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네]The Rabbit Holic 1,2부 - 11

162일전 | 216읽음

있어야 하는 것은 번거로우니, 내일 이샤키아를 불러놓겠어.”


“응, 알았어.”


“단, 그에게 넘어가지 말도록.”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농담인가 했더니 말을 하는 눈동자가 진지하다. 여기는 왜 이렇게 이상한 사람이 많아서 자신을 고달프게 하는지 모르겠다. 라세인도 이상하고, 내일 만날 이샤키아라는 사람도 이상하고. 핥아야 빨리 낫는다고 어린 시에란에게 세뇌를 시켰다는 걸 보면 보통 사람은 아닐 것이다.



시에란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초콜릿을 마셨다. 입이 짧은 그가 맛있게 마시는 것을 보면 요리사가 어지간히 공을 들인 모양이다. 오도독, 새로운 쿠키를 또 하나 깨물며 말했다. 제상이 이샤키아와 친해지는 것은 달갑지 않았다.




“그럴 만한 위인이니 하는 소리다.”


“그런데 방은 왜?”


“글을 배우겠다며.”


“직접 가르쳐 주려고?”




제상은 시에란의 동문서답에도 차분하게 물었고 의외의 답을 들었다. 바쁘신 황제폐하께서 직접 가르쳐주시겠다고 나설 줄은 몰랐다. 휴일 아침에도 일 때문에 집무실에 있는 시에란이다. 괜한 소리를 한 것인가. 제상은 살짝 후회가 되었다.




“그게 낫겠지.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지금 당장 옮기도록 하지. 짐이 없을 때 옮기는 것이 더 편할 거야.”




시에란은 별 것 아니라는 듯이 가볍게 말을 했다. 과자를 자꾸 집어 먹는 것을 보니 저러니까 식사 때 제대로 밥을 안 챙겨 먹는 것인가 싶다. 제상이 못마땅한 눈으로 쿠키를 내려다보는 것도 모른 채 시에란은 핫 초콜릿과 쿠키의 앙상블을 즐겼다.



아, 하고 작게 탄성을 내뱉으며 제상이 덧붙였다. 콜린을 잊고 있었다.




“아, 그런데 시종은 그대로 콜린이면 좋겠어.”


“벌써 정이라도 든 건가?”


“뭐, 조금.”




정확하게는 어제의 눈물 때문이라는 것이 옳았다. 왠지 제상도 마음이 짠해져서 콜린이 조금 더 가깝게 여겨진 것이다. 게다가 이곳에 제상이 그래도 안다 싶은 사람이라고는 콜린과 시에란, 라세인이 전부였다. 그래서 콜린이 필요했다.



물론 제상의 말대로 그렇게 하는 쪽이 시에란에게도 좋았다. 의지하고 보듬어 줄 사람, 다른 말로는 약점이 될 사람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11-






글을 배우러 왔다가 느닷없는 이사로 제상은 갈 곳 없이 시에란의 집무실에 가만히 앉아있어야 했다. 뭔가 도우려고 해도 사색이 되어 말리는 턱에 어찌할 수가 없었다. 시에란은 피곤한지 침대에 눕겠다며 집무실을 나가려 했다.




“나도 따라가면 안 돼?”


“……좋을 대로.”




왠지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이상한 것 같지만 그래도 혼자는 너무 심심했다. 제상은 쪼르르 시에란의 뒤를 따라 나갔다. 그러고 보니 시에란의 방에는 처음 가보는 것 같다. 갑자기 친구 집에 놀러가는 것더니 방이 아니라 거의 또 하나의 집이다. 거실처럼 소파와 테이블, 책장만 놓인 방은 여러 개의 문을 두르고 있었다. 시에란은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타이를 풀어내고 상의를 벗어 던진다. 따라 들어온 시종은 눈치 빠르게 시에란의 곁에 붙어 있다가 옷을 받아 옆방으로 들어갔다. 제일 윗 단추 두 개를 푸르고 다른 문으로 들어가려던 시에란이 멈칫했다. 그리고는 잠시 제상을 아래위로 훑었다. 제상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위아래를 따라 훑는다. 아무리 봐도 별 이상 없다.




“골치 아프군.”


“나 때문에?”


“그래. 황제의 침실에는 아무나 드나드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뭐……모르겠다. 들어와.”




인상을 쓰면서 품위 없이 머리를 벅벅 긁던 시에란은 이내 결심한 듯 제상을 안으로 들였다. 다시 긴 통로를 지나서 무협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겹겹이 쳐진 커튼을 지나자 침대가 나타났다. 아주 심플하게, 덩그러니 침대 하나뿐이다. 이 큰 방에, 무지하게 큰 침대 하나뿐이었다.




