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럼] The game 4round - 9

163일전 | 58읽음

페이스의 시선은 사히드에게서 떨어질줄을 모른다.



"무슨 일이라도?"



이상하게 생각한 아사야가 페이스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페이스가 짜증난다는 듯이 말했다.



"도대체 이런걸 왜 집안에 두는 거지?"


"네?"


"이 녀석."



페이스가 턱짓으로 사히드를 가리킨다.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걸 집안에 두느냐고. 당장 내쫓아."



사히드의 얼굴이 굳어진다. 그리고 아사야는 굳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벌컥 화를 냈다.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는 겁니까! 사히드는 제 형제와도 같은 사람입니다. 아무리 페이스님이라도, 그런 말씀을 하신다면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사히드를 모욕하는 것은 절 모욕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것도 모르시면서 함부로 말씀하지 마십시오!"


"………."



페이스가 무표정한 얼굴로 사히드와 아사야를 번갈아 본다.



"내 말을 듣는 게 좋을 텐데."


"안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정말 듣는 게 좋을 거야. 나중에 후회하게 될걸."


"후회할 것 없습니다. 사히드는 저와 함께 자라다시피 한 사람입니다. 더 이상 말씀 하신다면…."


"아아. 알았어 알았어."


"사히드에게 사과해주십시오."


"싫어."


"사과하십시오!"


"싫어. 명령 운운할 생각하지마. 난 분명히 경고한 것이니까."


"페이스님!!"


"싫다면 싫은 거야."



그렇게 말한 페이스가 먼저 저택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사야는 그 분을 풀지 못하고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괜찮습니다. 아사야님."


"괜찮지 않아! 젠장.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정말이지."


"정말 괜찮습니다. 뭔가 이유가 있으시겠지요. 뭐, 저야 이래저래 말을 들어 왔으니 이제와서 하나 더해진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사히드 역시 매우 기분이 상해있었다. 하지만, 상관없다. 페이스에게서 모욕적인 말을 들었긴했지만, 그 때문에 아사야가 자신을 위해 화를 내고 있다. 그것도 진심으로, 그것이 너무나 기쁘다. 그 사실만으로도 페이스를 용서할 수 있다.


사실 공작가의 사람들 중에는 사히드들을 못마땅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출신도 모르는 고아들을 거두어 들인 것 까지야 네비즈 공작의 인품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그런 고아들을 공작가의 후계자들의 호위역으로 붙여 계속 곁에 두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태반이었기 때문이다.


경멸과 모욕 따위는 그들에게는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다. 그저 자신들의 주인을 지키는 것만이 그들의 중요 과제이고, 그들이 살아가는 중요한 이유니까 말이다.


다만, 어째서 사정도 모르는 페이스가 그런 말을 했는지는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는 앙금이 남는다.



"미안. 사히드."



분을 삭이며 아사야가 말했다.



"아사야님이 사과를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도 미안해. 정말 어쩔 수 없는 사람이라."


"괜찮습니다."



마음에 남아 있던 앙금이 아사야의 말에 눈 녹듯이 녹아 내린다.



"일단 들어가자. 제르아 형님을 뵙는 것이 급선무니까."


"네."



자신도 마지키르처럼, 싸늘한 시신을 끌어안고 오열했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아사야는 무사히 돌아와 자신의 앞에 있다. 이 이상 무엇인가를 바란다면 저주를 받을지도 모른다.


사히드는 신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간다. 리커버리."



나직한 마법의 주문이 페이스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그의 손에서 은은한 푸른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마커스가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다 들린다.


페이스는 천천히, 제르아의 움직이지 않는 왼팔에 손을 얹었다. 한번도 보지 못했던 진지한 표정이 페이스의 얼굴에 떠올라 있다.


아사야 역시 숨을 죽이고 마법이 시전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페이스가 외운 주문은 이전에 왕궁에서 보내준 마법사들이 시전했던 것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완전히 고치지는 못했다. 찢겨지고 벌어진 상처들이 작아지고, 또는 없어지긴 했지만 팔을 움직일 수는 없었던 것이다. 과연 페이스는 저 팔을 완전히 고칠수 있을까?


