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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포르노그라피(삭제판-완)[BL] 1-85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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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logue

    와아아아-

    새로운 왕의 탄생을 알리는 함성 소리가 그라운드 가득 울려 퍼졌다. 허공을 찢는 거친 함성소리가 테오의 귀에는 물에 탄 듯 흐릿하게 들려왔다. 의자에 눕듯이 기댄 그는 긴 손가락에 담배를 끼워 내리며 깊게 고인 숨을 뱉어냈다. 짙은 연기가 길게 흘러나왔다. 황금색 눈이 흩어지는 연기의 잔상을 쫓다가 천천히 감기었다. 파르르 떨리는 긴 속눈썹은 새까맣고 윤이 났다. 그는 천천히 눈을 뜨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제법 까마득하지만 그의 눈에는 쥐새끼의 동선까지도 정확히 보이는 거리. 단연 눈에 띄는, 쏟아지는 환호성에 흠뻑 젖어 기쁨의 괴성을 지르는 신형 하나가 있었다.

    시선을 느꼈는지 금빛 머리가 고개를 돌렸다. 청년에 가까운 얼굴의 남자는 아주 맑은 녹안을 가지고 있었다. 열기를 띄어 약간 붉어진 얼굴에서 생기가 흘러 넘쳤다. 이 쪽을 올려다보며 활짝 웃는 그는 막 세상을 다 가지게 된 사람처럼 행복해 보였다. 테오는 조금 관찰하는 듯한 눈으로 그를 물끄러미 응시하다가 담배를 입에 물었다. 금방 다시 무심해진 시선이 아무렇게나 흐트러지고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테오.”

    테오는 대답하지 않으며 제롬을 힐끔 보았다. 제롬이 단호한 얼굴로 테오를 응시하고 있었다. 약간 재촉하는 눈빛에 테오는 대답하는 대신 손가락에 끼운 채로 담배를 제법 오랫동안 깊게 빨아들였다. 살짝 떠진 금빛 눈이 더욱 나른하게 풀리자 검은 속눈썹이 길게 떨렸다. 손이 흘러내리듯 떨어져 나가고 숨에 섞여 담배연기가 밀려나오자 금색의 눈에 천천히 초점이 돌아왔다. 살짝 흐려졌다가 금방 맑아진 금색의 눈에 이 쪽을 쳐다보는 사람들이 비쳤다.

    동쪽 언덕(East hill)의 주민들이 개미떼처럼 모여 언더(Under)의 피날레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을의 초월자들 사이에서 최강자를 가려내는 언더. 한바탕 혈투가 있었던 그라운드는 강자들의 붉은 피로 흠뻑 젖어, 짙은 냄새로 식욕을 자극했다. 피 냄새를 맡으며 서열자들의 격투를 지켜본 주민들은 극도로 흥분했다. 이 쪽을 응시하는 눈들은 하나같이 붉게 충혈 되어 있었다. 그 실핏줄 사이사이를 스쳐지나가는 것은 식욕과 성욕과 파괴욕의 아드레날린일 것이다. 욕망과 자극으로 점철된 흥분의 시선들이 한데로 모아졌다. 그 끝에, 남자 하나가 가만히 앉아 있었다.

    까만 머리에 살짝 가린 금안의 초점이, 흩어지는 담배연기와 함께 조금 흐릿해졌다. 테오는 나무로 엮은 안락의자에 앉아 담배 연기를 흘려내며 그라운드를 가만히 내려 보았다. 아름답다. 지독히도 퇴폐적인 모습이다. 주민들은 아랫도리를 들썩이며 드높이 앉은 테오를 올려다보았다.

    동쪽 언덕의 가장 높은 곳에 지어진 화려한 저택. 커다란 저택의 난간 없는 3층 테라스는 마을을 한 폭에 담아내는 자리. 그리고 그 자리는 곧 침범할 수 없는 드높은 권좌. 거기 앉아있는 것이 바로 테오이다. 누구도 감히 기어오르지 않는다. 누구도 감히 도전할 수 없다. 왕과 서열자들이 실력을 증명하며 피를 흩뿌리는 그라운드가 바로 이 저택의 앞마당. 테오는 그 저택의 주인이었고, 이 곳에 떼로 모인 주민들은 신을 숭앙하는 한 무리의 신도들이었다.

