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네]The Rabbit Holic 1,2부 - 2

167일전 | 323읽음

.”




쌩하고 남자가 나가버렸다. 탕, 하고 육중한 문이 닫혔다. 하. 제상의 공허한 헛웃음이 방을 울렸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제상은 그저 막막할 뿐이었다. 분명히 맨홀에 빠졌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상한 곳에 떨어져 있다. 평범한 사람의 상식선에서 이곳이 유럽의, 몇 안 되는 입헌 군주국일 리가 없다. 그랬다면 이렇게 말이 통하지가 않을 테니 말이다. 아무래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머리가 아파온다. 제상은 다시 잠을 청했다. 애초에 완벽하게 맑은 정신도 아니었다. 조금만 있으면 잠에 빠져드는 것은 순식간일 터였다. 눈을 감고 이불을 끌어올렸다. 푹신한 것이 기분 좋았다. 그렇게 얕은 잠의 세계로 빠져 들어갈 즈음, 어딘가 불친절한 목소리가 들렸다.




“먹어라.”




조금만 더 있었으면 잘 수 있었을 텐데. 제상은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 들어올렸다. 언제 문을 열고 들어왔는지 모르겠지만 다짜고짜 반말이다. 수프냄새가 난다. 힐끔 눈길을 주자 침대 옆의 트레이에 하얗고 둥근 빵과 수프 한 접시, 그리고 샐러드가 놓여있었다. 고개를 들자 단정한 옷을 입은 남색 머리의 사내가 못마땅한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음식냄새를 맡으니 왠지 정신이 드는 것 같다. 아까 자신이 무슨 배짱으로 정체모를 사내에게 토끼라고 부르며 반말지거리를 한 것인지 모르겠다. 얼굴도, 키도, 목소리도 기억나지 않았지만 선명한 붉은 눈동자만은 강렬하게 박혀있었다. 그와 대조적인 남색 눈동자이다. 두 사람의 사이엔 정적이 흘렀다. 눈만 마주한 채로 아무도 입을 열려고 들지 않았다. 남색 머리의 남자는 누가 봐도 제상보다 연상이라는 것이 확연해 보였다. 이래봬도 동방예의지국의 태생인 제상이다. 어른을 배려해 주자.




“여긴 어딥니까?”




제상이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남자는 대답대신 쟁반을 제상의 허벅지 위에 올린다.




“먹어라.”




아까와 같은 말이 되풀이 될 뿐이었다. 차라리 벽에 대고 말을 하는 편이 속 시원하겠다. 제상은 대화를 포기하고 수프를 한 술 떴다. 짭조름하고 부드러운, 그러면서도 달콤한 맛이 났다. 급식에서 나오는 인스턴트 수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맛이다. 빵을 작게 손으로 찢어 입에 넣었다. 역시나 맛있다. 촉촉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남다르다.




“침입자. 너의 목적을 말해라.”




냉막한 목소리에 빵을 삼키려다가 사례가 들렸다. 콜록, 콜록. 계속 되는 기침에 남자가 물을 건넸다. 간신히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식사 중에 취조를 하는 것이 이 나라 방식입니까? 아니면 그 대단하신 황제 폐하의 명령입니까?”




입맛 다 떨어졌다. 제상은 조금 아쉬운 눈으로 쟁반을 내려다보다가 옆으로 치웠다. 눈을 들자 발끈한 듯한 남자의 기색이 그대로 비쳤다. 자칫 잘못 행동했다가는 주군에게 폐가 될 수 있으니 자제하려는 것 같았다.




“내 독단이다.”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던데 이거 원.”




어차피 다 먹는다고 쳐도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소화가 될 것 같지도 않다. 아까는 잠이 덜 깨서인지 몽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지금은 정신이 아주 또렷하다.




“할 말 있으면 빨리 하십시오.”




남자를 빨리 해결하고 다시 잠이나 자야겠다. 아 어쩌면 그것이 잠에서 깨어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애초에 이런 것이 현실일 리가 없다. 꿈도 마음대로 못 꾸다니. 세상에 마음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나 보다.




“목적이 뭐냐.”




또 똑같은 말을 되풀이 한다. 제상이 슬쩍, 고개를 돌려 한숨을 쉬었다.




“무슨 목적을 말하는 겁니까.”


“암살이라기엔 어설프고, 황제 폐하를 유혹하려는 거냐?”




