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른구름]붉은장미꽃처럼 - 5

127일전 | 39읽음

스레 같은 대학에 진학할 거라고....정말 좋은 학교 함께 다니게 될거라고..생각했는데..



유하는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성..적도 좋은데..왜.."



"..피식...사실 차라리 졸업과 동시에 조직이라도 새로 일으켜 세워버릴까? 이 근처에 제대로 된 조직도 없어보이는데.."



지헌이 웃으며 말했고 유하를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유하야. 우리 같이 대학가지 말고 조직이나 만들어볼까? 조금 위험스럽긴 하지만..우리야 늘 위험한 일들만 했고..너랑 내가 함께면 뭐, 괜찮을거 같은데~ 어때?"



지헌의 말에 유하는 입을 다물었다.



조직이고..그 어떤 위험한 일이든 간에 지헌의 곁에 있을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을것 같지만...



그래도 괜찮겠지만..



..언제까지나 지헌과 함께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같이 대학을 가지 않는다 해도..지헌은 언젠가는...결혼을 하게 될 것이고..



자신은 여전히 그 곁에서 베스트 프렌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토록 마음아파하면서...




".....아니, 됐어. 난....대학에 갈거야.."



시간이 지날 수록...열병처럼.. 뜨거운 감정은 식을 줄을 모르고 타올라갔다.



오히려 더 추악해지고, 더욱 안타까워지고, 그저 눈을 감으면 눈물이 흘러내릴 만큼.. 아픔과 고통은 심해져만 갔다.



지금이..오히려 기회일런지도 모른다..



더 깊어지기 전에...더 심각해 지기전에....더 욕심이 나기 전에...



녀석과 다른 길로 가게 되면...조금이라도..잊고 지낼 수 있을까..



..시험해 보고 싶어..



너무 아파서..이 감정이 미움으로 변할까 두려워서..




"......"



유하의 대답에 조금 의아했는지 지헌은 자신의 머리를 긁적였다.



"..아..응.............그래. 넌 대학가야지..너희 부모님이 너한테 얼마나 기대를 걸고 계시는데.."



"........"



"..하하!..아무튼 나한테는 이번주가 학창시절의 마지막 생일이니..즐겁게 보내자~"



지헌이 손을 크게 뻗으며 말을 하는 모습에 유하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 뒤로 지헌은 최연희라는 아이를 생일파티에 초대하려고 작심을 했는지 매번 작업을 걸었고..그 때마다 번번히 거절을 당했다.



유하가 뒤에서 지켜본 바로는 최연희는 예쁘장하고 똑똑하게 생긴 아이었다.



굳이 협박을 하지 않아도 지헌을 만나려 하지 않았고..또 이번만은 지헌이 유달리 포기를 모르고



접근하는 모습에 그가 말하는 그 특별함을 느껴 유하는 그녀를 건들지 않았다.



"알면 알수록 괜찮은 아이더라고..자원봉사도 많이 다니고..맡겨진 일도 굉장히 잘해서 선생님들도 예뻐하고.."



"응.."



"정말 정말 가슴이 뛰어. 유하야..이번은 정말 좋아.."



"......그래."



"만일 연희에게 무슨일이라도 생겨서 나 싫어하면..나 정말 제정신이 아닐거 같아..이번만은 지금까지의 징크스같은 일들이 없었으면 좋겠어.."



유하는 아련하게 통증을 호소하는 가슴을 모른척 무시하고 지헌을 향해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정말 기쁜마음으로 답하는 것은 아니지만..지헌이 기뻐하는 모습은 분명...유하에게도 기쁨이었다.



유하가 가만히 있으니 지헌이 징크스라고 여기던 그런 일들이 일어날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기분 좋아보이는 지헌을 바라보는 것이 아무리 마음을 갉아먹어서 아프더라도..유하는 기뻤다..




토요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달칵..



"얼마지요?"



유하는 평소 지헌이 갖고 싶어했던 가수의 CD를 샀다.



