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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니스트 - 야수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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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반이에게 그날은 그저 평범한 하루였을 뿐이었다.

    와장창 ㅡㅡㅡ!!

    “썅....!! 내가 술 떨어지게 하지 말랬지?!!!이 병신새끼가..!!!말귀를 못알아 처먹고..!!!

    니놈이 그렇게 재수 없는 몰골을 하고 있으니 되는 일이 없지!!!썅노무새끼야!!!”

    손길용은 늘 그렇듯 오늘 노름판에서 몽땅 돈을 잃은 분풀이와 자신의 팔자가 이 모양이 돼 버린 책임을

    모조리 만만한 반이에게 돌리며 옆에 놓여 있던 물그릇을 반이의 머리통에 사정없이 던져버렸고

    그릇은 작고 동그란 머리통 위에서 산산조각 나 이마의 엷은 가죽을 사정없이 찢어 버렸다.

    그것을 신호탄으로 손길용은 실성한 놈마냥 눈앞의 말라깽이 아들놈을 무자비하게 짓밟고

    마구잡이로 주먹질 해대기 시작했다.

    손길용은 이상하게 반이가 싫었다.

    왜 이렇게 짜증나는 것일까.

    자신의 말이라면 일단 무시하고 언제나 대드는 망할 놈에 다환이 놈보다 반이가 죽도록 미웠다.

    느려터지고 답답한 다리 병신을 하루라도 빨리 눈앞에서 치워 버리고 싶었다.

    괜한 트집을 잡아 밤새도록 닦달 하는 것이 그의 레파토리였고 세상에 대한 분노를 터트릴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였다.

    그의 눈깔이 점점 초점을 잃어가면서 매서운 발길질에 좀더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살점하나 붙어 있지 않는 작은 몸뚱아리는 약간의 경련만 일으킬 뿐

    창백한 몰골의 아들은 악다구니를 쓰지도 비명을 지르지도 않는다.

    “씨발 또 지랄을 하네..!!!.아우 썅...내가 이놈에 집구석을 떠버리든가 해야지..!!”

    때마침 집을 들어서던 장남은 개판이 된 집안 꼴을 보다가 자신의 동생이 무자비하게

    두드려 맞거나 말거나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밖으로 나가버렸다.

    “카악..퉤..!!!...지독한 노무 병신새끼.....!! ”

    손길용은 동그랗게 몸을 말아 자신의 주먹질과 폭력을 받아 내는 반이의 허리를 가차 없이 후려 차버린다.

    늘 그렇듯 손길용은 매일 밤 몸을 가눌 수도 없을 만큼 술에 쩔어 집에 기어 들어왔고

    저렇게 성이 찰 때까지 집안을 개판으로 때려부수며 가장 만만한 화풀이 대상인 반이를 사정없이

    줘 패버리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어버리고 나서야 기절하듯 잠들곤 했었다.

    그래서 반이의 온 몸에는 멍자국과 피딱지가 떠날 날이 거의 없었다.

    겨우 상처가 가라 앉을라 치면 다시 그 매서운 주먹과 발길질이 날아 들었으니까..

    그래서 반이에게 아부지란 절대적인 존재였고 세상에서 제일 공포스러운 존재였다.

    반이는 한바탕 휩쓸고 간 폭풍의 흔적을 모두 정리하고 상처에 약을 바른 후

    폭탁한 이불위에 욱씬거리는 몸을 눕히며 예전에 엄마와 함께 찍어뒀던 사진을 들어 올렸다.

    그땐 온몸에 멍자국을 달고 다니지도 이렇게까지 깡깡 말라 비틀어져 있지도 않았었다.

    혈색도 좋았고 제법 살집도 붙어 있어 동네 아줌마들이나 학교에서도 귀엽다는 소릴 꽤 많이 들었는데..

    도무지 살점이 붙을 기회를 주지 않는 애비와 형은 번갈아 가면서 폭력을 가했고.

    그것에 길들여진 몸뚱아리는 점점 더 말라만 가고 있었다.

    아주 가끔 보기 드문 일이지만 어쩌다가 그냥 조용히 넘어가는 날이면 반이는 더욱 불안에 떨었었고

    오히려 지독한 주먹질이 쏟아진 뒤에야 편안히 잠들 수 있을 정도였다.

    가끔은 자신이 제대로 된 사고를 하고 있는 건지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 맞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조금씩 몸도 뇌속까지도 저기 잠들어 있는 악마들에게 길들여져 가는 기분이었다.

