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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레이센完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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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레이센

    1-7권 完

    -권태용

    1권

    기본성장 - 블러드 유저

    이업성름 : 강정모

    직업성업 : 기본 성장 ‘블러드 유저’

    직업성향 : 극단적인 공격형 전사.

    기술목록 : 피박 (자신의 손끝에 상처를 만들어 피를 흘린다. 아래로 흐르던 피는 응고가 되며 선명한 날을 지닌 창으로 변한다.)

    죽음의 키스 (미끄러지듯 상대에게 다가가 적의 목을 물어뜯는다.)

    사이코 블러드 (스스로의 피를 뜨겁게 달군다. 사이코 블러드 상태가 되면 공격성향이 극한까지 올라가며 행동이 거칠어지고 방어보다는 공격에 치우친 전투를 펼치게 된다. 일종의 광란상태.)

    프롤로그

    0.사고

    2075년 대구.

    “하하! 이게 얼마만이냐?”

    멀티유저게임 ‘레이센’의 캡슐이 가득한 가게.

    레이센 룸이라 불리는 이곳은 단 하나의 게임, 레이센을 하기위한 장소였다.

    “몇 년 만에 레이센을 해보겠구나.”

    레이센 룸으로 들어서는 일련의 무리들이 있었다. 술에 취한 다섯 명의 무리는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우정을 과시했다. 폭우가 쏟아져 비에 흠뻑 젖었음에도 그들의 웃음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영업을 맡은 직원은 곤란한 표정으로 그들을 제지했다.

    “만취한 상태에서는 곤란합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는 게임을 즐길 수가 없었다. 캡슐의 센서가 뇌파를 직접 받아들이니 정상적인 실행이 불가능했다.

    “아저씨! 그래서 안 된다고?”

    일행 중에 가장 덩치가 큰 사내가 앞으로 나섰다. 짐짓 무서운 표정을 짓자 직원은 한 발 물러섰다.

    “익희야. 그만해라.”

    키가 작은 인물이 익희라는 사내를 만류했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직원과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더니 결국 허락을 얻어냈다.

    “역시 세영이가 저런 건 잘 한다니까.”

    직원은 술에 취한 사내들을 위해 직접 캡슐을 열어주었다. 여러 사람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캡슐은 일반형에 비해 기기도 복잡했고 크기도 달랐다.

    “정모야! 얼른 들어가라!”

    “어? 어…….”

    정모라 불린 사내는 일행 중에 가장 취한 상태에서 캡슐로 들어갔다.

    슈슉.

    사용자가 들어가자 캡슐은 완전한 폐쇄공간이 되었다. 하지만 그 안에 들어선 사내들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정상 뇌파가 아닙니다. 접속하실 수 없습니다.

    레이센의 센서는 사용자의 접속을 거부했다. 술에 취한 상태로는 게임을 즐길 수가 없었다. 이건 안전을 위한 장치였고 술이 완전히 깨기 전에는 계속 반복되는 문구였다.

    “쳇. 안하면 되잖아…….”

    술에 취한 정모는 캡슐을 빠져나가려 했다. 그렇지만 멍한 정신으로 인해 좀처럼 밖으로 나가는 스위치를 찾지 못했다. 그 순간!

    쿠르르릉!

    폭우를 동반한 번개가 가게의 천정을 때렸다. 하지만 이미 그에 따른 대비가 되어 있어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단 한 명에게는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접속을 허락합니다.

    정모는 갑자기 씌워지는 헬멧과 고글로 인해 강제로 레이센의 세계로 이동되었다.

    “어? 들어왔네… 그런데… 머리가 너무 아픈 걸…….”

    몇 년 만의 접속이지만 레이센의 풍경은 변하지 않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접속을 그만두었던 인어의 섬은 여전히 편안한 풍경을 선보였다.

    “우… 우…….”

    정상적이지 않은 정신으로는 게임조차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 비틀비틀 걸음을 옮긴 그는 어느새 인어의 섬을 지나 바다로 들어섰다. 바다를 통해 그가 이동한 곳은 ‘가을의 섬’으로 불리는 버팔로의 점령지였다.

    뭍으로 올라간 그는 달려오는 버팔로를 보자 본능적으로 손가락 끝을 깨물었다.

    게임 안에서 그의 직업은 ‘블러드 로드’

    피를 지배하는 공격형 전사였다.

    손가락 끝에서 흘러내린 피는 곧바로 붉은색 창이 되었고 달려드는 버팔로와 전투가 벌어졌다.

    “크으…….”

    갑작스런 감정의 변화.

    아무런 분노를 느끼지 않았음에도 그의 특수스킬인 ‘사이코 블러드’가 펼쳐졌다. 사이코 블러드는 방어력을 깎고 공격력을 올리는 전투스킬이었다. 그가 게임을 즐길 때에는 필수적으로 사용하던 기술이기도 했다.

