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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진] 소실점 -116 완전판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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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영화판에서 강이준 이름을 안 들어 본 사람 없습니다. 명실상부 지금 대한민국 탑이죠. 소속사 측에서 제시한 금액은 12억입니다.”

    남자는 스크린에 드러난 강이준의 얼굴을 주시한 채로 한참을 바라보았다. 강이준의 이미지와 그간 행보, 그를 둘러쌌던 기사의 표제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스캔들은 없었습니까? 기사 목록에 없는데.”

    “스캔들은 한 번도 난 적이 없습니다. 20세부터 20대 중반까지 연극판에서 연기력 키우다가, 우연히 출연한 영화에서 씬 스틸러로 이름이 나면서 차근차근 위로 치고 올라온 케이스입니다. 재작년 찍었던 케이블 드라마에서 주조연 역할로 한 번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고요, 작년에 HBS 수목 미니시리즈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중국에서 인지도가 폭등했습니다. 곧이어 바로 개봉한 영화에서는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작년에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알려진 친한 배우는 없으며, 사사로운 추문 같은 것도 별로 없습니다.”

    “중국 활동 계획은요.”

    “아직은 예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HBS 미니시리즈에서 중국 로케이션 비중이 컸기 때문에 직접 가지는 않되, 성의 표시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이가 올해 스물아홉. 곧 삼십 대가 되겠네요.”

    “네, 뭐 관계자들은 장난삼아 아홉수 때문에 올해 활동은 조심하려고 한다고 하는데. 농담에 불과하겠죠. 지금은 시나리오를 고르는 중이라고 합니다. 지금 그런 지 한 6개월 되었습니다.”

    남자는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홉수라 조심하든, 아니면 그저 일을 잡고 있지 않는 것이든 지금 강이준의 행보는 조심스럽다고 보는 것이 맞았다. 이제 한 달만 있으면 하반기로 접어드는데, 아직도 대본을 고르는 중이라면 어렵게 얻은 이미지를 한번에 무너트리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소속사도 꽤 괜찮았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키워냈다던 인사이드였다.

    “인사이드와 계약한 건 언젭니까?”

    “재작년 케이블 드라마 끝난 뒤 바로입니다. 6월 말에 인사이드와 한솥밥을 먹게 되었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그 전까지는 소속사가 없었다고 합니다.”

    “전무님, 저는 학력 부분도 아주 마음에 듭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왔습니다.”

    “졸업했습니까?”

    “예, 칼졸업입니다. 예능에도 한 번도 출연한 적 없다고 합니다.”

    아파트 광고 모델로는 그리 결격 사유가 없는 배우였다. 이번 HS 자동차에서 내놓은 신형 차 모델은 고급화 전략을 앞세운 만큼, 국내 탑이라 불리는 배우들이 아니라면 후보자 명단에도 들 수가 없었다. 오랫동안 탑이라 불렸던 배우들은 이미 소비될 만큼 소비된 이들이 많았으므로 차라리 새로운 얼굴을 가지고 가자는 의견이 지금 컨퍼런스 룸에서는 지배적이었다.

    “지금 시나리오 고르는 중이라고 했죠? 다음엔 영화입니까, 아니면 드라마입니까?”

    “드라마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 영화를 안 합니까?”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가 없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드라마 중에는 마음에 드는 게 있다고 하는데……. 원탑이 아니랍니다.”

    “드라마 배역이 뭔데요?”

    “강력계 검사랍니다. 여자주인공은 재벌 상속녀인데, 여자주인공은 이지현으로 확정입니다. 이지현은 드라마를 잘 고른다고 정평 난 배우입니다. 여태까지 출연했던 드라마 여섯 작품 모두 대박이었고요. 사건과 연애가 골고루 배합되어 있는데, 인사이드 측에서 드라마와 제작사와 PPL 계약을 맺으면 홍보 효과가 상당할 거라고 했습니다. 제작사는 춘 프로덕션이고, 이전 HS전자와 PPL 계약을 했는데 아주 진행이 아주 깔끔했다고 합니다. 편성은 제작 전이지만 공중파 걱정 없고요. 이 부분 PT 준비할까요?”

    “일단 미팅 잡으세요. PT는 내일모레까지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남자는 서류를 내려놓았다. 낮은 진동음을 내며 돌아가던 프로젝터는 곧 꺼졌다. ppt 복사본을 들고 있던 직원들은 한숨을 쉬며 모두 책상 위로 무거운 종이 묶음을 소리 나게 던졌다.

