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어]_내_침실에_원시인이_산다_내_정원~외전 - 3

127일전 | 209읽음

. 일본 라면은 내 취향엔 영~."



동네에 일본이랑 거래 튼 양식장 주인이 있어서 일 도와주다가 한 번 얻어먹어 봤다. 일본 가서 직접 배워온 라멘이라나 뭐라나. 성무를 포함한 일꾼들은 앞에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지만 돌아서선 역시 한국 라면이 최고여~라고 투덜거렸었다. 뭔가 영 입맛에 맞지 않았었다. 성무는 로브스터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이렇게 벌건 봉지. 그게 딱 내 취향인데."


"그래, 그래. 먹어라."



비페르는 생각했다. 바다가재가 마음에 든 모양이로군. 이왕 집어든 거 흰 속살을 뜯어먹으면서 성무가 방긋 웃었다.



"우면, 머그께!"



일단 줘야 먹지. 그러니까 좀 사주라. 외국 슈퍼에도 한국 라면 있다던데. 한인 동네 없냐? 성무는 중얼거리며 바다가재의 꼬리를 쪽 빨아먹었다. 덩치 커서 먹을 건 많다만 쬐그만 놈과 별 차이도 안 나네~.






점심 식사가 끝나자마자 비페르는 침대에 누워 뒹굴려는 성무를 달랑 안아들었다. 자게 냅두라고 징징거리는 것을 데리고는 곧장 관찰실로 통하는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 성무가 짜증내던 것을 멈추었다. 벽면이 온통 유리로 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백화점에 '구경'하러 갔을 때 타 본 적 있다. 일반 건물이나 아파트에도 투명 엘리베이터가 종종 있었지만 성무는 그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타봤다. 그가 유리벽에 착 달라붙었다.



"과연- 전세 10억짜리 빌라는 다르구나."



문이 닫히고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지상과 멀어지는 것에 성무가 흠칫 뒷걸음질 쳤다. 드넓은 별장 부지가 점차 멀어지며 펼쳐진 섬의 숲, 비페르의 정원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제대로 주위를 돌아 볼 틈도 없이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문이 열리고 성무는 또다시 감탄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헐, 뭐야 이게! 10억이 싸 보여!"



장난이 아니다. 둥글게 뻥 뚫린 거대한 방의 벽은 죄다 유리로 되어 있었다. 내려다보기 아찔한 높이의 유리방이라니. 바닥까지 유리였다. 성무는 우와, 우와 감탄을 연발하며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투명한 유리벽에는 커다란 망원경도 몇 대나 있다. 마치 높은 빌딩이나 타워의 전망대 같다. 엄청 큰 침대에 소파에 테이블이며 컴퓨터 TV등 가구도 모두 커다랗고 고급스럽다. 특히 성무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거대한 수조였다. 중앙을 벽처럼 감싸고 있는 크고 작은 높이의 수조들. 성무는 정체모를 물고기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수조 중 가장 큰 것에 달라붙었다. 황금색 비늘이 아주 번쩍번쩍한다. 고놈 제법 맛있게 생겼네.



"저 외국인이 부자긴 부자인 모양이네."



이런 건 처음부터 설치 된 게 아니겠지? 아무튼 10억 전세에 놀랐던 마음이 싹 가라앉을 지경이다. 이런 집이라면 아래층 빼고 여기만으로도 전세금 10억! 이래도 당연할 것 같았다. 아마 외딴 섬이라 땅 값이 싸기 때문이겠지. 수도권 같은 데라면 10억이 훨씬 넘을 거야. 사업가라더니 역시……. 뒤에서 성무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던 비페르가 곁으로 다가왔다.



"Arowana."


"아로… 뭐요?"



아시아 아로아나, 과배금용이다. 발색 최상에 크기도 크니 못해도 수천만은 가겠다. 비페르는 금용을 보고 침 흘리는 성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엉덩이가 제법 보는 눈이 있다. 고가의 관상어를 곧장 찾아내니.



물고기가 맛있어 보이긴 했지만 배가 부른 상태였기에 성무는 이내 흥미를 잃고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가장 먼저 그가 뛰다시피 다가간 곳은 유리벽 쪽이었다. 믿음직스럽지 못한 유리인지라 바짝 다가붙거나 손을 대보진 못하고 힐끔힐끔 내다만 보았다. 이 위에서 보니 반대편 바닷가까지 훤히 관찰 할 수 있었다. 성무는 망원경에 눈을 대었다. 세 시간 거리의 먼 바닷가가 코앞으로 확- 다가온다.



"우와! 진짜 다 보이네?"