    공격성향을 극도로 드러낸 그는 버팔로의 치열한 전투를 시작했다.

    “크하하! 폭혈!”

    콰콰콰콰쾅!

    붉은색 창에 상처를 입은 버팔로가 피를 흘렸다. 그러자 그곳으로 빛을 동반한 손이 닿았다. 폭혈이라는 기술은 상대방의 피를 폭파시키는 기술이었고 그의 주력스킬이었다.

    오랜만의 전투임에도 그의 움직임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크흐흐흐… 덤벼라…….”

    필요이상의 광기에 젖어든 그는 끝없이 전투를 계속했다.

    한편, 그와 함께 레이센 룸으로 들어섰던 친구들은 모두 캡슐을 빠져나왔다. 좀처럼 사용을 허락하지 않는 시스템 메시지 때문에 잔뜩 화가 난 상태였다.

    “쳇. 술을 먹었으면 얼마나 먹었다고! 치사한 놈들!”

    “그런데 정모는 왜 안 나오지?”

    세영이라는 인물이 정모가 들어선 캡슐로 다가갔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자 몸이 움찔했다.

    “왜 그러냐?”

    다른 친구들이 이상한 반응에 궁금증을 나타냈다. 그런데 세영은 다시 한번 앞으로 다가가서 이상한 현상을 확인했다.

    치칫!

    정모가 들어선 캡슐에 다가서자 강한 전류가 느껴졌다. 그제야 캡슐 전체를 전류가 감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뭐…뭐야! 큭!”

    익희라고 불린 인물이 급히 캡슐로 달려갔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강해지는 전류 때문에 곧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이봐! 빨리 전원을 내려! 얼른!”

    익희는 황급히 소리쳤다. 직원도 이상한 점을 느꼈는지 가게 전체의 전원을 내려 버렸다. 그러자 다른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캡슐이 일제히 열리며 모든 손님이 밖으로 나왔다. 개중에는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었고 무슨 일인지 이유를 묻는 이도 있었다.

    “제길!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모든 사용자가 빠져나왔지만 정모는 그러지 못했다. 여전히 레이센 안에서 전투를 펼치고 있었다.

    네 명의 친구들은 앞뒤 가릴 것 없이 캡슐로 달려들었다. 강한 전류가 흘렀지만 친구를 구하려는 마음에 무작정 캡슐을 열려고 했다. 그 사이 직원은 구급차를 불렀고 다른 손님들은 걱정스런 얼굴로 상황을 지켜봤다.

    “제길! 정모야! 야! 강정모!”

    아무리 불러도 정모는 대답이 없었다. 오히려 캡슐을 감싼 전류는 강해지기만 했다. 한참 동안 실랑이를 벌이던 친구들은 전류가 차츰 약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직원의 호출로 인해 구급차가 도착했다.

    한 눈에 상황을 인지한 구급대원들은 급히 연장을 꺼내 캡슐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들은 발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쿠르르릉!

    또 한 번의 천둥과 번개.

    순간, 캡슐에서 강한 스파크가 튀었다. 복잡한 기기가 합선이 되면서 사용자의 위험은 극도로 높아졌다.

    “저…정모야…….”

    친구들이 손을 쓸 틈도 없었다. 그나마 이런 상황에 익숙한 구급대원들이 연장을 이용해 캡슐의 출입구를 열었다.

    끼이익.

    캡슐을 열자 아직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전투를 펼치는 정모가 보였다. 그의 입에서는 위험을 예고하는 거품이 흘러나왔고 몸의 경련도 극에 달했다. 누가 봐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얼른 병원으로 옮겨!”

    구급대원들은 익숙한 몸놀림으로 정모를 구급차에 실었다.

    한주대학 부속병원 응급실.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치열한 응급실에 촌각을 다투는 환자가 들어섰다.

    입 주위에는 말라붙은 거품이 아무렇게나 흘러나왔고 주체할 수 없는 경련이 온몸을 지배했다. 침대에 제대로 누워 있지도 못할 만큼 경련이 심해 환자를 옮기는 구급대원의 몸놀림도 힘겹기만 했다.

    구급대원들은 의사에게 환자를 인도하며 사건의 경위를 짧게 설명했다. 의사가 고개를 끄덕일 때까지 설명은 계속되었고 급히 수술실로 자리를 옮겼다.

    환자는 얼핏 봐도 생사를 넘나들고 있었다. 아니, 죽음으로 거의 넘어간 상태였다.

    “이런 어렵겠는데…….”

