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른구름]붉은장미꽃처럼 - 11

163일전 | 104읽음

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움직일 수도 없었다.



어느새 잔뜩 고여버린 눈물이...떨어져 내릴 것만 같아서..




못 하겠다고..하기 싫다고 울면서 금방이라도 지헌에게 가서 다 말 해버릴 것만 같아서..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고...자신이 원한 일이 아니었다고...울어버릴 것만 같아서...



유하는...움직일 수가 없었다..





......



유하는 케이크와 장미꽃을 들고 천천히 부엌쪽으로 걸어갔다.



냉장고 문에는 [생일 축하해. 아들] 이라고 써 있는 쪽지가 붙어있었고.. 이미 식탁엔 생일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



유하는 그 식탁의 구석에 케이크와 장미꽃을 올려놓았다..



"카드한장 써 있지 않은 선물이라니...멋없어..권지헌....누가 가져가면 어쩌려고.."




작게 중얼거리는 유하는..웃으려 했지만..



자꾸만 슬픔에 얽매이는 가슴때문인지 웃을 수가 없었다.....




...........























파악~!!




지헌은 골목길 사이를 터벅터벅 걸어다니며 애꿎은 돌멩이만 걷어찼다.



"..어딜 갔길래 오후가 되었는데도 집에 들어오지 않는거야.."



오늘 서강우의 전투는 없는걸로 알고 있는데..이 자식들이 유하 생일파티를 해주는 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지헌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결국은 크게 한숨을 쉬며 다시 자기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체...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헌은 유하와 친구가 된 이후로 단 한번도 유하를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 그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180도 변해버린 유하를 보는게 마음도 아프고..내심 화가 나서 다 엎어버리고 싶었던 기분이 든 것도 사실이지만..



지헌은 그럴 수 없었다.



하루이틀의 우정이 아니었다.



유하와 자신의 우정은 다른 힘으로 인해 그렇게 변할 수 있을 정도로 값싸고 비틀리지 않았다..



....서강우의 세력이 세서..라고 보기엔 너무도 어려웠다.



이제껏 유하와 항상 만만한 사람들만을 상대해 온게 아니었으니까..



그렇다면..



대체 무얼까.



..유하를 저렇게 바꿔놓을만큼 영향력있는 미끼는.........?





.....



"......으하, 역시 모르겠다.."



파박!!


지헌은 다시 한번 돌멩이를 걷어차며 걸음을 옮겼다.



..!!!!!!



그리고....다시...걸음을 천천히 멈추었다.......





"........"



자신의 집 앞에 익숙한 얼굴이 서 있었다.



보고 싶어도...찾아가도 보이지 않았던........그...여린 얼굴이...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어뜨릴 표정으로...




...........



지헌은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어..째서........



"...지헌 선배..!.."




....어째서 저 애가 이 곳에 있을까..



자신 따위는..다신 보기 싫다고 그렇게 피해다녔으면서......



이미..예전에 끝났으면서....




"........너...!.."



지헌은 메마른 입술을 천천히 열며 여자아이가 있는 쪽으로 한걸음..내딛었다...



.......




"말해봐!!!!!"



꽈아아아아아아악~~~!!!!!!!!!!!!




유하는 두 눈을 크게 떴다.



금방이라도 부러뜨릴만큼 목을 쥔 손이 센 힘을 전해오고 있었지만..유하는 정작 다른 이유로 숨을 쉬지 못하고 있었다..



"말 해보라고!! 이유하!!!!!"



폭발할 것만 같은 목소리로 지헌은 유하의 멱살을 쥔 채 소리 지르고 있었다.



유하는 갑자기 닥친 상황에 당황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제껏 내 여자친구들 협박해서 꼬리감추게 만든게..바로 너 인거냐고 내가 묻고 있잖아~~~!!!!!!!!!!!!!"



터질 것 같은 지헌의 목소리가 학교 옥상에 울려퍼졌다.



...어..떻게 안거지..?



유하는 순간...어떻게 해서든 이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알지...못 하게 하고 싶었는데..



네가 알게 되는 일이 없도록..그렇게 노력했는데..!..




"이유하!!!!!!!!"



어째서...



................



유하는 흔들리는 눈으로 지헌을 바라보았다.



강하게 목을 짓누르는 힘을 최대한 줄여보려 손을 뻗어 지헌의 팔목을 붙들었지만 지헌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유하는..도망칠 수 없고...더구나...말 조차 할 수 없는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지헌은 한차례 유하를 크게 흔들고 내 버리 듯 손의 힘을 풀었고..그 덕에 유하는 숨을 몰아쉬며 바닥에 주저 앉았다.



쿠쿠쿵~~!!!



"......ㅇ...크윽..!!.."




자신의 목 언저리를 어루만지며 유하는 겨우겨우 몸을 일으켰다.



