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럼] The game 4round - 7

163일전 | 54읽음

못했다.



『주문을 외워.』



그의 명령에 아사야의 시선이 풀려나고 석판으로 향한다.


손을 치우자 빛나는 석판 위에 나타난 붉은 글자가 보였다. 하지만, 그 글자는 조금 전 사리예가 외웠던 것과는 조금 다른 주문이었다.



"피의 계약에 따라, 그대 자유를 위해 눈을 뜨라."



자신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정말로 자신의 것인지 알 수 없다.



"자유를 약속하는 새로운 피의 계약을 위해. 봉인 해제."



갈라진 목소리가 그의 귓가로 흘러 들어오는 순간, 눈부신 푸른빛이 석판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 빛은 그저 단순한 빛이 아니었다. 눈부신 빛에 눈을 감은 아사야의 몸을 감싸고, 사로잡고, 흔들었다. 그리고 스쳐지나가며 감겨들었다.


잠시 후, 아사야는 천천히 눈을 떴다.


조금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기묘한 향기 같은 것이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건 향기? ....아니 물 냄새?'



신비한 체험은 그가 서 있는 이 장소가 현실의 것이 아닌 듯 느끼게 하고 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아사야는 귀가 떨어져 나갈 듯한 욕지거리에 지금 이 장소가 현실의 것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빌어먹을!!! 지독한 계집애!"



공주가 들었다면 얼굴이 새파래져 버렸을 목소리다.



"감히 나를 속였어!!! 젠장할!!"



아사야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의 눈앞에는 푸른빛이 감도는 묘한 검은색 천으로 몸을 감싼 남자하나가 서 있었다.


아사야보다는 훨씬 큰, 어쩌면 사히드보다도 클지도 모른다. 그는 여자들이 부러워 할 정도로 새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기묘한 푸른빛과 검은 색이 뒤섞인 것 같은 머리카락을 허리까지 길게 드리우고 있었다.


그리고….



"죽어버렸으니 내 손으로 목을 꺾어 버릴 수도 없고! 빌어먹을!!"



다시 한번 분노를 토해낸 남자가 팟-하는 소리와 함께 아사야의 앞으로 걸어왔다. 뚜벅뚜벅 들려오는 발소리가 그가 희미한 형체가 아닌 살아 있는 인간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이름."


"네?"


"이름이 뭐냐. 계약은 아직 성립되지 않았어!"


"아, 아사야 카라임입니다만."


"나는 페이스."



그의 손에는 어느새 인가, 사리예 공주가 가져온 날카로운 칼이 들려있었다. 그는 그것으로 단숨에 자신의 손바닥을 그었다.


붉은 피가 후두둑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흘러 떨어진다.


그는 피가 흐르는 채로, 아직도 송송 피가 베어 나오고 있는 아사야의 이마에 손을 대었다.



"이것은 피의 계약. 너의 계약조건은 무엇이지 아사야 카라임?"


"에? 그, 그러니까…."



생각지도 않은 사건이 일어난 탓에 아사야의 머리는 완전히 공황상태다.



"계약조건을 말해. 말해두지만 얼토당토 안은 계약조건을 걸으면 그 계약을 이행하는 즉시 널 죽여버리겠다."


"계약…조건은…."



아사야는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그런 뇌리에 사리예 공주와 돌아가신 아버님과 형님 그리고 국왕의 얼굴이 떠올랐다. 순간 머리가 맑아지고, 자신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머릿속에 명료하게 떠올랐다.



"테코아 왕국을 구해주십시오."


"뭐?"


"당신이 쫓아버렸다고 하는 몬스터들이 다시 이 왕국을 노리고 있습니다. 왕국을 구해주십시오."


"빌어먹을 나더러 또 그 개 같은 짓을 하라고?"


"………."


"다른 계약 조건은 없나?"


"그, 그것뿐입니다."



머리를 잡고 있는 탓에 시선을 돌릴 수도 없다. 아사야는 페이스의 그 새파란 눈동자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빠져들면 결코 두 번 다시 헤어 나오지 못할 것 만 같은, 푸른 보석으로 만들어진 바다와 같은 눈동자였다. 말도 안 되는 표현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의 눈동자는 그저 그런 파란 색이 아니다. 새파란 보석의 결정으로 만들어진 바다라는 표현이 너무나 들어맞는, 정말로 파란 눈동자다.


