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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밀레니엄[완]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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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00 선발테스트

    쿵-!

    묵직한 진동이 지면에서 발로, 곧이어 전신으로 전해졌다. 육중한 무게가 충돌하자 땅은 견디지 못하고 수면처럼 파문을 그린다.

    쿵-, 쿵-!

    연이어 계속되는 진동은 규칙적인 간격을 두고 있었다. 이 리듬감과 간격은 마치 발걸음과 같다. 인간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발자국 소리.

    '어디지?'

    샤샤프는 흘러내린 앞머리를 쓸어 올릴 엄두도 내지 못하고 검을 부여잡은 채 눈동자를 굴려 앞에 펼쳐진 원시의 숲을 훑었다.

    '어디 있는 거야!'

    황금색 하늘과 갈색의 숲, 낯설면서도 어딘가 익숙한 풍경이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 거친 지형, 그럼에도 대지는 어딘가 인위적인 냄새를 풍기고 있다. 사람의 손바닥처럼 생긴 커다란 갈색의 나뭇잎이 시야를 온통 채웠지만 샤샤프는 그 너머에 이 기나긴 숲의 끝이며, 이 여행의 종착지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숲 저편, 이국적인 건축법으로 세워진 돌의 사원, 붉은 벽돌로 치장한 그곳에 도달한다면 그는 모든 사명을 완수하게 된다. 하지만 새벽이 오기 전의 하늘이 가장 어둡듯 가장 큰 시련이 지금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 시련은 이제 올 것이고, 그 정체는 아직 알 수 없었다. 다?그것이 결코 그에게 호의적이지 않을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쿵-!

    나무가, 돌이 떨고 있다. 손안에 쥐어진 은색의 검도 부르르 몸서리친다.

    '어디서 오고 있지?'

    샤샤프는 조심스럽게 목적지 쪽으로 뒷걸음질 쳤다. 고작 100여 미터 앞에 위치한 숲의 출구가 태양까지의 거리 마냥 멀게 느껴진다. 식은땀이 절로 흘러 턱 선을 타고 떨구어졌다. 언제라도 달려들 수 있도록 자세를 낮추고 검을 고쳐 쥐었다. 그때,

    쿠구궁!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심하게 흔들렸다. 왼편에서 흙먼지가 튀자 샤샤프는 순간적인 판단으로 몸을 뒤로 굴렸다.

    콰직!

    조금 전까지 서 있던 바위가 감자칩 마냥 어이없게 부서져버렸다. 지면에서 내 솟은 거대한 물체는 괴물의 일부일까? 그것만으로도 지면에 가려진 본체의 크기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킬라클!'

    모공에 송글 땀이 맺혔다. 쉽게 미션을 클리어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예상보다 어마어마한 녀석이었다. 유적을 지키도록 고대의 마법사들이 만들어 냈다고 하는 마수, 물리력이 엄청나서 마력이 없다면 상대하기 곤란할 정도이다.

    '까다롭게 됐군.'

    하지만 도전적인 미소가 샤샤프의 입가에 떠올랐다. 그 동안 갈고 닦아온 실력을 시험해볼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잠시 주춤거리던 마수의 발이 샤샤프를 발견하고 곧장 달려오기 시작했다. 샤샤프는 잔뜩 긴장하고 있었지만 침착하게 자신의 앞에 검을 세로로 세워 겨누었다.

    -엘킨 롭!-

    디디고 있는 발 밑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몸 안에서 무언가 빠져나가는 느낌과 함께 반원형의 장막이 킬라클의 맹공을 받아내었다. 그러나 엘킨 롭의 방어는 완벽하지 못했고, 칼라클의 단 한번의 공격으로 쉽게 깨어져나갔다. 하지만 샤샤프는 동요하?않았다. 첫 번째 공격이후 이어지는 맹공을 위한 한 순간. 그것이야말로 샤샤프가 노리고 있던 것.

    -로와인 킬!-

    지하 깊숙한 곳까지 한꺼번에 베어버릴 힘이 필요하다. 샤샤프의 시동어에 은색의 검은 푸른 기운을 10여 미터나 뿜어내었다.

    "차아!"

