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네]The Rabbit Holic 1,2부 - 9

163일전 | 180읽음

, 그런 행동은 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단히, 더럽습니다.”


“속인 건가.”




시에란은 몇 번이나 뺨이나 손등을 핥아졌던 과거를 떠올리며 조용히 웃었다. 죽여 버리겠다. 그 망할 호색한. 뻔뻔스럽게 그 더러운 혀를 갖다 대면서 이래야 빨리 낫는다고 어린 하겐과 자신을 농락했던 것이다. 키르체예프가 가볍게 시에란의 말을 긍정했다.




“아무래도.”


“...이샤카가 날 갖고 놀았군.”


“미처 깨닫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 폐하.”




진심이었다. 시종장은 연무장에 갈 일이 없었기에 이샤키아가 시에란에게 그런 짓을 해왔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그 시에란도 이렇게 종종 빈틈이 있구나 싶어, 어린 시절의 귀여운 그가 떠올라 재미있기도 했다.



시에란은 몇 년 만에 부끄러움으로 인한 화끈거림을 느꼈다. 제상도, 시에란도 달아오른 얼굴을 한 채로 서로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그래봤자 제상은 이방인이었다. 이 세계는 원래 그렇다고 고집을 부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시에란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제상의 손가락을 집어 올렸다. 제상의 시선이 따라왔다.




“상처, 보이지?”


“응.”


“이젠 믿어?”


“반 쯤.”




사실은 믿을래야 믿을 수가 없었다. 이건 영화 속에서나, 소설 속에서나 나올법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납득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이곳에서 살아가야 한다니, 한 달 남은 수능은? 사랑스러운 내 토끼들은? ...혹시 그들이 내 걱정은 할까. 두고온 것들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손가락의 붉은 선은 이것이 현실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막막했다.




“차원의 틈새로 떨어진 거라고 하더군. 그나마 황궁이라서 다행이지 않아?”


“그럴까.”


“날 만났잖아.”




어쩌면 이것은 정말 운명인지도 몰랐다. 자신이 매일 다니던 등굣길에서 19년 인생 처음으로 맨홀에 빠지질 않나, 그리고 그 맨홀이 차원의 틈새이질 않나. 무엇보다 시에란의 앞에 떨어졌다는 것이 더더욱 그랬다.




“그럴지도.”


“일단 아직 혼란스러운 것 같으니 쉬도록 해. 차근차근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겠지. 키르체, 제상을 가넷의 궁까지 데려다 주도록.”


“알겠습니다.”




키르체예프는 제상을 일으켜 함께 방을 나갔다. 호위기사 한 사람이 등을 돌리고 있는 시에란에게 인사하고 그를 따라 방을 나섰다.







식어버린 차를 마시다가 시에란이 웃음을 흘렸다. 제상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것이 현실인 것을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정도로 약한 모습을 보이면 곤란한데 말이다. 식었어도 키르체예프의 차는 역시 맛있었다.






-9-






“죄송합니다!”


“뭐, 뭐야.”




본성의 시종장에게 단단히 혼난 콜린은 바짝 군기가 들어있었다. 들어서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사과를 해온다. 뭔가 아주 싫은 느낌은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친해지고 싶지는 않은, 그런 사람 같다. 사실 아까의 고자질로 많은 점수를 깎아먹은 콜린이다. 아니, 어쩌면 꿈속일거라고 믿고 가볍게 행동한 자신이 문제일지도 모른다.




“됐어.”


“용서해주시지 않는 겁니까?”


“용서할 일도, 받을 일도 없었으니까. 됐어.”




제상은 어렸다. 나쁜 사람이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불편했다. 제상은 콜린의 다급함 따위는 몰랐다. 집에 7명의 군식구가 있는 장남의 입장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던 것이다. 그의 월급으로 7명의 생계비가 충당된다. 해고라도 당하면 끝이었다. 그런 배경을 알 턱이 없으니 제상은 그저 이 사람이 왜 이렇게 날 귀찮게 하는 것인가, 하는 마음이 전부였다. 눈치를 보던 콜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목욕물을 준비할까요?”


“부탁할게.”




다행히 아직은 잘리지 않을 것 같다. 자신의 말실수로 가족들이 굶을지 모른다는 압박감에 콜린은 더욱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뜨거운 물속에 들어가 있으니 몸이 노곤 노곤해졌다. 입욕제를 풀었는지 물이 분홍색이다. 목까지 푹, 물에 담그고 오늘 들은 말을 떠올렸다.