    테오- 테오-

    “…….”

    테오! 테오! 테오!! 테오-!!! 와아아아-!!!

    테오가 다 태운 담배를 내버리며 자리에서 일어서자 함성 소리가 귀를 찢었다. 그는 눈알들의 동공이 최대로 열리는 것을 속속들이 내려다보며 걸음을 옮겼다. 테라스의 끝으로 향하는 검은 실루엣의 가벼운 동선에 함성소리가 끝을 모르고 높아졌다. 소리가 높아질수록 검은 신형은 어둠의 가장 꼭대기로 올라가 섰다. 마치 소리가 그를 일으키고 끌어내는 것만 같았다. 주민들은 목청이 터져라 테오를 불렀다.

    마침내, 테라스 끝에 가만히 서서 아래를 굽어보는 그것은 사람이라기보다 의식을 통해 지상에 강림한 하나의 신 같았다. 한 장 옷에 감사인 아름다운 실루엣과 온 몸에서 흘러나오는 지배자의 권태. 어둠 속에서 가장 높이 뜬, 찬연할 정도로 선명하게 빛나는 한 쌍의 금구슬.

    실루엣이 툭 떨어져 바닥에 착지하자 소음이 거짓말처럼 뚝 멎었다. 인간이 뛰어내릴 수 없는 높이였지만 놀라는 이는 없었다. 자박자박. 한 사람의 발소리만 울려 퍼지는 가운데 금발의 남자가 활짝 웃으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테오!”

    테오를 응시하는 금빛 남자의 가슴팍이 숨 가쁘게 오르내렸다. 금빛 머리카락과 맑은 녹빛 눈이 생기를 머금고 빛났다.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숨을 헐떡이던 남자는 피로 엉망이 된 상의를 완전히 찢어발기고 바지를 벗어던지며 대리석같이 흰 나신을 자랑하듯 드러냈다.

    와아아아-!

    깨끗이 사그라졌던 함성이 다시 한 번 허공을 찢으며 그라운드 가득 울려 퍼졌다. 그 함성의 한 가운데 나신으로 선 남자는 테오를 향해 빠른 속도로 걸었다.

    축제의 밤이었다. 전등 하나 켜있지 않은 밤의 그라운드는 인간의 육안으로 무엇 하나 식별할 수 없는 시커먼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지만 주민들의 시선은 또렷했다. 눈알들은 흥분의 기색을 감추지 않으며 모든 것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인간의 것이 아닌 시선들이 어둠을 가르고 모든 것을 지켜보는 가운데, 두 쌍의 시선이 불꽃을 튀기며 공격적으로 엉겨 붙었다.

    와아아아아아-!! -!!! -!!!!

    방금 전의 것은 장난이었다는 듯 우레 소리와 같은 함성이 그라운드를 때렸다. 섹스와 폭력과 술은 고립된 이 마을의 주민들이 미치도록 사랑해 마지않는 것. 동쪽 언덕의 신(神)과 왕(王)이 살을 맞대고 부딪치자 흥분의 열기와 거친 욕정의 냄새가 그라운드 가득 끓어올랐다.

    콰-앙!

    그야말로 압도적인 완력이었다. 서열자들로 피로 얼룩진 그라운드의 위에 금빛 잔상이 드리웠다. 승패는 단숨에 갈렸다. 남자를 누르고 우위를 점한 테오가 금빛 눈을 아스라이 빛냈다. 당연한 것을 본 듯 놀라는 이는 없었지만 함성의 파도는 그칠 줄을 몰랐다. 그들은 핏줄 불거진 눈을 빛내며 더 자극적인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은 절정에 도달한 이의 일그러진 그것과 거의 흡사했다.