...그..런 건가..



지헌과 자신의 사이가 좋았을때는 여자애들의 접근을 막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하지만 이렇게 틀어져 버린 사이가 되어버리고 나서는 자연스레....떠났던 여자애들도 슬그머니 돌아오겠지..




그게 아니었다고..말했겠지..



자신의 마음이 아니었는데.........이유하가....그렇게 하라고 협박했다고..



너무나 무서워서...그..럴수 밖에 없었다고.....



"..........."



얼마나 아팠을까..



네가.....얼마나 화가 났을까...........



.................



그래서 이렇게 내게 온거지..? 그런 눈으로.......



그런...눈으로.............그렇지...? 지헌아..




"이유하!!.."



지헌의 눈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만 같았다.



잔뜩 일그러진 채로..제발..아니라고만 말해달라고..그렇게 써 놓은 듯한 얼굴로 잔뜩 흥분해서..



유하를 보고 말하는 지헌의 낮은 목소리는...불안함의 떨림을 가지고 있었다.



"...네가..정말!....그...런거야?!!"



"........."



유하는 입을 다물었다.




대답..하고 싶지 않아...이미 다 알고 왔잖아..



내가 그런거라는 거.......이미 다 알고 왔으면서.......



그래도 아니라고 믿고 싶어서....이렇게 확인하러 온 거면서....내게 답을 요구하는 거야....?



네가 알고 있는게 사실이라고........그렇게 밖에 말할 수 없는 내게.




"정말 네가 그런거야??!!"



"그래!"



유하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순식간에 지헌의 귓전을 울려댔다.



"........."



지헌은 순간..뭐라 말을 꺼내지도 못한 채 멍한 눈으로 유하를 바라보았다.



...그래...........라..고...?




"그래! 내가 그랬어!! 다 내가 한거야!! 그 여자애들이 다른 말은 안해? 협박이 어느 정도 수준이었는지는 말 안했어?!!"



"............."



"내가 그랬어!! 내가 그랬다고!! 이제 만족해?!!"



....



지헌은..잠시..입이 떨어지지 않는 듯 말을 꺼내지 못하며 유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무겁기만 느껴졌던 그 입이 곧 천천히 열렸다..




"........왜...?"



.......



지헌은 고개를 들었다..



믿을 수 없는 사실에 지헌은..자신의 손이 떨려오는 것을 느꼈다.



손 뿐만이 아니었다. 어느 새........몸 전체가...가누기 힘들정도로 떨려왔다..



"..왜...?...도대체..왜..?"



"..........."



..이 것은 분노일까..



아니면....




....너무나 깊은 슬픔일까.......









"대체 왜...!..왜 그랬어....!...."




"......."



떨리는 손이 다시 유하의 멱살을 잡아왔다.



아까처럼 센 힘은 아니었지만..유하는 조금 전 보다 더 깊은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왜 그랬어!!..왜 그랬냐고!!!!"



......



.............................



....유하는 흔들리는 시야로 지헌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다..



확실한 결심이 필요함은..이미 예전에 알고 있었지만..



그 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게 제 살을 깎는 일인가에 대해서는..그 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



"기분....나빴으니까...."





유하는..지헌을 바라보았다.



마치 더 이상 감정같은게 없다는 얼굴로....



지헌의 손의 힘이 조금씩 더 약해져 가고 있음을 느끼며..유하의 눈매는 가늘어졌다..



"너 혼자서 일 만들고 나는 그 것을 따르는 것만으로도 기분 나쁜데..매번 비슷한 여자애들을 보며 반했다고..



사귄다고 떠드는게 얼마나 짜증났는 줄 알아?"



"........이.....유하.."



"기분 나빴어.....하나에서부터 열까지....다 기분 나빴다고.."




.....어째서 너를 사랑하게 되어버렸을까...생각하며 기분 나빴고...



어째서 너는 이렇게 가까이에서 너를 바라보고 있는 나를 알아보지 못할까..하며 기분 나빴고...



..아파하고 있는 내 앞에서 즐겁게 여자애에 대해서 말하는 네가..미웠어..




안되지...안되지 하면서도.......미워서....



...슬...퍼서...........





"...권지헌.......잘...들어.."




너의 뒤에서 바라만 보는 불쌍한 친구가 될 바엔..



차라리...너를 위해 희생하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차라리 편이 훨씬 나을거라고...그렇게 생각했었어..



그 편이 차라리 덜 아플 거라고...




하지만......결과는 마찬가지네..



너를 바라만 보고 있든..너를 위해 내 몸 내 던지든...



......똑같이 아파.....




내게 너는.........날...한결같이 너무 아프게 만드는 존재야...



그걸.....알..아.....?