“차원의 틈새.”




운이 좋은 것인지, 없는 것인지. 왜 하필 자신이 그 차원의 틈새로 떨어지게 되었을까. 그렇게 자신이 세상에 미련이 없어 보였을까. 후우, 하고 숨을 들이마시고 물 안으로 머리까지 담갔다.



솔직하게 두고 온 사람들에 미련이 크지는 않았다. 어차피 자신은 짐 덩어리에 불과했다. 제상은 언제나 혼자였다. 학교에서 만나면 웃고 떠드는 친구들도 결국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끝이 없을 것 같은 깊은 고독에서 그를 건져내 준 것은 애완용 토끼였다. 오로지 그것이 마음 쓰일 뿐이었다. 자신이 이렇게 갑자기 없어질 경우를 생각하지 못했다. 누구에게라도 부탁했어야 하는데. 친하게 지내던 옆집 형이 살펴봐 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주인집에 신고하면 문을 열어줄 것이다. 제상은 그에게 그런 정도의 오지랖이 있길 기원했다.



조금 더 깊이 물속으로 들어갔다. 어머니의 양수 속에 들어있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자신에게 애정을 준 적이 없는 그녀이지만 적어도 뱃속에 있을 때만큼은 지켜주었다. 그 결과로 자신이 이렇게 살아있을 수 있었고. 원망하지 않았다면 거짓이지만, 낳아준 것은 고마웠다.




“제상님!”




제상의 목욕시중을 들기 위해 들어온 콜린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제상이 축 늘어진 채 물에 잠겨 있었다. 혹시 제상이 죽어버린 것은 아닐까. 단숨에 달려가 두 팔로 그를 건져냈다. 간신히 무거운 그를 끌어올리자 제상은 짜증스러운 얼굴로 콜린을 올려다보았다.




“뭐야.”


“살아계셨군요…….”




짜증스러움도 잠시 눈물을 글썽글썽하는 콜린을 보니 당황이 되었다. 괜히 미안해진다.




“왜 그래요.”


“전 돌아가신 줄 알고……놀라서…….”




이러다가는 아주 울겠다. 울먹이는 남자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제상은 괜스레 젖은 머리만 쓸어 넘겼다.




“안 죽었어요.”


“말씀 놓으세요.”


“아, 응.”




이 와중에도 존댓말 하는 것은 귀신같이 지적한다. 이젠 지적을 받으면 괜히 속이 뜨끔했다. 이곳에서 살아야한다면…… 아니 언젠가는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어찌되었던 당분간은 살아야 했다. 울고있는 콜린의 모습을 보니 왠지 가슴 한구석이 따끔거렸다.




“머리 이쪽으로 돌려보세요.”




시키는 대로 몸을 돌리고 욕조의 턱에 목을 기대자 곧 상큼한 향기와 함께 머리가 문질러지기 시작했다. 뭘 배워왔는지 아침보다 능숙한 솜씨로 머리를 감겨준다. 미용실에서 샴푸할 때처럼 기분 좋은 손길이다.



제상의 기분 좋음과 별개로 콜린의 손은 퉁퉁 불어있었다. 아팠지만 그래도 물이 따뜻해서 견딜 만하다. 예전에는 피가 날 정도로 튼 손으로 빨래도 했었는데 뜨신 물은 그저 호강이다. 낮에 본성의 시종장님께 갔다가 호되게 야단을 맞았다. 팔아먹을 게 없어서 주인을 팔아먹냐고. 덕분에 손등을 맞았다. 게다가 벌로 진료소에 입원한 기사들의 머리를 감기고 목욕 시키는 일을 맡았다. 평기사라고 해도 콜린보다는 높은 신분이니 조심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까칠하긴 얼마가 까칠한지……. 천연재료로 만든 비누와 샴푸이지만 자꾸 손에 대니 바싹 말라 손이 트고 갈라져 버렸다. 한번 데이고 나니 콜린은 그저 제상에게 충성하는 것이 제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긴 도어보이 시절에도 얼마나 많이 욕을 먹었던가.




“괜찮으세요?”


“응. 좋아.”




머리를 미지근한 물로 헹궈내자 이젠 몸을 씻겨줄 차례이다.




“저어, 이제 몸을 씻겨 드릴게요.”




