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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ins] 니비짐까 2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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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같이 안 갈 거야?”

    멀리서 외치는 칼의 말에 룟은 고개를 저었다.

    “길도 잘 모르잖아?”

    “그래도 난 됐어. 그냥 시내 구경이나 하다 영화나 보며 시간 때우지 뭐.”

    “푸하, 네가 영화를 본다고? 혼자 극장에 가서? 상상하는 것조차 재미있네.”

    칼이 킥킥 웃었다. 그리곤 별수 없다는 듯 손을 흔들며 로버트들과 함께 사라졌다.

    룟은 간소한 가방 하나를 한쪽 어깨에 멘 채 걸음을 옮겼다. 관광 도시답게 곳곳에 인포메이션 데스크가 설치되어 있었다.

    룟은 그 중 한 군데에 들러 일단 간이 지도를 건네받았다. 선글라스를 낀 채 주위를 둘러봐도 미행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최대한 시내를 둘러보는 척을 할 작정이었다.

    룟이 고개를 숙인 채 지도를 바라보며 한 발자국 내딛는 순간, 갑자기 골목에서 누군가 룟의 어깨를 잡아끌었다.

    순간적으로 당황한 룟이 상대의 팔을 움켜쥐자 상대는 가볍게 그 팔을 뿌리친 뒤 하하 웃었다.

    “다행이야, 제기랄!”

    “……쁘린쯔?”

    룟은 보고도 믿기지 않아 입을 벌린 채 상대를 응시했다.

    쁘린쯔였다! 그가 어떻게 샌프란시스코에 와 있는 건지 알 수 없이 멍하니 바라보자,

    쁘린쯔가 룟은 더 깊은 골목 안으로 잡아 끈 뒤 어깨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살아 있었군, 브랏.”

    그가 격한 어조로 룟의 어깨를 꽉 끌어안은 채 중얼거렸다.

    “여긴 어떻게…….”

    “네가 로이드 클락의 경호원이 될 것이라 말한 뒤로 계속해서 뒤를 쫓았지. 하지만 알다시피 좀처럼 녀석이 사는 곳을 알아낼 수 없었어.

    넌 연락도 끊겼고…….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알아? 젠장, 이런 대도시에서 살고 있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군.

    난 녀석이 어디 외딴 섬에 틀어박힌 채 나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말이야.

    얼마 전 녀석이 탄 비행기가 폭발됐다는 뉴스와 함께 녀석의 저택에 관한 정보가 나돌았어. 그때 몰냐가 CNN쪽 네트워크를 해킹했지.”

    “그렇다고 여길 와? 미국에 온 걸 누가 알기라도 하면…….”

    “무슨 소리야! 당연히 와야지!! 우린 네가 어떻게 됐을까봐 얼마나 걱정했다고!

    로이드 클락을 그렇게 만든 게 너 아니었어? 우린 네가 놈을 죽이고 자폭했을 거란 추측까지 했었다고!”

    “미쳤군!”

    “동료잖아.”

    그가 천천히 몸을 떼며 씨익 웃었다.

    “브랏, 난 널 두고 어디에도 가지 않아. 알면서 그래?”

    룟은 갑자기 가슴속의 뭔가가 일렁대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 자신을 그토록 염려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고?”

    그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며 천천히 쁘린쯔를 바라봤다. 그는 늘 그렇듯 밝고 유쾌한 모습 그대로였다.

    “사실 나도 지금 네게 메일을 쓰기 위해 인터넷 카페를 찾던 중이었어. 상황이 복잡해. 내가 무슨 일에 끼어든 건지 모르겠어.”

    “과거는? 뭔가 알아냈어?”

    룟은 고개를 저었다.

    “아주 단편적인 것들만……. 그것조차도 쉽지 않았어. 그것보다 유리 라파일라비치에 관한 정보는 알아봤어?”

    쁘린쯔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 많지 않아. 거의 삭제된 상태였거든. 그보다도 더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뭔데?”

    “유리 라파일라비치는 알렉세이 세르게비치처럼 특수부대 스뻬쯔나스(러시아 특수부대)를 나온 군인이야.

    우연치곤 정말 묘한 점이 알렉세이와 같은 시기에 제대를 했어.”

    “그게 무슨 소리지? 알렉세이와 같은 시기에 제대를 했다니?”

    “네 본명, 알바니안이 말했던 네 이름. 알렉세이 세르게비치. 기억나?”

