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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 1-152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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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여정의 시작 (1) - 원치 않는 재앙

     

    2011년 뉴욕.

    네온사인 불빛이 가득한 뉴욕의 밤거리는 삶의 생기로 넘쳐흐르고 있었다. 거리를 가득 메운 차량의 경적소리 사이로 정신없는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보였다.

    케이트는 빠르게 걸음을 옮기며 사람들의 어깨 사이를 가로 질렀다.

    퍽―

    그러다 문득 어깨를 세게 부딪친 케이트가 덩치 큰 남자를 올려보았다.

    “뭐야!”

    남자가 버럭 윽박을 지르고는 다시 가던 길을 갔다.

    케이트는 무표정한 얼굴로 남자의 뒷모습을 보았다. 도시의 소음과 사람들의 욕설이 오가는 사이에서도 케이트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검은색 하수구에서는 정체모를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케이트의 등줄기를 훅훅 스쳤다.

    복부인처럼 차려입고 커다란 진주목걸이를 한 중년 여자가 케이트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가출했니?”

    중년 여자가 케이트를 보고 물었다. 한 겨울임에도 스타킹 하나 입지 않은 미니스커트에 반팔 차림인 케이트를 이상하게 본 모양이었다.

    케이트는 대답하지 않고 가던 길을 계속 갔다.

    한참을 걷던 케이트는 걸음을 멈추었다. 문득 케이트는 등 뒤에서 알 수 없는 시선을 느꼈다. 하지만 돌아보았을 때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후우―.”

    케이트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얀 입김이 하수구 위로 피어오르는 수증기처럼 스멀스멀 하늘을 향했다.

    하늘을 한 번 바라본 케이트는 다시 걸음을 옮겨 가까운 모텔에 들어갔다.

    프런트로 다가간 케이트가 통유리를 똑똑 두드렸다. 반쯤 누워 TV를 보고 있던 모텔 주인은 그제야 케이트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이내 남자는 케이트를 의심어린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며칠 묵을 거요?”

    남자가 물었다. 케이트는 주머니에서 몇 달러를 꺼내 유리창 밑으로 밀어 넣었다.

    “잘 모르겠지만 방 값 밀리지 않을 거예요.”

    케이트는 남자를 똑바로 보고 말했다.

    남자는 케이트를 수상쩍게 여기는 듯했다. 가방도 없는 허름한 옷차림은 누가 봐도 가출한 비행 청소년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상한 짓 안 할 거죠?”

    “마약이나 살인 같은 걸 얘기하시는 거라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케이트는 당당하게 답했다.

    남자는 케이트에게서 시선을 고정한 채 315호 라벨이 붙은 키를 건넸다.

    “이름이 뭐요?”

    “케이트. 케이트 바든. K로 시작해요.”

    케이트는 키를 집어 들며 대답했다. 남자는 장부에 이름을 적고 계단 쪽을 가리켰다.

    “저쪽 계단으로 올라가요.”

    케이트는 고개를 끄덕인 후 계단을 향해 몸을 돌렸다. 남자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 다시 TV를 보기 시작했다.

    315호로 들어온 케이트는 침대로 몸을 던졌다. 그리고 조용히 천장을 올려보았다. 천장의 무늬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천장으로 손을 뻗어보았다. 손끝에서 검은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조용히 검은 연기를 바라보던 케이트는 눈을 감았다.

    빠앙―

    문득 밖에서 또 경적 소리가 들려왔다. 케이트는 일어나 창문을 열고 밖을 보았다.

    도시의 경관이 케이트를 비춰냈다. 형형색색의 수많은 네온사인 밑으로 수많은 ‘생명’들의 모습이 보였다.

    삐―뽀―삐―뽀―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케이트는 다시 창문을 닫고 침대에 누웠다.

    빨리 도시를 떠나고 싶었다.

    “일루 와! 똑바로 걸어! 크흐흐흐.”

    복도에서 남자의 목소리와 여자의 구두소리가 번갈아가며 들렸다. 그러곤 이내 문 닫는 소리가 들렸다.

    케이트는 TV를 틀었다. TV에서는 뉴스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난 주 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앨런타운 학살 사건에 대한 소식입니다.