    “하-!”

    피 흥건한 그라운드에 드러누운 그의 흉부가 정신없이 오르내렸다. 육안으로 고막으로 헐떡거리는 먹이의 자극에 테오의 시선이 점점 날카로워졌다. 남자를 다시 한 번 제압해 누르는 금색 눈은 물어뜯을 자리를 살피는 것처럼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생각은 짧고 행동은 빨랐다. 테오의 눈이 목으로 가 닿자 아래 깔린 녹색의 눈에 공포와 기대가 진득하게 뒤섞이었다. 남자는 숨을 헐떡이며 다리를 세웠다. 정신없이 떨리는 녹안이 자신을 훑어내리는 금색의 동선을 쫓았다. 남자의 숨소리와 함께 그라운드의 함성도 소리를 키웠다.

    먹어! 먹어!! 먹어!! 와아아아아-!!

    이빨이 목에 박혀들자 고막을 찢을 듯 울리는 환호성과 함께 녹안의 동공이 크게 확대되었다. 크게 떠진 녹색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자 테오는 도망치듯 튕겨 오르는 흰 나신의 어깨를 찍어 눌렀다. 덜덜 떨리는 흰 손이 테오의 팔을 꽉 움켜쥐었다. 거친 숨을 뱉어내는 붉은 입술과 눈물 흥건히 노려보는 녹색의 눈. 정신없는 와중에도 집요하게 올려다보는 시선은 자못 도발적이었다. 그런 그에게로 쏟아지는 금색 눈빛은 그저 무심했으나 그는 집요할 정도로 시선을 쏘아 올렸다. 희고 고운 남자의 나신은 자칫 잘못하면 아주 찢어발겨질 것도 같아 보였다. 남자가 자못 색정적인 얼굴로 눈물 흘렸다. 그럼에도 테오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그런 얼굴이었다. 노려보듯, 때로는 애원하듯 올려다보던 남자가 갑자기 테오를 힘껏 밀어냈다. 테오는 핏물을 가볍게 닦으며 기어 도망치는 남자를 다시 잡아 눌렀다. 남자의 얼굴이 울듯이 일그러지고 녹색 눈이 흐릿하게 풀어졌다.

    “…하! 테오!!”

    테오는 꿈틀거리는 남자의 어깨를 꽉 잡아 눌렀다. 팔을 잡힌 남자는 숨을 헐떡이며 몸부림쳤지만 목덜미를 깨물리자 곧 몸을 늘어뜨렸다. 마침내 참다못한 남자의 입에서 거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주민들의 함성이 차츰 잦아들었다. 그들은 그라운드의 중심을 쳐다보며 충혈 된 눈으로 하나 둘 옷을 까 내리기 시작했다. 눈알들 마다 중앙에 자리한 두 마리의 살색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그들은 감히 쉽게 탐할 수 없는 강하고 아름다운 육체. 탐하고 탐해지는 광경에 주민들은 발정했다.

    헉! 허억! 헉!

    이번대의 왕은 굉장히 아름다운 남자였다. 아름다운 그 얼굴로 잔혹하게 웃으며 도전자들을 짓밟던 게 방금 전의 일이었으나, 지금 이 순간 그런 건 하나 중요하지 않았다. 왕을 단번에 제압해 눌러두고 살을 짓씹어대는 테오도, 테오에게 제압당해 꼼짝 없이 엎드린 왕의 모습도 지독히 색정적이었다. 아름다웠다.

    거의 순결에 가깝다고 알려진 저 흰 속살은 얼마나 뜨겁고 쫄깃할 것인가. 맹수의 송곳니가 살갗을 긁으며 깊게 파고드는 느낌은 얼마나 아찔할 것인가.