    그 말에 룟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기랄, 여기서 말하긴 장소가 너무 뚫려있어. 내 숙소로 옮기는 게 어때?”

    쁘린쯔가 은밀한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룟에게 말했다.

    “널 감시하는 녀석들이 있지 않아?”

    “……없는 것 같아, 아직은.”

    칼이 로버트들과 사라진 마당에 자신을 미행할 만한 녀석이 또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그럴 리 없다는 듯 고개를 젓는데도 쁘린쯔는 못 미덥다는 듯 다시 주위를 면밀히 관찰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일단 옮기자고.”

    룟은 민첩한 쁘린쯔의 뒤를 따라 가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처음일 텐데도 그는 어느새 도심 한가운데 남들의 눈이 잘 닿지 않은 지하 은신처를 마련한 상태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지도 않았던 반가운 얼굴들이 룟을 기다리고 있었다.

    “룟!!”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기간이 룟을 발견하자마자 달려와 격하게 끌어 안았다.

    몸이 조여질 것 같은 포옹에 숨이 막혀왔지만 룟은 여느 때처럼 그에게 고함을 내뱉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몸을 건드리는 것조차 싫었을 텐데, 이제는 그저 반가운 마음뿐이었다.

    북실북실한 몸이 룟에게서 떨어지자, 몰냐 역시 룟에게 다가와 가만히 눈을 응시하다 뜨겁게 끌어안았다.

    “진짜 그리웠다.”

    “나 역시…….”

    그리고 마지막으로 싸바까가 늘 그렇듯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룟을 끌어 안았다.

    “모두가 널 찾으러 오자고 성화였어.”

    쁘린쯔가 어깨를 으쓱하며 별수 없었다는 듯 말했다.

    자신을 위해 그들 모두가 위험을 무릅쓰고 샌프란시스코로 모두가 올 줄은 몰랐다.

    마치 형제와도 같은 동료들의 우정에 진한 감동을 느끼며 룟은 그들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감사의 눈을 건넸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쁘린쯔에게 말을 건네 들었긴 하지만 난 아직도 네가 왜 그놈을 따라간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아.”

    자신의 상태를 모르는 몰냐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룟은 쁘린쯔에게 시선을 돌려 살짝 눈인사를 했다.

    그가 끝까지 자신의 비밀을 다른 동료들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감사 표시였다.

    “미안하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어.”

    “연락은 왜 안 한 거야? 놈이 탄 비행기가 폭발했다고 했을 때 우리가 얼마나 놀랐을 지 생각해 봤어?

    경호원 일을 한다고 했으니 우린 당연히 네가 그 비행기 안에 타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원 사망이 확실하다는 뉴스가 TV에서 흘러나올 때마다 무슨 생각이 들었겠냐고!”

    “사실…….”

    룟은 잠시 주저하다 입을 열었다.

    “그 비행기에 타고 있었던 게 사실이야.”

    “뭐?”

    “정말?”

    “그게 사실이야?”

    룟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모두들 기가 막히다는 듯 외쳤다. 룟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쁘린쯔는 다리에서 힘이 풀린 듯 자리에 주저앉았다.

    “젠장, 룟! 당장 그 저택을 나와. 도대체 그놈은 누구에게 원한을 사서 그런 테러까지 당한거야?

    과거는 우리가 찾을 테니, 당장 놈에게서 떨어져!”

    룟이 고개를 저었다. 그들을 어떻게 설득시켜야 할지 난감하기만 했다.

    “그럴 순 없어.”

    “왜?”

    “아직 알아야 할 것들이 남아 있으니까…….”

    어이없다는 듯 되묻는 기간에게 룟이 천천히 중얼거렸다.

    “내 과거는 분명 이상해. 이상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야. 이 저택에 돌아오고 나니 그게 더 확실해졌어.”

    몰냐는 팔짱을 낀 채 방안을 서성이며 룟의 말을 경청했다.

    “몰냐. 네가 조사한 걸 룟에게 말해줘.”

    쁘린쯔의 그 말에 몰냐가 걸음을 멈추고 룟을 바라보았다.

    “그리 많진 않아. 알바니안이 말했다던 네 이름, 그러니까 우리들한테 유명한 알렉세이 세르게비치는

    유리 라파일라비치가 스뻬쯔나스에서 일하던 시기에 그곳에 있었어. 이건 사실성 추측이야.

    왜냐하면 알렉세이 세르게비치에 관한 정보가 거의 말소된 거나 마찬가지였거든.