    앨런타운 중앙은행에서 열일곱 명을 학살한 뒤 종적을 감춘 범인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미연방수사국 FBI는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무기를 생물학무기라고 단정 지었습니다.

    이들의 사체는 모두 부패되어 있었으며, 아주 빠른 속도로 혈류를 증가시켜 토혈 증상을 일으키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FBI는 러시아와 중국에 해당 무기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였습니다.

    한편 UN 안전보장이사회는 해당 사건이 테러리스트에 의한 테러라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강도 높은 수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케이트는 TV를 꺼버리고 돌아누웠다.

    자신의 운명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어릴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아저씨…….”

    케이트가 이불을 꽉 움켜쥐고 흐느끼듯 작게 읊조렸다.

    ―쾅쾅쾅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케이트는 일어나 조심스럽게 문으로 다가가, 문의 걸쇠를 걸고 열어보았다.

    “누구시죠?”

    “FBI입니다. 잠시 들어가 봐도 되겠습니까?”

    FBI 점퍼를 입은 남자 둘이 배지를 들이밀었다.

    “영장 있습니까?”

    케이트는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남자는 서로를 번갈아 보았다.

    “참고할 것이 있어 말씀 좀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케이트는 FBI 요원들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러곤 걸쇠를 풀며 들어오라는 눈짓을 했다.

    둘은 들어오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여긴 언제 오셨죠?”

    “방금요. 이미 프런트에서 확인하고 오신 것 아닌가요?”

    “지금 이곳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습니다.”

    FBI는 어깨를 들썩이며 답했다. 케이트는 놀란 표정으로 FBI 요원들을 보았다.

    “살인사건이요?”

    “이 모텔 주인이 프런트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습니다.”

    “강도인가요?”

    “수사 중입니다. 일단 짐 챙겨서 나오셔야겠습니다. 이 모텔 전체를 봉쇄할 겁니다.”

    FBI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 밖으로 나갔다.

    “기껏 살인사건에 모텔을 통째로 봉쇄한다니…….”

    케이트는 혼자 읊조리며 천천히 방 밖으로 걸어 나갔다.

    FBI를 따라 나가면서 그녀는 프런트를 슬쩍 보았다. 시체는 보이지 않았지만 프런트 유리창에 온통 피가 튀어 있었다. 그녀의 뒤로 다른 숙박객들이 따라 나오고 있었다.

    모텔 밖을 나서자 수많은 경찰들이 바리게이트를 치고 있었다. 경찰차와 FBI 차량인 타호가 여기저기 사이렌을 울리고 있었다.

    그 사이에서 양복을 입은 멀쑥한 중년 남자가 케이트에게 뛰어와 악수를 청했다.

    “FBI 특수범죄 수사본부장 마이클 홀튼입니다. 잠시 대화 좀 나눌 수 있을까요?”

    “저는 그냥 여기 투숙객이었을 뿐인데요?”

    “잠시면 됩니다. 따라 오시죠.”

    마이클 홀튼이라는 자는 케이트의 의사 따위 중요하지 않다는 듯 말했다. 케이트는 마이클을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그의 뒤를 따랐다.

    “들어가시죠.”

    본부장은 FBI라 쓰인 트레일러의 문을 열더니 안을 가리켰다. 케이트는 조심스럽게 트레일러 안으로 들어갔다.

    트레일러의 안은 영화에서나 보던 이상한 장비들이 가득했다. 케이트는 헤드폰을 끼고 무언가 작업을 하는 남자 두 명을 힐끔 보았다.

    케이트가 트레일러에 올라탄 뒤, 본부장이 따라 올라타고는 문을 닫았다.

    “모텔 안에 있던 투숙객들을 모두 이렇게 면담하시나요?”

    케이트는 일어선 채로 팔짱을 끼며 물었다. 마이클은 케이트를 힐끔 보고는 커피포트에서 커피를 따랐다.

    “커피 한잔 드릴까요?”

    마이클은 급할 게 없어 보였다. 케이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이클은 케이트를 보며 어깨를 으쓱이고는 자신의 머그컵에 커피를 따랐다.

    “날도 추운데 옷을 춥게 입고 다니시네요? 어디 급하게 나오셨어요?”

