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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사원, 전설이 되다 [email protected]제이로빈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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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능사원, 전설이 되다. #

    대한민국 흙수저 25세. 현재는 일용직인 김태석이 문자를 받았다.

    - 진성그룹 인재개발팀 드림-』

    ‘또 탈락인가?’

    그때 들려오는 잔소리.

    “야! 막내! 너 또 놀고 있냐?”

    “아, 형님, 다 끝냈습니다.”

    “뭘 다해? 어디서 거짓말...이 아니었구나?”

    깔끔하게 칠해진 페인트.

    두껍게 칠해진 곳 하나 없이 벽 전체가 말끔해 보인다.

    김태석이 일하는 곳.

    엘성그룹 엔지니어링 신축공사 현장.

    그가 맡은 일은 도장.

    페인트 칠을 하는 일이다.

    “철성이 형님, 그쪽은 다 끝나셨습니까?”

    “아, 아직 멀었다 인마, 넌 경력도 1년 밖에 안 되면서 왜 이렇게 잘 하냐?”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부터 많이 했었거든요. 제가 술자리에서 말씀드렸잖아요.”

    “아 그러냐? 내가 정신이 없네.”

    “에이, 정신이 없는 게 아니라, 매번 기억을 잃을 정도로 취하니까 그런 거 아니세요?”

    “이 자식이! 형한테 인마,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흐흐, 형님, 담배 태우시면서 쉬고 계세요. 제가 마무리할게요.”

    김태석이 롤링이 담긴 페인트 통을 들고 사다리를 올라갔다.

    그의 손 놀림에 롤링이 쓱쓱싹싹, 기분 좋은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그것이 왔다간 자리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하얀 벽체만이 남아있다.

    태석은 남들 3시간 일할 분량을 한 시간이면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악!”

    “왜 그래?”

    “아니에요. 형, 괜찮아요.”

    괜찮다곤 하지만, 허리를 부여잡는 태석.

    그의 고질병, 허리 통증.

    샌드위치 판넬을 들다가 삐끗한 이후 6개월 이상 계속되고 있다.

    ‘진통제 기운이 떨어졌나...’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일 할 수 없는 환경.

    의사는 일을 당장이라도 그만두라고 하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병원에 입원해 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하루라도 놀 수 없었다.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고 싶어, 여기저기 원서를 넣어보지만,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을 통해 학점은행제로 졸업한 태석이 서류전형을 통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물론 태석이 지원한 종류가 전부 행정 직렬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면 도저히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만성 허리디스크.

    몸을 쓰면 안 되는 일.

    지금 진통제를 먹으면서 버티는 게 얼마나 무책임한 일인지는 본인 스스로가 너무 잘 알고 있어서였다.

    오후 5시. 모든 일이 끝났다.

    “철성아, 태석이거 네가 들어.”

    “팀장님?”

    “말 못 들었어? 태석이가 오늘 네 일까지 다 했잖아. 네가 들으라고.”

    “에이, 팀장님은 태석이만 좋아하신다니까?”

    “너도 한 명분만 제대로 해봐라. 당연히 좋아하지. 잔말 말고, 들어!”

    “눼이눼이, 알겠습니다.”

    파란색 트럭 짐칸에 싣는 장비들.

    페인트통과 롤링, 그리고 빗자루와 물걸레.

    “태석아, 허리는 괜찮냐?”

    “네. 배려해주셔서 잘 하고는 있어요.”

    “다시 목수일 쪽으로 바꿀 생각은 없고?”

    “...그건 좀 힘들 것 같아요. 지금도...사실은 좀... 많이...”

    “그래. 알았다.”

    팀장은 태석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들! 오늘 집에 갈 사람 가고, 한 잔 할 사람은 남아. 김씨 아저씨는 어떻게 할텨?”

    “아, 오늘은 마누라랑 약속 있는디?”

    “그럼 김씨 아저씨는 들어가시고, 철성이! 넌 한잔 할 거지?”

    “당연하쥬, 팀장님! 제가 술 자리 빠지는 것 보셨습니까?”

    “태석이 너는?”

    “...병원 좀 가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약이 떨어져서...”

    “그래. 알았다. 가 봐.”

    김태석은 일이 끝난 후, 곧바로 택시를 탔다.

    지금 복장은 작업복 그대로.

    페인트가 묻은 복장.

    하지만 지금 이 복장 그대로 출발하지 않으면 병원 문이 닫아버린다.

    오후 6시 김한울 정형외과.

    간호사가 태석을 보며 눈을 찌푸렸지만, 그와 눈을 마주치자, 직업 정신을 발휘하며 입을 열었다.

