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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ve]파경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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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할 만한 용기는 없었다.

    그것이 문제였다.

    이전에 손끝까지 가득차서 무슨 일이든 헤치고 나갈 수 있을 정도로 몸 안에 가득찼던 용기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혼란과 안타까움만이 가득했다.

    파경(破鏡)

    ---j(jove)

    살아가는 동안, 몇 번이나 실수를 할까? 한번? 두 번?

    좋아, 두 번까지는 봐 줄게. 대신, 세 번째는 안봐줘.

    안봐주면?

    두 번까지는 실수일지 몰라도, 세 번이라면 더 이상 실수가 아니잖아? 그땐, 파경이지.

    **

    전화는 벌써부터 울리고 있었지만, 현세는 무심히 하던 일만 계속했다.

    “아흣~아흥~!”

    강하게 찔러주는 대로 아낌없이 신음을 쏟아내는 상대의 교성은 듣기 좋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라고 하더라도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노래를 불러제끼는 것은 짜증만 날 뿐이었다.

    결국, 한껏 달아오른 몸이 전화벨 소리에 지장을 받을 때서야 현세는 움직임을 멈추고 휴대폰을 더듬어 찾았다.

    “아앗!........아, 뭐야, 왜~!”

    한껏 달아오른 시점에서 갑자기 멈춘 것이 꽤나 불만인듯 앙탈스럽게 재촉해 오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잠깐, 조용히 해봐... 여보세요?”

    -......나야. 늦어?

    “어.”

    -그래......

    ‘빨리 해~’

    은근히 에널을 조이며 허리를 움직이는 상대의 재촉에 현세는 답답하게 말을 끄는 건너편의 상대에게 재빨리 말했다.

    “나 바쁘니까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 끊는다.”

    대답도 듣지 않고 끊어버린 전화기를 던져버린 현세는 요염한 허리짓을 해 가며 부추기는 상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핫~~거기~!”

    눈을 흘기며 앙탈을 부리는 남자는, 안그런것 같으면서 은근히 밝혔다. 그것이 현세의 욕정을 더 자극했다.

    말만 고양이가 아닌, 진짜 고양이같이 가르릉거리는 소리를 반주삼아 격렬하게 움직이던 현세는 잊었다고 생각했던 정열이

    어느새 자신의 온 몸에 넘쳐나는 것을 느꼈다. 과격하다 싶을 정도로 박아대는데도, 고양이 같은 남자는 오히려 같은 열기로 달아오를 뿐 거부하거나 반항하지 않았다.

    덕분에 마치 이 밤이 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현세는 그 육체를 향해 달려들고 또 달려들었다. 그리고 남김없이 터트렸다.

    마치, 십대의 들끓던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짜릿하고도 음란한 시간이었다.

    1. 외도

    철컥-

    한 두 번만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더 빠져들어서 녹초가 될 정도로 하다보니 벌써 자정이 훌쩍 넘어 있었다.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열쇄로 문을 열고 들어온 집 안은 캄캄한 상태였다. 자신의 몸에 밴 냄새를 다시 한 번 확인한 현세는 조용히 욕실로 들어가 샤워부터 먼저 했다. 이미 샤워를 하고 왔지만, 혹시라도 비누냄새라든가 그런 것이 평소에 쓰던 것이 아니라는 것은 충분히 의심을 살 수 있는 이유가 될 것이다.

    쏴아아---

    떨어지는 물방울에 오는 동안 다시 돋은 땀이 시원하게 씻겨내려갔다.

    리진이 깨어있었다면 한번쯤 얼굴이라도 비출텐데 소식이 없는 것을 보니 잠이 든 모양이었다. 문득, 예전엔 아무리 늦어도 집안의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자신을 기다리던 것을 떠올린 현세는 피식 웃어버렸다. 그러기엔 이미 지겨울 정도로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다. 물론, 현세도 지금에 와서야 그런것을 바라지도 않았다.

    문득 문득 솔로들의 자유로운 삶을 볼 때마다, 그들을 부러워하는 자신을 볼 때마다, 현세는 그만 이 생활을 끝내 버릴까 하는 생각을 요즘들어 자주했다. 하지만 막상 그럴까라고 머리로는 생각해도 실제로 헤어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처음 분담했던 집안일도 요즘은 현세는 거의 하지도 않는 편이었고, 나름 지금의 생활에 익숙해져서 오히려 헤어지면 불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지금처럼 가끔 다른 사람을 찾는 것도 들키지만 않으면 오히려 스릴도 있고 지루해진 둘 사이에 활력이 될 수 있는 거라고, 현세는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를 만들어 자신을 납득시켰다.