    “뭐하는 거예요, 지금?”

    그리고 이준은 기가 막힌다는 듯 그들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 ppt 화면 앞에서 신나게 떠들어대던 ‘기획실 대리’ 역할을 맡은 것은 인사이드 기획 담당자, 그리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직원 역할을 맡은 것은 코디와 로드매니저, 마지막으로 가장 상석에서 거만하게 앉아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던 이는 인사이드 대표였다.

    “시뮬레이션.”

    “무슨 시뮬레이션?”

    “HS 자동차 기획실 회의 시뮬레이션. 내가 최 전무고, 얘네는 직원이고.”

    “지금 이걸 왜 저한테 보여 주고 있는 건데요?”

    대표가 흥이 넘치는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자랑할 만한 점들을 두고 떠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왠지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이준이 괜히 팔을 슬슬 쓸며 이 연극에 참여한 이들을 훑어보았다.

    “네가 최 전무야. 그럼 너한테 솔깃해, 안 해?”

    “솔깃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준이 한숨 섞인 목소리로 대꾸했다. 스타가 된 것은 맞지만, 그래도 이준은 조금 자신이 없었다. 아직도 제게 쏟아지는 대본과 CF 컨셉들을 보면서 얼떨떨하기도 했고 말이다. 이걸 다 하면 되느냐는 물음에 대표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미쳤느냐고 했다. 이걸 다 하면 금방 소비되고 마는데 왜 하느냐고. 그냥 너한테 이만큼이나 들어왔다는 것을 알며 기뻐하라고 보여 준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대신에 마치 비장의 무기라도 꺼내듯 내민 것이 있었다. 그게 바로 HS 자동차 CF였다.

    텔레비전, 신문지면, 옥외광고 할 것 없이 죄다 들어가는 것이고 1년짜리라 돈도 꽤 된다. 이거 하나랑 커피 하나씩 찍고 CF 그만 찍자. 하고 열렬히 연설을 하는 통에 이준은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문제는 HS 자동차 측에서 이준을 과연 마음에 들어 할지 말지였다.

    HS 자동차 측에서 먼저 제의를 한 것도 아니었다고 했다. 어디서 소식을 전해들은 대표가 발 벗고 나서 해묵은 연줄들 그러니까 고교 동창에서 대학 동기, 심지어는 고향 향우회 사람들까지 모두 포섭해서 그 물망에 오르도록 힘을 쓴 것이라 정말로 될지 안 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앞서 대표와 직원들이 시뮬레이션 했던 것처럼 이준이 ‘대한민국 탑’이라고 불릴 만한 위치에 있음에도.

    차가 많이 밀렸다. 사무실에서 집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는 거리였지만, 퇴근 시간에 맞물린 도로가 차를 뱉어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성격 급한 사람들이 연신 클랙슨을 울려 대었다. 그래 봤자 저 앞에서부터 막힌 게 풀리는 것도 아닌데 왜들 저래. 하는 한갓진 생각을 하며 그는 핸들에 올려둔 손가락을 까딱였다.

    차 앞유리 너머로 옥외광고가 보였다. 한때 겉치장을 과하게 했다는 지탄을 받았던 HS 백화점 명품관에 걸려 있는 명품 브랜드 광고였다. 이번에 함께 작품을 했던 여배우가 오드리 헵번처럼 머리를 올리고 화려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한 채로 웃고 있었다.

    ‘우리 엄만 화려한 것보다는 수수한 걸 좋아해.’

    이준은 속으로 생각했다. 얼마 전에 백금 반지를 선물해 주었더니 화사하게 웃던 어머니의 모습이 생각나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우리 아들이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승승장구 했으면 좋겠네, 하고 말하던 그녀에게 수줍게 고개를 끄덕거렸던 제 모습도 떠올려 보았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 승승장구.

    ─이준이, 너는 진짜 과거가 없다는 게 제일 큰 강점이야. 그걸 네가 알고 있어야 돼.

    일진 논란, 섹스 비디오, 이런 것이야 크게 공개된 일들이라지만 그것 외에 누구와 사귀다가 추하게 헤어졌다더라, 스폰을 받았다더라, 호스트바 선수 출신이라더라, 텐프로 출신이라더라. 이런 식의 카더라는 그 시작이 증권가 찌라시라고는 하지만 이제는 거의 사실처럼 되어 있는 가담항설이었다. 연극 바닥에서 몇 년을 굴렀던 이준이라, 그나마 일반인들보다 더 많이 듣는 이야기들까지 포함하면 이 나라에 뒷말 없이 멀쩡한 연예인이 몇이나 될는지.