“나 피곤한데……그래 나 잘 동안 심심할 테니까 글자 써줄게.”




지친 얼굴로 이마를 통통, 두드리며 시에란이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는 팔을 눈언저리에 얹어 가린 자세로 말했다.




“종이하고 펜.”




다짜고짜 종이하고 펜을 달라고 해도 자신은 이 방을 모르고, 안다고 하더라도 너무 치사한 것 같고……. 제상이 우물쭈물하는 사이 어느새 옆에 사람이 하나 늘어있다. 발자국 소리가 하나 나지 않는다는 것이 신기했다. 침대 위에 종이와 펜, 그리고 나무로 된 서판을 올려놓고 그는 올 때처럼 스르륵, 사라졌다. 꼭 귀신을 본 것 같다. 시에란이 팡팡, 침대를 두드려 제상을 불렀다. 침대가 커서 다섯 명이 누워도 될 것 같다.




“델루인 문자는 모음 여섯 개, 자음 열다섯 개. 총 스물 두 개의 글자로 되어 있다.”




시에란은 삐딱하게 누워서 한쪽으로 턱을 괸, 아주 성의 없는 자세로 글씨를 써내려갔다. 불량한 자세에도 글씨는 물 흐르듯이 유려한 서체였다. 사각사각, 하는 소리가 났다. 시에란은 다시 여섯 개의 문자를 그리기 시작했다.




“아, 어, 이, 오, 우. 그리고 이중 모음을 만드는 베르크.”


“베르크?”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시에란은 마지막 글자를 다른 글자들과 하나씩 연결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베르크를 덧붙이면 아를 야로 읽고, 어를 여로 읽고.”


“자음은?”


“그엘, 누, 델, 라, 몬, 바, 비엘, 쉬, 오르크, 제, 체트, 케이, 테, 페, 힐라.”




참 대충 쓰는 것 같은데도 예쁜 모양이 나온다. 목소리도 마찬가지이다. 졸음이 한껏 묻어나지만 정확하고 아름다운 발음이다. 제상이야 당연히 시에란의 글씨가 아름다운지 그의 발음이 얼마나 훌륭한지는 알 수 없었다. 미국 아이들이 영어를 잘한다는 것이나 미국 어른들이 영어를 잘한다는 것이나 타국민의 입장에서는 원어민, 미국인, 거기서 거기가 아니던가. 게다가 제상의 경우 시에란이 뭘 해도 예뻐 보이겠지만, 다 떠나서 일단 더 어려운 일이 눈앞에 있으니 자연히 관심이 조금 덜 갔을 뿐이다.




“그럼 그엘에 아를 붙이면 뭐라고 읽어야 하는데? 그엘라?”


“아니 자음의 이름은 발음과는 달라. 그엘에 아를 붙이면 가. 누에 아를 붙이면 나. 이해 되나?”


“알 것 같아. 쉬에 아를 붙이면?”


“사.”




왠지 한글의 사 와는 미묘하게 발음이 다르지만 이중모음을 제외하고는 한글과 비슷한 원리였다. 글자를 외우기만 하면 뜻은 몰라도 읽는 것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다.




“모음은 이렇게 자음보다 작게 써서 알아보기 쉽게 표기하는 거야.”


“이게 내 이름이야.”




원래도 긴 이름이었지만 엄청나게 길어졌다. 새삼 한글이 얼마나 합리적인 글자인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글자 한 자에 초중종성을 합성하여 사용하니 공간적으로도 절약되고 알아보기도 편했다. 반면에 델루인 문자는 줄줄이 늘어지는데다가 영어 필기체처럼 연결해서 써야만 하는지 가독성이 떨어졌다. 시에란은 계속 종이에 글자를 쓰며 말을 이어갔다. ㅌ, 그리고 ㅣ, ㅇ, ㅏ...눈을 찡그리고 집중해서 위의 자모음과 비교를 했다. 제상이 해독해내기 전에 시에란이 말했다.




“이 22개의 델루인 문자를 티아로사, 라고 불러. 의미는 밤의 석판.”


“왜 밤의 석판이라고 지었을까.”




시에란은 다시 자음과 모음을 한 자씩 갈겨썼다. 그리고는 이제 할 만큼 했다 싶은지 펜을 잉크병에 꽂아 버리고 눈을 감고 똑바로 누웠다. 써봐. 제상은 그 옆에서 열심히 글자를 따라 그렸다.




“델루인이 모시는 여신이 밤의 여신이니까, 겠지. 전설에는 그녀가 무지한 인간들을 위해 신탁으로 내린 것이기 때문에 그를 기원하기 위해 티아로사라고 부른다고 하더군. 예쁘게 써야 해.”




