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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무이]엉겅퀴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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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건 몇 개만 제자리에 넣고 나니 한 시간 만에 정리는 끝이 났다. 전에 살던 선생이 미국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대개의 살림살이들을 두고 가서 새로 살 것도 별로 없었다. 그러나 청결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는지 구석구석에 쌓인 먼지가 대단했고 특히 싱크대 쪽은 심란할 정도로 지저분했다. 먼지를 걷어내고 반짝반짝까지는 아니더라도 상쾌한 냄새가 날 정도로 청소하는 데만 물경 세 시간이 넘게 걸렸다. 가장 애를 먹었던 것은 욕실이었다. 하수구에서 올라온 냄새와 바닥에 가득한 물때와 곰팡이를 보는 순간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끙’ 하는 신음이 올라왔다. 다행히 주인아주머니가 필요한 세제를 전부 빌려주었기에 시간이 좀 걸렸을 뿐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청소할 수 있었다.

    냉동실에 넣어 둔 생수를 꺼내 마시며 재이는 청소를 끝낸 방을 둘러보았다. 먼지도 싹 제거되었고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훨씬 쾌적한 모습이 매우 흡족했다. 재이는 먼지와 땀으로 범벅이 된 옷을 전부 벗어 세탁기 속에 던져 넣고 창문을 닫은 후 롤 스크린을 내리고 에어컨을 켰다. 그리고 깨끗해진 욕실로 들어가 첫 샤워를 했다. 차가운 물이 닿는 순간 피부에서는 오소소 잔 소름이 돋았지만 기분만은 상쾌했다. 베르가모트 향이 나는 바디 샴푸로 거품을 잔뜩 내 몸에 묻은 더러움을 닦아내고 머리까지 깨끗하게 감은 후 수건으로 허리 아래만 두른 채 방으로 나왔다.

    "아, 좋다."

    깨끗한 시트로 감싼 침대 위에 털썩 몸을 던졌다. 보송보송한 시트의 바삭한 냄새가 개운했다. 재이는 몸을 스치는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즐기며 나른하게 눈을 깜빡였다. 방 안을 가득 채운 환하지만 강렬하지 않고 부드러운 햇빛, 새하얀 롤 스크린 뒤로 수줍게 몸을 숨긴 격자의 은은한 그림자, 모든 게 평화스러웠고 마음을 푸근하게 만들어줬다.

    "일 년, 일 년이겠구나."

    단지 안정적으로 몸을 기탁할 숙소에 들어왔기 때문이라기엔 스스로도 야릇할 만큼 편안하고 아늑했다. 고등학교 때 두 번의 여름 방학을 바르셀로나에서, 그리고 대학 때는 일 년 간 마르세유에서 보낸 적이 있었지만, 이곳처럼 완전히 마음이 놓이며 익숙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복잡하고 불친절하다고 지옥이니 뭐니 투덜댔지만 DNA 속에 기억된 고향이란 이런 느낌일까 싶기도 했다. 정말로 있어야 할 곳에 당연히 존재하는 느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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