    오늘도 마지막 큰 산을 넘었다는 안도감에 반이는 무거운 눈꺼풀을 껌뻑거리며

    조금씩 수마에 빠져 들고 있었다.

    가끔은 이대로 잠들어서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아..!!앗...앗..으응...”

    “헉..헉....좋아?! 좋아 죽겠지?!!..헉헉...”

    “앗앗....!!좋아..좋아...!!아윽...!!”

    호텔 스위트룸 한가운데서 두덩어리의 알몸이 난잡하게 뒤엉킨 채 뜨거운 열기를 마구 토해 내고 있었다.

    다환은 넓게 다리를 벌린 채 자신의 내부를 공격해 오는 볼품 없는 성기에,태크닉에 거짓 교성을

    뿌려대며 색스럽게 허리를 흔들어 댔고 어느 순간 자신의 허리 놀림에 정신이 나간 놈이 절정에 가까워

    진다고 생각 됐을 때 내 벽을 꽉 조여주자 안으로 찐득한 것이 쏟아져 들어 온다.

    “하아....하아...”

    유태는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다환의 새하얀 상체 위로 털썩 쓰러졌고 다환이 담배에 불을 붙여 물려주자

    그의 면상 만큼 하얘빠진 이빨을 드러내며 씨익 웃는다.

    “헉...헉...하아...넌 진짜 타고 났어...”

    유태는 국내에서도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아 주는 연예기획사 사장의 아들이었고 알량한 그 신분 덕분에

    그저 그런 -어쩌면 하급에도 못끼는-면상임에도 불구 하고 놈과 잠자리를 하고 싶어 하는 년 놈들은

    널리고 널렸다. 그래서 이렇게 가끔씩 유태가 원할 때마다 잠자리를 함께 하지만 그것은 놈을 이용해

    성공의 길로 앞발 뻗어 나가기 위함일 뿐이지 그에게 특별한 감정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나 한번 더 빨아 주라..”

    다환은 자신의 입술을 지분거리며 노골적으로 그것을 바라는 놈의 역겨운 면상에 침이라도 뱉아버리고

    싶은 맘이 간절했지만 화를 꾹꾹 눌러 삼키며 머리를 아래로 떨어 트려 성기 끝을 혀로 살짝 핥았다.

    “꼰대 한테 내 얘기 언제 해 줄거야?”

    “..걱정마 조만간 내가 아버지랑 식사자리 마련할 테니까...하아......좀더 세게 해봐..헉...”

    다환은 조금전의 그 지긋지긋한 집구석과 촬영 내내 자신을 깔보는 감독새끼를 떠올렸다가

    뭔가를 다짐한 듯 볼품없는 놈의 성기를 좀더 목구멍 깊이 그것을 빨아 들인 후 빠르게 피스톤 질을 해준다.

    반이는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기 전 주정뱅이 애비의 해장국을 끓이고 있었다.

    물론 대한민국 평범한 고등학생이 아침 일찍 일어나 애비의 해장국을,

    하물며 무척이나 노련한 솜씨로 끓인다는 것 자체가 결코 범상한 일은 아니었지만

    반이에게 있어 그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고 평범한 일상이었다.

    그리고 오늘 하루 넘어가야 할 산 하나를 넘어가기 위해 형의 방쪽으로 불편한 발을 옮겼다.

    어젯밤 그렇게 뛰쳐 나간 뒤 새벽이 돼서야 들어 오더니 또 술을 마신 모양이었다.

    그 아비의 전철을 밟아 가듯 형 역시 요즘들어 부쩍 술에 쩔어 사는 시간이 늘어났다.

    깊이 잠이 든 듯 길다란 속눈썹을 꽉 다문 채 살짝 벌어진 빨간 입술 사이로 작은 숨소리를 내며

    잠든 다환이의 외모는 누가 봐도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연예 기획사 사람들한테 몇번이나 길거리 캐스팅을 받을 정도였으니까.

    다환이는 언제나 지금의 지긋지긋한 환경에서 벗어나길 열망해 왔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선뜻 그 제의를 받아 들인 후 빛이 있는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 악착같이 고공 분투 중이었다.

    하지만 뜻대로 잘 안되는지 항상 드라마나 영화에선 웨이터나 지나가는 사람 역이 전부였고

    촬영을 하고 온 날은 어김없이 동생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다.