시에란이 쓴 것과 최대한 비슷한 모양이 나오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깃펜은 사람을 짜증나게 했다. 제상이 집중해서 글자 쓰기를 하고 있자 쉴 거라던 시에란이 오히려 심심해진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글도 모르면서 어떻게 일을 한 거지?”


“글을 읽을 필요는 없었고, 같은 글자끼리 모으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으니까.”




아, 그럴 법도 하다. 시에란은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한 사람은 책상다리로 앉고 한 사람은 똑바로 누운 묘한 구도로 대화가 계속되고 있었다. 뒤척거리다가 결국 몸을 일으킨 시에란은 점 위치가 틀렸어, 라고 참견하기 시작했다. 어깨 위에 올려 진 시에란의 머리에서 좋은 향기가 났다.




“빨리 외우려면 자주 눈에 익는 편이 좋겠지. 당분간 일은 그대로 하고, 매일 저녁 내 집무실로 오도록 해. 하루 일과 보고.”


“네, 네, 네.”


“그대도 그냥 자자.”




글자 쓰기에 열중하느라 건성으로 대답하는 제상에게 시에란이 빨간 눈동자를 보석처럼 빛내면서 유혹의 말을 던졌다.




“저는 글씨 연습을 해야 합니다만, 폐하.”




제상은 키득거리면서 슥슥, 글자를 베껴 썼다. 자신이 봐도 쓰면 쓸수록 실력이 느는 것 같다. 원래도 뭔가를 외우는 것에 재능이 있었던 제상이다. 일본어 히라가나에 비하면 글자 수가 절반이니 하루나 이틀이면 충분할 것이다. 이게 생각보다 재미있다. 예쁜 글자 쓰기에 맛들인 제상은 시에란의 말을 장난기를 듬뿍 담아 거절했다.




“원래 뭔가를 외울 때는 텀을 두고 반복하는 게 좋은 거야.”




시에란은 지치지 않고 계속 제상을 꼬셨다.




“좋아. 그나저나 그대의 토끼는 본디 이렇게 방치되어 길러졌나?”


“방치? 씻겨주고, 밥 먹이고, 털 빗겨 주고. 이걸론 부족했을까?”




진지하게 답하는 제상을 보자 놀려주고 싶어졌다. 그놈의 토끼 이야기에는 아주 눈을 반짝반짝 하면서 신나한다.




“그랬단 말이지. 그런데 나는?”


“……씻겨줘?”


“그대의 토끼라면 책임을 지라구, 제상.”


“알겠습니다, 폐하.”




제상은 거만한 황제를 향해 웃어 보이며 명령을 받아들였다. 마치 앙고라토끼 같다. 은빛이 도는 새틴 앙고라일까. 윤기 나는 털은 부드러운 만큼 자주 빗질을 해줘야 했다. 성격도 보기와는 다르게 예민하고 까탈스러웠다. 딱 누구 같지 않은가.




“일단은 좀 자자.”












눈을 떴을 때 제상과 시에란은 서로 내외하고 있었다. 침대가 너무 커서 본의 아니게 서로 멀리 떨어져서 잠든 것이다. 시에란은 가운데에서 잠드는 습관이 있었지만 제상은 끄트머리에 자는 습관이 있어서 그나마 가까웠지만 두 사람의 사이에는 싱글 침대만큼의 거리가 있었다. 어찌되었건 여럿이 자도 각자 개인침대를 쓰는 것이라 생각될 만큼 넓고 쾌적한 침대다.



시에란은 일어나자 말자 잊지 않고 제상을 재촉했다. 씻겨달라는 요구였다. 원래는 목욕 담당 시종이 따로 있었지만 오늘은 물만 채우게 한 뒤에 특별 휴가를 주어 돌려보냈다. 단순히 제상이 난감해 하는 상황을 즐기기 위함이었지만 기대와는 달리 제상은 생각보다 선선한 얼굴로 수락했다. 시에란은 다른 이의 시중을 받아 옷을 벗고 욕조에 들어갔다. 오늘은 복숭아꽃을 풀었나 보다. 꽃잎들의 사이에 묻혀 눈을 감고 뜨거운 물을 즐겼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제상일 것이다.



밖에서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욕조에 잠긴 시에란의 머리카락을 꺼내 올리고 조심스럽게 욕조의 턱에 목을 기대게 했다. 머리를 감기는 손길은 능숙했고 기대보다 기분 좋았다. 샴푸에서 풍기는 은은한 카넨슈카의 향에 마음이 편해지고 몸이 풀린다. 어렸을 때부터 익숙하게 항상 곁에 있던 향기라서 인식하는 순간 마음이 편해진다. 시에란이 어딜 가나 뿌려지는 향이기에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이렇게 머리를 감을 때면 코끝에 진한 향기가 그대로 느껴졌다.