    “접수하시겠어요? 신분증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의사 진료가 시작되고, 태석의 허리 이곳 저곳을 눌러보았다.

    “으아아아악!”

    “5번하고 6번 사이 신경이 튀어나온 것 같은데? 이거 힘들어. 더 이상 일 하면 안 돼.”

    “...선생님, 저 이 일 아니면 못 먹고 삽니다.”

    “다른 일, 알아보라고 했잖아. 태석이 너 인마, 너희 아빠처럼 되고 싶어?”

    그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는 안다.

    아버지는 13년 전 공사현장에서 낙사사고로 죽었다.

    보상금... 고작 2,500만원.

    하청업체 였기에 해당 업체 사장은 곧바로 폐업을 하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고, 원청 업체에서는 하청업체 책임으로 돌렸다.

    그래도 다행히 민간단체에 도움을 받은 게 2,500만원.

    생활 유지에 한 없이 부족한 돈이었지만, 두 가족에게는 살 수 있는 희망이 되기엔 충분해 보였다.

    “그건 아닙니다.”

    “그럼 당장 그만 둬. 너 이러는 거, 너희 어머니가 아시면 어떻게 할려고 그래?”

    “......”

    “다시 생각해 봐. 진통제 먹는 건 일시적인 것 뿐이야. 허리 디스크에 하등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고!”

    “알겠습니다. 요즘 취업 자리 많이 알아보고는 있어요. 그래도 이쪽계열만큼 돈 많이 주는 곳은 얼마 없는터라...”

    “할 말이 없네. 너 이럴거면 다시는 우리 병원에 오지 마. 알았어?”

    “선생님...”

    김한울은 간호사를 보며 소리쳤다.

    “김 간호사, 이 환자 내보내.”

    “네?”

    “내보내라고!”

    “진료비 아직 안 받았는데요.”

    “받지마. 오지 말라고! 야! 김태석! 너 노가다 할 거면, 다시는 오지 마. 알았니?”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김태석이 떠나고...

    김한울은 온라인 뱅킹에 접속했다.

    그리고 계좌 송금을 했다.

    송금액 2,000,000원.

    받는 사람 : 강혜정

    보내는 사람 : 김태석

    받는 사람은 김태석의 어머니. 한 때,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

    그는 자신의 속마음을 애써 털어냈다.

    ‘혜정씨, 왜 그 사람한테 가서 불행하게 살아요? 참 못난 사람이네요.’

    정형외과 전문의 김한울은 자신의 병원에서 씁쓸한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간호사에게 말했다.

    "자, 오늘은 이걸로 퇴근합시다.“

    “네. 선생님!”

    그날 저녁, 태석은 집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번지르르한 맞춤 양복.

    15만원을 주고 동네 양복점에서 맞춘 복장.

    물론 이 복장을 입은 것은 어머니 때문이었다.

    병원 6인실.

    “엄마, 저 왔어요.”

    “그래. 우리 아들 왔어? 바쁠 텐데 뭐라 왔어?”

    “바쁘긴요. 엄마, 많이 아파요?”

    “괜찮아. 우리 아들이 걱정하는 만큼은 안 아파.”

    “......”

    머리가 벗겨진 어머니.

    항암 치료로 인해 머리가 하나 둘 빠지기 시작했는데, 그게 못마땅했는지, 한 순간에 밀어버리셨다.

    ‘힘내세요. 엄마.’

    그녀는 아들에게 안부를 물었다.

    “그래. 힘들진 않고?”

    “네. 회사 선배 분들이 잘 해주셔서 잘 다니고 있어요.”

    선의의 거짓말.

    하지만 공사판에서 일한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 게 태석의 현실.

    아버지를 공사현장에서 잃으신 후, 어머니는 태석이 공사현장에서 일한다고 할 때, 무조건 반대를 하셨다.

    하지만 공부를 잘 하지도 않았고, 배운 것도 없던 태석이 할 수 있는 일은 몸으로 뛰는 것 뿐이었다.

    어머니 앞으로 나온 빚도 갚고, 차근차근 생활이 나아질 거라 예상하며 버틴 것이 벌써 몇 년.

    어머니는 조그마한 건설회사에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고, 현장 소장님도 공무를 하는 것으로 잘 말씀해주셔서 속이고는 있다만, 더는 힘들어 보인다.

    “아들...”

    “네?”

    “돈은 왜 부쳤어?”

    “돈이요?”

    “뭘 모른척 해. 200만원 오늘 입금했더라. 병원비 정산은 끝났어.”

    태석은 표정을 숨기며 생각했다.

    ‘누구지? 소장님? 팀장님? 그것도 아니면... 의사 선생님인가?’