    다환이와 반이는 10분 차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 형제였다.

    오랜 세월 자신에게만 일방적으로 가해지는 애비의 구타와 형의 폭력에 반이의 몰골은

    도무지 두사람이 일란성 쌍둥이라 볼수 없을 만큼 깡깡 말라 비틀어 지고 얼굴에서 피딱지와 멍자국이

    떠날 일이 없었다.

    만약 그런 지옥 같은 시간이 없었더라면 자신도 지금은 형과 같은 외모였을까..?

    예전의 사진을 보지 않으면 이젠 자신의 원래 얼굴이 어땠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반이는 씁쓸한 맘을 달래며 형에게 꼬물꼬물 다가가 어떻게 하면 성질을 건드리지 않고 깨울까

    심각하게 고민 중이었다.

    다환이는 비록 2학년이긴 하지만 3학년 선배들도 함부로 얕보지 못하는 알아주는 주먹이었다.

    가끔 형이랍시고 자신을 깔아 뭉개며 무자비한 주먹질을 할때면 미친척 덤비고 싶은 적도 많았었고

    예전에 딱 한번 죽을 힘을 다해 반항 한적이 있었는데 그때 돌아온 것은 전치 16주의 입원치료라는

    처참한 결과 뿐이었다. 키도 비슷하고 몸집도 비슷하긴 했지만 둘의 체력은 현격하게 차이가 났다.

    그 후로 반항은 꿈도 못 꾸며 죽어지내기를 몇해 째.

    이제 형은 아비 못지 않은 술꾼에 폭군이 됐으며 어쩔 땐 그보다 훨씬 더 가혹할 정도로

    욕지거리와 폭력을 휘두르곤 해서 조심 또 조심 해야 하는 요주의 인물로 급부상 중이기도 했다.

    특히 어제처럼 이름 없는 역으로 하루 종일 촬영을 하고 왔을 때는 더.

    “형.....혀엉...쫌 일어나봐... 학교 안가?”

    “하..씨발새끼가......자는데 깨우지 말랬지?...”

    아직도 숙취에서 깨어나지 못한 예쁜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진다.

    이 동네에서도 포악하기로 유명한 다환이는 10분 먼저 태어난 형이랍시고 반이를 자신의 몸종인 냥

    부려 먹기 일쑤였고 이렇게 아침에 깨우면 깨운다고 개지랄.

    그래서 다음날 깨우지 않으면 또 깨우지 않았다고 더욱 개지랄을 떠는 그야말로 제대로 이기적인 인간의

    표본이었다.

    “..아니...저기 어제 싱크대 안에 놔둔 돈...형이 가져 갔어?”

    반이는 더욱 사나워지는 표정에 움찔 했지만 아직 확실한 입질이 오진 않아 조금 더 캐물어 보기로 했다.

    “그거 전기요금 낼 돈이었단 말야...이번 달 까지 안내면 우리 전기 끊겨...”

    “그래서? 꼰대 새끼한테 돈 달라고 하면 되잖아! 씨발 병신새끼가 일일이 가르쳐 줘야 말을 듣겠냐?!

    가서 물이나 떠와! 아..썅...잠 다 깼잖아...담배.!”

    서슬퍼런 기세의 형에게 잔뜩 쫄아 붙은 얼굴로 주섬주섬 담배각을 집어 올렸지만 이미 비어 있었고

    반이는 마치 그것이 자신의 잘못이라도 되는 냥 목소리가 기어 들어간다.

    “.....없...는데.”

    “없으면 꼰대새끼 꺼라도 갖고 와! 병신 새꺄!!”

    쨍그랑 ---!!

    여지 없이 형은 재떨이를 집어 들어 반이의 머리통에 집어 던졌고 더러운 담배꽁초들이 후두둑.

    반이의 다리를 타고 방바닥으로 나뒹굴어 졌다.

    불이 나는 듯 욱씬거리는 머리를 감싸 쥐다가 문득 바닥에 널부러진 꽁초 중 그나마 깨끗한 장초가

    눈에 띄었다.

    “아부지 아까 보니까 나갔던데.... 지금 빨리 가서 사올 테니까 우선 이거라도 피고 있어..

    갔다 와서 밥 차려 줄게..”

    웅얼거리며 필터에 묻어있는 담뱃재를 입으로 훅훅 털어 낸 뒤 아직 술에서 깨지 않아 눈을 반쯤 감은 채

    꾸벅꾸벅 졸고 있는 형의 입에다 조심스레 물려 주었다.

