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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배우 1-52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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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롤로그

    초고도 근시라 두꺼운 안경알.

    여드름 투성이 얼굴.

    폭발할듯한 천연 뻗침머리.

    그래도 연호는 배우를 꿈꾼다.

    왜냐? 그냥 좋기 때문이다.

    거창한 이유는 없다.

    연기라는 것이 그저 좋다.

    나를 지우고 온전히 다른 존재가 되는 체험.

    그것 자체가 최고의 행복이었으니까.

    그러나 얼굴이 너무 못났다.

    추남이란 단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이런 소년에게 기막힌 행운이 찾아왔다.

    #1. 꿈꾸고 싶어요

    1회) #1. 꿈꾸고 싶어요

    소년의 이름은 도연호, 나이는 꽃다운 열일곱이지만 외모는 팍 상해 20대 중반은 될 것으로 보인다.

    “진짜 못생겼다······.”

    세안하고 나서 쳐다본 거울, 그곳에는 못생김이 덕지덕지 붙은 소년 하나가 있다. 여드름과 흉터 자국으로 잔뜩 뒤덮인 얼굴은 혐오스럽기까지 하다.

    그래도 여름방학 내내 다이어트 중이었다. 뚱뚱함이 사라지면 이 못생김이 조금이라도 사라지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뚱뚱한 사람은 아직 긁지 않은 복권이다, 라는 말이 있다. 소년은 기대감을 품곤 열심히 운동에 매진했다. 독하게 맘먹고 하루 2끼, 야채와 닭가슴살만 먹으며 버텼고 군것질거리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동네 산을 매일 올랐다. 어느 정도 체력이 붙고 나서는 뛰어오르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바지가 헐렁해졌고 살에 묻혀 있던 얼굴의 윤곽이 드러났다.

    여름방학의 마지막 날 아침, 연호는 세수한 후 고개를 들어 올렸다.

    “똑같잖아아아아아!”

    17년 인생을 살면서 이렇게 화났던 적이 있었던가.

    소년은 너무 너무 화가 났다.

    죽을 힘을 다해 살을 뺐는데 얼굴이 그대로였다.

    물론 미세한 변화가 있긴 했다.

    턱이 좀 더 갸름해지고 펑퍼짐한 엉덩이도 사라졌다.

    그러나 얼굴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못생김은 그대로였다.

    원판 불변의 법칙을 뼈저리게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얼굴 빻았네.’

    ‘더럽게 못생겼다 진짜.’

    ‘어우, 쟤 얼굴 극혐.’

    자신을 향해 쏟아지던 은근한 미움, 은근한 무시. 17년 인생을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니!

    연호는 순간 정신이 아득해졌다. 열등감이 마음을 좀먹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래서는 배역도 맨날 그런 것만!”

    배우는 소년의 오랜 꿈이다. 집안 사정상 비싼 연기학원에 다닐 수는 없었지만, 교내 연극부에 들어가 연극 대회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한청소년연극축제는 매년 9월에 열리는 대회로 전국 청소년이 참여하는, 권위 있는 연극제이다. 대한연극협회가 주최한 연극제에서 수상할 시, 대학 연영과 입시에도 도움이 되니 배우의 길을 가고자 하는 학생들이 눈독 들일만 한 했다.

    연호는 내심 자신이 주인공 역할을 맡고 싶단 욕심이 있었다. 절대 주관적인 생각이 아니고,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자신보다 연기를 더 잘하는 남학생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모가 문제다. 주인공 역할은 15세 중2로 풋풋한 첫사랑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단다!

    한데 자기를 쳐다보는 것만으로 극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본인은 못생긴 것이다! 연극부 담당자인 선생님조차 ‘연호야, 네 용기는 가상하다만 넌 이 역할에 어울리지 않아’ 라고 선을 그었다.

    이 역할에 어울리지 않아, 라는 말이 넌 너무 못 생겨서 안 돼로 들렸다. 그래서 죽을 힘을 다해 다이어트를 한 건데!

    “아아아아아악!”

    뻗침머리를 쥐어뜯으며 소년은 자학했다.

    결국, 다른 학생들과 선생님의 권유처럼 두호 역을 연기해야 할 테다. 극 중 두호는 히키코모리처럼 방에만 틀어박혀 있는 소위 찐따 역이었다. 극에서 대사도, 비중도 가장 없는 편이라 개인상 수상자가 되기엔 턱도 없고.

    ‘나도 주목받는 역을 맡아보고 싶었는데······.’

