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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회귀 마법사 1-42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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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도 없고 말이야.”

    어깨를 으쓱여보인다.

    “여긴 호펠하임이다. 너와 같은 신입들이 최초로 밟게되는 땅이지. 환영한다.”

    환영은 개뿔. 그래서 그렇게 지독한 환영식을 열어 준 건가? 웃음도 안 나온다.

    그래도 최대한 맞장구를 쳐주기로 한다. 어차피 남자와 엮이지 않는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이득을 본다.

    이것은 게임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속이 조금은 진정이 된다. 무엇보다 죽으면 다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니 덜 초초하다.

    게임엔 공략법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공략엔 대가가 필요한 법이고, 나는 게임을 하게 되면 느긋이 깨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공략해주겠다. 어떻게 해서든 아무도 무시 못 할 정도의 실력을 키워 떵떵거리며 살겠다. 그것이 유일한 활로였다.

    시작하자.

    남자에게 발걸음을 옮긴다.

    ────────────────────────────────────

    ────────────────────────────────────

    004. 첫 번째 스킬

    그 뒤로 나는 최대한 친근하게 그 자와 대화를 이끌어 갔다.

    “그러니까, 마법사라는 직업이 그렇게 쓸모가 없다는 소리죠?”

    “그럼! 성장하기 시작하면 무섭지만 애초에 대부분은 무리야. 죽을 때까지 첫 스킬도 사용하지 못하지.”

    “흠, 저는 그럼 완전히 꽝이네요. 활성화된 스킬도 하나 없고”

    “왜 하필 골라도 마법사 같은 걸 골랐나?”

    “직업을 고르기 전에 돌멩이를 던져주시지 그랬어요.”

    “하하! 그렇구만, 그건 내 실수야. 멍 때리고 있길래 뭐하나 싶었는데 직업을 고르고 있던 거였군.”

    구역질이 난다. 이 남자와 같이 대화를 나눈다는 상황 자체가 달갑지 않다. 그야 자신을 죽인 사람, 그것도 두 번이나 죽인 사람한테 어떻게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겠나.

    하지만 이번엔 그 두 번의 상황과는 꽤 달랐다. 남자는 일단 나를 바로 죽일 생각이 없어보였다.

    첫 번째에선 대화가 끝나자마자 바람총을 맞고 죽임 당했고, 두 번짼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들다 힘에서 당하지 못해 죽임을 당했다.

    지금은 남자도 나를 함부로 하지 않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내 언행에 여유라는 것이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자는 대화를 나누면서 계속 골목길로 유도했다. 이제 눈앞에 그 골목길이다. 구역질이 나올 것 같지만 우선은 참는다.

    이번에 이기는 건 나다.

    “제 이름은 이도민이라고 합니다. 그쪽은요?”

    “나? 난 이름을 버렸어. 이제 기억도 안 나. 그나저나 참 특이하구만 그래. 나 같은 거지꼴을 한 놈하고 그렇게 대화가 하고 싶나?”

    “아니, 아무도 모르는 세계에 혼자 이렇게 떨어졌잖아요. 누가 말을 걸어주면 고마운 게 당연하죠. 덕분에 여러 가지 정보도 얻을 수 있었고요.”

    “흠, 그런가.......”

    그는 지저분한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리고 땅을 쳐다본다.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고민에 빠진 자의 얼굴이었다.

    “내가 이런 말을 하긴 뭐 하지만 말이지.”

    남자는 그렇게 운을 떼며 건물의 벽에 기댄다. 그리고 씩 웃으니 빠진 윗니 하나가 도드라진다.

    “나 같은 꼴을 하고 있는 사람하고는 대화를 나누지 않는 편이 좋아.”

    “......어째서죠?”

    “크큭, 너처럼 막 떨어진 녀석들은 우리의 먹잇감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말을 걸어놓고 죽여서 장기를 팔거나 마비 시켜놓고 노예상인에게 던져줘 버리지.”

    까득, 나도 모르게 이를 꽉 깨문다. 남자는 나한테도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는 것이다.

    “그럼, 그런 걸 왜 저에게 알려주죠?”

    “뭐, 변덕이야. 변덕이지. 생각보다 그렇게 어리바리한 것 같지도 않고. 돌아가.”

    남자는 휙휙 손짓을 한다.

