 빗방울은 계속해서 유하의 안타까운 몸을 때려대고 있었다.



달칵.



[[여보세요?]]



"......!.."



유하는..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순간 입을 열지 못했다.



닿을 수 없을것만 같은..자신의 목소리를.....이제 전할 수 있게 되었는데도...유하의 목은 더욱 잠겨갔고.. 슬퍼져만 갔다..



[[유하? 유하야??]]



.....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는 무척이나 상기되어 있었다.



그것을 느낀 유하의 머릿속은..조금 더 뜨거워만 지는 것 같았다.



"....어..그래.."



[[대체 어디간거야~ 걱정했잖아~ 전화도 많이 했었다구~]]



알아..? 너 알아? 권지헌..



...널..사랑해..



".....중..요한 일이 있어서.."



[[아무리 중요해도 그렇지~ 정말 내 생일인데 말이야~..흠흠..있지, 유하야. 연희가 억지로 안온게 아니라 알고보니 악산고 새끼들에게 납치를 당했더라구.]]



"........."



[[너무 걱정하진 마. 내가 무사히 구해왔어. 그냥 저번 싸움으로 나한테 원한이 생긴 몇놈의 짓인거 같아. 서강우도 없었고..]]



".........."



사랑해..



..내가 아닌...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며 웃더라도 그런 널 사랑해...



멋대로 친구라는 이름을 주고 곁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게 만들었어도...그래도..널 사랑해..



[[유하야~ 듣고 있는거야?]]



유하는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



"......그래...."



[[쳇..재미없기는. 같이 흥분해줄지 알았더만....어서 와라. 유하야..내 생일날 네가 없으니 이상해..]]



".........."


[[.....어서 와..알았지? 연희도 소개시켜주기로 했잖아~훗, 아직은 비밀이었는데 특별히 알려주지...연희가......내 마음 받아줬다!]]



"............................."



유하의 얼굴에 어둠이 들어섰다..



그리고 휴대폰을 든 손이 순간 미약하게..떨렸다..



[[좋겠지? 얼굴 보고 말하려고 했는데 막 자랑하고 싶어서..!..]]



".................미..안, 지헌아. 나 여기 일이 너무 바쁘고 중요해서.......그..래서 그 쪽으로는 못 갈거 같아.."



급한 듯 대답을 하는 유하의 얼굴로는 끊임없이 빗물이 피와 섞여 흘러내리고 있었다. ...마치 피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뭐어?? 유하야~ 그게 무슨 말이야? 너 어디야? 무슨 일인데 그래~ 내가 도와줘??]]



....한..가지만.....물어보면....답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 얼굴을 보며 네가 지금 내 앞에 있다면...나 역시 웃으며 모든 걸 얘기할 지도 모를텐데..



...........



"...아니야..어려운 일은 아니니 걱정하지 마.......아무튼..미..안.."



유하는 대답을 하며 살짝 웃었다.



그래. 웃을 수 있었다.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든 심장이 짓이겨지든 상관없이...



...눈물이 흐르더라도...상관없이..




[[...아..그래?..으음..]]



유하는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어둠속에 갖혀있던 하얀얼굴이 달빛 아래 드러났다...



그렇게..유하의 뺨을 적시는 것이 비가 아니라 뜨거운.. 눈물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는 듯 달이 그의 얼굴을..조용히 비춰준다..



[[...음!..특별히 용서해주지! 대신 맛있는거 사주기다~]]



"......."



유하는 정신없이 눈물을 흘려대고 있었다.



그렇지만 마치 기적처럼..말하는 유하의 목소리는 조금의 떨림도 없었다.



이미 자리에 주저 앉아 하늘을 보는 유하의 몸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사라질 듯 안타깝게 빛나고 있었다..



"...그래.."



사랑해..



..언젠가는 보내 줘야 하는 줄...알고 있었어..



미안해..



미안해..지헌아..



...널..사랑해..




유하는 눈물을 감추기 위함이었던지 천천히 고개를 숙이다가 자신이 낮에 산 CD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그 옆의 아주 붉은 색의 장미도...



순간 유하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고..유하는 급하게 숨을 들이쉬며 자신의 입을 막았다..그리고...




"....지..헌아.."



유하의 목젖이 가늘게 파르르..떨렸다.



그동안 참와왔던 것이 터지듯 유하의 눈에는 굵은 물방울이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있었고..



유하는 떨리는 손으로 들고 있던 휴대폰을 꼬옥 잡았다.




"..생일.....축..하해.."



빗 방울은 거세게 계속해서 내리고 있었고..



차가운 몸과는 달리...유하는 자신의 깊은 곳 어딘가가 아주 뜨겁게 끓고 있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 네 생일 선물을..그렇게 기뻐해주니 기뻐..



그래...나도 기뻐..




"..생일 축하해......지헌아.."