    수술실로 옮겨지는 동안, 환자의 경련은 거의 줄어들었다. 대신 호흡도 똑같이 사라졌다. 맥박만 희미하게 뛰고 있는 상황. 그러나 수술 준비를 하는 동안 그런 맥박도 사라지고 말았다. 의사는 마지막 방법에 희망을 걸었다. 이런 상태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나 뿐이었다.

    그들이 준비한 심장 전기 충격기는 맥박과 호흡이 멈춘 환자에게는 마지막 희망이었다. 그러나 그것 역시 소용이 없었다. 충격의 강도를 높여 전류를 흘렸지만 맥박은 살아나지 않았다.

    “최고로 올려!”

    이젠 몇 번의 충격이 끝나면 환자의 죽음이 확정된다. 드디어 최고의 전류가 환자의 몸속에 흘러들고.

    슈슉!

    “헛!”

    수술실에 있던 의사와 간호사들은 일제히 비명을 질렀다.

    환자가 갑자기 눈을 뜬 것이다.

    “흐…흐…….”

    환자는 제 정신이 아니었다. 그는 붉게 물든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이어서 아직도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어떤 행위를 이어갔다.

    “큭!”

    그는 손가락 끝을 깨물었다. 작은 고통과 함께 상처에선 피가 흘렀다. 

    그 순간, 아무도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아니… 저럴 수가…….”

    아래로 흐르던 피는 갑자기 선명한 날을 지닌 붉은 창으로 변했다.

    “하암∼.”

    하루의 시작은 언제나 하품으로 시작되었다. 평소에도 잠이 많은 정모는 부족한 수면시간을 달래며 출근을 준비했다.

    그가 운영하는 헬스클럽에는 새벽에도 손님이 많기에 항상 이 시간이면 집을 나서야 했다.

    정모는 세수를 하고 밤새 자란 수염을 깎기 위해 면도기를 들었다. 자동 면도기는 시원한 느낌이 없어 항상 손으로 직접 깎는 방식을 선호했다.

    “앗!”

    한참 면도를 하던 그는 따끔함을 느끼며 거울을 보았다. 

    잠이 덜 깼는지, 면도기에 턱을 베인 것이다. 그런데 턱에 고여 있는 피를 보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또 야?”

    얼른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두근거리던 마음이 사라졌다.

    한 달 전, 레이센 캡슐에서 사고를 당한 그는 이후부터 피를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때 당시에 병원에서 잠깐 깨어났던 기억이 있지만 모든 것이 아련하기만 했다. 주변 의사의 말로는 곧바로 다시 정신을 잃었다고 했지만 생사의 고비를 넘겼다는 것 외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분명히 이상해.”

    사고를 당한 이후로 이상한 느낌이 끊이질 않았다. 자신의 혈류를 타고 있는 피가 생생하게 느껴졌다.

    툭-!

    “이런…….”

    딴 생각을 하는 사이, 손에 들려 있던 면도기가 볼썽사납게 부러졌다. 잠시 힘이 들어간 것뿐임에도 면도기는 견뎌내지 못했다.

    정모는 멍하니 자신의 손을 들여다봤다. 분명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었다.

    “확인해봐야겠어.”

    그는 얼른 준비를 끝내고 헬스클럽으로 이동했다.

    문으로 들어선 정모는 주변에 즐비한 운동기구를 보며 얼른 자리에 앉았다. 가장 무거운 아령을 잡은 그는 힘을 주며 팔을 구부렸다.

    “이건 아닌데…….”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 손을 끌어내리는 무게는 분명 그대로였다. 그 후로 몇 번이나 같은 시도를 해봤지만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휴∼∼. 아닌가봐. 요즘 신경이 날카로워졌나?”

    자신의 몸이 정상이라고 생각하자 한숨이 새어나왔다. 그는 상념을 떨치고 주변을 정리했다. 어제 미처 정리하지 못한 바벨을 옮기고 여러 가지 운동기구도 보기 좋게 정열했다. 그러다 문득.

    “아니…….”

    쿵-!

    그는 들고 있는 바벨을 놓았다. 아무 생각 없이 옮기던 바벨.

    믿을 수 없게도 한 손으로 들어 올린 무게는 80킬로그램이 넘었다. 그것을 의식하자 강한 무게가 느껴졌지만 분명 평범한 행동은 아니었다. 평소에도 힘이 세다며 자랑을 해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분명히 뭔가 잘못 됐어…….”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힘.

    그것은 마냥 기쁜 일이 아니었다. 그것도 사고에서 비롯된 변화라서 불안은 더욱 커졌다.

    “안녕하세요.”

    정모의 고민은 손님이 들어오면서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0-1.몬스터 레이디

    끼아아아! 끼아아아!

    창공을 가로지르는 여유로움.