왜 그가 청안(靑眼)의 위저드라고 불렸는지 이해가 간다.



"좋아. 나 페이스는 자유를 위해, 아사야 카라임의 계약조건을 받아들인다. 이것은 피의 계약. 계약자를 지키고 그의 명령을 따라 계약을 수행하겠다."



그가 말을 마치는 순간, 이마의 상처가 타는 듯이 아파 왔다.



"크. 크윽."



지지지직--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 고통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에?"



페이스의 손이 떨어져나가자 마자 아사야는 자신의 이마에 난 상처를 확인했다. 욱신거리던 것이 순식간에 사라져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이마에는 언제 상처가 있었냐는 듯이 매끈매끈했다.



"왜 하필이면 이마를 다친 거냐."


"다, 당신이 떨어뜨린 돌 때문이 아닙니까!"


"그럼 너는 말도 안 되는 계집애들이 능력도 없는 주제에 봉인을 해제한 답사고 깝죽대는데 열 안 받을 거 같냐? 이 빌어먹을 장소에 428년이나 갇혀 있었다. 분풀이를 좀 했을 뿐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이는 페이스의 말에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의 그 분풀이 때문에 제노아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신의 분풀이 때문에 제 형님이 다쳤습니다."


"고쳐줄게."



너무나 시원한 대답이 들려온다.



"예?"


"고쳐주면 되잖아."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걸까.



"정말이지…."



어이가 없다. 어이가 너무 없어서 당장에라도 고래고래 비명을 지르며 이것이 현실이 아니라고 외치고 또 외치고 싶다.



"나가자."


"………."


"이 빌어먹을 공간에는 더 이상 있고 싶지 않아."



그의 말에 대꾸할 마음도 들지 않는 아사야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리예 공주를 안아들었다. 주변은 어느새 아사야와 공주가 들어왔을 때처럼 깨끗해져 있었다. 덕분에 먼지를 털어 낼 수고를 던 셈이다.


그녀를 안아들자, 잊어버리고 있던 것이 하나 생각났다.



"한가지 더, 지난번에 이곳에 찾아왔던 사람들 중 행방 불명이 된 사람이 있습니다."


"그 놈을 내놓으라고?"


"당연하지 않습니까. 당신의 봉인을 푼 건 나고, 조금 전에 제 명령에 따라 계약을 수행한다고 말하지 않았나요?"



열이 받으면 받을수록, 차가워지는 타입인 아사야는 얼음장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화가 나니 정말로 기분이 싹 가라앉고 조금 전에 그와 나누었던 대화가 하나하나 머리에 선명하게 떠오른다.



"죽었다면 시신이라도 수습하고 싶습니다."


"쳇."



페이스는 정말 쓸데없는 일을 시킨다는 듯이 공중으로 손을 한번 휘둘렀다. 순간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다만, 이번에는 바닥으로 쏟아지지 않고 아사야의 머리 위 높은 곳에서 멈추었다. 어떻게 되는 건가 해서 고개를 들은 아사야의 눈에 기사복장을 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돌아가신 겁니까?"


"그래."


"살…릴 수는 없나요?"


"아무리 나라고 해도 한번 죽은 인간은 되살릴 수는 없다. 그것이 가능했다면, 날 이곳에 가둔 계집애를 살려내서 다시 한번 죽여버렸을 테니까."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한 그는 툭하고 공중에서 떨어져 내리는 시신을 가볍게 한 손으로 받아들어 어깨에 걸쳤다.



"이제 됐나?'


"됐습니다."



자신의 품에 사리예 공주가 없었다면,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이 남자의 얼굴을 쳐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기왕 말을 할거면 조금 더 조심스럽게 말할 수도 있을 텐데, 이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더더욱 대화조차 나누고 싶지 않다.


하지만,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었다.



"어째서, 공주님들이 아닌 제가 당신의 봉인을 풀 수 있었던 겁니까?"


"그거야. 네가 가지고 있는 마력이 이 봉인을 만든 그 여자보다 세니까."