성무는 거대한 천체망원경에 매달리다시피 한 채 여기저기 움직여보았다. 익숙한 바닷가며 바위가 보인다. 숲은 나뭇잎이 무성해 속까지 들여다 볼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어?"



낯익은 개울이다. 다른 숲은 대부분 속이 보이지 않았지만 저 개울만큼은 망원경을 통해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평소에 빨래 널던 바위까지 보인다. 성무는 개울을 더욱 자세히 바라보았다. 저기라면…….



"으아아악?! 서, 설마!!"



성무는 불에 덴 것처럼 화다닥 망원경으로부터 떨어져나갔다. 설마! 설마 다 본 건가?! 목욕하는 것까지야 그렇다 치자. 자신은 남자니까. 하지만… 하지만……. 성무의 얼굴이 화상 입은 것 마냥 붉게 달아올랐다.



'아, 아니겠지…….'



아니겠지. 아닐 거야. 아니어야만 한다. 설마, 설마! 자, 자위 장면- 손장난 장면을 들킨 것은!!



"……."



성무는 떨떠름하게 뒤를 돌아보았다. 외국인과 눈이 마주쳤다. 싱긋 웃는다. 성무도 덩달아 어색하게 웃었다.



"저, 저기, 이거……."



봤어요? 하고 대놓고 물어보기도 민망하다. 무얼 말하는 거냐고 되물으면 뭐라고 대답하란 밀인가. 말을 잇지 못한 채 머뭇거리는 성무를 가만히 바라보던 비페르가 알겠다는 듯이 미소 지었다. 그리곤 리모컨을 찾아 든다.



"귀여운 나의 Fesse."



달콤하게 부르면서 리모컨의 버튼을 꾹 눌렀다. 천장으로부터 내려온 제일 큰 스크린이 켜졌다. 동영상이 재생된다.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비페르 씨 대망의 컬렉션 넘버 1. 타이틀, 기쁨의 춤을 추는 원시인. 성무의 아래턱이 떡 하고 발치까지 떨어졌다.



"어…어버버……."



거북이를 잡고 막춤을 춰대는 자신의 모습이 70인치 대형 화면에 커다랗게 나타난다. 엄마야. 살아생전 지금 이 순간만큼이나 쪽팔린 때가 있었던가. 사방이 유리벽이라 쥐구멍 찾아 들어갔다간 그대로 추락사 할 거 같은데. 그래도 있으면 기어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사랑스럽지."



스토커 한 대상의 코앞에서 스토커의 생생한 기록을 틀어 보이며 비페르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이것 봐라, Primi. 내가 이만큼이나 너를 아끼고 있단다. 첫날밤의 영상을 찍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뿐이었다. 두 번째는 욕실에 고화질 CCTV가 돌아가고 있었다. 아무튼 격하게 아낌 받는 엉덩이 씨는 뒷목잡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비페르는 리모컨을 톡톡 조작해 그런 그를 완전히 보내버릴 비장의 영상을 틀었다.



"으아아아아악!!!!"



동시에 특수유리가 아니었더라면 사방의 유리벽이 다 터져나갈 크기의 괴성이 터져 나왔다. 비페르는 귀를 슬쩍 틀어막았다. 내 Fesse는 성량도 풍부하지. 못생긴 주제에 못하는 게 없어요.



"미쳤어, 미쳤어, 미쳤어! 이 변태 자식아아!! 어, 어떻게, 어떻게! 본 건 그렇다 쳐도, 어떻게! 미쳤냐 진짜악!!"



성무는 붉으락푸르락 한 얼굴로 고래고래 소리쳤다. 으아, 저 변태! 변태변태 했지만 진짜 이정도로 변태일 줄은 몰랐다. 그냥 조금 낡은 벤츠인 줄 알고 샀더니 주행거리 100만km가 코앞인 똥차였다! 이 스토커 변태 관음증 환자야! 성무는 크악거리며 불타는 눈으로 스크린에 영상을 재생시키는 중인 기계를 찾아 헤맸다. 비디오나 DVD일 수도, 아니면 컴퓨터일수도 있다. 컴퓨터는 386짜리도 가져본 적 없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 컴퓨터실도, 컴퓨터 수업도 있었다. 때문에 기본적인 것은 대충이나마 알고 있다.



"이건가!"



성무는 켜져 있는 컴퓨터를 발견했다. 한 입 베어 문 사과 마크의 컴퓨터다. 그는 괴성을 지르며 컴퓨터를 데스크로부터 들어 올려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이 컴퓨터 얼마일까, 하는 것 따위 흥분한 머릿속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저 자신의 수치스러운 영상을 이 세상에서 완전히 지워버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크악! 크아아!"



