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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밀씨]하프 문 베이(외전-9년후완본)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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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utside of half moon bay)

    00. Getting lost more everyday

    아래가 당기는 것은 순간이었다.

    존 리든은 망설임 없이 자신을 향해 열어준 입 안의 도톰한 혀를 제 혀로 감아 올렸다. 이 순간 타인의 타액은 알콜이 되어버린다. 쓰고도 단 향, 마실수록 갈증을 불러오는 맛, 존 리든은 매끄러운 검은 머리칼을 그러쥐어 세스 그린의 자세를 단단히 고정시켰다.

    "저. 여기서 이러는 건...."

    잠시 입술을 놓자 세스가 중얼거렸다. 존 리든은 성급히 버클을 푸는 와중에도 피식 웃었다.

    네가 언제부터 그런 걸 따졌다고. 장소 같은 거야 아무려면 어때.

    달칵, 소리와 함께 훅이 열렸고 존 리든의 손은 이제는 성급하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급하게 그 안으로 들어섰다. 단단히 발기한 페니스가 손바닥 안을 채웠다. 존 리든은 바지를 끌어내리며 세스를 벽처럼 닫힌 문 쪽으로 밀어붙였다. 등이 단단히 고정된 세스가 가느다란 턱선을 얇게 들어올렸다. 시선이 마주치기 전 존 리든은 고개를 숙여 살짝 짠 맛이 나는 목덜미를 텁석 빨아들였다. 처음부터 자극이 너무 강했는지 세스가 고개를 숙여 소리를 낸다. 한 겹의 살갖 밑에서 입술을 통해 넘어오는 울림이 그를 자극했다. 존 리든은 저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흘리며 세스의 목덜미에 잇자국을 남겼다. 성급하게 브리프 안을 헤집은 손이 다리 사이를 파고들었다.

    "콘돔 없어. 그래도 넣을 거야."

    존 리든은 제가 만든 잇자국에 대고 속삭였다.

    "여기서? 장소가 좋지 않...."

    "못 참아."

    존 리든은 거푸 중얼거렸다. 못 참겠어. 참으라고 하지마. 제기랄. 나는 너를 원해. 지금 여기서.

    그 말에 세스가 낮게 웃었다. 검은 머리칼이 그의 이마를 간질였다. 존 리든은 고개를 치켜들어 거세게 입을 맞추며 세스의 목덜미를 끌어당겼다. 다리 사이를 더듬던 손가락이 입구를 파고들었다. 세스가 움찔 자세를 흩뜨리는 것을 느끼면서도 존 리든은 거세게 들끓는 욕망을 늦추지 않았다. 한 손으로 뒷목을 단단히 고정시켜 달아나지 못하게 만들면서 아직은 답답할 정도로 좁은 입구를 늘려갔다.

    답답함에 손가락이 치워졌다. 존 리든은 선액으로 미끈대는 페니스를 입구에 가져갔다. 세스를 잡아 벌리는 양 팔은 근육이 불거져 팽팽했다. 그는 입술 밖으로 새어나가는 거칠고 더운 숨을 제어하지 못했다. 덕분에 습기가 생긴 듯, 시선이 흐려졌다. 오로지 구분이 가는 것이라고는 좁은 화장실 문에 기대 하의만 벗겨진 채 다리를 벌리고 있는 세스의 희고 가는 몸과 검은 머리칼뿐이었다.

    충분해.

    존 리든이 입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 이상은 필요 없었다. 적어도, 지금 이곳에서는, 퇴근 후 종종 들리는 바의 어둡고 습진 화장실 안, 누구도 그를 알아볼 리 없는 곳에서라면,

    페니스가 기어코 입구를 파고들었다. 세스가 괴로운 듯 이마를 찡그리며 그의 어깨를 붙든 손에 힘을 주었다.

    쉿. 존 리든은 세스의 귓가에 붙인 입술을 달싹였다.

    거칠게 하지 않을게. 조금 참아 줘.

    흐려진 시야 안으로 웃는 듯 우는 듯 표정을 찡그린 세스의 얼굴이 다가왔다. 세스는 손가락을 꿈지럭거려 아직도 답답하게 목을 죄이고 있는 그의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어주었다. 존 리든은 그 작은 배려가 행복해 웃고 싶었다. 그러나 온 몸의 감각점을 통째로 가져가버린 욕망 앞에 미소를 지어보일 만한 여유는 없었다. 세스가 그의 목을 끌어아는 동시에 존 리든은 그대로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빠듯하게. 뭉게듯 페니스를 눌러오는 내벽의 느낌에 존 리든은 어금니를 물며 사정했다. 빡빡하던 안이 질척해졌다. 존 리든은 한껏 예민해진 페니스를 빠르게 쳐올리기 시작했다. 한 차례 사정 후에도 욕구는 이제 시작인 듯 사나웠고 세스가 비명을 대신 하듯 한층 더 강하게 그를 끌어당겼다. 머리가 텅 비어버렸다. 안을 치대는 페니스와, 그 단단해진 살덩이가 불러오는 애끓는 쾌락 외에는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흐.....!"

