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네]The Rabbit Holic 1,2부 - 3

128일전 | 113읽음

이의 성이다. 그러나 제상의 손에는 펜을 쥐었던 흔적 외에는 없었다. 몸도 흉터 없이 깨끗했다. 햇볕에 그다지 타지도 않았다. 그를 평민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럼 제상. 그대는 어디에서 온 거지?”


“대한민국. 서울.”




시에란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신탁도, 제상의 일관된 대답도 모두 그가 이세계에서 온 이방인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해주고 있었다.




“이곳은 델루인의 수도 코르인이다.”




제상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시에란을 바라보고 있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제상은 조금 혼란스러워졌다. 물론 자신이 세계의 모든 곳을 다 알고 있지는 못하다. 어느새 두 사람은 질문을 하나씩 교환하고 있었다. 이번엔 제상이 물어볼 차례이다.




“나는 당신을 뭐라고 불러야 하지?”


“이렇게 하지. 공석에서는 황제 폐하. 사석에서는 시에란. 어떤가?”




제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제상은 모르고 있었다. 시에란이, 아니 델루인의 황제가 이름을 허락한다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를.




“지금은?”


“시에란으로 충분하겠지.”




연이어 제상을 떠보았지만 그의 반응은 순진하리만큼 솔직했다. 말을 하니 들어는 주겠지만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시에란이 굳이 이곳에서 제상의 질문들을 받아주며 친절하게 답할 이유가 없었다.호칭의 문제도 그랬다. 이방인이라면 철저하게 황궁의 예법을 교육시켜 그가 황권을 무시하는 듯한 천박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했다. 그러나 시에란은 그러한 틀 대신 남들이 쉬이 가질 수 없는 특권을 부여했다.




“시에란...”




제상이 웅얼거리듯이 시에란의 이름을 말했다. 재미있다. 그의 속마음까지는 알 수 없으나 표면적으로는 시에란이 하는 말을 전부 믿고 있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다. 이세계에서 온 이방인이다. 시에란이 주는 정보가 제상에게 주어지는 최초의 정보인 것이다. 과연 어떠한 사람일까. 시에란은 호기심이 생겼다. 이방인이라고 해도 사람이다. 아직은 순수해보이지만 분명 그에게도 인간다운 욕심이 있을 것이다. 어디까지 허락해주면 탐욕을 부릴 것인지 궁금해졌다.



시에란 스스로가 이름을 허락한 세 번째 사람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이샤카와 그의 동생 하겐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없었다. 무슨 생각으로 시에란이 제상에게 이름을 허락했는지는 뻔했다. 단순히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것뿐이다. 물론 그 마음만으로 이름을 허락했다고 하기엔 그 자신조차도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이 섞여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이젠 내 차례지? 솔직히 말해봐. 나한테 반한 거야?”


“무슨!!”




실은 그랬다. 너무너무 예뻤다. 흰 털 망토가 그보다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달빛 같은 은발의 머리카락도 눈보다 더 하얀 피부도, 보석 같은 빨간 눈동자도 모두 완벽했다. 이상적인 토끼의 모습을 갖춘 것이다.


제상은 대답대신 다른 말을 내뱉었다.




“토끼 같아.”


“응?”




시에란의 얼굴이 슬쩍 찌푸려졌다. 미간에 집힌 주름까지도 태초에 그러했던 것처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물론 그의 얼굴은 웃을 때 더 빛났다. 제상은 슬쩍 시에란의 미간을 문질러 주름을 폈다. 역시 그 편이 더 멋지다.



시에란은 갑작스러운 제상의 행동에 몸을 굳혔다가 자신의 미간을 문지르는 행동에 긴장을 풀었다. 예측할 수가 없다. 뜬금없이 미간을 문지르다니. 닿은 손은 생각 외로 나쁘지 않았다.




“예뻐.”




시에란이 품평하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




“칭찬인가?”


“당연하지.”




최고의 칭찬이었다. 제상의 이상형은 토끼 같은 사람이었다. 시에란은 토끼의 현신 그 자체이니 제상이 꿈꾸던 완벽한 이상형을 만난 것이다. 물론 시에란의 얼굴은 누가 보아도 반할 법한 얼굴이었으나 제상은 그의 아름다운 얼굴보다 빨간 눈동자와 하얀 피부, 그리고 은색의 머리카락이 더 마음에 들었다. 제상의 눈은 홀린 듯이 시에란에게서, 정확하게는 은빛 머리카락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말해봐.”