    어떻게든 배역을 바꿔보고 싶어 몸부림쳤지만 무의미한 일이었다.

    이번 연극은 그렇다 쳐도 앞으로의 날들은 어떨까? 너무 비호감처럼 생겨서 대학 연극영화과도 못 들어가면? 어른이 되어서 과연 배우로 자리를 잡을 수는 있을까?

    미래를 생각하니 머리 위로 먹구름만 떠오른다.

    날고 기는 사람들도 배우로 자리를 잡지 못하는데 자기 같은 사람이 그게 가능하긴 할까? 그러나 정말 문제인 건 포기하면 편한데 포기가 안 된다는 점이었다. 한 번 맛본 연기의 맛은 너무나 달콤해 헤어나올 수 없었으니까.

    수건으로 얼굴을 벅벅 문지르곤 연호는 거실로 나갔다. 거실이라곤 하지만, 거실이 곧 부엌이며 침실인 원룸이었다. 소년은 이곳에서 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오빠, 나 숙제가 너무 어려워. 도와줘.”

    “어? 뭔데?”

    초3인 연아는 식탁에 앉아 수학 학습지를 풀고 있었다. 오빠인 연호와는 달리 영특해 무려 초6 수학 문제를 푸는 중!

    문제를 들여다본 소년의 눈빛은 흔들렸다.

    ‘무슨 초6 수학이 이렇게 어려워! 하나도 모르겠잖아!’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였던 도연호는 수학과 담을 쌓고 살았다. 아무리 초등학교 수학이라고 해도 응용을 요구하는 문제를 풀 수 있을 리가 없다.

    “연아야.”

    “응.”

    오빠와는 달리 예쁘장하고 귀여운 소녀가 커다란 눈을 깜빡거렸다. 여전히 젖살이 덜 빠져 통통한 볼에 저렇게 눈을 깜빡거리다니. 누가 보기에도 시선을 뗄 수 없을 귀여움이다.

    “오, 오빠가 약속이 있었네? 깜빡하고 있었어! 지금 당장 출발해야 안 늦겠다!”

    “으앗! 엄마가 약속 시간은 꼭 지켜야 한다고 그랬어. 어서 가봐.”

    “그래. 그럼 난 나가볼게.”

    그렇게 도망치듯 집을 나갔다.

    소년은 멍하니 자신이 사는 빌라를 올려보았다.

    5층 높이의 빌라, 외벽은 색이 누렇게 변했고 쩍쩍 갈라져 있었다. 길 건너편의 신형 아파트와는 굉장히 대조적인 모양새였다.

    누가 굳이 짚어주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자신은 무척 가난한 사람이라는 걸. 거기다 얼굴도 못생겼고 꿈도 배우라는 붕 뜬 것이니까,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느끼고 있는 거다.

    ‘난 진짜 답이 없는 애다······.’

    울적한 맘을 안고 소년은 터벅터벅 걸음을 옮겼다. 대로를 걷다 골목으로 꺾어 들어가자 식당 하나가 나왔다. 오리 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꽤 큰 규모의 식당, 어머니가 일하고 계신 곳이다.

    가끔 이곳에 들러 어머니 일을 돕곤 했었다. 지금도 그럴 목적으로 가게 문을 열었다.

    그러나 연신 고개를 수그리는 어머니의 뒷모습이, 문을 열자마자 소년의 눈에 그런 광경이 들어왔다.

    “사장님, 정말 죄송한데······. 너무 급작스러워서요. 한 달만 더 일할 수는 없는 걸까요? 제가 집의 가장인데 이렇게 갑자기 일자리를 잃으면 우리 애들은······.”

    “연호엄마, 내가 안 된다고 했잖아.”

    “정말 안 되는 걸까요······?”

    “아휴, 이 사람이 왜 이래? 한 번 말했으면 그런 줄 알아야지.”

    당일 해고를 언급하는 사장의 태도치곤, 아주머니의 눈빛은 좋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해요. 너무 다급하다 보니까 말이 헛나왔어요······.”

    “연호엄마 사정은 알겠는데 내가 무슨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잖아.”

    “네, 그럼요.”

    언제나 당당하지 못한 어머니의 어깨는 오늘따라 더 많이 굽어 있었다.

    “얘, 너 도연호 아니야?”

    그때였다. 사장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친 건.

    철컥!

    황급히 문을 닫고 연호는 달렸다.

    달리는 내내 눈가에선 눈물이 흘렀다.