    정신없이 세스의 몸을 쥐고 흔들던 존 리든에게 또 다시 사정감이 밀려왔다. 존 리든은 끝까지 몸을 박아 넣은 채 진저리를 치며 남은 욕구를 쥐어짜냈다. 울컥대는 정액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지 세스가 몸을 떨었다. 세스가 흘린 정액이 존 리든의 바지를 적셨다.

    "후..... 아, 완전....."

    세스가 무슨 말인가를 중얼거렸다. 존 리든은 세스의 목덜미에 이마를 댄 채 달아오른 체향을 후희처럼 즐기고 있었다. 꽉 막혀있던 숨구멍이 툭, 하고 트이는 기분에 존 리든은 시원해진 웃음을 흘렸다.

    ".....이런 거, 진짜 처음 같아요. 하, 아무 것도 없었는데, 술집 화장실에서 처음 보는 남자랑 삽입까지 하다니, 미친 짓 맞는데.... 기분 끝내주네."

    "....뭐?"

    불쑥, 존 리든이 고개를 들었다.

    눈에 힘을 주자 흐려진 시야가 맑아져왔다. 화장실 안은 어두웠고 누구 것인지 모를 암모니아 분자들이 공기 중에 얼룩을 남겨 놓았다. 방금 전까지 욕망이 마치 색채처럼 반짝이던 공간은 삽시간에 칙칙한 한줌의 현실로 변해버렸다.

    "그쪽은 이름이 뭐예요?"

    검은 머리칼을 가진 마른 남자가 그에게 물었다. 이제야 존 리든은 그가 세스가 아니었음을 인지했다. 뜯어먹을 것처럼 살펴도 그는 그저 낯선 누군가일 뿐 세스 그린은 아니었다.

    ".....하!"

    존 리든은 취기에 삼켜졌던 자아를 억지로 부려 도로 토해 놓았다. 스스로가 토사물이 되어버린 기분은 끔찍했다. 퇴근 후 빈속에 저녁대신 위스키를 몇 잔 들이부은 것까지는 자책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그럴만한 날이었으니까. 그러나 그것이 곧장 배설이나 다를 바 없는 사정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스스로 쓰레기수거 트럭에 기어오르고 싶은 기분으로 이어졌다.

    머리칼이 검다는 것 외에 별 다른 닮은 점도 없는 남자였다. 그런데도 붙들고 착각하고 욕망하다 거푸 사정했다. 스스로가 혐오스러웠다.

    날숨에 묻어나는 알콜향은 쓰레기수거 트럭이 지나가는 새벽에서 나는 냄새 같았다.

    존 리든은 더러워진 바지를 끌어올려 버클을 채웠다. 2인분의 정액으로 얼룩진 손을 들어 이마를 쓸어 올렸다. 그는 남자에게는 대꾸 없이 화장실 문고리를 잡았다.

    누구인지 모를 남자가 존 리든의 손을 쥐어왔다.

    "말 안 해줄 거예요?"

    존 리든은 세스와 전혀 닮지 않은 남자를 쳐다보았다.

    "......놔."

    "생긴 거랑은 완전히 다르게 구네. 그렇게 말끔하게 생겨서 매너는 더럽네요?"

    "욕 할 거면 욕 해. 너한테는 관심 없어."

    남자는 울컥하는 얼굴로 고개를 치켜들었다.

    "싸기 전까지는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끙끙 대더니, 날 원한다면서요?"

    "싸기 전에 무슨 말을 못 해."

    존 리든은 발로 쾅 문짝을 걷어찼다.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축축해진 바지와 비린 정액 냄새, 눈앞에서 얼쩡대는 남자와 낯선 체향이 묻은 손바닥 모두가,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자신이었다. 방금 전 사정한 상대에게 이따위 말이나 내뱉고 있는 스스로가.

    "재수 없어."

    남자가 툭 쏘아 던졌다. 존 리든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알아.

    "개새끼 같으니."

    나도 알아, 씨팔.

    "병 걸린 구멍에나 걸려 버려라."

