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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럼] The game 4round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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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럼]

    The game 4 round 01

    “삼겹살 좋아해?”

    잘빠진 외제 세단의 음영처럼 예리한 은색 외과도가 능숙하게 소년의 마른 가슴팍을 파고들어 단숨에 아이의 꼬챙이 같은 몸뚱이를 만개한 장미꽃마냥 활짝 벌려놓았다. 파들파들, 아직도 살아서 간헐적으로 경련을 일으키는 소년을 보며 남자는 피식 실소를 터뜨렸다. 너 완전 생명력이 바퀴벌레급이구나? 나야 뭐 신선한 고기를 먹을 수 있어서 좋다만, 너한텐 그리 좋은 일이 아닌 듯한데...언제까지 그렇게 두 눈 부릅뜨고서 날 노려볼 참이니?

    “히야~ 냄새 죽이는데.”

    후읍후읍,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짙어지는 피 냄새가 남자의 폐부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조밀한 벌집 같은 허파꽈리를 빠르게 잠식해갔다. 온 몸이 소년의 피 냄새로 가득 찼다. 소년의 식은 피 냄새는 꼬인 전선처럼 어지럽게 얽혀 있는 남자의 붉은 혈관을 타고서 난폭하리만치 신속하게 그의 핏속으로 스며들었다. 점점 남자의 호흡이 가빠져왔다. 살육을 통한 오르가즘. 마치 360도로 휘어져있는 레일을 따라 미친 듯이 질주하는 롤러코스터에서 안전벨트가 풀어질 때나 느낄법한 아찔한 쾌감이 뇌하수체를 지배하고서 그로 하여금 심장이 저릴 정도로 격렬한 오르가즘을 느끼도록 했다.

    손끝이 부들부들 떨렸다. 남자는 쾌감으로 저릿해진 오른손을 주무르며 천천히 소년의 열려있는 몸뚱이로 시선을 돌렸다. 신속하고 섬세하게... 마치 돼지의 배를 가르듯 소년의 몸을 가른 남자는 노련한 손놀림으로 소년의 가녀린 몸뚱이를 한가득 채우고 있던 물컹한 내장기관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조리 다 긁어냈다.

    골방에 처박혀 사는 샌님의 손같이 마냥 곱기만 한 손등에 소년의 눈물이 스며들어 인주로 새긴 낙인처럼 새빨간 얼룩을 남겨놓았다. 그리 기분이 좋진 않군. 남자는 소년의 피로 범벅이 된 오른손을 진작 피로 진창이 되어있는 낡은 걸레에 아무렇게나 쓱쓱 문질러 닦고는 음식물 쓰레기마냥 역하게 얽혀있는 소년의 내장을 조심스레 움켜쥐었다. 읏차, 물기를 닦은 덕분인지 그는 미꾸라지마냥 미끈거리는 내장을 놓치지 않고 용케 한 손으로 붙잡아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썩은 과일마냥 기분 나쁘게 물렁거리는 내장을 밧줄 말듯 돌돌 말아서는 한쪽 구석으로 치워놓았다.

    짙어지는 죽음의 향기... 차갑게 식어버린 타인의 눈물은 독한 보드카마냥 타협 없이 강렬한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냄새가 얼마나 독한지 얼마지 않아 눈앞이 다 아찔했지만 아직은 환기팬을 켤 수가 없었다. 지금 환기팬을 켰다간 이 지독한 피 냄새가 차가운 공기를 타고서 온 동네로 퍼져 나갈 것이 틀림없었다. 남자는 스위치로 손을 옮기려다 말고는 다시금 신선한 살덩어리로 시선을 돌렸다. 어서 빨리 작업을 마치는 수밖에. 남자는 나직이 한숨을 내쉬고는 긁어낸 내장기관을 대형 밀폐용기로 옮겨 담았다.

    창자 같은 건 조심해서 다뤄 줘야해. 안 그러면 나중에 소(알맹이)를 집어넣을 때 껍질이 터지는 수가 있거든. 난 정말이지 순대가 좋아. 쫄깃하고 맛있거든. 아아, 물론 간도 좋아해, 간은 정말이지 없어서 못 먹을 정도야. 하지만 쓸개는 그리 좋아하진 않아.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 억지로라도 먹긴 해. 아차차, 피는 따로 받아두는 게 좋을 것 같군. 순대를 만들 때도 필요하거니와 혹시라도 선짓국이 먹고 싶어질 수도 있으니까.

    “삼겹살 좋아해? 난 좋아해.”

