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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른구름]붉은장미꽃처럼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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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알아....너는 그 곳을 이미 오래전에..'친구'인 나를 배신하기까지 해서 선택했겠지..

    까가가가가강~~!!!!!!!!!!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깡통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흩어지고 그 사이로 인영 하나가 뛰쳐나온다.

    캄캄한 어둠에 삼켜진지 이미 오래인 듯 사방은 캄캄했고,

    인영은 주위를 살피더니 숨을 헐떨이며 건물 구석으로 기어들어갔다.

    파바박!!!

    "..헉...헉헉...하아.."

    근처로 자동차 불빛이 인영의 몸을 스쳤고 곧 그가 아직 학생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교복이 어둠속에서 드러났다.

    '경일'이라는 문구가 써있는 소년의 교복은 이미 피로 물들어있었고

    무엇엔가 겁에 질린듯 그의 손은 끊임없이 떨리고 있었다.

    "헉...!..헉..허억..!..젠장..."

    바들바들 떨리고 있는 자기의 다리를 움켜쥐며..여전히 뚝뚝 떨어지고 있는 땀과 피도 느끼지 못하는 듯 소년은

    가쁜 숨만을 몰아쉬고 있었다.

    타다다다닥..!!

    !!!!!

    "헉...하악....하아..."

    꾸욱..

    멀리서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자 소년은 뻗뻗하게 굳어버린 몸을 땀에 축축한 손으로 단단히 붙잡았다.

    이 발자국 소리가 어디서 오는지, 얼마쯤 왔는지, 한번쯤 뒤를 돌아 볼 만도 했지만..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지 소년은 자기의 손등으로 떨어지는 땀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타다닥...다다...........

    "............"

    .....

    ..........................

    바로 뒤까지 따라붙은 것 같은 발자국소리가 조금씩 사그라지자..소년은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터어어억!!!

    !!!!!!!

    "..으!으아아아!!!!!!.."

    "쉿!! 조용히 해! 나라구!! 나!!"

    순간 자기의 어깨를 치는 손에 기겁을 하며 소년이 비명을 지르자

    손의 주인인 소년이 그 입을 틀어막으며 당황한 목소리를 낸다.

    그의 교복 어깨에도 '경일'이라는 글자가 써 있었고..겁에 질려있던 소년은 그가 아는 사람이었는지 그제야

    작게 한숨을 쉬며 손을 뿌리친다.

    파아악!!!

    "씹!!..놀랐잖아! 누구 심장 멎게 할일있어?!!"

    "네 소리에 내가 더 놀랐어! .........도망친거냐? 병신."

    "..남말하고 있네. 마찬가지면서."

    소년은 인상을 찌푸리며 바닥에 침을 내뱉었다.

    지금도 살이 터지고 찢어지는 소리가 귓전을 맴도는 듯 해 온 몸이 떨려왔다.

    방금 전까지의 광경이 너무나 생생하고 끔찍했기에 오히려 꿈인것만 같았다. 정말이지 믿을 수가 없었다.

    "난 그래도..너처럼 일찍 나오진 않았다. 명색이 일진이라는 놈이 그게 뭐냐. 난 도와준거라 치고.."

    ".......그딴거...탈퇴해 버려야겠어.."

    얼굴은 잔뜩 일그러뜨린채 반은 넋이 나간듯 말하는 소년을 보며 뒤에 나타난 소년이 얼굴을 찌푸린다..

    "야아..그렇다고 그렇게까지..."

    "젠장할!! 아직도 몸에 소름이 돋아!! 죽을 것만 같아!!"

    버럭 소리를 지르고 소년은 자신의 얼굴을 감싸안았다.

    언젠가 이런 상황과 다시 맞부딧치게 된다면 절대! 절대로 일진따위에 있고 싶지 않았다.

    두려움..그런 것을 넘어선 공포였다.

    자신이 오늘 본 것은.

    ".......하긴. ..하아........나도 네 말이 이해가 간다.. 아직도 등이 땀으로 축축하다구.."

    ".............."

    소년은 입을 꾹 다문채 자신의 발 밑을 주시했다.

    어두워서 그리 선명하게 보이진 않았지만.. 자신의 몸에서 떨어져 튀긴 핏방울이 흥건하게 자신의 구두를 적시고

    있다는 것 쯤은 알 수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방금 전 자신이 도망쳐 온 그 곳의 환영을 불러오는 듯 했다.