    심지어는 친구 한 명 잘못 사귀었다가 끼리끼리 소리를 듣기도 하는 바닥이라, 사생활 노출을 전혀 하지 않는 이준은 ‘순박한 연기파 배우’ 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근데, 그거 좀 위험해. 이미지가 너무 좋으면, 여차하면 한방에 훅 가거든.

    심각한 대표의 목소리가 오버랩 되어, 이준은 담배를 꺼냈다. 그에게는 그래요? 진짜 조심해야겠어요. 하고 대답했지만,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그에게도 질 나쁜 과거가 있었다.

    그로부터 4일 뒤에 대표에게 연락이 왔다. HS 자동차 측에서 최종 후보에 들었다는 말을 전해 오면서, 그중 강이준이 최근에 스타가 된 축이라 미국지사에서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전무가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작년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한 편을 보기는 했는데, 잘 연결이 되지 않아 한 번 보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대표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며 이준을 들들 볶기 시작했다. 어떻게 온 기회인데, 영화 이후 네 행보를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는데 HS 자동차 CF 만큼 좋은 것이 없을 거라고 말했다. 고급화 이미지에 큰 공헌을 할 것이라 강조하는 통에 이준은 대표가 그렇게도 원하는 거라면 하겠다고 했다.

    대표에게는 큰 빚이 있었다. 정식으로 계약을 맺은 것은 케이블 드라마에서 서브 남자 주인공 캐릭터로 인기몰이를 한 다음이었지만, 대표와 알게 된 지는 그보다 좀 더 오래되었다. 이준에게 계약 제의를 한 다음에는 수많은 조언들을 해 주었다. 물론, 집의 빚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에도 싫은 소리 않고 전부 다 들어 주었다. 나랑 같이 하면 그 빚 다 갚을 수 있어. 어머니 호강시켜 드릴 수 있어. 그간 쌓아왔던 신뢰에 보태진 그 두 마디 말에 이준은 계약서에 날인했다.

    대표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 평생 이런 사람 처음 본다 싶을 정도로 배짱이 대단했다. 집의 빚이 날이 갈수록 높은 이자로 커지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며 사비로 먼저 갚아 주었다. 물론 돈이 많은 그에게 그 정도 갚아 주는 것으로 엄청난 출혈이 있지는 않겠지만, 십수억에 달하는 돈이 어디 쉽게 써지는 돈이냔 말이다. 따로 이자를 받지는 않을 테니 앞으로 작품 하면서 차근차근 까 나가자고 했다. 개런티의 절반은 적금을 들고, 다른 절반은 빚을 변제하는 비용으로 생각하라고 했으면서 입금은 늘 그의 몫 전부를 다 해 주었다. 입금 전부 다 받고 그 중 절반을 다시 자신의 개인 계좌로 송금해서 빚을 갚으라고 말이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대표의 집에서 함께 소주병을 놓고 한참 연기 얘기며,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던 중에 대수롭지 않은 말처럼 꺼내진 이야기라 더욱 그랬다. 정말 평생 은혜 갚으면서 살아야지. 그렇게 다짐한 지 이제 2년. 빚은 이제 절반 정도 갚았다.

    그는 늘 여유로웠다. 빨리 대표에게 돈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에 들어오는 대로, 닥치는 대로 다 하겠다며 예스맨이 된 그에게 재빨리 다른 조건을 내걸었다. 빚 빨리 갚으려고 아무거나 하지 마라. 네 이미지 최대한 챙기면서, 네가 정말로 하고 싶은 좋은 작품들 골라서 해라. 그렇게 되면 나중엔 작품 몇 개 안 해도 그 돈 정도야 금방 다 갚아버릴 수 있을 만큼 거물이 될 것이다. 이준이 꼭 대성할 거라는 확신이 있는 것처럼 여유로운 그에게 이준은 또다시 감동을 넘어선 감격까지 느끼고 말았던 것이다.

    그렇게 여유로웠던 그가 여태까지 CF에 목을 맨 적이 있었던가. 물론 들어온 것들 중에 고르고 고르는 작업이야 늘 해왔지만,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먼저 힘을 써서 후보에 올린 것은 처음이었다.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아마, 비단 이준 혼자만의 이익이 아니라 인사이드 자체의 질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을 터였다. 그러니 이준은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도 이 HS 자동차 CF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아야 했다.