“으응?”


“원하는 것을. 기분이 좋으니 뭐든 들어주지.”




시에란은 달콤하게 웃었다. 과연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시에란에게 있어 제상에게 황제자리를 제외하고는 주지 못할 것이 없었다. 그는 여신의 총아였으며 태어나는 순간부터 황제로 내정된 사람이었다. 타고난 신성으로 칭송을 받는 이었다. 제상의 대답은 예상외의 것이었다.




“머리카락, 만져도 돼?”


“푸후훗.”




시에란은 그만 웃어버리고 말았다. 웃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시에란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은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 것이었지만 그것을 떠나 보석도 작위도 돈도 아닌, 아주 작고 소박한 소망이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시종들에게 허락되는 것을 마치 대단한 일이라도 되는 양 제상은 상기된 얼굴로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좋을 대로.”


“그럼 조금만...”




제상은 조심스러운 손길로 시에란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까칠한 곳 하나 없이 매끌매끌하다. 치렁치렁하니 길이가 가슴께를 넘어서는 긴 머리는 촉촉하고 차가웠다. 좋은 향기가 났다. 토끼들을 쓰다듬을 때처럼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만졌다.



귀엽다는 듯이 제상을 내려다보고 있던 시에란의 마음이 식었다. 어쩌면 색다른 유혹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과연 제상이 자신이 황제라는 것을 몰랐어도 이렇게 굴었을까. 시에란은 자신의 정체를 밝혀버린 것을 조금 후회했다. 아니, 단순히 외모에 반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걸 떠나서 능숙하게 자신의 머리카락을 말리는 시종의 손길보다 훨씬 섬세하고 부드러웠다. 시에란은 잠시 모든 생각을 접고 편안하게 제상의 손길에 머리카락을 맡겼다. 어찌되었든 제상의 손길은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충분한가?”


“아.”




저도 모르게 열중해서 감촉을 즐기고 있었다. 제상의 손이 멈칫하자 시에란이 몸을 일으켰다. 손가락 사이로 고운 은색의 머릿결이 스르륵, 빠져나갔다. 아쉬웠다. 조금 더 그 보드라운 머리카락을 만져보고 싶었다.




“그만 나가지. 그대의 침소를 옮겨야겠어.”


“어디로?”


“가넷의 궁으로.”




시에란의 손에 이끌려 침대를 빠져나가던 제상은 그제야 위화감을 느꼈다. 교복이 어느새 흰 색의 홑겹 옷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불 밖으로 나오니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몸을 움츠리며 팔을 감싸는 제상의 어깨 위로 무겁지만 따스한 무언가가 내려졌다. 시에란의 여우 망토였다.




“그런데 나 언제 옷을 갈아입은 거지?”


“시종들을 시켜서 갈아입혔다.”




시에란의 말은 한 치의 틀림도 없는 사실이었다. 다만 그가 옆에서 그 과정을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는 부분이 빠졌을 뿐이다. 제상의 몸에서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고 대신 특이한 옷에서 대륙 어디에서도 유통되지 않는 처음 보는 동전 몇 개가 발견되었다.



제상은 자신에게 망토를 벗어주고 난 시에란의 몸이 걱정되었다.




“춥지 않아?”


“델루인의 사내가 이정도 추위에 떠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지.”




망토에 싸여 가녀리게 보이던 몸은 늘씬하고 단단한 체형을 가지고 있었다. 망토가 조금 무거웠지만 따뜻해서 좋았다. 제상은 작게 시에란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고마워.”




시에란이 눈을 찡긋하며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이 떠난 자리에는 베게에서 삐져나온 깃털 몇 개가 바람결에 따라 흔들리고 있었다.




-3-





두 명의 시종이 시에란의 모습이 보이자마자 문을 열었다. 검은 색의 거대한 문은 소리도 없이 스르륵, 열렸다. 육중해 보이는 외견과는 달리 부드러운 움직임이다. 무거운 망토를 어깨에 덮고-정확하게는 어깨에 이고- 시에란의 뒤를 따라 궁을 나섰다.