    마이클이 물었다. 복장이 의심스럽다는 말이었다. 케이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집에서 뛰쳐나와서 그래요.”

    “부모님하고 통화 가능할까요? 아니면 혹시 남편이 있으신가요? 나이가 어려보이시긴 한데, 청소년 같진 않고.”

    “영장도 없이 방에서 내쫓지 않나, 이젠 집안사까지 들먹이게 하는 건가요?”

    케이트는 무표정하게 물었다. 마이클은 케이트를 빤히 보더니 호탕하게 웃었다.

    “며칠 전에 앨런타운 은행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거 아시죠?”

    “안 그래도 조금 전에 뉴스 봤어요.”

    “그리고, 미제 사건으로 남은 캘리포니아 사건. 캘리포니아 해변가에서 두 사람이 시체로 발견된 건 아시죠?”

    “글쎄요?”

    “무려 몇십 년 전이죠. 그리고 레이크 우드에서 목수들이 4명이나 시체로 발견된 적도 있고요. 또…….”

    “그런 살인사건들 나열하면 밤새도 부족하겠네요. 그걸 저한테 말씀하시는 이유가 뭐죠?”

    “그 시체들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부패가 되어 있었다는 거죠. 사망한 지 두세 시간밖에 지나지 않은 걸로 추정되는데, 놀랍게도 시체는 모두 군데군데 부패되어 있었습니다.”

    “생화학무기겠죠. 생물학무기가 정확한 명칭인가요?”

    케이트는 뉴스를 떠올리며 대답했다.

    “자. 이제부터가 진짜 중요한 겁니다. 한번 봅시다.”

    마이클이 다른 요원들한테 손짓을 했다. 그러자 요원들은 키보드로 빠르게 명령어를 입력했다. 동시에 케이트의 뒤에 달려있던 모니터에서 CCTV 녹화 화면이 나왔다.

    “8일 전 앨런타운 중앙은행 CCTV화면입니다. 14시 32분이죠. 여느 은행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근데 봅시다. 지금 들어오는 사람, 알아보시겠습니까?”

    마이클은 CCTV 구석에서 모습을 나타낸 사람을 가리켰다.

    케이트는 그 사람이 누군지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바로 자신이었다.

    그녀는 짐짓 모르는 척 화면을 응시했다.

    “당신은 여기서 잠시 두리번거리더니 바로 나갑니다. 그리고 정확히 30분 후인 15시 2분 영상입니다.”

    영상이 빨리 돌아가더니 15시 2분에 맞춰졌다.

    은행 일을 보고 출입문 쪽으로 나가던 남자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경찰복을 입은 남자가 달려들어 남자를 부축하려는 순간, 그 역시 피를 토하며 괴로워했다.

    곧, 사방에서 사람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몇몇 사람들은 놀라며 출입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영상 분석 결과, 지금 놀라며 뛰쳐나가고 있는 사람들은 30분 전 당신이 은행에 있을 때 그 자리에 없던 사람들로 확인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저기서 죽은 사람들은, 당신이 있던 30분 전에도 은행에 있던 사람들이란 말이죠.”

    마이클이 화면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다음은 모텔 프런트 CCTV입니다.”

    화면이 한번 꺼졌다 켜지더니 모텔 프런트가 나타났다. 키를 받고 있는 케이트의 모습이 보였다.

    케이트가 계단을 올라간 뒤, 이어 어떤 남자가 술 취한 여자를 부축하고 들어왔다. 남자는 계산을 하고 계단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20분 정도 흐른 뒤입니다.”

    화면이 빨라지더니 이내 프런트에 있던 남자가 TV를 보다가 갑자기 피를 토하며 죽어버렸다.

    “바든 씨. 지금 상황이 뭔지는 잘 몰라도 최소한 두 곳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는 당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시신 모두, 옛날에 벌어졌던 살인사건에서 발견된 시신들과 동일합니다.”

    “그것만 갖고 판단하시기에는 성급하신 거 같군요. 제가 범인이라는 건가요?”

    “뭔가 아는 게 있으시다면, 지금 바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있으면 말씀드리도록 하죠.”

    케이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맞받아쳤다. 마이클은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보셔도 좋습니다. 케이트 바든 씨.”