    달칵-

    어두운 방엔 침대 한쪽이 부풀어 있었다. 살짝 그 옆으로 들어가 부둥켜안자 꿈지럭대며 자세를 고쳐 누운 부드러운 육체가 잠긴 목소리로 물어왔다.

    “늦었네.”

    “어, 할 일이 좀 많아서.”

    “피곤할텐데, 얼른 자......”

    목께에 코를 박는 것에 뜨끔 했던 현세는 눈도 뜨지 않고 말하다 다시 잠을 청하는 모습에 안도의 숨을 돌렸다. 잠이 든 것을 확인 한 뒤에야 전화를 했던 것이 생각났지만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닌것 같아 넘겨 버렸다. 그보다, 아직도 남아 있는 정사 후의 나른함에 현세는 나른하게 눈을 감았다. 오래간만의 흡족한 행위였다.

    마음같아서야 삼박 사일쯤 쉬면서 탐하고 싶을 정도로 감도가 좋은 몸이었지만, 현실이 따라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연락처라도 알아올걸 거랬나......

    아쉬운 마음에 입맛을 다신 현세는 자신의 팔 위에 얹어진 머리칼을 만지다 문득, 조금 전까지 품에 있던 사내의 곱슬거리면서도 부드럽던 머리칼이 생각났다. 그러자 믿을 수 없게도 다시 욕정이 솟아났다. 리진이 자는 것을 확인하고 조심스레 팔을 빼서 화장실로 향한 현세의 남성은 벌써 꼿꼿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그것을 잡고 눈을 감으며 앙탈부리듯 엉겨붙던 사내의 몸을 떠올렸다. 점점 빨라지던 손동작은 타고난 요부인지 꽉꽉 조여주던 구멍의 감촉을 떠올리는 사이 절정으로 치달아 멀건 액체를 쏟아내고야 말았다. 몇 번인지 헤어릴수도 없을 정도로 빠져들었던 탓인지 여느때와 달리 많이 묽어진 액체가 손등을 타고 흘러 변기속으로 떨어졌다.

    정말이지 처음 동정을 떼는 것도 아닌데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세 번을 넘어섰을 때부터는 세는 것도 잊어버릴정도로 흠뻑 빠졌는데, 지금와 생각해 보니 그런 보물을 두고 오는 것이 아니었다는 후회가 들었다.

    적당히 뻥치고 외박할 걸 그랬나......

    그래도 외박은 절대 안된다는 것이 의식에 박혀 있어선지 꾸역꾸역 기어들어온 자신이 못나게까지 느껴졌다.

    스무살에 시작된 열병으로 남자에게 정신없이 빠져들어 여자친구까지 있는 남자를 꿰어찬 현세였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불같은 사랑도 같이 산지 칠년이 넘어가면서 어느새 권태기가 찾아온 모양이었다. 같이 있어도 더 이상 가슴이 설레지도 않았고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몰랐었던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은 그저 그냥 그런 정도였다. 밖에서 다른 사람을 안고 온 날이면 그나마 낫지만 평소엔 가끔 시덥잖은 이유로도 왈칵 짜증이 몰려오곤 했다.

    작년부터 틈틈이 일회성 상대들을 섭렵하면서 그 짜증이나 권태감이 조금 수그러들기는 했었다. 처음엔 오히려 생활에 활력이 되어 동거인에게도 더 잘하게 되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자주 찾던 일회성 상대가 더 이상 일회성 상대가 아니게 되고 두집 살림 비슷하게 하다보니 결국은 들켜버렸다. 강한척 하면서도 안보이는 뒤에 가서는 눈물을 펑펑 쏟는 모습이 마음 아파 다 정리하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사까지 한 것이 육개월 전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가슴 한곳이 비어있는 듯한 허전함은 채워지지 않았다.

    그러다 일주일 전부터 자주 가던 바에서 흘끗거리며 추파를 던지는 것을 못이기는 척 넘어가 줬더니, 그것이 월척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다시 만나고 싶은 남자였다. 고양이를 닮아 앙알거리던 것이 자꾸 귓가에 남았다. 지나치게 앙앙거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것 같은데, 겪어보니 나쁘지 않았다. 나쁘긴커녕 신선하기까지 했다.