밖으로 나오니 차가운 공기에 저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바깥공기에 그대로 노출된 뺨이 차갑게 식었다. 빠른 걸음으로 앞서가는 시에란을 보자 뭔가 아까와 인상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보았을 때는 굉장히 크게 보였는데 제대로 보니 자신과 비슷한 키였다. 망토가 없어져 오로지 얇은 옷 한 장에 감싸인 몸은 보기 좋게 균형 잡혀 있었다. 잠시 딴 생각을 하는 사이 저만치 앞서나가는 시에란을 깨닫고 제상은 보폭을 넓혀 그를 따라잡았다. 맨발에 닿는 겨울의 찬 공기는 생각보다 매서웠다. 뽀드득, 하고 소리를 내며 눈이 밟혔다.



시에란이 시선을 돌려 흘끔 제상을 바라보았다.




“추운가?”


“조금.”




하얗게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운 날씨이다. 제상은 괜히 후후, 입김을 불어본다. 맑은 공기 속으로 뿌연 입김이 번졌다. 아이가 된 기분이다. 주위를 둘러보자 온통 하얗게 눈으로 덮여있다. 춥지만 머리가 맑아지는 깨끗한 공기이다.




“가넷의 궁까지는 조금 멀 텐데.”


“이 정도는 참을 만해. 시에란은 얇은 옷 하나만 입고 있잖아.”




시에란이라고 부르라고 했다고 어느새 스스럼없이 시에란이라고 부르고 있다. 말투에 대한 것도 지적하지 않으니 그대로 반말이다. 하지만 재미있었다. 오랜만에 편한 말투로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황제의 자리에서 끌어내려진 느낌인데 그게 나쁘지 않았다. 모두가 제상이 이방인이기 때문이다. 말을 하나 잘못 흘려서 트집잡혀 두고두고 씹힐 일도 없다.




“델루인의 겨울은 사납지. 그래도 오늘은 별로 춥지 않은 편이야.”




시에란은 상냥하게 묻지도 않은 사실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제상은 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을 해도 믿을 것 같은 태도이다. 본디 시에란은 그다지 친절한 성품이 아니었다. 다만 제상이 신기했을 뿐이다. 무슨 말을 해도 신뢰로 가득한 눈을 반짝반짝하면서 듣고 있다.




“델루인은 어디에 있는 나라지?”


“동대륙.”


“동대륙?”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남극, 북극. 동 대륙은 없다. 생각해보면 중세 유럽의 국가들은 터키나 중동을 동방이라고 칭했던 적이 있다. 중동사람이라기엔 날씨도 피부색도 적합하지 않다. 역시 러시아 쪽일까. 이렇게 추운 걸 보면 동유럽 쪽일 것 같다. 연상의 꼬리를 물고 늘어지다가 문득 이건 꿈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었다. 모두 꿈인 것을 바보같이 지나치게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판타지 소설은 몇 권 본 적도 없는데 참 이상하다.



다시 잠시간의 정적이 흘렀다. 눈을 밟는 사박사박한 소리만이 그 정적을 메우고 있었다. 제상은 시에란의 하얀 얼굴을 쳐다보다가 문득 떠오른 질문을 던졌다. 한국인이 상대를 처음 만났을 때 반드시 하는 질문이었다.




“시에란, 몇 살이야?”


“17살.”




어려보이는 외양이긴 했지만 정말로 어렸다. 사실 시에란이 자신보다 나이가 어릴 거라고 생각했던 것은 그다지 근거가 없었다. 눈매라든가, 콧날이라든가 전반적으로 동글동글한 것이 어려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둥글다고 생각했던 눈꼬리는 무표정한 그의 얼굴을 보자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웃지 않을 때는 상당히 날카로운, 매서운 눈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제상은 연장자로서의 책임감을 담아서 말했다.




“난 19살이야.”


“거짓말.”




제상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시에란이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하, 제상이 어이없다는 마음을 담아 헛웃음을 뱉었다.




“정말인데.”




시에란이 빤히 제상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이윽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사르륵, 하고 은빛 머리카락이 흩어졌다. 과장된 그 행동마저 고전기의 그림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우아하다.




“말도 안 돼. 아무리 올려도 16살 정도로밖에 안 보여.”




어리게 봐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나, 어쨌든 연상인 자신이 무시당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 찝찝하다. 그저 동서양의 차이일까. 제상은 저도 모르게 그 생각을 입 밖으로 내고 말았다.