    삼겹살이 어디에 있는 부위인 줄은 알고 먹었니? 삼겹살이라면 돼지한테만 있고 너한텐 없는 줄 알았지? 잘 들어, 한 번만 가르쳐 줄 거야. 거기 있지? 갈비를 떼어낸 부분에서부터 복부까지 있는 그 넓고 납작한 모양의 부위가 바로 우리 먹는 삼겹살이란 부위야. 근데 넌 너무 말라서 삼겹살은커녕 그냥 살점도 없어 보여. 씹을 것도 없겠다. 생전에 밥 좀 많이 먹지 그랬냐.

    그거 알아? 돼지 장기를 사람한테도 이식할 수 있다는 거. 알고 있었어? 몰랐지? 몰랐잖아? 그럼 사람들이 왜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줄은 알아? 그게 돼지고기가 사람고기랑 맛이 비슷해서래. 이건 몰랐지? 난 알아. 난 많이 먹어봤거든, 솔직히 좀 비슷하긴 한데 먹어보면 사람고기가 더 맛있어. 사람고기가 얼마나 맛있는지 알아? 모르지? 오죽 맛있으면 한 번 사람을 맛본 야생동물들은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사람 고기 아니면 입을 안 댄다잖아. 마약 같다나 뭐라나. 근데 나는 사람 말고 다른 것도 먹어. 왜냐하면 난 동물이 아니거든. 굶어죽는 짓 따위는 하지 않아.

    “끄응”

    남자는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는 푸줏간의 백정처럼 노련하게 소년의 갈빗대를 잘라냈다. 붉은 살점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갈퀴 모양의 갈빗대가 두두둑 살점이 끊어지는 소리를 내며 깔끔하게 몸에서 분리되어 나왔다. 살점이 이리 없어서야 원, 이건 따로 구울 것도 없이 나중에 양파랑 마늘을 구울 때 같이 전기그릴에 얹어놔야겠네.

    “쯧”

    여성에 비해 남성의 신체는 지방이 적고 근육이 많다. 하지만 소년은 아예 근육이랄 것도 없이 비쩍 말라서는 식용으로는 절대적으로 부적격이었다. 어린 맛에 골라잡긴 했지만 역시 성에 안 차는 것이... 삼겹살은커녕 피하 지방층에서 분리해낸 껍질도 어딘가 모르게 영 부실해 보이는 것이 씹을 것도 없을 듯했다. 껍질은 좀 두툼해야 씹기가 좋은데. 아무리 만족을 하려해도 도무지 만족이 되질 않는 것이 이젠 슬슬 역정이 나기 시작했다. 왜 내가 이딴 녀석을 고른 걸까. 왜 난 좀 더 신중하지 못했을까. 빌어먹을...나는 내가 마음먹은 대로 일이 안 되면 화가 나. 그래서 난 지금 화가 나있어.

    “...하는 수 없지.”

    마음에 드는 먹이를...잡는 수밖에...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갈까나 고기를 잡으러 강으로 갈까나...

    이 병에 가득히 넣어가지고서 라라라라라라...온다나...

    The game 4 round

    -by.

    “지한형은 잘 있어?”

    “낸들 아나.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판에...”

    “그러는 형은 잘 있었어?”

    “...”

    “나한테까지 찾아 온 걸 보면 형도 그리 잘 있은 것 같진 않은데. 어때?”

    이래서 난 니가 싫어. 후샤오핑. 아직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능통망통하게도 한 1000년은 더 산 노인네마냥 남의 속을 빤히 들여다보고서 요리조리 야살을 떨어댄단 말이지. 달그락달그락, 하수는 제 앞에 놓여 있는 새하얀 도자기 커피 잔을 쉴 새 없이 만지작거리며 자꾸만 되바라지는 제 마음을 몇 번이고 추스르고 또 추슬렀다. 지금은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야. 지금만큼은 자존심을 챙길 때가 아니야. 내가 머리를 수그려서라도 후샤오핑의 협조를 얻어낼 수 있으면 그걸로 된 거야. 그거면 되는 거야.

    “그,그러니까...”

    “알아.”

    “뭐?”

    “이미 다 들어서 안 다고. 뭣 때문에 왔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

    그래 니 똥 굵다. 하긴 세상에 니가 모르는 게 어디 있겠냐. 서울대 의대 조기졸업에 하버드 의대 수석 졸업. 세상에 니가 모르는 게 있다는 게 더 이상하겠지. 하수는 피식 자조적인 실소를 내뱉고는 네모난 각설탕을 곱게 감싸고 있는 흰 종이를 신경질적으로 잡아당겼다. 빌어먹을, 이젠 각설탕까지 속을 썩이는군. 힘 조절에 실패한 것인지 한 번에 깔끔하게 벗겨졌어야 할 얇은 종이 껍질은 갈퀴마냥 여러 갈래로 조각이 나서는 군데군데 각설탕에 제 흔적을 남겨놓고 있었다. 젠장, 이따위로 포장을 해놓으면 어쩌자는 거야. 먹으란 말이야 말란 말이야. 빌어먹을 별게 다 속을 썩이는군. 여기는 각설탕도 주인을 닮아 재수가 없군.