    필터가 바깥쪽으로 가도록.

    “읍...!!퉤..!퉷...야!이...썅...!!”

    후다닥ㅡㅡㅡㅡㅡㅡ

    그 길로 형에게 잡힐 새라 불편한 다리를 쩔뚝거리며 혼신을 다해 뛰쳐 나가 버렸다.

    지금은 어찌어찌 스스로 밟은 지뢰밭 속에서 빠져 나오겠지만 나중에라도 다시 마주친다면

    여지없이 가혹한 주먹질이 날아오겠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반항이라곤 고작 이런 것 뿐이었다.

    예전에 반이가 엄마에게서 들었던 아부지와의 러브스토리는 실로 대단했었다.

    부자집 외동딸인 엄마와 가난한집 아들로 태어난 아부지는 첫눈에 서로 꽂혀 사랑을 나누다가

    아이를 가지는 바람에 결혼까지 약속했지만 집안의 반대가 심해 결국 학교까지 중퇴 해 버리고

    무작정 살림을 차려 버렸는데.

    그때 두 사람은 겨우 고등학교 2학년 이었다고 했다.

    아부지는 이후로도 장인 장모에게 인정 받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지만 돌아 오는 것은

    가난한 집안에 대한 조소와 싸늘한 시선 뿐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반이 애비는 한시라도 빨리 부자가 되고 싶었고 누구보다 성공을 열망했고

    아마도 그가 노름과 술에 미치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을 것이라 짐작한다.

    얼마 뒤.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인 장남이 태어났고.

    그리고 10분 후 우렁 찬 울음 소리를 내며 차남이 태어났다.

    당시 만화방에서 시간 때우기를 좋아했던 철 없던 19세.

    손길용씨는 전세계를 열광과 흥분의 도가니 속에 빠트렸던 드래곤볼에 미쳐있던 것도 모자라

    급기야 손씨 가문 장남의 출생 신고서에 당당히.

    .손 오.공.

    이라는 이름 석자를 휘갈기는 미친 짓을 저질러 버렸다.

    그리고 당시 초 사이언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인조인간 17호, 18호와의 전투에서 장렬한 죽음을 맞이한

    손오반 때문에 한동안 식음을 전패한 채 실의에 빠져 있다가 10분후에 나온 차남을 확인하고는

    기다렸다는 듯 출생신고서에 당당히.

    .손 오반.

    이라는 이름 석자를 휘갈기며 가슴속에 고이 묻어 놨던 그만의 영웅들을 부활 시켜주고 나서야

    비로소 예전의 왕성한 식욕을 되찾았다고 했다.

    어쨌거나 그러한 이유로 풀 네임이 불리는 것을 극도로 꺼려해 왔던 손 오반은

    “..!!”

    오반이는...

    “....!!!!!!”

    반이는...

    “...........”

    이제야 겨우 편안해진 얼굴을 하고 있는 반이는 누나가 없었기에 망정이지 아마 자신의 아부지가

    태어난 딸의 이름을 손 부르마 라고 지어 버렸을 것이라 생각하며 몸서리 쳤다.

    그래서 반이가 제일 싫어 하는 것은 새학기 때마다 있는 자기 소개 시간.

    언제나 그 시간만 되면 반이의 이름 석자를 들은 아이들의 시선이 집중됐고

    여기 저기 쏟아지는 폭소와 비웃음에 몸서리 쳐지도록 부끄러워 등교거부를 한적도 무수히 많았었다.

    형 역시 손오공이란 이름에 자신 못지 않은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어서 혹시나 눈치 없이 자신의 풀네임을

    불러대는 사람이 있으면 죽지 않을 만큼 두드려 패준 덕분에 어느 누구도 그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았고

    연예계로 발을 들이게 되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이 손다환 이란 예명을 짓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날.

    아침에 반이가 했던 아주 미약하고도 미약한 반항의 보복은 실로 엄청났다.

    쉬는 시간에 반이의 교실로 들이닥친 다환은 어디선가 구해온 몽둥이를 무자비하게 휘두르며

    깡 말라빠진 몸을 사정없이 구타해 버렸고 한참 동안 분풀이를 해대고는 학교를 빠져 나가 버렸다.

    그날밤도 반이는 버릇처럼 깊이 잠들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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