    마이클이 일어나 문을 열었다. 케이트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 트레일러 밖을 나섰다.

    마이클은 멀어지는 케이트의 뒷모습을 보며 무전기를 들었다.

    “케이트 바든한테 미행 붙여.”

    [네. 알겠습니다.]

    무전기에선 빠르게 답변이 흘러나왔다.

    FBI까지 합세했다는 소식은 케이트에게 있어 썩 달가운 소식이 아니었다.

    “빌어먹을. 내가 죽이고 싶어 죽인 게 아니라고!”

    케이트는 이를 악물고 혼자 중얼거렸다.

    그녀는 근처에 있던 다른 모텔 2층에 방을 잡고 창가로 다가갔다. 창문을 슬쩍 보니 타호 차량이 1층 정문 앞에 주차되어 있었다.

    FBI 차량이었다. 케이트는 미행이 붙었음을 확신했다.

    그녀는 커튼을 확 쳐버리고 창문 앞에 무릎 꿇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짜증이 났던 감정은 사라지고 죄책감만이 그녀를 휘감았다.

    과거의 사건이 마치 현실인 양 그려지기 시작했다.

    * * *

    1909년, 미국 서부 사막 어딘가.

    ―탕

    총성이 밤하늘에 메아리쳤다.

    어린 케이트는 총성이 너무 무서웠다. 숲속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렸다.

    “잡아!! 죽여!!”

    뒤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케이트는 앞만 보고 미친 듯이 달렸다. 뜀박질을 멈추는 순간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케이트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정말 죽을 것처럼 달렸다.

    ―탕 탕

    케이트가 방금 스쳐 지나간 나무에 총알이 박혔다. 귓가에서 총알의 바람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죽여!!”

    다시 사람들의 외침이 들려왔다. 케이트는 더욱 박차를 가해 달렸다.

    순간, 케이트는 긴 치마에 다리가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다시 일어나려 했지만 발목이 삐었는지 일어날 수 없었다.

    “꼼짝 마!!”

    쫓아오던 사람들이 케이트를 둘러쌌다. 시커먼 총구 수십 개가 케이트의 얼굴을 향했다.

    “이런 쪼끄만 계집애가!”

    남자가 숨을 헐떡이며 총구를 케이트의 머리로 갖다 댔다. 케이트는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숙였다.

    이제 끝이구나― 케이트는 생각했다.

     

     

    * * *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자리에서 일어난 케이트는 커튼을 살짝 열고 밖을 보았다.

    타호 차량이 여전히 앞에 있었다.

    “아. 저걸 떼어 놔야 하는데.”

    케이트는 읊조리며 고민했다.

    FBI를 떼어 놓을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미행하는 자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마이클 홀튼은 즉시 케이트를 공개 수배할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고 미행이 있는 채로 다니다가는 다시 덜미가 붙잡힐 것 역시 분명했다.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은 미행의 눈을 피해 홀연히 사라지는 길뿐이었다.

    케이트는 다시 창문을 보았다.

    창문으로 나갈 순 없었다. 그들의 차량이 보인다는 것은, 그들의 차량에서도 케이트가 머물고 있는 방의 창문이 보인다는 의미였다.

    그렇다고 정문으로 나갔다가는 미행을 떼어놓기는커녕 거리가 좁혀지고 말 것이었다.

    케이트는 일단 복도로 나가 복도 끝에 있는 창문으로 다가갔다.

    창문은 열려 있었다. 복도 창문에서는 FBI 타호 차량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아래에 철 쓰레기통과 스쿠터 같은 것이 보였다.

    “아. 옷.”

    케이트는 뭔가 생각난 듯 탄식을 내뱉었다. 일단 옷을 바꿔 입고 거리로 나갈 필요가 있었다.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를 보았다. 새벽 4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일단 창문과 가까운 방 문고리를 살짝 돌려보았다. 잠겨 있었다. 그렇게 방문들을 모두 열어보았지만 하나같이 잠겨 있었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 옷을 훔칠까 생각했지만 그 역시 무리수였다. FBI가 절도죄까지 뒤집어씌울 수도 있었다.

    거리로 나가 옷을 구할 생각으로 케이트는 창문에 엉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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