    하수는 제 손톱이 굴착기의 버킷이라도 되는 줄 아는지 손가락을 동그랗게 말아서는 거멓게 밑에 때가 낀 손톱으로 너저분하게 붙어있는 종잇조각을 아무렇게나 석석 긁어냈다. 일주일간 손톱을 안 깎았더니 손톱이 새 발톱마냥 길게 자라 벌어져있는 검은 손톱 밑으로 곱게 갈린 설탕의 흰 가루들이 물에 불은 굳은살처럼 너절하게 박여 들었다.

    “...손톱깎이가 너무 비싸서...그래서 그러고 다녀?”

    “응? 아, 손톱? 말도 마. 세상에 살인사건이 두 건이나 연달아 났는데 낭창하게 손톱이나 깎고 다니는 형사가 어디 있냐? 그것도 강력계 형사가.”

    “...꽤나 궁색한 변명이네.”

    “변명이 아니라 진짜야. 진짜 그래. 손톱만 못 깎은 줄 아냐? 머리는 일주일째 못 감은 거야.”

    “...”

    아아, 머리를 일주일동안 못 감았더니 머리가 가렵군. 하수는 껍질을 벗겨낸 아니 긁어낸 각설탕을 엄지와 중지로 가볍게 쥐고는 놀고 있는 검지로 허옇게 두피가 일어난 머리를 꽤나 힘주어 긁었다. 제법 기다란 손톱이 층층이 표피가 쌓여 허옇게 일어난 두피를 마치 쇠스랑으로 밭고랑 갈듯 이리저리 헤집고 돌아다녔다. 그러자 순식간에 하수의 기름진 머리칼은 비듬과 설탕 부스러기로 범벅이 되어서는 보기만 해도 욕지기가 났다. 못마땅한 듯 샤오핑이 눈살을 찌푸렸다.

    후샤오핑이 인상을 찌푸렸다. 녀석이 인상을 찌푸렸어. 내 행동이 마음에 안 들어서 인상을 찌푸렸어. 네까짓 게 뭔데? 백날 똥 씹은 표정 지어봐라, 내가 그만두나.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나본데, 네놈은 내 상전이 아니야. 내가 네놈의 눈치를 살 필 이유 따윈 없어. 그딴 상전행세는 우리 엄마랑 니네 할머니한테나 가서해. 나한텐 씨알의 ‘씨’자도 안 먹힐 테니까. 정체를 알 수 없는 묘한 승리감에 한껏 도취된 하수는 아예 대놓고 머리를 긁어댔다. 형은 건강 생각해서 커피에 설탕대신 비듬을 넣어 마시나봐? 샤오핑이 비아냥거리든 말든 하수는 계속해서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는 수류탄을 투척하듯 각설탕을 컵 속으로 던져 넣었다. 오~예...

    “...”

    “...”

    퐁당~ 경쾌한 소리를 내며 홀인원 한 각설탕 다이빙은 불행히도 그 경쾌한 마찰음과 달리 그다지 가볍지 않은 아니 전혀 감당 못할 결과를 가지고 왔다. 어른 엄지손톱 정도의 크기에 제법 부피가 큰 각설탕이 커피의 진갈색 수면과 수직으로 맞닿는 순간 커피는 폭풍이 몰아치는 대해(大海)처럼 요란한 파문을 그리며 거칠게 튀어 올랐다. 빌어먹을, 안 그래도 이 새끼 결벽증인데... 내심 당황한 하수는 샤오핑의 흰 가운에 튄 커피를 닦아내기 위해 황급히 소매 자락을 끌어다가 손에 쥐었다. 물론 커피보다 제 소매 자락이 더 더럽다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한 채...

    “됐어.”

    “어? 으응...미안.”

    무안하리만치 냉정하게 하수의 손길을 거부한 샤오핑은 짐승의 무늬마냥 얼룩덜룩하게 남은 커피 자국 위에 티슈를 대어놓고는 다시 하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제야 하수는 무안한 듯 내밀어져 있던 제 손을 허공에 대고서 몇 번 털어보이고는 멋쩍게 웃어보였다. 하하하...이런.