카넨슈카는 겨울에 눈 속에서 피는 희귀한 꽃이다. 카넨슈카의 향기는 델루인 황제의 시그니처 향이었다. 현재로서는 오로지 시에란을 위해서만 채취되어 그가 사용하는 비누와 향에 들어간다. 교서는 그 종이를 만들 때 물에 카넨슈카 에센스를 넣어 만들고, 사적인 편지에는 에센스 한 방울을 떨어뜨려 마무리한다. 향수가 한참 유행할 때에도 선대의 황제들은 공식석상에 설 때 카넨슈카 만을 고집했다. 황제로서의 자긍심이었다. 물론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다른 향기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코로 향을 즐길 수는 있어도 오랜 시간 몸에 배어 온 카넨슈카의 향을 지워내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제상은 평소 시에란에게서 느껴지던 차갑고 달콤한 향기의 정체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입욕제부터 비누, 클렌져 전부 그 향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들어가면 아무 말도 하지 말고 황제의 뒤로 돌아가 머리카락을 감기라고 했다. 콜린이 자신에게 해주었던 것을 상기시키며 제상은 조심스럽게 머리카락을 문질렀다. 가만히 제상의 손길에 머리를 맡기고 있던 시에란이 불쑥 말을 걸어왔다.




“왜 이렇게 조용해.”


“집중하고 있다구. 아, 말하지 말랬는데.”




시에란이 볼 수 없는 등 뒤에서 혀를 낼름, 하고는 다시 긴 머리카락을 살살 부드럽게 마사지하듯이 문질렀다. 어딘가 익숙하게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두피를 눌러주는 손도 아프지 않고 시원하다. 시에란은 조금 기분이 나빠졌다. 제상이 샴푸 같은 시종의 일에 능숙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다른 이를 씻긴 것이 아니라 오로지 다년간의 토끼목욕으로 다져진 샴푸 실력이다. 제상은 시에란의 속마음도 모른 채 정성껏 머리를 감겼다.




“헹군다.”




머리카락이 길어서 그냥 헹구다가는 다 엉킬 것 같다. 결이 좋아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예쁜 머리카락이다. 황홀한 은빛을 감상하며 머리카락을 만졌다. 비눗기가 없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물로 헹궈내고 머리카락을 말아 꾹 눌러 물기를 짜냈다. 그리고 다시 에센스를 바르고 머리를 땋아놓았다. 왠지 뒷모습이 귀여워 보인다.




“이젠 몸이군.”




시에란이 여유롭게 느릿한 어조로 말했다. 그래봤자, 시에란은 제상에게 애완동물일 뿐이었다. 새삼 거리낄 이유가 없었다. 토끼를 씻기고 말리고 하는 것은 제상에게 있어 일상이나 다름없었다. 제상이 걱정되는 것은 하나였다. 콜린에게 목욕 시중을 받아본 일이 없어 시에란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시에란이 몸을 일으켜 돌아섰다. 좋은 타이밍으로 제상이 때마침 바디클렌저를 가지러 간 사이였다. 목욕시종들이 입는 옷을 입지는 않고 있었다. 그러나 무릎 위로 올라오는 얇은 원피스형 상의와 짧은 바지는 밤 시중을 드는 이들이나 입는 것이었다. 알고 입었을까나. 시에란이 욕조의 넓은 턱에 앉았다. 제상은 거품을 낸 천으로 팔부터 문지르기 시작했다. 잡티 하나 없는 우윳빛의 뽀얀 피부이다. 자신도 나름 하얀 편이었는데 창백함에 가까운 시에란의 피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말랑할 것 같던 살은 단단한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매끈한 피부는 감촉이 정말 좋았다. 탄력 있고 부드러운 피부는 슬쩍 닿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리만치 느낌이 좋았다. 비단결 같은 토끼들의 털이 생각난다. 새틴 앙고라. 그 녀석은 정말 최고로 털이 예쁘고 부드러웠다. 팔을 문지르는 제상의 손이 느려졌다가 다시 빨라졌다.



팔을 다 씻기고 나서는 다리였다. 무릎을 꿇던 제상이 잠시 멈칫했다. 괜찮을까. 토끼들은 티도 안 나지만 사람은 다를 것이다. 예민한 부분인데 실수라도 하면 어떡하지. 그것을 놓치지 않고 시에란이 괜히 제상을 떠보았다.




“뭐해?”


“아냐.”




무릎을 꿇고 시에란의 다리를 씻기다 보니 자세 때문에 본의 아니게 자꾸 시선이 그쪽으로 간다. 보고 싶지 않은데 자꾸 보이니 제상이라도 신경이 쓰이긴 한다. 거기 털도 은색이다. 게다가 너무 커서 시선에 안 걸릴래야 안 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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