성난 고릴라처럼 성무는 컴퓨터를 발로 밟으며 날뛰었다. 비페르는 여전히 귀를 막은 채 그런 그를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내 원시인은 활달하기도 하지. 귀여운 것, 즐거워 보이는구나.



"헉, 허억…."



케이스가 우그러진 사이로 하드디스크가 눈에 들어왔다. 성무의 눈이 번쩍 빛났다. 그래 짧은 기억에 따르면 바로 저것이 자료를 저장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저것만 없애버리면! 성무는 얼른 하드디스크를 뽑았다. 이걸 어떻게 없어버려야 잘 없앴다는 소릴 들을까. 망치라도 없나 하고 두리번거리는 그의 눈에 수조가 들어왔다. 너무 커서 손도 안 닿는 수조 말고, 키보다 조금 높은 수조다. 성무는 수조와 맞닿은 소파의 등받이로 뛰어 올라갔다. 그리곤 수조의 뚜껑을 밀어 연 뒤 하드디스크를 물에 퐁당 빠뜨렸다. 유유히 노닐고 있던 해파리들이 난데없는 불청객에 와르르 흩어졌다가 불만을 표시하듯 와글와글 모여든다.



"으하, 하하하."



이젠 됐겠지. 확실하게 고장 났겠지. 상황이 다 끝났다고 생각하자 그제야 자신이 저지른 일의 가격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뒤통수에 땀이 삐질 흘렀다. 성무는 울상을 지으며 비페르를 돌아보았다.



"어, 저기…… 미, 미안해… 암소 소리……."



신나게 날뛰다가 돌연 기가 죽어 미안하다 그러는 성무의 모습에 비페르가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드디스크 때문이로군. 어차피 자료는 다섯 종류의 매체로 보관 되어 있다. 게다가,



"Waterproof."


"…엉?"



알아듣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하는 성무의 모습에 비페르는 전자 사전을 찾아 들고 영어단어를 한국어 단어로 번역했다.



"방수."


"으아아아!"



뭐시라?! 성무는 허우적대며 수조 속으로 손을 처넣었다. 뭔 놈의 전자제품이 방수가 되냐! 그것도 컴퓨터 통짜도 아니고 하드디스크인데! 방수가 가능해관에 매달려 애처로이 발버둥치는 성무를 비페르가 귀여워 죽겠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하는 짓 하나하나가 참으로 귀엽지 아니한가. 그는 싱긋 웃으며 벽의 버튼을 눌러 나직히 말했다.



"닥터를 올려 보내게. 내 프리미가 해파리에게 쏘였어."






닥터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독이 없는 종류이니 덧나지만 않으면 금방 나을 거다."


"…고맙습니다."



해파리한테 쏘이기만 하고 하드디스크는 끝내 건져내지도, 파괴하지도 못한 성무가 우울할게 감사를 표했다. 나쁜 해파리.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훼방을 놓다니. 주인 편드냐!



"근데요…."



성무는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저 사람, 완전 변태예요."


"오, 보는 눈이 있구만."



닥터는 놀랍지도 않다는 투로 부리부리 눈을 뜬 채 버티고 서 있는 비페르를 힐끔 돌아보았다. 그가 눈빛으로 말했다. 아직 각서에 찍은 인주도 안 말랐다. 허튼 생각일랑 마.



"저놈이 원래 대대로 그래."


"네? 대대로요?!"



성무는 깜짝 놀랐다. 대대로라니, 그렇다면 유전병?! 비페르를 향한 그의 시선이 상종 못할 변태에서 조금 불쌍한 변태로 바뀌었다.



"내가 저놈 아버지랑 친구라고 그랬었지? 그 부친이란 놈도 연애를 아주 미친놈 널뛰듯 했다니까. 모친 성격도 만만찮지 않아서… 내가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자다가 뒷골이 당긴다."



쯧 하고 혀를 차는 닥터를 성무가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바라보았다. 그랬구나. 이 아저씨도 피해자구나. 그렇잖아도 같은 한국 땅 사람인데! 동질감이 무럭무럭 피어오른다. 그런 성무의 일견 달달해 보이는 눈길에 비페르의 표정이 시시각각 굳어져갔다.



"고생이 많으셨겠네요."


"그래도 뭐, 어쩌겠냐. 태어나길 그렇게 태어난 것을. 너도 그냥 불쌍한 놈 하나 거둔다고 생각 해. 그래도 돈은 많다."



백 살 까지 펑펑 쓰고도 남아. 막 써도 돼. 성무는 이번에도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래, 정신 멀쩡한 사람이 나처럼 평범한 남자를 좋다고 목 매달 리 없겠지. 좀 변태라는 것 빼면 나무랄 데 없는 사람이니까. 그는 배시시 웃었다. 스토커 도촬 행각은 마음 크게 써 눈감아주기로 결심했다.