    "지금 생각해도 믿을 수 없어.. 분명히 튀긴했지만 흐릿흐릿했는데.."

    "........"

    "...설명할 수 없어..아...그래.. 갑자기 시선을 뗄 수 없었다고 해야 하나...그 공포에......."

    "........"

    ".....괜히 걸린 우리 학교만 불쌍한거지......거기 일진들 소문이나 별명이 어디 한두개냐?.."

    "......"

    "무엇보다 그 사람..........선명한 핏빛으로 물들어가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숨이 딱 멈추는 것만 같았어..정말..새빨갛게.....변해갔어....너도 봤지..?...."

    옆에서 정신없이 말하고 있는 동료의 목소리를 들으며 소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툭..하는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자신의 피를 바라보았다.

    "......응...아주 천천히...조금씩 조금씩 얽혀서...화악...휘..날렸어......그래. ..마치..."

    "...마치.."

    ..소년은 천천히 중얼거렸다.

    "......붉..은 장미꽃처럼.."

    [붉은 장미꽃처럼]

    by. 떠오른 구름.

    "야!! 야! 너 그 소식 들었어??"

    헐레벌떡 복도를 뛰며 한 학생이 걷고 있는 친구를 붙들며 묻는다.

    그러자 살짝 인상을 쓰며 귀찮다는 듯 한숨을 쉬는 친구가 무신경하게 입을 연다.

    "뭐~ 어젯밤 여기 영지고랑 경일고가 붙은거?"

    "....에...다 알고 있네."

    뭔가 맥이 빠진듯 학생이 중얼거리자 대답했던 아이가 인상을 쓰며 자기의 목뒤를 주무른다.

    "내가 싸움 일어난 곳 근처에 사는 거 모르냐? 어제 경찰차 오고 난리났어. 잠도 못 잤다구.."

    아직까지 잠을 잘 자지 못한 피곤함이 남았는지 소년은 말을 하면서도 연심 늘어지게 하품을 해댄다.

    "야..야.. 입 다물어. 선배들이라도 지나가면 어쩌려구.."

    !!!

    걱정스러운 투로 옆에 있던 학생이 말하자 하던 하품을 급히 억누르며 소년은 고개를 흔들며 입을 연다.

    "야아~ 겁 주지 말라구."

    "..조심해서 나쁠건 없지."

    "........."

    소년은 살짝 입술을 삐죽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재수없게 선배의 눈에 걸리게 되면 한두대 맞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니었다.

    괜히 성질 나쁜 선배에게라도 걸리면 그 날로 병원행으로 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영지고교.

    이 근래 고등학교 중에 가장 이름이 높은 명문학교이며 또 선후배간의 사이가 엄격하기로 유명한 학교다.

    공부의 실력은 물론이었거니와 더구나 이 곳의 소위 일진이라는 그룹은 근처 학생들 사이의 완전한 우두머리들이었다.

    저승사자 무리라고 불릴정도로 그 싸움 광경이 참혹하고,

    또 워낙에 머리들이 좋아 큰 사건을 터치고도 금방 마무리를 지어버리는데..

    그런 일진들이 학생들의 공포의 대상인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헉!!!..야!!..야! 정말 선배들이 온다!.."

    "..윽..! .."

    "..!!...쉿!!!"

    ......

    뚜벅..뚜벅..

    떠들썩하고 지나다니던 학생들이 많던 복도가 순간 뻥 뚤리며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학생들은 구석으로 물러나 똑바로 서서 잔뜩 긴장한 얼굴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뚜벅뚜벅..

    그 사이에 여러명이 걸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조용한 복도엔 여기저기서 마른 침을 삼키는 소리만 간간히 들려왔다.

    뚜벅..뚜벅..

    검은색의 교복이 시야에 들어오자 구석에 서 있던 학생들이 일제히 몸을 숙인다.

    "안녕하십니까!!!"

    커다란 목소리가 크게 울리고 그 사이로 선배로 보이는 학생들이 지나간다.

    머리스타일이나 교복을 입은 모습이 다른 학생들과는 확연히 달랐고

    학생들은 곧 그들이 이 학교의 일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지나가는 학생들 중에 튀지 않은 사람은 그리 없었지만

    그 중에서도 중간쯤에서 걷고 있는 두 사람은.. 확실히 눈에 들어왔다.