부드러운 목소리의 발라드 가수..지헌이 좋아해서..유하 역시 좋아하게 된..



더구나 짝사랑이라던지 가슴 아픈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의 가사를 담은 노래가 많아서 유하도 그 가수의 노래를 자주 들었다.



지헌의 바램대로 기억에 남을 만한 선물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분명..좋아하긴 할거라는 생각에 유하는 작게 웃었다.



레코드 가게를 나오면서 유하는 근처의 꽃집을 찾아 들어갔다.



어느 꽃집이나 가장 많이 존재하는..붉은 색의 장미..





[...이..이거 받아.]



아직 중학교때..



실컷 싸움을 한 후 먼저 퇴원한 지헌이 퉁명스러운 투로 유하의 병문안을 와 유하에게 붉은 색의 장미를 내밀었다.



전혀..지헌에게서 무언가를 받을 날이 올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유하가...지헌에게 받은 최초의 선물은 아이러니하게도 붉은 장미였다.



어정쩡하게 지헌이 내미는 장미를 유하가 받자마자 지헌은 당당하게 큰 소리를 쳤었다.



[받았으니까 너 이제부터 나랑 친구하는거야!]



[..응..?]



[원래 장미 받으면 그러는 거야!! 알았지??]




...



피식..



그때를 생각하며 유하는 작게 웃었다.



그렇게 말도 안 되게 우기는 지헌으로 인해 친구가 되었지만..그 것은 누구보다도 유하가 원했던 일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지헌은 선물이라면 무조건 꽃이 좋은 줄 알았고..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이라고 해봐야 붉은색의 장미밖에는 몰랐다.



[장미가 제일 예쁜거야! 너 모르지??]



...



녀석의 그 말 때문에...유하는 붉은 장미만을 좋아하게 되었다.



마법처럼...그 것의 아름다움 밖에는 볼 수 없었다.




"장미 한송이 주세요. 가장 붉은 색으로요."



가는 길에 예쁜 카드도 사고 좋은 말을 적어줘서 선물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며 유하는 미소를 지었다.



학교를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지헌아. 나왔다."



"엇~ 유하야, 왜 이렇게 늦었어."



유하는 종례가 끝나자 마자 지헌의 교실로 향했지만 이미 그 교실엔 지헌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으응..오늘따라 담임이 종례를 늦게 끝내줘서.."



"그래, 아무튼 오늘 우리가 매번 파티했던 그 음식점으로 가서 놀거거든. 얼른 가자~후훗~ 겨우 연희도 초대했다~ 좀 이따 온다니까 미리 가 있어야지~"



자리를 바쁘게 나서는 지헌의 모습에 유하는 미소를 지으며 그 뒤를 따라나서려했다.




드드드드...



...??



교실을 막 나서려는 순간에 등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유하는 고개를 돌렸다.



지헌의 책상위에 휴대폰이 진동소리를 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유하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매번 이렇게 해서 휴대폰 잃어버린다니까..챙기는 버릇을 좀 들이라니까."



유하가 지헌의 휴대폰을 들어올려 전화가 오고있는 번호를 확인하려 했지만 발신자번호가 뜨지 않았다.



"..누구지?"



유하는 의아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열었다.



달칵.



"...네..지.."



[[권지헌. 서강우형님이 너 좀 보자신다.]]




...!!!!




유하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



낮은 목소리가 휴대폰을 통해 유하의 귓가로 흘러들어왔다.



[[최연희라고..모르진 않겠지?


...큭, 우리가 막 모셔왔으니 무사히 되찾아가고 싶다면 산악고 체육관옆 창고로 조용히 혼자와라.]]




...



최..연희..?



유하는 순간 인상을 찌푸리며 휴대폰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세시간내에 오지 않으면 여자앤 온전치 못할거다..여기 놈들이 엄청 입맛 다시고 있다구..... 킥킥..]]




달칵.



----뚜..뚜뚜뚜..




"....."



유하는 입을 다물지 못한 채...한참 뒤에야 천천히 귓가에서 휴대폰을 떼어내었다.