    누군가는 테오에게 깔리기를, 혹은 그를 깔기를, 아름다운 금빛 왕을 먹기를, 그에게 먹히기를 욕망하며 주민들은 각자 달아올랐다. 절정으로 향하는 듯, 테오의 동선이 활을 그리며 길어질 때 주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욕정을 드러내며 축제를 시작했다. 쥐어짜듯 문지르고, 누군가의 위에 올라타고, 먹이를 탐하는 뒷목을 깨물고, 강제로 올라타져 제압당하고, 남의 몸을 어루만지고, 입을 벌리고 들어온 핏물을 핥아먹고. 무아지경이었다. 액체들이 마찰하는 끈적끈적한 소음이 소리에 소리를 더했다.

    그 한가운데에서, 테오는 사냥감을 독점해 깔아두고 마음껏 집어 삼켰다. 엎드려 누운 남자의 입에서 타액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남자는 닦을 생각도 않으며 그라운드에 팔을 대고 얼굴을 비볐다. 눈물과 타액, 고통과 희열로 엉망 된 얼굴이 울부짖었다.

    테오의 표정은 도저히 즐거운 그것이 아니었지만 남자의 어깨만은 음란하게 움찔거렸다. 테오는 그런 남자를 구경하듯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흰 어깨가 거친 숨으로 가쁘게 오르내렸다.

    “…….”

    엎드린 몸을 지탱해 올리는 남자의 팔이 바들바들 떨렸다. 테오가 몸을 일으키자 땀으로 흠뻑 젖은 남자가 다급히 몸을 돌렸다. 테오는 가만히 서서 기어오는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하, 하아. 하, 테오… 테오….”

    가쁜 숨에 섞여 나오는 이름의 울림이 자못 색정적이다. 남자는 무릎걸음으로 기어가 테오의 다리를 끌어안고 숨을 골랐다. 아뜩한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금색의 눈에는 감정 한 점 없었지만 남자는 개의치 않으며 밝게 웃었다. 초록 눈을 휘어 웃은 그는 테오의 다리를 어루만지며 옷 위로 천천히 입 맞추었다.

    “아아. 나의… 신(神).”

    함성 대신 교성. 살점이 튀길 것 같은 소음이 그라운드를 뒤덮고, 바야흐로 진짜 축제였다. 새 왕의 탄생을 축하하며 모두가 즐거워하는, 축제.

    ============================ 작품 후기 ============================

    (수정본입니다-원본은 노블에서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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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코추평=밥...밥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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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estival

    한치 앞 보이지 않는 새벽의 숲. 군화의 거칠고 무거운 발소리가 숲의 정적을 밟아 부수며 다급하게 이어졌다. 숲의 내부로 뛰어 들어오는 향긋한 고기 냄새에 구슬만한 빛의 열매들이 어둠을 밝히며 알알이 켜졌다.

    “마틴! 마틴! 살아있나?! 응답하라!!”

    [치직, 프레-이, 여긴- 치이익-]

    기계 잡음에 섞여 희미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프레이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가 잠깐 멈추어 서서 교신기를 귀에 딱 붙인 순간, 그의 머리 위로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마…?!”

    파란 눈이 더 커질 수 없을 만큼 크게 떠지고, 그 안에 달빛과 괴물이 스며들어왔다. 달을 등지고 서 있는 2미터의 괴물을 발견한 프레이는 곧장 몸을 날리며 총을 들어올렸다. 총알이 발사되자마자 괴성이 터져 나왔다.

    키에에엑-!!

    “큭- 젠장!!”

    [전멸… 치직, 도망…가… 치지직-]

    중요한 내용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지만 거기 신경 쓸 틈이 없었다. 휘둘러지는 낫 모양의 팔을 피해 바닥을 구르자 콰지직- 하고 듣기만 해도 간담 서늘한 소리가 등 뒤로 울려 퍼졌다. 프레이는 뒤돌아보지 않고 있는 힘껏 달렸다. 그가 달리는 길목마다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괴물들이 튀어나왔다. 아슬아슬하게 피해 달리며 그는 총을 쏴 갈겼다.

    탕! 타앙!