남자의 말을 제상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있었다. 뜬금없이 유혹이라는 말이 왜 등장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남자의 쪽에서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황제의 완벽한 개인관리 때문에 여자와 소문이 나지 않자 귀족들 사이에서는 그가 남색가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물론 전장에서의 경험 때문에 남자 역시 남색에는 편견이 없는 편이었지만, 그것을 떠나서 일단 황제에게 남자를 보내 유혹하려던 전례가 몇 번 있었다. 무엇보다 이런 식으로 침입자를 별궁에 두게 한 황제의 유례없는 판단 때문에 더 헷갈리는 것이었다. 도대체 그 장난꾸러기 황제폐하께서 무슨 의도로 이 자를 이곳에 두었는지를 모르겠다. 마음에 들었던 것일까.




“유혹? 남자가 남자를 왜?”




제상의 황당하다는 답문에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답했다.




“황제폐하께서 남색을 즐기신다는 소문이 났더군. 그래서 보내진 것이 아닌가?”




남자의 머릿속에서는 제상의 정체가 점점 후자 쪽으로 의심이 굳혀지고 있었다. 황제를 유혹하기 위해 술법이라도 쓴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마법사의 존재는 세상에 드러난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어떤 방법으로 천장에서 떨어지게 했는지는 조금 더 조사할 필요가 있었다.




“...남색?”




제상은 잠시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보라색도, 파란색도 아닌 남색? 아연하여 멍하니 남자를 바라보자 남자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오웬 백작님!!”




문 밖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웬 소란이냐.”




남자가 고개도 까딱 않고 짜증스럽게 답했다. 분명 오웬이라고 불렸다. 제상은 그의 이름을 곱씹어 외웠다. 한 개 당 한 대의 매를 맞는 영어 쪽지 시험을 앞둔 쉬는 시간보다 맹렬한 기세였다.




“폐하께서 오십니다!”




동시에 두 사람 모두 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화려한 차림의 남자가 들어서고 있었다. 성미가 급한 것인지 시종이 채 문을 열기도 전에 스스로의 손으로 문을 열고 들어선 것이다. 붉은 안감이 대인 폭신해 보이는 하얀 털 망토에 은사로 수놓인 하얀 상의에 검은색의 바지를 입고 있다. 망토 안쪽으로 두른 화려한 수대에는 커다란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퍼플레드의 자수정부터 흑진주, 백진주, 루비, 사파이어가 금실 자수와 함께 고정되어 있었다. 그 옆으로는 세밀하게 세공된 화려한 은색 손잡이의 검이 꽂혀 있었다. 손잡이에 박힌 보석만 해도 눈이 휘돌아가게 크고 많았다. 더 무서운 것은 그 보석의 화려함 속에서도 전혀 짓눌리지 않고 빛을 발하는 남자의 존재였다.




“무얼 하고 있었기에 이렇게 놀라?”




밝고 쾌활한 음성이다. 아까와 다른 격의 없는 말투에 제상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전의 그것이 착각이었나 싶을 정도로 다른 사람이 서있었다. 맑게 웃음 짓고 있는 남자는 누구보다 선량한 얼굴을 하고 있다.




“식사를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뭐야, 라세인. 그대가 직접 먹여주기라도 한 건가? 하하하하.”




오웬 백작이라고 불렸던 남색 머리의 남자는 수줍은 듯이, 분명히 수줍은 듯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라세인, 오웬. 남색 머리의 이름이다. 대충 제상이 알고 있는 서양의 관습대로라면 오웬이 성일 것이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폐하.”


“하긴, 그대가 먹여주는 음식은 분명 체하고 말테니까.”




깔깔거리고 웃는 목소리가 방 안을 울려 청아한 공명을 자아냈다. 라세인의 얼굴은 황제의 놀림에 약간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폐하!”




지금의 황제는 그저 신하에게 농지거리를 하고 있는 명랑한 이로 보일 뿐이었다. 이쯤 되면 도플갱어나 쌍둥이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제상은 아연한 눈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아, 그대를 잊었군.”




황제는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제상을 바라보았다. 빨간 두 눈동자와 마주친 순간 제상은 저도 모르게 머리가 멍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까 그를 처음 만나 울렁증을 느낄 때보다 더 심한 어지러움이었다. 이것은 마치 제상이 처음 그.것.을 조우했을 때와 같은 느낌이었다.







***







-2-





두근, 두근. 심장이 너무 크게 뛰고 있었다. 그랬다. 지금의 이 감정은 제상이 처음 토끼라는 생물을 알게 되었을 때와 동일한 것이었다. 제상은 아찔한 이 기분을 어찌해야 할 지 몰랐다. 몸속에서 아드레날린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며 전신을 흥분시키고 있었다.