“역시 서양인들이 보기에 동양인들은 어려보이는 걸까?”


“서양인?”




작게 중얼거린 제상의 말을 용케 알아듣고 시에란이 되물었다.




“아냐 아냐.”




제상은 두 손을 저으며 별 것 아니라는 듯이 웃었다. 시에란은 묘한 눈초리로 제상을 바라보다가 수긍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두 사람은 앞을 보고 걸어갔다. 눈이 내린 검은 나무들은 스산하다기보다는 따뜻해 보였다. 잘 꾸며진 정원은 곳곳에 신기한 나무들이 있어 제상이 추위를 잊게 만들었다. 그렇게 나란히 돌길을 걷다가 갑자기 시에란이 작게 아, 하고 탄성을 내뱉었다. 의아해진 제상이 슬쩍 시에란을 돌아보았다.




“그런데 제상. 나를 처음 보았을 때 토끼라고 불렀지.”




제상이 움찔했다. 어느새 시에란은 심술궂은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있다. 영락없는 장난꾸러기의 모습이다.




“그건...내가 떨어지는 동안 정신이 없어서...”




제상은 저도 모르게 변명을 했다. 딱히 변명을 할 필요도 없는 일인데 말이다. 시에란의 미소가 더 짙어졌다. 왠지 덫에 걸린 토끼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이상하게 주눅이 드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아까 망토를 입은 나를 볼 때도 그때와 비슷한 눈초리를 하고 있었어. 제상.”




정곡을 찔리자 제상의 말문이 막혔다. 제상의 걸음이 멈추고 잇따라 시에란의 걸음이 멈추었다. 발자국 소리도 없이 고요한 가운데 제상은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 잠시 고민했다. 그가 선택한 것은 솔직한 답이었다.




“시에란을 보고 있으니 토끼가 생각났어. 난 토끼가 좋으니까.”


“좋다고?”




시에란은 어이없다는 듯이 반문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단 한 번도 그런 괴상한 수식어를 들은 적이 없던 그가 세 번이나-정확하게는 네 번- 토끼라는 말과 엮이니 기가 찰 법도 하다. 시에란의 표정과는 반대로 제상은 행복한 꿈이라도 꾸는 듯이 몽롱한 표정이다. 제상이 그의 표정처럼, 꿈꾸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생물이잖아.”


“응?”




빠져도 단단히 빠졌다. 토끼는 제상이 가장 애정을 쏟는 대상이었다. 그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것이다. 시에란은 행복한 제상의 표정을 여전히 어이없다는 듯이 이해할 수 없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제상은 상대의 반응 따위 아랑곳 않고 말을 이었다.




“보송보송하고 예쁜 털에, 기다란 두 귀, 순진한 두 눈동자까지 전부 귀여우니까.”


“그럼 토끼를 키우기라도 한 건가?”


“응. 세 마리를.”




몽롱하던 목소리는 풀이 죽어버렸다. 어느새 제상의 얼굴은 조금 슬퍼져 있었다.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 그것이 꿈이라는 것을 깨달아 버렸을 때의 망연한 표정과도 비슷했다. 시에란은 이해할 수 없었다. 고작 토끼이다.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잡아올 수 있었다. 동물의 가장 비싼 부분인 가죽도 토끼 가죽은 하층의 서민들 외엔 쓰지도 않는 저급의 것이었다. 전쟁터에 나갈 때가 아니고서는 굳이 토끼 고기를 입에 대는 사람도 없다. 게다가 시에란이 전시라고 해서 굳이 토끼를 잡아다 먹어야 하는 지위도 아니었다. 산과 들 어디서나 보이는, 희소성도 없고, 일곱 살 난 아이라도 잡을 수 있는 약한 동물이 세상에서 최고라는 듯이 말하는 제상이 너무나도 이상했다. 시에란은 자신의 의문을 그대로 제상에게 전했다.




“왜 그런 얼굴을 하는 거지?”


“어떤 얼굴?”


“글쎄, 그리운, 슬픈 얼굴?”




고작 토끼에게 그리운 얼굴이라니! 우습지도 않다. 그런데 그게 사실인 것이다. 제상은 시에란의 말을 긍정했다.




“지금 토끼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빨리 토끼들 밥을 줘야 할 텐데.”


“흐음...”




재미있는 이방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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