    아깝다-

    아무리 생각해도 구실을 만들어 외박을 할걸 그랬다는 생각이 떨쳐지지 않았다. 한동안 정사가 뜸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고환에 정자가 남아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해댔다.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다시 한번 쏟아낸 현세는 욕실 창문을 열고 비누로 씻었다.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눕고 잠들기 전까지 내내 아깝다는 생각이 떨쳐지지 않았다. 그러는 와중에도 옆에서 잠든 사람을 흘끗 보면서 아쉬운 대로 내일 아침은 모닝 섹스를 해 볼까-하는 생각에 현세는 나른한 숨을 내쉬었다.

    기대했던 것과 다른 아침을 보낸 현세는 점심 시간을 오분 남겨놓고 걸려온 전화를 건성으로 받았다.

    -나야.

    “알아.”

    -문자 못받았어?

    “바빠서 확인 못했어. 왜?”

    -나 오늘 늦을거 같아. 기다리지 말라고.

    “알았어. 나도 당분간 야근 계속하니까 신경쓰지마.”

    -그래.

    저쪽의 대답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끊어버린 휴대폰을 챙기며 현세는 일찌감치 회사를 나섰다. 괜히 목소리를 들은 것만으로도 짜증이 몰려왔다.

    지난밤의 여흥을 이어 짜릿한 섹스로 아침을 시작하고 싶었던 현세는, 눈을 뜨자마자 옆자리가 비어있다는 사실이 못내 못마땅했다. 새벽같이 어딜 간 것인지 집 안은 텅 비어있었고 식탁에는 간단한 찌개를 동반한 아침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아침 약속이 있어서 먼저 나가

    사랑해 - 리진

    아주 간단한 내용이 적힌 메모지가 밥그릇 옆에 놓여있었다. 밥이 따뜻한 것을 보니 나간지 얼마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잠깐만 기다렸다가 한번만 상대를 해 주고 나가도 됐을 거란 생각에 현세의 못마땅한 얼굴이 더 찡그려졌다. 모처럼 기분 좋았던 것을 망친 리진을 탓하면서 아침상에 손도 대지 않고 집을 나온 현세였다.

    리진의 전화를 끊은 현세는 아침의 짜증이 다시 몰려왔다. 이럴까봐 일부러 문자도 씹고 두어번 걸려온 전화도 일부러 받지 않았던 것이다. 괜한 오해 사기 싫어서 받긴 했지만, 안받으니만 못했다. 기분 나쁜 것을 얼굴에 그대로 드러낸 채 양복 주머니로 손을 집어넣자 꾸깃한 종이가 만져졌다. 순간적으로 혹시나-하는 기대를 품고 현세는 얼른 그것을 꺼냈다. 언제 집어넣었는지 지난밤 상대한 남자의 연락처가 곱게 적혀 있었다. 어제 묵은 XX호텔 로고가 그려진 메모지에 적힌 번호가, 다른 사람 번호일 리가 없었다. 빙긋이 미소지은 현세는 망설임없이 휴대폰을 눌렀다.

    -음...여보세요....

    아직 잠에 취한 목소리가 나른하게 들려오자 치솟았던 짜증이 사르르 녹아들며 대신 불끈 욕망이 솟아올랐다.

    “아직 자? 어제 너무 심했나? 하하, 지금 시간 있어?”

    -......아아~.......응~.... 있다면?

    “어디야?”

    -나 아직 어제 거긴데. 멀어?

    “혼자?”

    -어? 하하...웃긴다. 왜, 3P라도 원해? 그건 취향이 아닌데?

    “설마, 십분내로 갈게. 대충 요기할거나 시켜놔.”

    -OK~, 콘돔도 사와~ 하하~

    나른하면서도 통통 튀는 것 같은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기운이 불끈불끈 솟는것 같은 느낌에 현세는 입맛을 다셨다.

    지난밤, 호텔로 척척 들어가 익숙하게 방을 잡고 올라가던 남자의 섹시한 뒷모습과 열정적이던 행위를 떠올리며 현세는 오랜만에 괜찮은 상대를 만난것 같은 느낌에 그에게 연락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싸구려 모텔에서 급하게 섹스만 하고 헤어지는 상대와는 급이 틀렸다. 처음 호텔로 들어갈 때 괜히 돈을 쓰는것 같아 아까웠던 생각은 아침에 호텔비 절반을 놓고 올 정도로 만족스런 관계를 가지면서 희석된 상태였는데, 막상 다시 그 몸을 안을 생각을 하니 하긴, 그정도 수준이니까-하는 생각에 오히려 만족스럽기까지 했다.

    콘돔 열 개들이 한 상자를 사서 도착한 시간은 십삼 분 후였고, 십오 초 후엔 급하게 키스를 하며 침대로 뛰어들었다. 옷도 입지 않은 하얀 나신을 보자 생각이고 뭐고 할 틈도 없었다.