"근데요."


"응?"


"저 사람 이름이 뭐예요? 까먹었거든요."



닥터는 조금 멍하게 눈앞의 불운한지 아니지 헷갈리는 청년을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한쪽만 문제 있는 게 아닌 듯하다는, 그런 직감이 들었다.






노집사는 고작 한나절 남짓 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차분히 떠올려 보았다. 그의 앞에는 고혈압에 좋은 차와 고혈압에 좋은 재료를 넣어 만든 다과가 놓여있었다. 젊었을 때부터 관리하길 잘했지, 이놈의 가문은 순탄하고 평범한 연애를 하는 꼴을 볼 수가 없어.



"주인님께서 빠지시긴 단단히 빠지신 모양인데…."



젤먼은 허허, 어이없는 웃음을 흘렸다. 자신이 보기엔 참 못났다. 못생겼다는 말이 진짜였다. 남자에 평범하고 둔하게 생긴 동양인이었다. 다만 주위에 있는 유일한 한국인이 닥터다 보니 비교가 되어 더 못생겨 보였다. 비페르와 달리 반한석 씨가 반한석 군일 때부터 봐왔던 젤먼은 더더욱 성무가 못나보였다. 같은 한국인이건만. 그래도 주인이 좋다는데 어쩔 수 있나. 눈물을 머금고 따르는 수밖에.



"손수 씻겨주시기까지 하셨으니……."



그 정도면 게임 끝이다. 그냥 양자 입양수속이나 밟을 수밖에. 정원에 서식하던 원시인이 정원 주인을 완전히 홀려버렸다. 재산을 노리는 속 시커먼 놈이 아니어야 할 텐데. 그 즈음 한성무 씨는 루프스 가 가주님을 자신이 거둬주어야 하는 유전적으로 정신병력이 있는 가엾은 변태A로 생각하고 있었다



차를 한 모금 마신 젤먼은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이렇게 된 이상 알려야만 한다. 주인님의 모친이자 이제는 전대 주인마님께. 그는 콩닥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버튼을 누르다가 과자 하나 더 집어 먹었다. 혈압 높아지면 안 되는데. 통화 연결 음이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젤먼?]



젤먼은 공손히 휴대폰을 두 손으로 받쳐 들었다.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주인마님. 다름이 아니라 긴히 전해드릴 중요한 소식이 있어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중요한 소식? 왜? 우리 미뇽이 어디 아프기라도 해?]



"아니요. 그런 건 아닙니다만…."



젤먼은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셨다가 말과 함께 토해놓았다.



"주인님께서 사랑에 빠지셨습니다."



어머나! 깜짝 놀란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부터 흘러나왔다.






간신히 불청객이 사라졌다. 비페르 자신이 직접 불러들인 것이었지만 그런 사소한 기억 따위 지워진지 오래다. 그에게 있어 닥터는 불청객이었다. 순도 100%, 악의 200%의 불청객이다. 내가 모르는 언어로 엉덩이와 시시덕거리다니! 심지어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녹화도, 녹음도 못하게 했다. 치사한 놈! 아버지 친구만 아니었으면, 어머니 친구만 아니었으면.



"…빌어먹을."



대체 무슨 대화를 한 거지. 신경 쓰인다. 엄청나게 신경 쓰였다. 설마 내 귀여운 엉덩이를 빼앗아가려는 것은?! 그때 성무가 불쾌한 시선으로 엘리베이터를 놀려보고 있는 비페르에게로 다가갔다.



"비페르 씨~."



이런 가엾은 사람. 성무는 비페르의 한쪽 손을 자신의 양손으로 꼬옥 감싸 쥐었다. 육체적으로 아픈 것도 괴롭지만 정신적으로 아픈 것 역시 괴롭고 힘든 일이다. 특히나 변태라면 정상적인 여자라면 암만 돈이 많다고 해도 거부하겠지. 닥터가 말하기를, 저 놈 돈만 보고 접근한 여자들 여럿 사귄 적 있다- 라고 했다. 어쩌면 그에 상처를 받고 남자로 취향을 돌린 것인지도 모른다. 아이고, 고생 많았겠어요, 형씨.



"…Fesse."



비페르는 자신의 손을 꼬옥 붙잡고 애정 듬뿍 담긴 시선으로 올려다봐오는 성무의 모습에 감격했다. 귀여운 녀석. 자신의 마음이 상했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리고 이렇게 다가와 위로를 해준다. 기특하고도 사랑스럽다. 치밀어 올랐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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