    “아, 마법사가 정말 답 없는 직업이라는 건 사실이니까, 내 말대로 여관의 허드렛꾼이나 하며 살라고. 괜히 바깥에 나갔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죽지 말고. 그것보단 낫겠지.”

    입을 멈추지 않는 남자를 두고 나는 주변의 눈치를 본다. 아무도 우리를 신경쓰지 않는다. 눈앞엔 골목이 있다. 그늘이 져 어둠이 드리운 골목길. 이 장소에서 두 번이나 죽었다.

    남자의 품 안엔 마취 바람총과 단검이 하나 들려있다. 잘 생각해봐야 한다. 외투의 왼쪽 품 안이다.

    “어, 어?”

    덥썩, 나는 남자를 끌어안고 골목으로 몸을 숨긴다. 순식간에 거리에서 모습을 감춘다.

    “뭐, 뭔가?”

    남자는 당황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곧바로 반응해오지는 않았다. 내가 무슨 짓을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할 일은 정해져있다.

    다리를 들어올리고,

    있는 힘껏 사타구니를 걷어찬다. 가속도 늦추지 않고 있는 힘껏 찬다.

    퍽!

    “으악! 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남자가 흘러나오는 신음과 함께 쓰러진다. 바닥에 처박혀있다.

    “후우, 후우.......”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남자의 품을 뒤진다. 단검과 바람총을 모두 꺼내고 지갑까지 함께 꺼낸다. 찝찝하고 석연찮은 감정이 피어오르지만, 당한 것을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다. 나는 이 자에게 두 번이나 죽었다.

    그런 변명을 계속 되뇌며 바람총에 입을 댄다.

    “윽, 으윽, 왜,”

    나를 노려보는 남자의 눈은 충혈되어 있다.

    “나도 그걸 당신에게 두 번이나 물어봤어. 하지만 가차 없었지.”

    슉,

    바람을 불자, 하나의 침이 그의 목에 박혀 들어갔다. 푹,

    당해본 바로는 그 마비침은 한동안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단검,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가해. 사람에게 위해를 가한다는 행위는 정말이지 가혹한 일이다.

    나는 닭 한 번도 잡아본 적 없는 평범한 청년의 군상 그 자체였다.

    손이 덜덜 떨린다.

    그래도 그들과 다른 점이라면, 나는 이미 죽음을 두 번이나 겪어봤다는 것이었고,

    그것은 내 생각을 직접 행동에 옮길 수 있게 해주는 방아쇠가 되었다.

    팍!

    “컥, 커헉,”

    나는 남자의 등, 오른쪽 날개 뼈 아래에 단검을 쑤셔 박는다. 남자는 외마디 비명조차 내지 못하고 그대로 엎드려 눕는다.

    “.......”

    그것을 멀뚱히 바라보다, 이내 헛구역질이 나온다. 먹은 것이 없어서 무언가 토해내지는 않았지만, 위액이 올라오는 것이 느껴진다.

    목구멍이 따갑다.

    “......인과응보야.”

    호흡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아 벽에 등을 기대고 잠깐 쉰다. 등에 단검이 박힌 채로 꿈틀거리던 남자는 곧 움직임을 멈췄다. 죽었다.

    처음으로 커다란 생명체를 내 손으로 죽여 봤다. 그 행동의 결과라고 해야 할까, 나는 남자의 지갑을 얻었고 꽤 많은 지폐가 들어있었다. 이게 얼마나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더불어 굉장히 더러운 기분과 감각이 손끝에 남아있었다. 계속 인상을 쓰게 된다.

    워리워 같은 종류의 직업을 선택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항상 이렇게 검을 휘두르고 다닐 테니까.

    나는 이제 더 이상 활동하지 않는 남자의 몸을 바라본다. 남자는 왜 마지막에 변덕을 부린 것일까?

    내 언행이 바뀌었기 때문에?

    “흥, 웃기지도 않네.”

    콧방귀를 뀌고 골목을 떠난다.

    -생사의 경계를 바라봤다. 마나의 흐름을 깨닫게 되었다.

    곧 머릿속으로 그 문장이 흘러들어온다. 아, 어떤 게 해금되었다고 쉽게 판단할 수 있었다.

    “스킬.”

    반투명한 창이 떠오르자, 완벽히 비활성화 되어있던 스킬들 중 단 하나가 처음으로 활성화 됐다.

    마나의 흐름(F) - 마법의 기초인 마나의 흐름을 깨달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몸이 되었다.