천천히 페이스의 손에 돌던 푸른빛이 사라진다. 잠시 후 페이스는 제르아의 팔에서 손을 떼며 말했다.



"한번 망가졌던 것이니, 원래대로 사용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단은 완치되었다."


"저, 정말입니까?"



제일 먼저 반응한 것은 마커스였다.



"확인해보면 봐."


"제르아님!!"



아무 말 없이 그저 치료를 받고 있던 제르아는 믿어지지가 않는 다는 표정이었다. 왕궁의 마법사들이 밤새도록 리커버리와 큐어를 되풀이하며 고치려고 노력했던 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팔은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고 감각도 느낄 수 없었다. 그런데 단 한번으로 정말 완치가 되었다니 정말 믿을 수가 없다.


제르아는 천천히 팔을 들었다. 팔을 들으려고 했다.



"아---!"



움직이지 않던 팔이 천천히 들어올려진다. 제르아는 손가락을 움직여 보았다. 역시 자신이 마음먹은대로 움직인다.



"제르아님!!"



마커스가 울음을 터트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페이스님."



제일 먼저 페이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 것도 마커스였다.


울음 섞인 마스커의 인사를 받으면서도 페이스는 여전히 무표정이다. 하지만 그가 무표정이든 아니든 무슨 상관이 있을까.



"정말로 감사합니다. 페이스님."



아사야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로 페이스에게 감사의 말을 했다. 아사야의 말에 겨우 페이스가 고개를 끄덕인다.



"뭔가 너는…."



그는 말을 하다말고 입을 다문다. 무슨 말을 하려는가 싶어서 귀를 기울이던 아사야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페이스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정말… 무슨 말로 감사를 드려야 할지."



자신의 팔이 다시 움직인다는 사실에 감격한 제르아가 그때서야 페이스에게 말을 건넨다.



"어떻게 이렇게…."


"치료계 마법 따위야 간단한 거다. 제대로 쓰지 못하는 녀석들이 멍청한 거지."



일단은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는 듯이 페이스는 그대로 뚜벅 뚜벅 밖으로 나가버렸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시녀가 방으로 안내하겠다는 말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고맙구나. 아사야. 페이스님을 모시고 와줘서."


"아뇨. 뭐 그게 모시고 온게 아니라 어쩔수 없는 바람에. 하하하."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자 침실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다.


제르아는 침대 옆에서 아직도 울먹이고 있는 마커스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나이는 벌써 스물이건만 동안의 마커스는 아직도 소년으로 보인다.



"그만 울어라. 마커스. 이제 다시 팔을 쓸 수 있게 되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제르아님. 저는… 저는…."


"그래. 그래."



아사야는 흐뭇한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것으로 제르아 형님에 대한 시름은 완전히 접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공작가의 후계 문제도 제르아 형님이 완치 되었으니 아무도 뭐라고 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네 고생이 많았구나. 사리예 공주님은 무사 하신 거냐?"


"예. 그것에 대해 그렇지 않아도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아사야의 말에 제르아가 의아한 눈빛을 보낸다.



"페이스님에 관한 건도 좀 있구요."


"그래? 그러고 보니 조금 전에 페이스님이 여기에 머무르시려는 것 같던데."


"원래는 왕궁에 머물르시도록 폐하께서 하명하셨는데, 저를 따라오시겠다고 하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모시고 왔습니다."


"그런…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저 분은 아무래도 왕궁에 계셔야 할 분 같은데."


"형님은 그곳에 가시기 전에 뭔가 들으신 이야기가 없으십니까?"


"무슨 이야기?'


"그러니까 봉인이라던가, 뭔가 그 고문서인가 석판에 쓰여져 있는 이야기 같은거 말입니다."


"글세. 나도 그저 소이라 공주님을 호위 하라는 명령만 들었는데."


"후우."


"왜. 뭔가 잘못된 일이라도 있었던거냐?"


"그게. 사리예 공주님께서 봉인을 푸셨어야 하는데 어쩌다 보니까 제가…."


"뭐?"



두 형제가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마커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분, 이야기를 나누십시오. 저는 옆방에 있을터이니 필요하면 불러주세요."