    유리 라파일라비치가 스뻬쯔나스를 제대하던 때쯤, 너, 그러니까 알렉세이 세르게비치 역시 스뻬쯔나스를 그만뒀지.

    그렇지만 계속해서 러시아 군 기록에 남아 있었어. 제대했다고 분명히 나오는데도 네가 체첸 전에 참가한 흔적들이 남아 있지.

    이건 진짜 어렵게 빼내온 정보야. 유리 라파일라비치라는 이름을 알지 못했다면 알 수 없었을 거야.

    더 웃긴 건, 유리 라파일라비치 역시 제대를 한 뒤에도 네가 참전했던 여러 전쟁들에 함께였어.

    도대체 이 유리 라파일라비치라는 이름이 정말 네가 맞는 거야?”

    룟은 몰냐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유리 라파일라비치라는 이름이 있으면서 또한 알렉세이 세르게비치라는 이름의 군인이 있었다는 말인가? 그것도 같은 시기에?

    “그는……내가 유리 라파일라비치라고 했어.”

    룟의 망설이는 듯한 대답에 쁘린쯔가 의자에 기대고 있던 몸을 바싹 앞으로 숙였다.

    “그건 불가능해.”

    “맞아, 불가능해!”

    “어째서?”

    룟의 질문에 몰냐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입술을 깨물며 생각에 잠겼다.

    “분명 기록엔 유리 라파일라비치라는 이름과 알렉세이 세르게비치라는 이름이 둘 다 남아있었다고…….

    만약 네가 유리 라파일라비치라면, 알렉세이 세르게비치는 누구지? 어떻게 같은 시기에 두 이름이 존재하냐고?”

    “게다가 몇 년 뒤 두 사람의 행보가 완전히 갈렸어.

    유리 라파일라비치는 계속해서 군 생활을 이어갔고, 알렉세이 세르게비치는 완전히 사라져버렸지.

    그가 러시아 정부 내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된 것도 그 시기쯤이야. 알바니안이 말했던 전설 어쩌고를 시작한 시기도 그쯤이라고…….”

    “알렉세이 세르게비치라는 인간이, 정말 존재하긴 하는 거야?”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룟이 그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여태껏 알렉세이라는 이름으로 조사하려 했지만 늘 벽에 부딪쳤잖아.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쉽게 알게 된 거지?”

    “그건 알렉세이 세르게비치라는 이름이 굉장히 흔한 이름이었기 때문이지.

    너도 알잖아. 러시아에서 알렉세이 세르게비치라는 이름이 얼마나 많은지 말이야.

    네가 유리 라파일라비치라는 이름으로 조사하라는 말만 하지 않았어도 그 둘의 연관성이라든지, 알렉세이 세르게비치가 정확히 어디 소속이었는지

    알 수 없었을 거야. 뭐, 여전히 자료는 마치 불에 탄 듯 적지만, 만약 우리가 생각하는 알렉세이가 그 알렉세이가 아니라고 한들

    그간 알바니안이 했던 얘기나, 우리가 들었던 이야기들과 일치하는 게 한두 개가 아니야.

    비록 전설처럼 들려오긴 했지만 알렉세이라는 사람은 실제로 존재했다고! 그렇지 않다면 그 이름이 러 내무부나 인터폴에 이름이 올랐을 리 없잖아?”

    “유리 라파일라비치는? 그 이름은 깨끗한가?”

    “아니, 그것도 좀 이상해. 그 이름도 2008년 이후에 인터폴 블랙리스트에 올랐어. 네가 기억을 잃었던 시기와 맞물리거든.

    제기랄, 정말 복잡하군! 만약 네가 유리라면 알렉세이는 누구지?”

    머리가 아파올 정도로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룟이 인상을 찌푸리자, 기간 역시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중얼거렸다.

    “난 도대체 이 이야기들이 다 무슨 소린지 전혀 이해할 수 없구먼…….”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그렇게 중얼거린 순간 룟은 그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정말 기간다운 대답이었다.

    한동안 기간의 얼빠짐을 보지 못했던 룟으로서는 그마저도 정겹고 애틋하기 그지없었다.

    “룟이 웃고 있네?”

    몰냐가 멍청한 얼굴로 룟을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 모습마저도 우스워 룟은 계속해서 킬킬댔다.

    “뭐야, 내가 미친 건가? 아니면 룟이 미친 거야? 누가 말 좀 해줄래?”