    그 중 한 학생은 눈가에 닿을 정도의 평범한 검은 색 머리에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키가 큰 미남이었다. 특별히 다른 말로 설명할 수도 없을 정도로 잘생긴.

    그는 다른 일진들과는 달리 지나가며 학생들의 인사에 고개를 끄덕거리거나

    자신도 간단히 인사를 할 정도로 부드럽게 보였다.

    ..그에 반해 그의 옆에서 걷고 있는 학생은 처음부터 시선을 잡아 끌수 밖에 없는 아름다운 회색의 머리를 하고 있었고..

    피부도 하얀데다 눈동자 색도 연해서 다른 몸 좋은 남자들에 비한다면 의아할 정도로 더할 나위없이 여리게 보였다.

    하지만 후배들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그 들을 쳐다보지도 않는 눈동자는 꽤나 냉정했고..

    그가 풍기는 분위기만은 같이 걷고 있는 그 누구보다도 위험하다는 것을 주위의 공기가 전해주는 듯 했다.

    그 두 명이 바로, 영진고교의 톱,

    권지헌과 이유하 였다.

    "..........후아아..."

    "너도 숨 차냐?..헥헥...나도 선배들이 내 앞 지나갈때는 숨도 안 쉬었다. ...윽..등뒤가 서늘해.."

    뻣뻣하게 서 있던 학생들이 겨우 한숨을 쉬며 굳어버린 자신의 몸을 풀었다.

    그 사이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학생이 입술을 파르르 떨며 중얼거렸다.

    "..이..일진들은 어쩌다 한번씩 보긴 했지만..이렇게 가까이에서 지헌선배님을 본건 처음이야.."

    ".....나도 그래. 진짜 멋있더라..사람 얼굴이 그렇게 잘 생겨도 되냐? 윽.."

    얼굴을 본게 자랑이라도 되듯이 이내 다른 학생들도 술렁술렁거리며 한마디씩 거들며 모여들었다.

    "난 몇번씩 교문 앞에서 봤어. 그래도..지헌선배님 바람둥이라던데?

    일주일 이상 같은 여자랑 있는 걸 못봤어. 매번 바뀌더라구."

    "너 같으면 그런 얼굴에 그 능력으로 한 여자만 사귀겠냐?"

    "하긴...뭐..그래도 지헌선배님은 다른 선배들처럼 못되게 구는 것도 별로 못 본거 같은데..

    친절하시기도 하고 인사를 잘 받아주니 성격도 좋겠다.....

    어떻게 짱이 된건지 신기해. 유하 선배님은 왠지 자연스레 느껴지는데.."

    의아하다는 듯이 한 학생이 말을 꺼내자 금방 옆에 있던 학생도 거든다.

    "맞아. 유하선배님이 톱인건 이해가 가.. 평소에도 그 선배님 근처에선 피가 말라버릴거 같아..그런 사람이 화난 모습...윽..상상하기도 무서워.."

    "..그래도.. 그래도....회색 머리 정말 예쁘지 않냐? 흔하지도 않지만.. 그 색 그렇게 잘 소화해 내는 사람 처음 봤어.."

    "응..! 엄청 예뻤어!! 얼굴도 왠지..남자..라기보단 미소년이라고 해야 할것 같아.

    자주 보고 싶은데..어째 지헌선배님보다 보기가 더 힘든거 같아.."

    "봐도 말 걸어주겠냐~~공기만 얼려버릴걸.... 으...그래도 나도 좀 자주 보고 싶다~~"

    금세 꺅꺅 거리며 근처의 여자애들도 얼굴을 붉힌다.

    누가 뭐래도 그 두사람만큼 이 학교내의 유명인사는 없을테니 어디서나 조심히 말이 오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조금씩 모인 아이들이 어느새 무리를 이루고 이야기는 점점 깊어져 가는 듯 했다.

    "그런데 유하선배님은 여자에 별로 관심이 없는거 같아..여자랑 같이 다니는거 본 적도 없는걸.."

    "몰래 숨어서 만나는게 아닐까?"

    "유하선배님이 너냐??..딱 봐도 그 선배님은 여자욕심이 별로 없는것 같고만."

    "그러게..둘이 친구라는게 이해가 안가.. 정말 반대잖아. ...뭐 둘다 외모며 공부실력이며

    얼굴이며 딸리는 점이 없다는 건 닮았지만..평소의 행동이 완전 반대야.."