"아. 그래 마커스 고맙다."


"그럼."



마커스가 인사를 마치고 물러가려 하자, 사히드도 그 뒤를 따른다.


두 사람이 방을 나서자 문이 닫힌다.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아사야는 오늘 겪은 일을 제르아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한편, 제르아의 팔을 고친 후 방을 나온 페이스는 안내된 방의 푹신한 침대에 아무렇게나 누어 있었다.


그는 두 팔로 깍지를 끼고 머리를 받치고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인간이란 참…."



소궁에 연결된 동굴에 봉인되었던 때가 마치 어제의 일처럼 느껴진다. 봉인되어 있는 동안도 의식은 살아 있었기에 시간의 흐름을 하나하나 세고 있었다. 길고 긴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푹신한 침대에 누어 있으니 그 긴 시간도 한순간의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단호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피의 계약을 말하던 세레스의 얼굴이 생각난다. 그 얼굴을 떠올리자 마자 화가 치민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가 더 이상은 이 세상에서 살아 숨쉬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떠올라 왠지 기분이 가라앉는다.


나름대로는 아끼던 아이였다. 처음 그녀를 길에서 주었을 때만해도, 그저 변덕을 조금 부렸던 것뿐이다. 그렇게 길에서 주은 아이가 순식간에 자라 어른이 되고, 마법을 가르쳐달라 떼를 부리기에 심심풀이로 마법을 가르쳤었다. 그 아이를 키우며 그러면서 나름 부성애라는 것도 느꼈었다.


어느새 쑥쑥 자란 세레스가 어느 날 한 남자를 데리고 페이스를 찾아왔다. 그리고 도와달라는 말을 했다. 세레스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어쩔 수 없이 그 아이를 도와주었다. 그 아이를 도와 몬스터들의 땅이나 다름없는 이 땅을 인간들이 살만한 땅으로 만들었다. 주어 기른 책임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결국 그것도 일종의 변덕이었지만 말이다.


그랬던 아이가 결국에는 페이스의 자유를 속박하여 400년 넘게 봉인을 해버렸다.


그것을 생각하자 울컥 화가 다시 치밀어 오른다.



"인간들이란…."



수많은 인간들을 만나왔지만, 모두 똑같았다. 모두들 그의 마법에 놀라고, 그와 친해지려 하고, 결국엔 그를 배신했다. 애정을 주며 키웠던 세레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들 그가 가진 마법밖에는 바라지 않는다. 당연하게 그에게 마법을 쓸 것을 부탁하고, 요구하고 바랬다. 그리고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저 녀석은 뭔가 달랐어…."



한순간의 일이었지만, 페이스는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는 아사야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별것도 아닌 작은 마법이었을 뿐인데도 아사야는 진지한 얼굴로 그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그것은 절대 의심할 수 없는 진실이었다.


그는 인간이 싫었다. 언제나 바라기만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싫었다. 특히, 여자는 더더욱 싫었다.



"이제와서…."



만난 지 하루도 안된 아사야가 잠시 잠깐의 진심을 보여준 것에 흔들리고 있는 자신이 너무나 우습다.


그는 머리를 받치고 있던 오른손을 빼 눈앞에서 펼쳐 손바닥을 보았다.


거기에는 은은한 푸른색의 문장 하나가 새겨져 있었다. 아사야와 나눈 계약의 증거다. 그것과 똑같은 문장이 아사야의 오른쪽 이마에도 새겨져 있다. 본인은 그것을 아직 보지 못한 듯 하지만 곧 발견할 것이다.



"풋--."



피의 계약의 증거, 똑같은 문양. 자신과 아사야를 이어주는 문장이다.



"감정 같은 것은 400년 동안 사라진게 아닌가 싶었는데 나도 어쩔 수 없군."



자유를 위한 선택이기에, 자격과 능력을 갖춘 자라면 누가 되든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왔다. 언제가 되든, 그게 누구이든, 자신에게 자유를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나 상관없다고 말이다.


아사야가 외궁에 발을 디뎠던 순간이 떠오른다. 그가 결계를 통과하는 순간, 페이스는 전율을 느꼈었다.