    “네가 미친 걸 거야. 룟이 저렇게 웃을 리 없거든.”

    쁘린쯔도 멍한 얼굴로 룟을 응시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간신히 진정된 룟이 배를 움켜쥔 채 허리를 펴자, 기간은 언제 떠왔는지 물 한 컵을 룟에게 건넸다.

    동료가 있다는 것이 이렇게 안심되고 기쁜 일인 줄 예전엔 미처 몰랐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들을 들었어도, 그들이 샌프란시스코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안심이 되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막막하던 미래에 한줄기 빛이 새어나오는 느낌이었다.

    “정리해 보자고……. 알렉세이 세르게비치와 유리 라파일라비치는 같은 군대에 있었고, 같이 제대를 했으며, 같은 시기에 전쟁에 참전했어.

    그렇지만 어느 순간 둘은 각각 떨어졌고, 그 뒤로 범죄자 명단에 나란히 올랐다, 이 말이지?”

    “응. 그렇지. 게다가 둘 다 뒷조사를 하기 무진장 어려웠다는 공통점도 있어.”

    쁘린쯔의 말에 룟은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닿을 듯 말 듯 뭔가가 자꾸 룟을 괴롭혔다. 손만 뻗으면 기억을 움켜쥘 것 같은데, 그게 그리 쉽지 않았다.

    “넌 언제까지 그 저택 안에서 일을 할 생각이지?”

    쁘린쯔가 맥주를 한 캔 따 입안에 들이키며 룟을 바라봤다. 생각에 잠겨 있던 룟은 싸바까가 건네는 맥주를 거절한 채 쁘린쯔의 곁에 앉았다.

    “사실 난 클락과 다른 계약을 했어.”

    “무슨 계약?”

    룟은 고민했다. 여태껏 쁘린쯔를 제외한 모두에게 자신의 비밀을 숨기고 있었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자신이 과연 비밀을 말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하지만 여기까지 목숨을 걸고 자신을 찾기 위해 온 그들에게 계속해서 비밀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룟은 쁘린쯔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는 룟의 얼굴에서 뭔가 비장한 각오를 엿봤는지 눈을 슬며시 크게 떴다.

    “너희 모두에게 고백할 게 있어.”

    룟이 마침내 입을 열자 수상한 낌새를 눈치챘는지 쁘린쯔가 앞을 가로막았다.

    “생각해 보고 하는 말이야?”

    “이보다 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을 정도야.”

    단호한 목소리에 쁘린쯔는 결국 한숨을 내쉬며 한 발자국 물러섰다.

    “뭐야? 우리에게 할 말이라는 게?”

    몰냐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마주보고 선 쁘린쯔와 룟을 번갈아가며 바라봤다.

    룟은 천천히 한 손을 들었다. 그리곤 눈을 질끈 감은 채 괴로운 영상들을 떠올렸다.

    룟이 변화를 하기 위해선 심장 박동수를 올려야 했고, 그럴 때마다 룟은 이 방법을 썼다.

    기억은 고통을 불러 일으켰다. 때문에 투명인간으로 변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했던 룟이었다.

    손의 혈관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피부가 벗겨진 인체 내부가 드러나기 시작하며 그것이 점점 온몸에 번져가고 있었다.

    쁘린쯔를 제외한 모두가 경악어린 눈으로 룟을 바라보고 있었다. 싸바까는 입까지 틀어막은 채 뒷걸음질 쳤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앞이 보이지 않게 되자 여기저기서 비명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블럇, 까쉬마르(씨발, 이건 악몽이야)!!”

    “니 베라야뜨나(믿을 수 없어)!!

    “고스빠지!!(맙소사)!!”

    모두가 한결같이 괴성을 내질렀다.

    “룟!! 씨발,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쁘린쯔!! 룟이…….”

    다들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룟을 바라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룟은 다시 정신을 집중시켜 원상태로 천천히 돌아왔다.

    눈과 입이 모두 벌어진 채 자신을 응시하는 동료들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쓴웃음이 나왔다.

    “……이게 바로 내 비밀이지.”

    나직이 중얼거리는 룟의 말에 기간이 한 발자국 다가와 룟의 몸을 여기저기 만져보기 시작했다.

    “우흐, 뜨이(와우)!! 어떻게 한 거야?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몸이…….”

    “니비짐까? 어떻게 네가……. 룟, 너 니비짐까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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