    "혹시...유하선배님이 자기 친한 친구라서 특별히 지헌선배님을 톱자리에 앉힌거 아닐까..?"

    "웃기는 소리 하지마."

    !!!!!!!!!

    시끌벅적한 학생들 사이로 얼음장 같은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

    "......."

    모두들 순간 움찔해 말을 멈추자 학생들 사이에 있던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착각하지 말라구."

    인상을 쓰며 말하는 그 학생의 말에 다른 학생들의 인상이 찌푸려지고...그 말을 다시 이어졌다.

    "지헌선배님이야말로 정말 무서운 사람이야.."

    "......"

    "만만하게 봤다가 저세상 구경하지 말고 봐줄때 적당히 기는게 좋아. 오래살고 싶으면."

    남자의 말속에는 직접 경험한 듯한 공포가 담겨져 있는 듯 했고..

    그 말을 들은 다른 학생들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채 연신 고개를 끄덕거렸다.

    말하는 그 학생이 신입생때 일진에 들어갔다가 탈퇴한 후 두달 반 동안이나 병원신세를 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우스스스 사라지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그 남자는 작게 웃음을 지었다.

    "아마 진실을 알면 놀라 기절할걸.....나는....봐 버리고 말았다구.......뭐..확실히 둘의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남자는 작게 중얼거리며 교실 문쪽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근처 사는 사람들 짓이 아닙니다. 경일고 새끼들이 경찰에 신고한게 틀림없어요!"

    학교 옥상에 여러명의 학생들이 굳은 자세로 서 있었고 그 들 중 앞의 몇명이 권지헌과 이유하 앞에 서서 흥분한 듯 말을 하고 있었다.

    권지헌은 자신의 날렵한 콧잔등에 손등을 대어 관심없는 듯 킁킁대고 있었고

    이유하는 그 옆에서 고개를 숙여 부드러운 회색 앞머리로 자신의 하얀얼굴을

    가린채 근처를 굴러다니던 쇠파이프를 손 안에서 돌려대고 있었다.

    자신의 앞에서 점점 흥분하는 남자들의 말을 듣고 있던 지헌이 곧 고개를 들고 입을 연다.

    "우리쪽 잡힌 인원은?"

    "....한...네명 정도 됩니다. 그냥 동네 싸움 정도로만 말 하겠지만..그래도 그 것 때문에 우리가 다 교장실로 불려간것 아닙니까."

    "사실상 어제 경일고 놈들이 일방적으로 우리에게 짓밟혔으니 보복해야겠다고 생각한게 분명합니다!!"

    "경일고 일진 놈들 몇몇 족쳐서 물으면 지들이 별수 있겠습니까? 신고한 놈들 잡아다가 그냥..!!.."

    콰가가가가강~~~~~!!!!!!!!

    !!!!!!!!

    인상을 찌푸리고 말하던 남자가 순간 몸을 크게 움찔하며 말을 멈췄다.

    귀에 쩌렁쩌렁 울릴정도의 소리를 낸건... 이유하였다.

    "...그....ㄱ........"

    남자가 잔뜩 겁을 먹어 말을 잇지 못하자, 유하는 자신이 위협적으로 바닥에 내리박은 쇠파이프를 보며 입을 열었다.

    ".....누군 몰라서 그러는줄 알아?"

    ".......으.."

    "입닥쳐."

    ....

    !!!

    "...윽..!...죄..죄송합니다!!.."

    남자가 크게 고개를 숙이며 소리를 지르듯 사과를 하자 지헌이 유하의 등을 살짝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뚜렷한 확증이 없으니까 괜찮잖아."

    "........"

    "자자..됐어. 앞으로는 이런 실수가 없도록 하면 돼. 모두 해산해."

    지헌이 부드럽게 말하자 일진들은 다시 자기의 자리대로 반듯이 서서 고개를 끄덕인다.

    "..네..!!!.."

    서 있던 남자들이 크게 몸을 숙여 인사한 뒤 모두 천천히 움직였다.

    끼기기이익..

    터벅터벅..

    옥상에서 내려오며 일진 중 한명으로 보이는 남자가 안심한 듯 작게 한숨을 쉰다.

    "으아..역시 이유하선배님은 엄청 무섭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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