"나..이제 너한테 완전히 등 돌린 사람이야.......알고 있잖아..너 이미 전부터 예감하고 있었잖아.."



".................이...유하...."



"돌아가지 않아. 기대하지 마........나란 인간이 그럴리 없다고....멋대로 단정하며 믿지 마....."



"..이유하..!!.."




".....나에게 너, 친구인 적 없었어."






......




유하는...가쁘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유하의 일그러진 입술에..살짝 희미한 미소가 스쳤다..



말....했다..



그 동안 그토록 말하고 싶었던...언젠가는 이렇게..떳떳하게 말해주겠다고....그리고.......그 뒤에 바로 고백해주겠다고.......



..........



고백은 사라졌지만......더 이상 네 옆에 있을 수 없지만..



그래도.....이 말만은.....성..공이네...




..그래, 한번도..친구인 적 없었어...



단 한번도 내게.....네가 친구인 적 없었어..



네가 날 알기 전부터........나에겐 너와 나눌 우정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어...........



사랑..만으로도.....이 감정이 너무도 벅차고 아파서.....




..나를 바라보는 네 눈과 같은 눈으로......너를..바..라볼 수 없었어...







"...............하,...."



지헌의 웃음소리가 옥상에 울렸다..



지헌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은 충격을 받은 듯 잠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아...하하......하하하...."




유하는..지헌의 울음소리같은 웃음소리를 들으며..살짝 손끝이 떨려오고 있음을 느꼈다..



너무도 긴장을 하고 있었는지 온 몸의 힘이 순식간에 빠져나가고 있는 것 같았다.



지헌의 얼굴을 바라보며..그 얼굴 가득 담긴 절망을 바라보며......유하는 차라리 자신이 당장 이 곳에서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면...조금이나마 더 편해질 수 있을까....




".........알...았어.."



지헌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유하는 살짝 인상을 쓰며...지헌을 바라보았다..



웃음을 멈춘 지헌은 싸늘한 표정으로 유하를 내려보고 있었다.



유하는 순간적으로 반응하는 두려움에 뒤로 물러서려고 하는 다리를 간신히 붙들었다..아니...그보다..........움직일 수가 없었다..




"......난......받은 만큼 돌려준다."





....



..........



유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지금의 자신에게...그 것보다 더 두려운 말이 있을까..



누구보다도 지헌을 잘 알기에....유하는 '그래'라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런 유하를 두고..



지헌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뒤돌아섰다.




..유하는 그런 지헌을.....바라보고 있었다...



.........
















































"모두 잘 들어. 이제 이 근처에선 함리고등학교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싸움에서 이기면 당분간은 편하게 지내게 해주마.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싸움을 이겨야 한다. 모두 준비 됐지? 놈들의 반항이 거셀테니 모두 마음 단단히 먹고..



도망치는 놈들은..."



........



유하는 자신의 옆에서 낮은 목소리로 차근차근 명령하는 서강우의 말을 들으면서 시선을 바닥으로 내렸다..



그래 싸움..



오늘처럼 큰 싸움날 한바탕 전투를 치루고 나면 조금은 기분이 나아질까..




"....그리고..오늘 전투에 이유하는 내 옆에 있는다."



....



..........!!!



유하는 순간 눈을 크게 떴다.



고개를 들어 서강우쪽을 바라보자 그대로 서강우가 시선을 마주쳐 왔다.




"그 동안의 전투에 가장 수고를 했으니까 포상이기도 하고, 더구나 이번 싸움의 전략으로는 이유하의 싸움과는 맞지 않는다.



그렇게 알도록."



".......서강우."



유하가 망설임도 없이 서강우의 이름을 부르자 근처에 서 있던 일진들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서강우는 아무 말 없이 바로 다음 말로 넘어갔고.. 유하는 입을 굳게 다문채 그런 서강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된거야."



유하는 회의가 끝난 뒤 서강우를 바라보며 말을 했다.




서강우는 무언가를 주섬주섬 챙기더니 벌떡 일어나서 이유하를 바라보았다.



"말 그대로야. 오늘 넌 내 옆에서 이번 싸움 구경이나 해."



"내 실력이 필요치 않다면 이쯤에서 나를 버려도 돼. 싸움 구경따위 취미 없으니까."



서강우가 빠르게 대답을 내뱉는 유하를 내려보았다.



그러다가..작게 웃음소리를 낸다.




"..그 동안 너무 험한 일만 시켰더니 불만이라도 있었나............버려도 된다니....이유하 답지 않게 귀여운걸."



...!!!



유하는 서강우의 말에 살짝 인상을 썼다.



그리고 유하가 뭐라고 말을 꺼내려 하자 곧 시끌시끌해지며 우천과 우운이 방으로 들어왔다.




"..아앗!!..유하형님이 또 화났다!!"



"강우형님~! 또 유하형님 괴롭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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