    어머니의 환한 웃음을 보니, 기분은 좋아졌다.

    “후후, 우리 엄마 기분 좋으신가 보다.”

    “그래. 우리 아들이 열심히 사는데, 엄마도 병 이겨야지.”

    그런데 항암치료로 인해 금세 지치는지 어머니의 눈이 스르르 감겨버린다.

    “피곤하죠? 누워요. 엄마.”

    “아, 요즘 많이 피곤하네. 우리 아들 기껏 여기까지 왔는데 미안해서 어쩌지?”

    “괜찮아요. 오늘은 엄마 옆에서 같이 있을테니까, 눈 좀 부치고 말해요.”

    “그래. 그러자.”

    태석이 엄마의 침대 밑에 있는 간이 침대를 꺼냈다.

    파란 모포를 깔고 그 위에 앉은 태석.

    엄마가 눈을 감은 것을 확인하고서 엄마의 침대 옆에 고개를 기댔다.

    하루 종일 일터에서 움직인 태석의 몸도 노곤 때문인지 잠이 몰려왔다.

    그는 눈을 감으며 어머니에게 말했다.

    ‘병마 꼭 이겨내요. 그래서 우리 가족, 행복하게 살아요.’

    태석이 눈을 감고 10분 후.

    그의 어머니가 눈을 떴다.

    그리고 아들이 지친 이유를 알고 있는 어머니.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아들을 바라보았다.

    바보같이 살고 있는 아들.

    자신을 위해 공사판에서 일하면서도 연기하는 녀석.

    그녀는 아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애초부터 알고 있었다.

    살아생전 남편에게 났던 냄새.

    공사판에서 일하는 남자라면 당연히 나는 그 칙칙한 냄새가 아들에게도 풍겨진다.

    그녀는 아들에게 담요를 덮어주며 생각했다.

    ‘아들! 혼자 짊어지려 하지 마. 엄마도 꼭 병 이겨낼게. 항상 고마워. 엄마 마음 알지?’

    강혜정이 입술을 콱 깨물었다.

    그리고 결심했다.

    어떻게든 이 병마와 싸워 이겨내겠다고. 그리고 보란 듯이 재기해서 반드시 잘 살아보겠다고.

    # 당신의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

    다음 날, 태석은 간이침대에서 일어나 엄마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누워 자고 있는 엄마의 이마에 뽀뽀를 하고, 떠나는 아들.

    ‘엄마, 다음에는 좀 더 오래 있다가 갈게요. 미안해요.’

    그는 곧바로 자신의 집 앞에 주차된 1톤 트럭에 시동을 걸었다.

    작업팀 공구가 가득 든 차량.

    그것을 끌고 간 것은 팀원들이 묵고 있는 간이 컨테이너형 숙소.

    새벽 6시 10분.

    팀원들은 어제 술을 많이 먹었는지 다들 잠에 취해 있다.

    그는 양복에서 작업복으로 갈아입으며 입을 열었다.

    “형님들! 일어나세요!”

    그러자 팀장이 술이 덜 깬지 취한 목소리로 물었다.

    “몇 시냐?”

    “벌써 6시 10분입니다. 지금 가야 출입승인 할 수 있어요.”

    “네가 출입증 가져가서 먼저 찍어라. 나중에 뒷문으로 갈게.”

    “그러실래요?”

    “그래. 그렇게 해.”

    그렇게 말하던 팀장은 이불을 뒤집어 쓰다 말고, 배를 깐 채, 대(大)자로 자고 있는 철성을 발견하곤 엉덩이를 걷어차며 말했다.

    “야~ 이 새끼야. 넌 가야지.”

    “아...힘들어유.”

    “일어나! 네 짬밥에 어디서!”

    “...아...팀장님...힘든디...”

    어영부영. 씻지도 않고 트럭에 타는 철성.

    태석은 뒷 좌석에 있던 생수 하나를 꺼내 철성에게 건네며 입을 열었다.

    “형님, 이거라도 드세요.”

    “그래. 고맙다, 아 죽겠구만.”

    “몇 차까지 하셨어요?”

    “4차인가? 소주 6병은 마신 것 같은디?”

    “둘이요?”

    “아니, 각자 6병이여.”

    “아예 밤새 드셨네요. 몸도 생각하셔야죠. 이제 형님도 거의 40 아니세요?”

    “죽으면 으뜨냐? 그냥 하루하루 사는 거지. 넌 인마, 밤에 어디 갔다 왔어? 여자랑 놀다 왔지?”

    “...그렇게 생각하셔도 좋고, 뭐 아닌들 뭐가 중요하겠어요?”