    한참을 달리다 멈췄을 땐 후회가 밀려왔다.

    ‘그 아줌마한테 나라도 따질걸. 나라도 한소리 해야 했는데!’

    이미 버스 떠났는데 그 생각을 하니 속이 갑갑했다.

    왜 소리쳐야 할 타이밍을 놓쳤을까?

    왜 그곳에 엄마만 혼자 덩그러니 두고 도망쳤을까?

    연호는 제 머리를 주먹으로 쥐어박았다.

    그리곤 땅이 꺼질라 한숨을 내뱉으며 걷고 또 걸었다. 어느 틈엔가 해는 뉘엿뉘엿 저물었고 연호의 걸음은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 닿았다.

    그네에 걸터앉아 하늘을 올려보니 저무는 해가 주황빛 잔상을 남기며 가라앉고 있었다. 그걸 보니 마치 자기 자신도 가라앉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이도 어린 녀석이 왜 그리 죽을상이래.”

    뜬금없게도 지근거리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호는 깜짝 놀라 옆을 돌아봐야 했다.

    “언제부터 거기에 계셨어요?”

    “내가 보이는 거냐?”

    “네? 당연히 보이죠.”

    “영이 맑은 모양이네.”

    옆 그네에 한 남자가 앉아있었다. 어쩜 이렇게 사람이 기척이 없을 수가? 그는 검은 정장을 빼입은 신사였다.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묘한 남자다.

    “아저씨는 누구세요?”

    기이한 감각이 일렁여 연호는 그리 물었다.

    “나? 설명한다고 해도 네가 이해할 수 있을까.”

    “음······.”

    “아, 보이는군. 네 고민.”

    “네? 뭐가 보인다는 거예요?”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어 하네? 그런데 외모가 심각할 정도로 딸려 애로사항이 있고?”

    “어? 어떻게 아셨어요?”

    빙긋 웃어 보이곤, 신사는 그네에서 일어나 소년의 앞에 섰다.

    “이름은 도연호. 너, 그런 상황 속에서도 이토록 영이 맑았구나.”

    “어···어? 제 이름은 어떻게 아세요?”

    그러나 남자는 소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내면에 눈부신 보석이 반짝거리고 있네. 그건 너 자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아름다운 거야. 정말 대단한 재능이거든.”

    천재적인 연기력, 그것이 소년의 내면에 숨겨진 보석이었다.

    “네? 지금 무슨 얘기를 하시는 건지······.”

    “인생을 살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법이지. 이젠 네게 행운의 확률이 찾아올 시간이야.”

    신사가 주먹 쥔 손을 펴자 동전이 나타났다. 마치 마술사 같은 몸짓이다.

    “행운의 주인공이 될 자격은 충분해. 자, 그러니 어서 이 선물을 받아.”

    “선···물?”

    반짝거리는 은빛의 동전.

    소년은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그것을 움켜쥐고 말았다.

    “잊지 마. 연기에 대한 열정을 놓아버리는 순간, 그 행운은 끝난다는 걸.”

    * * *

    “하아!”

    연호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너무나 생생한 꿈이었던 나머지 일어나자마자 두 손부터 펼쳤다. 조금 전에 받았던 은빛의 동전은 온데간데없었다.

    “에휴.”

    왠지 아쉬웠다. 동전을 손에 움켜쥔 순간, 기분 좋은 따스함이 전신을 감돌았기 때문이다.

    ‘진짜 그 동전을 선물 받은 거였으면 좋았을 텐데.’

    어쨌든 꿈은 꿈일 뿐이고.

    연호의 눈앞에는 익숙한 장소가 펼쳐져 있다.

    바로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다.

    “오빠? 왜 갑자기 소리를 질렀어? 무서운 꿈 꿨어?”

    TV를 보다 말곤 연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무서운 꿈은 아니었어. 근데 연아야. 오빠가 언제 집에 들어왔었어? 난 집에 들어온 기억이 없는데. 갑자기 여기에 누워 있네?”

    “아까 들어왔는데.”

    “내···가? 음, 진짜 기억이 안 나는데. 이상하다.”

    헤헤 웃으며 연아는 또 한 번 고개를 갸웃했다.

    “오빠는 낮잠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뿅하고 사라지는 거야?”

    “대체 이게 무슨······.”

    너무 이상해서 오싹한 느낌마저 들었다.

    “근데 오빠. 갑자기 얼굴에 곰팡이가 전부 사라졌어. 뭐하고 온 거야?”