    여유 있게 하늘을 나는 와이번의 율동은 구름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으로 완성된다.

    “와아! 라딘! 더 빨리!”

    와이번의 등에 앉은 소녀는 환호성을 질렀다. 이렇게 바람이 얼굴에 닿으면 자신도 모르게 신이 났다. 

    큰 눈과 하늘색 머리카락이 조화를 이룬 소녀는 양볼이 살짝 튀어나와 귀여움을 더했다. 아직 성인의 반도 되지 않는 키는 열세 살의 나이를 무색케 했고 얼굴과 어울리는 귀여운 목소리가 매력적이었다.

    “라딘! 아래로 내려가!”

    아래를 내려다보던 소녀는 뭔가를 발견하자 눈빛을 빛냈다.

    끼아아아! 

    와이번은 소녀가 이끄는 대로 고도를 낮췄다.

    거대한 섬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두 가지 이름으로 불렸다.

    지도에 나타난 룰린이라는 지명, 또 하나는 ‘몬스터랜드’라는 이름이었다.

    몬스터랜드는 거대한 섬으로 이루어진 몬스터들의 대륙이었다. 

    이곳은 중앙에 있는 마계신전을 중심으로 각 종족들이 치열한 삶을 이어갔다. 

    개중에는 연합을 맺어 끊임없이 나타나는 몬스터들을 상대하는 집단도 있었고 파괴본능에 이끌려 무작정 공격을 일삼는 생물도 있었다.

    “오우거다!”

    소녀는 오우거의 모습을 확인하며 큰 눈망울을 이리저리 굴렸다.

    “쟤도 친구가 될 수 있겠지?”

    쿠오오오!

    오우거가 와이번을 발견하고 괴성을 질렀지만 소녀의 큰 눈망울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오우거는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몬스터였고 거대한 도끼와 덩치를 자랑했다.

    “저 오우거는 분명 착한 녀석일 거야. 라딘! 내려가자!”

    끼아악! 끼아악!

    소녀의 가슴은 벌써부터 기대로 물들었지만 와이번은 명령을 거부했다. 절대 소녀를 위험에 빠트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흥! 라딘! 그러면 다음부터 안 놀아줄 거야!”

    소녀가 아무리 투정을 부려도 와이번은 현재의 고도를 유지했다. 그런데 괴성을 지르는 오우거에게 달려드는 무리가 있었다.

    “어? 멜린 언니다.”

    관심은 금세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오우거를 향해 달려드는 무리는 웨어울프들이었다. 멜린이라 불리는 대장을 필두로 다섯 명의 웨어울프는 오우거를 공격했다.

    원래 그들은 몬스터를 무작정 공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우거처럼 이성이 없는 종족은 죽이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이건 동료들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행동이었다.

    “앗! 언니! 안 돼요! 내 친구가 될 거예요!”

    마음을 졸이며 소리쳤지만 웨어울프는 신속하게 전투를 마무리했다. 

    각자의 위치에서 진형을 갖춘 웨어울프는 작은 틈도 없이 공격을 퍼부었고 멜린의 손이 목을 파고들면서 전투가 마무리되었다.

    “씨이! 라딘! 얼른 내려가!”

    오우거가 쓰러지자 라딘도 거부하지 않고 숲으로 내려섰다.

    “언니!”

    땅에 내려선 소녀는 무작정 웨어울프 대장에게 달려갔다. 짧은 발을 움직여 쪼르르 달려간 소녀는 그대로 멜린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언니! 미워! 흥!”

    멜린이 억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소녀는 얼른 와이번의 등에 올라탔다. 이어서 혀를 삐쭉 내밀며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

    “이제 아빠한테 가자!”

    어느새 여운이 사라졌는지 소녀는 하늘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와이번과 소녀가 도착한 곳은 몬스터랜드가 한 눈에 보이는 언덕이었다.

    “아빠!”

    소녀의 부름에 먼 풍경을 감상하던 인물이 몸을 돌렸다.

    “미즈. 어서 오너라.”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하는 인물은 소녀를 안아주었다. 쪼르르 달려와 폭 안긴 소녀는 고개를 들어 아빠를 바라봤다. 이어서 치기어린 투정을 부렸다.

    “나도 멀리 보고 싶어요.”

    “라딘이 많이 보여주잖니.”

    “힝. 아빠랑 보고 싶은데…….”

    미즈는 몸을 뒤틀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딸의 그런 모습을 보던 인물은 고개를 저으며 손을 내렸다.

    “엄마에겐 비밀이야.”

    “응!”

    미즈는 아빠의 목으로 올라갔다. 엄마는 그러지 말라고 했지만 아빠의 목을 타는 것은 먼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아빠와 같은 곳을 바라보면 따뜻하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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