“어디 아픈 건가?”




황제의 차가운 손이 이마를 짚어왔다. 그와 동시에 칼날이 제상의 목에 드리워졌다. 한껏 들떴던 몸이 차갑게 식었다. 라세인의 짓이다.




“라세인!”




황제가 날카롭게 라세인을 불러 질책했다. 라세인의 태도는 단호했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자입니다.”


“그것은 내가 판단한다.”


“...알겠습니다.”




결국 지고 들어간 것은 라세인이었다. 스르릉, 하고 칼이 칼집에 꽂혔다. 황제는 라세인을 노려보던 눈을 거두었다. 손에 닿는 이마에 미열이 느껴진다.




“열이 있는 것 같은데.”




하얀 망토까지 입고 있는 황제를 보니 자꾸만 집에 있을 토끼가 생각나 마음이 더 짠해왔다. 갑자기 코가 시큰해졌다. 주륵, 하고 미지근한 액체가 흘렀다.




“이런...”




피였다. 삼일 밤을 새도 나지 않던 코피가 오랜만에 다시 찾아온 것이다. 제상은 멍하니 하얀 이불에 떨어지는 핏방울을 바라보다가 황제에게로 시선을 올렸다. 제상의 난감한 몰골을 보자 황제가 난감한 미소를 지으며 라세인에게 손을 내밀었다. 라세인이 버벅거리면서 손을 저었다.




“저...그런 것은 안 갖고 다녀서...”




피식, 하고 웃은 황제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수건.”




재빠른 시종이 황제의 손 위에 수건을 올렸다. 이윽고 부드러운 천이 제상의 얼굴을 닦아냈다. 제상은 눈만 깜박이며 황제의 얼굴만 바라볼 뿐이었다. 놀란 시종이 자신이 하겠다며 황급히 황제를 말렸으나 황제는 다른 손을 흔들어 되었다는 표시를 했다. 잠시 천으로 입구를 막고 있자 어느 정도 피가 멈춘 것 같다.




“이름이 뭐지?”


“붸에앙.”


“크크크크크큭. 미안.”




자신이 수건으로 제상의 입을 막고 있었다는 사실을 잊었던 황제는 제상의 괴성에 낄낄거리며 천을 치워냈다. 입가고 콧등이고 전부 피 얼룩이 져있다. 황제가 고운 얼굴에 슬쩍 인상을 쓰며 슬쩍 옆에 있던 물을 적셔서 꼼꼼히 핏자국을 닦아냈다.




“이름이 뭐라고?”




물어놓고는 푸흡, 하는 웃음을 흘린다. 아까의 괴성이 자꾸 생각나는 탓이다. 멀쩡하게 생겨서는 이렇게 얼빠진 행동을 하는 것이 귀여웠다. 입이 잘 떨어지지 않는 것을 겨우 열어 불퉁한 표정으로 침입자, 제상이 답했다.




“백 제상.”




아까 목옆에 칼이 꽂혔던 것은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황제는 딱 봐도 어려보이는 얼굴인데 괜히 지고 싶지 않았다. 뒷꼬랑지 없는 짧은 대답에 라세인이 발끈했지만 그보다 황제의 대답이 빨랐다.




“백 제상? 흐음. 나는 시에란 렐 루미노아체 델루인.”




마치 노랫말처럼 그의 입술에서 긴 이름이 튀어나왔다. 황제라서인지 유난히 이름이 길다.




“...시에란, 렐, 루미노아체, 델루인?”




제상은 슬쩍 인상을 쓰고 또박또박 시에란의 이름을 따라 말했다. 황제가 기특하다는 듯이 웃었다. 제상은 또 다시 얼굴이 붉어졌다.




“보통 시에란이라고 부르지.”




물론 시에란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이들은 황제를 시에란이라고 불렀다. 문제는 그 자격을 가진 이들이 이제 거의 없다는 것에 있었지만, 어쨌든 시에란은 자신을 시에란이라고 부른다고 소개했다. 라세인이 입을 쩍, 벌렸다. 시에란이 그의 멍청한 표정을 타박했다.




“라세인, 보기 흉해.”


“예? 하지만 폐하!”




듣도 보도 못한 이가 뜬금없이 황제를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도 않았다. 이름을 허락하는 것은 안 될 말이었다. 라세인은 끈질기게 항변하려 들었다. 그러나 시에란은 이해할 수 없는 구석에서 단호하게 굴었다.