어깨를 살짝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며 말하자 제상이 흠칫한다. 제상은 대중목욕탕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한참 찜질방이 인기 있을 때도 가지 않았다. 알몸을 보이는 것은 익숙하지 않아서 조금 민망했다.




“몸은, 괜찮은데…….”




고개를 돌렸던 제상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를 향해 내밀고 있는 콜린의 손이 갈라져서 빨갛게 부어있었던 것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이 손으로 따가운 샴푸를 만졌을 것을 생각하면 저절로 눈이 찡그려진다.




“손이 왜 이래?!”




콜린은 아하하, 하고 어색하게 웃으면서 제상에게 잡힌 손을 빼냈다. 꼭 잡히니 상처 난 손등이 아팠던 것이다.




“괜찮아요. 겨울이잖아요.”




손등에 얇은 줄이 몇 개나 가있었다. 분명 단순히 튼 것이 아니었다. 손을 숨기는 콜린의 팔을 잡아채 손목을 끌어 왔다. 피가 나지는 않았지만 잔뜩 부어오른 손등은 보는 사람도 아파질 만큼 상태가 심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렇게 맞았으면 바로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다.



제상이 말없이 손만 타는 듯한 눈빛으로 보고 있자 콜린은 민망해졌다. 손등을 맞는 것은 약한 체벌에 불과했다. 피가 터지도록 걷지 못할 만큼 종아리를 맞기도 했고, 심하게는 등을 채찍으로 맞기도 했다. 손등을 맞아봐야 잠을 못 잘 만큼 아픈 것도 아니고 일상생활에 지장도 없었다. 이런 작은 일에 그가 마음을 쓰게 하다니, 정말 시종 실격일지도 모른다. 콜린은 다시 한 번 힘주어 말했다.




“제상님. 정말로 괜찮아요.”


“손 말리고 나가 있어. 목욕은 혼자 할게.”




콜린의 손에서 비누를 뺏어든 제상은 잠시 고민했다. 거품을 내는 도구가 뭐지. 샤워볼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콜린은 작게 웃으면서 비누를 집어다가 까슬한 천에 문질러 거품을 냈다. 콜린의 하는 모양을 보고 있던 제상이 비누와 천을 빼앗고 콜린의 손을 물에 헹궜다. 빼앗는 손은 난폭했지만 씻기는 손은 부드러웠다.




“그러면 제가 곤란하다니까요. 괜찮으니까…….”


“내가 안 괜찮아. ……아프잖아.”




어쩔 수가 없는 주인님이다. 한 번도 이런 귀족은 본 적이 없다. 지금 암암리에 돌고 있는 소문에 의하면 먼 나라에서 온 고위 귀족이라는데, 델루인에서는 보기 드문 자상하고 배려심이 깊은 귀족이다. 그에 비하면 자신은 얼마나 경솔하고 어리석은 지…….




“빨리 나가.”


“예-예. 수건은 이쪽에 있어요. 거품으로 씻고 난 뒤엔 이 가루로 몸을 문지르시고, 몸을 닦고 난 뒤에는 이걸 바르시구요. 그리고 속옷과 가운은…….”


“알았으니까 나가 계세요.”




콜린은 그제야 하는 수 없다는 듯이 욕실을 나갔다. 손가락에서 올라오는 따끔한 통증에 제상은 그제야 자신도 다쳤다는 것을 상기해냈다. 불어버린 손가락이 쭈글쭈글하다. 왼손이라서 다행이지. 피식, 웃고는 몸을 닦기 시작했다.












“약 없어?”




문소리와 함께 제상의 목소리가 들리자 초조하게 제상을 기다리던 콜린이 반색하며 다가갔다. 그리고는 말의 내용에 시무룩해졌다. 진료소에서는 낮은 계급의 시종에게 약을 주지 않는다. 심하게 다쳐야 저급의 약초를 조금 지급할 뿐이었다. 바깥에서는 대우가 그보다도 못하니 불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말을 하려니 왠지 쑥스러웠다. 제 직급이 안 되어서 약은 나오지 않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말이다.



콜린은 아무 말 없이 제상에게 잠옷을 주었다. 처음에 입었던 것과 같은 치마가 아닌 그냥 바지, 윗도리의 파자마이다. 이런 게 있었으면서 왜 치마를 입혔지. 속으로는 잠옷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제상은 재차 콜린에게 약에 대해 캐물었다.




“안 줘?”


“예에.”


“내가 달라고 했다고 해도?”