눈물을 떨어뜨리는 유하의 얼굴은..아주 약한 미소가 스며들어있었다.



..네가..웃..는다면....나도 웃을께..



아무리 슬퍼도..아무리 힘들어도.....나도..웃..을께..





유하의 앞에 놓여있던 장미꽃이 빗물을 머금어 더욱더 붉게 물들어갔다..



그 날...그렇게 내리는 비는 그칠 줄을 몰랐고 어두움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려는 듯 희미했던 달빛도 곧 사라졌다..



..................




유하는 햇살이 비치는 창가 옆 책상에서 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법 따뜻해진 햇빛이 이틀 사이동안 끝없이 내렸던 비의 흔적을 포근히 감싸주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콰다다다당~~!!



"유하야!!"



뒷문을 열고 들어온 지헌이 유하쪽으로 급히 다가왔다.



"학교 나왔구나~ 월요일 날 안나와서 걱정했잖아~! 휴대폰으로 백번은 더 연락한거 같다! 집에 가도 없구.."



"........."



"대체 무슨 일이야?? 나 무척 좋은 소식 있는데~"


".........."



"...후훗~ 듣고 싶지 않아? 진짜 좋은 소식이라고~ 있지, 연희가 말이야.."



정신없이 떠들어대던 지헌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유하를 자세히 보다가 얼굴이 납덩이처럼 굳어갔다.



생각을 하기 전에..말을 하기도 전에.. 지헌의 손이 먼저 나갔다..




다다다닥!!



"..너...!..너 몸이 왜 그래?!"



지헌은 유하가 몸에 붕대를 감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 걸 보고서 다급하게 말을 했고..유하는 그제야 그런 지헌을 바라보았다.




타아악!!



"말좀 해봐~ 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어떤 새끼들이 널 이렇게 만들었어!!"



흥분한 듯 지헌은 유하에게 대답을 재촉하며 말을 해댔다.



"말만 해!! 내가 당장 달려가서 이 새끼들을!!.."



"...시끄러워."



.....



지헌은 순간 말을 멈추고 유하를 바라보았다.



...뭐..?



유하는 천천히 시선을 들어 지헌과 마주치면서 다시..입을 열었다.



"피곤해..죽겠으니까....좀 꺼지라고."




........



지헌은 커진 눈으로 유하를 바라보았지만......유하의 시선은 다시 다른 곳을 향해갔다.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지만...지헌은 넋이 나간 음성으로...겨우 입을 열었다.



"...유......하야..?.."




하지만 그 말은.. 유하에게 닿지 않는 것 같았다...

















빠바바바바바바박~~~~~~!!!!!!!!!!!!!!



퍼어어억!!! 까가가가가가가강~~~~!!!!!!!!!!



"..으...아아아아악!!!..아아아악!!!" "..으...우으...크아아아아...!!...우아아악!!!!!!!"



타다다다닥~~!! 쿠다다다다당탕탕~~~~!!!!!!!!!!



정신없이 싸우는 소리와 비명소리가 엊갈리고..잔뜩 피를 뒤집어 쓴 남자들이 공포로 몸을 떨고 있었다.



선두에서 싸우던 남자가 근처에 있던 동료를 보고 비명같은 소리를 질러댔다.



"...씨팔!!..뭐가 이리 쎄?!!!"



빠바바바바박~~~~!!!!!!!!!



"거기!! 거기 좀 잘 막으란 말이야!! 새꺄!!!!!!!......크아악!!..젠장할!! 안되겠어!! 더 이상 못 버티겠어!!"



화아아아아아아아악~~~~~~~~!!!!!!!!!!



쿠당탕탕탕~!!! 콰다다다다당~!!! 빠바바바바바박~~~!!!!!!!!!!!!




".....!!!!!!!!!"



남자는 눈을 크게 떴다.



어둠 속에서 인영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무서운 속도로 점점 다가오는 그 것을 보는 남자의 눈은 공포로 물들어갔다..




빠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박~~~~!!!!!!!!!!!!!!!!!!!!!!!

















........



....................




"........."




거의 폐허로 변해버린 싸움터에서 망연자실하게 서 있는 남자는 천천히 중얼거렸다.



"...틀렸어......전...멸이야..."



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근처에 주저앉아 있는 동료를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말을 하는 남자의 이마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린다..



"..........너도.......봤...지..?"



"............."



주저 앉아 있던 남자는 충격이 너무 컸는지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긍정의 뜻인 것처럼 눈을 아주 힘겹게 깜박거릴뿐..



남자는 그런 동료의 반응을 이해 할 수 있었다.



"...믿...을 수 없어...붉은...색이었지..?"



"..........."




남자의 눈에서 공포가 서린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렇게 순식간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이 무너져 내릴 줄은 몰랐다..



...붉..은 색....



아주 새빨간...붉은 색을 머금은........회색 머리....




"...그건......."



남자의 목소리가 떨리며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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