“하지만 뭐. 그대도 시에란이라고 부르고 싶다는 건가?”


“아닙니다!”




라세인이 그런 불경을 저지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물론 시에란 역시 그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원칙주의자인 것은 나쁘지 않지만 종종 귀찮을 때가 있었다. 시에란이 씨익 웃었다.




“좋아. 그럼 모두 나가보도록.”




그 예쁜 미소에 반응해 잔뜩 뻘게진 얼굴로 시종과 라세인이 물러났다. 이제야 조금 조용하다. 제상은 조용해지자 아까부터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질문을 던졌다.




“왜 아까랑은 태도가 다른 거지?”


“내가? 그대에게? 언제?”




연극배우 같이 과장된 포즈로 시에란이 놀란 척을 했다. 그의 동작에 따라 펄럭, 망토가 나풀거렸다. 제상의 시선은 시에란의 예쁘장한 얼굴에서 그 망토로 옮겨갔다. 시에란은 재빠르게 제상의 시선이 이동한 곳을 잡아냈다.




“왜?”




망토를 바라보는 제상의 얼굴은 꽤 심각한 표정이다. 아까 눈이 좀 초점이 흐린 것 같더니, 띄엄띄엄 기억하는 모양이다. 제상의 관심은 예쁜 털 망토가 우선이었다. 신기하다는 눈으로 시에란을 올려다보면서 묻는다.




“무슨 동물이야?”


“북쪽 여우.”




시에란은 아무렇지도 않게 답했다. 북쪽 여우. 북쪽 여우가 뭔 지는 모르겠지만 윤기 나는 흰 털이 정말 예뻤다.




“북쪽 여우?”




일단은 토끼가 아니었다는 것에 조금 안도가 되었다. 사실은 토끼였더래도 큰 감흥은 없었을 것이다. 털 망토를 향해 슬쩍 손을 내밀며 시에란의 눈치를 살피는데 딱히 제상의 손을 제지하지 않는다.




“만져도 된다.”




시에란의 허락에 힘입어 슬며시 손끝으로 만져본 보들보들한 털은 감촉이 좋았다. 사실 제상이 동물을 사랑한다고는 하지만 채식주의자가 아니었듯이 이 모피를 만들기 위해 죽었을 여우는 불쌍했지만 여우로 만들어진 털 망토는 예뻤다. 제상은 그저 살아있는 동물을 좋아할 뿐인 것이었다. 소고기를 먹으면서 소의 도축과정을 떠올리며 아파하지 않는 것처럼 모피를 보면서 껍질이 벗겨졌을 여우를 생각하지는 않는 것이다. 어찌 보면 자기 본위의 얕은, 알량한 애정이었다. 물론 누군가가 제상의 집에 살고 있는 사랑스러운 토끼들을 잡아 목도리를 만들겠다고 하면 이를 악물고 죽어라 달려들 것이었지만 말이다.




“아까 분명히 날 만났잖아.”


“그랬지. 그대가 천장에서 떨어질 때 말이야.”




시에란은 만났다는 사실을 딱 잡아뗐다. 천장에서 떨어졌다니, 말도 안 된다. 역시 혼란스러워서 착각을 한 것일까. 이제 제상은 정말 자신이 헛것을 보았나 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었다. 다음 질문이었다.




“여긴 어디지?”




시에란이 제상의 옆에 풀썩, 앉았다. 얼굴이 더 가까워졌다. 기분이 묘해진다. 마치 조각 같이 훌륭한 선을 가진 얼굴이다. 매끈한 콧날도 갸름한 턱 선도 도톰한 입술도 자그마한 얼굴 속에서 모두 완벽하게 어울리고 있었다.




“델루인 황성의 별궁 중 하나인 옵시디언의 궁이다.”


“옵시디언...”




제상은 멍하니 시에란의 말을 따라했다.




“백. 이것이 이름인가?”




제상이 고개를 저었다. 역시 외국인이라서 성이 앞에 오는 동양식의 이름구조가 이상한 가보다. 제상은 귀찮음을 누르고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제상의 쪽이 이름이야.”




백 제상. 성이 앞으로 오고 이름이 뒤로 간다. 대륙 어디에도, 바다 건너의 레유르에도 그러한 구조를 가진 이름은 없었다. 작위도 없고 성도 지나치게 짧다. 평민이나 가질 법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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