제상은 대단히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지만, 콜린도 방법이 없었다. 제상의 이름으로 약을 달라고 한다면 아마도 주겠지만 소심한 콜린에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호되게 종아리를 맞아 며칠을 못 걸어 다녀도 약을 받아본 일이 없었다. 물론 달라고 해도 줬을지는 의문이긴 하다. 난처함에 콜린은 괜히 말꼬리만 흐렸다.




“글쎄요…….”




그 때 똑똑, 하고 노크 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이 동시에 몸을 돌렸다.




“키르체예프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제상님.”




제상은 아까 들어본 목소리에 안심했다. 콜린은 말로만 듣던 그 칼시디나의 시종장님의 이름에 괜히 움츠러들었다. 혹시 황제폐하의 명으로 자신을 혼내러 온 것은 아닌지 마음이 졸여진다.




“들어오세요.”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는 작은 꾸러미를 들고 있었다. 허리를 굽혀 인사한 키르체예프가 손바닥만 한 천주머니를 두 손으로 내밀며 말했다. 좋은 타이밍에 나타나 주었다. 제상에게 어서 받으라는 듯이 눈짓을 하기에 제상은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었다.




“황제폐하께서 명하신 연고입니다. 상처치료에 좋은 것이니 아끼지 말고 손가락에, 그리고 손등에도 빼먹지 말고 바르라고 하셨습니다.”




아까 상처가 있다고 신경 쓰더니 이렇게까지 배려를 해줄 줄은 몰랐다.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고맙습니다.”


“모두 황제폐하의 명이십니다.”




키르체예프는 당연하다는 듯이 황제를 거론하며 그에게 공을 돌렸다. 콜린은 옆에서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최고의 시종장이란 과연 그런 거구나, 라고 감동하고 있었다. 제상은 참 꼬치꼬치 따지는 사람이구나, 하고 조금 귀찮았을 뿐이다.




“그럼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알겠습니다.”




키르체예프는 들어왔을 때처럼 공손하게 허리를 굽혔다가 방을 나섰다.




“잘 됐네.”




심드렁한 표정으로 제상이 콜린에게 주머니를 내밀었다. 제상은 모르겠지만, 포장만 봐도 고급의 연고이다. 주머니에서는 좋은 향기가 났다. 연고는 무려 세 개나 들어있었다. 상급의 연고 하나에 금화 두세 개는 줘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여전히 제상에게는 후한 황제였다.




“발라 드릴게요.”


“누가 나 바르래?”


“그, 그래도……. 바르세요. 상처가 남으면 폐하께서 걱정하실 겁니다.”




시에란을 들먹이니 왠지 그래야 할 것 같다. 키르체예프가 들으면 코웃음 칠 말이지만 제상에게는 설득력 있는 말이었다.




“그럼 내가 할게.”




연고를 빼앗아 든 제상은 스스로의 손가락에 연고를 짜냈다. 그리고 콜린의 손등에 발랐다. 이렇게 하면 자신의 손가락에도 약이 발릴 테니 일석이조였다. 약이 발릴 때마다 따가운지 콜린이 움찔거렸다. 이런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감겼다는 것을 생각하면 괜히 미안해졌다. 제상은 조금 퉁명스러운 말투로 콜린에게 말했다.




“날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말라고.”


“제상님은 아주 좋은 분이신 걸요.”




콜린은 에헷, 하고 작게 웃었다. 처음에는 황제의 손님인 귀한 사람이니 차갑고 쌀쌀맞은 사람일 거라 생각했지만 실제로 경험한 제상은 아주 다정한 사람이었다. 어딘가 돌봐주는 것에 익숙하다고 해야 하나, 말썽을 부려도 화를 내는 대신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받아주고 마는 것이다.



서툰 자신마저 제상이 그런 성격으로 독한 귀족들의 사이에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약한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이라면 평생을 모셔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콜린의 손바닥까지 꼼꼼하게 약을 바른 뒤에 제상은 자신의 손등에는 대충 손가락으로 문질러 바르는 시늉을 했다. 긁힌 것쯤이야 3일 정도면 말끔하게 사라진다. 손가락도 특별히 뜯거나 하지 않는 이상 곧 딱지가 앉을 것이다. 콜린의 손등에는 아무래도 멍이 남을 것 같다. 단순한 상처치료 연고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이제 가도 돼.”


“알겠습니다. 저어……고맙습니다, 제상님!”




주저주저하다가 콜린은 용기를 내어 감사의 인사를 하고 쪼르르, 방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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