    총성이 끊임없이 울려 퍼지는 어둠의 숲. 사냥감을 탐색하는 구슬들이 말갛게 빛을 발했다. 프레이는 총소리와 함께 숲 전체에서 피어오르는 위협적인 살기를 눈치 챘지만 방법이 없었다. 총을 쏘지 않으면 당장 그의 목숨이 위험했다. 문제는, 총을 맞은 녀석들이라도 죽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는 사실이었다. 고통에 몸부림 칠 뿐, 괴물들은 쉽게 죽어주지 않았다.

    “젠장!! 이 놈들은 대체 어딜 쏴야 죽는 거냐!”

    인간 돌연변이체이니 심장이나 머리를 쏘면 죽을 거라는 연구원들의 말은 전부 헛소리였다. 아니, 그것은 숲의 입구에 서식하는 하급의 감염자들에게는 통했었다. 하지만 깊은 숲 안쪽의 괴물들은 말 그대로 사람 아닌 괴물이었다. 머리를 완전히 으깨거나 분리해 내지 않는 한 총 따위로 그들을 죽일 수 없었다. 프레이는 투입 전 군인들에게 거짓 정보를 강연 했던 연구원들을 전부 쏴 죽여 버리고 싶어졌다.

    키이이야악-!!

    “!”

    고막을 찢는 비명에 프레이는 이를 악물며 고개를 돌렸다. 점막의 살이 길게 늘어져 붙은 입의 사이로 살을 뚫고 나온 검은 가시들이 보였다. 그는 바닥을 굴러 공격을 피해낸 뒤 급히 뒤쫓아 오는 괴물의 얼굴에 총알을 먹였다.

    타앙-! 탕! 키에에에-!

    눈알 터진 괴물이 괴로워하며 피를 흩뿌렸다.

    “마틴! 응답해!! 마틴!!”

    프레이가 괴물을 피해 달리며 교신기를 퍽 친 순간 흐리게 깜박이던 교신기의 불이 팟 켜지고 다급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다 뒤졌다고 몇 번을 말해!!”]

    “…뭐라고?”

    [“헉, 헉. 이제야 들리는 건가. 프레이, 나 마틴이다! 너와 나를 제하고는 전멸이야! 들려?! 전멸이다! 너라도 어서- 으아아악!!”]

    “!”

    프레이는 눈을 크게 뜨며 귀에 교신기를 꽉 눌러 붙였다. 크게 떠진 그의 파란 눈이 충격과 공포로 가늘게 떨렸다. 교신기 너머로 그의 부관이자 오랜 친우인 마틴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설마…. 프레이가 식은땀을 흘리며 교신기에 집중하는 사이 그의 등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다. 소리가 완전히 끊어지자 교신기를 누른 손이 가늘게 떨렸다.

    “…마틴. 마틴?! 마- 커헉!!”

    두꺼비가 파리를 잡아채듯 아주 순식간의 일이었다. 나무에 처박힌 프레이는 숨을 멈추고 목을 죈 것의 정체를 빠르게 살폈다. 그의 목을 감싼 긴 팔은 사마귀의 것처럼 커다란 톱니가시를 가지고 있었다. 나무에 박힌 가시가 운 좋게 목 줄기를 비켜간 것을 깨달은 프레이는 신속히 나이프를 꺼냈다. 팔이 접히는 관절 부분을 콱 찍자 굉음과 함께 신형이 쾅 흔들리며 목을 감싼 팔이 벌어졌다.

    캬아아아아-! 키아아아-!

    날카로운 가시들이 목을 스쳤지만 살을 깊게 베어내지는 않았다. 피가 주르륵 흘러내리는 것을 느끼며 프레이는 힘껏 달렸다. 마틴은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아무리 부르고 대답을 기다려보아도 들려오는 목소리는 없었다.

    “헉. 젠장. 헉….”

    프레이는 뜨거워지는 눈시울을 바람으로 식히며 힘껏 내달렸다. 마틴은 도망가라고 말했지만 사실상 여기까지 들어와 다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숲이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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