    “뭐?”

    연아의 관점에서 얼굴에 난 곰팡이란, 오빠의 얼굴을 빼곡히 채운 여드름을 말한 거였다.

    황급히 연호는 자신의 볼을 더듬어보았다. 울퉁불퉁하게 솟아있는 여드름들이······.

    “없다고?”

    순간 등줄기가 뻣뻣해졌다. 몸을 휘청대며 연호는 화장실 문을 열었다. 그리곤 세면대 거울을 쳐다보았다.

    “내 얼굴! 내 얼굴이 왜 이래!”

    #1. 꿈꾸고 싶어요

    2회) #1. 꿈꾸고 싶어요

    꿈꾸고 싶었다. 배우가 된 자신의 모습을,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연기를 지켜봐 주는 광경을.

    하지만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양심 없는 꿈이었다. 연기파 조연의 길을 걷는다고 해도 이런 비호감 얼굴로 대중에게 사랑을?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그런데 얼굴이 변했다! 남들은 디테일하게 포착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자신은 안다.

    ‘여드름만 사라진 게 아니야!’

    성형수술한 것 마냥 큼직큼직하게 바뀐 건 아니지만, 분명히 변화가 있다. 콧대가 살짝 더 솟아올랐고 눈매도 그윽하니 또렷해졌다.

    ‘이목구비의 비율도 달라진 것 같은데!’

    분명 자기 자신의 얼굴이 맞기는 한데, 묘하게 다름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잘생겼어!’

    주관적인 생각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잘생겼다. 과장이 아니라 이 정도면 남자 아이돌 그룹의 일원 정도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대체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격렬한 기쁨이 지나가자 의구심이 샘솟았다.

    “······?”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건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운이라고 밖에는.

    ‘혹시 그런 게 신이라는 걸까?’

    무신론자였지만 그것 외에는 타당한 이유가 생각나지 않았다. 연호는 두 손을 모아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그분께 기도했다.

    ‘아저씨, 감사합니다. 제게 이런 행운을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 * *

    다음 날, 아침.

    연호는 여름 교복을 입곤 등굣길에 나섰다.

    항상 하늘 위로 솟구쳐 있었던 뻗침 머리는 하루 사이에 단정해졌고 얼굴도 잘생겨졌다. 거기에 하나 더! 시력도 좋아졌다! 안경을 쓰지 않아도 세상이 이렇게 또렷이 보인다니!

    초고도 근시라 안경만 쓰면 좁쌀 눈이 되는데 이젠 안경을 안 써도 되는 거다. 체감하기로는 시력이 한 0.4에서 0.5 정도로 올라온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혹시 시력도 외모도 서서히 더 괜찮아지는 거 아니야?’

    즐거운 상상을 하니 절로 콧노래가 흘러나왔다.

    ‘아니지. 너무 욕심부리지 말자. 이 정도도 나한텐 과분해.’

    행운이라곤 쥐뿔도 없는 인생이었던지라 절로 과욕 금물을 외치게 된다.

    학교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연호는 자신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흘금흘금 자신을 바라보는 수많은 시선. 과거에도 많은 시선을 받기는 했었다. 인상 찌푸리고 자기를 흘겨보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하지만 지금 받고있는 시선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다. 이것은 스포트라이트다!

    그렇다는 걸 본능적으로 직감하자 늘 움츠러들어 있던 어깨가 절로 펴졌다. 걸음걸이의 보폭도 넓어졌고 온몸에 생기가 들끓었다.

    “너, 너! 도연호 맞아?”

    불알친구인 강훈이 슬그머니 다가왔다.

    “후니, 표정이 왜 그래?”

    “날 알아보는 걸 보니까 도연호가 맞긴 한데······.”

    그의 시선이 위아래로 움직였다.

    “뭐야. 살 빠졌다고 사람이 이렇게나 변한다고?”

    그런 반응에 연호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외모 변화가 갑작스레 일어난 탓에 엄마한테도 들킬까 봐 이불을 얼굴까지 덮고 잤다. 일어나서도 엄마랑 마주치지 않고 냅다 뛰어나갔다.

    연아는 순수한 10살 아이이니까 어떻게든 속여먹을 수 있겠지만. 엄마를 속이는 건 전 과목 100점 맞기 급으로 어려운 일일 테다. 그리고 학교에서 만나는 지인들을 속이는 것 또한.

    한데 강훈의 반응을 보니 살을 빼면서 자연스레 외모가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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