타다다닥!!



"유하야!!"



!!!!!



유하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지헌이 자신을 보며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아직도 거기에서 뭐해~ 빨리 가자니까. 연희가 먼저 도착하게 되면 안된다구~"



"...어...?.....어..응.."



"..응? 그거 내 폰 아냐?"



지헌의 말에 유하는 흠칫 놀라 지헌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들고 있던 휴대폰을 재빠르게 지헌쪽으로 내밀었다.




"..어..이거 네가 놓고 가서. ....매번 이런걸 다 흘리고 다니냐."



침착하게 유하가 내뱉은 말에 지헌이 자신의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는다.



"..하하..언제 놓고 왔지? 고맙다. 혹시 연희한테 전화온건 없지?"




"..........없어.."



유하는 작게 대답했고 지헌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유하의 팔을 잡고 이끈다.



"오케이~! 어서 가자! 오늘 한번 잘 놀아보자고!"



지헌의 기분 좋은 목소리에 유하 역시 약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문을 나서며 유하가 대답했다.



지금의 통화를... 자신이 모른척 한다면 유하는 모른다. 그리고 그쪽으로 달려가 다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어차피 함정일테니...



..결국 자신이 말하지 않는다면 녀석들은 최연희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그럼 최연희도 지헌에게서 떨어지고..지헌도 마음 아파하겠지만 최연희를 잊을거다.



더구나 오늘..자신은 방해받지 않고 지헌과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될 런지도 모른다.




유하는 파르르..떨려오는 자신의 손으로 가방 끈을 꽈악 잡았다.



선물을 주고...내 선물에 기뻐하는 지헌의 모습만을 생각했다.




유하는 지헌의 걸음에 맞춰 빨리 걸어가며 즐거운 파티가 기다리고 있는 음식점을 향했다.



아직 낮인데도 불구하고 날씨가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처럼 어두워져 있었다.



유하는 숨을 쉴수 없을만큼..가슴이 답답했지만..계속해서 걷고 있었다.



..분명히 조금 후에 행복이 있을거라고 자신을 위로하면서.
















제법 커다란 예쁜 케이크를 앞에두고서도..아무도 선뜻 입밖에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케이크에 꽂혀져 있는 초를 아주 천천히 세는 듯 바라보던 남자들은 은근슬쩍 옆 사람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이렇게 다들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것은 굳은 얼굴로 연신 시계만을 바라보고 있는 권지헌 때문이었다.



"........."



유하도 시계를 바라보았다.



지헌이 가장 기다리고 있는 연희라는 아이가 잡혀가 협박전화가 온지 이미 두시간이 훨씬 넘게 지나있었다.



".........."



"..서...선배님.."



눈치를 보던 남자아이 한명이 침묵을 깨고 말문을 열었다.



유하는 살짝 그 남자아이를 흘겨보았지만 그보다 먼저 지헌이 입을 열었다.



"..하..하하. 안 오려나 보네...약속..하면 올 줄 알았는데..."



"......."


유하는 지헌의 말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에이, 여자라는게 다 그렇지. 나랑 연관되면 항상 이렇다니까.....내 얼굴따위 갑자기 보고 싶지도 않은 거겠지.."



지헌은 애써 밝은 모습을 보이며 앞에 앉은 남자를 보며 말을 했다.



"촛불 좀 켜라. 즐거운 생일~ 재밌게 놀아야지."



"..네.!..네.."



남자가 촛불을 키려고 라이터를 꺼내는 동안 지헌은 아무 말도 없었다.



유하는 그런 지헌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살짝 시선을 내렸다.



지헌의 큰 키가 무색하게..힘이 들어가지 않은 어깨가..금방이라도 무너져 버릴 것만 같은 착각을 느끼게 했다.



지헌의 상태는 누구보다도 유하가 더 잘 알고 있다.



지금..지헌이 가장 바라는..이 장소에 있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도..



.....



특별...하다는 거지..