    남자는 고개를 숙여 존 리든의 구두에 퉤, 침을 뱉더니 저가 먼저 화장실을 나가 버렸다. 타인의 타액이 허옇게 묻은 구두를 모욕처럼 보였다. 모욕은 그가 타인에게 던진 대로 고스란히 되돌아왔다. 존 리든은 변명도 되지 않을 한숨을 흩뿌리며 알콜에 찌든 머리를 거세게 흔들었다.

    .

    2013년 10월, 세스와 함께 하프 문 베이를 떠나온 지 9년째 되는 어느 날이었다.

    .

    *01. Men who can't be moved

    .

    올해의 인디언 서머는 유독 짧았다.

    그 뒤로는 체감 기온이 뚝 떨어진 쌀쌀한 가을 날씨가 거짓말처럼 다가와 버렸다. 기온의 변화는 예고도 없이 너무 빨랐고, 그래서 머리는 몸보다 더 늦게 가을이 시작된 것을 알았다.

    그리고 알아버린 순간에는 이미 늦었다. 세스가 벌써 감기에 걸려 버렸다. 존 리든은 운 좋게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고 있는 드럭 스토어를 발견하고는 처방전이 필요 없는 해열제와 딸기향 시럽에 가까운 물약을 샀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점원의 인사를 어깨 너머로 흘려듣고 유리문을 열자 찬바람이 불어와 뺨을 갈겼다. 존 리든은 알콜이 만들어낸 둔탁한 시야가 갑자기 선명해지는 것을 느꼈다.

    ".....제기랄."

    작게 욕설을 뱉어낸 존 리든은 두 블럭을 더 걸어 세스와 함께 살고 있는 아파트로 향했다.

    달칵,

    현관문의 문고리를 돌리며 존 리든은 세스가 지금쯤이면 잠이 들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열과 약간의 진땀이 묻어 붉어진 얼굴로 마른 기침을 간혹 가다 뱉으며 구겨진 시트에 몸을 감고 있을 것이라고,

    그가 사들고 온 해열제는 사실 별 소용이 없었다. 밤마다 알콜에 절어 들어오는 아빠가 그 시간 잠에서 깨어나는 딸에게 어줍잖은 손길로 내미는 길거리의 싸구려 봉제 인형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딸은 아마도 소녀 취향과는 한참 거리가 먼 봉제 인형 따위는 좋아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세스는 잠들어 있지 않았다.

    안 보다 밖이 더 환한 창가 자리에서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현관을 열면 직선으로 시선이 닿는 위치라 존 리든은 곧장 세스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세스는 어디라도 다녀온 모양인지 목에 제법 두께가 있는 모직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아래 보이는 옷은 아직도 반팔이었다. 오래 입어서 소맷단이 말려 올려간 반팔은 세스에게도, 존리든에게도 익숙했다. 세스는 벌써 여러 계절을 그 반팔 티셔츠와 함께 보냈다. 세스는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는 만큼 자신이 무엇을 입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거리에 아무도 반팔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 없을 때가 돼서야 작년 이맘 때 옷장에 처박아 두었던 두툼한 옷을 꺼내들 것이다.

    존 리든은 아직 알콜 맛이 남아있는 혀를 찼다.

    "제 정신이냐? 그 꼴로 나갔다 왔어?"

    세스가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

    "응."

    오늘도 그는 상냥하고 다정하게 이제 와, 라는 인사를 던져주진 않는다. 존 리든은 이미 그런 것들에 익숙해져 있었다.

    "왜? 오늘 하루는 얌전히 자고 있으랬잖아."

    "그랬어, 낮까진."

    "그런데?"

    세스가 어두워서 더 하얗게 보이는 마른 손가락으로 머리칼을 쓸어 올렸다.

    "심심했어."

    ".....뭐?"

    "그래서 TV를 봤어."

    존 리든이 대답 대신 얼굴을 구겼다. TV 채널이야 하루 종일 돌아가지만 최근 들어 뉴욕 거주자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채널은 아마도 그것일 것이다.

    "재판, 졌다며."

    젠장, 존 리든이 까마득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필이면. TV는 일 년에 한 번 틀까말까한 놈이."

    세스가 말하는 재판이란 존 리든이 뉴욕 지방 검사실의 부검사장이 되어 새 오피스로 옮기자마자 처음 맡았던 사건이었다.

    23번가의 이탈리아 마피아 구역에서 일어난 세 건의 살인사건으로, 마피아 간의 세력다툼이 원인이라는 점에서는 별로 특이할 것이 없는 사건이었지만 시체가 전시된 충격적인 방식이 문제가 되어 요 몇 달내내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었다. 거기에 범인을 기소했던 존 리든도 한 몫을 거들었다. 존 리든은 도축장에서 쓰는 전기톱을 들었던 당사자뿐 아니라, 그 뒤에 사건을 사주했다고 확신한 인물인 보그단 벨체프를 살인교사로 함께 기소했던 것이다.