    마수의 앞발이 푸른 기운에 잘려나감과 동시에 샤샤프는 몸을 잔뜩 숙여 그 기세로 높이 뛰어 올랐다. 거의 자신의 키의 다섯 배는 됨직한 점프였다. 나뭇잎을 통과해 허공에 다다르자 일순 목적지인 신전이 나타났다.

    돌의 신전, 마난. 이 여행의 종착지이자 그의 임무가 끝나는 장소. 샤샤프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그 신전을 밟아본 일이 없었다. 그러나 짧은 순간 참을 수 없는 그리움에 스스로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러나 이유를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몸은 곧 중력의 힘을 받아 바닥으로 낼沮仄?시작했고, 그 때를 노려 샤샤프는 손목을 꺾어 날 끝을 지면으로 향한 채 무게를 실었다.

    콰직!

    검기가 지면을 파고들고 채 반도 박히지 않았는데 푸른 체액이 하늘로 치솟았다.

    '좋았어!'

    이 기세로 꿰뚫고 마무리로 검기를 따라 내부폭발을 일으킨다면 아무리 방어력 높기로 유명한 킬라클이라 하더라도 숨통이 끊어질 것이다!

    -기잉!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

    '뭐지?'

    숲과 하늘과 괴물은 사라지고 컴컴한 공간이 샤샤프의 전신을 지배하고 있었다. 귀울음과 같은 소리, 잡음. 가위눌림과 같은 숨막힘.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엄습해왔다.

    '또?! 하필 이런 중요한 때에!"

    갑자기 숨을 쉬지 못하게 된 것처럼 답답한 느낌. 괴롭지만 익숙한 감각! 온몸을 휘감는 무력감과 머리를 관통하는 거슬리는 소리들, 마치 제대로 주파수를 맞추지 않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것 같은 잡음과 귀 울음 속에서 선명하진 않지만 누군가의 목소리가 섞여 들려왔다.

    […틀림없어]

    [진짜 헤카누다. 백만에 하나 있을 뮤의 매지션.]

    [고작 3만개의 샘플가운데 있다니, 뜻하지 않은 행운이군.]

    [이것은 우리에게….]

    '누구?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지?!'

    알 지 못하는 목소리, 알 수 없는 대화.

    갑자기 시야가 확 밝아졌다. 어느 덧 주변은 본래의 빛깔을 되찾았고, 어두운 원시림이 다시금 그를 에워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을 타고 지면 깊이 박혀있는 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샤샤프가 채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그의 발치에서 검고 큰 것이 지면을 뚫고 올라왔다.

    킬라클!

    검기를 넣을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죽음-

    짧은 한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불길한 말과 동시에 마수의 발은 도망칠 수 없는 청년의 몸을 그대로 꿰뚫어버렸다. 동시에 샤샤프의 시야에서 모든 것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

    1편 쓴지 두달이나 지나서 사족을 답니다. 오해하시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서용.

    미리 양해드려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일단 밀레니엄-0는 각오를 하고 보셔야 할 글입니다. 음... 저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다들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___^ 묘사가 길기 때문에 진행이 느린 편이고, 그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시는데에도 좀 어려울지 모르겠네용. 하지만 몰아서 읽으면 이해하시는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거예용. 생소한 단어가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가급적이면 쉽게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내용상 사건의 진행이 느리다고 해서 연재가 느린 것은 아닙니다. 제가 한편에 4시간은 걸릴 정도로 손이 엄청 느려서 다른 분들처럼 연참을 팍팍해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한편 이상 꼬박꼬박 올리고 있습니다. 퀄리티는 나름대로 고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그건 저만?생각일 수도 있겠지용. ^___^

    <b>밀레니엄-0라는 게임이 주가 되는 내용이지만 게임란이 아니라 판타지란에서 연재를 시작한 것은 제 기준에서 볼 때 게임소설이 아니라는 판단에서였습니다.</b> 헷갈리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이 글을 처음 쓴지 2년이 지났네용. 2년 만큼의 애착은 가지고 있지만 읽으시는 분들께 부담이 될만한 애착은 없습니당. 자유롭게 읽고 즐겨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앞으로도 힘내서 열심히 쓰겠습니다. 읽어주시고, 선작해주시고, 추천해주시고, 또 여러가지 방법으로 질책과 격려,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시간 되세용~ ^___^

    Lv.00 선발테스트

    삐-!

