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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른구름]붉은장미꽃처럼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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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마 지헌선배님이 너그러우니 정말 다행이야."

    "그러게.. 지헌선배님은 후배들에게도 잘 대해주니까..낫지..휴우..어쨌건 그래도 두 톱이 교장실까지 불려간 것 치고는 잘 넘어갔는걸?"

    "......피식..병신 새끼들이 여기 또 있네. 너그러워?..잘 넘어가?"

    !!!!!!!

    앞에서 내려가던 3학년으로 보이는 일진이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피식 웃는다.

    그 바람에 말을 하던 남자가 급하게 자신의 입을 다물자 그 3학년이 그의 머리를 거칠게 툭툭 치며 입을 연다.

    "정신차려. 새끼야. .....지헌이가 앞으로는 이런 실수 없도록 하랬으면.."

    파아악!!!

    "...윽...!.."

    "정말 다시 실수하면 용서없다는 뜻이라구."

    그가 말을 끝내자 그 뒤에 서 있던 남자도 거들듯 작게 한숨을 쉰다.

    "지헌이에게 두번이라는 건 없어. 비슷한 실수하면 그 자리에서 모조리 병원으로 가게 될거야."

    "...으...윽..!.."

    새파랗게 질리는 남자애들의 겁먹은 얼굴을 보며 3학년 남자들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권지헌이든 이유하든, 공포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옥상 한편에서는 아직 이유하와 권지헌이 남아있었다.

    늘어지게 하품을 하는 권지헌은 자기 옆에 있는 이유하를 보고 슬며시 말을 던졌다.

    "왜 안 내려가. 모범생께서 공부하셔야지~"

    특유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이유하가 숙였던 고개를 들며 지헌을 바라보았다.

    햇살이 지헌과 유하를 감싸는 듯 비췄고 그 들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그림같은 풍경을 자아내는 듯 했다.

    까가가강~!!!

    들고 있던 쇠파이프를 바닥에 내던진채 유하가 그 자리에 털썩 누우며 지헌을 올려보았다.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회색빛 머리를 손으로 살짝 넘겨 하얀 이마를 보이며 유하는 작게 웃었다.

    "지금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땡땡이 치고 싶은걸?"

    그런 유하를 보며 지헌이 피식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튼 나 화나기 전에 네가 먼저 으르렁 대는건 여전하네~이유하, 이젠 아예 내가 유순하다는 소문까지 났다구."

    지헌이 어이없는 듯 하는 말에 유하가 입을 연다.

    "쓸데없이 너 화나서 날뛰는 꼴 보기 싫어서 그런다. 네 성격이 워낙 지랄맞아야지."

    "..피식. 그래도 웃기다구. 이렇게 잘 웃는 네가 왕 얼음왕자로 성격도 더럽다고 소문났으니."

    "유~순한 권지헌보다는 덜 웃기는데?"

    "야, 이유하~"

    권지헌이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유하를 부르자 유하가 웃는다.

    "...이렇게 땡땡이 치니까 중학교 생각난다."

    "응~ 좋았지?"

    "아니, 전혀. 난 너 때문에 처음으로 땡땡이 경험했다구. 권지헌. 얌전한 모범생을 악의 길로 몬게 누군데~"

    "어어~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나중엔 네가 먼저 땡땡이 치자고 그랬잖아~ 기억 안나??"

    밝게 웃고 있는 지헌과 유하는 방금전까지의 살벌한 분위기가 마치 환상이었던 냥 부드러운 분위기로 기분좋게 얘기하고 있었다.

    지헌과 유하는 중학교부터 떨어져본적이 없는 친한 친구였다.

    중학교 초기때야 이미 권지헌은 처음부터 성격이 나쁘기로 소문이 나 있었고

    이유하는 조용히 공부를 하던 학생이었기에 전혀 인연이 닿지 않을 것 같았지만..

    우연하게 둘이 맞닥들이게 되었고 전혀 맞지 않을거 같은 두 사람이 친구가 되고...

    그 때의 인연이 지금까지 잘 이어오게 될 줄은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

    "......"

    유하는 부드럽게 웃으며 지헌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기억나냐? 너랑 나 처음 봤을때.."

    유하의 말에 지헌이 과장된 표정을 취하며 크게 말을 해갔다.