    최근 20년 사이에 가장 빠른 속도로, 가장 무자비하고 더러운 방법으로 성장한 루마니아계 마피아 보스 벨체프가 정식으로 기소된 적은 처음이었다.

    그런 사실만으로도 언론은 들끓었고, 검찰 내부도 들끓었고, 뉴욕 경찰들도 들끓었다. 하지만 존 리든이 몇 달을 악착같이 매달렸어도 벨체프는 멋지게 꼬리를 말고 도망치는데 성공했다. 총 10명의 증인을 내세웠지만 그 중 절반은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에 의문사를 당했고 살아남은 절반은 증언을 철회하거나 아니면 행방불명이 되어버렸다. 존 리든이 패한 원인은 증거부족이었다.

    애초에 무모한 싸움이라고 했다. 검사장은 제 손으로 무검사장에 임명한 존 리든이 새 책상에 앉자마자 기록한 화려한 패배를 두고 재판이 끝난 직후부터 잔소리를 퍼부었으며 존 리든은 그 순간 한가한 걸음으로 당당하게 법정을 빠져나갔던 벨체프의 등을 떠올리며 전기톱을 익명의 통신 판매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아마 이 사건에 배정된 뉴욕 경찰의 절반쯤이 존 리든과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무모했다. 벨체프를 기소하는 순간부터 그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9년 전 그 날, 피로 염색한 가죽부대 같은 몰골로 랜스키 가의 저택 밖에 버려지던 세스를 떠올리면 도무지 멈출 수가 없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여전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세스는 이제 괜찮다고 했지만 그가 괜찮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누구라도 때려 부수고픈 기분이었다.

    "........"

    존 리든은 또 한 번 혀를 찼다. 그가 기다란 걸음으로 걸어와 이미 닫혀 있는 창문을 한 번 더 콱 닫았다.

    "감기에 걸린 놈이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침대로 가."

    세스가 턱을 들어올렸다. 눈썹 위, 아직도 희미해지지 않은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왼쪽 눈이 경련처럼 파르르 떨려왔다. 모순처럼 이번에는 경련 없는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왜 그랬는지 알아."

    존 리든은 아직도 알콜이 묻어 있는 어금니를 씹었다.

    "아니, 넌 몰라."

    "나 때문에 그런 거잖아."

    "딱히 너한테 칭찬 받으려고 한 짓 아니야. 그마저도 망쳐버렸고, 쪽팔리니까 더는 얘기하지 마."

    "그러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어. 벌써 늦었겠지만, 그래서 찾아갔어."

    어금니가 아파왔다.

    ".....찾아가? 누굴? 어디를?"

    "너를."

    세스의 말이 이어졌다.

    "처음엔 그냥 법원으로 갔는데, 넌 이미 갔다고 해서 검사실로 찾아갔어. 거기에서도 넌 벌써 나갔다고 하더라. 집에 온 줄 알았는데 기다려도 네가 오지 않았어. 그래서 네가 자주 간다는 그 가게로 갔어."

    "......"

    어딘가로 씹어 삼켰던, 그래서 이제는 괜찮아졌을 거라고 생각했던 어지러운 취기가 한꺼번에 다시 몰려오는 듯 했다. 존 리든은 눈을 꾹 감았다.

    "네가 섹스하는 걸 봤어."

    "....."

    빌어먹을.

    그나마도 어둡던 공간이 한층 더 깜깜해지는 기분이었다. 존 리든은 제 이빨 사이에서 으득대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몰랐다. 턱선이 빠듯하게 드러날 정도로 이를 물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9년, 9년이었다. 세스와 그가 애인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어중간한 경계에 서서 함께 기대온 시간이 그랬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존 리든은 세스를 사랑했다. 사랑이 욕망이고 미움이고 원망이고 해소되지 않는 욕구라면 그는 분명 세스를 사랑했다. 세스가 결국 새로 옮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재활원으로 갔을 때도, 오래도록 재활원에서 신음할 때도, 고교 중퇴자로 사회에 나와 무기력하게 방황할 때도 한결같이 사랑했다. 세스가 집 근처의 한 작은 식당에 파트타임 직장을 구했을 때는 눈물이 날 만큼 감격했다. 지금 세스가 반년이 넘도록 성실하게 앨공퀸Algonquin 호텔 레스토랑의 웨이터로 일하고 있는 것은 절반쯤은 자신의 공이라며 시간이 날 때마다 뿌듯해하는 중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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