    “이 새끼! 아주 그냥 살판 났구먼? 예쁘냐?”

    “네. 예쁩니다. 평생 같이 살고 싶을 정도로...”

    “큭큭, 남자는 다 똑같다니께?”

    충청도 토박이 철성이 형님.

    그는 순진하고, 단순해서 정이 갔다.

    같이 일한지는 3개월 정도 되었는데, 일은 그냥 배워가는 단계지만, 사람이 좋아 팀장하고 잘 어울리며 어떻게든 잘 지내고 있다.

    트럭이 입구에 도착하자, 보안 요원들이 출입증을 살핀다.

    차량 출입증을 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통과시키는 요원들.

    태석은 허허벌판인 흙으로 다진 주차장에 트럭을 대충 주차하고 차량에서 내렸다.

    그가 작업 전 챙긴 것은 안전모.

    안전모를 가지고 이동하는 곳은 바로 현장 컨테이너.

    그곳에는 소장이 담배를 피다가 태석을 발견하고 말을 건넸다.

    “태석이 왔냐?”

    “네. 소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철성씨는 꼴이 왜 그래? 안 씻었어?”

    “아, 죄송해유, 어제 술 좀 먹었어유.”

    “뭐, 출근했으니까 됐고, 옆에서 씻고 와요. 엘성그룹 직원들 보이면 피하고, 괜히 욕먹지 말고, 알았어요?”

    “네. 알겠어유. 씻고 올게유.”

    소장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철성을 내보내고는 커피포트를 가리키며 태석에게 말했다.

    “커피 한잔 타라. 내껀 설탕 절반.”

    “네. 알겠습니다.”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고, 믹스커피를 집어넣는 태석.

    믹스 커피에서 설탕 마지막 부분에서 절반만 집어넣은 태석이 종이컵의 1/2만큼 끊는 물을 담았다.

    이게 소장이 가장 좋아하는 커피의 맛.

    “소장님, 커피 탔습니다.”

    “그래. 몸은 어떠냐?”

    “...그냥 똑같습니다. 좋아지지도 않고, 나빠지지도 않고...”

    “그래? 아...목수가 부족한데, 가면 안 되겠냐?”

    “목수는 조금 힘들 것 같은데요.”

    그는 태석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야! 태석아. 소장도 인마, 적재적소에 사람을 배치해야 되잖아. 너는 그 고급인력이 겨우 11만원짜리 미장 해야겠냐? 목수 하고 15만원씩 받아가. 집도 힘들다며.”

    “...저도 하고는 싶은데, 허리를 다쳐서...”

    “에이! 씨팔, 됐다. 이 새끼 아주 빠졌네. 빠졌어.”

    “......”

    태석은 고개를 숙인 채, 바깥으로 나왔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역시, 소장님이 돈을 붙인 건 아니었네. 개 새끼! 하긴 네가 그렇게 해주겠냐? 돈만 보는 새끼!’

    더러운 현장일. 일이 많은 목수와 달리 미장 쪽은 일이 많지가 않다.

    미장은 대부분 마감 처리할 때만 짧게 치고 가는 일이기 때문에, 여기 있는 사람들은 미장쪽 일과 목수 일을 같이 배운다.

    그러나 목수는 허리도 많이 굽혀야 하고, 무거운 것도 들어야하고, 재단도 해야 돼서 몸에 많은 무리가 간다.

    특히 좁은 곳에 들어가서 두~세시간씩 설계대로 틀을 잡을 때는 몸도 마음대로 못 움직인다.

    그것 때문일까, 태석은 요 근래, 소장으로부터 굉장한 압박을 받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만 둘 수도 없는 게, 어머니가 입원해있는 병원과 가장 가까운 곳이 이 곳.

    허리에 부담이 덜 가는 미장일 말고는 할 수가 없는 태석에게는 이 일이 제격이다.

    태석은 생각했다.

    지금까지 온라인으로 제출한 200여개의 지원서.

    ‘제발...한 곳만 붙었으면...’

    월 300이상 버는 직장을 얻어야 하는 그이지만, 번번히 서류전형에서 떨어진다.

    그는 그럼에도 꿈을 놓지 않았다.

    ‘어딘가는 날 알아 줄 거야.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그날 오후. 태석이 일을 하다 말고 전화를 걸었다.

    바로 병원이었다.

    - 김한울 정형외과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저, 어제 병원 진료 받은 태석인데요. 선생님 통화 가능할까요?”

    - 네. 잠시만요.

    간호사가 의사 선생님을 바꿔주었다.

    - 김한울입니다.

    “아저씨, 감사합니다.”

    - 어?

    “태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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