그 여자.....정말 너에게 그 정도로 특별하다는 거지..




유하는 촛불을 붙이려는 남자를 저지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타닥!!



"....?..유하야?"



"나 잠시 나갔다 올께. 중요한 일을 잊은게 있어서.."



유하의 말에 지헌이 의아한 듯 입을 연다.



"..중요한 일? ..야, 이유하. 이 형님 생신인데 더 중요한 일이 어디있어~"



"금방 다녀올께. 촛불 켜지말고 있어."



유하가 급하게 몸을 돌리자 지헌이 강한 힘으로 유하를 잡아 끈다.



꽈악.


!!!



"..유하야. 나....이 생일 너마저 없는 생일 파티 하고 싶지 않다."



......


"........"



유하는 지헌의 말에 한숨같은 웃음을 지었다.



못 말린다니까 권지헌...



...네가 자꾸 그러니까 내가 기대하게 되잖아...너..좋아하는거..네 탓이 커...알아...?




눈물겹게 즐거운 생일파티 하게 해줄께..



....그러니까..아무말 하지 않는 나를....네가 이해해 주길 바래.




"..금방 온다니까.."



지금...아무말 하지 않아도....용서해주길 바래..





타악!!



음식점 문을 닫으면서 유하는 가방 속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놈들이 내건 시간까지 남은 시간은 20분 정도..



이 곳에서 산악고까지 버스로 가는 시간으로는 도착할 수 없다.




다닥..!!..타다다다다닥!!!!!



유하는 걸음을 빨리해 거리로 뛰쳐나갔다.



"...젠..장..!!......젠장!!.."



대신이 될 수 없다면....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이라면...



녀석이 가장 원하는..녀석이 가장 바라는 선물을..구해다 주는 수밖에..



"..미쳤어..이유하......넌 미쳤어..!.."




흩날리는 회색 머리에 표정을 숨기며 유하는 걸음을 더욱 빠르게 했다.




"택시!!!!!"






"...하아.."



유하는 짧게 숨을 돌리고 고개를 들었다.



[산악 고등학교]라고 써 있는 학교의 팻말을 확인하고 걸음을 옮겼다.



아직 약속 시간까지는 오분 가량이 남아있었지만, 성격 급한 놈들이라면 이미 여자애는 만신창이가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체육관 옆의 창고를 찾는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바로 체육관 옆의 작은 문이 그 창고를 말하는 듯 했다.



유하는 소리없이 큰 숨을 내어쉬고 창고의 손잡이를 잡았다.



끼이이이익-------



문이 열리면서 미약한 불빛이 드러나는 것을 느끼며 유하는 짧게 눈을 감았다 떴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대여섯명의 장정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쓰러져 있는....최연희..몸을 묶이고 입을 막아놓은 모습이었지만..부상을 입은 듯 보이지는 않았다.



"........"



그나마 다행히도 늦지 않았군.



유하가 잠시 상황을 확인하는 돗안 장정들은 유하가 들어서는 것을 보고 조금씩 유하쪽으로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확실히..서강우의 나이대와 비슷해보이는...남자들이었다. 고등학생으로는 보이지 않는..




"...이거 어떻게 된거지?.."



..!!



유하는 창고안을 울리는 낮은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장정들 사이로 저 쪽 가운데에서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언뜻 봐도 큰 키에 검은옷을 입은 사내는 우락부락하기 보다는 입고 있는 양복의 맵시가 돋보일 정도의 미남이었다.



남자는 검은 옷을 입고 손에 깍지를 낀채 유하를 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권지헌으로는 안 보이는데."



"......."



유하는 살짝 인상을 썼다.



"..그래도....반가운 얼굴이군."



".........."



"...회색 머리의....................이유하."



!!!



자신을 잘 아는 듯 말 하는 남자의 목소리에 유하는 마른침을 삼켰다.



느껴지는 무거운 분위기가.. 숨을 조여오는 듯 했다. 하지만 덕분에 알 수 있었다.



자신을 보는 이 사람...



".....네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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