"네?"



이건 또 무슨 소릴까? 아사야는 기사다. 자신이 기사가 아닌, 마법사일 리가 없다. 마력이라는 것은 마법사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여자는 인간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마법사였다. 그 여자는 자신의 피를 이어 받은 사람이라면 언젠가 나를 봉인에서 풀만한 실력을 가진 마법사, 아니 위저드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지. 안일했지만."


"하지만 전… 마법사가 아닙니다. 전 기사입니다."


"기사든 마법사든, 너한테는 그 여자 이상의 마력이 있다. 누구보다도 그 여자의 피를 짙게 물려 받았다는 거지. 나는 그것에 반응했을 뿐이다. 그 빌어먹을 여잔, 자신보다 능력이 부족한 자가 이곳에 오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마력을 전부 소진시켜버리게 만들어놨으니까."



페이스의 말을 들은 아사야의 시선이 품안의 어린 공주에게 향한다.



"그렇다면… 사리예 공주님도."


"내 탓이 아니다."


"당신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습니까?"


"내 탓이 아니니까. 내가 책임질 필요도 의무도 없다. 그리고 소진된 마력은 다시 시간이 지나면 돌아오게 되어 있어."



페이스의 말을 듣고 나서야 아사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죽은 사례첼 후작은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소이라 공주님이나 사리예 공주님은 무사하다는 소리다. 죽은 사람에 대한 애도는 이후에 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자, 아사야의 머리에 아직 장례식도 치루지 못한 아버지와 큰 형님에 대한 생각이 다시 떠오른다.



"나가시죠."



자신에게 벌어진 일들을 다른 이들에게, 그리고 국왕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막막하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나중의 일이다. 지금 아사야가 해야하는 일은, 한시라도 빨리 돌아가 집안을 수습하고, 제르아 형님의 팔을 고치고, 장례를 치르는 일이다.


뚜벅뚜벅, 뒤에서 페이스가 따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너무나 생소하게 들려온다. 그의 뒤에 있었던 사람은 저 이상한 위저드가 아닌, 사히드였다. 소리를 죽여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희미하게 들려오던 사히드의 발소리.


그가 얼마나 자신을 걱정하고 있을지는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다.


묵묵히 앞장서 걸어가던 아사야는 한가지 더, 궁금한 사항을 입에 담았다.



"그런데, 한가지 더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


"조금 전부터 그 여자, 그 여자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초대 국왕님의 왕비님이신 세레스님을 말씀하시는 게 맞습니까?"



아사야가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뒤쪽에서 온 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은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살기는 자신이 입에 담은 이름이 결코, 그에게는 좋은 의미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는 증명과도 같았다.



"페이스님의… 여동생이셨지 않습니까. 왜 그렇게…."


"여동생은 무슨…."


"......"



그리고 잠시 후, 아사야는 전설이라는 것이 그렇게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페이스가 조금전 보다도 더욱 더 날카로운 살기를 내뿜으며 한 말 때문이었다.



"여동생 따위가 아니다. 그 앤, 내가 주어다 기른 딸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동굴 같은 외궁을 나오자 마자 페이스는 커다란 목소리로 외쳤다.



"퀘이크 윈드!"



사람들의 놀란 얼굴도, 괴성도, 고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소동, 아니 마법이 시전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다음 순간, 완전히 무너져 내려 형체도 알 수 없는 폐허를 목격했다. 그것을 보고 아사야는 두 번 다시 페이스의 앞에서 세레스 왕비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4.



"죄송합니다."



경악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 아사야는 고개를 숙였다. 무엇이 죄송한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하고 싶지만, 일단은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들이 제정신을 차리길 기다려야한다.



"아. 그게…."



그나마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린 사람은 하르바 백작이었다.



"서, 성공한 건가?"



눈앞에서 벌어진 일을 똑똑히 목격했으니 굳이 물을 필요는 없겠지만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네, 성공…이라면 일단 성공한 셈입니다."



고개를 들은 아사야는 일단 안고 있던 사리예 공주를 살며시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하르바 백작이 놀라 다가왔다.



"공주님은! 공주님은 괜찮으신 건가?"