    <'밀레니엄' 시뮬레이팅 테스트 종료되었습니다.>

    커다란 전광판엔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게임오버'라고 쓰여진 화상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동안 숨막히는 일전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이 말문을 트고 소란스럽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기계음이 게임이 끝났음을 알리자 전광판 아래에 특별히 마련되어 있는 좌석에서 고글을 벗만?한 청년이 몸을 일으켰다.

    금색으로 머리를 물들이고 귀에는 귀걸이를 하고 있는 그는 10대 후반, 이제 겨우 20대의 문턱에 다다랐을 정도일까? 상당히 스타일리시한 차림을 하고 있었다. 구리팔찌를 끼고 있는 손으로 그는 습관처럼 선글라스를 꺼내 썼다.

    "아깝다, 조금 밖에 안 남았었는데……."

    그렇게 중얼거리며 바라본 전광판에는 그의 캐릭터인 마검사 샤샤프의 스테이터스가 개재되었다.

    <플레이어-선우린, 캐러네임-샤샤프 앙크, 잡클래스-마검사(Spell-swordman) 레벨-44, 게임 스코어…….>

    자신의 이름을 필두로 데이터가 방송되는 것을 그는 묵묵히 바라보았다. 점수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그 레벨 대에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높은 점수다. 마지막 순간에 머뭇거려 클리어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 여기서 통과하면 '밀레니엄 0'의 클로즈드 베타테스터가 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아무래도 틀린 것 같다.

    "하필이면 결정적인 순간에 그럴 건 또 뭐야?"

    조용히 푸념을 늘어놓지만 그것은 누구를 책망할 수도 없는 자신의 실수였다. 환각에 정신이 팔려 기회를 놓치다니.

    "하아."

    린은 한숨을 크게 내쉬고 깨끗하게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비켜서자 안내자의 말을 따라 차례를 기다리던 플레이어가 뒤를 이어 자리에 앉았고, 곧이어 또다시 주어진 미션을 클리어 하는 게임의 화면이 대형 스크린에 펼쳐졌다. 스크린 안의 캐릭터는 샤샤프와는 달리 강曠?보이는 인상의 아저씨였다. 고글형으로 된 기구를 끼고 직접 게임 속으로 다이브 인해 체험했던 세계를 스크린 상에서 다시 보니 어쩐지 멀어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모르겠다, 그냥 돌아가자.'

    원하던 것이 물 건너간 이상 더 이상 고민해봤자 소용없다 생각한 린은 물품보관소에 맡겨둔 가방을 되찾아 성큼성큼 게임센터 밖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잘못 들은 것일까? 사람들의 틈에서 누군가 익숙한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샤샤프!"

    그것은 분명 린의 캐릭터 명이었다. 의아해 하며 돌아서자 대여섯은 어려 보이는 소년하나가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

    "내 이름은 샤샤프가 아니야."

    "알고 있어. 그건 형의 캐릭터 명이지. 하지만 그렇게 불러도 상관없잖아? 난 형에게 볼일이 있는데 잠깐 시간 좀 내 주지 않겠어?"

    그렇게 말하며 소년은 씨익 웃었지만 린은 웃을 기분이 아니었다. 아는 얼굴이 아니었건만 소년을 만난 순간부터 무언가 끈질긴 인연이 될 것만 같은 불길함이 언뜻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결국 소년에게 이끌리다 시피 끌려간 곳은 게임센터 바로 맞은편의 패스트푸드점. 한 면이 완전히 유리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밖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그 날 따라 하늘이 푸르고 맑았다. 하늘 아래 보이는 시끌벅적한 건물은 위치한 밀레니엄 개발사의 본사. 언제나 사람이 많은 압구정동이었지만 오늘 밀레니엄 본사의 앞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토요일 수업을 빨리 마치고 곧장 달려온 교복차림의 학생들도 제법 눈에 띠었고, 경쾌한 음악 소리와 사람들의 함성이 들려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축제라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일 정도였다. 사실 축제나 다름없었다. 바로 이곳에서 인기 온라인RPG게임 밀레니엄의 신버전 밀레니엄-0의 발표회겸, 클로즈드 베타테스터 선발 시험이 벌어側?있었으므로.