    “왜이리 급해, 어제도 그렇게나 하곤.”

    “어제 불씨가 아직 안꺼져서, 싫어?”

    “설마~, 음......하아......근데....당신 백수야?”

    목에 키스를 쏟아붙는 동안 키득거리는 웃음과 함께 나른한 목소리가 물어왔다.

    “이 시간에 여길 다 오고...풋~!”

    겨드랑이를 핥자 간지럼을 타는지 파드득 거리며 도망치려는 것을 잡아 누르고 젓꼭지를 희롱하며 현세는 즐거운듯 중얼거렸다.

    “점심시간이야. 그런데 당신, 여기가 굉장히 야하네~.”

    “크큭....진짜 밝힌다~아, 나 아직 씻지도 못했는데...”

    옷도 벗기 전에 지난밤 자신을 정신 못차리게 했던 곳으로 손을 뻗은 현세는 연신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몇 번이나 했는지는 정확하진 않지만, 나중엔 콘돔이 떨어져 그냥 생으로 했었다. 리진과도 초창기를 제하고는 꼭 콘돔을 썼던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경우였다. 그 정도로 정신 못차리고 달려들었다. 그 증거로 손쉽게 손가락이 들어간 민망한곳은 금세 젖어들었고 지난 밤 자신이 토해놓은 정액이 손가락을 타고 새어나왔다. 그것에 어쩔 수 없이 웃음이 새어나왔다.

    “응......빨리 들어와.....”

    다리를 벌려 엉덩이에 감고 사타구니를 비벼대는, 적극적으로 원하는 행위가 벌써부터 자신을 주장하고 있는 현세의 것을 아플정도로 애타게 했다. 급하게 벗어던진 와이셔츠에서 단추가 몇 개 떨어져 나갔고 그것을 보고 웃음을 터트리는 남자의 입술을 들이받듯이 급하게 입을 맞췄다. 결국, 아랫도리는 채 다 벗지도 못하고 물건만 내놓은 상태에서 급하게 삽입했다.

    “아읏!......쿠쿡, 천천히 해, 응?”

    엉덩이를 토닥이며 웃는 얼굴을 보며 깊숙이 삽입하자 천천히 감긴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살짝 벌어진 입에서 만족스런 신음이 흘러나왔다. 허벅지를 허리에 단단히 붙이고 몇 번 움직여 주자 아으응~하는 앓는 소리 비슷한 신음을 터트린다. 현세는 신이 났다. 허겁지겁 몸을 겹치고 발끝만 침대에 닿은 상태에서 심하다 싶을 만큼 밀어붙였다. 허리를 감은 다리가 조여오는 것도, 목을 감아오는 팔도, 자신을 빨아들이는 곳도, 무엇하나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없었다. 리진이라면 엄두도 못 낼 비명과도 같은 교성을 질러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아아...좋아.”

    “더!...거기!, 아앗!!!”

    현세의 행동을 부추기며 요동치던 허리가 감당하지 못할 쾌감을 맞은 것 마냥 들썩이기 시작하자 현세의 움직임도 더 급해졌다. ‘미친듯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밀어붙였다.

    “으읏!!”

    척추를 타고 뇌로 전해진 아찔한 쾌감에 저절로 상체가 한껏 뒤로 젖혀졌다. 그 와중에 비명같은 외침이 들렸던 것도 같았다. 그 정도로 현세는 머릿속이 온통 하얘진다는 말로만 듣던 오르가즘에 도달했다. 지난밤 보다도 더 짜릿했다.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진정이 되지 않았다.

    하얗게 탈색된 머릿속을 채운 것은, 이 남자를 놓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다른 것은 없었다.

    하얀 세상에, 자신과 남자, 그리고

    쾌락만이 있었다.

    마치 전쟁과도 같은 행위가 끝나고 나서도 현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자신의 남성이 대견하기까지 했다. 자식놈도 명품을 알아보는 모양이라고, 현세는 우쭐한 마음에 서둘러 하의를 벗어던지고 다시 달려들었다.

    “자..잠깐, 나 아직...!”

    남자에게도 어지간히 강한 쾌감이었던지 한동안 경련을 일으키듯이 덜덜 떨던 것이 한참이 지난 후에야 멎었다. 아직 숨도 제대로 돌리지 못한 남자가 미약하게 반항을 해 왔지만 현세는 무시했다. 아니, 오히려 살짝 움직여주니 곧바로 콧소리를 내며 반응해 오는 것이 처음보다도 더 감도가 좋아졌다. 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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