    “......바로 써먹을 수도 없는 녀석이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게임으로 치자면 패시브. 곧바로 써먹을 수 있는 스킬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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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5. 사냥 시작

    남자에게서 얻은 지갑을 갖고 여관을 잡았다. 여관의 나무냄새는 약간 썩은 내가 코끝을 찌르기도 했다.

    주인장이 요구한 돈은 2만 골드. 1주일 숙박비였고 지갑에 있는 지폐 두 장이었다. 동전을 제외하고 같은 지폐가 15장은 있었으니까 15만 골드라는 소리였다. 한 달은 버틸 수 있을지도.

    ‘내가 진짜 사람을 죽인 건가?’

    같은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나는 그 자에게 두 번이나 죽었다. 정당방위다.

    하지만 역시 그 감촉이 지워지지 않는다. 여관에 온 후로 손에 뭔가 묻지도 않았는데 물로 박박 닦아냈다.

    ‘이제 떨쳐버리자. 앞으로 할 일이 많다.’

    머리를 벅벅 긁는다. 한동안은 트라우마가 남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여유롭게 있을 게 아니었다.

    바깥에 가면 몬스터가 있다고 했으니, 놈들을 잡아보는 게 우선일 것 같았다.

    “아! 저기요, 식사가 됐는데 먹고 가지 않으시렵니까?”

    여관을 나서기 전에, 주인장이 한마디 건넨다. 나는 됐다고 하고 여관을 나서기로 했다. 지금 속 안에 뭔가 들어가면 곧바로 토해내고 말 것이다.

    “아, 바깥에 몬스터는 어디에 있습니까?”

    나는 여관문을 열다말고 묻는다.

    “몬스터?”

    주인장은 내 행색을 훑어본다. 무기도 없고, 어지간히 초라한 몸이다.

    “손님 직업은 뭡니까?”

    “마법사인데요.”

    “얼마 안 됐죠?”

    “......네.”

    “포기하세요.”

    주인장은 코웃음을 치더니 빗자루로 마룻바닥을 쓸기 시작했다. 어지간히도 인식이 안 좋은 직업인 모양이다.

    아니, 보통은 히든 클래스라던가, 숨겨진 직업을 쥐어주기 마련 아닌가. 왜 하필 가장 인식이 나쁘고 어려운 직업을 선택하게 된 것인가.

    내가 선택한 일이니 누구한테 징징댈 수도 없고 참. 이대로라면 어지간히도 무시당하고 살겠다.

    그럴 순 없지.

    #

    나는 여관을 나왔다. 몬스터가 있는 곳은 바깥에 나가보면 자연스럽게 보일 것이다.

    천천히 걸어가 광장을 중심으로 남쪽이라고 적혀있는 팻말을 따라 나갔다.

    수많은 인파에 밀치어지다가도 이곳이 정말 게임 속 세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사람들의 모습이 제각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말도 말이지만 몬스터 같은 것을 이용하는 마차(?)도 보였다.

    “아 제발요, 좀 데려가 주세요. 네?”

    “아! 저리 꺼져! 마법사는 필요 없어!”

    “절대 피해는 안 줄게요. 네?”

    “짐꾼이나 해보겠다면 생각해보지. 물론 같은 비율로 전리품을 나눌 생각은 꿈도 꾸지 말고.”

    “푸하하하하!”

    그런 대화도 간간이 들려온다. 마법사로 보이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무시를 당하고 있다. 원래 이렇게 대우가 좋지 않은 것인가? 거의 언어로 폭행을 당하고 있는데, 내가 아는 마법사는 적어도 화력에서는 원탑인 직업이었고 제대로만 성장하면 웬만한 적들은 한 방에 보내버리는, 그런 멋있는 직업이었는데........

    아니, 어쩌면 초보자들의 시작점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다. 키우기 전까지는 오질나게도 약한 게 마법사니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볼까 했던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도시 안에서 마법사들을 취급하는 대화들을 듣고 나니 그럴 생각이 뚝 사라졌다.

    “이건 얼마죠?”

    “이거?”

    허름한 좌판을 열고 있던 노점상이 눈알을 굴린다. 나를 치켜보더니 한 번 쭉 훑어본다. 내가 물어본 것은 지팡이와 같은 물건이었고 끝에 조그만 보석이 달려있었다.