    “걱정하지 마, 이준아. 그쪽에서도 너 마음에 들어 한다더라. 그냥 이미지 연결을 어떻게 지을지 보려고 그러는 거래.”

    미팅이 잡힌 HS 그랜드 호텔 스위트룸은 1박에 천만 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룸이었다. 이곳에서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이 내한 일정 때 이 방을 썼다고 하고, 이따금은 이름을 들으면 얼굴까지는 모르더라도 ‘아, 그 외국 유명한 정치인 아닌가?’ 하고 생각 날 정도의 외국 내빈도 이 방에 머물렀다고 했다.

    거기서 겨우 자동차 CF 미팅을. 이준은 제 등을 두드리는 대표의 얼굴을 잠깐 바라보았다. 물론 이번에 이준에게 찾아온 기회는 HS 자동차에서 새로 출시하는 고급형 세단 라인의 CF였고, 그 총괄 지휘를 미국에서 갓 돌아온 최석호 회장의 차남 최태한 전무가 맡았다고 했으니 이런 룸에서 미팅을 하는 것도 그리 이상할 것은 없었다.

    “갑질도 아니고 너 혼자 오라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녹음버튼 눌러 놓는 거 잊지 마. 알겠지? 너 인마, 순진하고 어리버리해서 후루룩 말에 넘어갈까 걱정된다. 계약서에 절대 도장 찍지 마.”

    대표는 이준에게 소형 녹음기를 쥐여 주며 말했다. 작동법을 자세히 알려 주겠다는 것을, “저 공대 나왔어요.” 하는 말로 대충 무마시킨 후에 그는 조용히 녹음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른 후에 벨을 눌렀다.

    한참이 지난 후 문고리 돌리는 소리가 났다. 이준과 함께 서 있던 대표가 그 소리에 맞춰 옷매무시를 가다듬으며 단추 하나를 잠갔다. 급히 헛기침을 해서 목소리를 다듬고는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아이고, 전무님이 친히 문을 다 열어 주시고. 안녕하세요. 인사이드 대표 유병진입니다.”

    겨우 사람 얼굴 조금 식별할 정도로 문은 조금 열렸다. 하지만 유병진은 퍽 예의를 차려 인사하며 지갑에서 명함을 꺼냈다. 그리고 최 전무에게 두 손으로 건넸다. 최 전무는 그것을 받아들었다. 이름 석 자를 확인하고 다시 유병진의 얼굴을 확인했다.

    “안녕하세요. 배우 혼자 왔을 거라 생각해서 명함을 안 가지고 나왔네요.”

    “아, 괜찮습니다. 저도 이 친구가 긴장하는 것 같길래 그냥 데려다 주러만 왔습니다.”

    “1층에서 식사라도 하고 가시죠.”

    “아이고, 아닙니다. 먹고 왔습니다. 그럼 전 먼저 가 보겠습니다. 우리 이준이 잘 부탁드립니다.”

    유병진은 마치 군대라도 다시 온 것처럼 허리를 반으로 접어 깊이 인사했다. 최 전무는 그 모습을 흘끗 보았다가, 곧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충 문간에 기댄 팔을 거두었다.

    “들어와요.”

    그리고 이준을 향해 짧게 말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이준은 유병진을 잠깐 바라보았지만, 빨리 들어가라는 채근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따라 들어갔다.

    제 바로 앞에서 닫힌 문을 바라보며 유병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직접 문을 열러 온 것을 보면 그 역시도 따로 직원을 대동하고 나온 것 같지는 않았다. 오늘 계약서에 날인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대충 직원들과 함께 강이준이 대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는 자리를 가지는 거라 여겼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최 전무는 대학교를 한국에서 졸업한 후에 바로 미국 대학원으로 진학했다. 학위를 딴 다음에는 미국지사에서 바로 실무를 쌓았는데, 이것은 HS 그룹의 전통이었다. 최석호 회장의 핏줄이라면 누구든 한 번씩은 부름이 있을 때까지 미국지사에서 썩어야 했다. 이것을 보통 은어로는 ‘귀양’이라고 했다. 귀양을 한 번 가면 언제 돌아올지는 알 수 없었다. 그것은 오로지 최석호 회장만 알고 있었다. 최 전무의 누나는 그곳에서 7년을 보냈고, 최 전무의 형은 5년 동안 있었다. 그리고 최 전무는 고작 3년 있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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