    "그럼~! 당연히 기억하지. 내가 그때처럼 황당하고 어이없었던 적은 없었거든~

    왠 비리비리해서 툭 치면 쓰러질 것 같은 놈이 내 앞을 떡 가로막으며..

    그때 네가 뭐라고 그랬는지 아냐? 지금 생각해도 그냥 뒷골이 확~ 땡기는데..하하.."

    [주워.]

    [.......뭐..?]

    [내 책이랑 노트 주워놓고 책상 원래대로 해놔. 네가 다른 애 패느라 내 책상 밀어뜨렸으니까. 샤프는 네가 밟아서 부서졌으니 물어내.]

    지헌은 어이가 없어서 입을 쩍 벌린채로 자기 앞에 서 있는 남자아이를 바라보았다.

    모범생이라도 써 있는 듯 똑바른 검은 머리가 학교 규정에 딱 맞을 정도의 길이로 정돈되어 있었고 눈은 방울 같은 이 작은 놈이..

    자기를 보며 겁도 없이 대드는 걸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미 근처의 얘들은 겁먹은 표정으로 저만큼 물러나 있는데 자신 앞의 아이는 똑바로 자신과 눈을 마주치며 말해왔다.

    [주워.]

    [........]

    자신을 마주하는 눈동자는 조금의 겁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

    "..그때 엄청 한바탕했지? 결국 둘 다 병원으로 실려갈때까지 멈추지 않았잖아."

    "그래~ 그래도..네가 삼일이나 더 입원해 있었다는 거 잊지 말라구."

    세 손가락을 들이밀며 하는 지헌의 말에 유하가 왠지 좀 발끈한듯 눈썹을 치켜뜬다.

    "그래도 난 누구처럼 추하게 쌍코피 질질 흘리진 않았다."

    자기들이 하는 말이 웃겼는지 곧 두 사람은 크게 웃었고 지헌은 누운 유하의 가까이에 앉으며 말을 이어갔다.

    "너랑 나 옆집인것도 병원에서 알았잖아..그 후 너 퇴원하는 날 내가 문병가서 먼저 말걸고..친구가 되었는데..헤헤 참 신기한 인연이야.."

    "........"

    유하는 웃고 있던 입을 다물었다가 할말이 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입을 열었다.

    "....나.."

    "참!! 나 사귀는 여자 생겼어!"

    !!..

    지헌의 말에 유하의 입가에 맴돌던 미소가..천천히 사라졌다.

    ...........

    "..그..래..?"

    "응. 하하..이번엔 그때 그렇게 날 찬 여자애랑은 다르다구.. 너무 귀여워~ 언제 너한테도 소개시켜줄께~"

    기분 좋은 듯 말하는 지헌의 모습에 유하가 작게 웃는다.

    "..그래. ...누군데..?"

    "2학년 김연주라는 앤데 하하..이번엔 정말 다를거야. 다른 애들처럼 날 피하진 않을거라고......

    지금 생각해도 그 여자애들 행동이 이상하긴 했지만.."

    유하는 지헌의 말에 천천히 입을 다물었다.

    지헌은 과거의 일을 회상하는 듯 살짝 인상을 쓰며 자신의 주먹을 꽉 쥐고 말을 이었다.

    "..유하야. 네가 생각해도 이상하지? 왜 항상 여자친구가 생기고나면 얼마 안되서 날 두번다시는 보려하지 않아...

    교실에 가도 보이지 않고..어쩌다 보면 거의 자학을 하거나 나만 보면 기겁을 하니........."

    "........."

    "나란 남자는 한번 사귀어보면 정말 그렇게도 다시 보기 싫을 정도로 매력이 없나?"

    "........."

    유하는 천천히 시선을 내려 자신 발 아래의 바닥을 응시했다.

    지헌이 여자문제로 기뻐하고 아파하는 모든 걸 봐온 사람으로서 기분이 좋을리가 없었다..

    "..에이, 그래도 그때마다 유하 네가 잘 해주잖아. 평소엔 묵뚝뚝해도 그럴땐 내 기분 잘 이해해줘서 이렇게 금방금방 회복되는거지~"

    "......."

    "고맙다. 친구~ 하여튼 이번 여자친구는 진짜니까 너도 기대해보라고."

    유하는 살짝 눈을 감았다 뜨면서 빙긋 웃는다.