    실로 마법사들의 무기와 같이 생긴 비쥬얼이었다.

    역시 사냥을 하려면 무기가 필요하지. 그것은 어디에서나 똑같다.

    “......2만 골.”

    “2만?”

    나는 놀라서 되묻고 만다. 여관 1주일 숙박비가 한 번에 날아가려고 한다. 하지만 이게 그렇게 값어치 있는 물건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너무 비싼데요.”

    “뭐, 싫으면 말고.”

    “하하, 조, 조금만 깎아주시죠.”

    “1만 8천 골. 더 이상은 안 돼.”

    “.......”

    노점상인은 단호해보였다. 더 이상 깎을 수 없을 게 분명해, 나는 돈을 지불하고 지팡이를 손에 넣었다.

    녀석의 얼굴근육이 씰룩였던 건, 내가 잘못 본 것일까? 왠지 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쨌든 최소한의 장비도 구했겠다, 나는 남쪽으로 향하는 팻말을 따라가 관문을 지나 외곽으로 나왔다.

    #

    드넓은 초원, 친절하게도 이곳에도 팻말이 박혀있다.

    조금 더 가면 고블린들이 있는 초원, 시가지가 나온다고 말이다. 나는 방금 산 스태프를 꽉 쥐고 전의를 가다듬었다.

    시가지는 이미 사람이 쓰지 않는 장소인지 폐허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멀리서도 보였듯이, 고블린들의 모습이 히끗히끗 나타났었다.

    사람들은 별로 이곳에 찾아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효율이 좋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고블린이 너무 약한 것인지. 둘 중 하나의 이유로 그다지 찾지 않는 사냥터일지도 몰랐다.

    “정면으로 들어가봤자 좋을 게 없을 거고........”

    나는 시가지를 바라보다가 뒤쪽으로 물러났다. 뒤쪽엔 초원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곳엔 단수개체로 다니는 고블린 또한 있었고, 내 첫 번째 사냥감으로 타게팅 하기 딱 좋은 녀석이었다.

    ‘가볼까.......’

    침을 꿀떡 삼킨다. 지금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오로지 신체능력만으로 사냥에 나서야한다.

    살금살금 다가가다가, 점점 속도를 높여 달려간다. 놈이 날 발견했다. 무기를 들고 나를 정면으로 맞선다. 도망칠 생각은 없어 보인다.

    가속을 이용해 뛰어올라 스태프를 높이 쳐든다.

    빡!

    둔탁한 소리와 함께 고블린의 머리가 가격된다.

    그런데,

    바삭, 거리는 소리와 함께 스태프가 부러져버렸다.

    “.......”

    잘도 이런 걸, 2만 골드에.......!

    “키에에엑!”

    화가 난 고블린은 자신의 무기를 치켜들더니 아주 내 목을 그대로 노려온다. 큰 동작 후였던 나는 당연히 빈틈이 컸고, 녀석의 공격을 막을 수단이 없었다.

    아,

    찔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날붙이를 살 걸 그랬다. 이쯤 되면 막연하게 마법도 사용할 수 있을 줄 알았지.

    .......

    -RESTART

    재시작을 알리는 해괴한 음성, 또 죽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말이기도 했다. 그나저나 흥분상태여서 그랬던 것인지 고블린에게 목을 찔렸던 그 순간 고통이 크지 않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

    “1만 8천 골, 더 이상은 안 돼.”

    방금 봤던 좌판 앞이다. 나는 스태프를 손에 쥐고, 지폐를 노점상인에게 건네려고 하는 도중이었다.

    “어어, 씨.”

    나는 급하게 지폐를 거둬들인다.

    “......뭔가?”

    노점상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본다. 놈, 이딴 걸 2만에 팔다니. 나는 스태프를 내려놓았다.

    “사실 난 마법사가 아니라 전사라서. 설마 이런 다 썩어가는 스태프를 그렇게 비싸게 팔 줄은 몰랐네. 한 번 내려치면 부숴질 거야 이건.”

    나는 잔뜩 인상을 써본다.

    “.......”

    되도 않는 허세를 부려봤지만, 은근히 통하는 모양이었다.

    “이건 얼마죠?”

    나는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이번에 내가 손에 든 것은 단검이었다. 이번에야말로 적절한 가격을 원한다는 느낌으로 단검을 빙글빙글 돌린다.

    “......1만 5천 골.”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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