    “할아버지 부탁도 있고 하니까, 나름대로 섭섭지는 않게 도움을 줄 거야.”

    “...”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 생활이 우선이 되어야겠지.”

    “...”

    “오전과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는 상담 예약이 잡혀있으니까. 이 시간만큼은 수사는 뒷전이 될 수밖에 없어.”

    “그래...그래야겠지.”

    샤오핑은 콧잔등 위에 걸쳐져 있는 은색 안경테를 가볍게 치켜 올리고는 다시금 커피 잔으로 손을 옮겼다. 각설탕 3개에 캐러멜 시럽, 그것도 모자라 휘핑크림까지 듬뿍 넣은 샤오핑의 커피는 딱히 커피라기보다는 어린 애들이 먹는 커피우유에 가까운 색깔과 맛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피라미드 모양의 투명한 곽에 담겨 있는 커피 맛 우유. 커피대신 커피 향 첨가물이 들어 있다는 커피 맛 우유. 500원짜리 싸구려 커피마냥 한정 없이 달콤한 샤오핑의 커피에서는 어린애에게서나 날 법한 젖내가 났다.

    만날 이런 것만 마시니까 25살이 되어서도 몸에서 젖내가 나지. 탈지분유냄새가 나는 정신과 전문의라니. 솔직히 말하자면 너도 그리 정상으로 보이진 않아. 엄마가 들으면 난리 날 소리긴 하지만, 너 데리고 갈 여잔 진짜 상상만 해도 눈물이 날 정도로 불쌍해. 결벽증에 오만하기로는 사방천지에서도 따를 자가 없는 완벽주의자라니. 넌 정말 최악이야.

    “네가 염려하는 것만큼 시간을 많이 빼앗진 않을 거야. 넌 그냥 프로파일링을 좀 도와주면 되. 그것뿐이야.”

    프로파일링(profiling·범죄성향 분석), 미국 연방 수사국(FBI) 등에서는 수사의 한 과정으로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범죄 분석법이지만, 그 신빙성과 정확성에 대한 의혹 때문에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정착하지 못한 수사기법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또한 프로파일링의 유용성과 효율성이 점차적으로 인정을 받아 점점 그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추세였다.

    가느다란 손가락 끝에 아슬아슬 하게 걸려있는 커피 잔의 손잡이가 위태롭게 끄덕거렸다. 프로파일링이라. 어느새 식어버린 커피가 잔잔한 호숫가의 일렁이는 물결처럼 느릿하게 넘실거렸다.

    “이모는 뭐라시는데?”

    “엄마? 우리 엄마가 알면 날 가만히 두겠냐?”

    “...”

    “아마 모르긴 몰라도 한 전치 6주는 나오게 팰 거다.”

    내가 후샤오핑을 살인사건에 끌어들이려 하는 것을 엄마가 알게 되면, 아마 엄마는 딱 내 숨통이 끊어지지 않을 정도로의 자비만을 베풀고는, 가차 없이 날 흠씬 두들겨 팰 것이 분명했다. 어디 끌어들일 데가 없어, 우리 귀한 조카님을 이따위 살인사건에 끌어 들이냐고, 나를 늘어지게 두들겨 패대며 그 잘난 형사노릇도 당장 집어치우라고 바락바락 악을 써댈 것이 틀림없었다. 안 봐도 비디오였다.

    사실 내가 할아버지에게 후샤오핑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도움요청을 했을 때 역시 할아버지 또한 엄마 못잖게 과격한 반응을 보이셨다. 검도수련에나 쓰일 법한 죽도로 당신 어깨가 탈골이 될 때까지 날 두들겨 팼었으니... 뭐 어쨌든 도와는 주셨지만... 물론 우리 영감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먼저 너부터 가만두지 않겠다는 꽤나 의미심장한 협박 또한 잊지 않으시고 말이다.

    귀한 조카님. 엄마는 항상 후샤오핑을 조카님이라 불렀고 할머니는 녀석을 우리 영감(令監)님이라 불렀다. 영감(令監). 사법고시를 패스한 검사양반을 부를 때나 쓰는 호칭을 우리 집안 어른들은 새파랗게 어린 후샤오핑을 부를 때 썼더란다. 그랬다. 후샤오핑은 우리의 상전(上典)이었다. 조선시대의 노비와 양반의 관계처럼 육체를 구속하는 상전이 아닌, 영혼을 지배하는 상전. 우리 외가에서는 바깥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집안어른들조차 녀석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했다. 뭐가 그리 송구스러운지 할머니는 당신의 손자에게 과자를 줄때조차도 굽실거리셨다. 영감님 잇 좀 드셔보이소...

    “오죽 받들어야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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