"참나. 세레스를 능가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주제에 마법사가 아니라 기사라니. 별난 놈이야."



이름만 떠올려도 화가 나는 아이지만, 한가지만큼은 감사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녀가 약속한 데로 그녀의 피를 400년이 지나도록 굳건히 이어져 내려오게 한 사실에 대해서다.



"이제 남은 것은 그 녀석이 제시한 조건을 이루는 것 뿐인가."



마법을 쓰는 것은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마법을 쓴 후, 그것을 바라고 요구했던 인간들의 반응과 변화가 싫을 뿐이다.



"그녀석이 변하지 않길 바라는 것은 사치겠지?"



배반과 실망만을 되풀이 해왔던 시간이 너무나 길었다. 그것이 아쉬울 뿐이다.




5.




사라라락.


부드러운 흙이 흩어지며 떨어진다.


멀리 떨어져 있던 시녀들이 하나둘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나직한 장속곡과도 같은 울음소리. 어느 누구도 그녀들을 만류하지 않는다.


삼일 후로 예정되었던 장례식은 공작가의 사람들과, 왕궁에서 보내져온 위로단, 그리고 네비즈 공작의 휘하에 있던 많은 기사들의 참석 아래에 이루어졌다.


네비즈 공작과 큰 아들인 루디아의 관은, 눈부시게 해를 반사하는 날카로운 검으로 만들어진 아치 아래를 지나, 깊게 파인 구덩이에 안치되었다. 해가 잘 드는 언덕배기였다.


흙으로 덮여 사라져 가는 관을 바라보는 아사야의 눈이 붉게 물들어 있다. 그의 옆에 있는 다른 두 형제도 마찬가지다.



'아버님… 큰 형님.'



이렇게 쉽게 제대로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임종도 지키지 못한 채 장례를 치르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프고, 무겁다. 아사야의 시선이 어느덧, 건너편에 있는 한 여성에게 향했다.


이번 전투를 마치고 나면, 그때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던 큰 형님의 약혼자인 사례첼 후작가의 영애로, 지난번에 함께 외궁으로 갔던 챠이드의 누나다. 샤례첼 후작의 장례식은 이틀 후로 계획되어 있다. 그런 와중에도 약혼자의 장례식에 참가한 것이다. 과연 그녀에게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집안끼리의 정혼이라고 해도, 이미 약혼을 한 이상, 그녀는 네비즈 공작가의 사람이나 다름없다. 루디아의 죽음은 그래서 더더욱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었다.


어느새, 아사야의 눈에서는 투명한 두 줄기의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고요한 가운데 들리는 것은 흙이 떨어지며 만들어내는 슬픈 울림뿐. 그렇게 네비즈 공작과 그의 후계자의 장례식은 사람들의 슬픔 속에서 조용히 끝났다.


하지만, 아사야는 장례식이 끝난 이후에도 그곳에서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기사들과 왕궁에서 온 위로단, 시녀들이 모두 돌아간 이후에도 말이다.


주변에는 서서히 색을 잃어가기 시작한 풀들이 덮여 있지만, 이제 막 만들어진 무덤에는 아름다운 글자가 새겨진 대리석의 묘미뿐, 적갈색의 흙이 흉물스럽게 덮여 있다.



"봄…이었다면 좋았을 텐데요."



아사야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봄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이 흉물스러운 흙더미도 곧 초록의 잔디로 덮여 포근한 휴식자리를 만들어주었을 것이다.


옆에 서 있던 제르아가 그런 아사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형님은 봄꽃을 좋아하셨지."



세 형제는 서로를 돌아오며 쓸쓸한 미소를 짖는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들은 이 무덤 앞에서 발길을 떼지 않고 있다. 그들의 시선이 너나할것없이 한 남자에게 집중된다. 바로 마키지르였다.


새파란 안색의 그는 며칠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보일 정도였다. 루디아가 죽은 이후로는 식사도 물도 거부하고 수면을 취하는 것 조차 거부하며 그의 시신 곁에서 밤을 새웠기 때문이다.


형제들이 떠나지 못하는 것은 죽은 사람들에 대한 연민도 있었지만, 바로 저 마지키르가 석상처럼 굳어 한발자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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