    밀레니엄은 국내외에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으로 이 게임 하나로 현 게임시장을 말한다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선택 가능한 각종 캐릭터의 수려한 모습과 자유도가 높은 전투 시스템, 또한 다양한 아이템에 의한 직업변환 시스템, 예상치 못한 효과를 일으키?카오스 시스템을 비롯하여 밀레니엄의 인기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실감나는 세계관과 체제는 플레이어가 직접 다른 세계에 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세밀하고 매력적이었다. 당연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자랑하는 밀레니엄 온라인의 후속작으로 개발怜?자신있게 내놓았다고 하는 밀레니엄-0는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2D화면상에서 벌어지는 전작과는 달리 밀레니엄-0는 리얼모드를 통해 게임 속의 세계를 실제로 체험하는 것 같은 가상체험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에 따른 그래픽 효과의 상승은 기본이며 세계관도 좀더 치밀해졌고, 퀘스트와 전투의 자유도 면에서도 전작과는 비교도 안되는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개발사측의 발언은 벌써부터 플레이어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신버전에서는 룬 시스템이 강화될 예정이어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밀레니엄 온라인의 가장 큰 특징을 말하자면 바로 이 룬 시스템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룬은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캐릭터에게 특별한 스킬을 부여하는 아이템이었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求?동안 특정한 키워드가 담긴 작은 룬스톤을 얻어야 하고, 그 룬스톤에 담겨진 룬을 통해 캐릭터를 성장, 변화시킨다. 룬이 가진 힘이 캐릭터에게 작용하여 특별한 능력을 부여하거나 이미 가진 기술들을 강화시키고, 심지어 모습까지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탓?다양해서 캐릭터를 키워나가는데 재미를 더해주었다. 원하는 캐릭터로 키우기 위해 필요한 룬스톤을 구하는 작업이 게임을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 시스템은 플레이어들을 사로잡고 있었다.

    룬스톤에 담긴 룬이 좋은 것일수록 그 수가 적고 귀한 것은 당연지사. 간혹 원하는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지만 남부럽지 않은 훌륭한 캐릭터를 만들어 내기 위해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멋진 캐릭터는 다른 플레이어들의 선망이 대상이 되기 때문. 혹자는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팔아서 현금을 손에 넣기 위해 키우는 사람도 다소 있었다. 린은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남부럽지 않은 캐릭터를 가지고픈 소망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린 뿐만이 아니라 게임을 플레이하는 類觀隙?사람들의 소망이기도 했다.

    "샤샤프는 무슨 룬을 가지고 있어? 마검사라면 잉궈즈와 티르? 아니면 라구스?"

    센터 1층 로비에 위치한 패스트푸드점. 햄버거를 삼키며 소년이 물었다.

    "내 이름은 샤샤프가 아니라니까."

    "그게 그렇게 신경 쓰이면 이름을 가르쳐주면 될 거 아냐?"

    린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선우린."

    "이름이 우린이야? 내 캐릭터와 비슷한 이름이네?"

    "아니, 선우가 성이야."

    한국인으로서는 조금 특이한 두 글자 성에 외자이름. 그가 반쯤 신경질적으로 대답한 것은 여자같은 그 이름에 남다른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대답하면서 린이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쓸어 올리자 넓은 윈도우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그의 눈에 부딪치며 이질적인 빛을 반사했다. 그 기계적인 빛은 선글라스로도 가려지기 힘든 것이었다.

    "그 눈은 콘택트렌즈야?"

    린은 미간을 찡그렸다.

    "남에 대해 왈가왈부 하기 전에 자신을 소개하는 게 예의겠지?"

    "의외로 깐깐한 성격이네. 온라인 상에서는 그렇게 안보였는데."

    "밀온에서 날 본 일이 있어?"

    소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며칠 전에. 왕가의 계곡에 있었지? 나도 그때 거기 있었거든."

    며칠 전에 확실히 샤샤프가 왕가의 계곡에 있긴 했다. 새로운 룬을 찾는데 필요한 아이템을 거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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