    "그래. 기대하마."

    유하의 말에 지헌이 웃는다.

    그러다가 뭐가 생각이라도 난 듯 웃음을 멈추더니 지헌이 조금씩 인상을 쓴다.

    "..아...!..."

    벌떡!!!!!

    그리고 갑자기 자리에서 급하게 일어난 지헌은 급하게 말을 꺼냈다.

    "앗!!! 아차차차~! 잊고 있었다!! 이번 시간 담임 수업인데!! ....으윽.. 이번에 안 들어오면 점수 왕창 깎인댔다구!"

    "....."

    "먼저 들어갈께~ 이왕이면 유하 너도 얼른 들어가봐라. 괜히 찍혀봤자 좋을일도 없고.. 알았지? 이따봐~"

    우당탕탕~~!!

    ".........."

    뭔가 어수선하게 옥상을 내려가는 지헌의 모습에 유하는 미소지으며 시선을 내렸다.

    평소엔 한번 화났다 하면 그 근방은 모조리 피에 적셔야만 직성이 풀리는

    권지헌이지만 유하 앞에서는 여느 고등학생 아이와 다를바가 없었다.

    유하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바람에 흩날리는 자신의 머리를 천천히 넘겼다.

    귓전에 지헌의 목소리가 아직 울리는 듯 했다.

    [헤헤, 참 신기한 인연이야..]

    유하는 작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바람은 따뜻했고..지헌의 새카만 머리카락과 웃는 얼굴이 아직 이 곳에 존재하는 것만 같다..

    ".....나..도...신기해.."

    유하는 자기 귀에도 들릴락 말락할 정도로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늘...바라보고만 있던 네 옆에....내가 있을 수 있는 것이.."

    "...네. 아버지. 아..네. 내일 오신다고요.. 괜찮아요....네. 밥은 제가 알아서 해먹을께요....

    네...엄마에게도 안부 전해주시고요...."

    유하는 전화기를 들고 가볍게 말을 하고 있었다.

    "네..그럼 좋은 시간 보내시고 오세요...네."

    달칵.

    전화를 끊고 유하는 천천히 고개를 내리며 입을 열었다.

    "...중간에 장소를 옮기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겠네."

    유하의 집으로 보이는 곳의 거실에서.. 유하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앞에 쓰러져 있는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다.

    "..흐...흐윽..흑.."

    "....고개....들어봐."

    파아아악!!

    유하가 작게 말을 하자 유하의 옆에 서 있는 두어명의 남자중 한명이 여자아이의 머릿카락을 휘어잡은채 고개를 들게 만들었다.

    "..흑..!..하아..!!...흐아악..!..사....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

    ".........."

    "으아아...!!!..살려주세요..!!..살려...살려주..!!.."

    "이게 어디서!!!!"

    파아아악~~~!!!!!!

    "아아악!!!!"

    여자아이의 얼굴이 거칠게 바닥에 쳐박히고..곧 남자의 억센 손에 의해서 쳐들어진다.

    "..흐..으아아!!....하아...하아앙...!!.."

    유하는 천천히 몸을 숙여 여자아이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바라보았다.

    "....이름이?"

    "흐..!..으으....기!..기!!....김연주요..!!...윽..!!.."

    "......."

    김연주..

    [김연주라는 앤데..]

    유하는 천천히 입을 다물었다.

    그래..김연주.

    꽤나 귀엽고 여리게 생긴 것이 역시 지헌이의 취향과 맞아 떨어진다.

    [이번엔 정말 다르다구!!]

    매번 흥분한 투로 이번만은 정말 다르다고 말했던 지헌이지만.. 유하에게는 쌍둥이로 보일 정도로 지헌의 여자스타일은 똑같았다.

    "김연주...권지헌이라고...알지?"

    "...헉...!...허억...흑.."

    숨을 가쁘게 쉬는 여자애가 대답을 하지 않자 옆의 남자가 재빠르게 윽박지른다.

    "대답해!!"

    "하..!!..네!!..알아요!! 아...알아요!!"

    남자가 다그치는 소리에 여자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유하는 시선을 내리깔고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껏 권지헌의 여자는 항상 내가 처리했어... 특별히 다치게 하고 싶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팔 다리 정도는 부러뜨려줄 수도 있어."