"정신을 잃으신 대다가 마력이 소진돼서 그렇다고 하십니다."


"이런, 어린 공주님께서 고생을 하셨구나."



주르륵. 하르바 백작의 눈에서 감동의 눈물이 흘러내린다. 사리예 공주의 나이 이제 겨우 열 네 살. 이렇게 어린 공주에게 너무나 중책을 맡겼던 것이다. 그래도 이 어린 소녀가 왕국을 구하게 된 것이다.



"공주님 수고하셨습니다."



하르바 백작이 오해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바로 잡아야 할지, 아사야는 막막하기만 했다.



"어서 공주님을 마차로 옮겨라! 조심해!"



하르바 백작의 말에 몇몇 기사들이 다가와 그녀의 몸을 망토에 올린 후 소중하게 감싸 마차로 옮겼다.



"그럼 저분이 바로 청안의 위저드이신 페이스님인가."


"네 그렇습니다."



그때까지도 페이스는 자신이 방금 무너트린 외궁의 폐허를 바라보고 있었다.



"페이스님."



아사야는 페이스를 불렀다.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청안의 위저드이신 페이스님이십니다. 이쪽은 하르바 백작님이십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페이스님."



하르바 백작은 아직도 감동의 물결에 떨고 있기에 연신 페이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다. 하지만 그 인사를 받는 상대는 아무런 감정도 없는 듯 하다.



"이건 어디다 둘 거냐?"



그는 하르바 백작에게 인사를 하는 대신 그때까지 어깨에 얹고 있던 시신을 가르키며 물었다.



"아! 저. 챠이드님. 사례첼 후작님의 시신을 찾았습니다."


"그. 그런! 숙부님!!"



아직 어린 티가 역력한 소년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페이스에게 달려든다. 페이스는 역시나 무표정으로 어깨에 있던 시신을 땅에 내려놓았다.



"페하께서도 기뻐하실 겁니다. 정말로 이, 이 하르바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하르바 백작은 감격하고 있었다. 풍전등화와 같은 왕국이 이제 다시 기사 회생할 가망성이 생긴 것이다.



"왜 그렇게 질질 짜고 그러는 거냐. 나이 살이나 먹어서 하는 짓이라곤…."



퉁명스런 페이스의 목소리에 잠시 사람들이 얼어붙는다.


대 마법사도 아닌 8서클의, 인간으로서는 최고의 경지에 이른 마법사만이 가질 수 있는 호칭인 위저드라는 호칭을 가진 인물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믿기 어려운 말투다.


사람들의 시선이 페이스에게 집중된다.


위저드라고 하기에 백발이 성성한 길고 장중한 로브를 입은 대 마법사의 위엄있는 모습을 상상했던 그들에게 페이스는 너무나 생소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음새가 잘 보이지 않는 검은색이라고 해야할까, 푸른색도 아니고 검은색도 아닌 미묘한 색의 천으로 몸을 감싸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일단 뭔가 이상하다라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마치 여인네들과도 같은 저 새하얀 피부는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얼굴 역시 혹시 이 자리에 여성들이 있었다면 한눈에 반해버릴 정도의 미모를 가지고 있다. 그 미모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역시나 청색이 은은하게 감도는 긴 흑발. 무엇보다 그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그의 새파란 눈이었다. 안광이 뿜어져 나오는 것도 아닌데 시시각각 그 농도가 묘하게 변한다. 마치 최고의 보석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다. 그저 시선이 잠깐 마주치기만 해도 어딘가 모르게 홀려드는 것 같다.


마치 최고의 화가가 그린 그림에서 튀어나온 듯한 묘한 분위기, 하지만 그 분위기는 그가 입을 여는 순간 와장창 무너지고 깨져버렸다.



"뭘 그렇게 꼴아 봐?"


"큭--."



아사야는 머리를 저었다. 일단은 저 말도 안 되는 말버릇을 어떻게든 해야겠다 싶었다.



"페이스님."


"왜."


"죄송합니다만. 그 말씀하시는데…."



혹시나 페이스의 기분이나 자존심에 상처가 될까 싶어 아사야는 말을 골랐다.



"무슨 말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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