    유하는 무표정하게 감정없는 말을 늘어놓았다.

    ......

    지헌은 워낙에 여자에게 잘 반하는 타입이었고 그 것 때문에 자신이 손을 쓰게 된 것은

    이제 거의 취미로 자리잡을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나있었다.

    지헌이 여자에게 잘 반하는 만큼 질리는 것도 빠르기 때문에 자신이 굳이 손을 쓰지 않아도 여자들은 떨어져나가겠지만..

    그 녀석이..웃는 얼굴로 자신에게 그 여자에 대해 말을 하고..함께 다니는 것이 유하로서는 참을 수 없는 질투를 불러일으켰다.

    ..그래. 믿을 수 없을만큼 추잡한 감정.. 그 것도 연약한 여자를 상대로.

    자신이 그런 여자와 비슷한 존재로 녀석의 곁을 지킬 수 없다는 건 오래전..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유하로서는 그런 감정을 이런 일로 해결하는 수 밖에는 없었다.

    결국 믿을만한 녀석 몇명을 데리고 여자애들을 상대한지도 이미 몇년째가 되어가고 있었고...

    눈에 띄게 자기자신을 피하는 여자의 모습에 처음엔 당황도 하고 마음도 상해했지만..

    그 자리는 항상 자신이 대신해주었기에 지헌은 그 일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유하는 이런 짓을 멈출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할래. 어떻게 부러뜨리는지.. 한번 시험 해볼래?"

    "..하악..!!..학!!..아니요!!..아..!!..아니요..!!!"

    여자아이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쉰 목소리로 대답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추해보여 언뜻..이 모습을 지헌에게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유하는 작은 조소를 띄었다.

    ..물론 그럴 수는 없겠지만.

    "..그럼..어떻게 할래..?"

    "안 만날께요!! 절대!! 절대 다신 만나지 않을께요!!..흐윽..!!..으아앙.."

    "......."

    유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여자아이를 내려다 보았다.

    녀석의 여자는 유달리 겁이 많아서 이런 협박쯤으로 항상 금방 넘어가 왔다.

    그리고..녀석의 여자의 반응은 우스울 만큼 매번 비슷했다..

    "..네가 지헌과 한번 얼굴 마주칠때마다 그만큼 지금 네 옆에 있는 남자의 얼굴도 만날거다.

    그럴순 없겠지만 지헌에게 내 이름을 꺼내려 한다면...그 뒤는 알아서 생각하고."

    "흐윽....윽.."

    "그리고.."

    딩~~동~~~~

    ..!!!!

    유하는 고개를 들었다.

    오늘은 집으로 들어올 사람이 없는데..

    무심코 벽에 걸려있는 모니터를 보다가 유하는 놀랐다.

    모니터에서 비춰지는 얼굴은 분명 권지헌이었다.

    "어이~ 유하야~ 집에 있지??"

    문 밖에서 들리는 지헌의 목소리에 유하는 당황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 이 상황을 들키게 된다면....생각만으로도 끔찍했다.

    "..지..지헌..선배..!!.."

    !!!!

    여자아이가 놀란 눈을 뜨며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옆에 서 있던 남자들이 급하게 그 입을 틀어막았다.

    빠르게 뛰기 시작하는 심장소리가 귓전을 울리는 듯 했고..유하는 어떻게든 침착하게 생각하려 했다.

    "우선!..저 쪽 창고방의 창문이 크니 그쪽으로 넘어서 모두 나가!! 지헌이에게 절대 들키지 않도록 하고!!여자애 어떻게 처리하는 지는 알지?"

    "네!!"

    "쉿!! 대답 작게 하고 어서 움직여!!"

    유하는 인상을 쓴채 명령을 하고 고개를 들어 모니터를 확인했다.

    딩동~~~딩~~동~~~

    "유하야?? 없어? 불은 켜있는데.."

    어떻게 하지?

    유하는 자신의 손을 이로 물며 다급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안 나가려고 발버둥 치는 여자를 간신히 창고방쪽으로 데리고 가고 앞서 간 남자는 창문을 열고 여자를 끌어당겼다.

    유하는 그 모습을 보며 어서! 어서! 라고 작게 소리를 치며 재촉하며 고개를 돌렸다.

    아..그래. 우선 문은!...문은 잠궈 놨지..?!

    철커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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